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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아하루전(펀글)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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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27 회 작성일 24-02-18 10: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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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4화 저택에서의 하룻밤(6)
"흠.. 정말 놀랍군요"
아하루의 말에 하렌은 미안한 듯 다시금 머리를 조아렸다.
"정말 미안하네"
하렌의 그런 속셈에 어느정도 분노가 치밀었지만 거듭되는 하렌의 사과에 어느정도 화가 풀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이 끝나면 어쩌길 작정이었습니까?"
카미야의 말에 하렌은 씁쓸히 웃었다.
"일이 끝난후엔 내가 직접 공작에게 진언해 그의 가문의 작위를 올려줄 생각이었네, 그리고 그것으로 무마할려는 심정이었지"
"쳇 그런 작위는 별로 탐나지 않는군요"
아하루의 말에 하렌은 의아한 듯 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 정도의 젊은이는 그런 작위는 별로 탐을 내지 않을걸세,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않그렇거든? 그들은 대게 그런 직위를 준다면 물불을 안가리고 달려든다네."
아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학교에 잇으면서 작위에 목숨거는 학우를 여럿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쩌실 작정입니까?"
하렌은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다. 고개를 들었다.
"아하루 남작은 자제는 아직 총각인가?"
그 말에 아하루와 카미야는 서로를 쳐다보곤 쑥스럽게 웃었다. 카미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의 승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아하루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른 것이었다.
"글세요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당분간 하고 싶은 생각은 없군요"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렌의 얼굴역시 어두워졌다.
"왜? 혹 딸이 걸렸던 병때문인가?"
아하루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인지 하렌의 얼굴도 약간은 펴졌다.
"그러면?"
"단지 전 아직 17세에 불과 합니다. 아직 결혼은 생각도 안해 봤거든요. 그리고 부모님의 허락도 받아야 하고요"
하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도 하겠군"
하지만 하렌의 얼굴은 완전히 납득한 것 같지 않았다.
아하루는 그런 하렌의 태도에 말을 덧 붙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문이 열리며 집사인 하들이 들어왓다. 하들의 얼굴은 온통 기쁨에 찬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주인님 아가씨께서 깨어나셨습니다."
그말에 하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낫다.
"정말인가?"
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깨어나셔서 간단히 미음을 먹였습니다. 그리고 주인님과 다른 분들을 찾고 계십니다."
셋은 서로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하들이 인도하는대로 그 뒤를 따랐다.
르네가 새로이 있는 방은 전에 있던 방에 비할바는 안돼었지만 그런데로 수수하고 정결한 방이었다. 원래 빈방이었던지 여기저기 급조해 물건을 갖다논 티가 났다.
하렌과 아하루, 그리고 카미야가 방으로 들어서자 한 여인이 잠옷을 입고는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뭐랄까 주위의 분위기와 자연스레 어울리는 청조한 분위기와 더불어 순박함, 그리고 왠지 바현살적인 아름다움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은연중에 풍기는 성스러움마져 느껴졌다. 아하루는 눈을 비볐다. 도저히 믿어지지않는 표정이었다.
"이런.. 누워있지 않고"
하렌이 앉아있는 르네를 보고는 나무라는 듯이 말했다.
"아빠, 걱정많이 했죠?"
르네는 살포시 웃으며 그런 하렌에게 손을 벌리며 말했다. 순간 하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르네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래 그래,"
하렌은 목이 메는 듯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그리곤 둘이서 한참을 더 쓰다듬고는 르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아하루와 카미야가 다정스런 부녀의 모습을 보면서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실책을 깨닳은 하렌은 어색하게 웃으며 둘을 소개 하려했다.
"이분들은..."
"알아요 아하루님과 카미야님이시죠?"
"아니 그걸 어떻게?"
"훗"
르네는 놀라하는 일행들을 보고는 잠시 아름다운 미소를 짓더니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렌이 그런 르네를 말리려 했지만 르네의 태도는 단호했기에 차마 말릴수가 없었다. 다만 르네가 비틀댈 때마다 셋은 움찔 움찔 했을 뿐이다.
르네는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아하루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곤 털석 주저 앉았다.
"르네야"
"르네양"
아하루와 하렌은 털석 주저앉은 르네가 크게 덧난줄 알고 황급히 불렀다.
르네는 주저 앉은 상태에서 아하루를 향해 몸을 넙죽 엎드렸다. 이런 의외의 행동에 하렌과 아하루는 물론 아하루 뒤에 있던 카미야 마저 놀라고 말았다.
르네의 행동은 노예가 주인에게 대하듯 하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일반 평민들도 이런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다만 왕족이나 공작가가 지나칠 때 이런 행동을 할까? 그것도 공식적인 행동일 때만이다. 어쩌면 노예들도 자신의 주인에게 저런 행동을 쉽게 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미천한 종 르네가 주인님께 처음 인사올립니다."
르네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자 아하루의 얼굴은 당혹감에 물들었다. 그리고 하렌의 얼굴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동안 20여년간 고이 키운 딸이 저런 행동을 하다니 그것도 자신의 눈 앞에서 말이다.
"어떻게... 저런.... 의.. 의사.. 의사를 불러라 당장"
하렌은 르네의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곤 밖으로 의사를 부르라고 소리쳤다.
"르네양 일어나세요"
자신앞에 넙죽 엎드린 그것도 언뜻 언뜻 알몸이 비쳐지는 듯한 헐렁한 옷을 입은 르네가 그런 자세로 있으니 더욱 어색해진 아하루가 한쪽 무릎을 꿇고 르네를 일으키려했다.
"전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르네는 아하루의 손을 거부하고 그런 자세로 있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하렌이 다가왔다.
"르네야 도대체 왜이러니?"
그제서야 르네는 고개를 들더니 하렌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죄송해요, 하지만 이건 어쩔수 없는 운명이랍니다."
하렌은 도무지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으로 르네의 이마에 자신의 손을 대었다.
"이럴순 없다. 약간 열이 있구나 조금 쉬면 괜찮아 질게다 얘야"
르네는 가만히 하렌의 손을 잡고 내리더니 약간 눈물을 글썽인 채로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제 정신은 온전하답니다."
"무슨 소리냐, 넌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르네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사실 그동안 제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종일 깨어 있었답니다."
"응? 무슨소리니?"
"그날 기억하세요?"
"그날?"
"네, 제가 정신을 잃은 그날"
하렌은 비로서 르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느새 의사들이 들어왔지만 하렌은 그들을 조용히 시키곤 다시 내보냈다.
르네는 조용히 자신에게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날도 르네는 신전에 갔다가 빈민가에 들렀었다. 병든 환자들을 돌보고 이것 저것 챙겨주고는 마지막으로 나병에 걸린 루이츠란 남자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때 지나가던 마차가 저만치 가더니 세워졌다. 그리곤 그 안에서 네명의 사내가 나왔다. 그 뒤로 마차 주위에 있던 네명의 사내가 같이 따라왔다.
"이봐 계집 잠깐 멈춰봐"
그중 한 사내가 르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르네는 갑작스런 부름에 걸음을 멈춰 그들을 바라봤다. 순간 그들이 좋지않은 마음을 품고 오고 있는거란 생각에 황급히 달아나려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날렵하게 그녀의 길목을 차단했다.
"왜이러세요 비키세요"
르네는 강하게 말하며 그들을 밀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내의 손바닥이었다.
