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의 편지 46-50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미망인의 편지 46-50

페이지 정보

조회 4,925 회 작성일 24-02-18 18:16 댓글 0

본문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미망인의 편지(46)// 어머나! 이 청바지
(지난 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만 깊은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무료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강강술래'는 순수한 우리말로 '강강'은 전라도 방언으로 원을 뜻하는 '감감'이고, '술래'는 '수레', '순유(돌며 논다.)', '순라(옛날 밤에 마을 돌던 경찰)'에서 유래되었다…)

"그게 그렇다는 거여. 강강술래 어원(語源) 말이여. 강강술래는 1912년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이언이요 및 통속독물조사]에 따르면 해남군수가 '강강수월래'라고 보고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이는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 또는 '강(물)을 건너온다.'라는 두 가지 해석으로 보는 견해도 있단 말이여."
우와∼ 생각보다 많이도 아시네. 이 아자씨.
"아자씨! 도대체 뭐하시는 분이세요?"

"나 말이여? 농사."
농부치고는 넘 많이 안다. 전라도 양반들 다 이런 수준일까 보냐. 여그 전라도 출신들 있어여? 어어∼ 아무도 없네. 강강수월래도 수월래지만 남원의 그 판소리까정. 걸죽한 우리 입맛들은 다 거그에 있었네 그려.
"…"
"듣고 있는 겨, 어쩐 거여, 시방?"
"지금 쌩방송 나가고 있어요. 침착하니 얘기하세요."

"모르는 놈 갈켜 줄라고 그러는디. 침착하게 됐는가 시방? 그런디 말이여. 이는 한자를 지나치게 숭상한 나머지 우리의 민속놀이를 억지로 한자로 지어 붙인 듯허고. 어떤 학자들에 따르면 '강강술래'는 순수한 우리말로 '강강'은 전라도 방언으로 원을 뜻하는 '감감'이고, '술래'는 '수레', '순유(돌며 논다.)', '순라(옛날 밤에 마을 돌던 경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그만. 놀이의 형태가 원으로 되어 있으니 어원이 '원'과 관계가 있을 법도 허잖아? 내 말 듣는겨?"

"듣고 있어요. 계속하세요."
"또 '강강술래'가 아니고 '강강수월래'라는 주장도 있는디 '강강술래'를 진양조의 느린 노래로 길게 빼다 보니 그렇게 발음이 된 듯 허고. 여그 어르신들 말씀에 의하면 요새 와서 '수월래'지 쪼까냈을 때는 다들 '술래'라고 불렀다는 거니. 꼭 좀 새겨 듣드라고."
"넘 고마우셔라. 그 먼 데 땅끝에서까지 멜 주시고. 지금 다들 취해 침을 잘잘 흘리고 있으니 깨어나는 대로 그 '어원'을 새겨 들으라 꼭 전해 드릴께요."
땅끝에서 올라온 멜. 다들 들으셨죠? 여러분!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를 함에 따라 난 울어 젖혔다. 이 지구 없어져라. 이 사악한 지구 다 없어져라.
흐잉, 으으응.
흐잉. 으으으응.

이윽고, 이 늑대가 내 밑에 입은 청바지를 찢어 내리듯 잡아채기 시작했다. 이래서, 이런 늑대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남대문 시장의 옷장사들은 돈을 잘 버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분들 선산에 상석을 장만할런지 누 알겠냐만. 아니라고요? 말이 그렇지. 선산에 상석할 만큼 벌지도 않는다구요? 세금 때문에 엄살이시겠죠 머. 다 알아요.

방금 남대문 시장쪽 애독자께서 그게 아니라고 꼭 좀 넣어 주십사고 멜이 도착했음을 보고 드리며.(이건 진짜 '짜가'다. 그쪽에서 이길 어찌 금새 알게요. 속지 마세요. 그냥 자미나시라고. 맛보기로 넣은 거에요. 히히. 요맛에 편지 쓰는 거 아닌가요? 약 오르면 같이 써보시죠 머? 메∼롱 ☞ 혓바닥 요렇게 내밀며…제발 잡아당기지나 마세여.) 그람 남대문쪽 사장님들은 아니고 동대문쪽인가? 지금 저쪽에서 손을 살래살래 흔들고 계시군요. 거기도 아니라고요? 그람 어딘감? 이 청바지 만드는 옷 공장(?) 말이에요. 내가 사는 지방인감, 촌구석인감?

