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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랑을위하여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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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089 회 작성일 24-02-17 15: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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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넋두리

스즈꼬의 방에 처음으로 남자가 찾아온 것은 스즈꼬가 이사하고 나서 3일째 되는 날이다.
‘음, 친한 남자가 있었군.’
저녁 무렵 아무 생각없이 스즈고의 방을 엿보다 남자 얼굴을 발견한 히데오는 약간 실망했다.
그러나 이것은 히데오의 편견이 지나쳤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스즈꼬도 어엿한 여대생이며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남자 친구가 있는 게 이상할 건 없지 않은가.
스즈꼬와 남자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홍차가 놓여 있다. 남자는 어쨌든 학생인 것 같다. 보통 체격에 평범한 얼굴이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말야, 야스도를 만나러 갔었지. 그 녀석 하숙집에 말야.”
“만났어?”
“응, 만났어. 하숙집 근처의 다방에서 이야기를 했지. 나는 도시에와의 일을 전부 숨김없이 털어놨어.”
“어머나!”
“차마 입이 안떨어졌지만…… 결국엔 말할 수밖에 없었어. 테이블을 보면서 지껄였지. 야스도의 주먹이 날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말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하지만 야스도는 때리지 않았어. 잠자코 내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어.”
“…….”
“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야스도에게 머리를 숙이고, ‘도시에를 나에게 줘’라고 말했지.”
“쇼크를 받았겠네. 네가 나빴어.”
“알고 있어.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어. 나는 전부터 도시에를 사랑하고 있었고, 도시에도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야스도는 네 청을 들어줬어?”
“야스도는 일어서면서, ‘도시에한테 물어보지. 그리고 나서 대답을 해주겠어’라고 말했어.”
“그렇겠지. 너무 뜻밖이니까 믿을 수가 없었던 거야.”
“결국 야스도는 나가고 나만 남았어. 솔직히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어. 맞을 각오를 하고 나갔으니까 말야.”
“너도 너지만, 야스도 녀석 정말 멋지군.”
“다음날에 난 도시에를 찾아갔어. 거기서 난 재떨이에 있는 담배꽁초를 보았어.”
“도시에는 담배를 안피우잖아?”
“지난 밤에 야스도가 다녀갔다고 하더군. 야스도는 나와 헤어지고 나서 곧바로 도시에의 방으로 갔던 거야.”
“그랬군.”
“그리고 야스도는 도시에의 방에서 잤건 거야.”
“어머나!”
“도시에는 침착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어.”
“……..”
“이해가 가질 않았어. 그 두 사람은 고등학교 때부터 쭉 사귀고 있었고, 소위 공공연한 연인 사이였지. 그런데도 그 전까지 키스밖에 하지 않았대. 그랬던 두 사람이….”
거기서 남자는 말문이 막히는지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처음으로 결합한 거야. 도시에는 이틀밤 연속해서 나와 야스도에게 안긴 거지.”
“정말 모르겠군.”
“아니, 나는 알 수 있어. 야스도의 기분을 말야. 야스도는 그전까진 도시에를 너무나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거야. 그러나 나의 고백을 듣고 나서는 도시에도 육체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임을 깨닫고 갑자기 안을 기분이 들었던 거지. 그러나 난 도시에의 기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
“전날 밤 나에게 안긴 뒤 확실히 야스도와는 헤어지겠다고 말했어. 그랬는데, 게다가 나에게 처녀성을 준 다음 날인데 야스도에게 안기다니……..”
“결국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원래 도시에는 야스도의 애인이었으니까 나는 불평 따위를 할 자격이 없지.”
“그건 그렇군. 그래서 결국 도시에는 어느 쪽을 선택한 거야?”
“나는 그날 밤 도시에의 방에서 묵었어. 야스도는 도시에를 용서했고,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는 도시에의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했어.”
“야스도도 너도, 그리고 도세에도 내가 보기엔 모두 이상해.”
