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 천룡파황보 제 4 장 瀑 血 修 羅 劍 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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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瀑 血 修 羅 劍 譜
스스스.......
휘르르르.....
추풍(秋風)에 부대끼는 갈대의 소리는 흡사 귀곡성같이 음침했다.
갈대가 어지러이 흩날리는 사이,
무엇인가 무거운 것이 끌린 자국이 갈대사이에 나있다.
그리고,
점점이 붉게 빛나는 선혈(鮮血)!
갈대의 누런 줄기와 질퍽한 땅에 흐른 선혈!
그것은 섬칫한 느낌을 주며 길게 나 있었다.
무거운 것이 끌린 자국은 갈대사이로 지나서 낮으막히 쌓인 돌무더기로 이어졌다.
한순간,
스스슥!
휘------ 익!
서너 줄기의 아주 빠른 인영이 갈대 위로 날아갔다.
청색의 무복을 걸치고 손에 시퍼렇게 날이 선 병장기를 든 자들이었다.
"찾아라! 놈은 회생(回生)못할 중상을 입었다! 멀리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
만년빙동에서 흘러나오듯 냉혹한 목소리가 갈대밭을 뒤덮었다.
목소리는 들리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자였다.
낮으막한 돌무더기 뒤,
아!
한 명의 인물이 거기 앉아 있었다.
한 자루 피에 젖은 장검을 무릎에 얹고 가부좌를 튼 혈포중년인이다.
얼음으로 깎은 듯 창백한 안색과,
가슴을 찌르는 싸늘한 살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다.
그의 행색은 말이 아니다.
혈포가 찢기고 피에 젖어 정녕 혈포가 되어 있었다.
전신에 수백 개의 암기가 고슴도치인 가시같이 박혀 있고,
살갗이 터지고 찢겨 갈라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는 그런 중상을 입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스스스슥!
문득,
혈포중년인 전면의 갈대가 흔들렸다.
번------ 쩍!
한 줄기 광망이 흐르며 혈포중년인의 눈이 떠졌다.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었건만......
그의 눈은 동천(東天)같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을 뿐이었다.
일견하여 냉혹하고도 침착한 절정고수임을 알 수 있었다.
"하나... 둘..... 여섯.... 열하나....... "
중년인은 나직이 입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스스스!
갈대가 흔들리는 중에,
심장이 터질 듯한 무거운 살기가 사위를 뒤덮였다.
그리고,
위------ 잉!
혼백을 얼려버릴 듯한 살기가 혈포인의 몸에서 쏟아졌다.
"수라혈! "
그의 몸이 앉은 채로 붕 떠오르고,
푸---- 학!
파추------ 웅!
한기가 심장을 뒤덮었다.
끔찍하도록 신랄한 북풍이 몰아치듯 뻗어간 것이다.
카----- 카캉!
"케----- 엑! "
"아----- 악! "
피가 튀고 비명이 일며,
열한 명의 청포장한들이 심장이 갈라져 나뒹굴었다.
어김없이 심장에 두 치의 검흔!
무섭도록 정확하고 빠른 살인검초!
"으..... 음! "
지면으로 내려서던 혈포인의 안색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주르르.......
그의 몸에서 시커멓게 썩은 독혈(毒血)이 흘렀다.
(빌어먹을..... 독기가 골수까지 미쳤다. )
혈포인은 입술을 실룩이며 장검을 쳐들었다.
휘---- 잉!
스스슥!
사방에서 무표정한 청의살수들이 유령같이 다가선 것이다.
그자들의 눈빛은 늑대같이 냉혹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나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훈련된 전문살수들이었다.
스------- 슥!
청의 살수들이 비켜서며 한 명의 청포중년인이 나타났다.
"사망교(死亡橋) 살혼파주(煞魂破主) 척살혈혼(剔煞血魂)..... "
혈포인이 청포인을 노려보며 싸늘히 중얼거렸다.
척살혈혼이 그 청포인의 별호인 모양이었다.
"수라혈성(修羅血星)... 이제 그만 죽어야겠다! "
스----- 릉!
척살혈혼이 잔혼척(殘魂尺)을 뽑아들며 냉혹하게 말했다.
"흐흐.... 혈우마제(血雨魔帝)가 본인을 죽이라고 청부했느냐? "
수라혈성이라 불린 혈포인이 장검을 고추들며 물었다.
