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추억 4권 - 8. 빌려온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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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바뀐 짝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뜬 마사오는 곧 자신이 아직, 잘 때와 마찬가지로 애무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계속 이러고 있었단 말인가?)
묘우미의 호색성 혹은 친절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맡의 취침용 전구에 불이 켜져 있었다.
마사오는 오른쪽을 향해 누워 있었고 바로 눈앞에 시루꼬의 검은 머리가있었다.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자신의 등을 보고 자고 있는 묘우미의 얼굴이 보였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자신을 애무하고 있는 건 시루꼬라는 사실을 알았다.
시루꼬는 묘우미보다 더 마사오의 몸에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는 건 깨어있다는 뜻이다.
마사오가 나직이 물었다.
<지금 몇 시죠?>
<다섯 시 다 돼 가요.>
시루꼬가 얼굴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짝이는 손이 마사오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마사오의 손이 시루꼬의 알몸에 가 닿았다.
배를 거쳐서 수풀을 더듬었다.
그러자 시루꼬는 다리를 느슨하게 하고 허리를 갖다 붙였다.
마사오의 손이 따뜻한 계곡으로 내려갔다.
<묘우미는 지금 자고 있어요.>
<예.>
<당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힘껏 움켜쥐었다.
<그럼 시루꼬 씨는 자지 않았어요?>
<두 시간 정도 잤다가 아무래도 부족했는지 깨 버렸어요.>
입맞춤을 하면서 시루꼬는 몸 전체를 마사오에게 밀착시켰다.
시루꼬는 묘우미에게 닿을까 봐 손은 마사오의 등에 두르지 않았다.
부드러운 혀가 마사오의 입술을 가르고 미끄러져 들어왔다.
긴 키스를 나누고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시루꼬는 다리에 다리를 감아오며 마사오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하고 싶어요.>
<위험합니다.>
<두려우세요?>
<예.>
<우습군요. 내가 보증하죠. 눈치을 채더라도 묘우미는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 미움받는 건 나뿐이에요. 여자가 이렇게 부탁하고 있는데 그래도 거절하면 정말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그럼 조용히 한다는 조건으로. 허리는 쓰지 않는다면.>
<좋아요.>
두 사람은 묘우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옆으로 누운 채 서로의 다리를 감았다.
그러자 고개를 쳐들고 있던 마사오의 성기가 시루꼬의 따뜻한 꽃밭에 닿았다.
시루꼬는 그 끝을 비너스에 맞추었다.
마사오는 따듯하게 젖어 있는 여체를 느낄 수 있었다.
시루꼬는 자신의 꽃잎을 펼쳤다.
그때 시루꼬의 상체가 마사오에게 조금 떨어지면서 얼굴도 서로 멀어졌다.
시루꼬의 얼굴 전체가 마사오의 눈에 들어왔다.
입을 반쯤 벌리고,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천히 마사오는 시루꼬의 뜨거운 몸 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깊이 잠길수록 쾌감은 더해 가고 감각도 풍부해졌다.
시루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끝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팔을 잡았고 마사오는 왼손으로 시루꼬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시루꼬의 내부에 강한 수축이 일어났다.
의식적인 조임인 듯했다.
마사오도 허리를 한 번 크게 움직이는 동시에 시루꼬의 속살에 휘감겨 있는 덩어리에 힘을 주어 신호를 보냈다.
<당신처럼 분명한 신호는 처음이에요.>
<나는 움직이기 어려운 곳을 움직이는 게 특기거든요. 귀도 움직여요.>
<멋져요. 묘우미는 항상 이런 느낌을 맛볼 수 있어서 부럽군요.>
마사오가 뒤에 있는 묘우미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시루꼬의 조임은 다채롭게 변해 갔다.
자신의 내부 기능을 다 발휘하는 덴 경험만으론 그 한계가 있다.
많은 연구와 훈련이 필요한데 바로 시루꼬가 그렇게 한 것 같았다.
그러는 중, 갑자기 시루꼬의 허리가 서서히 크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안 돼요.>
처음부터 조용히 움직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아...>
시루꼬는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당황한 마사오는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시루꼬는 허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울상이 되었다.
<부탁해요. 허락해 줘요. 아아...>
마사오는 양손으로 시루꼬의 허리를 잡아 고정시켰다.
시루꼬는 상체를 뒤로 젖혔다.
시루꼬의 내부 전체가 좁혀지며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왔다.
<부탁해요. 아아...>
묘우미를 깨울지도 모를 정도의 소리였다.
마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허리를 끌어당기고 말았다.
마사오의 몸이 시루꼬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아, 싫어.>
시루꼬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고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잡아 자신에게 다시 집어넣으려고 했다.
허리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마사오는 얽힌 다리를 풀기 시작했다.
