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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의 연인 2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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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607 회 작성일 24-02-12 02: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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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캐피탈 사의 음모

도리스는 캐피탈 사의 사장인 카렐의 비서로서 미국 태생의 여자였다.
그녀는 겨울에도 여름과 마찬가지로 검은 가죽 스커트에 푸른 사과색이나 빨간 딸기색의 팬티 스타킹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위에는 속이 다 비치는 투명한 티셔츠가 아니면 주근깨가 나 있는 가슴의 밑부분까지 다 들여다 보이는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도리스는 자신이 아무리 타이프를 잘 쳐도,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 모국어인 영어를 아무리 잘 해도, 더 이상 출세할 수 있는 가망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사장의 비서직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임원 회의의 준비도 도맡아 했다. 그녀는 서류를 보고 있는 임원들 어깨에 의도적으로 가슴을 가볍게 비벼대곤 했기 때문에 저녁 식사에 초대받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 특유의 방법으로 언제나 최종 코스만은 거절했다. 그것은 곤혹스러워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망설이는 듯하다가 오늘만큼은 곤란하다는 뜻을 표명한다는가,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빠른 시일 안에 시간을 만들겠다는 식으로, 그들에게 미련을 갖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점잖게 거절당한 남자들은 자기가 열망하고 있던 것이 이미 손에 들어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희희낙락하곤 했지만, 그녀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도리스가 회의실에서 출석자의 테이블 위에 서류를 돌리고 있을 때, 질 모르만 기획 부장은 그녀의 손목을 슬그머니 잡고 은근한 말투로 이렇게 물었다.
"이봐, 도리스. 오늘밤 어때?"
그러자 도리스는 예의 곤혹스런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어머, 하필이면 왜 오늘밤이죠? 정말 피치못할 선약이 있는데... 어쪄죠?"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빅토르 베르질 영업 부장은 질투를 느끼고 자기도 얘기 속에 끼어 들었다.
"도리스, 이게 뭐야? 이런 자료 같은 것이 무슨 소용 있느냐구? 내용을 보면 항상 똑같잖아?"
그러자 동석자들도 그에게 미소를 보내며 동의를 나타냈다. 캐피탈 회사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임원 회의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었다.
"보텔웨그 씨가 여러분에게 배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시키는 대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르만 기획 부장은 무게를 달아 보듯 서류 뭉치를 들어 보고 나서 한숨을 내쉬는데, 베르질 영업 부장은 도리스에게 한눈을 팔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티셔츠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그 속에 감추어져 있을, 묵직하고 터져 나갈 것처럼 탱탱한 그녀의 가슴과, 검붉은 색깔의 젖꼭지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손에 잡고, 주물러 보고, 입에 넣어 보고 싶었다. 두 개의 젖가슴 사이에 자신의 물건을 살며시 집어 넣고 환희에 떠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벌써 절정감으로 치달았다.
그때 느닷없이 베르나르 뷔에르의 메마른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의 친척으로서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런 서류가 있기 때문에 보텔웨그 씨의 업무가 증명되는 것입니다. 자료가 없다면 그분이 하고 있는 일을 파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말에 베르질 영업 부장은 자신이 마치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처럼 움찔했다. 그러나 그는 곧 정신을 수습하고 뷔에르의 말을 정정하고 나섰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 속에는 <극비>라고 씌어져 봉인되어 있는 서류가 한 통 있습니다."
그러자 모르만 기획 부장이 낄낄거리고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면 베르질 영업 부장은 또다시 도리스를 범하는 백일몽에 잠겼을 것이었다.
"다니엘 보텔웨그 씨는 서류 하나까지도 신리롭게 만드는 것을 꽤나 좋아하는 모양이야!"
모르만이 말했다.
"여러분에게 <극비>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을 가르쳐 드릴까요? 펜브로크가 마침내 프랑스로 돌진해 올 모양입니다. 우리 회사를 매수하러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팔짱을 낀채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캐피탈 회사같은 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것입니다."
그러자 베르질 영업 부장이 응수했다.
"뭐,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펜브로크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진짜 거물이었지만, 그 사람은 이미 5년전에 죽었습니다. 상대가 부친이라면 도저히 우리 쪽에 승산이 없겠지만, 이번에 오는 것은 그 아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낙승이라고 봐도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들 쪽도 부친 못지않게 수완이 뛰어나다고 하던데요?"
모르만 기획 부장이 우물우물 반론을 펼쳤다.
그때 회의실의 육중한 문이 열렸기 때문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위엄을 갖추고 들어 온 신사는 그런 회의에 정말 잘 어울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조금 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던 여자로부터 몸과 마음을 교란당한 일 따위는 조금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었다.
도리스는 몸을 구부려 인사를 하며 그를 맞이했다, 그러나 그는 며칠 전에 도리스에게 했던 것처럼 그녀를 애무하는 듯한 눈으로 보지 않았다.
주위를 한차례 둘러 본 그는 회의실 테이블 위에 자기가 들고 온 잡지를 내던졌다.
"전원 모이셨습니다."
도리스가 보고했다.
"알고 있으니 도리스 양은 나가 있어요."