"뭐라고 이런 미친 계집이 있나? 어르신이 부르시면 공손하게 대답해야지?"
사내는 손으로 르네의 뺨을 강하게 한 대 쳤다. 르네는 강한 사내의 일격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어이 이봐 얼굴은 가급적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뒤에서 다른 사내가 말하자 르네를 쳣던 사내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곤 사죄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이 계집이 너무 건방지게 나오는 바람에"
"미천한 것들이 예의가 뭔지 어찌 알겠나? 다 우리가 이해해 주어야지? 안그런가?"
그러자 그 사내의 주위에 있던 다른 사내들이 맞장구를 쳤다.
"그럼 그럼 거기다 우리 넷의 성은은 한번에 받아들이는 영광을 안게 돼었으니 저계집은 정말 복 받은 걸꺼야"
"낄낄, 평소에 신전을 자주 다녔나보지? 그런 복이 저런 미천한 계집에게 떨어지는걸 보니?"
"자자 시간 없어 빨리 헤치우고 가자구"
비로서 사내들이 자신을 어떻게 하려는지 알게된 르네는 공포감에 젖었다.
그리곤 격렬하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이거 놔요 우리 아빠가 알면 당신들을 그냥 놔둘줄 아세요?"
그러자 한사내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는 음침한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미친년 네놈 아빠가 왕족이라도 된다더냐?"
그들은 먼 친척 뻘 되는 코즈히의 권세를 믿었기에 이곳에서 자신을 제지할 자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평민들의 경우 아니 왠만한 지체 낮은 귀족들의 경우 감히 입도 뻥긋 못하고 그들에게 농락당해 왓던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배경을 탐내고 그들에게 접근하는 여자들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우리 아빠는 하렌이예요"
그들은 껄껄대며 웃었다.
"이거 미친년? 아냐? 이년아 그렇다면 내가 프리드리히 대왕이시다 이년아"
프리드리히 대왕은 갈로쉬 제국을 건설한 영웅왕이었다. 너무 우명한 그의 업적이 오늘은 이런 무뢰배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들은 낄낄거리며 르네를 골목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미 르네의 옷자락은 여기저기 찢겨져서 르네의 다리며 속살들이 여기 저기 드러났다. 그리고 그 드러난 곳은 땅에 끌린 덕분인지 생체기 투성이었다.
왁자지껄한 덕분인지 몇몇 사람들이 나왔지만 건장하고 험상궂은 사내들이 노려보자 이내 황급히 사라지곤 했다.
"꺄악, 살려줘요"
몇몇 사람들이 다시 발걸음을 돌리려다 그소리를 듣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이..목소리는.."
"야 어디서 알짱거려 안꺼져?"
하지만 사람들은 사내의 으름장에 아랑곳 하지 않고 끌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리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아이구 르네 아씨 이게 어쩐 일이랍니까?"
"뭐 르네 아씨라구?"
"그래 맞아 르네 아씨네"
주민들의 웅성거림은 점차 커지고 그 웅성거림에 당황한 사내가 반항하는 르네에게 손지검을 해대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저기 도련님"
"뭐야?"
다시한번 르네의 뺨을 갈기던 사내가 고개를 돌려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사내는 그런 사내를 두려운 듯 몇 번 굽신 굽신 하면서 주민들의 웅성거림을 들려줬다.
"저놈들이 이 계집이 르네라고 하던데요?"
"뭐? 그래서?"
"사내는 별싱겁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사내의 뒤이은 말 때문이었다.
"저기 듀페리언 가문의 막내딸 이름인뎁쇼?"
"뭐야?"
사내는 놀란 듯이 일어섰다.
"정말인가?"
사내는 나직히 도련님이라 불리운 사내의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했다.
"네, 밀레츠 도련님. 하렌의 막내 딸이 이 빈민촌에 자주 다닌다는 소문은 자자 했었습니다요"
"그럼 이걸 어쩌지?"
밀레츠가 나직히 중얼거릴 때 다른 세명이 다가왓다.
"왜그래 밀레츠"
그런 그들에게 자신이 들은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러자 그 세 명도 이내 안색이 바뀌기 시작했다.
듀페리언 하렌의 가문은 제국의 4대 명장가중 하나로 다른이들은 3대 명장가로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공작가에서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가문인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발밑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기저기 찢어지고 멍들고 째져서 심하게 얻어맞은 기색이 완연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곤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일이 귀족가에 퍼지면 앞으로의 장래는 고사하고 당장 그들의 목숨도 위태해 지는 것이다.
그들은 내심 암묵적인 시선으로 끄덕이고 칼을 뽑아들었다.
그들이 칼을 뽑자 주위에서 경악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구"
"르네 아씨"
그들은 시선을 짧게 교환한 후 먼저 주위의 뭉쳐있는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곤 칼로 그들을 베어나갔다.
"으악"
"컥"
그들이 칼을 빼들고 달려들자 몇몇 사람들이 도망가려 했지만 이내 그들의 빠른발에 잡혀 칼을 맞고는 쓰러졌다. 그러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왓는지 르네가 그들중 한명에게 달려가 다리를 붙잡았다.
"무슨짓이에요"
"이거 놔"
밀레츠라 불리운 사내는 르네의 가슴팍을 발로 걷어찬 다음 다음 상대를 골라 칼로 내리쳤다.도망가던 사람들은 다 베고난 사내들은 미쳐 오금이 저려 도망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한데 뭉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무슨짓이에요? 이들을 어쩔 셈이예요?"
르네가 그들 앞에 서서 팔을 벌리고 서서 막았다. 하지만 사내들은 그런 르네를 가볍게 옆으로 밀친다음 갈로 그들을 내리쳤다. 애기 없은 엄마의 목이 애기와 함께 날아가고 여기저기 진홍빛 피와 더불어 팔과 다리가 날아갔다.
르네는 멍하니 넋을 잃고 주저 앉아 그런 그들의 학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르네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들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 뿐 아니라 근처에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끌어 냈다.
이미 그들의 얼굴은 잔인한 악마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르네가 보살피던 사람들이 하나 둘 끌려나와 목이 달아나거나 가슴이 뚫려 죽어 나갔다.
이윽고 르네의 도움으로 머무를수 있었던 나병 환자 마져 그들의 손에 이끌리어 나왓다.
그는 온 몸을 부들 부들 떨며 그들에게 사정했지만 그들의 손은 잔혹했다. 벌써 수십명을 죽인 그들은 그 사내를 단칼에 베어 넘기고는 이제 마지막 남은 르네에게로 다가갔다.
밀레츠가 르네를 향해 칼을 날렸다. 칼은 르네의 심장을 관통하며 르네의 몸뒤로 삐져 나왔다. 르네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밀레츠가 르네의 몸에서 칼을 뽑자 신비한 일이 생겼다. 르네의 몸에서 빛이나기 시작하면서 르네의 몸이 점점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들의 경악했지만 이내 맘을 다잡고는 다시금 르네를 향해 달려 들었다. 그때 였다. 빛이 그들의 몸을 하나씩 하나씩 감싸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불태워 버린 것이다.
