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 천룡파황보 제 3 장 天 龍 破 天 大 九 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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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天 龍 破 天 大 九 式
<검(劍)은 만병(萬兵)의 으뜸이라. 이에 검(劍)으로 끝(終)을 맺노라. >
"지독히도 검(劍)을 사랑하셨던 분인 모양이군. "
사마장현은 시선을 옮겨갔다.
서천검성(西天劍聖)이란 인물의 글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본 검성(劍聖)은 확신한다. 고금(古今)을 통틀어 천룡검식을 능가할 검법은 전무
하다고.... 다만 오백 년 전의 일대검성(一代劍聖)이었던 천외팔대무존(天外八
大武尊) 중 자하존자(紫霞尊子)의 자령팔검(紫靈八劍)만이 천룡검식에 비견될 수
있으리라. >
"고금제일(古今第一)이라.... 자부심이 강한 분이셨군! "
사마장현의 검미가 찌푸러졌다.
인생 백 년은 억겁의 장구함에 비하면 수유와도 같은 것.
어찌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면서 고금제일(古今第一)을 자신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나,
"아.......! "
다음장을 넘기는 순간 사마장현은 안색이 경이로움과 찬탄으로 뒤바뀌었다.
<천룡파천검강진수(天龍破天劍 眞髓). >
<천룡검식은 천룡파천검강(天龍破天劍 )을 바탕으로 한다. 천룡파천검강이 없는
천룡검식은 존재가치가 없다. >
그것은 너무도 날카롭고 패도적인 검강기공(劍 奇功)의 구결이었다.
찬연한 검강(劍 )이 천룡이 승천하듯 퍼져 나가면 아무리 강한 물건이라도
내부로부터 박살나고 만다.
강(剛)과 예(銳)가 천룡파천검강의 요결이며 묘용이었다.
천룡파천검강은 그 날카로움으로 사마장현의 무학에 대한 선입감을 갈가리 찢어
놓고 말았다.
"이... 이것이 무공(武功)인가? 정녕코 학문외에도 이런 심오한 이치가 존재했다니..! "
사마장현은 경이로움에 사로잡혀 단숨에 천룡파천검강을 읽어 내려갔다.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 >
천룡파천검강의 진결 다음으로 도해(圖解)가 곁들인 구식(九式)의 검결(劍訣)이
적혀 있었다.
천룡보전(天龍寶典)의 대부분은 바로 천룡파천대구식의 검결을 이루고 있었다.
"천..... 천하에 이런 검식이 존재하였다니......! "
도해와 검결을 읽어내려가며 사마장현의 안색은 온통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는 자기가 처한 위치도 잊어 버린 채 천룡파천대구식에 몰두 하였다.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
이는 사천검성이 고금제일이라고 자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검법이었다.
천룡파천검식은 전육식(前六式)과 후삼식(後三式)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육식(前六式).
제 일식(第一式) 천룡출운(天龍出雲),
제 이식(第二式) 천룡신사(天龍神射),
제 삼식(第三式) 천룡참마(天龍斬魔),
제 사식(第四式) 천룡자해(天龍刺海),
제 오식(第五式) 천룡번천(天龍飜天),
제 육식(第六式) 천룡전륜(天龍轉輪),
이것이 천룡파천대구식의 전육식(前六式)이니,
초식의 치밀함은 만상(萬象)을 뒤덮기에 충분하며,
그 예리함과 패도적임은 태산을 무너뜨리고 창해를 뒤덮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마장현은 경악과 경이로움으로 이제 탄성을 지를 수도 없게 되었다.
하나, 전육식은 후삼식(後三式)에 비교할 수 조차 없었으니......
서천검성이 천룡검식을 고금제일이라고 자부한 것은 그 후삼식의 절대신초
(絶代神招)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그는 깨달아야 했다.
---후삼식(後三式).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천룡천승비폭류(天龍天乘飛瀑流),
만겁천룡파천무(萬劫天龍破天舞),
이것이 천룡파천대구식의 후삼식,
한 마디로,
신(神)의 검학(劍學)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검식,
천세(千世), 억겁(億劫)을 통하여 가장 완벽한 검식이 이것인 것이다.
이는 이미 형(形)만이 아니었다.
뜻(意)이 가는 곳에 마음(心)이 가고,
마음(心)이 이는 순간 이미 검(劍)이 기(氣)를 몰아 적의 심장을 가르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이심제기(以心制氣), 심즉살(心卽殺)의 경지라 한다.
