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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화룡왕-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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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212 회 작성일 24-02-18 07: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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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여황천후(女皇天后)


하후미린은 사리와 천불항마신주를 갈무리한 후 중얼거렸다.
"우선 천부대종사의 사리를 천불성련으로 모셔야겠군!"
하후미린은 걸음을 떼었다.
그는 잠시 동안이었지만 여러 가지 일을 겪은 보타암을 돌아보며 보타암 경내를 빠져 나왔다.
한데,
막 보타암에서 한 마장이나 떨어져 나왔을까?

"…!"
그는 우뚝 멈추어 서고 말았다.
그의 앞,
한 명의 궁장을 입은 중년미부가 조용히 그를 기다린 듯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한데,
츠으으…!
중년미부의 용모는 가히 범접 못할 위엄과 기질이 풍겼다.
하후미린은 흠칫하여 내심 중얼거렸다.
(대단한 기질이다. 일개 여인이 이런 기운을 풍기다니.)
이 때, 중년미부는 입을 열었다.
"공자께서 다비식을 행하고 계시기에 이틀을 기다렸습니다."
중년미부의 음성은 몹시도 고혹적이었다.
하후비는 흠칫하여 물었다.
"부인께선 뉘신데 소생을 기다리신 것이오?"
그 말에 중년미부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인제국후(女人帝國后)라 하시면 아시겠나이까?"
순간,
"…!"
하후미린은 내심 흠칫함을 금치 못했다.
(세 번째로군!)
츠으…!
그의 눈가로 빠르게 기광이 스쳐갔다.
(천년뇌정과 전능황금력(全能黃金力)에 이젠 여인의 힘인가?)
허나, 그는 태연히 입을 열었다.
"여인제국후시라면 부인께서 바로…"
"여황천후(女皇天后)가 바로 빈첩의 의호이옵니다."
중년미부의 말이었다.
하후미린은 눈썹을 자신도 모르게 찡그리며 내심 중얼거렸다.
(여황천후. 이 여인이 당금의 천하제일여고수로군!)
그렇다!

여황천후!

겉으로 보이게는 삼사십 안쪽의 미부이나 실상 그녀는 사십이 넘는 나이였다.
또한, 겉보기에는 온화하고 정숙해 보이나 실상 여황천후의 심성은 사갈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독한 음기(淫氣)를 지닌 희대의 탕녀라 알려져 있었다.
허나,
그러한 일세의 대마녀인 그녀도 패배의 쓴 잔을 들어야 했다.
바로 십 년 전,
그녀는 철혈전후의 눈밖에 나게 된 것이었다.
결국,
여황천후는 자신의 온갖 미공, 색공을 모두 써 보았지만,
십 초도 못 되어 철혈전후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그 후,
대륙을 울리던 여인제국은 치욕의 봉문에 들어간 것이었다.
한데,
그녀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하후미린은 내심 의아했다.
(십 년이나 잠적했던 이 여인이 왜 나타난 것일까?)
그는 내심 중얼거리다가 곧 포권하며 정중히 물었다.
"국후께선 소생에게 무슨 분부가 계시온지?"
그 말에 여황천후는 교태롭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어려우시겠으나 빈첩과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
하후미린은 눈썹을 꿈틀!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오이다. 소생은 사정이 있어 국후의 분부를 들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여황천후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공자께선 선택의 여지가 없답니다."
하후미린의 검미가 꿈틀했다.
"국후께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 설마 강제로…?"
순간,
여황천후는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호홋… 어쨌든 빈첩을 따라 가셔야겠어요!"
다음 순간,
스스스…!
여황천후의 몸에서 기이한 광휘가 일기 시작했다.
"윽…!"
그러자,
하후미린은 신형을 휘청거렸다.
그는 여인제국후 여황천후 몸에서 발산되는 빛을 접한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휘류류!
여황천후의 몸이 신비한 광휘에 싸이고,
그녀의 눈에서 심령을 마비시키는 안광이 흘러나온 것이었다.
순간,
"으음…!"
하후미린은 휘청거렸다.
여황천후의 교태롭고 자신만만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대가 아무리 만상전능신혈맥이라 해도 본 국후의 손을 벗어나진 못해요!"
"…!"
하후미린은 머리가 혼돈되었다.
우우웅…
그녀의 음성이 꿈 속에서처럼 울려왔기 때문이었다.
자꾸만 의식이 가물가물해졌다.
그는 불현듯 한 가지 수법을 떠올렸다.
(사술이다…! 섭령염휘대법이라는 소녀문의 비술이다!)
하후미린은 그것을 떠올리자 정신이 약간 맑아졌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스으으…!
돌연,
그의 심맥 깊은 곳에서부터 광명정대한 기운이 구름같이 피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실로 불가사의한 기운이었다.
막,
여황천후의 사술에 제압되려던 그의 심신이 광명정대한 기운에 적발로 급시 정상을 되찾은 것이었다.
아!
그것은 바로,

--칠채성령천불가!

