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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2+1 ] 98/99 (펀글)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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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655 회 작성일 24-02-12 12: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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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1』 제98부 사십대 유부남과의 지독한 사랑 ③

방갈로에서는 그랬다 치지만, 오늘 섹스를 한 것은 내가 원했기 때문이라고 보아도
좋았다.
여관에 가자고 한 쪽은 나 였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도 자꾸 어두운 늪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그 뒤에 소장이 나를 향한 마음이 진실일 것 이라는 생각이 겹쳐 혼란스러웠다.

소장은 꼼장어와 홍합을 주문했다.
포장마차 주인 여자가 꼼장어를 칼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담뱃불을 붙였다.
갑자기 나도 담배가 피우고 싶었다.
슬쩍 소장의 허벅지에 손을 얹으며 담배를 달라고 했다.

"담배?"

소장은 여관에서 내가 섹스라고 말했을 때, 지금 섹스라고 했어. 라는 표정을 지을
때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권했다.
마른 웃음을 지으며 담배 한가치를 빼어 물었다.
소장이 말없이 라이터를 켜 주고 나서, 다시 포장마차 주인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담배 연기를 직선으로 내 품지 못하고, 아래로 내 품으면서 꼼장어 굽는 것을 보는
척 하면서, 청각은 왼쪽에 앉아 있는 아베크 쪽으로 활짝 열어 두었다.
이혼을 앞 둔 사십대 남자와, 조금 전에 여관에서 섹스를 하고 나왔다는 자격지심
때문일까?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워 보였다.
그러나 여자가 삼분의 일쯤 남아 있는 소주잔을 홀짝이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내 뱉는 말이 내 부러움을 여지없이 산산조각 내고 있었다.

"좋아. 내가 양보 해 주지.
그리고 병원에도 가겠어."

여자는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있는 주임 모양이었다.
그것도 포장마차에서 닭똥집에 소주잔을 비우면서 이별을 통보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
까닭 모르게 괜히 화가 났다.

"맥주 컵에 한 컵 가득 따라 주세요."

주문한 꼼장어와, 홍합 국물이 나왔을 때 내가 먼저 잔을 내 밀었다.
소장은 놀랐다는 얼굴로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가 했더니 이내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술을 따라 주었다.

"나도 그렇게 술을 마셔 볼까?"

소장이 고개를 숙인 자세로 맥주 컵에 소주를 가득 따르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술잔을 부딪쳐 보인 다음에 갈증 들린 사람처럼 단숨에 마셔
버렸다.
문득 콘도의 단란주점에서 소주 한 컵을 마셔 버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담배를
피우던 때가 떠올라서 소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날 소장이 내 옷을 벗겼던 날이기 때문이다.

"나도 널 사랑해.
하지만 사랑만 가지고는 살수 없잖아.
하다 못해 하늘 가리고 살 방이라도 있어야 할 꺼 아니겠어.

홍합 국물을 젓가락으로 휘젓고 있을 때 왼쪽에 앉아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여자는 대답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술잔에 술을 따랐다.
남자가 그만 마시라는 얼굴로 술병을 뺏으려고 할 때 여자가 훗! 거리며 자조적인
미소를 짓는가 했더니 입을 열었다.

"우끼지마 새꺄!
언젠 사랑만 있으면 다리 밑에서도 살수 있다고 날 꼬셔서 임신시키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사랑만 먹고 살수 없다고?
그래, 금붕어가 아니니까 물 만 먹고 살수 없겠지.
하지만 내 놈이 말하는 돈이란 게 도대체 뭐야.
전세방에서는 하늘이 보여?
전세방 사는 신혼 부부 들은 이슬 맞고 사나? 흥!
너같은 놈을 밑고 회사까지 그만 둔 내가 바보지."

"너 취했냐?
내 말은 그게 아니고 형이 아파트 한 채 값 얻어 갔으니까. 나도 칠십 평 짜리는
못 얻어도 오십 평 짜리는 얻어내야 할거 아니겠어.
하지만 엄마가 너 하고 결혼하면 오십 평은 커녕 결혼식장에도 안 나온다는 데
어떡하냐."

남자가 우리를 의식했는지 목소리를 죽이며 사정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여자의
어깨를 살포시 껴 않았다.

"내 몸에 손 끝 하나 대지마!
그랬다가는 네 놈 애 임신했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안 다닐 테니.
하지만 걱정하지 말고 꺼져.
너 같은 놈하고 그 짓을 했다는데 지금 얼마나 구역질 나는 줄 알어?
청산가리라도 퍼먹고 죽지 못하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야.
흥, 오십 평 짜리 아파트는 얻어야 한다고?
내가 마지막으로 충고 한 가지 해 주겠는데 너 같은 놈한테는 오십 평 짜리
아파트가 아니고 백 평짜리 아파트를 줘도 하루아침에 털어먹을 놈야.
왠 줄 알어?
돈이라는 건 필요할 때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라구, 이 말뼉다구야!"
"어쭈구리, 이게 두고 보자 하니까? 못 하는 말이 없어?"

"그래, 쳐봐라. 쳐 봐!
다시 한번 말 하지만 내 손끝에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당장 혼인 빙자 간음죄로
고발 해 버리고 말테니까."
"야!...야! 내가 널 언제 때린다고 했냐? 니가 네 말을..."

남자가 벌레 씹은 얼굴로 여자를 노려보다가, 다시 목소리를 죽이며 여자에게
사정하는 모습을 보며 벌떡 일어섰다.
내 일은 아니지만 왠지 남자가 구역질 나도록 싫어 보였기 때문이다.

"갈려구?"

음울한 얼굴로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소장이 졸다 깨어난 얼굴로 따라
일어서며 물었다.

"가요."

그 말을 끝내 놓고 소장이 계산을 할 동안 포장 마차 밖으로 나왔다.
술이 취해 오는 것을 느끼며 누군가 가슴이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장과 섹스를 했던 탓일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소장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혼란스러움 때문인 것
같았다.

"택시 타는 대 까지 데려다 줄까?"

소장이 옆에 와서 부드럽게 말했다.
순간 소장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왜 이렇게 이 남자가 약해 졌단 말이지.
갑자기 소장에 대한 연민의 정이 샘솟듯 솟아오르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혼 원인 간접적 제공자!

그럴지도 몰랐다.
첫사랑의 여자가 나를 닮았다는 것 때문에,
결국 이혼 법정 에 서게 되었다는 그 이유가 소장에게 연민의 정을 갖게 하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걷기 시작했다.

"취한 거 같아?"
"소장님 뭐 든 말 좀 해 주세요.
저 한테 할 말이 없어요.
난 지금 가슴이 터져 나갈 곳 같다구요?"

내 걸음이 비틀거린다고 느꼈는지 소장이 부드럽게 내 어깨를 부축하는 순간,
그를 떠밀어내며 홱 돌아섰다.
그리고 두 손을 흔들며 항의를 하는 듯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선미한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어.
그런 너를 사랑한다는 말과."
"내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에요.
왜? 저하고 결혼하고 싶다는 말은 안하시는 거죠!
첫사랑의 여자를 닮은 선미 너 하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은 왜 안하는 거 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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