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왕경 第十四章 秘笈이 부른 悲劇 (원본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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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십사장(第十四章) 비급(秘笈)이 부른 悲劇
절벽 위에 나타난 마운룡,
그의 눈꼬리가 일순 파르르 떨렸다.
(한발 늦었군!)
전라의 몸으로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누워있는 옥비연,
그녀를 보는 순간 장내의 전후사정을 단번에 파악한 것이었다.
그 순간,
무서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죽........... 인다!”
그는 이를 부드득 갈며 노갈을 내질렀다.
동시에,
스학!
노갈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운룡의 신형이 유령처럼 적양수의 면전으로 짓쳐들었다.
순간,
“헉!”
적양수는 당황하며 질겁했다.
콰—————— 릉!
그 자는 창졸지간 적양신공(赤陽神功)을 앞으로 내치며 벼락같이 뒤로 신형을 날렸다.
쾅!
그 자의 적양장력은 마운룡의 어깨에 그대로 직격되었다.
하나,
마운룡은 어깨를 한 차례 흔들했을 뿐 신형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무서운 기세로 적양수를 향해 육박하며 오른손을 뻗어냈다.
다음 순간,
쾅!
“케—————— 엑!”
적양수는 가슴이 뽀개지는 듯한 고통에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튕겨나갔다.
그 자의 가슴은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무참하게 으스러졌다.
하나,
파앗!
화라락!
적양수는 가슴을 온통 선혈로 물들인 채 허공에서 사력을 다해 신형을 뒤집어 계곡 너머로 날아갔다.
순간,
“서......... 랏!”
마운룡은 사납게 폭갈하며 그 자를 뒤따르려 했다.
그러다,
“....................!”
부르르................
돌연 그는 신형을 세차게 떨며 아래로 뚝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아!
그의 어깨 부분,
그곳의 의복이 시커멓게 타들어가 있었다.
바로 적양장력에 격중당한 흔적이었다.
(무섭군!)
마운룡은 상체의 반쪽이 마비되는 듯한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신음을 발했다.
적양신공(赤陽神功)——————!
그것은 일단 격중되면 심맥을 타들어가게 만드는 무서운 극양지기를 지녔다.
비록 십왕경(十王經) 중 거화마결(巨火魔訣)만은 못해도 천하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양강기공이었다.
다만,
적양수는 동정의 몸이 아닌지라 그 화후가 팔성에 머물러 있는 상태일 뿐이었다.
만일 그 자가 적양신공을 십이성 익힌 상태였다면 마운룡도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윽고,
“...............!”
마운룡은 잠시 눈을 감고 거화마결(巨火魔訣)을 운용하여 몸속에 파고든 적양강살을 흡수했다.
그러자,
곧 통증이 가시고 어깨 부위의 화기가 사라졌다.
마운룡은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
그의 안색이 벌겋게 물들었다.
옥비연,
그녀가 벌거벗은 몸으로 바로 눈앞에 누워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혈도가 짚힌 채 멍하게 초점없는 눈으로 누워있었다.
그 때문에,
마운룡은 본의 아니게 옥비연의 벌린 다리 사이의 옹달샘을 속속들이 보고야 말았다.
(휴..........!)
마운룡은 한숨을 내쉬며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와 함께,
팟!
그는 가볍게 지풍을 날려 옥비연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
옥비연의 교구가 한차례 움찔했다.
혈도가 풀린 그녀는 다시 내공을 회복한 것이었다.
마운룡은 그녀가 나신을 가리도록 몸을 돌렸다.
그런 그의 귀전에 옥비연이 힘없이 일어나 앉는 소리가 들렸다.
한데,
잠시 더 기다려도 옷입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혹시)
마운룡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눈에 막 스스로의 정수리를 내려치려는 옥비연의 모습이 들어왔다.
마운룡은 대경했다.
“무슨 짓이오?”
피—————— 잉!
그는 다급한 외침과 함께 한줄기 지력을 번개같이 튕겨냈다.
다음 순간,
“흑!”
옥비연은 명문혈이 찍혀 오른손을 축 늘어뜨렸다.
마운룡은 뒤이어 재차 지력을 날려 옥비연의 기해혈도 찍어버렸다.
행여 그녀가 심맥을 끊어 자결할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이오? 부인!”