“확실히 이상하지. 그래서 나는 도시에에게 선택을 재촉했어. 나는 도시에를 사랑하기 때문에 야스도와 공유하는 것은 싫었거든.”
“………”
“그러자 도시에는 확실하게, ‘이제 야스도와는 헤어질 수 없어’라고 말하는 거야. 이틀 전에는 ‘헤어진다’고 해놓고 야스도가 용서하자 생각이 또 변한 거지.”
“………”
“그러면서 그전처럼 야스도와는 계속 연인 사이로 사귀고, 나와는 몰래 만나고 싶다는 거야.”
“뻔뻔스럽군.”
“결국 나에게 처녀를 준 단계에서는 나를 선택했는데, 야스도에게 그것을 용서받고 나서는 역시 그 녀석을 선택한 거지.”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어?”
“거절했어. 나를 밀회의 대상으로 삼겠다니, 말도 안되지. 그래서 깨끗하게 돌아섰어.”
“그건 잘한 일이야.”
“결국 나는 야스도와 도시에를 육체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역할만한 거야.”
“그것으로 괜찮지 않아?”
“하지만 묘한 기분이 들어. 도시에의 처녀를 빼았은 것은 나니까.”
“도시에는 오래 전부터 야스도에게 모든걸 허락하고 싶었지만 야스도가 요구해 오지 않으니까 안달이 난 거야. 그러던 참에 네가 나타났기 때문에 너에게 안긴거라구.”
“그럴지도 몰라.”
“그 뒤엔 야스도와 만났어?”
“아니, 만나지 않았어. 전화만 한번 걸려왔더군.”
“어떤 이야기를 했지?”
“그 녀석은 도시에와 자기는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면서, 내가 도시에와 어떤 식으로 만날지는 도시에의 의사에 맡기겠다고 했어. 그래서 나는, ‘이제 두번 다시 도시에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지. 그것으로 끝난 거야.”
“그렇지만 아직도 넌 도시에를 좋아하고 있겠지?”
“그건 그래. 그렇게 순식간에 지금까지 좋아했던 도시에를 잊을 순 없지. 처녀를 받는 직후인데 미련이 안남을 리도 없고.”
“점점 잊혀지겠지.”
“그러나 도시에는 분명히 야스도 몰래 나와 관계를 계속 갖고 싶다고 말했어.”
“안될 일이야.”
“사실은 오늘밤 8시에 도시에가 내방으로 오기로 되어 있어.”
“8시? 벌써 6시야.”
“그렇군.”
“그런데 넌 조금 전에 다시 야스도의 연인이 된 도시에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잖아. 게다가 도시에의 밀회 요청을 거절했다면서?”
“거절했지, 그때는. 그러나 나는 도저히 도시에를 잊을 수 없어. 그래서….”
“곤란하군.”
“스즈꼬!”
갑자기 남자는 일어서서 테이블을 돌아 스즈꼬 옆에 앉는다. 그리고는 스즈꼬의 팔에 손을 얹고,
“부탁해. 오늘밤, 여기서 나를 묵게 해줘.”
하고 말한다.
“갑자기 어쩐일이야?”
“나는 이제 도시에와 만나면 안돼. 야스도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그래. 오늘밤 도시에와 잔다면 우리 세 사람은 앞으로 늪속에 빠지는 관계가 될 거야. 도시에는 요부의 기질이 있어. 나는 거기에 휘들리고 싶지 않아.”
“……”
“부탁해, 이대로 방으로 돌아가 만나게 되면 관계를 계속하게 된단 말이야.”
“그렇다면 신주꾸에라도 나갈까? 도시에는 8시에 온다고 했지? 기다린다고 해도 한 시간정도일 거야. 9시 넘어서 돌아가면 만나지 않고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도시에는 열쇠를 갖고 있어. 낮에 만났을 때 건네주었어. 방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어.”
“그렇다면 어디든 친구 집에서 묵는 것이 어때?”