"..........! "
사마장현은 한동안 천룡보전(天龍寶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가 꿈에도 상상치 못했던 충격이 엄습한 때문이다.
그러나,
그 충격에서 이내 상쾌하고 가슴 떨리는 희열로 변해갔다.
구도자(求道者)가 신천지를 발견한 심정이 바로 이러 하리라.
"모든 무학이 이와 같다면.. 나는 실로 너무도 어리석은 정저지와(井低之蛙)였으리라! "
사마장현은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천룡보전을 곱게 접었다.
그리고는 천룡검황의 시신에 머리를 숙였다.
"은공께서 큰 한을 지니셨다면 미생이 대신 풀어 드릴 것이며 깊은 원(怨)이
계셨다면 미생의 손으로 받아내리다. "
그는 천룡검황의 유체에 일배를 하고 경건한 자세로 일어났다.
천룡검황의 피에 젖은 안면에 미소가 떠오르는 듯 하지 않는가?
사마장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벌써.... 황혼이군! "
이미 서천(西天)이 노을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문득,
"소야(少爺)! 여기 계셨군요. "
곡구(谷口)에서 걸걸한 음성이 들렸다.
쿵쿵쿵!
지축이 울리며,
한 명의 팔 척 거한(八尺巨漢)이 사마장현을 향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두 어깨는 곰의 어깨같고 허리는 맹호같으며 두 다리는 사자의 그것 같았다.
마치 동(銅)으로 빚은 듯한 거구의 장한이었다.
"거산(巨山)..... "
사마장현은 달려오는 장한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훈훈한 미소를 지어 보냈다.
"아..... 아니... 소야(少爺)!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
장한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사마장현의 행색을 보고 질겁을 했다.
그의 우직한 얼굴에는 자기의 작은 주인에 대한 뜨거운 염려와 충정이 깃들어 있었다.
"거산(巨山).... 별일 아니니.... 걱정말아라! "
사마장현은 거산의 어깨를 툭툭치고 시선을 천룡검황에게로 돌렸다.
(반나절 동안 헤어져 계신동안 태산(泰山)같이 변하시다니..... )
거산은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자기 주인을 바라 보았다.
사마장현,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그저 초탈한 일대 백면서생이었다.
한데,
지금의 그에게서는 태산을 보는 듯한 은은한 기도가 풍기지 않는가?
거산은 그런 주인의 변화에 놀라는 것이다.
휘르르르-----!
삭풍이 불어 두 청년의 옷깃을 날리고 이어서 혈향(血香)을 몰아 스쳐갔다.
× × ×
황강(黃岡),
무창(武昌)에서 동쪽으로 이백여 리 떨어진 풍광좋은 시진이다.
황강(黃岡)은 장강(長江)에 연하여 있어 제법 변화한 포구의 역할도 한다.
황강을 특히 유명하게 하는 것은 장강 팔십 리에 걸쳐 펼쳐진 갈대밭이다.
그 안에 서면 하늘과 땅이 온통 갈대라고 하지 않던가?
가을(秋),
계절의 수레바퀴는 인세의 애환을 아랑곳 않고 쉬임없이 돌아간다.
봄(春)인가 했더니 여름(夏)이 지쳐서 가을(秋).
가을도 깊디깊은 만추(晩秋),
황강의 교위에 아담한 장원(莊園)이 있다.
삼천 평 정도의 그리 넓지 않은 대지 위에 자리한 장원은 아담한 가운데 고아한
풍취가 풍겼다.
<추강원(秋江院). >
장원의 이름이다.
황강(黃岡)의 주민들은 모두 추강원의 주인을 안다.
천군제독(天軍提督) 사마천(司馬天).
나는 새(鳥)도 떨어뜨린다는-------
당금 천하제일세도가(天下第一勢道家)가 추강원(秋江院)의 주인이다.
이곳이 바로 천군제독부(天軍提督府)의 가을 별장(別莊)인 것이다.
천군제독 사마천은 중임(重任)을 맏고 있어 추강원에 들르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반년 전부터 천군제독부의 소주인(少主人)이 추강원에 머물고 있을 뿐이었다.
추강원(秋江院)의 후원,
약간 높직한 가산(假山)위에 한 채의 정자가 서 있다.
정자에 서면 추강원의 담장너머로 바다같이 펼쳐진 갈대밭이 보인다.