르네는 그들이 하나씩 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32. 4화 저택에서의 하룻밤(7)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엔 집안에서였어요 하지만 온몸에서 불이나는 것 같았죠, 하지만 정신은 또렸했어요, 그리고 눈이 감겨 잇었지만 모든 사물이 환하게 비쳐졌어요, 아버님이 의사들을 모시고 들어오는 것이나 그리고 제몸을 진찰하는 것들 모두요. 또한 그뿐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의 마음에서 나오는 목소리 까지 들렸죠, 주위를 둘러보니 꽃들이나 새의 지저귐 그리고 심지어 저를 덮고 있던 시트까지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처음엔 제가 미친줄 알았어요.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요, 하지만 의식은 멀쩡한데도 몸은 전혀 움직일수 없었어요 그리고 점점 몸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 몸이 부서지고 잇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자 그 빛이 무엇인지 깨닳을 수 있었어요
그것은 다름아닌 신의 광명이었죠, 신의 기운을 인간의 몸에 직접 받을 때 인간의 몸은 그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부서져 버리고 말겠죠. 그런 현상이 제게서 일어난 것을 느꼈답니다.
죽음은 두렵지 않았아요. 그 빛은 제게 죽음이후의 소망을 주었으니깐요 하지만 제가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바로 아빠였어요 이대로 죽으면 아빠가 슬퍼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 살고도 싶었어요 하지만 누가 있어서 신의 힘이 강림한 제몸을 원상태로 돌릴수 있겠어요?"
"하지만 신관들은 어째서?"
하렌의 말에 르네가 살며시 손을 들어 하렌의 말을 막았다.
"그들도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기껏해야 신력으로 저의 상처를 막아보겠다고 한건데 이미 제몸은 신력으로 꽉차있었거든요? 그러니 신관들이 아무리 신력을 부어도 제 몸이 더욱 악화될수 밖에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점점 죽음이 임박해져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어요. 하지만 전 두렵지 않았죠 마지막 미련이 남는 것은 오로지 아빠 뿐이었어요 그래서 전 맘속으로 신께 맹세했죠.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웃음을 보여드릴수 있다면 전 절 고치는 분의 노예가 되도 좋다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아빠는 제가 이미 죽게된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저를 가족묘에 묻기 위해 저의 처녀를 상실시키려는 것을 알았어요 전 조금이라도 아빠의 맘이 편하게 된다면 그 생각에 따를려했지요 하지만 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도망쳤고 때로 제몸에 다가온 자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온갖 추악하고 더러운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어요 이러면 안된다고 다짐하면서도 절로 그들을 꺼리게 되자 그들은 이유없이 제게 접근할수 없게 된거지요.
그러자 아빠는 마지막으로 음약을 가져 왔어요 처음엔 거부할까 하다가 아빠가 슬퍼할까봐 그냥 아무 반항 없이 먹었지요. 신전에서 만든 음약인지라 제몸에 투입되자 제몸은 제 의지와는 다르게 마구 요동쳤어요 하지만 제 정신은 그런 상태일때도 멀쩡했어요.
이윽고 아하루님이 들어오셨어요 그분은 처음 저를 보더니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괴물보듯 대했어요. 저는 이번에도 틀렸구나 생각했죠 그러다 아빠와 몇마디 나누더니 다시금 저에게 다가왔어요 아까와는 다르게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비로서 저의 마음이 열리게 되고 그러자 그동안 나를 감싸던 보호가 풀리고 아하루님이 접근할수 있었어요"
르네는 아까의 일이 생각나는지 약간 얼굴을 붉혔다. 아하루도 괜히 헛기침을 하면서 먼산 보듯 딴곳을 바라봤으나 이내 르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곤 아하루님은 저를 취하기 시작했어요 제몸은 아하루님의 몸짓에 그대로 반응했지만 제 의식은 여전히 아무런 감흥이 없었지요 다만 아하루님의 진정만이 느껴질 뿐이었답니다. 그리고 애를 쓰시는 아하루님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었어요.
어느덧 아하루님이 결심한 듯 제몸에 들어오게 되고 저의 처녀성이 상실되었을 때 제몸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어요.
제 몸 가득히 차있던 신의 힘이 점점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죠. 그러다 아하루님이 제 몸안에..."
르네는 더욱 얼굴을 붉혔다.
"어쨌든 그렇게 절정에 도달하시자 제몸에 잇던 신력은 급기야 썰물빠지듯 빠져나가고 말았어요. 그리고 이전에 육신과 분리되듯 했던 제 정신이 비로소 온전히 육신에 자리잡게 되었고 그리고 거의 모든 신력이 빠져나갔지만 약간 남은 신력이 제 몸을 원상태로 다시금 만들더군요. 피고름이 빠지고 새살이 다시 돗으면서 저는 제몸이 나았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그리곤 바로 저분 카미야님과 아빠가 들어온거고요."
셋은 르네의 놀랍고 신비스런 이야기에 침음성을 흘렸다.
자신의 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 겪는 것이었다. 아니 과거 무수히 쓰여진 이야기 책에서도 읽어보지 못했던 신비한 이야기였다.
하렌이 침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노예가 될 필요는 없지않니?"
르네가 살포시 고개를 저었다.
"이미 신께 맹세를 했답니다. 그리고 이미 전 신께 보응을 받앗어요. 다시금 아빠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았으니 말이예요 그러니 아빠 이젠 제가 신께 맺은 맹세를 이루게 저를 놔주셔야 해요"
하렌은 한숨을 내쉬었다. 딸의 성격도 제대로 꺽지 못하는데 하물며 신의 뜻이라니 도대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아하루님 미천한 노예인 이 르네를 받아주세요"
"르네양"
아하루가 난처하게 자신의 앞에 엎드린 르네를 부르자 르네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비천한 노예에게 르네양이라니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르네라고 불러주세요"
그런 르네의 말에 아하루는 한숨을 내셨다. 그러다 언뜻 눈빛을 빛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르네양을 해방시키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하렌의 눈빛이 다시금 빛났다.
하지만 그런 하렌의 기대도 르네가 고개를 저음으로써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그것은 인간의 편법에 불과합니다. 신의 법은 엄정하죠 신은 그 마음을 보시니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사랑하시는 신이 어찌 자신의 사랑하는 딸이 노예가 되는 것을 허락한단 말이요?"
카미야가 끼어들며 말했다.
르네는 조용히 웃음을 지으며 카미야를 보며 말했다.
"아무리 고귀한 자리도 박차고 일개 시종의 자리를 탐하는 사람의 마음도 알수 없는데 인간이 어찌 신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다만 저는 맹세를 했고 그 맹세를 따를 뿐입니다."
카미야의 안색이 변하며 머쓱한 듯 뒤로 물러났다.
르네가 하렌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아빠, 만일 제가 제 입으로 내 뱉은 맹세를 지키지 못한다면 저를 지탱하고 있는 신력은 더 이상 저를 지탱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될겁니다. 그러면 이미 그날 생명이 다한 저는 죽어버리고 말겠지요. 하지만 지금 저의 맹세를 지킨다면 아하루님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아빠를 다시금 볼수 있겠지요.
아빠는 어떤 것을 택하시겠어요? 죽어있는 르네입니까? 아니면 비록 노예의 르네이지만 언제든 볼수 있는 살아있는 르네입니까?"
결국 셋은 르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아하루와 살을 섞은 것으로 순결한 처녀성이 사라졌기에 신의 힘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르네의 말대로라면 그때 이미 죽은 몸 만일 자신의 맹세를 지키지 못해 신력이 끊어진다면 아마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셋은 난감해졌다.
"알았어요 르네양"
"말을 낮추시고 그냥 르네라고 불러주세요"
"알았..소 르네.., 당신을... 아니 너를 내 노예로 인정 한..다."