천불대종사가 불어 넣어준 일천불정의 아수라파멸극사천불력도가 무의식중에 흘러나온 것이었다.
순간,
츠츠츠--!
하후미린의 두 눈에서 휘황한 칠채서기가 흘러나와 여황천후의 사이한 안광을 밀어냈다.
파파팟!
그 갑작스런 변화에 여황천후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과연… 천림소종사! 금제를 벗어나다니!)
그녀는 경악했다.
허나,
츠츠츠…!
다시,
여황천후의 전신에서 이번에는 거미줄 같은 경기가 뻗어 나왔다.
그 경기는 그녀가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하후미린에게 뻗어 그의 전신을 칭칭 휘감았다.
"윽…!"
하후미린은 그만 전신이 철삭으로 꽁꽁 묶이는 듯한 충격을 받고 비명을 토했다.
여황천후는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호… 네가 소녀무영천망류마저 벗어나리라는 것은 믿지 못하겠다!"
아!

---소녀무영천망류!

소녀문!
그렇게 명명된 여인집단이 있었다,
언제 생겼는지 모른다.
단지,
여인이 생기고서부터 존재해 온 원세로부터의 신비지문이라 알려져 있다.
지금은 사라진,
그 전설의 여인집단!
여인의 역사는 한의 역사였다.
여인들은 사내의 욕정의 노리개였고,
그 긴 하루를… 평생을 물레를 돌리며 실을 뽑아야 했다.
그리고,
여인들은 그 한이 실타래를 품은 채 죽어갔다.
그렇게 수천 년을 쌓인 여인의 한이 서린 실,
그것이 뻗어 나올 때 하늘마저 묶어 버릴지니,
보이지 않는 그물,
오직,
여인만이 사내를 묶어 버릴 수 있는 무형의 실!
그런 절예를 어찌 무공을 모르는 하후미린이 막을 수 있겠는가?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데…)
그는 수족이 마비되고,
정신이 가물가물해져 감에 따라 이를 악물었지만 점차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허나,
만일,
일반인이었다면 소녀무영천망류가 펼쳐진 순간에 제압되고 말 것이다.
하후미린이기에 혈도가 없는 체질이므로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허나,
서서히,
하후미린은 정신을 잃었다.
"호호호홋…! 그러면 그렇지! 너라고 별 수 있느냐?"
휙---!
여황천후는 교소를 흘리며 하후미린을 옆구리에 끼었다.
이어,
그녀는 신형을 날렸다.
"호호홋… 이제 호화지존이 탄생할 것이고… 여인제국의 천하가 이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바람을 타고 여황천후의 교소가 흩어졌다.
하후미린,
만상전능신혈맥을 타고난 불세잠룡 하후미린,
과연,
그는 어찌 될 것인가?


하늘의 밤,
아니,
저… 무한의 우주와도 같이 드넓은 무궁의 천외에,
신비의 장막에 철저히 가려져 있는 신비계가 존재함을 알고 있는 자는 흔치 않았다.
일컬어,
구주사비혈.

그렇게 불리운다.
우내에서 가장 신비로운 피를 지닌 인간외의 인간들이 사는 대… 신비지!

--수정요지!
저… 천외에 수정의 계곡이 있고,
그곳엔 수정성녀들의 낙원이 있었으니,
여인,
지상에 존재하는 인간들 중 절반은 사내이고 나머지는 여자이다.
그러므로,
결코 여자란 존재가 신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허나,
이 여인들만은 몹시도 특이하며 신비로운 존재였다.
인간보물!
그렇다!
일컬어… 수정성녀라 불리는 수정요지의 신비녀의 몸!
그 육체는 그 이름 만큼이나 신비로운 하늘의 정령을 내포하고 있었으니,
이십 년의 세월이 흐른 여인에게는 젖이 나온다.
한데,
그 유액은 결코 일반여자들에게 나오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신비스런 힘이 그 안엔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도… 그 신비력을 본 자도, 흡취했다는 자도 없었다.
알려진 것은 극히 단편적인 것들 뿐이었다.
허나,
설사 곧 죽을 목숨의 늙은 노인일지라도,
그녀들과 하룻밤을 지낸다면 능히 천인지력을 얻어 무병장수하며 회춘할지니…
오오…
어찌 그런 신비적인 영인들이 존재할 수 있는가?
구주사비혈!
그 첫 번째 신비혈은 바로 수정요지였다.

