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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광색무림(狂色武林)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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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97 회 작성일 24-02-15 21: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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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를 사고 싶소▼


"무슨 짓이냐! 감히 관의 행사를 방해하다니!"

형을 주관하던 관리가 새파래진 얼굴로 펄쩍 뛰
었다. 마천류는 욕지기가 나는 것을 억지로 누
르고 얼굴빛을 밝게 했다. 적어도 관과 충돌하
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 여자를 사고 싶소."

사형 당할 죄수를 사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
니다. 노예는 인권이 없는법. 관의 입장에서 보
면 사형하는 것과 노예로 파는 것의 차이는 없
다.

그러나 이번처럼 단순히 태형을 당하는 죄수를
사는 경우는 일찍이 없는 일이었다.

"저 여자는 사형 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노예로 팔라는 것이냐?"

처형대보다 높게 마련된 단상 위에서 지부대인
이 수염을 쓸며 거만스럽게 물었다.

"단단한 쇠힘줄 스물여덟가닥에다가 은사까지
배합해서 만든 채찍으로 쉰대나 맞으면 황소라
도 죽을것이오. 하물며 연약한 여자야. 좋게 말
해서 태형이지, 엄밀히 말하면 사형이오."

지부대인은 고개를 외로 꺾었다.
눈앞에 있는 저 사내녀석, 어딘가 맘에 안 드는
점이 있다. 관리 앞에서 뻣뻣한 저 목.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몸값으로 얼마를 내겠느냐?"

"지부대인께서는 몸값으로 얼마를 받고 싶소?"

쾅!

책상 위에 놓였던 영패가 풀쩍 뛰었다.

"고이얀 놈! 본좌가 장사꾼으로 보이느냐?"

마천류는 한칼에 저 뚱뚱한 벼슬아치의 목을 날
리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참고 입을 열었다.

"물론 대인의 청백리는 여기 모인 모든 백성들
이 아는 바이옵니다. 저는 단지 대인의 노여움
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을 따름입니
다. 저같은 낭인이 어찌 대인의 흉중을 짐작하
겠습니까?"

흠흠..

그제서야 지부대인은 약간 흡족한 얼굴을 하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수염을 쓰다듬었다.

"백냥이다."

"대인의 은혜, 하해와 같사옵니다."

마천류는 재빨리 고개를 꺾었다.

"단, 황금이다. 황금 백냥!"

허억-!

광장이 온통 경악의 물결에 휩싸였다.
황금 백냥이면 은자 만냥에 해당되는 거금이다.
은자 열 냥이면 쌀 한 가마니였으니, 네사람의
가족이 몇 달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다.
하물며 그의 천배라면..!!

"황금 열 냥입니다."

엥?

지부대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감히 자신의 말에
반박을 하다니..

"황금 열 냥 이상은 내드리지 못합니다."

지부대인은 부릅뜬 눈으로 형장 위에 서 있는
마천류를 내려다보았다.

"형을 집행하라!"

피리릿!

형리가 채찍을 떨쳤다.

"스무냥!"

"스무냥? 본좌와 흥정을 하겠다는 것이냐? 백냥
이하로는 안된다."

마천류는 폭발하기 작전인 가슴을 겨우겨우 눌
러 앉혔다.

"쉰냥. 쉰냥입니다. 더이상은 죽여도 나오지 않
습니다."

딱딱하게 말하는 마천류의 얼굴을 지부대인은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는 계산이 밝은 인물이
었다. 이제껏 뇌물을 받되, 원성을 들을 정도로
는 받지 않았다.

계집은 죽여버리면 끝이다.
그러나 기분 내키는 대로 계집을 죽여버리면 황
금 오십냥은 하늘로 날아가버린다. 그렇다고 해
서 저 사내녀석을 족치기에도 무리가 있는 것으
로 보인다.

저 녀석은 무림인이다.
관과 무림은 강물과 우물물처럼 간섭하지 않는
다는 불문율이 있거니와, 저 정도로 당당하려면
어떤 세력의 비호를 받거나, 일신의 무예가 어
떤 경지에 다다른 것일 것이다. 저런 녀석을 건
드려봤자 이익날 것은 하나 없다.

