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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마면신협(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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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353 회 작성일 24-02-17 23: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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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빙벽(氷壁) 속의 절대자(絶對者)들


(번뇌....마야!)
용사추는 안색이 홱 변했다.그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금방 알아차렸
다.
"우웃!"
용사추는 벼락같이 신형을 휘돌리며 떠올랐다. 그러나 한 가닥 무서운 잠
력이 그보다 더 빠르게 그의 배심에 작렬했다.
콰릉!
"크윽!"
용사추는 그대로 등판이 박살나며 십 장 저편의 석벽과 거세게 충돌했다.
암습자, 즉 번뇌마야가 내친 일격은 전황 북리황의 철혈수 공격에 못지않
은 막강한 것이었다. 용사추의 천년내공이 순간적으로 와해되어 버릴 정도
로.....
이때 음울한 웃음소리와 함께 두 명의 인물이 불사전 안으로 들어섰다.
"후훗! 악마십호! 골치덩어리들을 해치우느라 수고했다!"
그들은 번뇌마야 경천구와 호면제왕 철패극이었다. 번뇌마야는 여전히 얼
굴을 면사로 가린 모습이었다.
용사추의 안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크.....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였군!"
그는 전신이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일어서며 침중한 신음을 토했다. 마라
천강도에 의지하여 간신히 일어선 그는 분노의 눈으로 번뇌마야를 노려보았
다.
"흐흣! 바로 그렇다, 악마십호!"
번뇌마야는 면사 속에서 음산하게 웃으며 유령같이 용사추의 앞으로 다가
섰다.
"번뇌마궁의 세 아해들은 자신들의 분수를 망각하고 불사마후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본좌는 그들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
침 네가 적시에 나타나 본좌의 일을 도와 준 것이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음성으로 차도살인지계를 시인했다.
죄의식이라든지 가책같은 것은 이미 그의 가슴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삼십년 전,
그는 조화독종에게 그 딸 나요미를 독종독인으로 키우라고 하며 인질로
삼았던 가엾은 여인 도균을 어찌했는가? 그는 서슴없이 도균을 매음굴에 던
져 뭇 사내들의 노리개로 만들어 버렸다.
번뇌마야는 그런 자였다. 그에게 신의라든가, 애정같은 것은 아무 하잘데
없는 것들이었다.
불사천작, 그는 오래전부터 번뇌마야에 대한 배신을 꿈꾸고 있었으며 그
결정적인 도구로 불사마후를 선택했다.
하지만 번뇌마야의 칼날같은 눈이 그것을 놓릴 리 없었다. 그는 의도적으
로 불사천작으로 하여금 불사마후를 지키게 하여 용사추가 그들을 베도록
유인했던 것이다.
번뇌마야는 음울한 눈빛으로 용사추를 바라보며 짐짓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이무기가 되어야 했을 아이였는데.....너무 큰 용(龍)이 되고 말았
다. 너를 죽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용사추는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으로 번뇌마야를 노려보았다.
"마야는....이것을 잊으셨구료."
그는 입술을 씰룩이며 문득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검붉은 빛이
도는 주먹만한 크기의 둥근 물체였다.
"벽력....굉천뢰!"
번뇌마야는 흠칫하며 안색이 굳어졌다. 용사추가 꺼낸 둥근 물체가 바로
환우최강의 화기인 벽력굉천뢰임을 알아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번뇌마야는 태연하게 히죽 웃었다.
"글쎄.....던질 수 없을 텐데? 그것을 던지면 우리도 물론 죽겠지만 너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자신있는 음성으로 빈정거리듯 말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이 다치는 일은 하지 않는 자였다. 그런 그의 계산대로라면 용사추 역시 벽
력굉천뢰를 던지는 어리석은 짓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었
다. 모든 일을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에 맞추려는 그의 습관이었다.
용사추는 그런 번뇌마야의 속을 꿰뚫어보며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그런데, 이 때였다.
쉬____익!
돌연 불사전 밖으로부터 하나의 시커먼 인영이 벼락같이 날아들어 번뇌마
야와 호면제왕을 덮쳐왔다.
"물러가랏!"
위____잉!
호면제왕 철패극은 사납게 일갈하며 그 흑영을 향해 일장을 마주 쳐내었
다.
"제왕! 맞서면 아니되네! 독종독인이네."
번뇌마야의 다급한 일성이 철패극을 저지했지만 그의 경고는 한 걸음 늦
은 후였다.
콰콰쾅!
우두둑!
굉렬한 폭음을 일으키며 호면제왕 철패극과 흑영이 서로 충돌했다.
"크읏!"
그 직후 철패극은 고통스런 신음을 토하며 뒤로 거칠게 퉁겨졌다. 그런
그의 우장이 삽시에 새카맣게 물들었다. 무서운 절대독강이 그의 호신지력
을 무참히 녹여버린 것이었다.
나타난 흑영은 다름아닌 독종독인 나요미였다. 그녀는 이제껏 불사전 밖
에 잠복해 있었던 것이다.
"아빠를.... 아프게 했어! 요미가 용서 못해....!"