가을인지라 하얀 갈대꽃이 흐느끼듯 추풍(秋風)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양떼가 움직이고 있는 듯한 장관이었다.
정자의 중앙,
하나의 포단이 있고,
포단 위에 백삼을 걸친 선인의 풍모를 지닌 청년문사가 단좌하고 있다.
스스스-----
위---- 잉!
청년문사는 두눈을 감고 있는데 그의 몸주위로 해맑은 불광(佛光)이 우러나오고 있다.
그리고,
정자 뒤에는 철탑(鐵塔)같은 거한(巨漢)이 우뚝 서서 청년을 지키고 서 있다.
팔 척 거한은 경이의 눈빛으로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야(少爺)께서는 참으로 신인(神人)이시다. 저 작은 체구에서 나에 못지 않은
신력(神力)을 내시다니... "
거산(巨山).
그는 천생신력(天生神力)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것은 만 근인 주석도 한 손에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는 절정의 외문기공(外門奇功)을 익혔다.
지금 그는 십만 근의 쇳덩이로 백 장 밖으로 집어던질 수 있는 천하제일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반년 동안... 작은 주인님은 너무도 변하셨다. "
거산의 우직한 눈에 청년문사인 그리 크지 않은 뒷 모습이 산(山)으로 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문득,
스---- 윽!
위------ 잉!
뇌전(雷電)보다 빠르며,
만근의 무게가 실린 찬연한 강기( 氣)가 정자 밖으로 폭사되었다.
파가----- 각-----!
즉시 십 장 밖의 만근의 거석이 두동강으로 잘려 나갔다.
그 강기는 청년문사가 내뻗은 반동강의 보검에서 내뻗친 것이다.
스스스-----
한번 반검을 내친 청년의 몸이 가부좌를 튼채 허공으로 붕 떠 올라 정원으로 날아갔다.
콰르르르-----
위----- 잉------!
돌풍이 몰아쳤다.
날아오른 청년의 몸에서 강맹한 경기가 일어 폭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
푸----- 학!
검기만천지(劍氣滿天地)!
새파란 검기가 돌풍같이 일어나 십 장 방원을 뒤덮었다.
모든 것을 갈가리 찢어 놓을 정도로 가공할 검세였다.
콰----- 자작!
우탕탕----
쿠------ 쿵!
돌(石)이고 나무(木)고 할 것 없이 한번 검기가 휘몰아 치자 모조리 박살이 나서 흩어졌다.
한치반 길이의 검신만 남은 반검(半劍)이 일으켰다고 믿기 힘든 위세였다.
화르르-----
주춤하던 청년의 신형이 날아오르는 천룡(天龍)같이 치솟고,
"천룡천승비폭류(天龍天乘飛瀑流)! "
한 마디 청청하던 외침이 후원을 뒤흔들고,
위----- 잉!
파츠츠츠츠------
추풍같이 새파랗고 예리한 검강(劍 )이 이십 장을 치솟았다.
일검에 천지를 함몰시킬 가공스런 검세였다.
하나,
스------ 슥!
검강이 안개와 같이 스러지고,
"으------- 음! "
검법을 펼치던 청년이 안색이 하얗게 변하여 지면으로 떨어졌다.
검세가 이어지지 않자 진기를 이끌고 내려한 때문일까?
"소야(少爺)! "
거산이 급히 달려왔다.
"거산! 괜찮다. "
안색이 창백하여 손을 젓는 청년은 바로 사마장현이란 청년이었다.
"흐음.... 삼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니고 반년을 고심했지만... 어찌 천룡멸겁파
이상은 펼칠 수 없는가? "
사마장현은 검미를 모으며 침음했다.
무이산에서 기연을 얻은 것이 반년 전의 일,
사마장현은 천룡대승신공을 참수하여 삼갑자의 내공을 얻었다.
삼갑자(三甲子),
무림인이라면 아연하고말 기고한 내공이었다.
하나, 그것은 사마장현이 얻은 기연을 반도 채 자기 것으로 소화 못한 것이다.
그의 몸에는 아직도 대부분의 만년삼왕(萬年蔘王)의 영정(靈精)과 묵린혈망
(墨鱗血 )의 보혈이 녹지 않고 남아 있다.
만년삼왕(萬年蔘王)과 묵린혈망(墨鱗血 )의 보혈(寶血).
그 어느 하나도 천고(千古)에 얻기 힘든 기우(奇遇)다.
