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아르바이트(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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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아르바이트』 (상) 전화 속의 유혹
- 최 운 -
1. 전화속의 유혹
여상을 졸업하고 근 10년이 넘게 근무한 생보사를 실직한 세
희에게 어느날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20대의 전부를 그 회
사에서 몸을 담은 그녀이고 보면 실직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자기에게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회사
특성상 외모를 따지는데 도무지 미모로야 밀릴 때가 없었던
그녀에게 그것도 이유가 되지 않았고 오로지 개운찮은게 있다
면 나이가 이제 서른을 넘었다는 사실 하나였는데 아무리 생
각해도 억울하고 살맛 나지 않는 기분이었다. 몸져 누운 아버
지 탓에 가족들의 생계비를 책임지던 세희의 입장에 더욱이
답답할 노릇은 일 년 전부터 열애 중이던 신용금고 김대리
와의 결혼자금 준비문제는 이제 겨우 그 출발점에 있다는 점
에 있었다. 똑똑하고 유능한 김대리지만 워낙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남자이라 결혼 자금 문
제로 크게 싸운 일까지 있었다. 그렇게 갑갑한 상태에서 자포
자기의 심정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허비하던 세희에게 정중한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는 어쨌거나 반가운 것이었다. 더구나
고수입을 보장하며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의 전화이고 보니 더
반가웠다. 그것이 결론적으로 세희를 구렁으로 빠뜨릴 줄은
몰랐다.
"낮 시간을 활용할 일거리가 있습니다.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고 시간은 그렇게 구애받지
않고 고소득을 올릴수 있는 서비스업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저희 회사를 방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락처와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조용히 끊어진 그 전화의 발
신지로 찾아 나선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 세희가 방문한 곳은
주로 세무사들이 임대로 사무실을 밀집해 쓰고 있는 5층 짜리
빌딩이었다. 씨씨 컨설트라는 제목의 사무실 문을 열자 좁지
만 깨끗한 분위기 속에 말끔한 젊은 남자 홀로 앉아 있었다.
혼자 차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 남자는 환한 얼굴로
세희를 반기며
"전화를 받고 오셨군요. 전에 다니시던 회사에 실직자 명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팀이 많은 회사의 명부를 입수해
놓고 구인 대상을 물색하지요. 우선 앉으시지요."
친절한 사내의 안내가 인상적이었다.
"보시고 놀라지 마십시오 이것이 세희씨 같은 분을 원하는 곳
입니다.
2. 마스터베이션
하지만 놀랍게도 사내가 내어놓은 명부엔 각종 서비스업이 망
라되어 있었다. 서비스업은 각오를 하고 온지라 그리 충격적
이진 않았지만 이발소 안마업체 등의 이름을 접하자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돈이 다급한 세희에게
명부 옆에 쓰여진 시간당 보수액수는 큰 유혹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머뭇거리고 있는 세희를 보던 사내는 벌써 세희의 표
정을 읽었는지 같이 나가자고 했고 그녀는 엉거주춤 말없이
핸드백을 들었다. 그러한 일자리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
든지 깨끗하게 자신을 지키며 일할 수 있다는 사내의 말이 와
닿았고 더구나 어려운 가족의 생계와, 열애중인 김대리와의
결혼 자금 마련에 생각이 이르자 혼란은 의외로 빨리 정리되
는 듯 하였다. 세희는 이발소라고 적힌 란을 가리키며 고개를
끄떡였다. 사내는 바로 사무실 옆의 방문을 열었다. 거기엔 놀
랍게도 이발소의 모형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몇 가지 기구와
수건 등등 목욕에 필요할 것 같은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자 빨리 현장에 가려면 일을 익혀야 합니다. 이리 오십시
오."
그러면서 사내는 리모컨으로 비디오를 틀었다. 15인치 모니터
에서 벌써 야릇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조명을 끈 비디오
방 같은 느낌을 주는 곳에서 세희는 서비스걸의 작업 순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얼굴을 가리
고 누워 있었고 새로이 나타난 짙은 화장의 여인은 아주 짧은
미니로 온 다리를 다 들어내다시피 하고 누운 사내의 가슴에
엎드려 사내의 아랫도리를 쭈욱 쓰다듬었다. 사내의 거친 호
흡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여인은 빠른 속도로 사내의 바지를
내리고 크림으로 사내의 두다리를 맛사지 하기 시작했다. 짧
은 치마로 구부린 여인의 실팬티 엉덩이가 비디오 화면 전체
를 가득 메웠다. 군살이 적당하게 팬티에 눌려 굴곡을 가진
여인의 엉덩이는 조금씩 옴지락거렸다. 하지만 전체적인 동작
은 아주 자연스러웠고 사내도 긴 숨을 내쉬며 꿈틀거리기 시
작했다. 삼분 여 단순한 몸짓이 있은 후 끙하는 사내의 신음
이 있고 나더니 아가씨는 경대 앞 서랍에서 수건을 내어 사내
의 다리 사이를 닦아 내었다. 그리고 사내는 이내 숨이 고르
게 되면서 잠드는 것 같았다. 아가씨는 수도꼭지에서 손을 씻
으며 드링크를 사내 옆의 팔걸이 위에 놓았고 담배를 하나
물고는 밖으로 사라졌다. 간단했다. 그런 사이 바의 불이 켜지
고 사내는 자연스런 표정으로 얼굴에 발그레 홍조를 띤 세희
에게 비디오 테잎 하나를 더 건네 주며 자리를 일어섰다.
3. 아... 조금 천천히..
"집에서 잘 보고 익히세요. 이 테잎은 실제 관계용입니다. 연
습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이곳으로 출근 하
십시오 모든 조치는 취해 놓겠습니다. 그럼 ....
사내는 총총 자리에서 일어났고 세희도 그 방을 나왔다.
집으로 부랴부랴 돌아온 세희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 본
사내의 거친 숨소리며 꿈틀거리는 모습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
다.
"결국 이런 곳으로 가야하는가...... 아니야..... 그럴 순 없어...."
라고 생각하다가도 집안 형편과 어디에도 고수입을 보장하는
곳은 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다. 더구나 결혼 자금
생각에 이르자 혼란은 강렬한 유혹으로 변질되었다.
"일년 정도만 눈 딱 감는거야... 그리고 내 인생에서 없던 시
간으로 생각하는 거야....."
결심한 세희는 아까 남자로부터 받은 테잎을 돌렸다.
처음의 몇 단계는 낮에 본 내용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조
금 지나면서 조용한 신음이 들려왔다. 화면 가득히 보이는 것
은 기마 자세로 사내의 두 다리에 앉은 여인의 모습이었다. 앉
은 자세로 팔을 팔걸이에 올린 여인은 행위에 열중해 있었다.
무표정한 그 얼굴엔 그저 열심히 자기 일에 몰두하는 느낌만
가득했다. 갑작스런 순간 화면에 접촉 부위가 클로즈엎 되었
다. 여인의 잔뜩 벌어진 질은 솟아오른 남자의 성기를 아주
일정한 속도로 물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갑자기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수 년 동안 관계를 가졌던 세
명의 남자가 떠올랐다. 회식의 연장에서 취중에 가졌던 그들
과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이상했다. 정작 결혼 약속까
지 한 김대리와는 키스와 패팅에 머물렀던 세희로서 일을 위
해 비디오 테잎을 보는 순간 김대리 대신 남자와의 행위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아...아아...."
