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년] 49/51 (펀글)-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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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제목 : ▶일본년◀ 제49화 (나체들의 광대놀이...)
[ 뭐얏! ]
어느새 들어온 유끼꼬가 큰 소리를 내 질렀던 것이다.
반사적으로 뒤돌아 본 춘자가 말을 더듬으며 구실을 붙였다.
[ 저저저저 정리하고 이이 있었어요.]
새빨개진 춘자의 얼굴을 확인한 유끼꼬가 한마디를 내 뱉곤 방 밖으로 나갔다.
[ 이따, 나좀 봐.]
이야기를 진행하던 하영이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
그 쯤에서 하영의 모친에게 무슨일이 생겼을거라 나는 짐작했다.
진정을 되찾은 하영이 눈물을 닦으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 그날 밤 엄마는 유끼꼬로 부터 모진 매를 맞고 정신을 잃으셨지요.
그리고 얼마 안있어 정신 병원으로 영구 입원 하셨어요.
그때, 내 나이가 세살이라고 엄마는 말씀하셨어요.
아빠 이야기를 잠시 해드릴께요.
아빠의 고향은 중국이에요,
젊어서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온 아빠는 돈을 많이 모았었대요.
그러다 어느 일본인의 꼬임에 넘어가, 다 털리시고 전전하던 끝에 유끼꼬의
병원에서 운전기사로 일을 하게 되셨대요.
그 곳에서 우연히 엄마를 만나셨고 두 사람은 늦은 나이에 혼인을 하셨지요.
엄마 나이 마흔 둘에 저를 나셨으니까요.
그러나 아빠는 내가 태어나던 달에 어디론가 잠적해 버리셨어요.
지금까지도 소식을 알 수 가 없어요,
살아는 계시는 건지...
전, 아빠의 얼굴이 어떻게 생기셨는지 알 수가 없죠,
아는 건 강등희라는 이름 석자 뿐이에요.
엄마는 이따금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고 말씀하셨어요.
정신이 돌아왔을 때의 모습을 뵌 건 딱 한번 뿐이지만... ]
하영이 다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그녀는 흐느꼈다.
[ 저... 하영씨. 음... ]
하영이 고개를 들었다.
[ 저... 피곤해 보여요. 오늘은 그만 쉬는게...]
그러나 하영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아니요, 우리의 이야기가 남았어요.]
[ 우리요? ]
[ 네, 우리들이죠, 요오꼬... 시영 언니, 저...]
하영은 요오꼬의 이름을 부를 때 잠시 머뭇거렸다.
아마도 어떤 호칭을 넣으려다가 그대로 끊어 버린 것 같았다.
[ 네에...]
[ 근데... 괜찮으세요? ]
[ 무얼...]
[ 태희씨 얼굴도 피곤해 뵈서요.]
[ 전, 괜찮아요.]
하영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 다섯 살인지, 여섯 살인지 기억은 흐리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전, 요오꼬,
시영언니와 함께 살았어요.
그 당시는 엄마를 애타게 찾은, 그런 기억은 없던 것 같아요.
무언가 알만한 나이가 되면서 요오꼬에게 가끔 엄마가 생각난다고 말했고,
요오꼬는 엄마의 거처를 알려주었지요.
그때 부터 해마다 한번씩 엄마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갔던 거고요.. 으음.]
[ ... ]
[ 지금 생각해보면, 시영 언니와 전 요오꼬의 필요에 의해 이곳으로 오게 된것
같아요.
둘다 고아나 마찬가지였던 우린 요오꼬에게 길들여지며 살아왔어요. 지금까지...]
[ ... ]
[ 어렸을적 기억중 잊혀지지 않는 게 있어요. 열 한살 때 였죠...
[ 움직이지마! ]
시영의 얼굴에 요염한 화장을 그리던 요오꼬가 소리쳤다.
[ 다 했으니깐, 조금만 참아.]
인형처럼 꼼짝않고 앉아있는 시영의 눈썹에 댄 아이 팬슬을 떼며 요오꼬의 입가에
만족한 미소가 흘렀다.
[ 홋, 예쁘다.]
그리곤 하영을 쳐다보았다.
[ 하영인 조금만 더 크면 가슴이 아주 예뻐지겠는걸, 둘이 바꿔앉아.]
먼저 일어나는 시영의 얼굴을 하영은 그제서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전혀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해버린 시영의 얼굴을 따라가며 하영은 시영이 앉았던
자리로 가 앉았다.
분첩을 하영의 얼굴에 탁탁 찍어대며 요오꼬가 말했다.
[ 언니 하는거 봤지? 너도 언니처럼 가만히 있어라.]
하영이 눈을 꼭 감은채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 얼굴 피고...]
요오꼬는 어린 두 여자아이의 옷을 벗겨 알몸으로 만들어 놓고 가장 요염해 보이는
얼굴로 만들고 있었다.
[ 휴우... 다 됐다. 후훗... 어른같다. 너희들 잠시만 기다려봐아.]
요오꼬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영과 하영이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장난을 쳐댔다.
금새 돌아온 요오꼬가 몇 개의 옷 가지를 바닥으로 던지며 갱지를 한장씩
나눠주었다.
[ 우리 지금부터 연극놀이 하는거야,
마음에 드는 옷으로 골라입고, 이거 한번 씩 읽어봐.]
옷을 고른 시영이 요오꼬에게 물었다.
[ 이건 어떻게 입는거에요? ]
[ 그게 마음에 드니, 내가 입혀줄께.]
요오꼬의 도움으로 옷을 입은 시영이 거울을 바라보며 요오꼬에게 물었다.
[ 옷이 왜 이래요? ]
[ 처음이라 어색하지? 후훗, 잘 어울린다. 한 바퀴 돌아봐? ]
빨간 옷을 골라입은 시영은 뒤로 돌아 거울을 돌아다 보았다.
뒷 모습은 더욱 가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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