"사망교의 제일철칙은... 고객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다. 쳐랏! "
위----- 잉!
슈슈슉!
잔혼척이 날아가고, 사위에서 일제히 살기가 휘몬 병기가 날아들었다.
"수라멸(修羅滅)! "
짜------ 작!
파츄----- 앙!
수라혈성의 장검이 먹이를 노리는 독사같이 살수들의 공세를 막아갔다.
파카------ 캉!
"크------ 윽! "
"악! "
피가 튀며 십여 명의 살수가 가슴이 갈라져 나뒹굴었다.
그 순간,
쐐---- 액!
만천(滿天)이 수백 수천의 암기로 뒤덮였다.
파파팍!
"크---- 윽! "
방어하기에는 너무나 지쳤다.
수라혈성은 사지와 전신으로 인두로 지지는 통증이 전해옴을 느꼈다.
그리고,
"누워랏! "
큭----- 학!
잔혼척이 살기를 품고 날아 들었다.
"우------ 웃! "
수라혈성이 피를 토하며 장검을 휘둘렀으나.....
카----- 캉!
푸----- 학!
"크----- 으! "
장검이 두 동강나고 허리가 갈라져 내장이 피와 함께 튀었다.
그는 척살혈혼보다 세 배 고강한 고수였으나 이미 빈사상태에 이른 맹호일 뿐이다.
파파팍!
"크------ 윽! "
뒤미쳐 살수들의 병기가 수라혈성의 등판을 난자했다.
피와 살점이 튀고.....
"흐흣! 잘가라. "
쉬----- 잉!
잔혼척이 수라혈성의 목을 잘라왔다.
(끝이다...... )
나뒹군 수라혈성은 날아드는 잔혼척을 절망에 차 노려 보았다.
절대절명(絶代絶命)!
휘---- 잉!
카----- 앙!
요란한 금속성이 들리며 잔혼척이 밤톨만한 돌에 맞아 옆으로 벗어났다.
"어느 놈이ㄴ? "
척살혈혼이 대갈하며 홱 돌아섰다.
(웃! )
홱 돌아선 척살혈혼의 눈에 기이한 파문이 일었다.
스스슥!
갈대를 밟으며 한 명의 백포청년이 표표히 다가오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흔들리는 갈대끝을 밟으며 다가오는 그 청년의 모습은 하계에 내려온 선인(仙人)의
모습이었다.
(범상치 않은 자다! )
살수로서 단련된 직감이 섬칫하게 일어났다.
"흠! "
청년은 주위를 돌아보며 검미를 찌푸렸다.
그는 바로 사마장현이었다.
스슥!
그의 청의살수들의 머리를 타넘어 수라혈성의 앞으로 날아 내렸다.
".........! "
보이지 않는 중에 사마장현의 기도는 장내를 숨막히도록 뒤덮었다.
그것은 필시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었는데 최근 반년 동안 급격히 겉으로 드러난
기도였다.
"여러 명이 한 명을 공격함도 도리가 아니거늘.... 죽어가는 사람에게까지 살수를
쓰다니.....! "
정중한 사마장현의 일갈에 살수들은 부르르 떨었다.
본능적으로 그들은 사마장현을 이길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것은 무공이전의 심령상의 문제였다.
(이자가 무공을 지녔다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태다. )
척살혈혼의 안색이 무겁게 가라 앉았다.
그리고,
"사망교(死亡橋)는 방해자를 용납지 않는다! 쳐랏! "
위----- 잉!
쐐------- 액!
검풍도영(劍風刀影)이 날고,
화르르!
슈슈슈슉---!
암기가 사마장현의 요혈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대들과 다투고 싶지 않다! "
화르르!
사마장현의 대갈과 함께 막강한 선풍이 일어 암기과 도기(刀氣), 검기(劍氣)를
사방으로 흩날렸다.
(지.... 지독한 내공! )
척살혈혼마저 휘청이며 물러났다.
하나,
"잔혼멸(殘魂滅)! "
짜----- 자작!
척살혈혼의 잔혼척이 살기를 이끌고 쇄도했다.
"흠! "
사마장현은 검미를 모으며 다시 천룡대승신공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츠------- 츳!