그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흐윽.............. 천녀를 죽도로 해주세요!”
옥비연은 처연한 음성으로 오열하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저는............ 더 이상 세상 사람들을 볼 낮이 없는 계집이에요!”
그녀의 비통한 울부짖음에 마운룡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난감하군.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그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처한 기분이었다.
언제까지 옥비연의 혈도를 짚어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풀어주자니 자결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
잠시 고심을 금치 못하던 마운룡,
(그렇지!)
문득 그의 두 눈이 번뜩 빛났다.
이어,
“부인, 여길 보시오!”
마운룡은 자신의 앞가슴 섶을 헤쳐보이며 말했다.
마운룡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든 옥비연,
“.........!”
일순 옥비연의 두 눈이 한껏 치떠졌다.
마운룡의 앞가슴 옷자락 속,
한 명의 어린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지 않은가?
그 아이는 바로 옥비연 자신의 아들 황보강(皇甫江)이었다.
고목의 움푹 썩어들어간 내부에 숨겨두고 온,
한데,
그 아들을 지금 마운룡이 품 속에 품고 있지 않은가?
순간,
“강.......... 강아!”
옥비연은 처연한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그렇소 바로 부인의 아드님이오!”
마운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잠든 아린아이를 옥비연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엄숙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더 이상 부인의 자결을 방해하지 않겠소. 그럴 자격도 능력도 저게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부인이 죽고나면 그 아이는 누가 카우지요?”
말과 함께,
파앗!
마운룡은 다시 지력을 날려 옥비연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부르르............
다시 또 옥비연의 교구에 한가닥 세찬 경련이 일었다.
눈물 젖은 그녀의 두 눈은 처연한 모정(母情)과 갈등의 빛이 교차되었다.
그러다,
“흐윽, 강아!”
그녀는 와락 황보강을 끌어안고 오열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운룡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그는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애는 그 무엇보다도 강하다. 이분은 결국 죽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어린 아들 때문에!)
그런 그는 잠시 망설임의 표정을 지었다.
하나 그는 곧 쓴웃음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전주(殿主!)
그는 한숨을 내쉬며 품 속에서 독신편(毒神篇)을 꺼내들었다.
(십왕경을 회수하라는 전주의 분부를 지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독신편을 내려다보며 십왕전주(十王殿主)인 북리단(北里丹)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등에 짊어진 책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열었다.
그 안,
마운룡이 십왕전을 떠날 때 갖고나온 여러 가지의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마운룡은 그 중 하나의 옥병을 꺼내들었다.
옥병에는 십여 알의 환약이 들어있었다.
<천독신단(千毒神丹)>.
옥병에는 그같은 글이 음각되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모산독조가 남긴 희세영약이었다.
천가지의 극독을 배합하여 만든 독단(毒丹),
하나,
정확히는 독단(毒丹)이 아니었다.
각자지 독이 서로의 독기를 상쇄시켜 희세의 영약으로 바뀐 것이었다.
보통사람이 천독신단(千毒神丹)을 먹으면 백독(百毒)이 불침(不侵)하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무림인이 복용하면 삼십 년 수위의 내공과 더불어 강철같은 근골을 지니게 된다.
마운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중얼거렸다.
(그래, 모산독조의 진전이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그는 미소지으며 이윽고 천독신단과 독신편을 옥비연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부인 것이니 돌려드리겠습니다!”
순간,
“............!”
마운룡이 독신편과 천독신단을 내밀자 이들을 안고 오열하던 옥비연은 흠칫하며 오열을 멈추었다.
옥비연은 감격에 떨리는 눈으로 마운룡을 주시했다.
마운룡은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마운룡입니다. 부인께는 막내동생뻘도 안되니 그냥 운룡이라 불러주십시오.”
“운룡............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옥비연은 희열과 격동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하나,
마운룡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 말씀하시면 서운합니다.”
이어,
그는 문득 궁금한 듯 물었다.
“그보다 어찌된 일인지 사연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
마운룡의 물음에 옥비연의 커다란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참담한 지난일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운중일연(雲中一燕) 옥비연(玉飛燕)!