<부탁해요, 아, 괴로워.>
묘우미의 존재는 이미 시루꼬의 의식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시루꼬는 완전히 발정하는 암캐 같구나.)
그때 뒤에서 묘우미의 인기척이 났다.
좀전부터 계속 내질렀던 시루꼬의 큰 목소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재빨리 마사오는 겨우 다리를 풀었다.
시루꼬의 손도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마사오는 반듯이 누워 자신의 손으로 덩어리에 흠뻑 젖어 있는 시루꼬의 꿀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묘우미는 그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안겨들었다.
<무슨 소리야?>
잠에 취한 목소리였다.
<시루꼬 씨가 잠꼬대를 하는군요.>
마사오는 몸을 묘우미에게 돌려 그 어깨를 안았다.
<이제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넣으며 허리를 밀착시켰다.
<자, 더 자요.>
<응. 난 당신이 좋아.>
<나도요.>
묘우미는 그의 왼팔을 베개 삼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묘우미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기다렸다가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허리로 다가왔다.
허리를 더듬으며 밑으로 내려갔다.
마사오는 그 손을 거부하지 않고 허리를 뒤로 물려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시루꼬는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여 마사오를 간지럽혔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잠든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에서 자신의 다리를 빼냈다.
그만큼 시루꼬는 더 깊이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의 율동도 더욱 농후하고 치밀해졌다.
마사오의 손은 시루꼬의 허벅지로 가서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수풀 위로 안착했다.
그리고는 묘우미를 향해 있는 몸을 반듯이 눕히고 손을 음모를 지나 계곡의 원류에 이르러했다.
잠시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왼팔은 아직도 묘우미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상태였다.
<난 참을 수 없어요. 일 분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이리 와 주세요.>
시루꼬는 상체를 일으키더니 마사오의 위로 올라타려고 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제압하고 귀에 입을 갖다댔다.
<잠깐 기다려요.>
손을 꽃잎 안으로 밀어넣었다.
금방 손가락 전체가 꿀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조용히 할게요.>
이럴 바에야 빨리 한 번 시루꼬를 만족시켜 주고 잠을 자는 게 상책이라고 마사오는 판단했다.
<알았어요.>
마사오는 우선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을 빼내야만 했다.
묘우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묘우미는 평화스런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왼팔이 겨우 자유로워졌다.
이번엔 몸 전체를 묘우미에게서 멀리 옮겨야 할 차례다.
그때였다.
<어머!>
묘우미의 입에서 소리가 튀어나오더니, 눈이 인형 눈처럼 또렷하게 떠졌다.
<나, 또 잠들었었지?>
<예. 한 십 분 정도요.>
그런데 마사오가 미처 시루꼬에게 알릴 새도 없이 묘우미의 손이 중심을 향해 접근해 갔다.
함께 잠을 잘 땐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묘우미로서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시루꼬의 손이 있다.
더구나 좀전과는 달리 시루꼬는 손을 떼려고 생각도 않고 있었다.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식인 모양이었다.
마침내 묘우미의 손이 시루꼬의 손에 닿았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좀전부터 시루꼬 씨가 잡고 있었어요.>
묘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삭빠르군.>
묘우미는 시루꼬의 손을 꼭 덮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고개를 들어 시루꼬를 보았다.
<이걸 갖고 싶어?>
조롱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갖고 싶어.>
<쭉 안 자고 있었던 거야?>
<아니, 자긴 잤어. 좀전에 일어난 거야. 묘우미가 자고 있으면 마사오 씨의 이것은 그냥 있잖아? 어차피 비어 있는 거라면 만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럴 것 같아서 마음 놓고 잠을 못 잤어. 이젠 자지 않겠어.>
<그러지 말고 자.>
<싫어.>
마사오는 왼손을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그 손을 맞아 묘우미는 다리를 벌렸다.
마사오 손은 듬성듬성한 수풀을 지나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한 물기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금방 젖은 거다.)
두 손가락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낮게 신음을 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이번엔 마사오는 오른손을 시루꼬의 몸으로 가져갔다.
시루꼬의 위치가 너무 아래여서 손이 목적지에 미치지 않았다.
배꼽 주위를 어루만지자 시루꼬의 몸이 위로 올라왔다.
시루꼬의 비경은 욕망의 강 그 자체였다.
마사오의 손은 그 강으로 빠져들었다.
양손으로 동시에 두 여자를 계속 애무했다.
묘우미도 점점 젖어 들고 있었다.
두 개의 화원은 각각의 개성이 있지만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묘우미의 신음에 시루꼬는 외침으로 대항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도 마사오가 양쪽을 함께 애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빨리 욕정을 풀만큼 풀고 자고 싶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의논할 게 있어요.>
시루꼬에게도 들리는 목소리였다.