잔혼척은 선풍 속에 흔들리면서도 사마장현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파------ 팟!
사마장현이 경악하는 순간 잔혼척이 가슴을 스치며 그의 가슴에서 선혈이 튀었다.
위---- 잉!
츠츠츠!
그와 함께 사위에서 살수들의 병기가 독사같이 파고 들었다.
"천방지축도 모르는....! "
사마장현은 대노했다.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
사마장현의 소매에서 벼락이 치듯이 새파란 검강(劍 )이 뇌전같이 쏟아졌다.
천지사위가 거창한 천룡(天龍)같은 검세로 휘말려 들어갔다.
꽈---- 꽝!
쏴---- 액!
크르르르!
천번지복!
살수들이 아연하여 병기를 들어 막았으나.....
병기들이 수수깡 부서지듯 부러지고 그들의 몸뚱아리가 허무하게 두 동강 나서 나뒹굴었다.
"........! "
신음도 없다.
이십 장 내의 살수들이 단 일검에 몰살당하고 만 것이다.
갈대가 모조리 잘려져 나뒹굴고,
잘려진 갈대사이로 선혈에 범벅이된 팔다리들이 꿈틀거렸다.
"천...... 천룡... 재현(天龍再現).....! "
허리가 잘라진 척살혈혼이 처절하게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 이런 정도였다니....! "
사마장현은 혈장(血場)의 중간에 망연히 서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천룡검이 스산한 광휘를 발하며 들려 있었다.
그는 천룡파천대구식의 진정한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사람을... 죽이단..... 그것도 일검에 수십 명을 몰살시키다니.....! "
사마장현은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천만 근의 무게로 가라 앉았다.
"으.......! "
문득,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신음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정신 차리십시오! "
사마장현은 급히 수라혈성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틀렸다. )
사마장현은 한눈에 수라혈성의 상세가 회생불능임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으........! "
수라혈성은 흐릿한 시선으로 사마장현을 올려다 보았다.
"천...... 천룡..... 후예(天龍後裔)......? "
사마장현은 급히 수라혈성의 몇군데 대혈을 눌러 주었다.
"그렇습니다. 천룡(天龍)의 검을 이어받은 사람입니다. "
수라혈성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나..... 나는 수라혈성(修羅血星)... 구양뢰(歐陽雷)... 천룡검황께서....
천룡세가와 함께... 참변을 당했다고하여 걱정했었는데.... "
(천룡세가(天龍世家)? )
사마장현은 놀랐다.
어디에선가 천룡세가에 대해 들어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구양뢰는 끊어질 듯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그.... 그대에게...... 한 가지 부탁이..... "
"말씀해 보십시오! 소생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
수라혈성은 희미하게 안타까운 빛을 지었다.
"천.... 천하혈난은.... 그대가 막아줄.... 것이니.. 사적(私的)인..... 부탁을...
하겠네... 내게는 늦게 본 딸아이가..... 있네.... 구양혜미(歐陽慧美)라고....
복우산(伏牛山]).... 화정곡(花精谷)에.... "
사마장현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걱정마십시오. 소생이 따님을 돌보아 드리겠습니다. "
그의 말에 수라혈성은 안도의 빛을 떠올렸다.
"고.... 고마우이... 약소하나마... 노부의.... 폭혈수라검보(瀑血修羅劍譜)를....
주겠네.. 부탁... ! "
수라혈성의 목이 힘없이 꺾였다.
"대협! "
사마장현이 몸을 흔들었으나 수라혈성은 이미 세상사람이 아니었다.
"으음.......! "
사마장현은 침통하게 고개를 떨구었다.
수라혈성의 죽음은 여러 가지로 천룡검황의 죽음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사마장현도 그것을 느낀 것이다.
"대협! 편히 눈을 감으십시오!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치켜뜬 눈을 감겨 주었다.
"검보(劍譜)를 언급하셨는데.....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가슴에 손을 넣어 보았다.
그의 손에 딱딱한 책자가 만져졌다.
꺼내어 보니 그것은 핏빛의 표지를 한 양피지의 검보(劍譜)였다.
<폭혈수라검보(瀑血修羅劍譜). >
전자체(篆子體)의 검경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핏빛의 바탕에 검은 글씨라 섬뜩했다.