그녀는 본래 곤륜파(崑崙派)의 한 지파에서 무공을 연마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녀는 화산파(華山派)의 전대 장문인인 매화신모(梅花神母)의 대제자 풍운검신(風雲劍神) 황보룡(皇甫龍)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십여년 전의 일이었다.
옥비연과 결혼한 풍운검신(風雲劍神) 황보룡(皇甫龍),
그는 곧 화산파의 신임 장문인으로 취임했다.
무림생활에 실증을 느낀 매화신모(梅花神母)가 일찌감치 무림을 은퇴하기 위해 대제자인 황보룡에게 장문인 지리를 넘겨준 것이었다.
그로 인해,
옥비연은 젊은 나이에 화산파의 안주인이 되는 무상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삼 년 전,
그녀는 느지막에 황보룡과의 사랑의 결실인 황보강(皇甫江)까지 얻게 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행복했다.
실로 꿈과도 같은 나날이었다.
하나,
그 달콤한 행복이 깨진 것은 일년 전이었다.
어느날,
강호로 나갔던 황보룡은 온몸에 심한 부상을 입고 화산으로 돌아왔다.
어디서 그렇게 다쳤는지 항보룡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단 두 사람에게 전후사정을 들려주었다.
아내 옥비연과 막내 사매인 매화옥녀(梅花玉女)에게만.
바로 황보령은 십왕경중 독신편(毒神篇)을 얻느라 그렇게 다친 것이었다.
황보룡은 아내 옥비연과 사매 매화옥녀(梅花玉女)에게도 자신이 독신편을 얻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신신당부한 후 운공료상에 들어갔다.
한데,
그 다음날 천만뜻밖에도 항보룡은 연공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 아닌가?
옥비연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엄청난 충격에 넋을 잃었다.
졸지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나,
그녀는 언제까지나 비탄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연공실에 침입하여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미루어 틀림없이 흉수는 화산파 내에 있으리라고 추측한 옥비연,
그녀는 비단 자신뿐 아니라 어린 아들 황보강의 목숨까지 위태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에,
그녀는 남편이 남겨준 독신편을 지니고 몰래 화산을 떠나 이곳 태행산(太行山)으로 숨어들었다.
한데,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음산사흉 등 강호의 흉적들이 그녀의 은신처를 습격해온 것이었다.
절벽 위에 나타난 마운룡,
그의 눈꼬리가 일순 파르르 떨렸다.
(한발 늦었군!)
전라의 몸으로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누워있는 옥비연,
그녀를 보는 순간 장내의 전후사정을 단번에 파악한 것이었다.
그 순간,
무서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죽........... 인다!”
그는 이를 부드득 갈며 노갈을 내질렀다.
동시에,
스학!
노갈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운룡의 신형이 유령처럼 적양수의 면전으로 짓쳐들었다.
순간,
“헉!”
적양수는 당황하며 질겁했다.
콰—————— 릉!
그 자는 창졸지간 적양신공(赤陽神功)을 앞으로 내치며 벼락같이 뒤로 신형을 날렸다.
쾅!
그 자의 적양장력은 마운룡의 어깨에 그대로 직격되었다.
하나,
마운룡은 어깨를 한 차례 흔들했을 뿐 신형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무서운 기세로 적양수를 향해 육박하며 오른손을 뻗어냈다.
다음 순간,
쾅!
“케—————— 엑!”
적양수는 가슴이 뽀개지는 듯한 고통에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튕겨나갔다.
그 자의 가슴은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무참하게 으스러졌다.
하나,
파앗!
화라락!
적양수는 가슴을 온통 선혈로 물들인 채 허공에서 사력을 다해 신형을 뒤집어 계곡 너머로 날아갔다.
순간,
“서......... 랏!”
마운룡은 사납게 폭갈하며 그 자를 뒤따르려 했다.
그러다,
“....................!”
부르르................
돌연 그는 신형을 세차게 떨며 아래로 뚝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아!
그의 어깨 부분,
그곳의 의복이 시커멓게 타들어가 있었다.
바로 적양장력에 격중당한 흔적이었다.
(무섭군!)
마운룡은 상체의 반쪽이 마비되는 듯한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신음을 발했다.
적양신공(赤陽神功)——————!
그것은 일단 격중되면 심맥을 타들어가게 만드는 무서운 극양지기를 지녔다.