아주 조용히 행위에 몰두하는 사내와 여인을 보던 세희의 입
에서 가벼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 팽팽하게 졸린 팬티사이로 까슬한 음모
가 느껴졌다. 세희는 갑자기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남들 보
다 유난히 많은 자기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화면의 숨소린
조금씩 거칠어져 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로숀 병을 집어
들었다. 손으로 쓰다듬던 자신의 음부에 로숀의 뚜껑 부위를
밀어 넣었다.
"....흐흐 헉 아아 천천히... "
비디오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여인은 그 소리를 듣더니
더욱 빠른 속도로 눌러대고 있었다. 눌러 댈 때마다 물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질퍽질퍽하고 들렸다. 화면에 클로즈엎된 접
촉 부위는 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수가 번질거리고 있었
다.
"아아..... 읍...."
여인의 몸속에서 용두질하는 사내의 그것을 본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었다. 그리고 로숀 병을 더욱 깊게 넣었다.
적지 않은 크기의 뚜껑이 세희의 계곡 속으로 쑤욱 미끌어져
들어갔다. 다리를 벌린 세희는 다급하게 바지를 무릎까지 내
렸다. 제법 편한 자세에서 화면의 장면을 보며 마스터베이션
을 즐겼다. 전에도 스스로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비디오
를 보면서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예전의 것
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더불어 남자가 자꾸만 아련거렸다.
비디오 화면의 여인은 어느새 남자의 가랭이를 닦고 있었고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치마를 채웠다.
4. 첫손님
세희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첫 손님은 아주 깔끔한 정장의 신
사였다. 세희는 정신을 차리고 비디오의 화면을 상기시키며
손님 곁으로 갔다. 면도사의 면도가 끝난 남자는 조용히 누워
있었다. 곁에 서자마자 손님은 세희의 다리사이로 손을 밀어
왔다. 그리고 어느 틈에 정확하게 세희의 두덩을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처음에 깜짝 놀란 세희는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질
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손이 야릇한 흥분을 가져다 주었
다. 세희는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 손은 이내 실팬티를 파
고들어 부드러운 털을 만지는게 아닌가. 세희는 숨이 막혔다.
아랫 쪽에서부터 아련한 향수같은 기운이 뜨겁게 밀려왔다.
"내가 왜 이러는 것일까..."나는 원래 이런 여자였던가........"
애써 도리질을 하면서도 세희는 밀려오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일을 택한 것이었지만 어쩌
면 자신에게 주체할 없는 끼가 먼저 자신을 이곳으로 끌고 온
것인지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손님의 혁대를 내렸다. 꺼멓게 숲을 이룬 다리의 털이
묘한 감각으로 세희를 자극했다.
"하실래요...? 아니면 맛사지로...?
"나는 자신 없는데.....워낙 빨라서 ...."
"괜찮아요, 저는 더 자신없어요...."
기마자세가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아주 안성맞춤의 의자가 더없
이 이상적인 행위 자세를 만들어 주었다.
세희는 아무런 준비 단계 없이도 불끈 솟은 그 남자의 물건을
자기의 질에다 갖다 대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벌려진 자
신의 연못으로 먹어버렸다. 안은 자세로 남근을 먹은 순간
서너번의 피스톤운동을 하는가 했더니 남자의 뿌리에서
뜨거운 액이 세희의 질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
"에이........쩝.."
남자의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왔다.
흥분에 겨워 있던 세희는 그 돌발적인 사태에 잠시 아연해했
다. 정신을 가다듬고 수건으로 그곳을 닦아 내었다. 허무했다.
첫 손님은 그렇게 빠르게 세희의 흥분한 가랭이만 적시고 옷
을 입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나가면서 세희에게 쥐어
준 돈의 액수였다. 십 만원 권의 수표 한 장이었다. 그날엔 두 번
의 맛사지와 한 번의 관계가 더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
의 핸드백 속에는 이십만 원의 현금이 쥐어져 있었다.
돈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위력으로 세희를 변화시키고 있
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풍기며 당
당하게 살아왔던 세희가 퇴폐이발소의 서비스걸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의 머릿 속에 처음으로 시작한 오
늘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김대리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 나야..."
"응 오랜만이네....직장은 구했어..?
"응 그냥 아르바이트 삼아서 나가는 일이야..."
"무슨 일인데..?
"그냥 아르바이트라니까..."
"내일 쯤 한번 만나자 우리..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일인데 지금 말하면 안돼?
"특별한 것은 아니고 ....보고 싶어서..."
"알았어. 나 무척 피곤해 그럼 내일 봐."
이발소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조금만 참으면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세희는
이 엄청난 일을 비밀에 부치고 싶었다. 아니 비밀에 부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왔다. 내일
만나자고 하는 김대리를 과연 어떤 낯으로 대할 수 있을까.
김대리가 그렇게 원해 왔던 자신의 육체를 매일 다른 남자에
게 열어주면서 사랑은 지속될 수가 있을까. 내일 그를 만나
면 또 다시 요구해 올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속시원하게 그
의 가슴에 안기고 싶다. 돈의 절실함에 앞서 진실한 사랑의
느낌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모
든 것은 그와의 결혼이 완결된 후로 미루고 싶다. 나는 그와
행복한 결혼을 위하여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요구가 내일 있더라도 다시 참아내야 한다. 앞 뒤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 계속 ♣
『특별한 아르바이트』 (하) 카섹스
- 최 운 -
5. 카섹스
근 한 달만에 만난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저녁과 함께 가볍
게 마신 맥주의 취기에 그는 쉽게 취했다.
"세희! 도대체 이게 뭐야..,우린 결혼을 약속한 사인데 우린 아
직 육체관계 한 번 없었어. 그렇게 오래 거부하는 이유가 뭔
지 이제 알고 싶어...
서너 차례의 키스와 패팅 외에 단 한번 관계를 허용하지 않
았던 세희에 대한 불만을 털어 내는 김대리의 표정은 의외로
완강했다. 마치 결심을 하고 나온 사람처럼 단호했다.
"그냥 지키고 싶을 뿐이예요...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
고 그저 그러고 싶을 뿐이예요."
세희의 마음은 아팠다. 몇 차례의 관계 후 자신을 떠났던 남
자들을 생각하면 결혼을 위해서는 마지막 것은 항상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대리에게 자신의 육체는 최후의 마지노
선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세희를 괴롭게 했다.
그러나 그날 그의 요구는 예전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를 정도
로 강했다. 세희는 포기하고 싶었다. 다른 수많은 남자에게
일회용 커피처럼 자신을 열어주며 정작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을 지킨다는 논리는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제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껏 육
체의 열정을 불태우고 싶었다. 지독한 이율배반의 질곡을 벗
어나고 싶었다. 설령 관계로 인하여 파탄이 오고 말지라도
이젠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알았어.... 어떤 식으로라도 자기 원하는 대로 해..."
"............"
사방의 어둠이 차안을 바깥과는 완벽하게 차단해주고 있었
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맥주의 가벼운 향기가 후각을 자
극했다. 그의 손은 어느 사이 브라우스의 단추를 열었다. 가
슴이 떨려왔다. 이미 결심한 세희는 아주 빠른 속도로 흥분
했다. 하지만 그 흥분의 기운을 숨기고 싶었다. 완전한 내숭
을 떨고 싶었다. 조용히 숨소리를 죽이며 꼼짝도 하지 않았
다. 어디까지나 현숙한 약혼자의 이름으로 행동하고 싶었다.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점점 빨라지는 그의 호흡이 귓
볼을 자극했다. 청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조수석을 뒤로 젖혔
다. 그리고 그는 급하게 세희의 위로 올라왔다. 사랑하는 남
자의 무게가 자신의 유보한 욕망의 불에 지피고 있었다. 그
불길은 야릇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희는 철저
히 숨죽이며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청바지가 내려진다. 하얀 세희의 두 다리가 어둠 속에서도
어렴풋이 빛난다. 봉긋한 젓가슴으로 그의 입술이 다가온다.