<뭔데?>
<잠깐만 시루꼬 씨를 안아 보고 싶어요. 잠깐이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보다 시루꼬가 좋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눈을 조금이라도 더 붙이려면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는 마음도 개운치 않구요.>
<내가 끝까지 싫다면?>
<할 수 없죠. 나에게는 당신의 훨씬 소중하니까. 그 뜻을 거역할 수는 없어요.>
<시루꼬가 그렇게 많이 젖어 있어?>
<예.>
<그럼 좋아. 하지만 시루꼬에게서 폭발하면 안 돼. 당신의 에센스를 그녀에게 주는 건 싫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정말 장담할 수 있어?>
<예. 정말로.>
<소리도 지르지 마.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분명히 난 질투가 나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거야.>
<알았어요. 약속해요.>
<시루꼬가 도달하면 곧 내게로 와. 나도 좀전부터 참고 있는 중이니까.>
<알았어요.>
마사오는 방향을 바꿔 시루꼬를 보았다.
좀전부터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마사오와 묘우미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옆에서 거들면 묘우미의 기분을 자극한다고 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시루꼬는 마사오와 눈이 마주치자 반듯이 누웠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이불로 들어가 그대로 시루꼬를 올라탔다.
시루꼬는 양다리로 마사오를 감았다.
천천히 마사오는 허리를 밀어 뜨거운 용암 속으로 잠겼다.
<아... 으음...>
시루꼬는 양손으로 마사오의 등을 안으며 몇 번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충분히 들어간 다음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를 조이며 묘우미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미안해. 화내지 말아 줘.>
이미 마사오를 맞이했다는 안도감이 그렇게 말할 여유를 주었다.
묘우미가 다가왔다.
의외의 말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는 이 다음에 시루꼬의 남편을 두 번 빌릴 권리가 생긴 것 같아.>
<좋아, 알았어. 언제라도 빌려주지.>
묘우미의 손이 마사오의 어깨로 올라오면서 얼굴도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쪽을 봐.>
마사오는 시키는 대로 얼굴을 돌렸다.
시루꼬는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기분 좋아?>
<예.>
<나보다 훨씬 좋아?>
<아니오. 그렇지는 않아요.>
시루꼬 안에서 마사오는 정지한 채였다.
시루꼬의 하리는 마사오에게 눌려서 작게 움직였다.
<나도 보고 싶어. 이불 걷어도 괜찮지?>
도전적인 눈빛이었다.
마사오를 대신해 시루꼬가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후회하지는 말아.>
<후회 같은 건 안 해.>
묘우미는 마사오와 시루꼬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거침없이 걷었다.
그 옆에 앉아서 전라로 엉켜 있는 두 사람를 응시했다.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시루꼬가 허리를 밀고 올라왔다.
마사오도 그에 협력했다.
묘우미는 시루꼬가 했던 것 처럼 마사오의 뒤로 돌아갔다.
시루꼬의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움직여요.>
시루꼬가 그렇게 외친 건 마사오의 움직임이 묘우미를 의식해 너무 미온적이기 때문이었다.
시루꼬의 다리가 마사오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얽어맸다.
그러자 보다 적나라하게 결합부가 묘우미에게 드러났다.
시루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신음이 터져나왔다.
마사오는 아무 말 없이 시루꼬의 격렬한 움직임에 리듬을 맞춰갔다.
그때 갑자기 묘우미의 손이 뒤로 들어와 마사오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잠시 물러났다가 탄력을 넣어 전진하려던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에 의해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싫어.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이런 걸 한다느 건 정말 싫어.>
시루꼬가 허리를 띄워 마사오에게 달라붙었다.
<싫어, 안 돼. 놔.>
시루꼬는 고개를 들고 계속 옆으로 흔들었다.
그녀의 몸 안에 들어 있는 부분을 시루꼬의 깊숙한 곳에서 강한 흡인력으로 빨아들이려 했다.
시루꼬가 급상승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시루꼬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아래로 뻗어 묘우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묘우미는 말과 동시에 마사오를 놓고 떨어졌다.
마사오는 허리를 전진시켰고, 시루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층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절정이었다.
그 사이에 묘우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다리를 약간 벌렸다.
곧바로 마사오가 옮겨와도 좋다는 태도였다.
시루꼬는 마지막으로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고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은 채 축 늘어졌다.
마사오는 이제 겨우 의무를 다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시루꼬 내부의 울림이 점차로 멀저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럼 이제...>
나지막이 속삭이고 마사오는 시루꼬로부터 떨어지려고 했다.
<싫어요!>
날카롭게 외치며 시루꼬는 양팔로 마사오의 등을 꼭 껴안았다.
동시에 강한 조임이 느껴졌다.
마사오는 순간 당황했다.
절정 후에 재충전의 시간 동안은 여성의 음부가 그런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게 마사오가 아는 상식이었다.
