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13)-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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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 진실
신 길 우
교도소 생활도 벌써 11개월이 된 어느 날 면회신청이 있었다. 오소영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한 후 그녀가 홀로 왔음을 확인하고 면회를 응하기로 했다. 오소영은 약간 야윈
듯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힘없이 처진 오소영의 목소리는 갸냘프고 호감이 가는 목소리였다.
"예. 안녕하세요. 왠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나는 승연의 소식을 듣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승연의 소식을 알려주었다.
"왜 승연이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으셨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나는 말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 동안의 내 마음과 그때 진은경과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진은경과의 일을 알고 있는 듯 내게 그 일 때문에 왔다고 이야기 했다.
"진은경이 한 말은 전부 거짓이에요. 그년이 새로운 영화에 승연이화 함께 주인공
후보에 오르자 계략을 꾸민 거예요. 게다가 승연이 엄마가 은경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어요. 은경이가 경찰서로 보낸 놈도 다 승연이 엄마가 지시해서 움직여서
합의서를 못받은 거고, 형량도 1년이 된 것도 승연이 엄마가 판사에게 뇌물을 먹여서
그런거래요." 나는 매우 놀랐다.
"KM Systems의 사장은요?"
"KM Systems에는 승연이의 캐릭터를 1년간 무료로 사용해도 좋다는 계약을 하고
정수씨를 입사시켰어요."
"하지만, 그 고객 리스트와 사진은요?"
"고객 리스트는 은경이 거였구, 사진은 조작된 것이 분명하니까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 승연이는 은경이와 완전히 달라요. 걔는 순수파, 열성파에요. 그래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야간 대학을 다녀 대학 졸업장까지 땄잖아요. 집에 가면 정수씨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할 것같아서 꾹 참고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대요."
나는 그 순간 머리가 무엇엔가 맞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완전히 당했다. 승연엄마와
진은경에게 완전히 속았던 것이다. 나는 승연의 소식이 궁금했다.
"승연이는 요즘 뭐하고 있어요? 건강해요? 잘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궁금했다.
오소영은 다음 이야기를 하기위하여 잠깐 동안의 침묵을 필요로 하였다.
"승연이 결혼해요. 다음 달에요. 글쎄 승연이 편지에 답장만 했더라면 이렇게 까지
되진 않았을 거 아녜요. 엄마가 하도 닥달해서 KBC PD와 선을 본 후 밀리고 밀려서
결혼하기로 했어요. 요즘도 승연이는 정수씨를 못잊어 매일 밤 저와 통화하면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어요."
면회가 끝난 후 나는 되돌아와서 그동안 쌓아 놓았던 승연의 편지를 하나씩 뜯었다. 그
중에는 편지 전체에 나를 사랑한다는 말만을 적어놓고 일부분씩 눈물때문에 보이지
않는 편지도 있었고, 대학졸업장을 나에게 바치겠다며 졸업장을 같이 보낸 것도
있었다. 화학과 졸업에 성적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하였다는 것이다. 승연이 나를
못잊어하는 여러 편지를 보며 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아픔을
없애주겠다고 맹세한 내가 그녀를 아프게 하다니 나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편지지에 흘린 내 눈물을 소매로 열심히 닦아내고는 다시 상자에 고이 넣었다. 그녀와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다는 다짐을 했지만 이젠 소용없었다. 그녀를 마음 아프게 한
내가 그녀를 다시 감싸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그녀는 결혼하기로 했지 않은가.
출소일이 되어 1년만에 세상밖으로 나왔다. 출소때 받은 옷의 안주머니를 뒤져보니
진은경에게 받은 사진이 있었다. 자세히 뜯어보니 조작된 것이 분명히 보였다. 왜 내가
그때는 자세히 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내가 너무 흥분했던 탓이리라.
오소영이 하얀 두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너무나 고마왔다. 물론
아무에게도 출소소식을 전하지 않았지만, 형과 형수나 엄마만은 출소일을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오소영만이 나를 맞이하다니 슬픔이 밀려왔다. 하지만, 오소영에게
기쁜 표정을 지으며 그녀가 건네준 두부를 어그적 어그적 먹었다. 그녀는 내일이
승연의 결혼식이라며 그녀의 청첩장을 내게 주었다. 멀리서나마 보라고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의 착한 마음은 승연을 더욱 더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오소영과 헤어진 후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나는 승연을 처음 만난 한강가를
거닐어보기도 하고, 근처의 포장마차에 들어가 국수에 소주 한병을 걸쳤다. 나를
받아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출소자들이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든가 보다라는
자위를 하며, 근처의 싼 여관에서 잠을 청했다.