좁은 차안의 시트에 세희의 다리가 앞 유리 쪽으로 가지런하
다. 그가 바지를 내린다. 살갗이 와닿는 느낌이 신선하다. 그
의 손이 부끄러운 털을 쓰다듬는다. 탄탄한 세희의 허벅지
사이로 그의 손이 유영하듯 움직인다. 세희는 다리를 비튼다.
첫 움직임이다. 두 사람의 입김이 유리창에 뿌옇다. 망사 팬
티가 흘러내려 세희의 다리 끝에 매달려 있다. 적막한 호수
공원의 주차장에 몇 대의 차량이 들어 왔다간 사라진다. 세
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어둠의 색깔이 무성한 털의 윤곽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솟은 심볼이 세희의 옥문 입구에서 접
촉을 시도하고 있다. 세희는 눈을 감는다. 유독 김대리에게만
오래도록 지켜온 이미 난장처럼 되어버린 육체의 문이 열린
다. 아 미끄러운 것이 들어온다.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옥
문이 움직인다. 미끄러운 것이 미끄럽게 들어오고 있다. 낡은
차의 시트가 삑삑거리고 있다. 차체가 조금씩 흔들거린다. 속
도가 빨라지며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시트에서
묻어 나오는 그 불협화음, 한 낮 이발소에서의 기억이 고개
를 쳐든다. 그곳의 의자에서도 이런 소리가 났었지. 오늘은
네명의 남자를 닦아 주었지....크림을 발라 맛사지를 하면 오
분을 넘기는 사내가 없었어, 마지막 손님은 유난히 물건이
크더군, 그래서 입으로 해줬지. 입안 가득히 흘러 넘치던 미
끄러운 것, 아카시아 향기같은 그 미끄러운 느낌의 액체.......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세희의 다리가 그의 다리를 안고 있
다. 어둠 속에서 포개진 네 개의 다리가 허옇게 욕망을 말해
주고 있다. 사랑...? 욕망..? 무엇이 어둠 속에 남아있는가.
이렇게 허기진 욕망을 이 남자는 어떻게 참아왔을까. 욕망
의 아스라한 배설을 마치고 긴 수면으로 빠져들던 손님들과
이 남자는 어떻게 다른가. 발 끝에 걸려있던 실팬티가 다리
의 흔들림으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무 것도 걸리지 않은 세
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시트의 마찰음이 커진다. 19살의 나
이로 입사했던 때가 생각난다. 남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춤추고 노래하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이 담백했던 시
절이었지. 육체의 욕망을 달래는데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없던
시절. 그래 그때가 좋았어. 다리 사이에서 김대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의 까칠한 다리의 감촉이 어색하다. 그랬지
입사 두달 되는 날 야유회였지. 노래하고 놀며 마신 술이 주량
을 넘어버렸고 필름이 끊어졌었어. 지끈한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의 기억은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어, 팀장의 까칠한 다
리가 하얀 허벅지 위로 걸려져 있었지. 의지와 상관없이 육신
이 남자의 다리 아래에서 사정없이 노출된 처음의 사건, 그
번들거리며 가랭이에 말라붙어 있던 남성 분비물의 이질감으
로 한동안 몸서리를 쳤지. 김대리의 가쁜 숨이 귓가를 덥혀 오
고 있다. 남자는 늘 숨이 가빠지며 쏟아놓곤 했지. 적당한 온
도의 따뜻함으로 쾌락의 샘물을 쏟아버리면 호흡이 가지런해
지고 했어. 이 남자도 곧 욕망의 물을 쏟아내겠지. 그리고 어
떤 표정으로 나를 대할까. 두렵다. 정복한 사내의 표정은 언제
나 의기양양했지. 그것이 싫었어.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한 이
남자에게 난 얼마나 초인적 노력으로 인내했던가. 아아 그런데
지금 이 공원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이제 열리고 말았어. 열고
말았어. 세희의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과는
다르게 이제 반응을 시작한 세희의 엉덩이가 심한 수축작용을
하고 있다. 남자의 움직임보다 훨씬 격렬한 요동이다. 아주 조
심스레 세희는 체위를 바꾸고 있다. 갑자기 이 남자를 누르고
싶다. 이발소에서의 기마자세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 남자를 대하고 싶다. 내 온 정성을
다해서 남자를 분출시키고 싶다. 그간 눌러온 내 사랑과 욕망
의 이름으로 이 남자를 기쁘게 하고 싶다. 가난했던 탓으로 결
혼까지 미루었던 고통스런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 세희는 삽
입의 상태로 겨우겨우 남자의 위로 오른다. 엉덩이를 돌린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머리 결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단추
만 헤집어진 하얀 젓가슴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우윳빛 살
결. 고개를 젖힌 세희의 움직임이 거칠어진다. 들었다 놓았다.
뺐다 넣었다를 반복하며 세희는 단념한다. 이미 나의 끼를 숨
기기엔 때가 늦어 버렸어. 난 이제 하나의 욕망덩어리일 뿐이
야. 이 남자에게 더 이상 결혼 상대로 남지 않아도 좋아. 아
아 견딜수가 없어. 하늘로 오르는 듯한 기분이야. 이 시간의
순간이 내게 있을 뿐이야.
"아아 미치겠어 자기 자기 엉덩이를 더 들어봐."
"나와버릴 것 같애...."
"안돼 좀더 좀더 조금만 더 아아 조금더.... 난 어떻게..."
세희는 다급하게 외치고 있다. 좀더라고 외치는 세희의 말은
거의 절규에 가까워지고 있다.
"푸우 ....."
"안돼 조금더 제발 조금더 .....나 죽어 죽어 조금만 더 제발... "
완전히 몸을 뒤로 젖힌 세희는 거의 단발마의 신음을 내며 앞
유리창에 뒷머리를 부딪힌다. 종착지다. 세희는 끝없이 더를
외치고 있지만 이미 김대리는 쏟아내고 만다. 미끈한 샘물이
기마자세로 앉은 세희의 다리 사이로 흘러내린다.
세희는 후회스러웠다. 아주 빠르게 식어버리는 남자들의 특성
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그
대로 뱉어버린 사실이 후회스러웠다.
담배를 빼어 문 김대리의 누운 자세가 또다시 이발소의 손님
같다. 휴지로 자신의 아래를 닦아낸 세희는 바닥에 팽개쳐진
팬티를 주워 다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섹스를 가진 후 처음으
로 눈물을 훔쳤다. 그의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찮다.
6. 술 취한 손님
약혼자와 첫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
았다. 다음날 출근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 기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발소에 가자마자 손님자
리로 갔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누워서 코를 골고 있다. 주변
에 가자 술 냄새가 아득하게 코를 자극한다. 깨우기 위해 흔들
어본다. 피곤에 겨운 사내가 눈을 뜬다. 세희는 맛사지로 끝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으레 물었다.
"어떻게 하실건가요 .."맛사지로 아님 .....?
"자신 있는 걸로 해... 단 화끈하게...."