(그럼 그 절정감의 표현은 가짜였단 말인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런 경련은 흉내낸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시루꼬가 강한 거부가 마사오를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잠깐만 더 기다려요-라는 눈빛으로 묘우미를 보았다.
<자, 이제 끝내야죠.>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고 우선 결합 부부을 풀었다.
그리고 허리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시루꼬에게 안겨 있어도 이미 중요한 부분은 떨어졌다는 걸 묘우미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 분출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고 싶기도 했다.
<싫어요. 한 번만 더.>
이미 본성을 드러낸 시루꼬는 마사오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두 손 중 하나를 풀고 자신과 마사오의 배 사이로 넣어, 지금 막 빠져 나온 마사오의 성기를 붙잡아 다시 자신에게 맞추려고 허리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마사오는 시루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자랑스럽게 묘우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마사오는 허리를 틀고 시루꼬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상체를 일으키자 한 팔을 마사오의 목에 감은 채 시루꼬도 딸려 올라왔다.
<조그만 더.>
마사오는 고개를 흔들고 그 등을 쓰다듬었다.
<그럼 다음에. 꼭이에요.>
시루꼬는 격렬하게 입을 맞췄다.
마사오는 잠시 입술을 대었다가 고개를 틀어 키스를 중단하고 시루꼬를 진정시켰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포기한 일단 시루꼬는 양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꼭이에요.>
마사오는 대답하지 않고 묘우미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대로 마사오는 묘우미를 안으려고 했는데 묘우미가 고개를 저었다.
<기다려. 우선 이쪽으로 반듯이 누워.>
마사오의 몸은 기세 등등하게 천정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묘우미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정성스럽게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다리를 쭉 뻗고 반듯이 누워 있는 시루꼬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나? 만약 내가 무슨 병을 갖고 있다면 이미 전염됐을 텐데.>
묘우미는 시루꼬의 말에 상관하지 않고 기둥 주위까지 깨끗이 닦아냈다.
<약속 대로 무사히 돌아와 주었군요.>
그것을 향해 사랑스럽게 속삭이고 손으로 감싸더니 천천히 아래 위로 움직였다.
마사오가 시루꼬에게 사정하지 않은 건 묘우미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고 시루꼬는 반대로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묘우미는 시루꼬의 그런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의리 있는 남자니까.>
시루꼬는 화가 풀ㄹ지 않은 듯 그렇게 투덜댔다.
묘우미는 역시 그 말을 무시하고 마사오에 볼을 비비고 입술로 옆 부분을
애무하였다.
부드러운 감촉이 마사오에게 근사한 쾌감을 주었다.
시루꼬의 강한 조임을 받고 난 직후라 그 미묘한 감촉이 더욱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묘우미의 혀가 둥근 부분의 예민한 감각점을 따라 움직였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시루꼬가 또 간섭을 했다.
<그런 것은 그만두고 바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그래. 난 이제 졸리니까.>
묘우미가 말했다.
<그럼 자면 되잖아?>
<옆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면 난 잘 수가 없어. 나도 한 번 더 하고 싶거든.>
<이젠 안 돼.>
묘우미는 마사오를 깊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안에서 혀를 부드럽게 돌렸다.
<으음... 좋아요.>
마사오는 자신에게 전해오는 감각을 전했다.
묘우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입술이 젖어서 빨갰다.
이윽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쥔 채 나란히 누웠다.
마사오는 상체를 일으켜 묘우미를 위에서 덮었고, 묘우미는 마사오를 자신한테로 이끌었다.
그대로 마사오는 허리를 가라앉혔다.
묘우미의 손이 빠져나가고 양쪽 다리가 감겨왔다.
따뜻한 동굴 속으로 마사오가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자 묘우미는 환영의 신음을 연발하며 엉겨붙었다.
서로의 리듬에 맞춰 움직임이 시작됐다.
묘우미는 시루꼬의 존재를 잊은 듯 평상시와 같은 리듬을 탔다.
시루꼬도 이제 잠자코 있었다.
마사오의 등에 있던 묘우미의 손이 그의 목으로 옮겨가더니 힘이 들어갔다.
호흡이 변화했다.
묘우미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이나 절정을 맛본 뒤라 한꺼번에 달리지는 않았다.
정체 상태를 꽤 오래 지속했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상태였다.
그것이 묘우미의 내부에 복잡한 조임들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사오로서는 쾌감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마사오는 고삐를 풀어 묘우미의 상승에 합세하기로 하고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함께 절정을 맞았다.
묘우미의 여진은 시루꼬와는 달리 마지막 진동이 갑자기 높은 기세로 변했다.
그때 시루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마사오 씨도 끝난 거예요?>
<예.>
<시시해. 그래도 한 번은 더 가능하겠죠?>
<피곤해요. 더 이상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요.>
묘우미의 여진이 막 완전히 사그러졌다.