결국 하렌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르네를 자신의 노예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르네는 약간 씁쓸한 얼굴로 엎드려 아하루에게 말했다.
"저의 몸과 마음은 이미 아하루님의 것입니다."
셋은 르네를 다시금 침대에 눕히고는 방을 나섯다. 아하루가 잇으면 한사코 침대에 누으려 하지 않자 아하루는 주인의 명령이라고 말하고 간신히 르네를 눕힐수 있었다.

셋은 다시금 방에 모였다. 하렌은 마음을 다잡지 못한 듯 방안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심한 듯 아하루의 손을 잡았다.
"아하루군 부탁하네 르네를 너무 심하게 다루지는 말아주게나"
아하루는 하렌마저 이런식으로 나오자 난감해 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임을 알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겠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하렌은 휴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어쩔수 있겠나? 아니면 죽을 목숨인데... 그래도 살아서 저 아이의 보는게 그나마 낮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네..."
아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너무 늦었네 자네들도 피곤할텐데 그만 쉬게나"
하렌은 집사 하들을 불러 아하루와 카미야를 제일 좋은 방으로 인도하게 했다. 어느덧 이미 밖은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하렌의 말에 갑작스레 더욱 피곤함을 느낀 아하루는 하렌에게 인사를 꾸벅하곤 하들을 따라 방을 나섰다.
그들이 나간 다음에도 하렌은 내내 잠을 못이루고 술만 홀짝 홀짝 거리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33. 5화 호위임무(1)
다음날 아하루가 눈을 뜬 것은 해가 이미 중천을 넘어가서였다. 전날의 아하루의 사정을 다들 익히 알고 있었던지 아침과 점심을 거른체 자고 잇던 아하루의 숙면을 누구도 방해하지 않았다.
아하루는 일어난 다음 자신이 너무 늦게까지 잠을 잤던 것에 나직히 자신을 책망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옷을 입으려다 말고 멈칫했다. 어제 자신의 옷은 끈적거리는 이물질들로 인해 엉망이 되었었던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아하루는 약간 난감해진 것을 느꼈다. 원래는 도착후 바로 여벌의 옷을 산다는게 하렌을 만나 바로 이곳에 들르고 또 마차가 제공된 하루안에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여벌의 옷을 준비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머리를 몇 번 글적거린 아하루는 체념하듯 말했다.
"할 수 없지 부탁해보는 수밖에 설마 이런 대저택에서 옷 한벌쯤이야 없을까?"
아하루는 침대맡에 있는 밧줄을 당겼다. 어디선가 묘하게 딸랑거리는 아련한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 부탁이 있는데요..."
아하루가 돌아서며 말을 하다가 말고 멈춰섰다. 문 앞에는 의외의 인물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소곳하니 문 앞에서 아하루에게 사며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르네였다.
아하루는 어제일이 생각나는지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어쨌거나 살을 섞은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흠흠.."
아하루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는지 헛기침을 했다.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어디다 놓으까요?"
"옛? 아... 저기 저쪽으로..."
아하루는 침대 맡에 있는 조그만 탁자를 가리켰다. 그리곤 순간적으로 얼굴이 벌개졌다. 옷을 찾느라 경황이 없어서 자신의 몸을 살피지 않았는데 어제 옷을 벗어놓고 귀찮은 생각에 알몸으로 쓰러져 잠을 잤던 것이다.
아하루는 후다닥 침대 안으로 파고들어 시트로 자신의 알몸을 가렸다.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고 르네가 살짝 웃었다. 순건 방안 전체가 환해진 느낌이었다.
"앞으로는 그냥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리고 말을 놔주시고요."
"저기 그래도"
르네는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곤 약간 슬픈 얼굴을 했다.
"아직도 절 노예로 받아들이지 못하신다는 건가요?"
아하루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그렇다면 그냥 말을 놓아주세요 전 주인님의 노예일 뿐입니다. 그게 절 도와주시는 길입니다."
르네가 다정하면서도 부드럽게 말했다. 방안이 온통 꽃밭으로 변한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하루가 엉겹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니 응! 알았어!"
르네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배고프시죠? 식사하세요 자"
르네는 어느새 음식물이 든 쟁반을 아하루 앞에 가져다 놓고는 숟가락으로 스프를 떠서 아하루에게 먹이려 했다.
"이..이런정도는 나도 할수 있는데.."
르네의 얼굴이 다시 약간 어두워졌다.
"제가 아직 소양이 없어서 그러십니까?"
아하루는 르네가 약간만 얼굴을 찌푸렸는데 마치 세상이 온통 슬픔에 잠긴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냐! 아니라고!"
아하루가 황급히 부인을 하자 르네의 얼굴이 약간 펴졌다. 하지만 완전히 펴진 것은 아니었다.
"할 수 없지 아~"
아하루가 체념한 듯 눈을 찔끈 감고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자 비로서 르네의 얼굴에 예의 그 미소가 다시 살아낫다. 그와 함께 어두워져가던 방안도 포근함을 되찾았다.
르네는 살짝 미소를 배어물고는 아하루에게 스프나 빵등을 먹여 주었다.
아하루는 그때마다 넙죽 넙죽 받아 먹었다. 르네가 음식을 먹여줄 때마다 왠지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아하루가 눈을 살짝 떠보니 르네가 그런 아하루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하루가 음식을 다 먹자 르네가 조용히 음식이 들었던 쟁반을 옆으로 치웠다.
"더 시키실 일은 없나요?"
그제서야 아하루는 줄을 당긴 처음의 이유를 생각해 냈다.
"아, 마자아, 르네, 혹시 내 옷 어떻게 됐는지 알수 있을까? 음... 아직 안말랐으면 혹 다른 옷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예 알아볼께요"
르네가 쟁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카미야가 들어왔다.
"기분이 좋으신가요?"
카미야의 짓꿎은 말에 아하루의 얼굴에 띤 홍조가 더욱 붉어졌다.
"그.. 그만해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거야?"
"음식을 먹여줄 때 부터요"
"욱"
아하루는 뭐가 챙피한지 그대로 시트를 뒤집어 썼다. 그런 아하루를 보고 카미야는 빙그래 웃었다.
"근데 어쩌지?"
"네?"
아하루가 시트를 걷고는 카미야를 바라보았다.
"르네 말야"
"아..."
"카미야 생각은 어때?"
"글세요?"
"뭐가 글세야?"
"저야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응?"
"저는 르네를 데리고 다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러면 아무래도 카미야랑 지내는 날이 적어질텐데?"
카미야가 살짝 웃었다.
"진심입니다. 어차피 전 제 일이 있기 때문에 아하루님을 많이 모시지 못하잖아요? 어차피 저도 아하루님을 위해 노예 계집 몇을 들일까 생각하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우연찮게 생기다니 돈이 절약 되었죠."
"내가 말하는 것은 그게 아니잖아"
카미야가 어느새 아하루의 곁에 다가와 손가락을 세워 아하루의 입을 막았다.
"전에 저랑 맹세하신 것 있죠? 다른 여자가 얼마든지 아하루님의 곁에 있든지 또 몇 명이나 되든지 전 상관안합니다. 다만 아하루님이 제 곁에 머물러 저를 잊지 않고 있다면 말이죠"
"카미야는 질투 같은 것도 없어?"