"음, 수라혈성, 이분도 무공을 스스로 세우신 것이 아니라 상고검경(上古劍經)을
얻어 무공을 이루셨구나. "
사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 장을 넘겼다.
<폭혈수라검보는 오로지 피(血)를 원할 뿐이다. 본래 마도(魔道)에서 흘러나온
검경으로 마공(魔功)의 바탕이 없으면 대성(大成)할 수 없다. 마공을 익히면
천룡검식(天龍劍式)에 맞설 수도 있는 상승절기이나... 마성(魔性)에 빠져
마인(魔人)이 되길 원치 않으므로 천하제이검(天下第二劍)으로 만족하겠다.
수라혈성(修羅血星). >
"시간이 나면 보리라! "
폭혈수라검보를 품에 넣으며 사마장현은 몸을 일으켰다.
"이분을 안장해 드려야 할텐데.... "
문득, 사마장현의 검미가 찌푸러졌다.
"흐흐흐.......! "
스스슥!
음침한 웃음소리가 들리며 사마장현의 주위로 수십 명의 인물들이 나타났다.
모두 일신에 혈포를 걸친 인물들로 하나같이 사악한 인상의 인물들이었다.
"흐흐흐흐......! "
그 중에서 예의 음침한 웃음을 흘리며 한 명의 노인이 사마장현 앞으로 다가왔다.
염소수염을 기른 육십전후의 노인인데 음침한 인상이었다.
(선(善)한 자는 아니군! )
사마장현은 절로 검미가 찌푸러졌다.
"크크.... 수라혈성(修羅血星)..... 결국 죽었구나..... "
수라혈성의 시신을 발견한 노인의 입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때,
사마장현은 아무 말없이 수라혈성의 시신을 안아들었다.
이를 본 노인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애송아! 당장 그놈의 시신을 내려놓지 못하겠느냐? "
사마장현은 힐끗 그자를 노려본 뒤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이 모습에 노인의 안색이 썩은 돼지간 빛으로 변했다.
"이놈! 감히 나 혈살인마(血煞人魔)를 능멸하다니.... 죽엇! "
슈----- 욱!
혈살인마라는 그자는 독랄하게 사마장현의 등으로 일장을 후려쳤다.
"비겁한 늙은이군. "
화르르르......!
사마장현의 냉갈이 일며 강력한 선풍이 일자 그자의 장력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휘------- 익!
혈살인마는 사마장현 앞으로 날아내려서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 보았다.
"크크..... 네놈이 감히 혈우문(血雨門)의 일을 방해하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
"혈우문(血雨門)? "
사마장현이 냉랭히 되뇌였다.
<혈우문(血雨門). >
당금 중원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마도대문파(魔道大門派).
혈우마제(血雨魔帝)란 자가 마두들을 규합하여 만든 방파로서 그 만행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극렬했다.
약탈, 방화, 강간을 예사로 아는 암적인 존재가 바로 혈우문(血雨門)인 것이다.
"흐흐흐... 본인은 혈우문 오대부방주의 한 명이다. 냉큼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면
사지중 하나만 자르고 살려 주겠다! "
혈살인마가 득의하여 사마장현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 자의 기대와는 달리 사마장현은 겁을 먹기는커녕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늙은이가 아니었군! "
사마장현의 말에 혈살인마는 귓구멍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대노했다.
"무..... 무엇이? 이..... 이놈의 애송이가..... 뒈져랏! "
콰르르르!
위----- 잉!
시뻘건 핏빛의 경기가 사마장현을 휘몰아쳤다.
"물러나랏!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을 한 손으로 안으며 마주 일장을 후려쳤다.
콰------ 쾅!
폭음이 작렬하며 사석이 휘날렸다.
"크------ 윽! "
그 중에서 혈살인마의 안색이 시뻘개져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그 자가 마도의 절정고수라고 하지만 공력상으로 사마장현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사마장현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더 이상.... 본인을 화나게 하지 마시오! 더 이상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 "
그 말에 혈살인마는 이를 갈았다.
"네놈의 아가리를 찢어 놓겠다! "
츠츠츠.......!
혈살인마의 몸주위로 섬칫한 혈기(血氣)가 피를 뿌린 듯이 일어났다.
(사악한 마공을 익혔군! )
사마장현의 검미가 꿈틀하였다.