<나도 이제 됐어.>
묘우미의 피곤한 목소리였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뜬 마사오는 곧 자신이 아직, 잘 때와 마찬가지로 애무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계속 이러고 있었단 말인가?)
묘우미의 호색성 혹은 친절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맡의 취침용 전구에 불이 켜져 있었다.
마사오는 오른쪽을 향해 누워 있었고 바로 눈앞에 시루꼬의 검은 머리가있었다.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자신의 등을 보고 자고 있는 묘우미의 얼굴이 보였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자신을 애무하고 있는 건 시루꼬라는 사실을 알았다.
시루꼬는 묘우미보다 더 마사오의 몸에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는 건 깨어있다는 뜻이다.
마사오가 나직이 물었다.
<지금 몇 시죠?>
<다섯 시 다 돼 가요.>
시루꼬가 얼굴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짝이는 손이 마사오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마사오의 손이 시루꼬의 알몸에 가 닿았다.
배를 거쳐서 수풀을 더듬었다.
그러자 시루꼬는 다리를 느슨하게 하고 허리를 갖다 붙였다.
마사오의 손이 따뜻한 계곡으로 내려갔다.
<묘우미는 지금 자고 있어요.>
<예.>
<당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힘껏 움켜쥐었다.
<그럼 시루꼬 씨는 자지 않았어요?>
<두 시간 정도 잤다가 아무래도 부족했는지 깨 버렸어요.>
입맞춤을 하면서 시루꼬는 몸 전체를 마사오에게 밀착시켰다.
시루꼬는 묘우미에게 닿을까 봐 손은 마사오의 등에 두르지 않았다.
부드러운 혀가 마사오의 입술을 가르고 미끄러져 들어왔다.
긴 키스를 나누고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시루꼬는 다리에 다리를 감아오며 마사오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하고 싶어요.>
<위험합니다.>
<두려우세요?>
<예.>
<우습군요. 내가 보증하죠. 눈치을 채더라도 묘우미는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 미움받는 건 나뿐이에요. 여자가 이렇게 부탁하고 있는데 그래도 거절하면 정말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그럼 조용히 한다는 조건으로. 허리는 쓰지 않는다면.>
<좋아요.>
두 사람은 묘우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옆으로 누운 채 서로의 다리를 감았다.
그러자 고개를 쳐들고 있던 마사오의 성기가 시루꼬의 따뜻한 꽃밭에 닿았다.
시루꼬는 그 끝을 비너스에 맞추었다.
마사오는 따듯하게 젖어 있는 여체를 느낄 수 있었다.
시루꼬는 자신의 꽃잎을 펼쳤다.
그때 시루꼬의 상체가 마사오에게 조금 떨어지면서 얼굴도 서로 멀어졌다.
시루꼬의 얼굴 전체가 마사오의 눈에 들어왔다.
입을 반쯤 벌리고,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천히 마사오는 시루꼬의 뜨거운 몸 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깊이 잠길수록 쾌감은 더해 가고 감각도 풍부해졌다.
시루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끝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팔을 잡았고 마사오는 왼손으로 시루꼬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시루꼬의 내부에 강한 수축이 일어났다.
의식적인 조임인 듯했다.
마사오도 허리를 한 번 크게 움직이는 동시에 시루꼬의 속살에 휘감겨 있는 덩어리에 힘을 주어 신호를 보냈다.
<당신처럼 분명한 신호는 처음이에요.>
<나는 움직이기 어려운 곳을 움직이는 게 특기거든요. 귀도 움직여요.>
<멋져요. 묘우미는 항상 이런 느낌을 맛볼 수 있어서 부럽군요.>
마사오가 뒤에 있는 묘우미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시루꼬의 조임은 다채롭게 변해 갔다.
자신의 내부 기능을 다 발휘하는 덴 경험만으론 그 한계가 있다.
많은 연구와 훈련이 필요한데 바로 시루꼬가 그렇게 한 것 같았다.
그러는 중, 갑자기 시루꼬의 허리가 서서히 크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안 돼요.>
처음부터 조용히 움직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아...>
시루꼬는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당황한 마사오는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시루꼬는 허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울상이 되었다.
<부탁해요. 허락해 줘요. 아아...>
마사오는 양손으로 시루꼬의 허리를 잡아 고정시켰다.
시루꼬는 상체를 뒤로 젖혔다.
시루꼬의 내부 전체가 좁혀지며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왔다.
<부탁해요. 아아...>
묘우미를 깨울지도 모를 정도의 소리였다.
마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허리를 끌어당기고 말았다.
마사오의 몸이 시루꼬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아, 싫어.>
시루꼬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고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잡아 자신에게 다시 집어넣으려고 했다.
허리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마사오는 얽힌 다리를 풀기 시작했다.
<부탁해요, 아, 괴로워.>
묘우미의 존재는 이미 시루꼬의 의식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시루꼬는 완전히 발정하는 암캐 같구나.)
