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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어느 멋진날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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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89 회 작성일 24-02-06 15: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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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


-너 그렇게 잠이 많아서 어쩔래?-

부모님이 살아 계실적, 아침마다 늘 일어났던 전쟁속에서 늘 엄마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유독 나는 잠이 많은 편이었고, 하루에 8시간 이상 자고도 아침에는 항상 비몽사몽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곤 했다. 그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마찬가지 였으며, 예림이와 단 둘이 살게 되고 나서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매일 예림이가 아침을 준비하는, 서툴지만 향긋한 그 냄새에 눈을 뜨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침 아홉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면서 나는 말똥말똥하게 눈을 뜨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제 밤 부터 쭈욱 이 상태였던 것이다. 어제 밤 부터 오늘까지 수천, 수만번의 초침소리를 들었으며, 족히 수백번은 가볍게 넘길 만큼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었다.

팔이 조금 저렸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내색해 버리면 내 팔베개를 하고 잠들어 있는 예림이가 눈을 뜰 것만 같아서였다. 자신의 얼굴을 빤히 보는 것을 그녀는 몹시 싫어하지만, 자고 있는 얼굴은 너무나 예뻐보였다. 하얀 얼굴 밑으로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까지도, 나는 그녀의 얼굴을 몇번이고 쓰다듬었다.

일주일? 이주일? 그녀를 끌어안고 잘 수 있게 된지 고작 그것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가 부모님 앞에서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나서 한참이나 지난 후였다. 예림이가 완전하게 ‘내 것’이 되고 나서는, 시계는 잔뜩 태엽이 감겨있던 장난감 병정 처럼 너무나 힘차게 나아가 나를 지금 여기에 데려다 놓았다.

어제 밤에 계속해서 울어대던 예림이의 눈가에는 아직도 눈물이 말라붙어 있는 듯했다.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보였다. 내가 내일 눈이 퉁퉁 부을 거라며 애써 농담을 해도, 내 목을 끌어안고 한참이고 엉엉 울었던 예림이의 어제 모습이 생각나 가슴이 아려왔다.

군대는 내가 가지만,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는 쪽은 오히려 예림이었다. 그녀는 진짜로, 당분간은 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음악성이라는 재능을 가졌으며, 기본적으로 나보다 먼저 성인이 된 사람이 예림이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옆에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불안했다.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너무나 긴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군대를 가는 착잡함이 아니라, 이 원룸에 혼자 지내면서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예림이가 걱정되서 견딜수가 없었다. 영어에 능통하니 자기도 직업을 찾아 보겠노라고 말은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는 것이 숙명이라고 여겨온 아이가 회사를 다니거나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을 의미하는 지 알기에 가슴이 더욱 저렸다.

고개를 내려 예림이를 바라보았다. 내 시선이 어깨 위로 드리워진 속옷 끈과, 하얀 피부위에 도드라지는 쇄골 뼈를 지나 그녀의 얼굴을 향했다. 뽀얗고 부드러운 그녀의 볼 위로, 앙증맞게 앙다물어진 입술이 보였다. 작은 콧날을 지나 긴 속눈썹에 덮여 있는 눈이, 그녀가 호흡을 할 때마다 조금씩 아래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따뜻했다. 한 이불 안에서 예림이와 체온을 나누며 이렇게 껴안고 눈뜨는 아침은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했다. 이제는 한동안 이 기분을 느낄수 없다는 아쉬움보다, 벌써부터 내 품에 익숙해져 있을 예림이가 느낄 상실감에 겁이 덜컥 났다. 나라면 상상도 못할, 타지에서의 유학생활도 꿋꿋이 이겨낼 만큼 강한 아이인데...이상하게 나는 예림이가 한없이 어린 소녀로만 보였다.

“음...”

내가 한참이나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겼을때에, 예림이는 살짝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숨쉬는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속눈썹에 덮여 있던 그녀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떠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잇! 뭐야..”

눈꺼플 사이의 그 작은 공간이 조금씩 커지는 가 싶더니, 졸음이 가득한 눈망울 위로 잠시 내 모습이 비췄다가 사라졌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내가 보이는 것에 당황한 듯 황급히 내 가슴께를 밀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우씨...너 계속 나 보고 있었어?”

“예쁘던데 왜 그래.”

“아..몰라!”

손가락 틈 사이로 세어나오는 그녀의 졸린 목소리에 웃음이 피식 하고 나왔다. 잠을 자지 않아서 약간은 띵했던 머리가 금세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계속해서 얼굴을 그녀의 얼굴에 가져다 대자, 예림이는 한참 동안이나 자신의 얼굴을 가린 손을 내리지 못하고 몸만 이리저리 돌리며 나를 보지 않으려 애를 썼다.

“치..자꾸 장난치면 같이 안가줄거야.”

“마음대로 해라? 나 좋다는 여자 아무나랑 가면 되지.”

“치..이게..”

대뜸 손을 뻗어서, 윗도리를 입지 않고 있던 상체의 살 부분을 꼬집는 그녀의 행동에 나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위를 구르기 시작했다. 예림이도 신이 났는지 자꾸만 몸을 베베 꼬는 내 몸위로 쉴새 없이 손을 뻗었다. 항복! 이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그녀는 베시시 웃으며 이불로 자신의 가슴 언저리를 가렸다.