5장에 계속
스스스.......
휘르르르.....
추풍(秋風)에 부대끼는 갈대의 소리는 흡사 귀곡성같이 음침했다.
갈대가 어지러이 흩날리는 사이,
무엇인가 무거운 것이 끌린 자국이 갈대사이에 나있다.
그리고,
점점이 붉게 빛나는 선혈(鮮血)!
갈대의 누런 줄기와 질퍽한 땅에 흐른 선혈!
그것은 섬칫한 느낌을 주며 길게 나 있었다.
무거운 것이 끌린 자국은 갈대사이로 지나서 낮으막히 쌓인 돌무더기로 이어졌다.
한순간,
스스슥!
휘------ 익!
서너 줄기의 아주 빠른 인영이 갈대 위로 날아갔다.
청색의 무복을 걸치고 손에 시퍼렇게 날이 선 병장기를 든 자들이었다.
"찾아라! 놈은 회생(回生)못할 중상을 입었다! 멀리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
만년빙동에서 흘러나오듯 냉혹한 목소리가 갈대밭을 뒤덮었다.
목소리는 들리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자였다.
낮으막한 돌무더기 뒤,
아!
한 명의 인물이 거기 앉아 있었다.
한 자루 피에 젖은 장검을 무릎에 얹고 가부좌를 튼 혈포중년인이다.
얼음으로 깎은 듯 창백한 안색과,
가슴을 찌르는 싸늘한 살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다.
그의 행색은 말이 아니다.
혈포가 찢기고 피에 젖어 정녕 혈포가 되어 있었다.
전신에 수백 개의 암기가 고슴도치인 가시같이 박혀 있고,
살갗이 터지고 찢겨 갈라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는 그런 중상을 입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스스스슥!
문득,
혈포중년인 전면의 갈대가 흔들렸다.
번------ 쩍!
한 줄기 광망이 흐르며 혈포중년인의 눈이 떠졌다.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었건만......
그의 눈은 동천(東天)같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을 뿐이었다.
일견하여 냉혹하고도 침착한 절정고수임을 알 수 있었다.
"하나... 둘..... 여섯.... 열하나....... "
중년인은 나직이 입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스스스!
갈대가 흔들리는 중에,
심장이 터질 듯한 무거운 살기가 사위를 뒤덮였다.
그리고,
위------ 잉!
혼백을 얼려버릴 듯한 살기가 혈포인의 몸에서 쏟아졌다.
"수라혈! "
그의 몸이 앉은 채로 붕 떠오르고,
푸---- 학!
파추------ 웅!
한기가 심장을 뒤덮었다.
끔찍하도록 신랄한 북풍이 몰아치듯 뻗어간 것이다.
카----- 카캉!
"케----- 엑! "
"아----- 악! "
피가 튀고 비명이 일며,
열한 명의 청포장한들이 심장이 갈라져 나뒹굴었다.
어김없이 심장에 두 치의 검흔!
무섭도록 정확하고 빠른 살인검초!
"으..... 음! "
지면으로 내려서던 혈포인의 안색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주르르.......
그의 몸에서 시커멓게 썩은 독혈(毒血)이 흘렀다.
(빌어먹을..... 독기가 골수까지 미쳤다. )
혈포인은 입술을 실룩이며 장검을 쳐들었다.
휘---- 잉!
스스슥!
사방에서 무표정한 청의살수들이 유령같이 다가선 것이다.
그자들의 눈빛은 늑대같이 냉혹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나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훈련된 전문살수들이었다.
스------- 슥!
청의 살수들이 비켜서며 한 명의 청포중년인이 나타났다.
"사망교(死亡橋) 살혼파주(煞魂破主) 척살혈혼(剔煞血魂)..... "
혈포인이 청포인을 노려보며 싸늘히 중얼거렸다.
척살혈혼이 그 청포인의 별호인 모양이었다.
"수라혈성(修羅血星)... 이제 그만 죽어야겠다! "
스----- 릉!
척살혈혼이 잔혼척(殘魂尺)을 뽑아들며 냉혹하게 말했다.
"흐흐.... 혈우마제(血雨魔帝)가 본인을 죽이라고 청부했느냐? "
수라혈성이라 불린 혈포인이 장검을 고추들며 물었다.