--구주독밀계!
천외의 어딘가에 있다는 독의 천국!
기이하게도,
구주독밀계에는 사내가 없었다.
아니,
오직 한 명 만이 존재한다고 전해져 왔다.

독인지존---!

구주독밀계의 모든 독종녀들의 정부!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여인들은 그의 첩일 뿐이었다.
아울러,
그에게서 사내가 난다면 모조리 죽여 버리고,
오직,
여아만을 키우는 야만적인 풍습이 있는 여인왕국이 바로 그것이었다.
전대의 독인지존이 죽는다면,
다시금,
맞이해야 하는 독인지존에게 모든 독종녀들은 그의 첩이 되어야 했다.
인륜과 도덕은 오직 죽음으로만 해결되는 곳,
허나,
그 누구도 독인지존이 될 야망을 품지는 못했다.
한 방울이면 황하를 독수로 만들 수 있는 녹령천독액을식수로 마셔야 하고,
한 번 물리면 천년거목일지라도 새카맣게 녹여 버리는 독물을 씹어 먹어야 할 뿐더러,
조금의 향기라도 마신다면… 아무리 강한 금강지신일지라도 내부는 녹여 버리는 독초, 독화의 독향을 맡아야만 하는 곳에서,,
그뿐인가?
독종여인군단!
한 번의 입맞춤이라면 오장육부가 녹아들고,
그 젖가슴의 애무로 인해 분출되는 유액을 음미한다면 뇌수조차 녹아 백치가 될 것이고,
한 번의 정사엔 그 내재한 양기마저 녹여 즉사하고야 마는 인간독물들!
오오!
그 누가 감히 목숨을 도외시 할 수 있겠는가?
독인지존좌!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가 누가 있을 수 있는가?
결국,
구주독밀계 또한 전설의 나라로 화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사사천상총!

죽음의 세계,
그 사후세계의 집행지가 바로 사사천상총이었다.
죽음이 있는 곳엔 반드시 있다는 사계의 주재자들,
일컬어,
천상사조군이라 불리우는 그 죽음의 저주자들에 의해 사자의 영혼이 인도되고,
그들은 허나의 무덤에 갇히운다.
그것이… 사사천상총이었다.
백색의 저주!
그 하이얌의 전율이 대지를 뒤엎을 때,
산자는 지저유부로 사라지고,
오직,
죽은 자만의 사계가 펼쳐지리라!
저주의 상조백기가 하늘까지 이를지니,
죽음의 이름만이 가장 강하며 성스럽도다!

--천상신녀부!

천기신혈맥!
그것은… 여인이 지닐 수 있는 최상의 신체였다.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천… 만을 아는 천혜를 지닐 수 있는 여인,
그런 천혜의 여인들이 모여 이룩된 하늘 위의 천녀 집단!
허나,
그녀들은 결코 드러난 적이 없었다.
하늘을 얻으려는 자,
천상신녀부를 얻어라!
그런 말이 은밀히 천하를 떠돌고 있었다.

구주사비혈.

--수정요지!
--구주독밀계!
---사사천상종!
---천상신녀부!

세인들에겐 그 이름조차 생소한 천외신비세!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간일 수 없는 신비혈을 지닌 구주사비혈!
허나,
그 신비의 장막이 벗겨지리니,


고오오…!
서기는 실내를 휘황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흡사,
맑은 해면을 뚫고 햇빛이 투영되며 갈라지는 무지개랄까?
그 무지개 숲,
"호오… 어찌해야 하나?"
"과연…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나…!"
가느다란 탄식성이 흘러나온다.
수정밀실의 안,