"훗 질투 하시길 원해요? 그럼 이렇게 할까요? 아하루님 제 앞에선 다른 사람은 일절 데리고 오지 마세요, 그리고 오직 저만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자 아하루의 얼굴이 약간 심각해졌다.
"이럴순 없잖아요? 그건 사랑이 아니고 구속이라고 생각해요. 전 아하루님을 구속하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요?"
카미야의 얼굴이 다시금 펴졌다.
"하지만 난 안그런걸?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본다면 아마 참지 못할거야"
"사람마다 다 같을수는 없을 테니깐요. 자 일어나세요"
"응?"
"샤워 하셔야죠?"
"으..응"
아하루가 자리에서 비척대며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자 물을 틀었다. 아직은 한여름임에도 차가운 물이 몸에 닿자 약간 한기가 일었다.
"웃 차가와"
욕실의 문이 열리더니 카미야가 뒤따라 들어왔다. 카미야는 어느새 옷을 벗었는지 알몸이었다.
아하루는 알몸의 카미야를 다시한번 천천히 살폈다. 균형잡힌 몸매, 어딘가 기품이 있어뵈는 얼굴, 그리고 부드럽고 하얀 피부 아하루는 자신의 몸에 비해 카미야의 몸은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카미야는 아하루에게 다가오더니 아하루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손으로 아하루의 몸을 이곳 저곳 쓰다듬었다. 쏟아지는 물이 아하루의 몸 구석 구석 번져나갔다.
어느정도 아하루의 몸이 물기에 젖자 카미야는 구석에 비치돼있는 비누를 손에 적셔 아하루의 몸 구석 구석을 문질러 주었다. 일반적인 비누조차 웬만한 귀족가문에서 조차 쉽게 구하지 못하는데 이 비누는 그런 평범한 비누가 아닌 듯 했다. 비누가 아하루의 온 몸에 칠해 질때마다 웬지 향긋한 꽃 내음이 풍기는 것 같았다.
"음..."
카미야가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을까? 아하루의 입에서 자그마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카미야는 고개를 숙여 아직 약간 발기된 아하루의 물건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 갔다. 그리곤 혀를 이용해 서서히 핣아 갔다. 아하루의 물건이 카미야의 따뜻한 입김에 닿자 더욱 불끈 하고 솟아 올랐다.
카미야가 아하루의 물건 겉을 감싸고 있는 표피를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붉은 색 귀두가 표피를 벗어나 튀어 나왔다. 그 귀두의 끝나는 굴곡을 따라 카미야의 혀가 살짝 움직였다. 아하루의 발끝에서부터 짜릿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때였다.
"아하루님?"
누군가 욕실 문을 열더니 아하루와 카미야의 모습에 아무말도 못하고 서있었다. 르네였다. 르네의 얼굴은 당혹감과 부끄러움 그리고 자그마한 호기심등이 엉켜있는 상태였다. 차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엉거주춤 멍하니 서있었다.
아하루도 그런 르네를 보고는 어쩔줄 몰라했다.
"계속 그렇게 있을건가?"
어느새 카미야가 일어나 똑바로 르네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
르네가 얼떨떨해 하며 되묻자 카미야가 약간은 화난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넌 노예라고 하지 않았나? 설마 말로만 노예인건가?"
그러자 르네의 고개가 숙여졌다. 그리고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손을 움직여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어 나갔다.
겉옷을 벗고 허리띠를 풀렀다. 그리고 통으로된 원피스를 어깨에서 살짝 벗겨 내렸다.
스르르 하고 르네의 옷이 바닥으로 겹쳐지며 떨어져 내렸다.
르네의 유방이 출렁거리듯 드러났다. 새하얀 동그런 젖무덤 위로 분홍색 유실이 자그마하게 고개를 들었다.
곧이어 아래쪽 음부가 드러났다. 르네는 약간 부끄러운 듯이 숙여진 고개 사이로 홍조가 생겼다.
"저기.."
아하루가 그런 르네를 말리려 했지만 카미야에 의해 제지 당했다.
"왜그래? 카미야"
아하루는 그런 카미야를 보며 약간 항의성이 석인 물음을 던졌다.
카미야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찬찬히 말했다.
"르네는 아하루님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했지요. 하지만 진정 노예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고 있어요. 말로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습관상 말로만 내뱉는 것 일수도 있지요.
만일 노예라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이 그녀의 최종 결단이 될겁니다."
카미야의 약간은 냉정한 말에 르네의 몸이 잠시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 잠시 고민을 하더니 눈이 잠시 빛났다.

34. 5화 호위임무(2)
고민은 잠깐 르네는 곧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미천한 노예 르네가 주인님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르네는 엎드리며 말했다.
그런 르네의 모습을 카미야가 담담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아하루는 아직 적응이 안돼는지 아직 얼떨떨해 할 뿐이었다.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흘낏 보더니 르네에게 말했다.
"이리 다가와"
르네가 조용히 몸을 일으키려하자 카미야가 째빨리 말했다.
"명심해 넌 노예야"
그러자 르네가 흠칫하더니 다시 엎드렸다. 그리곤 그자세 그대로 팔과 무릎을 이용해서 엉금엉금 기어서 아하루에게 다가왔다. 어깨사이로 르네의 유방이 출렁거렸다.
"저기.."
아하루가 다시금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카미야가 손가락을 입술에 댔다.
"제게 맡기세요"
아하루가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아하루 앞까지 다가온 르네가 조용히 상체를 들었다. 샤워기의 물이 르네의 머리카락을 적시며 쏟아져 내렸다. 르네의 몸이 삽시간에 물에 흠뻑 젖었다.
"아까 내가 하던 것 봤지? 네가 들어왔으니 네가 대신하도록 해라"
르네의 눈에 잠시 갈등하는 빛이 떠오르더니 살며시 아하루의 물건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아하루의 물건은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탓인지 조그맣게 작아져 있었다.
르네는 살며시 손을 들어 아하루의 물건을 잡아갔다. 그러자 카미야가 다시 말했다.
"손을 쓰지 말고 해라"
그말에 르네는 손을 내렸다. 그리곤 고개를 아하루의 물건 가까이 움직였다. 살며시 입술을 벌려 아하루의 물건을 입안으로 받아들였다.
물컹거리는 느낌의 아하루의 물건이 르네의 입으로 들어갔다.생소한 느낌에 르네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리곤 입에서 아하루의 물건을 떼냈다. 욕지기가 치밀려는 듯 약간은 괴로운 얼굴을 해보였다.
"네 몸과 마음의 주인의 소중한 곳이다. 그런데 그게 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만두도록 해라"
카미야의 차가운 음성에 르네의 고개가 다시금 숙여졌다. 그리곤 고개를 들더니 아하루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비천한 노예 르네가 감히 큰 죄를 지었습니다. 다시 허락해 주십시오"
아하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냥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카미야가 차갑게 말했다.
"주인님의 허락이 떨어지셨다. 이번엔 잘해봐라"
그러자 르네의 고개가 다시 들려졌다. 그리곤 살며시 고개를 숙이며 아하루의 물건을 입으로 물어가기 시작했다.
배운 것은 없었지만 이전에 아이스크림을 먹던 생각을 하며 혀와 입술을 이용해 아하루의 물건을 핣아 나갔다.
아하루는 자신의 물건에서 느껴져 오는 쾌감과 더불어 다리에 달 듯 말 듯 느껴지는 르네의 젖가슴에 점차 흥분하고 있었다.