"사망교의 제일철칙은... 고객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다. 쳐랏! "
위----- 잉!
슈슈슉!
잔혼척이 날아가고, 사위에서 일제히 살기가 휘몬 병기가 날아들었다.
"수라멸(修羅滅)! "
짜------ 작!
파츄----- 앙!
수라혈성의 장검이 먹이를 노리는 독사같이 살수들의 공세를 막아갔다.
파카------ 캉!
"크------ 윽! "
"악! "
피가 튀며 십여 명의 살수가 가슴이 갈라져 나뒹굴었다.
그 순간,
쐐---- 액!
만천(滿天)이 수백 수천의 암기로 뒤덮였다.
파파팍!
"크---- 윽! "
방어하기에는 너무나 지쳤다.
수라혈성은 사지와 전신으로 인두로 지지는 통증이 전해옴을 느꼈다.
그리고,
"누워랏! "
큭----- 학!
잔혼척이 살기를 품고 날아 들었다.
"우------ 웃! "
수라혈성이 피를 토하며 장검을 휘둘렀으나.....
카----- 캉!
푸----- 학!
"크----- 으! "
장검이 두 동강나고 허리가 갈라져 내장이 피와 함께 튀었다.
그는 척살혈혼보다 세 배 고강한 고수였으나 이미 빈사상태에 이른 맹호일 뿐이다.
파파팍!
"크------ 윽! "
뒤미쳐 살수들의 병기가 수라혈성의 등판을 난자했다.
피와 살점이 튀고.....
"흐흣! 잘가라. "
쉬----- 잉!
잔혼척이 수라혈성의 목을 잘라왔다.
(끝이다...... )
나뒹군 수라혈성은 날아드는 잔혼척을 절망에 차 노려 보았다.
절대절명(絶代絶命)!
휘---- 잉!
카----- 앙!
요란한 금속성이 들리며 잔혼척이 밤톨만한 돌에 맞아 옆으로 벗어났다.
"어느 놈이ㄴ? "
척살혈혼이 대갈하며 홱 돌아섰다.
(웃! )
홱 돌아선 척살혈혼의 눈에 기이한 파문이 일었다.
스스슥!
갈대를 밟으며 한 명의 백포청년이 표표히 다가오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흔들리는 갈대끝을 밟으며 다가오는 그 청년의 모습은 하계에 내려온 선인(仙人)의
모습이었다.
(범상치 않은 자다! )
살수로서 단련된 직감이 섬칫하게 일어났다.
"흠! "
청년은 주위를 돌아보며 검미를 찌푸렸다.
그는 바로 사마장현이었다.
스슥!
그의 청의살수들의 머리를 타넘어 수라혈성의 앞으로 날아 내렸다.
".........! "
보이지 않는 중에 사마장현의 기도는 장내를 숨막히도록 뒤덮었다.
그것은 필시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었는데 최근 반년 동안 급격히 겉으로 드러난
기도였다.
"여러 명이 한 명을 공격함도 도리가 아니거늘.... 죽어가는 사람에게까지 살수를
쓰다니.....! "
정중한 사마장현의 일갈에 살수들은 부르르 떨었다.
본능적으로 그들은 사마장현을 이길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것은 무공이전의 심령상의 문제였다.
(이자가 무공을 지녔다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태다. )
척살혈혼의 안색이 무겁게 가라 앉았다.
그리고,
"사망교(死亡橋)는 방해자를 용납지 않는다! 쳐랏! "
위----- 잉!
쐐------- 액!
검풍도영(劍風刀影)이 날고,
화르르!
슈슈슈슉---!
암기가 사마장현의 요혈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대들과 다투고 싶지 않다! "
화르르!
사마장현의 대갈과 함께 막강한 선풍이 일어 암기과 도기(刀氣), 검기(劍氣)를
사방으로 흩날렸다.
(지.... 지독한 내공! )
척살혈혼마저 휘청이며 물러났다.
하나,
"잔혼멸(殘魂滅)! "
짜----- 자작!
척살혈혼의 잔혼척이 살기를 이끌고 쇄도했다.
"흠! "
사마장현은 검미를 모으며 다시 천룡대승신공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츠------- 츳!
잔혼척은 선풍 속에 흔들리면서도 사마장현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파------ 팟!