“어서 준비해. 너부터 씻어.”

“같이 씻는건 안돼?...윽!”

장난기 가득한 내 얼굴 위로 푹신한 쿠션 하나가 날아와 부딪혀 떨어졌다. 예림이는 웃는 얼굴로 내게 삐죽 혀를 내밀어 보이더니, 이윽고 속옷만 입고 있는 그 차림으로 천천히 욕실 쪽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나와 커플로 샀던 바로 그 속옷이었고, 언제봐도 아름다운 힙의 곡선위로 그것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그녀가 걸어갈 때마다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나는 쓰러지듯 침대위로 도로 누워버렸다.

“이제 곧 10시...”

내일이면 이 세상과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미리 예림이와 논산에 가서, 근처에 있는 곳에서 하루밤을 보낼 것이다. 이 방에서, 세상과 단절하는 공간 속에서 영원히 그녀와 있을수 있겠지 라는 철없는 기대를 했던 나도 조금씩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내일은, 입대를 하는 날이다.






“우와아! 진짜 좋아졌네..”

“자꾸 촌티 내지마. 선진국에 있다가 왔으면서..”

“히히. 근데 너무 많이 변해 있는걸?”

용산역에 도착해서, 연신 주변을 둘러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핀잔을 주었다. 베시시 웃으며 내 팔에 더욱 힘주어 팔짱을 끼는 예림이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평소 과외를 하러 나가는 것과는 달리, 다리에 살짝 붙는 청바지에 하얀 브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몸에 살짝 붙었지만 야한 느낌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강해 보였다. 어색한 짧은 머리에, 얇은 봄점퍼를 걸친 나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예림이에게 핀잔을 주긴 했지만, 사실 용산역이 변해 있는 모습은 나도 놀라웠다. 하기사 나 역시 여행을 즐기던 사람도 아니니, 기차를 탈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은 예림이와 비슷했다. KTX라는 것을 타는 것도 예림이처럼 나 역시 첫경험이었다.

“기다려. 내가 표 살게.”

“아냐. 내가 사올게.”

“됐어. 가지고 있는 돈은 용돈으로 써. 내가 인터넷 검색해 봤는데..군대에서도 돈은 필요하다더라.”

“혹시 총 사가라는 게시물은 못봤어?”

“어어? 그거 진짜야? 나 설마 설마 했는데..”

금세 울상을 지으며 지갑속 돈을 확인하는 그녀의 모습에 한참이고 웃음이 나왔다. 나야 군대 다녀온 예비역 선배들의 말을 귀에 딱지 지도록 들었으니 그런 것 쯤은 알고 있지만, 여자인데다가 오랜 외국생활을 한 예림이가 그것을 믿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이런 순수한 아이를 두고 가는게 잘하는 걸까?

“논산 두 장이요.”

결국 우리는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가 매표소 앞에 섰다. 매표소 직원에게 행선지를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예쁘게 들렸다. 하긴..어렸을 적 부터 노래도 잘 불렀던 아이였으니까..목소리가 곱게 들리지 않을리 없다.

“왕복으로 드릴까요?”

“음..편도 하나랑..왕복 하나요.”

매표소 직원의 질문에 조심스레 내 눈치를 보는 그녀를 보며,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씩 웃어 주었다. 그래. 정말 별거 아니다. 남아있는 예림이가 겪어야 할 것들에 비해서는 정말 별거 아닐 것이다.

“이거 어디서 타는 거야?”

“저기 전광판에 나오니까 한번 보자.”

촌스러운 짓 한다고 핀잔을 준 주제에, 나 역시 어디서 기차를 타며 어느 쪽 홈에 가야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표에 적혀진 숫자들과, 전광판에 나타나는 기호들을 열심히 대조해 보며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논산행 KTX를 타는 홈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휴대폰은 어떻게 해?”

“아..내일 고객센터에 걸어서 정지 시키면 되지 뭐.”

“정지? 해지가 아니고?”

“나는 뭐 휴가 안나오냐..”

“하긴..너 은근히 인기 있던데? 어제밤에도 티비 위에 있던 니 휴대폰 쉴새 없이 울렸어. 전부 문자 메세지인거 같던데.”

“아..응.”

나는 그녀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잡고 있는 손을 꽉 쥐었다. 인재를 비롯한 대학 동기들, 그리고 유민이의 정성어린 문자들, 삼촌의 눈을 피해 보냈음직한 숙모의 메세지도 기억이 났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잘 다녀오라는 한별이의 문자가 있었지..

우리가 서있는 플랫폼으로, 보통 보았던 새마을 호나 무궁화 호보다 훨씬 육중해 보이는 열차가 들어와 우리의 앞에 섰다. 열차의 몸통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예림이의 머리칼이 날리는 모습이 만화의 한 장면처럼 예뻐 보였다. 연신 내 팔에 매달려,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는 듯한 그 모습 뒤에는 많은 눈물이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건 도대체 왜 가지고 온 거야?”