꽈릉.....!
나요미는 불완전한 억양으로 더듬거리며 이번에는 번뇌마야를 덮쳐갔다.
"웃!"
번뇌마야는 황급히 몸을 날려 나요미를 피했다. 아무리 그라고 해도 나요
미의 독종지력을 정면으로 받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죽.....일 테야!"
나요미는 두 눈에서 새카만 묵광을 토하며 재차 번뇌마야를 향해 득달같
이 달려들었다. 백치로 화한 그녀에게 있어 용사추의 존재는 절대적인 것이
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용사추를 번뇌마야가 다치게 한 것이다.
나요미는 마치 불구대천지 원수를 만난 듯 번뇌마야를 덮쳐왔다. 그런데,
이때 용사추가 문득 나요미를 불렀다.
"요미! 이리 와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요미는 즉시 손을 멈추고 용사추를 향해 날
아왔다.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심령이 교류되며 나요미는 용사추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쳐렸다.
"다음에....꼭 녹여 주고 말 테야! 아빠를.....아프게 했으니!"
휘익!
분노의 음성으로 교갈을 터뜨린 나요미. 그녀는 섬전같이 용사추를 두 팔
로 안아들며 불사전을 빠져나갔다.
용사추는 나요미의 팔에 안겨 그곳을 떠나며 문득 침중한 어조로 중얼거
렸다.
"자연! 나를.....용서해라!"
위____이잉!
그는 손에 들고있던 벽력천굉뢰를 불사전 안으로 맹렬하게 던져 넣었다.
그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사태였다.
"어억!"
"마야! 위험합니다!"
번뇌마야와 철패극의 다급한 비명이 동시에 불사전 안에서 터져나왔다.
콰콰콰.......쾅.....!
그 다음 순간 천붕지열의 가공할 굉음이 불사전을 휩쓸며 터져올랐다. 마
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엄청난 열폭풍이 소용돌이쳤다.
그것은 불사전 주위 오륙십 장 내의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궤멸시켰다.
벽력굉천뢰! 환우최강의 화기가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었다.
우두둑.....콰콰쾅!
그 굉렬한 폭발은 비단 불사전을 궤멸시키는데 그치지 않았다. 궤멸은 또
다른 궤멸을 일으켜 불사마궁의 마계 중 칠팔 할이 순간적으로 함몰하여 버
리는 엄청난 사태로 진전되었다. 실로 전율스러운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폐허. 그야말로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한 불사전의 페허가 보기에도 끔찍
한 참상을 드러낸 채 누워 있다.
그런데, 그 폐허속에 살아있는 것이 있었다.
"크으.....지독하군!"
"으음....그 어린 아해가 정말로 벽력굉천뢰를 터뜨리다니...!"
콰드득.......!
괴로운 신음성이 일며 거대한 암반 밑에서 두 명의 인물이 일어섰다. 전
신이 피투성이가 된 형편없는 몰골을 한 두 사람. 그들은 번뇌마야와 철패
극이었다.
폭발이 이는 순간 그들은 순간적으로 불사전의 암반으로 파고들어 폭사를
면한 것이었다.
암반에서 빠져 나오자 마자 철패극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오른팔을
어깨에서부터 잘라낸 일이었다. 나요미의 독종독기가 무서운 속도로 그의
팔꿈치 위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츠으......!
팔을 잘라낸 철패극의 호목이 잔혹한 살기로 이글거렸다.
"그 놈....악마초인이란 악종을 내 손으로 죽이지 못하면.....성을 갈겠
다!"
그는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번뇌마야는 음산하게 웃었다.
"후훗! 아마도 제왕이 그런 수고를 할 필요는 없을걸세!"
"예?"
철패극은 흠칫하며 번뇌마야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이미 제이의 안배까지....?"
이내 그는 번뇌마야의 신비한 웃음의 의미를 알아채고는 신음하듯 물었
다. 번뇌마야는 잔혹한 눈빛을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 유령귀종의 젊은 색골이 악마십호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
네. 열 명의 활강시로 말일세."
"아....!"
철패극은 그만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그는 새삼 번뇌마야의 치밀함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번뇌마야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여 용사추를
살려보내지 않을 또 한 겹의 그물을 쳐놓았던 것이다.
"그 놈 악마십호가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네. 후훗....전황이나 천년
마녀 중 누군가가 그 아이를 구하기 전에는....!"
번뇌마야는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툭 옷깃의 먼지를 털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두두둑......쿠쿠쿵!
이때, 돌연 무너진 불사전의 지면 전체가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들썩거
리기 시작했다.
이어, 불사전의 중앙이었던 부분이 굉렬한 폭음과 함께 폭발하며 하나의
인영이 서서히 그곳에서 떠올랐다.
아주 가냘픈 체구의 인영. 그 인영은 시뻘건 눈빛을 뇌전같이 토해내며
곧장 번뇌마야와 철패극 앞으로 떠올랐다.
그것을 바라보던 두 사람. 그들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비명에 가까운 신
음성이 터져나왔다.
"불사.....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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