부모 없는 친구, 외톨이 미애가.
한사코 싫대도 굳이 내 대학 입학 기념으로 꼭 사주고만 싶다던 이 청바지.
여고 재학중. 시장바닥 입구에서 다라 하나를 앞에 놓고 행상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오던 그나마 한 분뿐이던 그 어머니마저 암으로 여의고. 공부와는 인연이 먼, 학교 주변 빵집을. 아니 거너무 원수 같은 똥그랑 땡이 없어 가방만 줄기차게 들고 이리저리 그 언저리에서 철학하던 소녀. 그래서 남들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벼들던 그 흔해 빠진 과외는 커녕. 비잉∼빙, 공부하는 교실만 기웃거리다가 결국 왕따로 지내다. 학비는 커녕 당장 끼니가 어려워. 사치스럽고 호사스런 거너무 학교도 팽개치고 무작정 서울로, 서울로 올라갔던 미애.

자신이 거취할 방도 없어 티켓다방이건 단란주점이건. 또 룸싸롱이건 어디건…. 남이사 '똥치'라 씨부렁거리든 말든. 서울바닥 전봇대에 나불거리는 [사람 구함] 스티커를 찾아 무작정 전전하며 정직하게 살려 몸부림치던 내 고교 1년 때의 단짝 미애. 그 미애가.
"여봐요. 은경씨! 나, 그 친구 신세랑 피장파장이네. 나, 소녀적 식모살이 생각하면 눈물이 다 나요. 나도 주인집 아짐마 누르끼리한 팬티까지 빨며 살았다오. 심지어 주인 아저씨 팬티까지 빨 때는 기분이 막 이상했다오. 생각하면 속상해. 그 뿐인지 알어? 그 주인 아저씨가 어느날 덮치는 통에…"

이쁜 아짐매가 또 한마디 낀다.
"…"
내 대학 입학을 부러운 듯 몇 번이고 책가방을 둘러 매보던 그 미애가. 어쩌면 이런 식으로 돈을 벌어 사다주었을지도 모를 이너무 청바지…
난 오늘 따라 마침 입고 있었다.
어머나! 이 청바지.
청바지의 한 껍질이 또 벗겨지자.

<계속>

미망인의 편지(47)// 물방울 코트 하나로
(지난 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만 깊은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무료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거너무 밍크팬티만이라도 또 사 입으려는 족속들은 반드시 있을 거며. 그걸 어떻게든 팔려는 족속들이 또 있는가 하면. 그걸 팔아주는데 일조하고 떡고물이라도 챙기려는 족속들이 또 있을 거고. 그걸 입어야만 사회적 지위가 향상될 거란 헛된 망상에 사로잡힌 자들도 부지기로 또 있을 것이며…)

한 마리 늑대가 다시 검은 장갑만한 내 유일한 껍질을 마저 벗기려든다. 이 팬티만은 지켜야혀, 지켜야혀. 이 속은 진짜배기 내 보물이 숨어 있을 꺼니.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었다.
이건 지켜야 혀. 어떠케든 지켜야 혀. 이건 안 되어. 결단코 지켜야 혀.
인습이 밀려들고. 엄마 얼굴, 아빠 얼굴이 겹쳐들더니.

"요년. 그걸 지켜야 해, 그래야 시집 갈 수 있어."
엄마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더니, 이번엔 아빠가,
"네 이년. 그딴 걸 아무 데서 벌리는 거 아니다."
엄마도, 아빠도.
너와 나.
아니. 당신과 나의 엄마와 아빠도. 그처럼 온당하게. 법대로…, 도덕대로…, 관습대로… 올바르게만 살아왔을까? 그리고, 모두 살아가고 있을까?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왜 전국 곳곳에 그리도 경찰서나 법원. 거너무 교도소는 와 그리 많은 것이며. 그 뿐인가? 거너무 상담소라는 곳도 와 그리 많고, 와 그리 법은 많아 그 현행 법령집이라는 것이 50여권이나 되며. 거기에 관여하여 먹고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또 어떻고…. 법이 필요 없다면 그에 딸린 가족들은 뭘해 먹고 살아야 하고. 그런 가족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정직하고 모범적으로. 교회 다니는 누구보다 더 정직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인지…
말해다오? 당신만이라도.