그것은 한꺼번에 둘씩이나 얻은 것이 오히려 탈이 된 것이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잠력이 견제를하여 어느 하나도 완전히 내공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때문이다.
두 가지 기연을 일시에 자기 것으로 하기에 사마장현의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반년 동안 추강원에 머물며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을 참수했다.
그 자신은 모르나 그의 체질은 상승 절기를 익히는데 무쌍(無雙)의 체질이다.
반년만에 전육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하고,
후삼식 중 천룡멸겁파만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었다.
하나, 그 이상은 사마장현으로서도 일시에 내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론상의 묘리는 모두 깨달았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
사마장현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일시지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 "
사마장현은 거산을 돌아 보았다.
"거산.... 어느덧 부중(府中)을 떠나온지 열달이 지났다. "
"그렇습니다. 소야! 대야(大爺)어르신네께서 심려하실 것 입니다. "
사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만 황경(皇京)으로 돌아가야겠구나. 내일 떠날 것이니... 짐을 꾸리게! "
사마장현의 거산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하하.... 알겠습니다. 짐이라고 해야 소야께서 보시는 고서(古書)가 전부이긴
하지만 즉시 꾸리겠습니다. "
거산은 지축을 울리며 멀찍이 선 전각으로 달려갔다.
사마장현은 미소를 머금은 채 거산의 뒷모습을 보았다.
"어머님께서.... 심려가 크시리라. "
차----- 앙!
사마장현은 반동강의 천룡검(天龍劍)을 꽂으며 정자 위로 올라갔다.
"응......? "
포단 위에 앉으려던 사마장현은 흠칫 몸을 돌렸다.
차---- 창----
"으--- 악! "
병장기 부러지는 소성과 처절한 비명이 들렸던 것이다.
그것은 범인(凡人)은 알아 들을 수 없는 아주 먼곳에서 들려온 것이다.
"이 조용한 곳에 혈풍(血風)이라니.... "
그의 검미가 꿈틀했다.
"가 보자. "
스슥------
사마장현은 가볍게 정원을 날아건너 갈대밭으로 날아갔다.
경공을 익히지는 않았으나 내공이 고강한 그의 발걸음은 흡사 나는 것 같았다.
<검(劍)은 만병(萬兵)의 으뜸이라. 이에 검(劍)으로 끝(終)을 맺노라. >
"지독히도 검(劍)을 사랑하셨던 분인 모양이군. "
사마장현은 시선을 옮겨갔다.
서천검성(西天劍聖)이란 인물의 글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본 검성(劍聖)은 확신한다. 고금(古今)을 통틀어 천룡검식을 능가할 검법은 전무
하다고.... 다만 오백 년 전의 일대검성(一代劍聖)이었던 천외팔대무존(天外八
大武尊) 중 자하존자(紫霞尊子)의 자령팔검(紫靈八劍)만이 천룡검식에 비견될 수
있으리라. >
"고금제일(古今第一)이라.... 자부심이 강한 분이셨군! "
사마장현의 검미가 찌푸러졌다.
인생 백 년은 억겁의 장구함에 비하면 수유와도 같은 것.
어찌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면서 고금제일(古今第一)을 자신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나,
"아.......! "
다음장을 넘기는 순간 사마장현은 안색이 경이로움과 찬탄으로 뒤바뀌었다.
<천룡파천검강진수(天龍破天劍 眞髓). >
<천룡검식은 천룡파천검강(天龍破天劍 )을 바탕으로 한다. 천룡파천검강이 없는
천룡검식은 존재가치가 없다. >
그것은 너무도 날카롭고 패도적인 검강기공(劍 奇功)의 구결이었다.
찬연한 검강(劍 )이 천룡이 승천하듯 퍼져 나가면 아무리 강한 물건이라도
내부로부터 박살나고 만다.
강(剛)과 예(銳)가 천룡파천검강의 요결이며 묘용이었다.
천룡파천검강은 그 날카로움으로 사마장현의 무학에 대한 선입감을 갈가리 찢어
놓고 말았다.
"이... 이것이 무공(武功)인가? 정녕코 학문외에도 이런 심오한 이치가 존재했다니..! "
사마장현은 경이로움에 사로잡혀 단숨에 천룡파천검강을 읽어 내려갔다.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 >
천룡파천검강의 진결 다음으로 도해(圖解)가 곁들인 구식(九式)의 검결(劍訣)이
적혀 있었다.