여인이었다.
얼핏 형체조차 보이지 않는 투명한 여인들,
은은한 자광이 수정벽을 통해 흘러드는 햇빛에 반사되어 미묘한 곡선을 연출시키고 있었다.
아아…!
한 덩이 자수정으로 깎아 만든 듯했다.
머릿결조차 얇은 유리질을 뽑은 듯 은은한 자광이 반짝이고,
더욱이 한 올의 옷자락도 걸쳐 있지 않은 알몸,
저 봉긋한 젖가슴의 속마저 희뿌연 유액이 내비치고,
무릎을 꿇고 단좌해 있는 여인의 살 오른 허벅지조차 실핏줄마저 내비치지 않는가?
더욱이,
그 두 개의 허벅지 사이를 보라!
자색의 은은한 빛이 넘쳐 흐르는 자초림의 우거진 밀림지대!
그 도톰한 언덕의 유려함은 보는 이의 숨마저 막힐 지경이었다.
한데,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으니…!"
자광이 무지개처럼 일렁이는 봉목으로 흐르는 안까움의 빛,
그런 그녀의 맞은 편,
"글쎄… 그녀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고… 거부하자니… 수정성후님의 목숨이 위태로으니…!"
암담한 신색으로 고개를 흔드는 여인이 있었다.
푸르다.
저… 맑은 가을 하늘의 창창함이랄까?
짙푸른 청보석을 박아 넣은 듯한 벽안,
거기에,
치렁하게 둔부까지 흘러내린 벽광이 일렁이는 수발이 윤기 흐르게 빛나고,
벽광이 기름을 칠한 듯 흐르는 우아한 목줄기의 곡선,
그 아래,
능히 열 근은 됨직한 벽옥덩이로 다듬은 듯 탐스럽고도 미려한 유방이 솟아 있다.
그대로 깨어져 곧이라도 부서져 내릴 듯 매혹적인 푸르른 수정덩어리,
그 아래로는 창궁을 연상시킬 듯한 복부가 가볍게 숨결에 따라 일렁인다.
그뿐이 아니었다.
여인은… 사내처럼 책상다리를 하고 좌정해 있는 것이 아닌가?
미끈하고 탄력적인 허벅지의 사이,
호수 속의 수초이련가?
바람도 없이 하늘거리는 벽광을 내재한 방초숲은 황홀하기조차 했고,
그 균열된 계곡의 신비스런 내부,
은은한 벽옥빛을 발산시키는 벽빛의 동굴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다.
닿는 그 무엇이라도 일거에 흡입시켜 버릴 듯이,
여인은… 그대로 푸르름의 요정이었다.
이 두 여인,
분명 형체는 인간이었으되,
결코 그녀들의 모든 것은 인간이 지닐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문득,
뭉클…!
벽수정여인은 탐스런 자신의 유방을 쥐며 한숨을 흘렸다.
"수정보해와 수정성후님이 그 계집의 손에 있으니…!"
자수정여인이 우울한 신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요구대로 수정금강밀법을 펼칠 수도 있어요! 본지의 안녕을 위해선… 허나…!"
여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만일… 악인이 그 밀법을 시전받는다면…"
파르르…!
"안 될… 말이야…!"
벽수정여인은 청미를 떨며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어쩔 수가…!"
자수정여인의 말을 벽수정여인은 단호하게 잘랐다.
"성후님의 안녕과 수정보해를 찾기 위해선 펼쳐야겠지. 허나!"
"허나…?"
벽수정여인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
"그… 수정금강밀법이 완벽하게 시전되려면 우리. 수정쌍미정이 함께 시전해야 하지!"
"그렇죠!"
자수정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 하겠어! 비록… 내몸이 더렵혀진다 해도…!"
"안 되요! 벽정언니만 희생될 순 없어요!"
자수정여인은 머리를 흔들며 만류했다.
"어쩔 수 없어! 그녀가 여인제국의 천하정복의 선봉을 만들 호화지존이 되려는 자는 악인이 분명해."
"…"
"그런 자에게 수정금강밀법을 완전하게 펼친 다음엔… 누가 그 자를 막을 수 있겠어?"
"그… 래… 요…!"
자수정여인은 침통한 신색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수정금강밀법… 그것을 시전받는 자는… 수정천황이 되어 악을 파멸시킬 금강존자가 되어야만 하거늘…!"
벽수정여인은 말 끝을 흐리고 말았다.
"…"
"…"
실내는 조용한 정적이 감돌았다.
휘르르르…!
그런 그녀들의 옆,
길이는 이 장, 폭이 일장에 달하는 거대한 수정덩어리가 놓여져 있었다.
그것에서는 칠색의 상서로운 무지개가 뻗어오르고 있었다.
오오… 전설은 말한다.