그 틈에도 이 사회는.
호랑이무늬 밍크 반코트는 아니드래도. 거너무 밍크팬티만이라도 또 사 입으려는 족속들은 반드시 있을 거며. 그걸 어떻게든 팔려는 족속들이 또 있는가 하면. 그걸 팔아주는데 일조하고 떡고물이라도 챙기려는 족속들이 또 있을 거고. 그걸 입어야만 사회적 지위가 향상될 거란 헛된 망상에 사로잡힌 자들도 부지기로 또 있을 것이며.
그뿐인가? 그런 부도덕한 문제를 똥구녕 파듯 죽자사자 달라붙어 할일없이 정쟁에나 이용하려는 작자들이 또 나올 거라는 것이다

머. 코트 하나를 들고 나와 온 세상에 탈탈 털어대며 자기 입지(立地)를 노려 다음 선거를 계산하는 치들이 있을 거고. 자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온전하고. 가장 정직하고. 가장 훌륭하다고… 그런 체하는 치들이 또 있을 거며.
그뿐이더냐?

저들은 남의 잘 된 꼴이란 죽어라 보기 싫어 이를 악물고. 남의 험담이나 들추든지 모략을 하며 감옥에 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억척스런 작자들이 또 생길 거라는 것이다. 내 말 전혀 엉뚱한 말이남요?
말 좀 해 봐요. 당신들…. 침묵만 하지 말고.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이라도… 아아, 물방울 코트 하나로 온 세상을 감기 들게 만드는… 이런 못난 세상에 태어나…. 이런 세상에서 그들과 우리가. 이 한 하늘 아래 함께 숨쉬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온갖 세파에서 터득한 추악한 몸짓으로, 늑대의 발이 맹렬히 내 팬틸 잡아챈다.
아서 아서.
나는 결단코 지켜낸다.
"이거 찢을까, 어쩔까. 말 안 들을래?"
한 마리 늑대가 돌연히. 협박한다.
"…"
몰라 몰라.

"내 하나 사 줄께."
늑대가 이번엔 회유한다.
"…"
몰라 몰라.
"이 가시나가. 너 칵, 죽어어∼"
늑대가 치사하게 공갈친다. 그럼 그게 꼬막처럼 뽀얗게 쪼개지나 머.
"…"
몰라 몰라.

"요게 왜 이리 쬐끄메?"
"?"
머가? 내것 팬티말야? 언제 하나라도 사줬니? 자슥.
몰라 몰라.
그 늑대가 한 조각 팬티를 주욱 나꿔챈다.
힘에 겨운 고무줄은 늘어져∼버린다. 고무줄은 이런 땐 힘이 없다. 그 잘난 국회의원 빽도. 하다못해 그 잘난 시의원이나 구의원, 군의원. 그에 속한 나부랭이 빽도 없다. 그래서 생존상 별수없이 고무줄이 되었다.

늑대의 손이 내 엉덩이 밑으로 수줍은 듯 살콩살콩 기어들었다. 치사하게.
몰라몰라.
늑대의 그런 손이 엉치뼈에 걸쳐진 팬티 고무줄을 찝더니 나꿔챈다.
"찢어버릴까?"
"…"
몰라몰라.
난 짐짓 모른척. 늑대의 손이 이러는 줄 난 절대 모른척. 늑대의 손이 팬티를 나꿔챈 지도 진짜 알 리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고.(순 내숭이죠? 여자란 다 이런 내숭으로 살죠만. 킷킷, 흠. 좋아 좋아. 좋다니까. 두 말 함사 잔소리지. 워낙 둔해서 그길 어찌 알게요. 당신도 한번 해 봐요.) 그냥 엉덩이를 올려줄까 말까. 흥. 흥.

까짓것…
까짓것…
거너무 송이버섯 대가리. 좋긴 좋은데… 벌써 밑이 짜개져 김이 막 피어오르네. 밑이 머긴 머갔어. 당연 똥그랑 땡이지. 당신들 추울 때, 어 추버라 어 추버라 하며 먹는 거∼. 꼬쟁이로 쑤셔놓고 파는 오뎅 말이여? 건 아니고. 때앵∼. 불합격. 당신 틀렸다. 대기업 취직은 그 수준으론 이미 물 건너갔다. 빵집에서 파는 말랑말랑한 도너츠. …것도 아니고…. 여그 퀴즈 열차 아니다. 인생 열차다.