신 길 우
교도소 생활도 벌써 11개월이 된 어느 날 면회신청이 있었다. 오소영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한 후 그녀가 홀로 왔음을 확인하고 면회를 응하기로 했다. 오소영은 약간 야윈
듯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힘없이 처진 오소영의 목소리는 갸냘프고 호감이 가는 목소리였다.
"예. 안녕하세요. 왠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나는 승연의 소식을 듣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하지만, 그녀가 먼저 승연의 소식을 알려주었다.
"왜 승연이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으셨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나는 말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 동안의 내 마음과 그때 진은경과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진은경과의 일을 알고 있는 듯 내게 그 일 때문에 왔다고 이야기 했다.
"진은경이 한 말은 전부 거짓이에요. 그년이 새로운 영화에 승연이화 함께 주인공
후보에 오르자 계략을 꾸민 거예요. 게다가 승연이 엄마가 은경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어요. 은경이가 경찰서로 보낸 놈도 다 승연이 엄마가 지시해서 움직여서
합의서를 못받은 거고, 형량도 1년이 된 것도 승연이 엄마가 판사에게 뇌물을 먹여서
그런거래요." 나는 매우 놀랐다.
"KM Systems의 사장은요?"
"KM Systems에는 승연이의 캐릭터를 1년간 무료로 사용해도 좋다는 계약을 하고
정수씨를 입사시켰어요."
"하지만, 그 고객 리스트와 사진은요?"
"고객 리스트는 은경이 거였구, 사진은 조작된 것이 분명하니까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 승연이는 은경이와 완전히 달라요. 걔는 순수파, 열성파에요. 그래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야간 대학을 다녀 대학 졸업장까지 땄잖아요. 집에 가면 정수씨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할 것같아서 꾹 참고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대요."
나는 그 순간 머리가 무엇엔가 맞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완전히 당했다. 승연엄마와
진은경에게 완전히 속았던 것이다. 나는 승연의 소식이 궁금했다.
"승연이는 요즘 뭐하고 있어요? 건강해요? 잘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궁금했다.
오소영은 다음 이야기를 하기위하여 잠깐 동안의 침묵을 필요로 하였다.
"승연이 결혼해요. 다음 달에요. 글쎄 승연이 편지에 답장만 했더라면 이렇게 까지
되진 않았을 거 아녜요. 엄마가 하도 닥달해서 KBC PD와 선을 본 후 밀리고 밀려서
결혼하기로 했어요. 요즘도 승연이는 정수씨를 못잊어 매일 밤 저와 통화하면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어요."
면회가 끝난 후 나는 되돌아와서 그동안 쌓아 놓았던 승연의 편지를 하나씩 뜯었다. 그
중에는 편지 전체에 나를 사랑한다는 말만을 적어놓고 일부분씩 눈물때문에 보이지
않는 편지도 있었고, 대학졸업장을 나에게 바치겠다며 졸업장을 같이 보낸 것도
있었다. 화학과 졸업에 성적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하였다는 것이다. 승연이 나를
못잊어하는 여러 편지를 보며 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아픔을
없애주겠다고 맹세한 내가 그녀를 아프게 하다니 나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편지지에 흘린 내 눈물을 소매로 열심히 닦아내고는 다시 상자에 고이 넣었다. 그녀와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다는 다짐을 했지만 이젠 소용없었다. 그녀를 마음 아프게 한
내가 그녀를 다시 감싸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그녀는 결혼하기로 했지 않은가.
출소일이 되어 1년만에 세상밖으로 나왔다. 출소때 받은 옷의 안주머니를 뒤져보니
진은경에게 받은 사진이 있었다. 자세히 뜯어보니 조작된 것이 분명히 보였다. 왜 내가
그때는 자세히 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내가 너무 흥분했던 탓이리라.
오소영이 하얀 두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너무나 고마왔다. 물론
아무에게도 출소소식을 전하지 않았지만, 형과 형수나 엄마만은 출소일을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오소영만이 나를 맞이하다니 슬픔이 밀려왔다. 하지만, 오소영에게
기쁜 표정을 지으며 그녀가 건네준 두부를 어그적 어그적 먹었다. 그녀는 내일이
승연의 결혼식이라며 그녀의 청첩장을 내게 주었다. 멀리서나마 보라고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의 착한 마음은 승연을 더욱 더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오소영과 헤어진 후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나는 승연을 처음 만난 한강가를
거닐어보기도 하고, 근처의 포장마차에 들어가 국수에 소주 한병을 걸쳤다. 나를
받아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출소자들이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든가 보다라는
자위를 하며, 근처의 싼 여관에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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