“안돼, 나는 역시 도시에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돌아가 버릴 거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여기에 묵게 해줘. 그리고 널….”
남자는 스즈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들뜬 목소리를 낸다.
“안을 수 있게 해줘. 너와 즐기고 있으면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끝낼 수 있어.”
스즈꼬는 남자의 손을 떨어내고 일어섰다.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부탁해.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정신나간 짓 하지마! 내가 그런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아까부터 진심으로 대해주었더니 딴맘을 품고 있었군. 세상에! 그게 네 목적이었어?”
“쌀쌀맞게 굴지 알아줘.”
남자는 더욱 기를 쓰며 스즈꼬를 껴안으려고 한다. 스즈꼬는 그것을 뿌리치면서,
“자, 돌아가! 돌아가지 않으면 주인 아저씨를 부를 거야.”
하고 소리쳤다.
“싫어! 그냥은 안가!”
남자도 일어서서 스즈꼬에게로 돌진했다. 스즈꼬는 벽에 눌린 채 양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거부한다.
“부탁해. 오늘 하룻밤만으로 좋아. 한 번뿐이라도 좋아. 나를 도와줘. 나는 이제 도시에를 안으면 안돼.”
하고 남자는 애원한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스즈꼬는 남자 얼굴에 손을 대고 세차게 밀었다. 남자는 뒤로 밀리면서도 스즈꼬에게서 손을 떼지 않는다.
보고 있는 히데오도 질릴 정도로 끈질기다.
‘세상에는 저 녀석 같이 어쩔 수 없는 응석받이가 있어.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녀석들….. 저 녀석도 뻔뻔스러운 데다 제멋대로야. 수치를 모르는 녀석이군.’
히데오는 서둘러 스즈꼬의 방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반침속에서 남녀의 싸움을 뚫어져라 계속 관찰한다. 남자는 그다지 강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게 급하게 스즈꼬를 덮쳐누르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격한 싸움 속에서 스즈꼬에게 떠밀려서 엉덩방아를 찧은 것은 남자 쪽이었다. 그대로 스즈꼬는 방을 뛰쳐나갔다.
히데오는 계속 남자를 관찰했다. 남자는 비틀거리면서 일어서서 스즈꼬의 뒤를 쫓으려고 하다가 생각이 바뀌었는지 그대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
그리고는 테이블 위의 홍차를 마시고 양손으로 머리를 꺼안는다.
현관벨이 울렸다.
‘스즈꼬다.’
하고 직감한 히데오는 재빨리 반침에서 나와 현관으로 달려갔다. 문을 열었다.
“미안합니다.”
스즈꼬는 머리를 숙이며 말한다.
“아, 어서 와요.”
“저……..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나한테요? 그것 참 기쁘군요. 무엇이든 말해봐요.”
히데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며 상냥하게 대한다.
몰래 스즈꼬의 모습을 관찰했다. 숨이 끊어질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서 도망쳐온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목소리도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다.
“지금 방에 친구가 와 있어요.”
“음.”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남학생이에요. 지금 약간 취한 상태예요.”
“흐음……..”
“게다가 연인과의 사이에 트러블이 있어서 꽤 난폭해졌어요.”
“그것 참 안됐군.”
“약간 상식을 벗어나고 있어요.”
“흐음…….”
“미안하지만 아저씨가 돌아가게 좀 해주세요.”
“결국 쫓아내 달라는 얘기로군요.”
“네.”
“그 친구가 스즈꼬 양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하던가요?”
“네, 장난이 섞여 있었지만 나한테 덤비길래…….. 조심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서……”
“알았어요.”
히데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한다.
“가서 머리채를 잡아 끌어내도록 하지요.”