건… 꼬막처럼 단단하다.
건… 봄날처럼 화사하다.
건… 준비 끝이다.
건… 이상 무다.
건 잘 있다. 소중히 잘 있다. 이제 니 존나 스타트 뿐이다. 젖 먹던 그 젖. 위로 틀어 오르는 트림이 아닌. 그 뿌연 젖. 이젠 성인이니 밑으로 다 나와야 한다.

흥. 흥. 알게 모르게 올려주랴? 알았다. 감 잡았다. 건 간즐간즐하니….
난, 알게 모르게,
올…
려…
주∼
었∼
다∼.
내 소중한. 끈달린 검정 팬티만은 줄기차게 지켜내기 위해.
몰라 몰라.
늑대가 내 팬티를 아예 훌러덩 까버린다.
몰라몰라.

<계속>


미망인의 편지(48)// 꽃물이 꼴딱꼴딱

(지난 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만 깊은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무료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활짝 열린 내 꽃문(花門)을 향해. 파수 보는 두 놈 감씨를 향해. 기다리던 늑대의 까실한 혀가 또아릴 튼 내 소중한 삼각지 한 복판의, 솟아난 숲 속으로 멈칫멈칫 찾아들며 바람을 불어넣는데. 아아. 그건 바람이 아니어라. 세상의 온갖 사악한 기운이어라. 아아. 사악한 기운이 고단하여 이제 고향을 찾아드는 것이어라…)

그런 늑대의 혀가 다시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가 싶더니 한참을 염탐한다.
활짝 열린 내 꽃문(花門)을 향해.
파수 보는 두 놈 감씨를 향해.
기다리던 늑대의 까실한 혀가 또아릴 튼 내 소중한 삼각지 한 복판의, 솟아난 숲 속으로 멈칫멈칫 찾아들며 바람을 불어넣는데. 아아. 그건 바람이 아니어라. 세상의 온갖 사악한 기운이어라. 아아. 사악한 기운이 고단하여 이제 고향을 찾아드는 것이어라.
늑대의 혀가 맛을 보더니. 우거진 숲 속에서 밑에서 위로 쓰다듬는다. 터럭을 세워보고, 늑대가 꽃문을 살짝 벌려본다.

"햐아. 이리 이쁘냐?"
"…"
몰라몰라.
"햐아. 두 쪼각 감씨. 색도 곱다."
"…"
몰라몰라.

늑대가 갑자기 캐,캑 하더니.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
"오메∼"
"…"
??

오메 단풍 들것다.
꽃문(花門)에 골붉은 감씨 돋아나와
황제(皇帝)는 놀란 듯이 치어다 보니
오메 단풍 들것다.

꽃물이 꼴딱꼴딱 기둘러지리
수염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다

늑대의 까실한 혀가 옹달샘 주변을 서성이며 이리 시(詩)를 읊을 때에. 난 어디서 들린 듯, 아니 들리는 듯 들리는데. 맑은 샘물이 솟아오르듯 근즐근즐거린다.
황제의 혀가 고이 감춰든 감씨를 향해 덤벼드는데,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있었다. 아아∼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 골짜기에서 퍼질러 잠을 마악 자고 있었다. 아아∼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에서 술래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아아∼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다시, 그 주변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아아악∼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다시, 그 주변 골짜기에서 퍼질러 잠을 마악 자고. 아아악∼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다시, 그 주변에서 술래를 빙글빙글 돌고.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아아악∼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또 다시, 그 주변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아그그∼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또 다시, 그 주변 골짜기에서 퍼질러 잠을 마악 자고. 아그그∼
- 흐미이.
황제의 혀가 또 다시, 그 주변에서 술래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아그그∼

- 흐미이.
황제의 혀가 연방, 그 주변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아윽.
- 흐미이.
황제의 혀가 연방, 그 주변 골짜기에서 퍼질러 잠을 마악 자고. 아윽.
- 흐미이.
황제의 혀가 연방, 그 주변에서 술래를 빙글빙글 돌고.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아윽.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을 사정없이 발길질하고,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 골짜기에서 퍼질러 마악 잠을 자고,
- 흐미이.
황제의 혀가 그 주변에서 술래를 빙글빙글 돌며.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함에 따라 난 울어댔다. 이 지구 없어져라. 이 사악한 지구. 거너무 사기꾼, 도둑놈들 다 없어져라. 막 울어대었다.
흐잉, 으으응.
흐잉. 으으으응.

