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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여자 1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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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991 회 작성일 24-02-15 17:3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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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과 정사♠♠


남자가 거친숨을 몰아쉬면서 절구질을 해댈 동
안, 그녀는 쉬지 않고 신음소리를 내뱉았다. 그
러다 사내가 절정에 도달해서 몸을 밀착시킬
때, 마지막 짜내는 국물 한방울이라도 더 받아
들이기 위해 몸을 비비적거리면서 사내에게 달
라붙었다. 그러나 막상 행위가 모두 끝났을 때
는 차갑게 돌아섰다.

"빨리 챙겨서 나가세요."

사내는 그 싸늘한 느낌이 두려웠는지, 옷매무
새를 고치자마자 얼른 그릇을 챙겨서 철가방에
넣고 밖으로 나갔다. 유미는 그가 나감과 동시
에 문을 닫고 철커덕! 걸쇠를 걸어 문을 잠궈
버렸다. 복도로 나온 사내는, 그 차가움에도 불
구하고 나름대로 흐뭇한 기분에 사로잡혀 한참
을 그 앞에 서 있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와
정사를 가져 보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던 것
이다.

그가 천천히 복도를 걸어나와 엘리베이터 올림
단추를 누르고 나서도 그의 시선은 계속 그 방
에 머물러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안
쪽으로 들어서려던 사내는, 안쪽에서 나오는 정
정한 노인 하나와 마주쳤다. 바로 정동욱이었
다.

대수롭지 않게 노인과 교대한 사내가, 닫힘단
추를 누르려다 무심코 안쪽을 돌아보고 깜짝 놀
란 표정을 해 보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노
인이, 조금전에 자신이 나왔던 방 앞에서 초인
종을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머, 오셨어요?"

정동욱이 들어서자 유미가 반갑게 맞았다.

"누가 왔다 갔느냐?"

정동욱은 방안 냄새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코를
벌름거리면서 물었다. 방안에는 이상한 열기같
은 것이 흐르고 있었고, 어딘가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다.

"배가 고파서 음식을 좀 시켜 먹었어요."

"그래?"

정동욱은 조금전에 마주쳤던 사내 하나를 기억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웃옷을 벗어
유미한테 건네주다, 유미의 복장에 문제가 있다
는 사실을 깨닫고 정색을 하면서 다시 물었다.

"그런 차림으로 음식을 시켰느냐?"

그러자 유미가 흠칫 놀란 표정으로 정동욱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시치미를 떼고 분명하게
말했다.

"아이,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사람을 불러요?"

"....."

"음식을 먹다 국물을 흘리는 바람에, 금방 벗
어두었어요. 보세요. 여기..."

그녀는 셔츠에 남아 있는 국물자국을 증거로
보여주었다. 그러자 정동욱의 얼굴이 다시 풀렸
다. 아무렴 그렇지. 명색이 국회의원의 첩이라
는 여자가 함부로 몸을 내놓을 리가 없지. 정동
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유미의 몸을 한 번 껴
안아 주었다. 유미는 조금전에 낯선 사람과 정
사를 벌였지만,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더 애교스럽게 정동욱의 몸에 달라붙었다.

와이셔츠 차림의 정동욱은 유미를 자신의 무릎
에 앉혔다. 그리고는 손으로 유미의 몸을 천천
히 쓰다듬었다. 어깨부위에서 움직이던 손이 차
츰 가슴쪽으로 내려왔다가 유두를 만지작거렸
다. 음식점 배달원과 정사를 한지 10분도 채 지
나지 않았는데도, 유미의 몸은 금방 달아올랐
다. 그러나 한편으로 조금전의 정사에 대한 두
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이 노인이 중요한
부분을 건드려 본다면 아직 남아 있는 정액의
끈적거림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일은 금방 들통이 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유
미는 정동욱의 손길이 좋으면서 또 한편으로 불
안했다.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던 손은 허리쪽으
로 내려왔다가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손
가락 놀림으로 봐서 틀림없이 질내부쪽으로 들
어올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부
정한 행위가 금방 탄로나고 말 것이다.

"침대에 누우세요. 제가 해 드릴게요."

유미가 도저히 못견디겠다는 표정으로 정동욱
의 무릎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정말로 하고
싶다는 표정으로 정동욱의 팔을 끌었다. 그러나
그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다."

정동욱이 점잖게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는 자
리에서 일어나 유미를 다시 한 번 품에 안고 체
취를 흡입했다.

"며칠 동안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이야
기해 주려고 왔느니라."
"시간이 없다뇨?"

위기에서 벗어난 유미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물었다.

"내일부터 바빠질거다. 당선을 축하해 주는 자
리에도 나가봐야 하고 선거로 인해 빚어졌던 정
치적인 문제들도 해결해야지."

정동욱은 어린 여자아이한테 그런 것까지 시시
콜콜 이야기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름대로 성의껏 해명을 해 주었다. 유미는 정
치적인 것보다 당선축하라는 말에 신경이 먼저
갔다.

"아, 파티같은 거 하나보죠?"
"그래."
"어머, 좋아라. 저도 그런 곳에 가면 안 되나
요?"

파티라는 말에, 유미가 반색을 하면서 물었다.
그러나 그 말이 이상하게 들린 것일까? 벼란간
정동욱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미는 무
심코 한 말이었지만, 정동욱으로서는 몹시 귀에
거슬리는 말이었던 것이다.

"왜...그러시죠?"

유미는 자신의 부정이 탄로난 것이나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게 정동욱의 표정을 살폈다. 정동
욱은 약간 엄한 눈길로 유미를 쏘아보다 안고
있던 손을 놓고 차분하게 말했다.

"공인의 입장이 되면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
지 아느냐?"
"....."

정동욱의 돌연한 태도에 겁을 집어먹은 유미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정동욱은
잔잔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공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세인의 입방아
에 오르내리는 것이니라. 사람의 세치 혓바닥이
얼마나 무서운 독을 품는지, 정치를 해 보지 않
은 사람은 잘 모르지."
"....."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네 행동을 각별
히 조심하라는 뜻이니라."

정동욱이 다소 딱딱한 투로 그렇게 못을 박았
다. 그러나 유미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헤
아리지 못하면서도, 알아듣는 척 고개만 끄덕였
다. 정동욱은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한 번 더 껴안아주었다.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사 먹고, 하고 싶은 일
이 있으면 해 봐."

정동욱이 지갑을 열고 수표 몇장을 꺼내 유미
의 손에 쥐어 주었다. 모두 백만원권 수표였다.

"고마워요."

유미는 수표의 액수를 확인하자마자 곧장 정동
욱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정동욱은 그런 그
녀를 다시 한 번 품에 꼭 안아보고 오피스텔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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