르네가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빠는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제대로 쾌감을 줄수는 없었다. 이빨이 아하루의 물건에 닿기도 하고 또한 건성건성 입만을 앞뒤로 움직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아하루에게도 자신의 물건을 입으로 해주는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르네의 그런 움직임에도 점점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아하루는 점차 무릎과 허리쪽으로 힘이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샤워기가 붙은 벽쪽으로 팔을 갖다 댔다. 간간히 르네의 입놀림에 아하루의 물건이 아플때도 있었다. 확실히 카미야가 했을때보다는 부드러움과 쾌락이 덜한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만 카미야 때보다 약간 더 좋은 느낌이라면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르네가 긴머리카락을 흩트리며 자신의 하체에 고개를 박고 움직인다는 시각적인 효과랄까?
"그만"
카미야가 말하자 르네는 아하루의 물건에서 입을 떼었다. 약간은 숨이 차오르는지 작게 거친 숨을 내뱉었다. 침도 제대로 못삼켰는지 르네의 입주위가 침으로 번들거렸다. 또한 콧잔등 주위로는 작은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혀있었다.
"도무지 할줄 아는게 없구나. 일단 내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도록 해라"
카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르네를 자신의 옆으로 가게 하고는 르네가 있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는 르네의 침이 묻은 물건을 입으로 가져갔다. 르네는 부드럽게 혀를 이용해서 아하루의 퉁퉁 불어오른 귀부를 간질이더니 힘줄까지 솟아오를정도로 발기된 아하루의 물건을 기둥채 자신의 입속 깊숙이 집어 넣었다.
마치 목구멍 깊숙이까지 닿게 하여는 듯 아하루의 물건 그 뿌리까지 카미야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카미야는 입 안 깊숙이 아하루의 물건을 받아들인 다음 서서히 아하루의 물건을 혀와 입술로 조여가며 고개를 움직였다.
카미야가 물건을 뿌리까지 삼킬 때 마다 뜨거운 카미야의 숨결이 아하루의 아랫배를 간지럽혔다.
그리고 살아서 팔딱거리듯 움찔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카미야의 고개가 점차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하루의 물건을 입안으로 넣을때마다 좀더 깊숙하게 집어넣으려 애썼다.
"음"
아하루의 입에서 절로 탄성소리가 나오고 얼마후 아하루의 물건이 몇 번을 더 까닥 했을까? 물건에서 뜨거운 용액이 터져나오고 카미야의 입안 깊숙이 사라져갔다.
카미야는 아하루의 물건이 마지막 용액을 내뱉을 때까지 아하루의 물건을 입안에 넣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런 카미야의 머리를 아하루가 두손으로 감싸 안은채 마지막 힘을 쏟고 잇었다.
얼마후 아하루가 힘든 숨을 내뱉자 그제서야 카미야가 아하루의 물건에서 입을 떼냈다. 그러자 욕길에 묘한 밤꽃냄새가 확 하고 풍겨나는 것 같았다.
카미야는 아하루의 물건에서 얼굴을 떼내자 꿀꺽하고 아하루의 물건에서 나온 용액을 삼켰다. 하지만 입가에는 하얀 용액이 약간 남아있었다.
카미야는 그 용액을 닦을 생각을 않고 르네를 쳐다보았다.
"이제 네가 남은 부분을 깨끗하게 해라 어떻게 하는건지는 알겠지?"
르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미야가 비켜준 자리로 르네가 다시 들어가선 아하루의 물건을 바라봤다. 온통 침과 용액으로 미끌거리는 느낌을 주는 번들거리는 타액들이 묻어있었다.
르네는 이번엔 눈을 감지 않고 아하루의 물건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이용해 아하루의 물건을 닦아가며 아하루의 물건에 남아있던 용액과 타액을 빨아먹었다.
묘한 느낌의 액체가 르네의 목구멍을 통해 넘어갔다. 하지만 처음보다는 그렇게 속에서 거부반응을 잃으키거나 하지 않았다.
아하루의 물건이 르네의 입안에서 힘을 다하고 작아지고도 한참후 카미야의 말에 따라 아하루의 물건을 입에서 꺼냈다.
어느새 용액은 사라지고 르네의 침으로만 번들거렸다.
카미야가 눈짓을 하자 르네가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아하루는 다시한번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자신을 맞겼다. 그 앞에서 카미야가 조용히 아하루의 물건과 그새 다시금 솟아나온 땀을 물로 씻겨주었다.
둘이 샤워실에서 나오자 르네가 어느새 준비했는지 커다란 타올을 들고 아하루를 맞이했다. 그리곤 세심하게 아하루의 젖은 물기를 닦아주었다.
아하루의 물기를 다 닦아내자 이번엔 가져온 옷을 아하루가 입기 쉽게 거들어 주었다.
아직 옷을 입지 않은 르네의 몸은 르네가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출겅거리듯 물결을 쳤다. 그리고 온 몸에 털은 아직 자라지 않았기에 섬세한 피부며 르네의 아래쪽 금도 여과 없이 한눈에 아하루의 눈앞에 잡혔다.
르네는 아하루가 자신의 젖가슴을 보다가 아래쪽을 향하는 눈길에 얼굴이 다시금 벌개졌다. 아직은 이런 시선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뭐해? 그럴땐 다리를 벌려야지"
곁에 있던 카미야가 한마디 툭 쏘아내듯 말했다. 르네의 얼굴이 더욱 벌개지더니 주춤 주춤 다리를 벌렸다. 털이 사라져 매끈한 민동산의 한가운데 금이 다소곳하니 세로로 그어졌다.
하지만 정작 더욱 얼굴이 벌개진 것은 아하루였다.
"그.. 그만해 카미야"
어느새 대놓고 카미야가 그런 식으로 말하자 정작 스스로가 부끄러워 진 것이다.
"아뇨, 르네를 노예로 받아들일 작정이시라면 아무 거리낌없어야 합니다. 만일 꺼리는게 있으면 그땐 노예와 주인의 관계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제말을 따라주세요 아시겠죠 아하루님?"
아하루가 부드럽게 말하는 카미야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카미야가 르네를 보고 말했다.
"뒤로 돌아서 허리를 숙여라 좀더 자세히 볼수있게 해드려라"
카미야의 말에 르네는 얼굴이 벌개져있으면서도 순순히 따랐다. 르네가 뒤로 돌자 머리카락 하나없는 르네의 뒷머리와 늘씬하묜서도 한손에 잡힐 것 같은 르네의 허리 굴곡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등 한가운데로 지나는 약간 움푹패인 부분과 엉덩이의 둥그런 모습은 앙증맞은 느낌을 주었다.
르네는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굽혔다. 그러자 르네의 음부가 훤하니 드러났다. 국화꽃같은 동그란 점을 향해 잔뜬 주름진 부분과 마치 커다란 조개를 보듯이 약간 벌어진 틈만을 놔두고 약간 도톰하게 튀어나온 모습, 그리고 갈라진 틈새로 보이는 빨간 속살 모든 것이 한눈에 아하루의 눈을 어지럽혔다.
"직접 만져보시죠"
카미야가 멍하니 서있는 아하루를 재촉했다.
아하루가 주저 주저 하면서 손으로 르네의 음부를 만져갔다. 르네의 입에서 약간의 비음 소리가 들렸다.
"아.."