<계속>

미망인의 편지(49)// 황제의 터럭
(지난 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만 깊은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무료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그런 황제의 무우 대가리가. 아니, 얼큰한 파와 얼버무려 간이 잔뜩 배인 매운고추 뒤범벅된 알타리 무우가. 멈칫멈칫한 몸짓으로 물 글씨를 요리 써대고 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황제의 신음소리도 내 울음도. 내 배 위에서 두 손 마주잡아 낄낄대며 해후했고. 나 역시 그 신음소리에 진부령 황태 마냥 뼈 마디마디에 황홀감이 스며들어. 아아, 그것은 차라리 이 세상의 온갖 사악한 기운이 스며드는 것이어라.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오며 남김없이 담아온.
세상의 온갖 찌꺼기어라. 그 추악한 찌꺼기가 해동하며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어라.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북설악 대자연 속 북풍 잔설에도 아랑곳 않고 얼었다 녹았다 건조되는. 그래서 육질이 단단해져 구수한 말국이 더욱 시원한 황태. 강원도 깊은 두메산골에서 무려 4개월을 얼었다 녹았다 무한 건조되는 그런 황태처럼 나도 황제도. 세상 체면 다 버리고 무한 건조되는데… 소리도 쉬지 않고 잔잔한 템포로 목욕하고 있었다. 소리도 때론 인간 따라 목욕할 때가 있는 법이다.

황제의 거시기가 내 배 위에서 세상 만난 듯 춤을 추는데. 암울하기 만한 독재 군사정권. 4.19 묘지와 망월동 묘지의 애국 민초와 더불어 차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성은 물론이요, 이름조차도 아련히 기억 나지 않는 그 출신들, 누구…, 누구, 누구. 모두 끝나. 우리 모두 살풀이로 신명나듯 그런 춤을 추는데. 그런 황제의 무우 대가리가. 아니, 얼큰한 파와 얼버무려 간이 잔뜩 배인 매운고추 뒤범벅된 알타리 무우가. 멈칫멈칫한 몸짓으로 물 글씨를 요리 써대고 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오냐 오냐. 그 말 진심이지? 절대 절대, 변치 않는 거지?
……
이것은 글씨라기보다,
어쩜.
이 세상의,
남성. 당신들의 사악한 사술(詐術) 덩어리가 기침하는 것이어라.

내 옹달샘은 저 멀리 전설 속 고향에서 찾아온 한 마리 야생 짐승 땜에 쉼 없이 넋을 잃고 있었고. 그 황제 땜에 침몰해 가고 있었다. 까무러질 것만 같은 황홀함으로. 어느 날 압구정동 까페에서 우연히 만나 내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어주던. 그날 따라 청바지를 입어 그런지 날렵하게 보이고 가슴은 근육 덩어리인지라 내 음기를 더욱 충천하게 만들어준, 그 남자.
멋진 석우를 생각하며 차라리 눈을 감아 버렸다. 흐응흐응. 엉엉.

"니, 내꺼 빨아라."
황제가 되어버린 늑대가. 낯선 황제가 낮은 소리로 단호하게 명령했다.
?
"…"
"맞아야 알것냐?"
?
"…"

"야! 빨아라."
우웅∼
"…"
"이기 정말?"
우웅∼
"…"
황제가 제 손으로 버섯 대가릴 강제로 입에 물려준다. 난 두 이빨로 뎅깡 물어주었다. 이거 아예 발라버려? 문득, 이 버섯에서 마른 오징어 냄새가 어렴풋이 밀려드는가 싶다. 이것 땜에 많은 사람 치를 떨었지. 많은 가족들 눈물 뿌렸지. 많은 인간들 재산 날렸지.