그때 뒤에서 묘우미의 인기척이 났다.
좀전부터 계속 내질렀던 시루꼬의 큰 목소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재빨리 마사오는 겨우 다리를 풀었다.
시루꼬의 손도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마사오는 반듯이 누워 자신의 손으로 덩어리에 흠뻑 젖어 있는 시루꼬의 꿀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묘우미는 그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안겨들었다.
<무슨 소리야?>
잠에 취한 목소리였다.
<시루꼬 씨가 잠꼬대를 하는군요.>
마사오는 몸을 묘우미에게 돌려 그 어깨를 안았다.
<이제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넣으며 허리를 밀착시켰다.
<자, 더 자요.>
<응. 난 당신이 좋아.>
<나도요.>
묘우미는 그의 왼팔을 베개 삼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묘우미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기다렸다가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허리로 다가왔다.
허리를 더듬으며 밑으로 내려갔다.
마사오는 그 손을 거부하지 않고 허리를 뒤로 물려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시루꼬는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여 마사오를 간지럽혔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잠든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에서 자신의 다리를 빼냈다.
그만큼 시루꼬는 더 깊이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의 율동도 더욱 농후하고 치밀해졌다.
마사오의 손은 시루꼬의 허벅지로 가서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수풀 위로 안착했다.
그리고는 묘우미를 향해 있는 몸을 반듯이 눕히고 손을 음모를 지나 계곡의 원류에 이르러했다.
잠시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왼팔은 아직도 묘우미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상태였다.
<난 참을 수 없어요. 일 분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이리 와 주세요.>
시루꼬는 상체를 일으키더니 마사오의 위로 올라타려고 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제압하고 귀에 입을 갖다댔다.
<잠깐 기다려요.>
손을 꽃잎 안으로 밀어넣었다.
금방 손가락 전체가 꿀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조용히 할게요.>
이럴 바에야 빨리 한 번 시루꼬를 만족시켜 주고 잠을 자는 게 상책이라고 마사오는 판단했다.
<알았어요.>
마사오는 우선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을 빼내야만 했다.
묘우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묘우미는 평화스런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왼팔이 겨우 자유로워졌다.
이번엔 몸 전체를 묘우미에게서 멀리 옮겨야 할 차례다.
그때였다.
<어머!>
묘우미의 입에서 소리가 튀어나오더니, 눈이 인형 눈처럼 또렷하게 떠졌다.
<나, 또 잠들었었지?>
<예. 한 십 분 정도요.>
그런데 마사오가 미처 시루꼬에게 알릴 새도 없이 묘우미의 손이 중심을 향해 접근해 갔다.
함께 잠을 잘 땐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묘우미로서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시루꼬의 손이 있다.
더구나 좀전과는 달리 시루꼬는 손을 떼려고 생각도 않고 있었다.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식인 모양이었다.
마침내 묘우미의 손이 시루꼬의 손에 닿았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좀전부터 시루꼬 씨가 잡고 있었어요.>
묘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삭빠르군.>
묘우미는 시루꼬의 손을 꼭 덮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고개를 들어 시루꼬를 보았다.
<이걸 갖고 싶어?>
조롱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갖고 싶어.>
<쭉 안 자고 있었던 거야?>
<아니, 자긴 잤어. 좀전에 일어난 거야. 묘우미가 자고 있으면 마사오 씨의 이것은 그냥 있잖아? 어차피 비어 있는 거라면 만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럴 것 같아서 마음 놓고 잠을 못 잤어. 이젠 자지 않겠어.>
<그러지 말고 자.>
<싫어.>
마사오는 왼손을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그 손을 맞아 묘우미는 다리를 벌렸다.
마사오 손은 듬성듬성한 수풀을 지나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한 물기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금방 젖은 거다.)
두 손가락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낮게 신음을 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이번엔 마사오는 오른손을 시루꼬의 몸으로 가져갔다.
시루꼬의 위치가 너무 아래여서 손이 목적지에 미치지 않았다.
배꼽 주위를 어루만지자 시루꼬의 몸이 위로 올라왔다.
시루꼬의 비경은 욕망의 강 그 자체였다.
마사오의 손은 그 강으로 빠져들었다.
양손으로 동시에 두 여자를 계속 애무했다.
묘우미도 점점 젖어 들고 있었다.
두 개의 화원은 각각의 개성이 있지만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묘우미의 신음에 시루꼬는 외침으로 대항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도 마사오가 양쪽을 함께 애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빨리 욕정을 풀만큼 풀고 자고 싶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의논할 게 있어요.>
시루꼬에게도 들리는 목소리였다.