사내의 손이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아주 신속한 사내들의 손은
엉덩이와 두덩사이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별 느낌이 없다. 사
내의 손이 움직이는대로 가랭이를 맡겨두고 있다. 사내는 손가
락으로 음순을 헤집고 있다.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크림을 잔
뜩 바른다. 사내의 것은 일어서지 않는다. 낭패다. 세희는 사내
의 가슴팍으로 손을 밀어 넣고 젖꼭지를 당긴다. 그리고 한
손으로 사내의 양쪽 방울을 쓰다듬는다. 반응이 없다.
"아저씨 술을 넘 많이 마셨어..." 잘 안돼잖아요..."
"그러니 섹시하게 해보란 말이야...씨...."
세희는 입으로 가져간다. 흐물한 중년 사내의 성기가 입안 가
득히 들어온다. 눈을 감고 빨아댄다. 서서히 일어난다. 입안에
팽창한 사내의 성기가 자꾸 커진다. 빨리 끝내고 싶은 세희는
아주 속도감 있게 빨아댄다. 사내는 아무런 반응없이 그저 누
어 있다. 시간이 흐른다. 어제의 기억이 문득 난다. 차속에서
나눈 김대리와의 관계가 자꾸 떠 오른다. 아주 처절하게 자신
의 욕망을 나타내고 말았던 그 낭패감과 후회감이 다시 고개
를 쳐든다. 서비스 자세로 돌려대던 것이 더욱 후회스럽다. 김
대리는 나를 어떻게 볼까. 적당한 끼를 지닌 여성이 아니라 아
주 화냥끼가 넘치는 색녀로 본 것은 아닐까. 아 지금의 내 입
속에는 알지 못하는 술꾼의 남근이 가득하다. 이 비릿한 느낌
의 남자생식기를 나는 온 입으로 핧고 있다. 매일매일 이를 닦
으며 나는 낯선 사내들의 성기를 빨 준비를 한다. 난 오로지
돈을 위해서 이러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 일이 어째 크게 고통
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사내는 아직도 반응이 없다. 벌
써 이십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세희는
치마를 올린 뒤 팬티를 내린다. 오늘 만큼은 빨리 일을 마치고
싶다. 실제 삼입을 시켜 일을 마무리 하고 싶어진다. 기마자세
로 남자의 성기를 넣었다. 가는 손가락에 한가득 감긴 사내의
성기를 자신의 내부에 넣어버린다. 쑤욱 들어가는 느낌이 포만
감을 준다. 터프하게 사내의 성기를 옥죄며 세희는 반복 행위
를 한다.
.....찌일 퍽 찌일 퍽..흐흥 지일 퍽.....
위에서 짓누르는 힘과 부딪는 소리가 야릇하게 온 실내를 채
우고 있다. 방아를 얼마나 찧었을까. 여전히 사내는 미동도 없
이 누워서 반응이 없다. 그저 솟아 오른 성기로만 말을 할 뿐
이었다. 십분이 지나고 삼십분이 지나고 세희는 이제 흥분과
피곤이 동시에 밀려와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었다. 말초감각의
흥분이 몇차례나 계속되어 질끔 음수를 몇번이나 쏟았던가. 아
이제 견딜 수가 없다 온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거의 탈진의 순
간이 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는 아직도 묵묵부답 그저 팽팽한
성기를 꿈틀거리며 누워 있다.
"그만 안되겠어요 술이 취하셔서 이만 끝낼까요?
"그럼 팁은 없는 거다."
"그런게 어딨어요, 제가 얼마나 애써 서비스해 드렸는데....?
"아 이년아 꼴린 채로 끝도 못내주면 그 기분은 어쩌란 말이
야, 썩을년 같으니..."
"말씀이 지나쳐요...취소하고 나가세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친 손바닥이 뺨을 후려갈긴다.
그날 세희는 일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이발관
주인은 세심하게 위로해 주었지만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
다.
6. 추락의 순간
육개월의 시간은 빨리 흘렀다. 심신이 지쳤다. 그 일은 여러
가지 즐거움을 주었지만 여러 가지 아픔을 주기도 했다. 세
희는 이제 제법 되는 돈을 벌었다. 이제 이곳을 그만두고 김대
리와의 예정된 결혼을 서두르기로 했다. 내 인생의 가장 아픈
추억이지만 많은 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하기로 했
다. 그리고 아예 송두리째 인생에서 빼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하며 쉼없이 욕망과 쾌락 고통이
함께 했던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두 명의 손님은 아주 쉬이 해결이 되었다. 짧은 시간에 두둑한
팁을 남기고 사라졌다. 점심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오후
손님을 위해 밀실의자로 향했다. 오전에 세희가 일을 할 때 들
어온 손님은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종업원 언니가 결근을
하는 바람에 손님이 밀리고 있었다. 캄캄한 밀실에 면도를 마
친 사내가 누워있다. 맛사지팩이 얼굴을 완전히 차단한 손님
의 가슴을 어루 만졌다. 세희는 결심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
는 손님과 오늘은 화끈한 한판의 섹스를 가지고 싶었다. 사내
의 허리춤에 손을 대자 사내는 어김없이 자신의 손을 세희의
치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무릇
이런 손짓의 의미는 관계를 가지자는 의미 외엔 아무 것도 아
니라는 사실을 세희는 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알고 있다. 세희
는 다리를 한 껏 벌려 사내의 손 움직임을 도왔다. 사내의 손
은 아주 빠르게 세희의 부끄러운 털을 어루만졌다.
세희의 가랭이는 벌써 젖어오고 있다. 다급하게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캄캄한 실내에는 세희의 허연 허벅지 살이 빛을 발한
다. 사내의 위로 오른다. 다리를 한껏 벌린 세희는 음모로 사
내의 다리를 비빈다. 그리고 서서히 결합을 시도한다. 세희의
기분은 아주 상쾌하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기억은 오늘 끝이다. 이제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평범한
주부의 행복을 가질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남자의 영상이 주
마등처럼 떠오른다. 빨고 핧고 빼고 넣고 만지고 도무지 얼마
의 남자를 서비스했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그리고 수차례 자
릿한 섹스의 경험을 떠올린다. 결혼하고도 이곳을 잊을 수 있
을 것인가. 숨기고 싶은 삶의 부분이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내는 몇 번인가 신음소리를 낸다. 흥분한 세희는
흥흥거리며 누르기를 반복한다. 엉덩이에 와 있는 사내의 손길
이 간지럽다. 마지막 몇 번의 움직임에 사내는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분비물을 쏟아낸다. 아직도 황홀경이 지속되는 세희의
질 입구에 분비물은 흥건히 추락하고 있다. 세희는 조금만 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손님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지가 않았
다.
" 얼굴에 팩을 좀 떼조요..갑갑해...좀 자고 싶어...."
아주 정답게 들었던 목소리처럼 느끼며 팩을 떼었다. 그 얼굴에
서 완전히 분리된 팩을 휴지통에 버리고 오는 순간 실내형광
드이 갑자기 켜졌다.
그리고 후닥닥 발자국 소리가 이어지고 눈부실 정도의 조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순간 놀란 사내가 정확하게 세희를 응시했고 카메라 플랫
쉬에 깜짝 놀란 세희는 자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얼굴이 김대리
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런 손을 쓸 대책도 없이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난 기습적인 일이었다.
"아아..."
세희는 반나체의 옷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경악하고 있었다. 역
시 이 황당한 일에 넋을 뺏긴 김대리가 옷을 급하게 챙기기까
지는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발관 주인 남자는 수갑이 채
워져 있었고 세희는 바닥에 쓰러졌다. 경찰이 일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그처럼 세희의 종말은 아주 빠르고
도 빨랐다.
