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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혼자하는 즐거움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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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723 회 작성일 24-02-12 15: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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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즐거움1.
그 짓을 할 때, 나는 누군가를 생각하길 좋아한다. 단지 바라보기만 할 사람. 만지면 안 된다. 금지되어 있다. 혀를 내밀고 헐떡거리는 것 말고는 어떤 권리도 허용되지 않는다. 도저히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나 장 폴 벨몽도. 그렇지 않으면 폴. 폴을 생각하면 흥분된다. 그를 만나지 못하면 몇 달씩 이유 없이 밤잠을 설친다. 강박관념이다. 그 짓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접근하기 힘든 폴을 마침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을 나눌 때 주도권을 잡는 것은 항상 그다. 기분에 따라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거칠어지기도 하고. 그런데 나는 위선자가 되어 본심을 속이고 저항한다.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저항하지만 매번 그가 이긴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그가 이긴다. 악마의 소스라침. 그 전에 얼마나 격렬한 싸움이 있었던가! 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고집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세상일은 순리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때론, 미레이와 그녀의 괴팍한 주치의, 아무개 선생을 생각한다. 아무개 선생은 내 두 아이도 받아 낸 산부인과 의사이다. 어쩌면 돌팔이인지도 모른다. 그는 설명이 장황하게 붙은 명함을 가지고 다니고, 알아먹기 힘든 아주 복잡한 이름의 연구소를 운영하며, 미레이처럼 나이 든 아줌마 환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학력은 형편없지만 머리는 잘 돌아가는 편이다. 신경 중추를 풀어 준다는 클리토리스 마사지는 그가 발명한 것이다. 현대 문명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마사지 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불쌍한 여자들! 수많은 갱년기 여성들이 병원에서 의학적인 방식으로 클리토리스 마사지를 받는다. 일회 시술비 이 백 프랑, 의료보험 혜택은 없다. 부끄럽지 않을까! 하지만 어떤 여자도 클리토리스 마사지가 가져다주는 미칠 듯한 쾌락을 부인하지 않는다. 나는 구체적인 시술 방식을 아무에게도 감히 물어보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서 상상만 해 볼 뿐이다.
"시술대 위에 누우세요, 부인."
코안경 너머로 풀어진 시선, 쾌감의 질을 살피는 듯 불안하게 떨리는 짧은 턱수염, 환자를 안심시켜 주는 흰색 가운. 다리를 어떻게 놓으라고 할까? 어디에 서서 어느 손가락으로 시술을 할까? 크게 한숨을 내쉰 뒤, 의사는 돈을 챙긴다. 포주 같은 놈이 노다지를 얻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병원 문에 붙어 있는 윤나는 구리 명판과 구원의 의술이라는 말에 미리 용서를 받은 여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돈을 낸다. 그리고 병원 주소를 친구들에게 건네주면서 심각하게 시술 경험을 이야기한다. 아! 오십대는 힘든 나이임에 틀림이 없다! 때때로 나는 오이를 이용한다. 오이는 부드럽긴 하지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갑다.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놓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하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 찾아온다. 예고도 없이 준비할 시간도 없이. 며칠 전 일이다. 헬렌이 느닷없이 내게 책을 돌려주러 왔다. 그 때 나는 오이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매끈매끈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또 세균을 피하기 위해서, 나는 항상 오이의 껍질을 벗긴다. 헬렌은 얘기를 나누다가 십 분 뒤에 갔다. 그 동안 나는 바보처럼 기다렸다, 껍질 벗긴 오이를 손에 들고서. 둥글게 조각으로 자를 거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했다. 헬렌은 아마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나는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가운뎃손가락을 거기에 대고 살살 문지르면 된다. 물론, 혀가 더 이상적일 것이다. 그리고 이상적인 것 중에서도 이상적인 것은 바로 나의 혀일 것이다. 하지만 어쩐다? 허리가 충분하게 유연하지 못하니. 몸의 가장 은밀한 근육을 못살게 굴면서, 꼭 오이처럼 땀을 흘린 지 여섯 해. 위태롭게 춤추며 단련을 했는데도 아직 이십 센티미터가 모자란다. 시동은 왜 그렇게 느리게 걸리는지! 남자들이 참을성 없이 구는 게 하나도 놀랍지 않다. 허리를 타고 조금씩 조금씩 뱀처럼 스미는 짜릿함. 절대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때로는 억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 버린다. 마침내 봇물이 터진다. 조금만 더 있으면 온몸에 열기가 퍼져 연주를 마친 첼로주자처럼 손가락 끝까지 나른해질 것이다. 몸이 달아오른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불과 얼음이 함께 몸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퍼진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것이 성의학 전문가들이 말하는 첫 단계이다. 그 다음에는 계단식으로 상승한다. 시처럼, 꿈결같이....... 이젠, 변화가 없다. 나는 내 속으로 들어오려고 안달을 하는 막대처럼 단단하고 예쁜 성기를 상상한다. 들어오는 길을 막는다.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닫는다. 상대방은 계속 억지를 부린다. 지면 안 된다. 함정에 빠지게 된다. 막대 속에는 다이너마이트 혹은 니트로 글리세린이 가득 차 있다. 하나는 고체 하나는 액체, 하지만 나의 화학 상식으로는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내 속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막대는 폭발해 버릴 것이다. 언젠가는 들어오겠지,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 좀더 시간을 끌어야 한다. 침대가 춤추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왈츠 곡으로. 가볍지만 은은한 취기에 감싸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빨라진다. 일진 광풍이 돌아올 기약도 없이 나를 쓸어가 버린다. 아 아 아! 아래쪽 허벅지가 시려온다. 종아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한다. 강하게, 더 강하게. 왼손을 배 위에 얹고 잔치의 마지막을 음미해 본다. 경련이 한번, 두 번, 세 번... 더 이상 셀 수가 없다. 스무 번의 천당! 친구여, 흐벅진 불꽃 놀이였다! 또 요동은 얼마나 격렬했었나! 당신 네 남자들은 이제 가서 옷을 입어도 좋다. 물 밖으로 나가자. 어디 갔다 왔지? 아, 그래... 남자들이랑....... 왜 남자들이 겁을 내는지 이해할 만하다. 거짓으로 느끼는 척 하는 여자들이 정말 있을까? 경의를 표하자! 훌륭한 여자 배우들에게! 그런데, 남자들이 속아 넘어 갈까? 그것이 정말 가능할까? 이렇게 물을 많이 흘리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젖은 채로 잠자는 걸 몹시 싫어하는 나지만 맛있게 낮잠을 한판 자고 싶다. 불행히도, 시간이 없다! 잠시 후, 세시에 멍청이 대주교 영감의 기자회견이 있다. 지난번에 영감은 우리에게 감사 메달을 하사했다. 꽃마차 대신에 볼에 가벼운 키스를 해 주면서. 푸하하하! 청록색의 음흉한 눈, 그것을 상기시키는 뭉툭한 코.... 다음 번에는 내가 그 영감의 볼에 뽀뽀를 해 주어야지, 건강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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