나는 바이올린 하드 케이스를 한손에 꼭 쥔 그녀를 보며 투덜거렸다. 오늘 만큼은 다정하게, 애인 답게 말해주고 싶은데 괜히 이런 말투만 툭툭 하고 튀어 나왔다. 예림이는 그런 내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너한테 한번도 바이올린 들려준 적 없으니까. 오늘은 들려 주려고.”

“집에서 들려주면 되었잖아.”

“안돼! 꼭 오늘 밤에 들려 줘야해.”

“으휴. 얼른 타기나 하자.”

속으로 내심 우려하고 있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자리를 찾기 편하게 되어 있었다. 티켓을 보니 도착 시간은 대략 저녁시간인 한시간 반 후였다. 논산이 꽤 멀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금방 갈 수 있다니 놀라웠다. 열차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었고, 우리는 잡은 손을 꼭 쥔 채로 나란히 붙어 있는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우아..이게 그렇게 빠르다면서? 기대된다.”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한 예림이의 모습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나도 모르게 잡고 있던 손을 꽉 쥔 것일까? 창 밖을 바라보던 예림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했다가, 다시 찻창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참이나 정차해 있던 열차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손목에 채워져 있는 싸구려 전자 시계도, 그녀의 하얀 손을 감싸쥔 내 손도 기차의 진동과 함께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벌써 부터 어둑어둑 해 지는 바깥이 뭐가 볼게 있다고, 예림이는 창가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있잖아.”

조심스레 입을 열었지만 그녀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기차가 덜컹 덜컹 하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내가 너 휴대폰 안에 숙모 전화번호 입력해 뒀어.”

이번만큼은 누나에게 ‘너’라고 불러도, 그녀는 알리가 없는 숙모를 언급해도 예림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계속 창가쪽에 고정되어 뒷 모습만 보여주는 예림이의 머리결을, 손을 뻗어 살며시 어루만져 주었다.

“아마 모를꺼야. 미국 가고 나서 한참 있다가 삼촌이 결혼했어. 미리 말해 뒀으니까..무슨일 있음 꼭 그 번호로 걸어. 아마 숙모라면 도와 줄 거니까. 물론 삼촌에게는 연락이 닿으면 안되겠지만.”

예림이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내달리는 열차의 진동 때문만은 아니었다. 예림이의 머리결을 쓰다듬는 내 손길도, 왠지 모를 이유로 조금씩 떨려왔다.

“그렇게 울고도 또 울 힘이 남았어?”

역시나, 이번에도 장난스런 내 농담이 통하지 않았다. 기차는 덜컹 거리고, 그녀를 보는 내 마음도 그만치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안울거야..정말로.”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덜컹 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계속해서 메아리쳤다. 이럴때는...차라리 예림이가 우는 모습을 보지 않는 편이 나았다.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그것이 훨씬 도움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손만 잡고 있는 우리 둘을 태운 기차는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시간표를 봤을때는 그렇게 짧게 느껴졌던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기차에서는 영겁처럼 느껴졌다. 예상했던 대로 우리가 내렸을 때엔 이미 어둠이 땅밑까지 내려와 있었고, 봄 날씨를 무색하게 하는 스산한 바람이 어깨를 움츠리게 했다. 도착할 때쯤 되어서야 눈물이 마른 예림이가 내 손을 잡고 기차에서 따라 내렸다.

“거봐. 내 말대로 눈 퉁퉁 부었잖아.”

“정말...이야?”

“그래. 못봐주겠다 진짜. 눈 안뜬거 같애.”

내 말에 예림이는 안절부절해 하며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한 손에는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한 손은 내 손을 잡았으니 핸드백을 뒤져 거울을 꺼낼 여유가 없었다.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래야했다. 나와 예림이 사이에서, 눈물이 나오는 장면보다는 서로를 보며 웃는 장면이 더 많이 나와야 했다. 안그래도 우리 둘 사이에는 앞으로 울 일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방부터 잡을거야?”

“아니.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자.”

인터넷으로 역에서 내려 훈련소로 가는 길을 몇 번이고 숙지해 두었지만,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역 근처에서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하고 싶었다. 단순히 당일날 시간을 조금 단축 시키기 위해서 라는 이유 때문에 더이상 깊숙히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집을 나와서, 용산역으로 가고 다시 한시간 반 짜리 기차를 타는 그 간단한 여정에도 조금 지쳤다는 이유도 포함되었다.

“고기 먹을래?”

“음?”

“우리 저런거 한번도 안먹어봤잖아.”

조금 좁고, 초라한 삼겹살 집 간판을 가리키며 예림이가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같이 고기를 구워 먹어 본 적이 없기는 했다. 아니, 그것보다 내가 하도 밖에서 겉돌아서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근데 삼겹살 먹어도 돼?”

“왜?”

하얀 브라우스를 입고, 거기에 고급스러운 장식이 돋보이는 바이올린 가방을 들고 있는 그녀가 삼겹살을 먹는게 조금 언벨런스하게 보였지만, 정작 예림이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내 손을 가게 안으로 이끌어갔다.

“오늘은 술 마실거야?”

“아니. 지겨워. 안마실래.”

“그럼 난 마실래.”