앙리 카렐은 캐피탈 회사의 사장으로서 이 회사는 부친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었다. 그의 특징은 눈 안쪽을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사업가의 진지한 얼굴울 하고 있었지만, 그곳에는 온순함이 숨겨져 있었다. 또 그는 내성적이기 때문에 자신이 수완가라는 확신도 없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일에도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으며, 그 덕택에 그는 누구에게도 속박을 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한 방식이 효과를 발휘한 탓인지, 그는 부친이 탕진한 수백만 달러의 돈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캐피탈 회사는 유럽에서도 주목을 받는 최대 기업의 하나로 성장해 있었지만, 정확한 기업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언제나처럼 앙리 카렐 사장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왜소한 남자인 보텔웨그를 거느리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앙리의 특별 고문직을 맡고 있는 보텔웨그는 눈을 번뜩이며 이유도 없이잘 웃는 사내였다. 회사 내에서는 그가 사장에게 영혼을 팔아 넘겼다는 소문이 언제나 떠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라이벌 회사가 몇 번씩이나 그를 스카웃하려고 하였지만 보텔웨그는 젊은 사장에게 충실해서 그의 밑을 결코 떠나려 하지 않았다.
앙리 카렐 사장은 가죽을 씌운 안락한 팔걸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순서대로 참석자의 얼굴둘을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조금 전에 회의실에서 웃음 소리가 들려 오던데, 다행히도 여러분은 혈기가 왕성한 것 같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웃고 있을 기분이 아닙니다만..."
"상황이 그 정도로 악화되었습니까?"
모르만 기획 부장이 물었다.베르질 영업 부장은 허둥지둥 서류를 들춰보고 있었다.
"악화요?"
카렐 사장이 모르만의 말꼬리를 잡아 되물었다.
"절망적이라 해야 옳을 겁니다. 지금 제임스 펜브로크는 우리 회사를 손에 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모양입니다. 우리 회사 주주들에게 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면서 주식을 모두 매점하러 말입니다. 그 사람은 주식 원가 10배의 금액, 아니 여차하면 15배까지라도 내겠다는 각오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까지 나온다면나는 더 이상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사장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다니엘 보텔웨그 특별 고문이 가벼운 헛기침을 터뜨렸다. 사장이 그를 돌아 보며 물었다.
"네 조사 결과에 의의가 있습니까, 다니엘?"
"아닙니다. 하지만 싸움도 해 보지 않고서 졌다고는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보텔웨그는 그렇게 반박했다.
카렐 사장이 빈정대듯이 큰 소리로 웃었다.
"브라보! 명언이요!마치 우리 아버지가 살아서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별 고문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그는 가냘픈 목소리로 다시 말을 계속했다.
"나는 다만 제임스 펜브로크의 공략을 피하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참석자 전원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두들 보텔웨그가 빼어난 지략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지경까지 이른 상황을 어떻게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캐피탈 최후의 기회로군!"
카렐 사장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자아, 다니엘, 어디 한번 들어 봅시다."
"우선 양해를 구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웬만큼 관대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들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비지니스 세계에서 보통 사용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 가운데, 내 방법이 카톨릭의 윤리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만..."
그 때 앙리 카렐 사장이 끼어 들었다.
"다니엘, 사설이 너무 길어요! 본론으로 빨리 들어가시오."
보텔웨그 특별 고문은 말을 계속했다.
"여러분들은 몇 년 전에 미국에서 일어난 블루밍 데일이나 플리쳐 사건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글쎄요..."
베르질 영업 부장이 중얼거렸다.
"두 사람 모두 재력이 대단한 실업가였습니다. 이 두 사람이 움직임에 따라 월 스트리트에 비가 내리거나 맑은 하늘이 되거나 한다고들 할 정도였으니까. 따라서 수많은 소액 주주들은 그들을맹신하고 있었습니다. 펜브로크라는 친구도 비슷한 인간입니다. 하나의 회사에 목표를 두고 매점 선언을 해 버리면, 희생물은 저절로 함정에 빠져 들어온다는 게 그들의 수법입니다. 그건 그렇고, 그러던 어느날 그 두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어떤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사태로 인하여 그 두사람은 서둘러 은퇴하도록 강요당했고, 그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그때것 번 돈으로 여생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절약해 가며 생활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빠져 버린 것입니다."
젊은 뷔에르는 무척 흥미를 느낀 모양이었다. 그는 목구멍이 잠긴 듯한 목서리로 조용히 물었다.
"그 사태라는 게 도대체 뭡니까?"
"스캔들입니다. 인격이 고매하신 두 실업가게서 젊은 사내들에게 지나치게 열을 올렸던 것입니다. 매스컴은 그걸로 두 사람을 위협했습니다. 사진을 게재하고 기사로써 폭로하겠다든가, 미성년 유괴 혐의로 고소한다고 위협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신뢰는 땅에 떨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 안경을 닦고 있던 카렐 사장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다니엘, 당신답지 않군요! 펜브로크의 공개 경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이 회의에서 당신은 지금 섹스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는 겁니까?"
사장이 이렇게 나오자 다른 임원들도 덩달아 웅성거렸다. 저마다 떠들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모르만 기획 부장은 거만한 목소리로 거침없이 발언했다.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더군다나 늦게 올리는 주제에 양도 별로 많지 않으니...
시간이 나는대로 부지런히 쳐서 빠른 시일에 2장 나머지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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