---칠채성하수정강!

수정체의 최고봉!
하늘의 성스러운 무지개를 내재한,
아울러,
지상에서 가장 강한 강모이기도 했다.
설사,
수천, 수만 개의 벽력이 작렬할지라도…!
그것에 한 줄기의 균열도 일으킬 수 없다고 알려진 전설의 수정강모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 내재된 수정금강력을 얻는 자,
머리털 한 올부터,
심지어,
발톱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으로도 파괴될 수 없는 절대금강혼을 지닐지니!
그 신비의 수정강모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지상에 드러난 적이 없는 것이었다.
알려지기로는,
오직,
신화 속에 묻힌 수정요지에 있다 알려져 있었다.
한데,
그것이 바로 이곳에 있었던 것이었다.
오오…!
그렇다면 이여인들은…?

비… 이이잉!
수정밀실의 일각이 부서지며,
슥…!
한 명의 여인이 실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츠으으…!
가히 범접 못할 위압적인 기질이 풍기는 중년미부,
능히,
여인 중 최강으로 군림할 제후의 기상이 중년미부에게는 있었다.
여인제국후… 여황천후!

바로… 그녀였다.
여인천하를 꿈꾸는,
여인제국의 대국후!
그녀는 예의 후덕한 인상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두 수정여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호호… 수정쌍미정! 준비는 되었겠지요?"
그러자,
쩌--엉!
여황천후를 일별한 벽수정여인의 벽안에서 분노의 벽광이 뇌전처럼 피어올랐다.
그 기운은… 증오가 포함된 섬뜩함이 서린 안광이었다.
이미 그 눈빛으로 인명을 살상시킬 수 있을 경지에 오른 초극고수자임을 그 일련의 행동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허나,
그녀는 감히 발작하지 않았다.
그 대신,
살기마저 서린 싸늘한 시선으로 여황천후를 노려보며 벽수정여인은 입을 열었다.
"여황천후! 약속은 지키겠지?"
그녀의 말에 여황천후는 더욱 친근감 있게 미소지었다.
"호호호! 물론이에요! 벽정선자! 대법만 펼쳐 준다면 수정보해와 수정성후를 틀림없이 돌려 주겠어요!"
그러자,
자수정여인이 분노 서린 교음을 토하며 이를 갈았다.
"빠득! 여황천후! 그대가 감히… 수정요지를 능멸하다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여황천후를 덮쳐들 듯 교구를 떨었다.
허나,
벽수정여인… 벽정선자는 그녀를 다독였다.
"자정… 감정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야…!"
그 때 여황천후가 한 걸음 나서며 온화한 음색으로 말했다.
"호호…! 수정요지를 능멸하다니! 누가 감히 구주사비혈을 능멸할 수 있겠어요?"
그런 그녀의 말투는 흡사 맏언니가 동생에게 하듯 온화했다.
한데,
수정요지라니…?
구주사비혈!

구주의 지중에 숨은 신비의 사대비세!

--수정요지!
--구주독밀계!
--사사천상총!
--천상신녀부!

인간창세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신비의 세계!
한데,
그 중 인간보물녀들이 있다는 수정요지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었다.
오오… 그랬는가?
이… 신비로운 수정여인들,
이 여인들은 바로 수정요지의 요인들이었던 것이다.

수정쌍미정!

자정성녀!
벽정선자!

수정요지를 대표하는 수정의 요정들,
인간보물이라 불리는 수정요지의 여인들 중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성력을 그녀들은 지니고 있었다.
한데,
그 수정요지의 수정쌍미정이 여황천후의 위협을 받고 있다니!

여황천후는 수정쌍미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수정금강밀법으로 한 사람을 수정금강신으로 만들어 준다면 더 이상 수정요지를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그녀의 말에,
"…!"
"…"
수정쌍미정은 우울한 신색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수정금강밀법!
말 그대로,
꿀처럼 달콤한 대법이었다.
오직,
수정요지의 수정여인들만이 펼칠 수 있다는 하늘의 밀법!
일단 완성된다면,
그 피부는 물론 내부까지 완전한 금강의 불괴지신이 될 수 있다는 전설의 신술이 그것이었다.
설사,
절대보검일지라도 그 머리카락 한 올도 자를 수 없을지니…
그뿐이 아니었다.
만독이 불침함은 물론이고,
설사,
지옥귀화 속에서도 털 한 오라기 타지 않을 정도로 그 몸은 완벽한 금강지체가 될 수 있었다.
도저히… 죽을 수 없고, 부서질 수 없었다.
오직,
사지가 끊기고 심장이 산산이 부서져야만 죽을 것이니…