“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향해 혀를 삐죽 내민 예림이는 고기와 함께 소주 한병을 시켰다. 술도 못마시면서 호기있게 소주를 달라는 말을 하는 그 작은 입술이 귀여웠다.

“근데 왜 지겨워?”

“입대 전이랍시고 줄창 먹이니까 사람들이..”

“역시..넌 날라리 대학생이 맞아.”

아직도 빨개져 있는 눈으로 나를 보는 모습을, 고기가 나오고 그녀가 팔까지 걷어 붙이며 열심히 구을 때 까지 멍하니 바라보았다.

“줘. 내가 할게.”

“싫어, 내가 해줄거야.”

내가 집게 쪽으로 손을 뻗어도, 애써 엄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 까지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 갔고, 예림이는 연신 서툰 표정으로 그것을 잘라 내 쪽에 있는 접시에 놓아주기 바빴다. 나는 소주의 병을 따서 그녀와 내 잔에 하나씩 채웠다.

“어? 지겹다고 안마신다며?”

“그래도 아깝잖아. 분명 너 혼자 마시면 다 못마셔.”

입술을 삐죽 내미는 그녀는, 더이상 내가 자신을 향해 부르는 ‘너’라는 호칭에 반발하지 않았다. 언제 부터였을까?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사실 나는 이미 꽤 오래전에 예림이에게 너라고 부르고 있었다.

“우리 그거 한번 더해.”

“뭘?”

“진실만 말하는 게임.”

“뭐?”

벌써부터 취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외의 발언이었다. 인상을 찡그리며 두 잔째의 잔을 넘기는 그녀를 보며, 나는 또 한 번 미소를 띄웠다.

“좋아. 질문 해봐 먼저.”

내 말에 그녀는 곰곰히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 앞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하얀볼도..이제 좀 있으면 약한 주량 탓에 붉게 물들 것이다.

“언제 부터 였어?”

남들이 들으면 뜬금없는 질문일지 모르나, 나는 그녀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와 예림이가 동생과 누나의 틀을 벗어난 것은 대부분 내 행동에 의해 그리 된 것이니까...그녀는 언제부터 그런 마음을 먹었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공항에서 처음 봤을 때 부터.”

“정말? 말도 안돼.”

“아냐.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 공항 리무진 버스 안에서..잠들어 있는 거 보고 손을 잡은 적 있었어. 분명 친누나 손을 만지는 느낌은 아니었어.”

답을 들을려고 질문을 했으면서, 부끄러운지 자기 얼굴을 가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술이 약한 그녀를 위해 나는 대답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술잔을 비웠다. 속이 쓰려왔지만 참을만 했다.

“이제 니 차례야.”

“난 같은 질문 할래.”

“치..뭐야 치사하게.”

“왜? 이건 저번 진실게임에서 니가 썼던 방법이잖아.”

약올리는 듯한 내 표정이 얄미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지글지글 익어가던 고기가 노릇노릇해 지더니, 조금씩 바삭하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예림이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손을 뻗어 앞에 놓인 술잔을 비웠다.

“에..뭐야. 그런 쉬운 질문에?”

“칫..너 각오해.”

예림이는 술이 너무나 쓴지 연신 얼굴을 찡그리기 바빴다. 내게 몇번이고 강한 질문을 할 거라며 겁을 준 예림이는, 역시나 딱 떠오르는게 없는 모양인지 한참이고 그 귀여운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렸다.

“우리 둘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있어? 하늘에 있는 엄마 아빠 빼고.”

이번엔 내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대답하기에도, 술을 마시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있다, 혹은 없다 형의 질문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대답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나는 술을 마시는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림이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그럼 이번엔 내가 물어볼게.”

“좋아.”

역시나, 벌써부터 그녀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맥주만 마셔도 볼을 물들이는 아이가, 소주를 반병 가까이 마셨으니 그럴법도 했다. 나는 몇번이고 헛기침을 하고, 조용히 그녀에게 물었다.

“후회 안할 자신 있어?”

몇 번이고 묻고 싶었지만, 절대 물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질문이었다. 예상대로 발그레 해져있던 그녀의 볼이 조금 하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는 당황하고 있었다. 제발 소주잔에 손이 가지 않기를..나는 그렇게 바랄 뿐이었다. 한참동안 불판을 앞에두고 조용히 테이블 위만 응시하던 우리 둘 사이에, 시끌벅적한 식당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정적이 흘렀다. 내가 살며시 고개를 들었을때, 결심한 듯 동시에 고개를 드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 작고 귀여운 입술 사이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응....자신있어.”





흔들리는 밤하늘. 그리고 서울 만큼은 아니지만 밤을 밝힌 네온사인들. 이제는 한동안 이런 광경들을 보기 힘들게 될 것이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논산에는 모텔이 꽤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숙모와, 강한별과 같던 도회지의 화려한 외관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초라한 간판들 뿐이라는 게 조금 달랐다.

예림이는 겁을 먹은 것처럼 쭈뼛쭈뼛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 바이올린 케이스가 내 뒤에서 덜컹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카운터에 숙박요금을 지불했고, 곧이어 투박해 보이는 열쇠 하나가 창구의 구멍사이로 쓱 하고 내밀어 졌다.