사마장현이 경악하는 순간 잔혼척이 가슴을 스치며 그의 가슴에서 선혈이 튀었다.
위---- 잉!
츠츠츠!
그와 함께 사위에서 살수들의 병기가 독사같이 파고 들었다.
"천방지축도 모르는....! "
사마장현은 대노했다.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
사마장현의 소매에서 벼락이 치듯이 새파란 검강(劍 )이 뇌전같이 쏟아졌다.
천지사위가 거창한 천룡(天龍)같은 검세로 휘말려 들어갔다.
꽈---- 꽝!
쏴---- 액!
크르르르!
천번지복!
살수들이 아연하여 병기를 들어 막았으나.....
병기들이 수수깡 부서지듯 부러지고 그들의 몸뚱아리가 허무하게 두 동강 나서 나뒹굴었다.
"........! "
신음도 없다.
이십 장 내의 살수들이 단 일검에 몰살당하고 만 것이다.
갈대가 모조리 잘려져 나뒹굴고,
잘려진 갈대사이로 선혈에 범벅이된 팔다리들이 꿈틀거렸다.
"천...... 천룡... 재현(天龍再現).....! "
허리가 잘라진 척살혈혼이 처절하게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 이런 정도였다니....! "
사마장현은 혈장(血場)의 중간에 망연히 서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천룡검이 스산한 광휘를 발하며 들려 있었다.
그는 천룡파천대구식의 진정한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사람을... 죽이단..... 그것도 일검에 수십 명을 몰살시키다니.....! "
사마장현은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천만 근의 무게로 가라 앉았다.
"으.......! "
문득,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신음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정신 차리십시오! "
사마장현은 급히 수라혈성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틀렸다. )
사마장현은 한눈에 수라혈성의 상세가 회생불능임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으........! "
수라혈성은 흐릿한 시선으로 사마장현을 올려다 보았다.
"천...... 천룡..... 후예(天龍後裔)......? "
사마장현은 급히 수라혈성의 몇군데 대혈을 눌러 주었다.
"그렇습니다. 천룡(天龍)의 검을 이어받은 사람입니다. "
수라혈성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나..... 나는 수라혈성(修羅血星)... 구양뢰(歐陽雷)... 천룡검황께서....
천룡세가와 함께... 참변을 당했다고하여 걱정했었는데.... "
(천룡세가(天龍世家)? )
사마장현은 놀랐다.
어디에선가 천룡세가에 대해 들어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구양뢰는 끊어질 듯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그.... 그대에게...... 한 가지 부탁이..... "
"말씀해 보십시오! 소생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
수라혈성은 희미하게 안타까운 빛을 지었다.
"천.... 천하혈난은.... 그대가 막아줄.... 것이니.. 사적(私的)인..... 부탁을...
하겠네... 내게는 늦게 본 딸아이가..... 있네.... 구양혜미(歐陽慧美)라고....
복우산(伏牛山]).... 화정곡(花精谷)에.... "
사마장현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걱정마십시오. 소생이 따님을 돌보아 드리겠습니다. "
그의 말에 수라혈성은 안도의 빛을 떠올렸다.
"고.... 고마우이... 약소하나마... 노부의.... 폭혈수라검보(瀑血修羅劍譜)를....
주겠네.. 부탁... ! "
수라혈성의 목이 힘없이 꺾였다.
"대협! "
사마장현이 몸을 흔들었으나 수라혈성은 이미 세상사람이 아니었다.
"으음.......! "
사마장현은 침통하게 고개를 떨구었다.
수라혈성의 죽음은 여러 가지로 천룡검황의 죽음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사마장현도 그것을 느낀 것이다.
"대협! 편히 눈을 감으십시오!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치켜뜬 눈을 감겨 주었다.
"검보(劍譜)를 언급하셨는데.....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의 가슴에 손을 넣어 보았다.
그의 손에 딱딱한 책자가 만져졌다.
꺼내어 보니 그것은 핏빛의 표지를 한 양피지의 검보(劍譜)였다.
<폭혈수라검보(瀑血修羅劍譜). >
전자체(篆子體)의 검경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핏빛의 바탕에 검은 글씨라 섬뜩했다.