비록 십왕경(十王經) 중 거화마결(巨火魔訣)만은 못해도 천하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양강기공이었다.
다만,
적양수는 동정의 몸이 아닌지라 그 화후가 팔성에 머물러 있는 상태일 뿐이었다.
만일 그 자가 적양신공을 십이성 익힌 상태였다면 마운룡도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윽고,
“...............!”
마운룡은 잠시 눈을 감고 거화마결(巨火魔訣)을 운용하여 몸속에 파고든 적양강살을 흡수했다.
그러자,
곧 통증이 가시고 어깨 부위의 화기가 사라졌다.
마운룡은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
그의 안색이 벌겋게 물들었다.
옥비연,
그녀가 벌거벗은 몸으로 바로 눈앞에 누워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혈도가 짚힌 채 멍하게 초점없는 눈으로 누워있었다.
그 때문에,
마운룡은 본의 아니게 옥비연의 벌린 다리 사이의 옹달샘을 속속들이 보고야 말았다.
(휴..........!)
마운룡은 한숨을 내쉬며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와 함께,
팟!
그는 가볍게 지풍을 날려 옥비연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
옥비연의 교구가 한차례 움찔했다.
혈도가 풀린 그녀는 다시 내공을 회복한 것이었다.
마운룡은 그녀가 나신을 가리도록 몸을 돌렸다.
그런 그의 귀전에 옥비연이 힘없이 일어나 앉는 소리가 들렸다.
한데,
잠시 더 기다려도 옷입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혹시)
마운룡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눈에 막 스스로의 정수리를 내려치려는 옥비연의 모습이 들어왔다.
마운룡은 대경했다.
“무슨 짓이오?”
피—————— 잉!
그는 다급한 외침과 함께 한줄기 지력을 번개같이 튕겨냈다.
다음 순간,
“흑!”
옥비연은 명문혈이 찍혀 오른손을 축 늘어뜨렸다.
마운룡은 뒤이어 재차 지력을 날려 옥비연의 기해혈도 찍어버렸다.
행여 그녀가 심맥을 끊어 자결할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이오? 부인!”
그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흐윽.............. 천녀를 죽도로 해주세요!”
옥비연은 처연한 음성으로 오열하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저는............ 더 이상 세상 사람들을 볼 낮이 없는 계집이에요!”
그녀의 비통한 울부짖음에 마운룡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난감하군.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그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처한 기분이었다.
언제까지 옥비연의 혈도를 짚어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풀어주자니 자결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
잠시 고심을 금치 못하던 마운룡,
(그렇지!)
문득 그의 두 눈이 번뜩 빛났다.
이어,
“부인, 여길 보시오!”
마운룡은 자신의 앞가슴 섶을 헤쳐보이며 말했다.
마운룡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든 옥비연,
“.........!”
일순 옥비연의 두 눈이 한껏 치떠졌다.
마운룡의 앞가슴 옷자락 속,
한 명의 어린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지 않은가?
그 아이는 바로 옥비연 자신의 아들 황보강(皇甫江)이었다.
고목의 움푹 썩어들어간 내부에 숨겨두고 온,
한데,
그 아들을 지금 마운룡이 품 속에 품고 있지 않은가?
순간,
“강.......... 강아!”
옥비연은 처연한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그렇소 바로 부인의 아드님이오!”
마운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잠든 아린아이를 옥비연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엄숙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더 이상 부인의 자결을 방해하지 않겠소. 그럴 자격도 능력도 저게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부인이 죽고나면 그 아이는 누가 카우지요?”
말과 함께,
파앗!
마운룡은 다시 지력을 날려 옥비연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부르르............
다시 또 옥비연의 교구에 한가닥 세찬 경련이 일었다.
눈물 젖은 그녀의 두 눈은 처연한 모정(母情)과 갈등의 빛이 교차되었다.
그러다,
“흐윽, 강아!”
그녀는 와락 황보강을 끌어안고 오열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운룡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그는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애는 그 무엇보다도 강하다. 이분은 결국 죽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어린 아들 때문에!)
그런 그는 잠시 망설임의 표정을 지었다.
하나 그는 곧 쓴웃음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전주(殿主!)
그는 한숨을 내쉬며 품 속에서 독신편(毒神篇)을 꺼내들었다.