천룡보전(天龍寶典)의 대부분은 바로 천룡파천대구식의 검결을 이루고 있었다.
"천..... 천하에 이런 검식이 존재하였다니......! "
도해와 검결을 읽어내려가며 사마장현의 안색은 온통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는 자기가 처한 위치도 잊어 버린 채 천룡파천대구식에 몰두 하였다.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
이는 사천검성이 고금제일이라고 자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검법이었다.
천룡파천검식은 전육식(前六式)과 후삼식(後三式)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육식(前六式).
제 일식(第一式) 천룡출운(天龍出雲),
제 이식(第二式) 천룡신사(天龍神射),
제 삼식(第三式) 천룡참마(天龍斬魔),
제 사식(第四式) 천룡자해(天龍刺海),
제 오식(第五式) 천룡번천(天龍飜天),
제 육식(第六式) 천룡전륜(天龍轉輪),
이것이 천룡파천대구식의 전육식(前六式)이니,
초식의 치밀함은 만상(萬象)을 뒤덮기에 충분하며,
그 예리함과 패도적임은 태산을 무너뜨리고 창해를 뒤덮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마장현은 경악과 경이로움으로 이제 탄성을 지를 수도 없게 되었다.
하나, 전육식은 후삼식(後三式)에 비교할 수 조차 없었으니......
서천검성이 천룡검식을 고금제일이라고 자부한 것은 그 후삼식의 절대신초
(絶代神招)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그는 깨달아야 했다.
---후삼식(後三式).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천룡천승비폭류(天龍天乘飛瀑流),
만겁천룡파천무(萬劫天龍破天舞),
이것이 천룡파천대구식의 후삼식,
한 마디로,
신(神)의 검학(劍學)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검식,
천세(千世), 억겁(億劫)을 통하여 가장 완벽한 검식이 이것인 것이다.
이는 이미 형(形)만이 아니었다.
뜻(意)이 가는 곳에 마음(心)이 가고,
마음(心)이 이는 순간 이미 검(劍)이 기(氣)를 몰아 적의 심장을 가르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이심제기(以心制氣), 심즉살(心卽殺)의 경지라 한다.
"..........! "
사마장현은 한동안 천룡보전(天龍寶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가 꿈에도 상상치 못했던 충격이 엄습한 때문이다.
그러나,
그 충격에서 이내 상쾌하고 가슴 떨리는 희열로 변해갔다.
구도자(求道者)가 신천지를 발견한 심정이 바로 이러 하리라.
"모든 무학이 이와 같다면.. 나는 실로 너무도 어리석은 정저지와(井低之蛙)였으리라! "
사마장현은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천룡보전을 곱게 접었다.
그리고는 천룡검황의 시신에 머리를 숙였다.
"은공께서 큰 한을 지니셨다면 미생이 대신 풀어 드릴 것이며 깊은 원(怨)이
계셨다면 미생의 손으로 받아내리다. "
그는 천룡검황의 유체에 일배를 하고 경건한 자세로 일어났다.
천룡검황의 피에 젖은 안면에 미소가 떠오르는 듯 하지 않는가?
사마장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벌써.... 황혼이군! "
이미 서천(西天)이 노을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문득,
"소야(少爺)! 여기 계셨군요. "
곡구(谷口)에서 걸걸한 음성이 들렸다.
쿵쿵쿵!
지축이 울리며,
한 명의 팔 척 거한(八尺巨漢)이 사마장현을 향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두 어깨는 곰의 어깨같고 허리는 맹호같으며 두 다리는 사자의 그것 같았다.
마치 동(銅)으로 빚은 듯한 거구의 장한이었다.
"거산(巨山)..... "
사마장현은 달려오는 장한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훈훈한 미소를 지어 보냈다.
"아..... 아니... 소야(少爺)!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
장한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사마장현의 행색을 보고 질겁을 했다.
그의 우직한 얼굴에는 자기의 작은 주인에 대한 뜨거운 염려와 충정이 깃들어 있었다.
"거산(巨山).... 별일 아니니.... 걱정말아라! "
사마장현은 거산의 어깨를 툭툭치고 시선을 천룡검황에게로 돌렸다.
(반나절 동안 헤어져 계신동안 태산(泰山)같이 변하시다니..... )
거산은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자기 주인을 바라 보았다.
사마장현,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그저 초탈한 일대 백면서생이었다.