"음, 수라혈성, 이분도 무공을 스스로 세우신 것이 아니라 상고검경(上古劍經)을
얻어 무공을 이루셨구나. "
사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 장을 넘겼다.
<폭혈수라검보는 오로지 피(血)를 원할 뿐이다. 본래 마도(魔道)에서 흘러나온
검경으로 마공(魔功)의 바탕이 없으면 대성(大成)할 수 없다. 마공을 익히면
천룡검식(天龍劍式)에 맞설 수도 있는 상승절기이나... 마성(魔性)에 빠져
마인(魔人)이 되길 원치 않으므로 천하제이검(天下第二劍)으로 만족하겠다.
수라혈성(修羅血星). >
"시간이 나면 보리라! "
폭혈수라검보를 품에 넣으며 사마장현은 몸을 일으켰다.
"이분을 안장해 드려야 할텐데.... "
문득, 사마장현의 검미가 찌푸러졌다.
"흐흐흐.......! "
스스슥!
음침한 웃음소리가 들리며 사마장현의 주위로 수십 명의 인물들이 나타났다.
모두 일신에 혈포를 걸친 인물들로 하나같이 사악한 인상의 인물들이었다.
"흐흐흐흐......! "
그 중에서 예의 음침한 웃음을 흘리며 한 명의 노인이 사마장현 앞으로 다가왔다.
염소수염을 기른 육십전후의 노인인데 음침한 인상이었다.
(선(善)한 자는 아니군! )
사마장현은 절로 검미가 찌푸러졌다.
"크크.... 수라혈성(修羅血星)..... 결국 죽었구나..... "
수라혈성의 시신을 발견한 노인의 입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때,
사마장현은 아무 말없이 수라혈성의 시신을 안아들었다.
이를 본 노인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애송아! 당장 그놈의 시신을 내려놓지 못하겠느냐? "
사마장현은 힐끗 그자를 노려본 뒤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이 모습에 노인의 안색이 썩은 돼지간 빛으로 변했다.
"이놈! 감히 나 혈살인마(血煞人魔)를 능멸하다니.... 죽엇! "
슈----- 욱!
혈살인마라는 그자는 독랄하게 사마장현의 등으로 일장을 후려쳤다.
"비겁한 늙은이군. "
화르르르......!
사마장현의 냉갈이 일며 강력한 선풍이 일자 그자의 장력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휘------- 익!
혈살인마는 사마장현 앞으로 날아내려서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 보았다.
"크크..... 네놈이 감히 혈우문(血雨門)의 일을 방해하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
"혈우문(血雨門)? "
사마장현이 냉랭히 되뇌였다.
<혈우문(血雨門). >
당금 중원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마도대문파(魔道大門派).
혈우마제(血雨魔帝)란 자가 마두들을 규합하여 만든 방파로서 그 만행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극렬했다.
약탈, 방화, 강간을 예사로 아는 암적인 존재가 바로 혈우문(血雨門)인 것이다.
"흐흐흐... 본인은 혈우문 오대부방주의 한 명이다. 냉큼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면
사지중 하나만 자르고 살려 주겠다! "
혈살인마가 득의하여 사마장현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 자의 기대와는 달리 사마장현은 겁을 먹기는커녕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늙은이가 아니었군! "
사마장현의 말에 혈살인마는 귓구멍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대노했다.
"무..... 무엇이? 이..... 이놈의 애송이가..... 뒈져랏! "
콰르르르!
위----- 잉!
시뻘건 핏빛의 경기가 사마장현을 휘몰아쳤다.
"물러나랏! "
사마장현은 수라혈성을 한 손으로 안으며 마주 일장을 후려쳤다.
콰------ 쾅!
폭음이 작렬하며 사석이 휘날렸다.
"크------ 윽! "
그 중에서 혈살인마의 안색이 시뻘개져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그 자가 마도의 절정고수라고 하지만 공력상으로 사마장현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사마장현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더 이상.... 본인을 화나게 하지 마시오! 더 이상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 "
그 말에 혈살인마는 이를 갈았다.
"네놈의 아가리를 찢어 놓겠다! "
츠츠츠.......!
혈살인마의 몸주위로 섬칫한 혈기(血氣)가 피를 뿌린 듯이 일어났다.
(사악한 마공을 익혔군! )
사마장현의 검미가 꿈틀하였다.
5장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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