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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천년 -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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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69 회 작성일 24-02-11 01: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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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獨千年


序 章 群魔英雄譜의 風雲

──── 군마영웅보!

그것은 한 권의 인명부(人名簿)였다.
그저 강호(江湖)의 뭇 영웅호걸들의 이름을 나열해 놓은 단순한 인명부.
그러나,
그 단순한 인명부로 인해 무림 역사상 최악의 대겁풍(大劫風)이 초래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대지가 온통 시신으로 뒤덮이고 사해(四海) 오호(五胡)가 피로 물든 대혈겁.
이는 바로 그 군마영웅보(群魔英雄譜)로 인해 발발되었다.
수많은 생명이 스러지는 엄청난 대참사,
그것은 어이없게도 그저 한 권의 책자로부터 시작되었다.

──── 군마영웅보!

군마(群魔) 영웅(英雄)!
그렇다!
말 그대로 군마영웅보(群魔英雄譜)에는 당금 무림에서 활동하는 정사 양도의 기인 고수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다.
물론 무림인들이라 하여 모두 군마영웅보에 기록되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한 지방의 패주(覇主)이거나 어느 한 방면에서 일가를 이룬 명인(名人)들만이 군마영웅보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군마영웅보에 이름이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그 인물은 천하무림의 정세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유력한 인사로서 인정받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군마영웅보가 누구에 의해 작성되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천하무림의 대세를 좌지우지하는 막중한 비중을 지닌 군마영웅보,
그것은 어느날 문득 천하 각지에서 발견되었다.
아주 짧은 시간 군마영웅보는 남칠성(南七省) 북육성(北六省)의 거의 전지역에 배포되었다.
그와 함께,
군마영웅보는 무림인들 사이에 선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내색은 않았으나 군마영웅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강호인들은 내심 득의해 마지 않았다.
하나,
오래지 않아 무림인들의 호기심은 공포와 의혹으로 돌변하고 말았으니.......
죽음 ──── !
언제부터인가 군마영웅보에 이름이 오른 명숙들이 무참하게 살해되는 참사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잇달아 무림명숙들을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내 밝혀졌다.

──── 군마영웅보(群魔英雄譜)!

그렇다!
바로 군마영웅보가 도처에서 일어난 참사의 원흉이었다.
물론 군마영웅보라는 책이 살인을 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군마영웅보가 살인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군마영웅보에 기록된 이름들에 서열이 매겨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군마영웅보의 기록자는 대단한 통찰력으로 개개인의 능력을 분석 비교하여 서열을 매겨놓은 것이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제삼자가 보기에 군마영웅보의 서열은 상당히 일리가 있고 수긍이 갈만한 것이었다.
하나,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들의 입장도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 내가 왜 그 작자보다 서열이 낮은가?

대다수의 명숙들이 그같은 불만을 품게된 것이었다.
그리고 급기야는 격렬한 질투로 인해 살의까지 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으니.......

──── 만일 그 자가 사라진다면 내가 그 자의 서열을 차지할 수 있지 않은가?

악마의 속삭임이 무림인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그것이 비극의 시초였다.
군마영웅보의 서열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자기 윗 서열의 명숙을 암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악마의 유혹으로 인해 최초로 희생당한 인물은 군마영웅보의 서열 백칠위(百七位)였던 상강조수(湘江釣 )라는 인물이었다.
한자루 낚싯대만 있으면 고래라도 낚아 올릴 수 있다는 기인.
그가 하위 서열의 고수 몇 명에게 합공당해 비참하게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그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도처에서 군마영웅보의 서열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윗 서열의 고수를 암살하기 시작했다.
요원의 불길이라고 할까?
일단 불이 붙기 시작한 혈풍은 일거에 전중원을 휩쓸었다.
피는 피를 부르고 죽음을 또 다른 죽음을 낳았다.
군마영웅보의 명숙들은 서로를 죽이기에 혈안이 되었다.
살아 남으려면 먼저 상대를 죽여야만 했다.
의심은 공포를 낳고 공포는 무자비한 살육으로 이어졌다.
이제 무림에서 평화란 사라져싸.
그리고,
어느 날 돌연 무림에 퍼진 한 가지 소문에 의해 군마영웅보가 일으킨 혈풍은 절정에 이르게 되었으니......

──── 고독마야(孤獨魔爺)가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을 얻었다!

소문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소문을 접한 무림인들은 공포와 경악으로 질렸다.
그도 그럴 것이,
소문에 언급된 한 인물의 이름과 비급의 이름은 너무나도 끔찍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고독마야(孤獨魔爺)!

그가 누구인가?
다름아닌 당금 무림의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었다.
군마영웅보의 첫장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인물,
그가 바로 고독마야(孤獨魔爺)인 것이다.
고독(孤獨) ──── !
그렇다!
그는 지난 육십 년의 세월을 실로 고독하게 살아 왔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그 누구도 고독마야(孤獨魔爺)의 십초지적이 되지 못했다.
적수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고독하고 불행한 일인가?
너무나 강했기에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든 고독한 절대자가 바로 고독마야였다.

────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

그 이름은 고독마야보다 오히려 더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그것은 고금오대고수(古今五大高手) 중 일인으로 알려진 한 명의 거마가 남긴 비급이었다.

흡혈마조(吸血魔祖) ──── !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의 원주인,
혈영마교(血影魔敎)의 창시자인 그는 인육을 먹고 인혈(人血)을 술 대신 마셨다는 전설 속의 흉마였다.
그는 숱한 악행을 자행하였으되 일백 수십 살의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고 한다.
염라대왕마저도 흡혈마조(吸血魔祖)를 두려워하여 끝까지 살려두었을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한데.
그 흡혈마조(吸血魔祖)가 남긴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이 고독마야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그 소문을 들은 무림인들은 아연함과 공포, 그리고 전율을 금치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히 인세무적인 고독마야,
그런 그라 혈마대장경마저 연마한다면 그 결과는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정도였다.

──── 고독마야에게 혈마대장경을 연마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 그가 혈마대장경마저 익힌다면 이 세상 그 누구도 영원히 고독마야를 능가하지 못한다!
──── 혈마대장경 중의 한 조각만 얻어도 독패군림할 수 있다!

추악한 시기심과 탐욕이 전무림을 휩쓸었다.
그와 함께,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수많은 무림인들이 꾸역꾸역 곤륜산 고독애(孤獨崖)로 몰려들었다.
그곳이야말로 저 불세출의 기인 고독마야가 은거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때까지 살아남은 군마영웅보의 영웅들은 거의 전원이 곤륜산으로 몰려들었다.
하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 모두가 천하를 집어 삼키려는 사악한 음모에 의해 비롯된 것임을......
치밀하고도 잔혹한 음모와 살육의 그물이 전무림을 옥죄어가고 있음을.......


다른 곳에 옮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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