"아,아,아,아,"
황제가 목에 풀을 먹이며 탄성을 울린다.
다시 살짝 물어주니,
"아,아,아,아,"
황제가 내 등을 송두리째 끌어안은 채 지랄 떤다.

암말 않고. 혀로 다시 살짝 건드려주니.
"우와. 이거 얼마짜리야? 얼마 주면 되는 거야?"
황제가 치사하게 돈을 들먹인다.
암말 않고. 혀로 날름 더 쓰다듬으니.
"으으. 으응."
암말 않고. 혀로 사정없이 팍팍 밟아주니.
"우웅∼."

황제가 두 눈을 부릅떴다. 그 모습이 마치,
모든… 부귀 싫다.
모든… 명예 싫다.
세상 체면… 다 싫다.
그런 표정이다.
오냐 오냐. 진짜지? 절대 절대 변치 않는 거지?
암말 않고. 혀로 더 꼭꼭 신경써 핥아주니.
"흐미이, 흐미이, 나 주거."

요참엔 암말 않고. 입으로 배암을 아예 퐁당 담궈 버리니.
"워메 워메. 엄니 나 죽소."
늑대가 내 젖꼭질 만지려 덤벼든다. 부풀어 독이 오른 내 젖꼭지가 탱탱히 굳어 꼭지는 금방 떨어져 내릴 것만 같다.
한 마리 늑대가. 낯선 한 마리 이 짐승이. 내게 황제가 되어 내 젖꼭질 이불 위의 목화송일 뜯어내듯 짐승의 손으로 자꾸 뜯어낸다.
"아. 아!"
난 거푸 소릴 지르며 결사적으로 황제에게 덤벼들었다.

입으로 다시 배암을 입에 담그고 빨아 마시니.
"엄니이. 엄니이. 시방 나 죽소."
그런 황제가 다시 내 유두를 엄지와 검지로 살랑살랑 비벼대기 시작한다.
"어머머. 나 몰라몰라몰라."
난 배암을 뱉아버렸다.

저 멀리 뱉고,
고인 침도 뱉았다.
세상의 찌꺼기인양.
이 세상 정치인들의… 갖은 말 장난인양.
퉤, 퉤, 퉤, 퉤.
모피코트 없어져라.
퉤, 퉤, 퉤, 퉤.
모피팬티 없어져라.
퉤, 퉤, 퉤, 퉤.

그런… 코트 벗어라.
퉤, 퉤, 퉤, 퉤.
그런… 팬티 벗어 던져라.
퉤, 퉤, 퉤, 퉤.
그걸로 살아 보잔 놈들… 모다 없어져라.
퉤, 퉤, 퉤, 퉤.
뒷짐지고 구경하는, 그런 놈들….
퉤, 퉤, 퉤, 퉤.
모다, 모다… 없어져라.
퉤, 퉤, 퉤, 퉤.

황제의 까칠한 터럭 한 올이 내 입안에서 자랑스레 뒷짐지고 돌아다녔다. 무슨 빽이 있을까?
어데로 숨어버렸나. 캬캬캭.
방황하던 터럭 하나가 외로이 내 입천장에 붙더니 목구멍에 넘겨질 듯 움직였다가. 그 언저리에서 다른 언저리로 팔짝팔짝 앙감질하고 휘돌아 다녔다.
잘 논다.
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어넣어 혀에 달라붙은 터럭을 끄집어내 공중에 대고. 꼬불꼬불 이걸 확인하는데,
"야, 너 머하는 거냐?"

<계속>

미망인의 편지(50)// 아방궁 부뚜막에서
(지난 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야만 깊은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무료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거너무 똥그랑땡이라도 팔아 살아 볼 수만 있다면… 아아! 5·8·8이 어떻고, 미아리면 어떻고. 서울역이면 어떻고, 용산역, 영등포역이면 어떻고. 깔치면 어떻고, 똥치면 어떻고. 거보다 호사스런 룸 싸롱이며 어떻고, 단란주점이면 어떻고, 또 촌구석 티켓다방이면 어떻고, 이발소면, 안마시술소면…, 돈만 줌사 화장실이건, 찻속이건…)

황제가 히∼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걸 덥석 잡아선 너른 손으로 튕겨 버린다. 황제의 찬란한 터럭. 축복 속에서 영화를 누린 검정 터럭은 호강 속에서 핏줄기를 마시며 고불고불 윤기를 머금다가 갑자기 초라해져버린 터럭은. 고향을 잃고 빠이빠이 하는데.
어쩜 이렇게도 너와 나.
우리들의 몸짓과 똑 같단 말인가?