“여기 조금 음침하다..그치?”

하기사, 그녀가 모텔에 와본 경험이 있을리 없다. 미국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면 나도 자주 오는 놈처럼 비춰 질까봐, 나 역시 일부러 다리에 힘을 주고 쭈뼛거리며 걸었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고, 인위적인 방향제 냄새가 확 하고 코를 찔렀다. 컴퓨터며 화려한 쇼파, 대형 티비가 달린 도회지의 모텔과는 달리, 20인치 티비 하나에 조그마한 탁자, 그리고 딱딱해 보이는 침대가 놓인 방의 정경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가봤던 그 모텔처럼, 객실의 키를 꽂아 내부 전원을 켜는 시스템도 당연히 아니었다.

“윽...이상하다. 한국 모텔은 다 그래?”

“나도 모르지 뭐.”

어느새 능숙하게 거짓말을 한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최근 매일 같이 끌어 안고 잤던 예림이인데, 이상하게 장소가 바뀌니 기분이 묘했다. 그녀는 가지고 온 바이올린 케이스를 바닥에 두고는, 침대를 손으로 꾹꾹 눌러보기도 하고 욕실불을 켜보기도 하며 좁은 객실을 구경하고 있었다.

“벌써 밤이다...그치?”

퀘퀘한 여관방의 냄새와 뒤섞여 간간히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가 싫지 않았다. 잠을 한숨도 못자고 왔는데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고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어느새 시간은 심야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듯한 느낌이 오히려 더 생생했다.

남자와 모텔에 온 적이 있을리 없는 예림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지 그냥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렸다. 그녀도 느끼고 있는 걸까? 아마도...우리 둘만의 공간을 벗어났을 때에는 불안감이 드는 모양이었다. 우리 둘만 있는 세상이 아닌, 다른 사람도 있는 세상속에 은근히 끼어들어 있는게 초조할 법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런 것들과 싸워 이겨야만 했다.

“나..샤워 할게.”

“응.”

어색함이 싫었는지 예림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 앞에서 옷 갈아 입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쭈뼛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아예 뒤로 돌아서 그녀를 배려해 주었다. 한참이나 꼼지락 거리는 소리, 옷이 살결을 타고 스치는 소리가 뒤 쪽에서 들려왔다.

쏴아아..

비록 숙모와 갔었던 화려한 모텔과 비교했을때 초라하기 그지 없는 욕실이긴 했지만 몸을 적실 뜨거운 물은 잘 나오는 모양이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뒤를 돌아서니, 금세 욕실의 반투명 유리가 수증기로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그 희뿌연 물안개 속에 보이는 살색 인영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녀의 몸위로 샤워기에서 나온 물이 뿌려지며, 또 그것이 그녀의 몸에 닿아 산산히 부숴지는 소리들이 청각이 아닌 시각화가 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자꾸만 욕실 앞을 서성이게 되었다. 뭘 망설이는 거지?

나는 서둘러 옷을 벗었다. 예림이를 갖게 되고 아무것도 바랄게 없지만, 한번도 같이 샤워란 것을 해본적 없다는 생각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내일 입대 한다라는 그 사실이 내 욕구를 빠르게 부추기고 있었다. 오늘이 아니면 한참뒤로 미뤄야 한다는 마음 속 감언이설에 넘어가, 나는 그만 알몸이 된 상태 그대로 욕실의 손잡이를 강하게 잡아 당기고야 말았다.

“야...야!”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리는 예림이의 모습이 보였다. 샤워기를 든 손으로 몸을 가린 탓에, 물줄기는 전혀 엉뚱한 벽쪽으로 쏘아졌고 그것이 고스란히 물방울이 되어 내 몸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예림이가 야한 이미지를 풍기지 않아도 섹시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귀여운 얼굴과는 달리 글래머러스한 몸매 때문이었다. 적당히 크고 탄력있는 가슴과, 군살없이 옴폭 들어간 허리가 다시 토실토실한 엉덩이와 허벅지로 이어지는 모습에 침을 삼키지 않을수 없었다.

“같이 씻을래...”

왜 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마치 약을 하는 사람처럼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희뿌연 수증기 사이로, 그리고 아무렇게나 뿌려져 대는 물방울들 사이로 당황한 예림이의 표정이 보였다. 흰 살결위로 거뭇거뭇 예쁘게 털이 나있는, 배꼽 아랫부분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알았어.”

예림이의 입술에서 승낙의 대답이 떨어졌다. 서로 모든 것을 본 사이에 구태여 승락을 하는 것도 웃길지 모르지만 나와 예림이는 상황이 달랐다. 계속해서 한켠으로 덮어두고 모르는 척으로 일관했던 우리의 벽은 조금씩 허물어질 때 더더욱 짜릿했다.

예림이는 샤워기를 벽에 고정시켰고, 나는 그런 예림이의 뒤에 섰다. 잔뜩 수증기가 끼어 있는 거울로 우리의 모습은 비춰보이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오늘따라 평소보다 훨씬 더 성이 나있는 불기둥이 예림이의 엉덩이 골 사이를 살짝살짝 간지럽히고 있는 듯했다.

