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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랑을 위하여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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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893 회 작성일 24-02-19 11: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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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늪

하루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제부터 스즈꼬네 방으로 놀러 갈 거예요. 나중에 오실래요?”
저녁이다.
다에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묵고 갈 거야?”
“그래요. 그이는 지금 훗까이도로 출장을 갔어요. 그러니까 마음 놓고 지낼 수 있어요.”
“그럼, 나중에 보자구.”
이윽고 다에꼬가 돌아왔다. 히데오는 하루에가 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안돼요.”
드물게도 다에꼬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결국 하루에는 그 순수한 스즈꼬 앞에서 당신하고 희희덕거릴 속셈이에요.”
하고 난색을 표한다.
“나도 하루에도 변태적인 요소가 있으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게 되면 끝장이에요. 아직까지 스즈꼬는 당신과 그 여자 사이를 머리로만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그것을 보여줘 버리면 문제가 달라져요. 단번에 당신을 싫어하게 될 거라구요. 게다가 스즈꼬에게 그건 너무 잔혹해요.”
“확실히 그렇군.”
“그 방에 가는 건 그만두세요. 그러는 편이 존경 받아요.”
“그럼, 그만둘까?”
반침으로 들어가서 들여다보니 이미 하루에가 와 있고,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그래서 반침에서 나온 히데오는 스즈꼬의 방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스즈꼬에게,
“하루에 양과 약속을 했지만 급한 볼일이 생겨서 못 가겠군요. 미안하게 됐다고 좀 전해줘요.”
하고 말하고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5분 정도 지나서 하루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요, 거절을 당하면 오히려 더 오기가 나는 사람이에요. 오늘 저녁엔 아저씨랑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다른 유혹들을 모두 거절하고 여기로 온 거예요. 아저씬 부인이 무서운 모양이죠? 그렇지 않으면 이제 나에겐 흥미가 없나요?”
“아니야 정말로 바빠서 그래. 하지만 이렇게 전화를 받고 있으니까 역시 가고 싶군. 알았어, 그럼 잠시만 들르지.”
다에꼬의 충고도 있고 해서 스즈꼬 앞에서는 희희덕거리지 않을 결심을 하고 히데오는 3호실로 갔다.
히데오를 맞으러 현관으로 나온 하루에는 이미 상당히 취한 상태다. 그녀는 히데오를 보자 양팔을 벌려 안으려 했다.
가벼운 포웅으로 응하고 있는데 스즈꼬도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랜만이에요.”
하고 말하면서 입술을 원한다.
순진한 스즈꼬가 보고 있으니까 더욱 색기를 띠며 행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벌써 꽤 마셨군?”
“그렇지도 않아요. 오시지 않으면 쳐들어가려고 했어요.”
히데오는 달라붙는 하루에를 안듯 하여 방으로 들어간다.
테이블을 향해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자 하루에는 그 옆에서 더욱 달라붙으며 끈질기게 입술을 요구해 온다.
어쩔 수 없다.
스즈꼬의 눈을 의식하면서 간단하게 키스하고 나서,
“자, 똑바로 앉아서 얘기하자구.”
하면서 자세를 고쳤다.
“신혼생활중인 데다가 여러 남자들한테 인기가 있는 네가 나를 그다지도 그리워하다니, 좀 이상한데?”
“그래도 아저씨를 잊을 순 없는걸요.”
이번에는 히데오의 무릎에 손을 놓는다.
히데오는 다에꼬가 반침 속에서 이 방을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꽤나 말을 잘하는군.”
하고 받아넘긴다.
스즈꼬는 히데오를 위해서 술상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한테 이렇게 대접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
히데오는 그렇게 말하자 스즈꼬는 웃으며,
“이건 말이죠. 하루에가 가져온 거예요. 하루엔 학생이지만 동시에 부자집 신랑을 두고 있으니까 걱정마세요.”
하고 말한다.
“아, 그렇다면 안심하고 마음껏 먹어야겠군요.”
이렇게 해서 히데오는 두 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하여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문득 지난 토요일 밤에 찾아왔던 요시에의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히데오가 그러한 일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스즈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궁리한 끝에 히데오는,
“지난 토요일 밤에 사람이 왔다간 것 같던데, 혹시 스즈꼬 양 애인이 아니었나요?”
농담 비슷하게 그렇게 물었다.
“아니예요, 그런 사람 없어요.”
스즈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여자 친구예요.”
하고 말하며 하루에를 쳐다본다.
“있잖아, 요시에가 찾아왔다고 얘기했지?”
“아, 그때 그 걸작?”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죠.”
히데오는 모르는 척 하고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는다.
“있고말고요. 주간지 기사로 실릴 만한 이야기예요.”
하루에가 눈을 빛내면서 설명하려 하자 스즈꼬는 손을 내저으며,
“그만둬, 그 다지 자랑스러운 일도 아닌데. 주인 아저씨한테 나까지 오해 받을 거야.”
하고 제지한다.
“아니예요. 친구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나는 스즈꼬 양을 오해하지는 않는답니다.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어 나가면서도 착실하게 행동하고 있으니까요.”
하루에는 뽀로통해진 것 같지만 기분이 상한 건 아닌 모양이다. 그녀는 다시 스즈꼬를 보며,
“괜찮지 않니, 이야기해도? 아주 좋은 화제거리잖아.”