“그런 짓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인걸요. 그러니까 싸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닌데,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히데오의 도움을 청하러 오긴 했지만 다급하게 굴지 않고 말투도 꽤 냉정하다. 감탄하면서 히데오는 스즈꼬의 뒤를 따라 3호실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남자는 이불을 깔고 누워 있다. 게다가 벗은 윗도리와 바지는 가지런히 옷걸이에 걸어놓았다.
“어머나 맙소사!이게 무슨 짓이야!”
스즈꼬가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남자는 누운 채로,
“너도 빨리 이불 속에 들어와. 어디 갔다온 거야?”
하고 대꾸한다.
그런 뒤 히데오를 발견한 모양이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누구지?”
스즈꼬는 히데오를 돌아보며,
“아까까지 이불은 깔지도 않았어요.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구요.”
하고 변명한다.
“거짓말 하지 마.”
남자는 고개를 흔들며,
“지금까지 같이 누워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면서, 이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숭떨 거 없어. 어서 벗고 들어와.”
하고 태연스레 말한다.
“거짓말이에요!”
스즈꼬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소리친다.
“내가 주인 아저씨한테 가고 없는 틈에 이렇게 자리를 깐 거예요.”
“속이지 않아도 돼. 주인이든 누구든 방세만 꼬박꼬박 받으면 그만이지 세입자가 누구랑 같이 잔다고 해서 간섭할 자격은 없어. 그렇지 않습니까, 주인 양반?”
히데오는 팔짱을 끼고 남자를 내려다본다. 몰래 들여다보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꽤 잘생긴 청년이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타입이다.
청년의 능글맞고 건방진 태도에 당황한 스즈꼬는 변명을 계속한다.
“거짓말이에요. 이 아인 지금 자기 멋대로 이불을 깔아놓고는 나를 늘리고 있어요! 아, 내 이불을 덮다니, 기분 나빠! 불결해!”
“그렇게 말하지 마. 아저씬 이제 그만 가보세요. 스즈꼬는 약간 히스테리를 일으킨 것뿐이니까요.”
“거짓말이에요! 이 앤 엉터리 말만 하고 있어요. 자, 제발 일어나 줘!”
“싫어! 아직 조금 더 있고 싶어. 너의 채취가 느껴줘.”
이윽고 히데오는 팔을 풀고 입을 열었다.
“어느쪽이든, 이방을 빌린 주인은 자네가 아니야. 스즈꼬 양이 나가달라고 하니까 당장 나가! 그렇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어. 주거침입죄로 체포하게 할 거라구.”
“마음대로 하세요. 경찰이든 소방대원이든 아무나 불러봐요.”
히데오는 스즈꼬를 뒤돌아보며,
“불러도 괜찮겠어요?”
하고 묻는다.
“불러주세요.”
스즈꼬도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그럼, 부르죠. 이 삼일 유치장 맛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되겠지.”
히데오는 수화기를 잡으며 다시 한번 남자에게 다짐하듯 묻는다.
“정말로 괜찮은가?”
그러자 남자는 다급하게 이불 속에서 손을 꺼내 흔들며,
“기, 기다려!”
하고 말한다.
“일어나 나갈 건가?”
“나가지요.”
그러면서 스즈꼬를 노려보고는,
“넌 정말 냉정한 여자야. 너처럼 매몰찬 여자는 처음이야.”
하고 말하며 상체를 일으킨다. 이불이 말려 벌거벗은 상반신이 드러났다. 이불이 더 젖혀지는가 싶더니 남자는 벌떡 일어섰다. 아래까지 완전히 알몸이다.
“어머나!”
스즈꼬는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뒤로 돌아서서,
“빨리 입어!”
하고 소리쳤다. 남자는 히데오를 보고 빙긋 웃으며,
“어쩔수가 없군요. 모처럼 즐겁게 해주려고 했는데…..”
하고 말한다. 남자는 무슨 속셈인지 히데오 앞에서 자신의 것은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이봐, 스즈꼬. 이것을 좀봐.”
“빨리 나가!”
스즈꼬는 뒤로 돌아선 채 초조한 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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