아하루는 먼저 손바닥을 이용해 르네의 음부를 대여섯번 쓰다듬듯 문지르더니 손가락을 펴서 르네의 속살로 침투했다.
차가운 물기가 그곳은 닿지 못했는지 따스함을 넘어 뜨거운 느낌이 났다.
아하루의 손길이 닿을때마다 르네의 몸은 움찔 움찔 거렸다. 어느새 르네의 입이 벌어지고 거기에서 단내가 풍겼다.
"음.."
르네는 발목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아하루의 손길이 그런 르네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집요해지고 짖꿎어져가고 있었다.
드디어 아하루의 손이 르네의 양쪽 속살을 벌리자 조그만 구멍이 나타났다. 아하루가 그 속 구멍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아하루의 손가락이 르네의 구멍에 닿자 르네의 허리가 움찔거리며 몸이 출렁거렸다. 저절로 르네의 다리가 약간 휘청할 뻔한 것을 간신히 멈추었다.
"흐음"
르네의 입에서 다시금 비음이 터져나왓다.
아하루가 손가락으로 르네의 구멍으로 집어 넣었다. 좀전의 샤워때의 물기가 남아잇고 또한 어느새 르네의 속살에서도 애액을 내보냈는지 약간 뻑뻑하면서도 그다지 힘들지 않게 들어갈수 있었다.
아하루는 몇 번을 르네의 구멍에서 들락거린후 손을 떼었다.
르네는 아하루가 손을 떼내고도 조금 더 기다린후 그래도 반응이 없자 그제서야 돌아섰다. 그리고는 조용히 아하루의 손가락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간 다음 쭉쭉 빨아댔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엎드리며 말했다.
"저를 이용해 주세서 감사합니다."
"큭큭 진도가 빠르군"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카미야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루는 약간의 자책감이 드는 것을 어쩔수 없었다고 자위하면서 다가온 카미야가 입혀주는 대로 나머지 옷을 받아 입었다.
그리고 르네는 엎드린 그 상태대로 아하루의 발치에서 신을 가져다 아하루에게 신기웠다.
"이젠 어디가실거죠?"
아하루에게 옷을 다 입힌 카미야가 부드럽게 물어왔다.
"응? 아, 어제갔던 길드에 갈려구"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갈까요?"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어차피 하렌씨네 마차를 타고 갈건데 뭐"
"그렇군요 그럼 짐을 챙겨 놓고 있을까요?"
카미야가 다시금 묻자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래? 그럼 금방갔다 올깨?"
"다녀오세요"
카미야가 아하루를 전송한 다음 아직 옷을 입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꿇고있는 르네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손을 내밀었다.
"축하해 노예 동지"
"네?"
카미야가 어떨떨해 하는 르네를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르네의 몸을 일으켰다.
"난 네 주인이 아니야 난 아하루님의 첫 번째 노예야, 그리고 넌 두 번째 노예이고"
그제서야 르네의 고개가 조그맣게 끄덕여졌다.
"옷입어 일단 너랑 의논할게 많은 것 같다."
"네"
르네는 주위의 흩어진 자신의 옷을 입으며 방금전의 일을 기억해 내곤 얼굴이 붉어졌다. 도저히 얼마전의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고 꿈도 꾸지 못했던 경험이었던 것이다.
"잘해낼수 있을까?"
약간은 걱정스런 르네의 조그만 탄식이었다.

35. 5화 호위임무(3)
아하루가 다시금 저택에 돌아온 것은 해가 으스름 저무는 저녁 무렵이었다. 마차로 갔다와서인지 생각보다 일찍 일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하루는 마차문에서 내리자 마자 급히 저택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뒤에서 하들이 따라오면서 물었다.
"아하루님 저녁은 어떻게 할까요?"
아하루는 뒤도 안돌아보고 2층으로 올라서는 계단을 부리나케 올라가면서 말했다.
"고맙지만 저희는 밖에서 먹게될 것 같습니다."
하들은 부리나케 올라가는 아하루의 뒷모습을 보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뒤돌아 서다 멈췄다. 하렌이 뚱한 얼굴로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뭐가 저리 급한겐지.. 젊음이 좋다지만 쯧쯧..."
못마땅하다는 듯이 연신 혀를 찻다. 아마 딸 르네의 일로인해 어지간히 마음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런 하렌을 보면서 하들은 내심 고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이때까지 모셔온 하렌은 어지간한 일에 감정 표현을 한적이 없었다. 상인답게 늘 웃는 얼굴로 주위사람을 대했다. 언제나 사람을 푸근하게 만드는 미소가 이제껏 하렌의 최대 장점이자 무기였던 것이고 그런 하렌의 페이스가 무너지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단 한번 르네의 어머니인 미르바가 죽을 때 외엔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철벽의 하렌도 결국은 딸걱정 앞에서는 무너지는 아빠였던 것이다.
"자네 왜그래? 어디 아파?"
하렌이 비실 비실 미소짓고있는 하들을 보며 뚱한 말투로 물었다. 그제서야 하들이 자신의 실태를 깨닿고는 얼른 몸을 추수렸다.
"아닙니다. 그저 주인어르신께서 그런 표정을 지으신게 놀라서 그만.."
"흥, 미운놈은 미운게지.. 이건 첩도 아니고 노예라니 휴~"
하렌의 처량한듯한 한숨에 하들도 약간 어두워졌다.
"하지만 르네님의 뜻이 워낙 완강하시니깐 어쩔수 없죠"
"그래... 허기사 딸애 말대로 살아있으면 앞으로 몇 번은 더 볼수가 있을테니.."
쓸쓸한듯한 표정을 짓는 하렌이었다. 그런 하렌을 두고는 하들은 조용히 다른곳으로 갔다.
"카미야 카미야"
아하루가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뭔가 얘기를 나누던 카미야와 르네가 일어서서 아하루를 맞았다.
"어째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군요? 가셨던 일은 잘 되었습니까?"
카미야의 말에 아하루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응, 놀라지마? 이번에 챔벌린 상인단의 호위를 맡았다구. 믿을수 있어? 챔벌린 상인단이란 말이야"
"그런대요?"
카미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아한 듯 되묻자 아하루가 약간은 맥빠진듯한 그리고 약간은 열을내 설명을 시작했다.
"상인단의 호위는 보통 일급이나 특급 아니면 맡을수 없는 임무라구. 이게 무슨말인줄 알아? 우리도 일급 용병에 당당에 포함된다는거지"
그제서야 아하루가 기뻐한 이유를 알게된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아참 이럴게 아니라 빨리 준비해!"
"예? 뭘요?"
"짐말야 짐!"
"네?"
아하루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일 출발할거니깐 오늘은 용병들끼리 모여서 미리 얼굴을 익혀야 할거 아니야? 그리고 미리 배치나 기타 여러 가지를 직접 협의 해야 하잖아. 물론 숙소나 식사는 상인단에서 준비를 해두니깐 따로 필요한게 없을거야"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럼 준비를 하겠습니다."
그때 르네가 끼여들었다.
"지금 바로 출발하실건가요?"
"응, 왜?"
르네의 얼굴이 약간 어두워지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노예가 이런말 드린다는 것은 무례한 일인줄 압니다만 출발 시간을 한시간만 늦출수 없을까요?"
그제서야 르네의 일이 생각난 아하루의 얼굴이 약간은 굳어졌다.
"흠.."
아하루의 나직한 신음소리에 르네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아니 지금 출발하실 거면 저도 지금 준비하겠습니다. 무례한 부탁을 드려 죄송합니다."