쳇!

지부대인은 혀를 찼다.

"좋다. 금 오십냥."

"예. 그럼 저녁 때까지 기다려주십시오. 그때까
지 대금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마천류는 지부대인을 향해 고개를 꾸벅해 보인
다음, 형장에서 내려섰다.

--------------------------------------------

"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

저택안에 들어서자 그 지..뭐라는 녀석이 마천
류를 반겼다. 문간에서 장창을 꼬나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문지기라도 맡은 모양이었다.

"벌써 상금의 분배가 다 끝난 모양이던데. 참,
자네가 잡은 그 여자, 천웅방 방주의 애첩이라
는구만. 위에서 자네를 찾더라고."

흐응..

마천류는 콧소리로 대답하고 안채로 들어갔다.
안채와 바깥채를 연결하는 몇 개의 문에 문지기
가 서있었지만, 마천류가 지나가자, 별 군소리
없이 길을 비켜주었다.

마천류는 무거워보이는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
어섰다. 제법 채광이 잘된 방안에는 채주와 부
채주 몇, 그리고 그 여자가 있었다.

"저 남자에요! 저 남자만 죽여주면 보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어요! 인아의..인아의 원수!!"

여자가 갑자기 마천류의 쪽을 가리키며 흥분하
여 악을 바락바락 썼다.

"자네가 천류라는 자인가?"

상석에 앉아있던 채주가 점잖게 입을 열었다.

"자네, 너무 성급했구만."

"명령에 따랐을 뿐이오. 사내는 모두죽이라는."

"그래도 어린아이 아닌가. 어미가 저렇듯 분통
해하니, 본인은 인도(人道)의 입장에서 자네를
벌할 수밖에 없다네."

"그것도 장주의 아들. 죽이지 않았으면 후환이
되었을 녀석이오. 허나 변명은 이쯤에서 그만
하겠소. 당신네들은 나를 죽이기로 작정한 것
같으니."

마천류의 몸에서 묘한 기운이 물씬 풍겨나왔다.
마치 안개처럼 위화감은 주지 않으면서 찬찬히
퍼져가는 기운은 그것만으로도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채주의 눈에서 안광이 번쩍거렸다. 그 또한 공
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마천류를 경시하는 마음
은 이미 없었다. 그정도의 기를 뿜어낼 수 있는
자라면 이미 일반 낭인은 아니다.

"감히 상관에게 덤비려 하다니! 네 너를 베어
일벌백계 하리라!"

노갈을 터뜨리며 마천류를 항해 달려들은 것은
채주가 아니라 세명의 부채주중 하나였다.

칫!

마천류는 냉소를 지으며 허리께로 손을 가져갔
다. 그 순간, 그의 얼굴색이 변했다. 검이 없었
던 것이었다. 검은 방안에 들어오기 전, 초소중
하나에 맡겨놓았던 것이었다.

-젠장! 방심했군!-

마천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두꺼운 나무로 만든 문이 등에 닿았다.

치잇!

쾅!

어깨를 뒤트는 마천류를 아슬아슬하게 강조(鋼
爪)가 스치고 지나가 문에 박혔다.

"제법이군!"

강조와 연결된 쇠사슬을 당기면서 삼부채주 독
심조(毒心爪) 와추경은 마천류가 피한 쪽으로
반보정도 움직였다. 강조가 문에서 빠지면서 약
간 옆으로 비틀려 마천류의 얼굴을 긁어갔다.

"과연!"

마천류는 어깨로 문을 튕겨내며 몸을 날렸다.

헛!

독심조는 거꾸로 자신을 향해 뛰어드는 마천류
를 보며 찬바람을 삼키며 강조와 연결된 쇠사슬
을 맹렬히 당겼다. 강조는 쇠사슬에 따라 마천
류의 등을 향해 폭사했다.

-죽어라!-

독심조의 눈이 음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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