<뭔데?>
<잠깐만 시루꼬 씨를 안아 보고 싶어요. 잠깐이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보다 시루꼬가 좋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눈을 조금이라도 더 붙이려면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는 마음도 개운치 않구요.>
<내가 끝까지 싫다면?>
<할 수 없죠. 나에게는 당신의 훨씬 소중하니까. 그 뜻을 거역할 수는 없어요.>
<시루꼬가 그렇게 많이 젖어 있어?>
<예.>
<그럼 좋아. 하지만 시루꼬에게서 폭발하면 안 돼. 당신의 에센스를 그녀에게 주는 건 싫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정말 장담할 수 있어?>
<예. 정말로.>
<소리도 지르지 마.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분명히 난 질투가 나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거야.>
<알았어요. 약속해요.>
<시루꼬가 도달하면 곧 내게로 와. 나도 좀전부터 참고 있는 중이니까.>
<알았어요.>
마사오는 방향을 바꿔 시루꼬를 보았다.
좀전부터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마사오와 묘우미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옆에서 거들면 묘우미의 기분을 자극한다고 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시루꼬는 마사오와 눈이 마주치자 반듯이 누웠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이불로 들어가 그대로 시루꼬를 올라탔다.
시루꼬는 양다리로 마사오를 감았다.
천천히 마사오는 허리를 밀어 뜨거운 용암 속으로 잠겼다.
<아... 으음...>
시루꼬는 양손으로 마사오의 등을 안으며 몇 번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충분히 들어간 다음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를 조이며 묘우미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미안해. 화내지 말아 줘.>
이미 마사오를 맞이했다는 안도감이 그렇게 말할 여유를 주었다.
묘우미가 다가왔다.
의외의 말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는 이 다음에 시루꼬의 남편을 두 번 빌릴 권리가 생긴 것 같아.>
<좋아, 알았어. 언제라도 빌려주지.>
묘우미의 손이 마사오의 어깨로 올라오면서 얼굴도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쪽을 봐.>
마사오는 시키는 대로 얼굴을 돌렸다.
시루꼬는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기분 좋아?>
<예.>
<나보다 훨씬 좋아?>
<아니오. 그렇지는 않아요.>
시루꼬 안에서 마사오는 정지한 채였다.
시루꼬의 하리는 마사오에게 눌려서 작게 움직였다.
<나도 보고 싶어. 이불 걷어도 괜찮지?>
도전적인 눈빛이었다.
마사오를 대신해 시루꼬가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후회하지는 말아.>
<후회 같은 건 안 해.>
묘우미는 마사오와 시루꼬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거침없이 걷었다.
그 옆에 앉아서 전라로 엉켜 있는 두 사람를 응시했다.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시루꼬가 허리를 밀고 올라왔다.
마사오도 그에 협력했다.
묘우미는 시루꼬가 했던 것 처럼 마사오의 뒤로 돌아갔다.
시루꼬의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움직여요.>
시루꼬가 그렇게 외친 건 마사오의 움직임이 묘우미를 의식해 너무 미온적이기 때문이었다.
시루꼬의 다리가 마사오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얽어맸다.
그러자 보다 적나라하게 결합부가 묘우미에게 드러났다.
시루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신음이 터져나왔다.
마사오는 아무 말 없이 시루꼬의 격렬한 움직임에 리듬을 맞춰갔다.
그때 갑자기 묘우미의 손이 뒤로 들어와 마사오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잠시 물러났다가 탄력을 넣어 전진하려던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에 의해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싫어.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이런 걸 한다느 건 정말 싫어.>
시루꼬가 허리를 띄워 마사오에게 달라붙었다.
<싫어, 안 돼. 놔.>
시루꼬는 고개를 들고 계속 옆으로 흔들었다.
그녀의 몸 안에 들어 있는 부분을 시루꼬의 깊숙한 곳에서 강한 흡인력으로 빨아들이려 했다.
시루꼬가 급상승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시루꼬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아래로 뻗어 묘우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묘우미는 말과 동시에 마사오를 놓고 떨어졌다.
마사오는 허리를 전진시켰고, 시루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층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절정이었다.
그 사이에 묘우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다리를 약간 벌렸다.
곧바로 마사오가 옮겨와도 좋다는 태도였다.
시루꼬는 마지막으로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고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은 채 축 늘어졌다.
마사오는 이제 겨우 의무를 다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시루꼬 내부의 울림이 점차로 멀저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럼 이제...>
나지막이 속삭이고 마사오는 시루꼬로부터 떨어지려고 했다.
<싫어요!>
날카롭게 외치며 시루꼬는 양팔로 마사오의 등을 꼭 껴안았다.
동시에 강한 조임이 느껴졌다.
마사오는 순간 당황했다.
절정 후에 재충전의 시간 동안은 여성의 음부가 그런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게 마사오가 아는 상식이었다.