한데,
지금의 그에게서는 태산을 보는 듯한 은은한 기도가 풍기지 않는가?
거산은 그런 주인의 변화에 놀라는 것이다.
휘르르르-----!
삭풍이 불어 두 청년의 옷깃을 날리고 이어서 혈향(血香)을 몰아 스쳐갔다.
× × ×
황강(黃岡),
무창(武昌)에서 동쪽으로 이백여 리 떨어진 풍광좋은 시진이다.
황강(黃岡)은 장강(長江)에 연하여 있어 제법 변화한 포구의 역할도 한다.
황강을 특히 유명하게 하는 것은 장강 팔십 리에 걸쳐 펼쳐진 갈대밭이다.
그 안에 서면 하늘과 땅이 온통 갈대라고 하지 않던가?
가을(秋),
계절의 수레바퀴는 인세의 애환을 아랑곳 않고 쉬임없이 돌아간다.
봄(春)인가 했더니 여름(夏)이 지쳐서 가을(秋).
가을도 깊디깊은 만추(晩秋),
황강의 교위에 아담한 장원(莊園)이 있다.
삼천 평 정도의 그리 넓지 않은 대지 위에 자리한 장원은 아담한 가운데 고아한
풍취가 풍겼다.
<추강원(秋江院). >
장원의 이름이다.
황강(黃岡)의 주민들은 모두 추강원의 주인을 안다.
천군제독(天軍提督) 사마천(司馬天).
나는 새(鳥)도 떨어뜨린다는-------
당금 천하제일세도가(天下第一勢道家)가 추강원(秋江院)의 주인이다.
이곳이 바로 천군제독부(天軍提督府)의 가을 별장(別莊)인 것이다.
천군제독 사마천은 중임(重任)을 맏고 있어 추강원에 들르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반년 전부터 천군제독부의 소주인(少主人)이 추강원에 머물고 있을 뿐이었다.
추강원(秋江院)의 후원,
약간 높직한 가산(假山)위에 한 채의 정자가 서 있다.
정자에 서면 추강원의 담장너머로 바다같이 펼쳐진 갈대밭이 보인다.
가을인지라 하얀 갈대꽃이 흐느끼듯 추풍(秋風)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양떼가 움직이고 있는 듯한 장관이었다.
정자의 중앙,
하나의 포단이 있고,
포단 위에 백삼을 걸친 선인의 풍모를 지닌 청년문사가 단좌하고 있다.
스스스-----
위---- 잉!
청년문사는 두눈을 감고 있는데 그의 몸주위로 해맑은 불광(佛光)이 우러나오고 있다.
그리고,
정자 뒤에는 철탑(鐵塔)같은 거한(巨漢)이 우뚝 서서 청년을 지키고 서 있다.
팔 척 거한은 경이의 눈빛으로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야(少爺)께서는 참으로 신인(神人)이시다. 저 작은 체구에서 나에 못지 않은
신력(神力)을 내시다니... "
거산(巨山).
그는 천생신력(天生神力)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것은 만 근인 주석도 한 손에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는 절정의 외문기공(外門奇功)을 익혔다.
지금 그는 십만 근의 쇳덩이로 백 장 밖으로 집어던질 수 있는 천하제일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반년 동안... 작은 주인님은 너무도 변하셨다. "
거산의 우직한 눈에 청년문사인 그리 크지 않은 뒷 모습이 산(山)으로 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문득,
스---- 윽!
위------ 잉!
뇌전(雷電)보다 빠르며,
만근의 무게가 실린 찬연한 강기( 氣)가 정자 밖으로 폭사되었다.
파가----- 각-----!
즉시 십 장 밖의 만근의 거석이 두동강으로 잘려 나갔다.
그 강기는 청년문사가 내뻗은 반동강의 보검에서 내뻗친 것이다.
스스스-----
한번 반검을 내친 청년의 몸이 가부좌를 튼채 허공으로 붕 떠 올라 정원으로 날아갔다.
콰르르르-----
위----- 잉------!
돌풍이 몰아쳤다.
날아오른 청년의 몸에서 강맹한 경기가 일어 폭풍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천룡멸겁파(天龍滅劫破)! "
푸----- 학!
검기만천지(劍氣滿天地)!
새파란 검기가 돌풍같이 일어나 십 장 방원을 뒤덮었다.
모든 것을 갈가리 찢어 놓을 정도로 가공할 검세였다.
콰----- 자작!