♣ 끝 ♣
- 최 운 -
1. 전화속의 유혹
여상을 졸업하고 근 10년이 넘게 근무한 생보사를 실직한 세
희에게 어느날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20대의 전부를 그 회
사에서 몸을 담은 그녀이고 보면 실직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자기에게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회사
특성상 외모를 따지는데 도무지 미모로야 밀릴 때가 없었던
그녀에게 그것도 이유가 되지 않았고 오로지 개운찮은게 있다
면 나이가 이제 서른을 넘었다는 사실 하나였는데 아무리 생
각해도 억울하고 살맛 나지 않는 기분이었다. 몸져 누운 아버
지 탓에 가족들의 생계비를 책임지던 세희의 입장에 더욱이
답답할 노릇은 일 년 전부터 열애 중이던 신용금고 김대리
와의 결혼자금 준비문제는 이제 겨우 그 출발점에 있다는 점
에 있었다. 똑똑하고 유능한 김대리지만 워낙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남자이라 결혼 자금 문
제로 크게 싸운 일까지 있었다. 그렇게 갑갑한 상태에서 자포
자기의 심정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허비하던 세희에게 정중한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는 어쨌거나 반가운 것이었다. 더구나
고수입을 보장하며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의 전화이고 보니 더
반가웠다. 그것이 결론적으로 세희를 구렁으로 빠뜨릴 줄은
몰랐다.
"낮 시간을 활용할 일거리가 있습니다.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고 시간은 그렇게 구애받지
않고 고소득을 올릴수 있는 서비스업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저희 회사를 방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락처와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조용히 끊어진 그 전화의 발
신지로 찾아 나선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 세희가 방문한 곳은
주로 세무사들이 임대로 사무실을 밀집해 쓰고 있는 5층 짜리
빌딩이었다. 씨씨 컨설트라는 제목의 사무실 문을 열자 좁지
만 깨끗한 분위기 속에 말끔한 젊은 남자 홀로 앉아 있었다.
혼자 차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 남자는 환한 얼굴로
세희를 반기며
"전화를 받고 오셨군요. 전에 다니시던 회사에 실직자 명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팀이 많은 회사의 명부를 입수해
놓고 구인 대상을 물색하지요. 우선 앉으시지요."
친절한 사내의 안내가 인상적이었다.
"보시고 놀라지 마십시오 이것이 세희씨 같은 분을 원하는 곳
입니다.
2. 마스터베이션
하지만 놀랍게도 사내가 내어놓은 명부엔 각종 서비스업이 망
라되어 있었다. 서비스업은 각오를 하고 온지라 그리 충격적
이진 않았지만 이발소 안마업체 등의 이름을 접하자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돈이 다급한 세희에게
명부 옆에 쓰여진 시간당 보수액수는 큰 유혹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머뭇거리고 있는 세희를 보던 사내는 벌써 세희의 표
정을 읽었는지 같이 나가자고 했고 그녀는 엉거주춤 말없이
핸드백을 들었다. 그러한 일자리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
든지 깨끗하게 자신을 지키며 일할 수 있다는 사내의 말이 와
닿았고 더구나 어려운 가족의 생계와, 열애중인 김대리와의
결혼 자금 마련에 생각이 이르자 혼란은 의외로 빨리 정리되
는 듯 하였다. 세희는 이발소라고 적힌 란을 가리키며 고개를
끄떡였다. 사내는 바로 사무실 옆의 방문을 열었다. 거기엔 놀
랍게도 이발소의 모형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몇 가지 기구와
수건 등등 목욕에 필요할 것 같은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자 빨리 현장에 가려면 일을 익혀야 합니다. 이리 오십시
오."
그러면서 사내는 리모컨으로 비디오를 틀었다. 15인치 모니터
에서 벌써 야릇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조명을 끈 비디오
방 같은 느낌을 주는 곳에서 세희는 서비스걸의 작업 순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얼굴을 가리
고 누워 있었고 새로이 나타난 짙은 화장의 여인은 아주 짧은
미니로 온 다리를 다 들어내다시피 하고 누운 사내의 가슴에
엎드려 사내의 아랫도리를 쭈욱 쓰다듬었다. 사내의 거친 호
흡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여인은 빠른 속도로 사내의 바지를
내리고 크림으로 사내의 두다리를 맛사지 하기 시작했다. 짧
은 치마로 구부린 여인의 실팬티 엉덩이가 비디오 화면 전체
를 가득 메웠다. 군살이 적당하게 팬티에 눌려 굴곡을 가진
여인의 엉덩이는 조금씩 옴지락거렸다. 하지만 전체적인 동작
은 아주 자연스러웠고 사내도 긴 숨을 내쉬며 꿈틀거리기 시
작했다. 삼분 여 단순한 몸짓이 있은 후 끙하는 사내의 신음
이 있고 나더니 아가씨는 경대 앞 서랍에서 수건을 내어 사내
의 다리 사이를 닦아 내었다. 그리고 사내는 이내 숨이 고르
게 되면서 잠드는 것 같았다. 아가씨는 수도꼭지에서 손을 씻
으며 드링크를 사내 옆의 팔걸이 위에 놓았고 담배를 하나
물고는 밖으로 사라졌다. 간단했다. 그런 사이 바의 불이 켜지
고 사내는 자연스런 표정으로 얼굴에 발그레 홍조를 띤 세희
에게 비디오 테잎 하나를 더 건네 주며 자리를 일어섰다.
3. 아... 조금 천천히..
"집에서 잘 보고 익히세요. 이 테잎은 실제 관계용입니다. 연
습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이곳으로 출근 하
십시오 모든 조치는 취해 놓겠습니다. 그럼 ....
사내는 총총 자리에서 일어났고 세희도 그 방을 나왔다.
집으로 부랴부랴 돌아온 세희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 본
사내의 거친 숨소리며 꿈틀거리는 모습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
다.
"결국 이런 곳으로 가야하는가...... 아니야..... 그럴 순 없어...."
라고 생각하다가도 집안 형편과 어디에도 고수입을 보장하는
곳은 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다. 더구나 결혼 자금
생각에 이르자 혼란은 강렬한 유혹으로 변질되었다.
"일년 정도만 눈 딱 감는거야... 그리고 내 인생에서 없던 시
간으로 생각하는 거야....."
결심한 세희는 아까 남자로부터 받은 테잎을 돌렸다.
처음의 몇 단계는 낮에 본 내용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조
금 지나면서 조용한 신음이 들려왔다. 화면 가득히 보이는 것
은 기마 자세로 사내의 두 다리에 앉은 여인의 모습이었다. 앉
은 자세로 팔을 팔걸이에 올린 여인은 행위에 열중해 있었다.
무표정한 그 얼굴엔 그저 열심히 자기 일에 몰두하는 느낌만
가득했다. 갑작스런 순간 화면에 접촉 부위가 클로즈엎 되었
다. 여인의 잔뜩 벌어진 질은 솟아오른 남자의 성기를 아주
일정한 속도로 물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갑자기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수 년 동안 관계를 가졌던 세
명의 남자가 떠올랐다. 회식의 연장에서 취중에 가졌던 그들
과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이상했다. 정작 결혼 약속까
지 한 김대리와는 키스와 패팅에 머물렀던 세희로서 일을 위
해 비디오 테잎을 보는 순간 김대리 대신 남자와의 행위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아...아아...."