어느 날 한낮의 버스 창가에 비친 햇볕을 등지고 고향을 떠나오며 고향 들녘을 향해 잘 있거라, 잘 있거라 손을 내 젖던 우리들과 넘 똑 같고,
어쩌면 그. 소박한 민초(民草)들을 상대로 모진 고문과 데모를 막아대며 군림하다 결국은. 가시나들 치마 밑에 숨은 똥그랑땡이 좋아, 거너무 똥그랑땡이 너무 좋아. 씨빠∼스 리갈을 자시다 총에 맞아 빠이빠이해 버린. 지금은 아스라이 저 멀리, 멀리멀리 사라져…. 이름도 별로 생각나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떤 초라한 누구…와 그 추종 무리들의 마지막 몸짓이듯.

《-"잃어버린 명예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됩니다."
해직 28년만인 오는 3월 교단에 다시 서게 된 강구인(56)씨는 교육부의 복직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72년 경북 포항 두마초등학교에 근무 중이던 강씨의 불행은 우연찮은 일에서 비롯됐다. 그 해 10월 17일, 경북 지역에서 유신헌법 지지 교원 단합대회가 열렸으나 당일 숙직이어서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화근이었다.
며칠 후 중앙정보부 직원이 학교를 찾아와 조사하고 가더니 얼마 지나 포항경찰서 형사들이 강씨를 잡아갔다.
포고령 위반.

강씨는 이후 대구 제5관구 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 다음해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으나, 파면조치를 당해 학교에 돌아갈 수 없었다.
강씨는 이때부터 책 외판원으로 전락했다.
"친구한테 아쉬운 소리하며 간신히 책을 팔고 나면, 얼마후 그 친구로부터 정보부 사람이 다녀갔다며 안 만나려고 했습니다."

부인 김순옥(51)씨는 목욕탕과 식당 주방에서 허드렛일하며 가계를 꾸려가야 했다. 이사갈 때마다 경찰이 찾아와 조사하는가 하면, 집주인에게 압력을 넣어 다른 집을 알아봐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강씨는 현 정부 들어 비로소 전과기록 말소와 함께 요시찰 인물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현재 대구의 10평짜리 아파트에서 아들, 딸 네 식구와 살고 있는 강씨는 "그동안 고생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라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0. 2. 2.]》

그뿐인가? 또 다른 사례도 둘러보자.

《- 1978년 7월 어느 날 경북 상주시 하동중학교 이한옥(당시 32) 기술농업 담당교사는 수업중 한 학생으로부터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왜 단독 출마했고 1표만 무효처리 됐습니까?"
박정희 대통령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9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며칠 후의 일이었다.
"단독출마는 야당인 신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고, 선거에서 100% 찬성이란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어서 1표가 무효 처리된 것 같다."

이 대답으로 이 교사는 22년간 봉직했던 교단을 떠나야 했다. 한 학생의 아버지의 고발로 이 교사는 닷새 뒤 상주경찰서로 연행됐고, 서슬 퍼런 긴급조치 9호 위반죄로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1년6월 및 자격정지 2년, 2심에서 징역 2년6월 및 자격정지 2년6월을 선고받은 뒤 복역하다 79년 7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경북도 교위에서 파면조치된 이씨는 80년 사면복권됐으나, 신군부의 등장으로 교단복귀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이씨는 이후 농사, 개인사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당시 발언을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그러나 언젠가 교단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컴퓨터를 배우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22년이 지난 올 3월 교단에 다시 서게된 이씨는 "긴 세월이 지나 교육과정도 엄청나게 바뀌었을 것"이라며 "밤을 새워 공부해서라도 제자들을 잘 가르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조선일보 2000. 2. 2.]》

한 인생과 그 추종 무리들의 횡포 때문에 다른 한 인생이 사랑하는 자기 가족들과 더불어 평생을 가슴 조이며.
죽여야 했던…, 또 죽어 주어야 했던.
망가뜨리며…, 망가뜨려 주며.
살아야 하며…, 살아 주어야 하며.
특정지역은 안 된다며…, 아니라며.
선거 때면 말들도 붙이며…, 붙이지 않으며.
무대 위에서 갑자기 주연이 되었다가…, 자고 일어난 어느 날은 관객이 되어버린,
그 인생 저편에서 소외된 우리, 소박한 민초(民草)들!
너와 나.