(십왕경을 회수하라는 전주의 분부를 지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독신편을 내려다보며 십왕전주(十王殿主)인 북리단(北里丹)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등에 짊어진 책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열었다.
그 안,
마운룡이 십왕전을 떠날 때 갖고나온 여러 가지의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마운룡은 그 중 하나의 옥병을 꺼내들었다.
옥병에는 십여 알의 환약이 들어있었다.
<천독신단(千毒神丹)>.
옥병에는 그같은 글이 음각되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모산독조가 남긴 희세영약이었다.
천가지의 극독을 배합하여 만든 독단(毒丹),
하나,
정확히는 독단(毒丹)이 아니었다.
각자지 독이 서로의 독기를 상쇄시켜 희세의 영약으로 바뀐 것이었다.
보통사람이 천독신단(千毒神丹)을 먹으면 백독(百毒)이 불침(不侵)하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무림인이 복용하면 삼십 년 수위의 내공과 더불어 강철같은 근골을 지니게 된다.
마운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중얼거렸다.
(그래, 모산독조의 진전이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그는 미소지으며 이윽고 천독신단과 독신편을 옥비연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부인 것이니 돌려드리겠습니다!”
순간,
“............!”
마운룡이 독신편과 천독신단을 내밀자 이들을 안고 오열하던 옥비연은 흠칫하며 오열을 멈추었다.
옥비연은 감격에 떨리는 눈으로 마운룡을 주시했다.
마운룡은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마운룡입니다. 부인께는 막내동생뻘도 안되니 그냥 운룡이라 불러주십시오.”
“운룡............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옥비연은 희열과 격동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하나,
마운룡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 말씀하시면 서운합니다.”
이어,
그는 문득 궁금한 듯 물었다.
“그보다 어찌된 일인지 사연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
마운룡의 물음에 옥비연의 커다란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참담한 지난일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운중일연(雲中一燕) 옥비연(玉飛燕)!
그녀는 본래 곤륜파(崑崙派)의 한 지파에서 무공을 연마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녀는 화산파(華山派)의 전대 장문인인 매화신모(梅花神母)의 대제자 풍운검신(風雲劍神) 황보룡(皇甫龍)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십여년 전의 일이었다.
옥비연과 결혼한 풍운검신(風雲劍神) 황보룡(皇甫龍),
그는 곧 화산파의 신임 장문인으로 취임했다.
무림생활에 실증을 느낀 매화신모(梅花神母)가 일찌감치 무림을 은퇴하기 위해 대제자인 황보룡에게 장문인 지리를 넘겨준 것이었다.
그로 인해,
옥비연은 젊은 나이에 화산파의 안주인이 되는 무상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삼 년 전,
그녀는 느지막에 황보룡과의 사랑의 결실인 황보강(皇甫江)까지 얻게 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행복했다.
실로 꿈과도 같은 나날이었다.
하나,
그 달콤한 행복이 깨진 것은 일년 전이었다.
어느날,
강호로 나갔던 황보룡은 온몸에 심한 부상을 입고 화산으로 돌아왔다.
어디서 그렇게 다쳤는지 항보룡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단 두 사람에게 전후사정을 들려주었다.
아내 옥비연과 막내 사매인 매화옥녀(梅花玉女)에게만.
바로 황보령은 십왕경중 독신편(毒神篇)을 얻느라 그렇게 다친 것이었다.
황보룡은 아내 옥비연과 사매 매화옥녀(梅花玉女)에게도 자신이 독신편을 얻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신신당부한 후 운공료상에 들어갔다.
한데,
그 다음날 천만뜻밖에도 항보룡은 연공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 아닌가?
옥비연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엄청난 충격에 넋을 잃었다.
졸지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나,
그녀는 언제까지나 비탄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연공실에 침입하여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미루어 틀림없이 흉수는 화산파 내에 있으리라고 추측한 옥비연,
그녀는 비단 자신뿐 아니라 어린 아들 황보강의 목숨까지 위태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에,
그녀는 남편이 남겨준 독신편을 지니고 몰래 화산을 떠나 이곳 태행산(太行山)으로 숨어들었다.
한데,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음산사흉 등 강호의 흉적들이 그녀의 은신처를 습격해온 것이었다.
추천93 비추천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