(그럼 그 절정감의 표현은 가짜였단 말인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런 경련은 흉내낸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시루꼬가 강한 거부가 마사오를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잠깐만 더 기다려요-라는 눈빛으로 묘우미를 보았다.
<자, 이제 끝내야죠.>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고 우선 결합 부부을 풀었다.
그리고 허리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시루꼬에게 안겨 있어도 이미 중요한 부분은 떨어졌다는 걸 묘우미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 분출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고 싶기도 했다.
<싫어요. 한 번만 더.>
이미 본성을 드러낸 시루꼬는 마사오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두 손 중 하나를 풀고 자신과 마사오의 배 사이로 넣어, 지금 막 빠져 나온 마사오의 성기를 붙잡아 다시 자신에게 맞추려고 허리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마사오는 시루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자랑스럽게 묘우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마사오는 허리를 틀고 시루꼬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상체를 일으키자 한 팔을 마사오의 목에 감은 채 시루꼬도 딸려 올라왔다.
<조그만 더.>
마사오는 고개를 흔들고 그 등을 쓰다듬었다.
<그럼 다음에. 꼭이에요.>
시루꼬는 격렬하게 입을 맞췄다.
마사오는 잠시 입술을 대었다가 고개를 틀어 키스를 중단하고 시루꼬를 진정시켰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포기한 일단 시루꼬는 양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꼭이에요.>
마사오는 대답하지 않고 묘우미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대로 마사오는 묘우미를 안으려고 했는데 묘우미가 고개를 저었다.
<기다려. 우선 이쪽으로 반듯이 누워.>
마사오의 몸은 기세 등등하게 천정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묘우미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정성스럽게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다리를 쭉 뻗고 반듯이 누워 있는 시루꼬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나? 만약 내가 무슨 병을 갖고 있다면 이미 전염됐을 텐데.>
묘우미는 시루꼬의 말에 상관하지 않고 기둥 주위까지 깨끗이 닦아냈다.
<약속 대로 무사히 돌아와 주었군요.>
그것을 향해 사랑스럽게 속삭이고 손으로 감싸더니 천천히 아래 위로 움직였다.
마사오가 시루꼬에게 사정하지 않은 건 묘우미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고 시루꼬는 반대로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묘우미는 시루꼬의 그런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의리 있는 남자니까.>
시루꼬는 화가 풀ㄹ지 않은 듯 그렇게 투덜댔다.
묘우미는 역시 그 말을 무시하고 마사오에 볼을 비비고 입술로 옆 부분을
애무하였다.
부드러운 감촉이 마사오에게 근사한 쾌감을 주었다.
시루꼬의 강한 조임을 받고 난 직후라 그 미묘한 감촉이 더욱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묘우미의 혀가 둥근 부분의 예민한 감각점을 따라 움직였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시루꼬가 또 간섭을 했다.
<그런 것은 그만두고 바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그래. 난 이제 졸리니까.>
묘우미가 말했다.
<그럼 자면 되잖아?>
<옆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면 난 잘 수가 없어. 나도 한 번 더 하고 싶거든.>
<이젠 안 돼.>
묘우미는 마사오를 깊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안에서 혀를 부드럽게 돌렸다.
<으음... 좋아요.>
마사오는 자신에게 전해오는 감각을 전했다.
묘우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입술이 젖어서 빨갰다.
이윽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쥔 채 나란히 누웠다.
마사오는 상체를 일으켜 묘우미를 위에서 덮었고, 묘우미는 마사오를 자신한테로 이끌었다.
그대로 마사오는 허리를 가라앉혔다.
묘우미의 손이 빠져나가고 양쪽 다리가 감겨왔다.
따뜻한 동굴 속으로 마사오가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자 묘우미는 환영의 신음을 연발하며 엉겨붙었다.
서로의 리듬에 맞춰 움직임이 시작됐다.
묘우미는 시루꼬의 존재를 잊은 듯 평상시와 같은 리듬을 탔다.
시루꼬도 이제 잠자코 있었다.
마사오의 등에 있던 묘우미의 손이 그의 목으로 옮겨가더니 힘이 들어갔다.
호흡이 변화했다.
묘우미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이나 절정을 맛본 뒤라 한꺼번에 달리지는 않았다.
정체 상태를 꽤 오래 지속했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상태였다.
그것이 묘우미의 내부에 복잡한 조임들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사오로서는 쾌감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마사오는 고삐를 풀어 묘우미의 상승에 합세하기로 하고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함께 절정을 맞았다.
묘우미의 여진은 시루꼬와는 달리 마지막 진동이 갑자기 높은 기세로 변했다.
그때 시루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마사오 씨도 끝난 거예요?>
<예.>
<시시해. 그래도 한 번은 더 가능하겠죠?>
<피곤해요. 더 이상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요.>
묘우미의 여진이 막 완전히 사그러졌다.
<나도 이제 됐어.>
묘우미의 피곤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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