하고 걱정하지 말라는 눈짓을 하며 이미 히데오가 훔쳐 들었던 사실들을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히데오는 적당히 감탄사를 섞어가며 열심히 듣는 척 했다.
“그랬군. 그래서 요시에라는 친구가 한밤중에 여기서 나가 버렸군. 후엔 어떻게 되었지?”
“뻔하죠, 뭐. 미찌꼬의 애인과 만나서 호텔에서 묵었대요.”
“그럼, 애인을 서로 교환한 셈이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세상 일이란 재미있다는 거예요. 요시에는 그 남자와 관계를 맺은 뒤 곧바로 원래의 자기 애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버렸다는 거예요.”
“그럼, 계속 처음 남자와 동거를 할 모양이네?”
“네.”
“나머지 또 한 쌍은?”
“헤어졌대요.”
“그렇게 된 거로군. 여자가 바람 피우는 남자를 용서하는 것은 가능해도, 남자가 바람 피우는 여자를 용서하는 건 힘들지.”
“어머? 요시에의 애인도 요시에가 그날 밤 미찌꼬의 애인과 같이 놀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서로 반반씩 되었으니까 요시에는 기분이 가라앉은 거예요.”
“그럼, 상대방도 그렇게 하면 되잖아?”
“그런데 미찌꼬의 애인은 자기가 지금까지 배신을 당하고 있었던 것을 허락할 수 없었던 거죠.”
“손해를 본 것은 미찌꼬네?”
“그렇게 된 셈이지요. 그러나 어쩔 수 없죠. 뭐. 바람을 피운 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내가 느끼기로는, 미찌꼬하고 요시에의 애인은 앞으로도 슬그머니 만날 것 같아요. 요시에가 그 남자 곁으로 다시 돌아간 것도 그의 테크닉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미찌꼬도 미찌꼬대로 비록 애인하고는 헤어졌지만 요시에의 애인하고는 쉽게 헤어질 것 같지 않구요.”
“나로선 그 점을 잘 모르겠어.”
스즈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계속 말한다.
“남자란 그렇게도 개인 차가 심한 건가?”
“그런 그래.”
하루에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잇는다.
“이상할 정도로 약한 남자가 있기도 하거든. 아무리 잘 생기고 머리가 좋아도 그렇게 이상한 남자라면 곤란하지. 그렇죠, 아저씨?”
“처음에는 누구나 다 서툴러. 요즘 젊은 여자들은 지식과잉인 것 같아. 중요한 것은 애정이야.”
그러면서 히데오는 스즈꼬를 쳐다보고,
“스즈꼬 양, 하루에가 섹스로 남자를 가늠하는 것처럼 말하자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돼요.”
하고 주의를 준다.
스즈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고 공감을 나타낸다.
그러자 하루에가 한숨을 쉬며,
“아저씨, 너무 그렇게 점잖빼는 말씀만 하시면 곤란해요. 스즈꼬가 계속 저런 식으로 혼자서 지내도 곤란하잖아요.”
하고 말한다.
히데오는 다시 화제를 요시에 사건 쪽으로 돌렸다.
“그래서 미찌꼬라는 사람의 애인과 요시에 씨는 한 번만 만난 것인가?”
“글쎄요? 어쨌든 요시에도 미찌꼬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 앞으로 두 세 번 정도로 그 남자를 더 만날 것 같아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너희들이 하는 행위는 모두 내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스즈꼬가 말했다.
마셔가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시간은 어느새 1시간 정도가 지났다.
히데오는 시계를 보며,
“그럼, 난 이만 돌아가야겠어.”
하고 말했다. 그러자 하루에가 팔을 꽉 잡으며,
“안돼요. 이대로 돌아가 버리면 난 어떡해요. 남자가 없는 밤에 이런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랑 둘이서 밤을 지내야 하다니,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소리예요.”
하고 매달린다.
눈에 광기가 서려 있다.
“하지만 하루에, 넌 스즈꼬 양이 있는 데서 서로 즐기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괜찮아요. 이 애가 있어도.”
“너는 좋다지만 나로서는 곤란해. 그렇다고 내가 지금에 와서 도덕가가 되려는 것은 아니지만, 스즈꼬 양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무래도 불쾌하겠지.”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하루에가 이번에는 히데오의 목에 팔을 감으면서 계속 말한다.
“스즈꼬는요. 견학하고 싶대요.”
“설마!”
“정말이에요. 그지, 스즈꼬?”
“네, 가능하다면.”
스즈꼬가 수긍한다.
목소리는 낮지만 농담이 아닌 듯 싶다.
“그런데 견학을 하다니? 말하자면 나랑 하루에가 섹스 하는 것을….?”
“네. 나는 남자의 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해요.”
“음!”
뜻밖의 말이다.
스즈꼬는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 스즈꼬가 그것을 원하다면 안될 것도 없지.’
즉시 히데오는 결심하고,
“알았어. 그렇다면 나로서도 안심이 되는군. 그 전에 집에 잠시 가서 집사람한테 적당히 구실을 둘러대야 할 것 같은데.”
하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고도 돌아가서 안 오는 건 아니겠지요?”
“그런 짓은 안해.”
“정말로?”
“그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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