아주 조용히 행위에 몰두하는 사내와 여인을 보던 세희의 입
에서 가벼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 팽팽하게 졸린 팬티사이로 까슬한 음모
가 느껴졌다. 세희는 갑자기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남들 보
다 유난히 많은 자기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화면의 숨소린
조금씩 거칠어져 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로숀 병을 집어
들었다. 손으로 쓰다듬던 자신의 음부에 로숀의 뚜껑 부위를
밀어 넣었다.
"....흐흐 헉 아아 천천히... "
비디오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여인은 그 소리를 듣더니
더욱 빠른 속도로 눌러대고 있었다. 눌러 댈 때마다 물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질퍽질퍽하고 들렸다. 화면에 클로즈엎된 접
촉 부위는 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수가 번질거리고 있었
다.
"아아..... 읍...."
여인의 몸속에서 용두질하는 사내의 그것을 본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었다. 그리고 로숀 병을 더욱 깊게 넣었다.
적지 않은 크기의 뚜껑이 세희의 계곡 속으로 쑤욱 미끌어져
들어갔다. 다리를 벌린 세희는 다급하게 바지를 무릎까지 내
렸다. 제법 편한 자세에서 화면의 장면을 보며 마스터베이션
을 즐겼다. 전에도 스스로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비디오
를 보면서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예전의 것
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더불어 남자가 자꾸만 아련거렸다.
비디오 화면의 여인은 어느새 남자의 가랭이를 닦고 있었고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치마를 채웠다.
4. 첫손님
세희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첫 손님은 아주 깔끔한 정장의 신
사였다. 세희는 정신을 차리고 비디오의 화면을 상기시키며
손님 곁으로 갔다. 면도사의 면도가 끝난 남자는 조용히 누워
있었다. 곁에 서자마자 손님은 세희의 다리사이로 손을 밀어
왔다. 그리고 어느 틈에 정확하게 세희의 두덩을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처음에 깜짝 놀란 세희는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질
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손이 야릇한 흥분을 가져다 주었
다. 세희는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 손은 이내 실팬티를 파
고들어 부드러운 털을 만지는게 아닌가. 세희는 숨이 막혔다.
아랫 쪽에서부터 아련한 향수같은 기운이 뜨겁게 밀려왔다.
"내가 왜 이러는 것일까..."나는 원래 이런 여자였던가........"
애써 도리질을 하면서도 세희는 밀려오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일을 택한 것이었지만 어쩌
면 자신에게 주체할 없는 끼가 먼저 자신을 이곳으로 끌고 온
것인지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손님의 혁대를 내렸다. 꺼멓게 숲을 이룬 다리의 털이
묘한 감각으로 세희를 자극했다.
"하실래요...? 아니면 맛사지로...?
"나는 자신 없는데.....워낙 빨라서 ...."
"괜찮아요, 저는 더 자신없어요...."
기마자세가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아주 안성맞춤의 의자가 더없
이 이상적인 행위 자세를 만들어 주었다.
세희는 아무런 준비 단계 없이도 불끈 솟은 그 남자의 물건을
자기의 질에다 갖다 대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벌려진 자
신의 연못으로 먹어버렸다. 안은 자세로 남근을 먹은 순간
서너번의 피스톤운동을 하는가 했더니 남자의 뿌리에서
뜨거운 액이 세희의 질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
"에이........쩝.."
남자의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왔다.
흥분에 겨워 있던 세희는 그 돌발적인 사태에 잠시 아연해했
다. 정신을 가다듬고 수건으로 그곳을 닦아 내었다. 허무했다.
첫 손님은 그렇게 빠르게 세희의 흥분한 가랭이만 적시고 옷
을 입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나가면서 세희에게 쥐어
준 돈의 액수였다. 십 만원 권의 수표 한 장이었다. 그날엔 두 번
의 맛사지와 한 번의 관계가 더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
의 핸드백 속에는 이십만 원의 현금이 쥐어져 있었다.
돈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위력으로 세희를 변화시키고 있
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풍기며 당
당하게 살아왔던 세희가 퇴폐이발소의 서비스걸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의 머릿 속에 처음으로 시작한 오
늘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김대리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 나야..."
"응 오랜만이네....직장은 구했어..?
"응 그냥 아르바이트 삼아서 나가는 일이야..."
"무슨 일인데..?
"그냥 아르바이트라니까..."
"내일 쯤 한번 만나자 우리..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일인데 지금 말하면 안돼?
"특별한 것은 아니고 ....보고 싶어서..."
"알았어. 나 무척 피곤해 그럼 내일 봐."
이발소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조금만 참으면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세희는
이 엄청난 일을 비밀에 부치고 싶었다. 아니 비밀에 부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왔다. 내일
만나자고 하는 김대리를 과연 어떤 낯으로 대할 수 있을까.
김대리가 그렇게 원해 왔던 자신의 육체를 매일 다른 남자에
게 열어주면서 사랑은 지속될 수가 있을까. 내일 그를 만나
면 또 다시 요구해 올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속시원하게 그
의 가슴에 안기고 싶다. 돈의 절실함에 앞서 진실한 사랑의
느낌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모
든 것은 그와의 결혼이 완결된 후로 미루고 싶다. 나는 그와
행복한 결혼을 위하여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요구가 내일 있더라도 다시 참아내야 한다. 앞 뒤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 계속 ♣
『특별한 아르바이트』 (하) 카섹스
- 최 운 -
5. 카섹스
근 한 달만에 만난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저녁과 함께 가볍
게 마신 맥주의 취기에 그는 쉽게 취했다.
"세희! 도대체 이게 뭐야..,우린 결혼을 약속한 사인데 우린 아
직 육체관계 한 번 없었어. 그렇게 오래 거부하는 이유가 뭔
지 이제 알고 싶어...
서너 차례의 키스와 패팅 외에 단 한번 관계를 허용하지 않
았던 세희에 대한 불만을 털어 내는 김대리의 표정은 의외로
완강했다. 마치 결심을 하고 나온 사람처럼 단호했다.
"그냥 지키고 싶을 뿐이예요...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
고 그저 그러고 싶을 뿐이예요."
세희의 마음은 아팠다. 몇 차례의 관계 후 자신을 떠났던 남
자들을 생각하면 결혼을 위해서는 마지막 것은 항상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대리에게 자신의 육체는 최후의 마지노
선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세희를 괴롭게 했다.
그러나 그날 그의 요구는 예전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를 정도
로 강했다. 세희는 포기하고 싶었다. 다른 수많은 남자에게
일회용 커피처럼 자신을 열어주며 정작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을 지킨다는 논리는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제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껏 육
체의 열정을 불태우고 싶었다. 지독한 이율배반의 질곡을 벗
어나고 싶었다. 설령 관계로 인하여 파탄이 오고 말지라도
이젠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알았어.... 어떤 식으로라도 자기 원하는 대로 해..."
"............"
사방의 어둠이 차안을 바깥과는 완벽하게 차단해주고 있었
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맥주의 가벼운 향기가 후각을 자
극했다. 그의 손은 어느 사이 브라우스의 단추를 열었다. 가
슴이 떨려왔다. 이미 결심한 세희는 아주 빠른 속도로 흥분
했다. 하지만 그 흥분의 기운을 숨기고 싶었다. 완전한 내숭
을 떨고 싶었다. 조용히 숨소리를 죽이며 꼼짝도 하지 않았
다. 어디까지나 현숙한 약혼자의 이름으로 행동하고 싶었다.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점점 빨라지는 그의 호흡이 귓
볼을 자극했다. 청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조수석을 뒤로 젖혔
다. 그리고 그는 급하게 세희의 위로 올라왔다. 사랑하는 남
자의 무게가 자신의 유보한 욕망의 불에 지피고 있었다. 그
불길은 야릇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희는 철저
히 숨죽이며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청바지가 내려진다. 하얀 세희의 두 다리가 어둠 속에서도
어렴풋이 빛난다. 봉긋한 젓가슴으로 그의 입술이 다가온다.