오오!
여인제국후 여황천후!
그녀는 바로 그 전설의 수정금강밀법을 수정쌍미정에게 펼쳐 주길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대체,
그녀가 어떻게 수정요지의 신화를 발굴했단 말인가?
모를 일이었다.
허나,
그 구주사비혈 중 수정요지의 절대신비녀가 바로 여황천후의 손에 장악되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
"…!"
수정쌍미정의 옥용은 어둡게 침잠되어 있었다.
(수정성후님의 안녕과…!)
(수정보해를 되찾기 위해선… 할 수 없이 여황천후의 말을 들어야 한다!)
체념의 빛이 흘렀다.
허나,
그런 중에도 그녀들의 봉목으로는 깊은 우려감이 떠오르고 있었다.
(만일… 악인을 수정금강지신으로 만들어 준다면… 그것은 천하를 파멸로 이끄는 일…!)
또르르…!
벽정선자의 옥용으로 짙푸른 땀방울이 구슬처럼 맺혀 흘렀다.
구주사비혈,
우내제일의 신비지,
그들은 결코 지난 수천 년의 무림역사 속에서 드러난 적이 없었다.
하물며,
그것들 중 수정요지의 수정성녀들이 여인제국의 대륙파멸병기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하려 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허나,
어찌하겠는가?
(수정보해는 본지의 지존보경…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아울러…)
벽정선사는 피가 배이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수정성후님은 수정요지의 지존공녀이신 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녀의 옥용으로 수많은 갈등이 어지럽게 교차되었다.
이 때였다.
여황천후는 차가운 교갈을 터뜨렸다.
"본후는… 그대들이 승낙한 것으로 알겠어요!"
"…!"
"…!"
그녀의 말에 수정쌍미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호호호호…!"
여황천후는 요사스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녀는 손을 치켜올리며 교갈을 터뜨렸다.
"호화지존을… 데리고 들어오너라!"
그러자,
"예…! 국후님!"
수정벽 밖에서 대답하는 여인들의 음성이 울려왔다.
이어,
스스슷…!
밖으로부터 팔 명의 여인들이 들어섰다.
전사복을 걸친 육중한 체구의 여전사들!
한데,
둥실…!
그녀들의 일 장 허공에는 벌거벗은 사내가 가볍게 떠 있는 것이 아닌가?
미청년,
일견키에도 환상적이기조차 한 미안을 그는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
완전한 알몸인 그 자의 피부는 여인보다 더욱 희고 매끄러웠다.
만일 이 자의 가슴에 여인같은 젖가슴이 솟아 있고,
그의 하체에 남성의 상징물만 없다면 아마도 절세미인이라 불리울 정도였다.
누구인가?

--하후미린!
또 누가 있으랴?
지상에서 그 같은 인물은 오직 하후미린밖에 없었다.
여황천후에게 제압되어 끌려온 하후미린,
그는… 여덟 명의 여전사에게 이끌려 서서히 칠채의 휘황한 영기를 방출하고 있는 칠채성하수정강의 위에 떨어져 내렸다.
스스스…!
그는 천정을 보고 반듯이 눕혀 졌다.
휘류류류…!
오오… 저 영롱한 칠채색의 서기 속에,
저… 인간일 수 없는 극치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내를 보라!
". !"
"…!"
이미,
여인으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야망의 꽃을 피우려는 야망화들,
하후미린을 데려왔던 여덟 여전사… 팔대패왕화들의 눈,
그녀들의 봉목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하후미린의 모습,
그것은 패와화들이 철심을 녹여 버리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그것은 여황천후도 마찬가지였다.
(호화지존… 여인제국의 수호신이 되리라! 나… 여황천후마저도 가질 수 있는…)
그녀의 눈빛은 야릇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데,
저주스런 눈길로 하후미린을 노려보던 수정쌍미정,
그 중 벽정선자의 봉목은 경악으로 물결치고 있는 것이었으니!
부르르…!
탐스런 벽옥의 수밀도마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알아본 것이었다.
하후미린의 신체 내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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