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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의 일기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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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641 회 작성일 24-02-18 04:0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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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의 일기장[2]☜☜
그나저나 정말 그 돈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끝끝내 그 돈엔 손을 대지 못할 것 같다. 우선 마음의 순결을 잃어서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물론 더 큰 일을 위해서 잠시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그가 너무 측은해 보인다.
즐기기 위해서 이런 데 온 것 같지는 않다. 밤새 식은땀을 흘리며 잠꼬대를 해댄다. 아마도 그의 부인을 찾는 것같다. 그의 부인에게 무슨 죄라도 지은 걸까? 자꾸 용서해 달라고 한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척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이 참 많다. 처음엔, 이런데 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나쁜 사람들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자신의 좌절이나 고통을 달래려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잠시나마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도 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해야만 하는 자기 자신을 더욱 꾸짖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분들과는 서로 힘이되어 줄 다른 방법이 없는 게 안타깝다.
그 페이지의 마지막 글씨까지 읽고 난 호남은, 바로 일기장을 덮지 못하고 멍멍히 앉았다가,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어 일기장의 뒤쪽 페이지에서 한 장을 뜯어냈다. 그러곤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어 그 종이 위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나갔다.-그냥 갑니다. 사실은 아가씨의 책상서랍을 뒤져보았습니다.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었죠. 일기장이 있더군요. 너무 귀중한 비밀을 알아낸 것 같아 미안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가는 즉시 못 본 걸로 해두겠습니다. K대학교에 합격했더군요. 그리고 동료를 도와주느라 푼푼이 모아놓은 대학 등록금마저 써버렸더군요.
나는 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일에 어떤 신문기자가 아가씨의 인간 승리를 사회면의 특종으로 다뤄 신문에 나면 성금이나 금일봉이 쇄도하겠죠. 이제껏 몰랐다가 신문에만 나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노라 이름 올리기 위해서.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에만 묻어두려는 이유는, 잘못하면 아가씨의 프라이버시를 해칠 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아가씨의 생각대로, 이 세상이 강제로 빼앗긴 육체의 순결과 원해서 내팽개친 육체의 순결 사이를 구분해 주면 좋겠지만, 이 세상의 모습은 워낙 그런 것을 구분할 줄 모를 만큼 마음의 순결을 잃고 있으니까요.
각설하고, 숙박료가 될지 화대가 될지 아무튼 그 돈은 신세진 걸로 해두고, 대신 이 현금카드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남은 돈이 얼마쯤 있으니까 찾아서 등록금에 보태 쓰기 바랍니다. 비밀번호는 5205입니다.
나는 오늘 아가씨로부터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배운 것 같습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고통과 좌절 끝에 다 죽어 버린다면, 이 세상엔 마침내 사람답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만 들끓게 될 테고, 다라서 세상은 더 빨리 멸망의 길로 치닫겠죠.
그러므로 그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쩌면 그건 아가씨나 나 같은 사람들의 의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아가씨의 분투를 기원합니다.
호남은 그 여자가 돌아올세라, 방바닥에 그 편지와 함께 100만 원 가까이 남아 있을 현금카드를 내려놓고는 여자의 방에서 서둘러 나왔다. 그러곤 미닫이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서,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질퍽한 골목길로 발을 내딛었다.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기둥서방 싸움꾼을 응징할 준비를 하는 일이었다. 그러곤 생각을 정리하여 사창가로 팔려간 지혜를 다시 찾아나서는 일이었다.
그때 예리한 바늘 수천 개가 뒤통수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한 귀퉁이가 깨어진 여자 방의 창문이 보였다. 햇빛이 그 유리창에 부딪쳐 일정하지 않게 퍼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반사광 속에서 여자가 꾸는 꿈의 입자를 보았다. 문득, 아프도록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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