예림이는 아무 말 없이 타올에 바디샴푸를 묻혀 자신의 몸을 닦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미끈미끈한 거품을 따라 내 손도 그녀의 몸을 미끌어져 내려가고 있었다. 물줄기 소리때문에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호흡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아앗..”

내 손이 미끌미끌해진 가슴을 주무르다가, 젖꼭지를 꾹꾹 누르기 시작하자 그녀는 살짝 몸을 비틀었다. 샤워를 위해서 머리를 묶어 올려 훤히 들어난 목선에 살짝 입술을 대었다. 우리의 몸이 밀착하면 할 수록, 덩달아 내 몸도 자연스럽게 거품이 묻어나고 있었다.

한참이나 내가 해주는 비누칠에 몸을 맡기던 그녀가 살짝 뒤를 돌아서서 나와 마주보고 섰다. 예쁜 얼굴위로 띄워진 홍조가 오늘따라 더욱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내 몸에 더욱 가까이 다가와 밀착했고, 균형잡힌 가슴이 내 가슴과 맞닿아 일그러졌다. 불끈 하고 일어선 내 자지를, 그녀는 살며시 한 손으로 잡아주며 비누칠 하듯 위 아래로 흔들어 주었다.

“음...”

참을수 없어 입을 맞췄다. 눈을 꼭 감은 채로, 열심히 내 자지를 한 손으로 부드럽게 매만져 주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찌걱찌걱하는 비누 소리. 이제는 몸을 씻어내는 것이 주된 목표가 아니었다. 우리는 숨쉬는게 버거울 만큼 엉겨붙어 서로의 몸을 끊임없이 탐닉하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벽에 고정된 샤워기의 방향을 틀어 우리의 몸위에 잔뜩 묻어 있는 거품들을 씻어 내렸다. 배수구로 몰려드는 하얀 거품이 모두 씻겨 나갈 때 즈음엔, 붉게 충혈되어 꺼떡거리는 내 불기둥과 젖어있는 그녀의 몸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뭐..뭐해?”

“잠깐만..나 못참겠어.”

“여..여기서? 침대로 가..응?”

참을수 없어 그녀를 욕실 벽으로 밀어 붙였고, 그녀는 옅은 신음소리를 섞어 나를 만류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몸을 계속 주물러 대면서 흥분한 감정이 쉬이 가라앉을리 없었다.

“앗 차거..”

욕실벽에 등을 붙인 그녀의 첫마디였고, 그 이후로는 그녀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바로 옆에 있는 욕조에 예림이의 한쪽 다리를 올린 내가, 사타구니 밑으로 보이는 그 고운 속살 사이로 내 분신을 밀어 넣었기 때문이었다.

“흑!”

확실한 것은 그녀도 젖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로 젖어 있던 것이 아니었다. 단단해진 내 살덩이의 표피를 감싸는 끈적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윤활유 처럼 부드러운 그것이 보통의 수돗물일리가 만무했다.,

“안돼..흑! 아퍼..예영아..흑!”

예림이는 본능적으로 내 어깨 부분을 손잡이 삼아 움켜쥐고 있었다. 서서는 처음 해보는 건데도..별 무리 없이 내 허리는 각도를 맞춰 그녀를 공략하고 있었다. 약간의 수분이 가미된 우리의 몸과 몸에서는 철썩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약간 도톰한 예림이의 허벅지 덕에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아앙..흑..흐응!”

고운 목소리에 흥분이 담겨져 있는 것이, 욕실이라는 공간 때문인지 이리저리 울리는 게 너무나 듣기 좋았다. 나 점점 미쳐가는 걸까? 미친게 맞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예림이와 하나가 된 순간엔 누구보다 행복하니까. 그럼 끝이다.

“으윽..윽!으응..흑! 하응...”

예림이 역시 두 눈을 꼭 감고 무아지경에 빠지고 있는 듯했다. 내 목에 손을 두른 그녀의 팔과, 내 몸이 부딪혀 올때마다 상하로 흔들리는 그 아름다운 가슴이 내 정신을 쏙 빼놓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설퍼서 인지 중간중간 그녀의 몸에서 자지가 빠져 나왔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이끌었다. 내 의도를 알아챈 것인지, 예림이는 세면대를 잡고 살짝 엉덩이를 뒤로 빼 주었다. 식상한 비유지만 잘 익은 복숭아와 같은 아름다운 엉덩이 밑으로, 이제 축축히 젖어 입구가 살며시 열려 있는 그녀의 보지가 보였다. 내 몸이 또 한번 부드러운 감촉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아..흐응!”

철썩 철썩 하는 소리는 아까보다 더 노골적으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욕실이라는 공간이 별거 아닌거 같았지만, 의외로 침실보다 더 흥분되는 공간이라는 것을 나는 그제서야 깨닫고 있었다. 아니, 어찌보면 당연한 걸 지도 모르겠다. 나는 항상 욕실에서 예림이의 벗은 몸을 훔쳐보곤 했으니까. 거기서 키워졌던 성적 환타지이니 지금 더더욱 짜릿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윽..”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내 입에서도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흘러 나왔다. 한참이고 그녀의 허리를 잡고 흔들어 대던 내 머리속에서 무언가 파식! 하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정을 할 것 같을 때의 그 달콤한 순간. 그리고 빼고 싶지 않다는 찰나의 유혹과 싸워야만 하는 그 짧은 시간의 전율에 내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하아..하아..”