좁은 차안의 시트에 세희의 다리가 앞 유리 쪽으로 가지런하
다. 그가 바지를 내린다. 살갗이 와닿는 느낌이 신선하다. 그
의 손이 부끄러운 털을 쓰다듬는다. 탄탄한 세희의 허벅지
사이로 그의 손이 유영하듯 움직인다. 세희는 다리를 비튼다.
첫 움직임이다. 두 사람의 입김이 유리창에 뿌옇다. 망사 팬
티가 흘러내려 세희의 다리 끝에 매달려 있다. 적막한 호수
공원의 주차장에 몇 대의 차량이 들어 왔다간 사라진다. 세
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어둠의 색깔이 무성한 털의 윤곽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솟은 심볼이 세희의 옥문 입구에서 접
촉을 시도하고 있다. 세희는 눈을 감는다. 유독 김대리에게만
오래도록 지켜온 이미 난장처럼 되어버린 육체의 문이 열린
다. 아 미끄러운 것이 들어온다.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옥
문이 움직인다. 미끄러운 것이 미끄럽게 들어오고 있다. 낡은
차의 시트가 삑삑거리고 있다. 차체가 조금씩 흔들거린다. 속
도가 빨라지며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시트에서
묻어 나오는 그 불협화음, 한 낮 이발소에서의 기억이 고개
를 쳐든다. 그곳의 의자에서도 이런 소리가 났었지. 오늘은
네명의 남자를 닦아 주었지....크림을 발라 맛사지를 하면 오
분을 넘기는 사내가 없었어, 마지막 손님은 유난히 물건이
크더군, 그래서 입으로 해줬지. 입안 가득히 흘러 넘치던 미
끄러운 것, 아카시아 향기같은 그 미끄러운 느낌의 액체.......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세희의 다리가 그의 다리를 안고 있
다. 어둠 속에서 포개진 네 개의 다리가 허옇게 욕망을 말해
주고 있다. 사랑...? 욕망..? 무엇이 어둠 속에 남아있는가.
이렇게 허기진 욕망을 이 남자는 어떻게 참아왔을까. 욕망
의 아스라한 배설을 마치고 긴 수면으로 빠져들던 손님들과
이 남자는 어떻게 다른가. 발 끝에 걸려있던 실팬티가 다리
의 흔들림으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무 것도 걸리지 않은 세
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시트의 마찰음이 커진다. 19살의 나
이로 입사했던 때가 생각난다. 남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춤추고 노래하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이 담백했던 시
절이었지. 육체의 욕망을 달래는데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없던
시절. 그래 그때가 좋았어. 다리 사이에서 김대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의 까칠한 다리의 감촉이 어색하다. 그랬지
입사 두달 되는 날 야유회였지. 노래하고 놀며 마신 술이 주량
을 넘어버렸고 필름이 끊어졌었어. 지끈한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의 기억은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어, 팀장의 까칠한 다
리가 하얀 허벅지 위로 걸려져 있었지. 의지와 상관없이 육신
이 남자의 다리 아래에서 사정없이 노출된 처음의 사건, 그
번들거리며 가랭이에 말라붙어 있던 남성 분비물의 이질감으
로 한동안 몸서리를 쳤지. 김대리의 가쁜 숨이 귓가를 덥혀 오
고 있다. 남자는 늘 숨이 가빠지며 쏟아놓곤 했지. 적당한 온
도의 따뜻함으로 쾌락의 샘물을 쏟아버리면 호흡이 가지런해
지고 했어. 이 남자도 곧 욕망의 물을 쏟아내겠지. 그리고 어
떤 표정으로 나를 대할까. 두렵다. 정복한 사내의 표정은 언제
나 의기양양했지. 그것이 싫었어.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한 이
남자에게 난 얼마나 초인적 노력으로 인내했던가. 아아 그런데
지금 이 공원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이제 열리고 말았어. 열고
말았어. 세희의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과는
다르게 이제 반응을 시작한 세희의 엉덩이가 심한 수축작용을
하고 있다. 남자의 움직임보다 훨씬 격렬한 요동이다. 아주 조
심스레 세희는 체위를 바꾸고 있다. 갑자기 이 남자를 누르고
싶다. 이발소에서의 기마자세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 남자를 대하고 싶다. 내 온 정성을
다해서 남자를 분출시키고 싶다. 그간 눌러온 내 사랑과 욕망
의 이름으로 이 남자를 기쁘게 하고 싶다. 가난했던 탓으로 결
혼까지 미루었던 고통스런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 세희는 삽
입의 상태로 겨우겨우 남자의 위로 오른다. 엉덩이를 돌린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머리 결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단추
만 헤집어진 하얀 젓가슴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우윳빛 살
결. 고개를 젖힌 세희의 움직임이 거칠어진다. 들었다 놓았다.
뺐다 넣었다를 반복하며 세희는 단념한다. 이미 나의 끼를 숨
기기엔 때가 늦어 버렸어. 난 이제 하나의 욕망덩어리일 뿐이
야. 이 남자에게 더 이상 결혼 상대로 남지 않아도 좋아. 아
아 견딜수가 없어. 하늘로 오르는 듯한 기분이야. 이 시간의
순간이 내게 있을 뿐이야.
"아아 미치겠어 자기 자기 엉덩이를 더 들어봐."
"나와버릴 것 같애...."
"안돼 좀더 좀더 조금만 더 아아 조금더.... 난 어떻게..."
세희는 다급하게 외치고 있다. 좀더라고 외치는 세희의 말은
거의 절규에 가까워지고 있다.
"푸우 ....."
"안돼 조금더 제발 조금더 .....나 죽어 죽어 조금만 더 제발... "
완전히 몸을 뒤로 젖힌 세희는 거의 단발마의 신음을 내며 앞
유리창에 뒷머리를 부딪힌다. 종착지다. 세희는 끝없이 더를
외치고 있지만 이미 김대리는 쏟아내고 만다. 미끈한 샘물이
기마자세로 앉은 세희의 다리 사이로 흘러내린다.
세희는 후회스러웠다. 아주 빠르게 식어버리는 남자들의 특성
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그
대로 뱉어버린 사실이 후회스러웠다.
담배를 빼어 문 김대리의 누운 자세가 또다시 이발소의 손님
같다. 휴지로 자신의 아래를 닦아낸 세희는 바닥에 팽개쳐진
팬티를 주워 다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섹스를 가진 후 처음으
로 눈물을 훔쳤다. 그의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찮다.
6. 술 취한 손님
약혼자와 첫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
았다. 다음날 출근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 기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발소에 가자마자 손님자
리로 갔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누워서 코를 골고 있다. 주변
에 가자 술 냄새가 아득하게 코를 자극한다. 깨우기 위해 흔들
어본다. 피곤에 겨운 사내가 눈을 뜬다. 세희는 맛사지로 끝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으레 물었다.
"어떻게 하실건가요 .."맛사지로 아님 .....?
"자신 있는 걸로 해... 단 화끈하게...."