르네가 땅에 엎드려 말하자 아하루가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아냐! 난 르네도 같이 따라갈줄은 생각도 못해서..."
아하루의 말에 르네가 고개를 들어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전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주인님이 가시는곳이 어디이든 이 르네도 같이 갑니다."
아하루가 난처한 듯 카미야를 쳐다보았다. 카미야는 아하루의 시선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먼산만 쳐다보듯 딴청을 피우고 잇었다.
"이봐 르네 이번은 일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라고"
"아직도 저를 주인님의 노예라고 인정하시기 싫으신건가요?"
르네가 슬픈 듯 아하루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하루는 등에서 땀이나는 것을 느끼며 얼른 말했다.
"아냐 아니라구, 하지만 르네 길을 떠난다는게 그리 쉽지만 않은 일이라구 싸움도 벌어질수 있구, 그리고 항상 예기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말이야. 근데 르네가 버틸수 있을 것 같아? 병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을 뿐 아니라 원래 몸도 약한 것 같은데... 괜히 짐이 되지 않겠어? 차라리 이곳에서 얌잔히 기다리면 나중에 올 때 같이 데리고 나갈께"
아하루가 좋은말로 르네를 달랬지만 르네의 태도는 완고했다.
"절대 주인님의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하겠습니다. 제발 절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만일 중간에 짐이 된다면 그땐 절 버려놓고 가셔도 됩니다. 만일 지금 절 버리시겠다면 제가 필요없는걸로 알고..."
르네는 여기까지 말을 하더니 어느틈에 뽑아들었는지 칼로 자신의 목을 그으려 했다.
"잠깐"
놀란 아하루가 황급히 르네의 행동을 중지시켰다. 그리곤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들며 한숨을 내셨다.
"휴우~ 정말 황소 고집이군, 괜찮을까? 카미야?"
아하루가 카미야를 보자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겁니다. 물론 체력이 약한게 흠이지만 그건 틈틈이 단련하도록 하면되고 무엇보다도 르네는 다른 사람에겐 없는 능력이 있으니깐요"
"능력?"
카미야의 뜻밖의 말에 궁굼해진 아하루가 물었다.
"네, 르네는 신력에 씌었었지요 지금은 신력이 대부분 르네에게서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일반 신관들에 비하면 엄청난 신력이 르네의 몸안에 잠재해 있습니다. 따라서 르네가 정식 신관은 아니지만 중급 신관이나 고급 치유술사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잇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르네가 합류하면 그 나름대로 이득도 있지요"
카미야의 말에 아하루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할수없다는 듯이 르네에게 말했다.
"알았어, 그럼 르네도 준비해. 출발은... 웅... 한시간 후야"
"고맙습니다. 주인님께 무례한죄는 나중에 달게 받겠습니다."
아하루는 기뻐하는 르네의 모습을 잠깐 보더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잘됐군"
카미야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르네에게 한쪽 눈을 깜빡여 주었다.
르네는 그런 카미야에게 깊숙이 고개숙여 감사를 표했다.
"고맙습니다."
"고맙기는, 어차피 아하루님께 여자노예도 필요할때가 돼서 널 데리고 갈려는 거야, 내 대신 밤에 아하루님을 잘모셔야 한다?"
카미야의 지꿎은 말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르네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그맣게 대답했다.
"네.."
"가봐 그리고 한시간 이내에 정문으로 나오도록해"
르네는 다시 한번 카미야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한시간후 아하루가 저택의 정문에 나왔을 때는 어느새 카미야와 르네 그리고 르네의 아버지 하렌과 식구들이 모여 르네를 전송하고 있었다.
아하루가 정문에서 나오자 카미야는 아하루의 짐을 받아 대기중인 마차에 실었다. 이미 마차 안에는 카미야와 르네의 짐이 실려있었다.
아하루는 하렌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그럼 그만 가보겠습니다. 정말 편히 지내다 갑니다."
"뭘 초라한 집이라 대접도 제대로 못하고.. 저녁이라도 들고 가지.."
아하루가 하렌의 심정을 아는지 빙그레 웃으며 사양했다.
"아닙니다. 저녁은 그곳에서 먹기로 이미 말해두었거든요"
"알겠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던 하렌은 무슨 생각인지 아하루의 앞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내 딸아이를 잘 부탁하네, 내 마지막 남은 기쁨일세"
아하루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잘 모살피겠습니다."
아하루가 다시한번 하렌에게 다집하며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서서히 마차가 속력을 내며 하렌의 집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아하루가 마차안에 올르자 르네가 마차 바닥에 무릎꿇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르네?"
르네는 고개를 숙여 조용히 말했다.
"미천한 노예가 어찌 주인님과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겠습니까?"
르네의 말에 아하루는 골치가 아픈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일어나 당장"
"네?"
"일어나 자리에 앉아"
"하지만..."
"앞으로 다른 사람들이 볼때는 그 노예라는 말은 꺼내지 마 알았어?"
"하지만 그럼.."
"분명히 말하지만 용병들은 거칠다구 르네가 계속 스스로 노예라고 한다면 그들은 르네를 그냥 일반 노예라고 생각하고 찝적거릴거고 그러면 난 르네를 지켜주기 위해 불필요한 싸움을 해야해 그걸 원하는건 아니지?"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노예라는 말을 꺼내지 않겠습니다. 주인님"
"그리고 그 주인님도"
"하지만 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그냥 이름을 부르면 되잖아"
아하루의 말에 르네가 정색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됩니다. 주인님의 이름을 감히 부르다니요 그건 할수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냥 두시죠"
아하루가 다시금 뭐라 할때 카미야가 끼여들었다.
"응? 왜?"
아하루가 약간은 불편한 얼굴로 카미야를 힐책했다.
카미야가 진중한 얼굴로 말했다.
"스스로 노예라고 말하는 것을 금한것은 어쩔수 없다고 쳐도 만일 아하루님의 이름을 그대로 부른다면 르네에게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어째서?"
"스스로 노예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당장 이름부터 부르라고 한다면 스스로 다잡은 마음이 약해지게 됩니다. 그럼 결과적으로 나중에 스스로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되고 그러면 한번이라도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느끼게 된다면 스스로 내뱉은 맹세를 어기는 꼴이됩니다. 그리고 설혹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나중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엔 아주 힘이 들겁니다.
어차피 주인님이라 불러도 잠시 이상하게 생각할 뿐이니 너무 그러시는건 오히려 르네에게 않좋습니다."
"알앗어 알았어"
아하루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약간 삐진 듯 창밖을 보았다.
그러자 오히려 안절부절한게 된 것은 르네였다. 그런 르네를 보면서 카미야가 안심 시켜주었다.
"걱정말아 르네, 주인님의 맘에는 널 아끼는 맘이 가득해서 저러시는 거니깐"
"흥"
아하루의 코방귀 소리가 마차에 퍼졌다.
그런 아하루를 빙긋웃으며 보다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참, 르네의 특종은 뭘로하죠?"
아하루가 화가 안풀렸다는 듯 창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야 당연히 신관....."
아하루는 말하다 말고 눈을 깜빡이며 카미야와 르네를 쳐다보았다.
"윽 이래서는 신관이 될 수는 없잖아. 만일 신관이라면 나한테 주인님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깐 내가 신이 아닌이상"
"르네의 신은 주인님이랍니다."
"흐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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