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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랑을 위하여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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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04 회 작성일 24-02-17 18: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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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방

어느 날 저녁, 히데오는 산보하러 나갔다가 우연히 회사에서 돌아오는 노리꼬를 만났다.
인사를 나눈 뒤 노리꼬는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머뭇거리는 눈치를 보인다.
노리꼬의 모습은 점점 결혼한 여자답게 변해가고 있다. 다자끼와 관계를 맺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일까?
아직 처녀인 듯한 인상을 풍기던 이사올 때와는 달리 꽤 품위있는 부인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변화에 히데오는 감탄하고 있다.
“저……..아저씨한테 부탁이 좀 있어요. 나중에 찾아뵈도 괜찮을까요?”
“네, 그러세요. 몇 시경에 오실 건가요?”
“남편은 오늘밤 야근을 해요. 시누이도 늦게 올 거구요. 아저씨가 좋은 시각에 찾아뵙지요.”
“그럼, 지금 함께 돌아갈까요?”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노리꼬는 일단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히데오는 차준비를 했다.
10분 정도 지나자 노리꼬가 옷을 갈아입고 왔다. 응접실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실은 시누이 일입니다.”
예견한 대로다. 히데오는 놀라지 않았다.
“기누꼬 양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오늘밤도 늦어져요…..”
“한창 어울려서 놀기 좋아할 나이잖아요. 회사 동료들과 놀고 있겠죠, 뭐.”
요즈음 기누꼬의 귀가 시간이 불규칙한 것은 히데오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괜찮지만, 혹시 회사의 누군가와 이상한 사이가 된 건 아닌가 하고….”
“그런 기색이라도 보이던가요?”
“네에……”
노리꼬가 끄덕이며 말을 잇는다.
“부끄러운 말입니다만, 사실 시누이가 이렇게 와 있는 것은……”
노리꼬는 이미 히데오가 알고 있는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다니던 회사의 상사와 불륜에 빠진 사실이 발각되어 상경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동경에 오면 그 사람과의 일을 잊어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
“잠깐만요.”
히데오는 손을 들어 제지하며 계속 말한다.
“기누꼬 양이 같은 회사 남자와 그런 관계가 되었다는 게 확실한가요? 나로서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그럽니다.”
히데오는 자신도 기누꼬와 관계했으면서 그렇게 물은 것이다.
‘혹시 노리꼬는 나와 관계한 이후의 기누꼬의 변화를 이상하게 여겨 남자가 생겼다고 느끼고, 그렇다면 회사 남자임에 틀림없다고 추측한 것은 아닐까?’
히데오는 기누꼬가 상경한 이래 자기 이외의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아뇨, 확실해요. 그 사람 부인이 어제 이 집에 찾아온걸요. 마침 남편과 시누이는 출근한 직후였고, 나도 막 나가려던 참이었죠.”
이번에는 히데오가 놀랐다.
‘아니, 그런 앙큼한 짓을 …….!’
남자의 아내가 찾아올 정도라면 이것은 벌써 예사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 부인은 뭐라고 말하던가요?”
“품위가 있는 사람이더군요. 시누이의 일은 조금도 비난하지 않았어요.”
“그럴만도 하겠네요. 어차피 남자 쪽은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고 기누꼬 양은 이제 겨우 어린 티를 벗은 나이니까요.”
“그 부인도 남자도 젊어요. 부인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였어요. 남자도 엇비슷한 나이라고 하던걸요.”
“그것 참!”
“남자는 결혼하기 전부터 대단한 바람둥이었던 모양이에요. 시누이와 친해진 것도 그가 독신이라고 속이고 접근했기 때문이래요.”
“과연!”
“그 남잔 언제나 그런 수법으로 여자를 유혹하는 모양이에요. 시누이는 아직도 상대가 독신이라고 믿는 있는 것 같아요.”
“흐음….”
“게다가 그 남자는 집에 돌아와서는 부인한테 자신이 바람 피운 사실을 의기양양하게 지껄여댄대요.”
“그런 남자도 있을 겁니다.”
히데오는 의기양양한 쪽은 아니지만, 다에꼬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
“시누이와의 일도 전부 자랑삼아 떠들어댔나 봐요. 그래서 부인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 집 주소를 알아내고 찾아온 거구요. 부인은 남편의 바람기를 사과하면서, 되도록 빨리 헤어지도록 하는 쪽이 시누이를 위한 일이라고 충고해 주러 왔던 거예요.”
“정말 그 부인은 바람 피운 남편의 뒷치닥거리를 하러 온걸까요? 결국은 자신이 버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아뇨,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 여자 쪽에서 헤어지는 일은 있어도 버림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 부인은 남편의 바람기를 인정하는 셈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점에 대해선 너그러운 것 같았어요. 그녀의 남편이 자신이 바람 피운 일을 스스럼없이 얘기할 정도니까요. 어쨌든 그 사람은 시누이의 일이 걱정돼서 찾아온 거예요.”