몸에 묻은 물방울들이 증발하며 으스스 해질 때쯔음에, 따뜻한 액체가 그녀의 등 뒤로 잔뜩 뿌려지고 있었다. 버티기 힘들었는지, 내 자지가 빠져나가자 마자 살며시 주저 앉으려 하는 예림이의 몸을 뒤에서 끌어 안았다.

“나 너무 좋았어..진짜로..”

다른 찬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지금 더 효과적인 말이 이것일지도 모를 일이니까.

“나두..나두야..”

이 상태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가 만세라도 부르고 싶을 정도로 짜릿한 그녀의 대답이었다. 우리는 몸을 씻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또 한번 욕실에서 격렬히 서로를 끌어 안았다.

그렇게, 몇 번이고 부인하고만 싶은 그 날의 전야제는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었다.




_
그것은 사회에서 꾸는 마지막 꿈이었다.

너무나 후진 구식 침대 위에서 예림이와 꼭 껴안고 달콤한 잠이 든 나는 평소에는 잘 꾸지도 않는 꿈을, 그것도 너무나 현실같은 꿈을 꾸고야 말았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예림이와, 평소엔 입지 않는 짧은 치마를 입은 유민이, 그리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한별이와 고운 한복을 입은 숙모가 등장했다.

왜 등장 인물들의 복장이 그렇게 제각각인지는 나조차도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들이 꿈속에서 각자 일정한 간격을 벌리고 서서, 나와 한참 떨어진 곳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마치 한 명만 선택을 해야 한다는 듯이, 내 쪽으로 계속해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어디로 갔는지, 누굴 선택했는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꿈의 결론을 보기 전에,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한 발자국을 떼기도 전에 꿈에서 깨어났기 때문이었다. 뿌연 시야 속에서 벽에 걸린 시계는 오전 11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퍼질러 잤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길게 잔 것이었다.

“일어 났어?”

이미 한참 전에 잠이 깨었는지, 나와 달리 맑은 눈동자를 빛내는 예림이가 내 품에 안긴채 말을 걸었다. 내 어벙벙한 표정이 우스웠던 건지, 내 코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는 잡아당기는 장난을 치며 그녀는 꺄르르 웃었다. 하지만 밝은 표정과는 다르게 부어 있는 눈 때문에 가슴이 아련하게 저려왔다.

“꿈 꿨어?”

“응...근데 어떻게 알아?”

“잠꼬대 하던데?”

“뭐..뭐라고 했는데?”

“뭘 그렇게 당황해..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겠던 걸?”

설사 예림이가 아닌 유민이나 한별이의 이름을 부른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던 나는 그녀의 말에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 가슴 언저리를 쓰다듬던 그녀가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 볼에 입을 맞추었고,곧 이어 내 귓가로 나즈막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근데 너 야한 꿈 꿨어? 이거 왜그래?”

이불 속에서 빳빳하게 부풀어 오른 내 자지의 기둥을,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꾹 움켜 쥐고 있었다. 미끌어 질 것만 같은 고운 피부위를 매만지던 내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아침엔 원래 그래..”

“치..거짓말. 야한 꿈 꿨지?”

“나..부탁이 있어.”

“부탁?”

여전히 내 것을 쓰다듬으며 그녀가 물어왔다. 귀여운 얼굴과 표정에 가슴이 설레였다.

“응. 우리가 한 번도 안했던 거라서 더 부탁하고 싶어.”

“뭔데?”

“입으로 해주면 안 돼?”

“뭐어?”

그녀의 표정이 일순간 당혹으로 물들었지만, 나도 모르게 내가 간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난감한 듯 입술을 삐죽 내미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웃어서는 안되었다. 어떻게 해야 그녀가 내 부탁을 들어주는지, 이제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치만 나 한번도 안해봤는데..”

“괜찮아. 해줬으면 좋겠어. 꼭 받아보고 싶어.”

“이...변태..”

나를 향해 눈을 흘겼지만, 이윽고 그녀는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이윽고 내 아랫도리에 느껴지는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 침대 시트를 꾹 움켜 쥐었다.

-쪽..쪽..쪼옥..쭙..-

소리만 듣고 감촉만 느끼자니 참을 수 없어서, 이불을 살짝 들춰 밑을 바라보았다. 이불 속에서 내 자지를 입 안 가득 물고 있는 예림이의 고운 얼굴이 보였다. 힐끗힐끗 보이는 가슴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엉덩이..이 쪽으로 돌려줘..”

그녀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내 사타구니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조금씩 몸을 돌려 내 쪽으로 엉덩이가 향하게 해 주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예림이에게는 큰 용기를 낸 행동이었을 것이다. 곱게 입을 다물고 있는 조갯살 위로, 살짝 튀어나온 클리토리스를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읍..음..읍..”