미애가. 청바지를 사준 내 친구 그 미애가, 어느 날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눈물 흘리며 이리 말했지.
누룽지라도 좋아, 라면이라도 좋아.
나는 그래도 괜찮아. 허기진 배, 어린 동생이라도 달래 주고 싶어.
차라리 거너무 똥그랑땡이라도 팔아 우리가 살아 볼 수만 있다면… 아아! 5·8·8이 어떻고, 미아리면 어떻고. 서울역이면 어떻고, 용산역, 영등포역이면 어떻고. 깔치면 어떻고, 똥치면 어떻고. 거보다 호사스런 룸 싸롱이며 어떻고, 단란주점이면 어떻고, 또 촌구석 티켓다방이면 어떻고, 이발소면, 안마시술소면…, 돈만 줌사 화장실이건, 찻속이건….

니네들이… 굶어나 봤느냐?
니네들이… 배라도 고파 봤느냐?
니네들… 창자에서 끄르륵 소리라도 나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라면일망정 날마다 퍼먹는 행운이라도 있었더냐?

아아… 하루 3개씩만이라도 라면을 먹어 봤음….
아아… 일주일 내내 김치도 없이 라면만 먹으니….
아아… 일주일 내내 물 끓일 기름도 없어, 쌩라면만 오물오물 쪼개 먹으니….
아아… 라면이 싫어, 라면이 싫어.
아아… 라면 냄새도 싫어, 라면냄새도 싫어.

아아… 이젠 라면 봉지라면 보기도 싫어, 보기도 싫어.
아아… 이젠 봉지만 봐도 라면이 넘어와, 라면이 넘어와.
아아… 제발 쌀밥이라도 먹어 봤음. 하얀 쌀밥이라도 배 터지게 먹어 봤음.
아아… 그러다 죽어도 좋아, 나 죽어도 좋아.

니네들… 호사스런 수사와 말장난이 다 무어냐?
니네들… 거너무 똥그랑땡이 다 무어냐?
니네들… 백여우같이 물들인 머리카락이 다 무어냐?
니네들… 갈퀴 같은 길쭉한 긴 손톱이 다 무어냐?
니네들… 떵그런 쌍꺼풀이 무어고, 거너무 이쁜이 수술이 다 무어냐?

4.19탑을 외면한 채. 그 숱한 날을 두고 이 강산에 한숨과 눈물. 그 질곡과 고통을 외면한 채 축복 받는 찬란한 아방궁에서 향락을 구가하다 사라져간 황제와, 그 추종 무리들. 이 기름져 윤이 난 터럭과 넘 똑 같지 않으랴. 잘 가라, 터럭. 네 인생이여!



추천94 비추천 41
관련글
  • 어느 여성의 편지
  • 어느 근친강간 피해여성의 편지(펌)
  • 야썰 삿포로에서 온 편지
  • 소라님께 드리는 감사의 편지 - 단편
  • 섹스에 목말라 하는 어느 여인의 편지
  • 좋은 경험이었어요(암코가 경방가족에게 드리는 편지 글) - 일부 수정 -
  • [지너스]고맙다 음악편지.
  • 첫사랑한테 보낼..편지... 선배님께서.편지 함 써보라고 하셔서~ 올립니다..
  • 그녀의 편지
  • 가을의 편지
  • 실시간 핫 잇슈
  • 굶주린 그녀 - 단편
  • 고모와의 아름다운 기억 5 (퍼온야설)
  • 모녀 강간 - 단편
  • 단둘이 외숙모와
  • 아줌마사장 수발든썰 - 하편
  • 그녀들의 섹슈얼 판타지
  • 엄마와 커텐 2
  • 아버지와 나 1
  • 명기인 그 여고생과의 황홀한 ... - 하편
  • 그녀는 명기였다.. - 단편
  • Copyright © www.hambor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