“어째서 걱정하는 것일까요? 바람기를 인정하고 있다면 그냥 내버려두면 되지 않을까요?”
“자기 남편이 여자를 속이고 있는 것에 자신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음, 그런 심리도 있을 수 있겠지요.”
“어쨌든 지금은 시누이 쪽이 더 열중해 있는 것 같아요. 그 부인말로는, 남편은 여자를 다루는 솜씨가 매우 노련해서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여자를 희롱해왔다는 거예요.”
“젊은 나이인데도 이불 속에서 상당한 테크닉을 발휘하는 모양이군요.”
“네, 그런 것도 말했어요.”
노리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 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도 말했겠지요? 그렇게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부인이었다면.”
“네에……..”
노리꼬는 눈을 내리깐다.
“어떤 말을 했나요?”
“저어, 그……..”
노리꼬는 입을 우물거리며 히데오를 흘낏 보고는 고개를 숙인다.
“조금 말하기 곤란해요.”
“괜찮으니까 말해보세요.”
“한번 그에게서 사랑을 받으면 잊을 수 없다나 봐요.”
“저런! 그럼, 그 부인은 남편 자랑까지 하고 갔군요?”
“네. 그래서 그녀의 남편은 여자들이 열중하게 되는 것이 재미있으니까 계속해서 속이고 돌아다닌다고 해요.”
“어떻게 해서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하는지도 말했습니까?”
“저어……”
노리꼬는 또 우물거린다.
“괜찮으니까 말해보세요.”
“어쨌든 모든 게 다 좋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그 부인도 남편이 아무리 바람을 피워도 헤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어쨌든 시누이는 그런 남자에게 열중해 있는 것 같아요. 이 일은 제 남편은 몰라요. 내가 안다는 것도 시누이는 모르구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저씨?”
“글쎄요, 어렵군요. 역시 다자끼 씨에게는 말하지 않는 쪽이 무난 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초지종을 알기 전에 화부터 낼 테니까 말입니다. 우선 그 남자의 부인이 와서 했던 이야기를 기누꼬 양에게 알려서 헤어지게 하는 것이 종겠어요.”
“자포자기해서 자살하거나 그대로 집을 나가거나 하지는 않겠지요?”
“아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겁니다. 첫 남자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기누꼬 양은 오늘도 늦는 모양이죠?”
“네, 그 남자와 만나고 있는지도 몰라요.”
“다자끼 씨가 돌아오기 전에 들어오면 곧바로 말해보세요. 난 아직도 믿기지 않는군요. 아직 상경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이곳 생활에 익숙해지는데도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저도 놀랐어요.”
‘기누꼬 그 계집애, 무엇이든 나에게 상담하겠다고 말해놓고는 몰래 남자을 만들다니, 눈치채지 못했던 나도 멍청하지만, 여자라는 동물은 방심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예측할 수가 없어.’
노리꼬와 이야기를 하면서 히데오는 괘씸한 생각이 든다.
“그럼, 역시 오늘밤 확실하게 충고해 주는 게 좋겠군요.”
노리꼬가 그렇게 말하고 돌아간 뒤 히데오는 문득 마음이 동해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기분이 내킬 때는 부엌에 서서 비교적 성실히 음식을 만든다.
노리꼬가 또 다시 현관에 나타난 것은 직장에서 돌아온 다에꼬와 식탁에 마주 앉아 와인을 마시면서 불고기를 먹고 있을 때였다. 히데오는 기분 좋을 만큼 마신 상태다.
“부인, 어떻게 됐나요? 자, 올라오세요. 지금 와인을 마시고 있는 참입니다. 함께 마십시다.”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그냥 여기서 실례할게요. 사실은 아저씨…… 지금 그 부인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노리꼬는 잠시 숨을 가다듬는 시늉을 하며 계속 말한다.
“시누이와 그 남자가 지금 어느 아파트에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해요. 그 남자의 친구네 아파트라고 해요. 호텔비를 아끼기 위해 친구 방을 빌렸겠죠. 그 친구는 그동안 밖에 나가 어슬렁거리고 있다가 거기서 부인과 딱 마주쳤다고 해요.”
“흐음! 그래서 그 친구가 부인한테 사정 이야기를 한 게로군요.”
“네, 부인이 남편의 바람기를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고 해요.”
“과연!”
“그래서 지금부터 함께 그 방에 가자고 전화가 온 거예요.”
“갈 겁니까?”
“네, 남편한테는 나중에 어떻게든 구실을 붙여서 변명해야죠, 뭐. 우선 가서 시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아요.”
“다자끼 씨는 아직 안왔나요?”
“네, 아직이에요. 그런데 제가 거기에 찾아가도 괜찮을까요?”
“괜찮겠지요.”
히데오는 팔짱을 끼고는,
“가서 데려오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그렇지 않으면 독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남자의 부인이 갑자기 나타난 쇼크로 경솔한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하고 말한다.
“그래요.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혼자 가기가 뭐하면 나도 함께 갈까요?”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지만 너무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아니, 괜찮습니다. 좋아요, 곧 준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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