사내의 손이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아주 신속한 사내들의 손은
엉덩이와 두덩사이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별 느낌이 없다. 사
내의 손이 움직이는대로 가랭이를 맡겨두고 있다. 사내는 손가
락으로 음순을 헤집고 있다.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크림을 잔
뜩 바른다. 사내의 것은 일어서지 않는다. 낭패다. 세희는 사내
의 가슴팍으로 손을 밀어 넣고 젖꼭지를 당긴다. 그리고 한
손으로 사내의 양쪽 방울을 쓰다듬는다. 반응이 없다.
"아저씨 술을 넘 많이 마셨어..." 잘 안돼잖아요..."
"그러니 섹시하게 해보란 말이야...씨...."
세희는 입으로 가져간다. 흐물한 중년 사내의 성기가 입안 가
득히 들어온다. 눈을 감고 빨아댄다. 서서히 일어난다. 입안에
팽창한 사내의 성기가 자꾸 커진다. 빨리 끝내고 싶은 세희는
아주 속도감 있게 빨아댄다. 사내는 아무런 반응없이 그저 누
어 있다. 시간이 흐른다. 어제의 기억이 문득 난다. 차속에서
나눈 김대리와의 관계가 자꾸 떠 오른다. 아주 처절하게 자신
의 욕망을 나타내고 말았던 그 낭패감과 후회감이 다시 고개
를 쳐든다. 서비스 자세로 돌려대던 것이 더욱 후회스럽다. 김
대리는 나를 어떻게 볼까. 적당한 끼를 지닌 여성이 아니라 아
주 화냥끼가 넘치는 색녀로 본 것은 아닐까. 아 지금의 내 입
속에는 알지 못하는 술꾼의 남근이 가득하다. 이 비릿한 느낌
의 남자생식기를 나는 온 입으로 핧고 있다. 매일매일 이를 닦
으며 나는 낯선 사내들의 성기를 빨 준비를 한다. 난 오로지
돈을 위해서 이러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 일이 어째 크게 고통
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사내는 아직도 반응이 없다. 벌
써 이십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세희는
치마를 올린 뒤 팬티를 내린다. 오늘 만큼은 빨리 일을 마치고
싶다. 실제 삼입을 시켜 일을 마무리 하고 싶어진다. 기마자세
로 남자의 성기를 넣었다. 가는 손가락에 한가득 감긴 사내의
성기를 자신의 내부에 넣어버린다. 쑤욱 들어가는 느낌이 포만
감을 준다. 터프하게 사내의 성기를 옥죄며 세희는 반복 행위
를 한다.
.....찌일 퍽 찌일 퍽..흐흥 지일 퍽.....
위에서 짓누르는 힘과 부딪는 소리가 야릇하게 온 실내를 채
우고 있다. 방아를 얼마나 찧었을까. 여전히 사내는 미동도 없
이 누워서 반응이 없다. 그저 솟아 오른 성기로만 말을 할 뿐
이었다. 십분이 지나고 삼십분이 지나고 세희는 이제 흥분과
피곤이 동시에 밀려와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었다. 말초감각의
흥분이 몇차례나 계속되어 질끔 음수를 몇번이나 쏟았던가. 아
이제 견딜 수가 없다 온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거의 탈진의 순
간이 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는 아직도 묵묵부답 그저 팽팽한
성기를 꿈틀거리며 누워 있다.
"그만 안되겠어요 술이 취하셔서 이만 끝낼까요?
"그럼 팁은 없는 거다."
"그런게 어딨어요, 제가 얼마나 애써 서비스해 드렸는데....?
"아 이년아 꼴린 채로 끝도 못내주면 그 기분은 어쩌란 말이
야, 썩을년 같으니..."
"말씀이 지나쳐요...취소하고 나가세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친 손바닥이 뺨을 후려갈긴다.
그날 세희는 일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이발관
주인은 세심하게 위로해 주었지만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
다.
6. 추락의 순간
육개월의 시간은 빨리 흘렀다. 심신이 지쳤다. 그 일은 여러
가지 즐거움을 주었지만 여러 가지 아픔을 주기도 했다. 세
희는 이제 제법 되는 돈을 벌었다. 이제 이곳을 그만두고 김대
리와의 예정된 결혼을 서두르기로 했다. 내 인생의 가장 아픈
추억이지만 많은 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하기로 했
다. 그리고 아예 송두리째 인생에서 빼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하며 쉼없이 욕망과 쾌락 고통이
함께 했던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두 명의 손님은 아주 쉬이 해결이 되었다. 짧은 시간에 두둑한
팁을 남기고 사라졌다. 점심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오후
손님을 위해 밀실의자로 향했다. 오전에 세희가 일을 할 때 들
어온 손님은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종업원 언니가 결근을
하는 바람에 손님이 밀리고 있었다. 캄캄한 밀실에 면도를 마
친 사내가 누워있다. 맛사지팩이 얼굴을 완전히 차단한 손님
의 가슴을 어루 만졌다. 세희는 결심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
는 손님과 오늘은 화끈한 한판의 섹스를 가지고 싶었다. 사내
의 허리춤에 손을 대자 사내는 어김없이 자신의 손을 세희의
치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무릇
이런 손짓의 의미는 관계를 가지자는 의미 외엔 아무 것도 아
니라는 사실을 세희는 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알고 있다. 세희
는 다리를 한 껏 벌려 사내의 손 움직임을 도왔다. 사내의 손
은 아주 빠르게 세희의 부끄러운 털을 어루만졌다.
세희의 가랭이는 벌써 젖어오고 있다. 다급하게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캄캄한 실내에는 세희의 허연 허벅지 살이 빛을 발한
다. 사내의 위로 오른다. 다리를 한껏 벌린 세희는 음모로 사
내의 다리를 비빈다. 그리고 서서히 결합을 시도한다. 세희의
기분은 아주 상쾌하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기억은 오늘 끝이다. 이제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평범한
주부의 행복을 가질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남자의 영상이 주
마등처럼 떠오른다. 빨고 핧고 빼고 넣고 만지고 도무지 얼마
의 남자를 서비스했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그리고 수차례 자
릿한 섹스의 경험을 떠올린다. 결혼하고도 이곳을 잊을 수 있
을 것인가. 숨기고 싶은 삶의 부분이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내는 몇 번인가 신음소리를 낸다. 흥분한 세희는
흥흥거리며 누르기를 반복한다. 엉덩이에 와 있는 사내의 손길
이 간지럽다. 마지막 몇 번의 움직임에 사내는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분비물을 쏟아낸다. 아직도 황홀경이 지속되는 세희의
질 입구에 분비물은 흥건히 추락하고 있다. 세희는 조금만 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손님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지가 않았
다.
" 얼굴에 팩을 좀 떼조요..갑갑해...좀 자고 싶어...."
아주 정답게 들었던 목소리처럼 느끼며 팩을 떼었다. 그 얼굴에
서 완전히 분리된 팩을 휴지통에 버리고 오는 순간 실내형광
드이 갑자기 켜졌다.
그리고 후닥닥 발자국 소리가 이어지고 눈부실 정도의 조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순간 놀란 사내가 정확하게 세희를 응시했고 카메라 플랫
쉬에 깜짝 놀란 세희는 자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얼굴이 김대리
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런 손을 쓸 대책도 없이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난 기습적인 일이었다.
"아아..."
세희는 반나체의 옷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경악하고 있었다. 역
시 이 황당한 일에 넋을 뺏긴 김대리가 옷을 급하게 챙기기까
지는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발관 주인 남자는 수갑이 채
워져 있었고 세희는 바닥에 쓰러졌다. 경찰이 일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그처럼 세희의 종말은 아주 빠르고
도 빨랐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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