우탕탕----
쿠------ 쿵!
돌(石)이고 나무(木)고 할 것 없이 한번 검기가 휘몰아 치자 모조리 박살이 나서 흩어졌다.
한치반 길이의 검신만 남은 반검(半劍)이 일으켰다고 믿기 힘든 위세였다.
화르르-----
주춤하던 청년의 신형이 날아오르는 천룡(天龍)같이 치솟고,
"천룡천승비폭류(天龍天乘飛瀑流)! "
한 마디 청청하던 외침이 후원을 뒤흔들고,
위----- 잉!
파츠츠츠츠------
추풍같이 새파랗고 예리한 검강(劍 )이 이십 장을 치솟았다.
일검에 천지를 함몰시킬 가공스런 검세였다.
하나,
스------ 슥!
검강이 안개와 같이 스러지고,
"으------- 음! "
검법을 펼치던 청년이 안색이 하얗게 변하여 지면으로 떨어졌다.
검세가 이어지지 않자 진기를 이끌고 내려한 때문일까?
"소야(少爺)! "
거산이 급히 달려왔다.
"거산! 괜찮다. "
안색이 창백하여 손을 젓는 청년은 바로 사마장현이란 청년이었다.
"흐음.... 삼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니고 반년을 고심했지만... 어찌 천룡멸겁파
이상은 펼칠 수 없는가? "
사마장현은 검미를 모으며 침음했다.
무이산에서 기연을 얻은 것이 반년 전의 일,
사마장현은 천룡대승신공을 참수하여 삼갑자의 내공을 얻었다.
삼갑자(三甲子),
무림인이라면 아연하고말 기고한 내공이었다.
하나, 그것은 사마장현이 얻은 기연을 반도 채 자기 것으로 소화 못한 것이다.
그의 몸에는 아직도 대부분의 만년삼왕(萬年蔘王)의 영정(靈精)과 묵린혈망
(墨鱗血 )의 보혈이 녹지 않고 남아 있다.
만년삼왕(萬年蔘王)과 묵린혈망(墨鱗血 )의 보혈(寶血).
그 어느 하나도 천고(千古)에 얻기 힘든 기우(奇遇)다.
그것은 한꺼번에 둘씩이나 얻은 것이 오히려 탈이 된 것이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잠력이 견제를하여 어느 하나도 완전히 내공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때문이다.
두 가지 기연을 일시에 자기 것으로 하기에 사마장현의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반년 동안 추강원에 머물며 천룡파천대구식(天龍破天大九式)을 참수했다.
그 자신은 모르나 그의 체질은 상승 절기를 익히는데 무쌍(無雙)의 체질이다.
반년만에 전육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하고,
후삼식 중 천룡멸겁파만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었다.
하나, 그 이상은 사마장현으로서도 일시에 내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론상의 묘리는 모두 깨달았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
사마장현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일시지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 "
사마장현은 거산을 돌아 보았다.
"거산.... 어느덧 부중(府中)을 떠나온지 열달이 지났다. "
"그렇습니다. 소야! 대야(大爺)어르신네께서 심려하실 것 입니다. "
사마장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만 황경(皇京)으로 돌아가야겠구나. 내일 떠날 것이니... 짐을 꾸리게! "
사마장현의 거산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하하.... 알겠습니다. 짐이라고 해야 소야께서 보시는 고서(古書)가 전부이긴
하지만 즉시 꾸리겠습니다. "
거산은 지축을 울리며 멀찍이 선 전각으로 달려갔다.
사마장현은 미소를 머금은 채 거산의 뒷모습을 보았다.
"어머님께서.... 심려가 크시리라. "
차----- 앙!
사마장현은 반동강의 천룡검(天龍劍)을 꽂으며 정자 위로 올라갔다.
"응......? "
포단 위에 앉으려던 사마장현은 흠칫 몸을 돌렸다.
차---- 창----
"으--- 악! "
병장기 부러지는 소성과 처절한 비명이 들렸던 것이다.
그것은 범인(凡人)은 알아 들을 수 없는 아주 먼곳에서 들려온 것이다.
"이 조용한 곳에 혈풍(血風)이라니.... "
그의 검미가 꿈틀했다.
"가 보자. "
스슥------
사마장현은 가볍게 정원을 날아건너 갈대밭으로 날아갔다.
경공을 익히지는 않았으나 내공이 고강한 그의 발걸음은 흡사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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