한별이에 비해 서투를진 몰라도, 절대로 느낌이 없는게 아니었다. 오히려 서툰 그 솜씨 속에서 간간히 딱딱해진 내 자지가 그녀의 혀 사이를 굴러가는 듯한 그 느낌이 더 큰 쾌감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보지를 만지는 내 손이 촉촉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 손가락을 살짝 밀어 넣으니, 조금의 저항도 없이 부드럽게 쑥 하고 들어간다.

“흡..흠..”

입안 가득 자지를 문 채로 신음을 삼키는 그 모습이, 야해 보이기는 커녕 예뻐 보였다. 내 부탁이라서 거절 하지 못하고 열심히 해주는 것에 대한 감동이었을까? 이제는 준비하고 나갈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성욕이 불같이 일어났다.

“아앗..!”

몸을 벌떡 일으켜 그녀를 침대 위로 눕히고는, 거칠게 그녀의 다리 사이로 내 몸을 밀어 넣었다. 둘다 어느정도 흥분한 상태여서 인지 결합은 너무나 쉽고 부드럽게 이루어졌다.

“흑..흐응..예영아..흑!”

예림이는 내 목을 감싼채로, 침대마저 삐그덕 거리는 진동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잠이 이미 확 달아나 버린 나는 조금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옷 위로 만지는 것이 아닌, 맨 살로 만지는 가슴의 감촉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처음엔 주무르기만 했던 것이, 이제는 참을 수 없어서 입안 가득 넣어 빨기도 하고, 젖꼭지를 살짝 깨물어 보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몸을 비틀며 내 몸을 더 옥죄어 오는 예림이의 몸 감촉이 너무나 좋았다.

“흑!흐응!너..무 좋아..예영아아..흑..하앙..”

놀랍게도, 평소와 달리 예림이도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동적이던 그녀의 모습이 적극적으로 바뀌니 쾌감이 두배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와 내 몸이 마찰할 때마다, 이리저리 물이 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아흑! 하윽!흐으응..”

“나 쌀것 같아..헉..헉..”

“흑! 흐응..괜찮아..흑!아앗..”

내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하자 예림이의 다리도 내 허리를 더욱 세게 옥죄었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평소보다 더 심해 보이는 것만 같았다. 흠뻑젖은 그 조개살 틈바구니에서 자지를 꺼내자 마자, 그것은 힘차게 하얀 정액들을 예림이의 배 위로 뿜어대고 있었다. 온몸이 땀에 젖어 버릴 정도로, 너무나 격렬한 섹스였다.

“사랑해..진짜로..”

내 몸을 끌어 안으며 조용히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 바보 같지만...눈물이 나오는 것 같아 내 자신이 싫어진다.





욕실에서 씻고 나왔을 때엔, 나보다 먼저 샤워를 한 예림이는 옷을 모두 갖춰 입고 화장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 잘 하지도 않는 화장을, 굉장히 신경써서 꼼꼼하게 하는 모습에 나는 옷을 입으며 중얼거렸다.

“왜 그렇게 화장을 오래 해?”

“다들 여자친구랑 오지 않아? 입대하는 애들.”

“그렇겠지. 여자친구가 있다면. 근데 그건 왜?”

“나도 그 여자애들 보다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이번에는 그녀의 말에도 퉁명스럽게 되받아 치지 않았다. 미안하고 죄스럽다는 말로 내 감정 표현이 가능할까? 아마도 무리일 것이다.

“어머! 맞다..”

“왜 그래?”

“바이올린 켜준다고 가져와서 안 들려줬어..”

입술이 반짝반짝 거리도록 립클로즈를 바른 채로, 그녀는 잔뜩 울상을 지으며 발을 굴렀다.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어버린 내가 고개를 저었다.

“들은 셈칠게. 나중에 많이 들려주면 되잖아.”

“안 돼. 아직 시간있지?”

열두시가 훌쩍 넘어버린 시간. 물론 육군훈련소 입구 까지는 택시를 타면 금방이겠지만, 되도록이면 지금 나가는 편이 좋을 듯 싶었다.

“괜찮다니까..”

“빨리 여기 앉아. 어서.”

그녀는 재빨리 화장을 마무리 하고는, 하드 케이스를 열어 바이올린을 꺼내 들었다. 반짝 거리는 작은 바이올린의 갈색 몸체가 창문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 시키며 빛이 났다.

“무슨 노래가 듣고 싶어?”

“난..클래식은 잘 모르는 걸. 더구나 바이올린 곡은 더 몰라. 기껏해야 사랑의 인사 정도?”

“그건 너무 흔하잖아. 음...좋은게 생각났다. 들어봐.”

그녀의 고개가 살짝 옆으로 젖혀지며, 활을 든 손이 부드럽게 현 위로 미끌어지기 시작했다. 좁디 좁은 방안으로, 바이올린 특유의 가녀리면서도 웅장한 음색이 채워져 가기 시작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속눈썹과는 달리, 바이올린을 쥔 그녀의 손가락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을 쩍 하고 벌렸다. 평소의 예림이에게서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하얗고 예쁜 손가락이 현 위를 노닐때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맑은 음색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쉴새 없이 손이 움직이는 것으로 봐선, 난이도가 꽤 있는 곡인 것 같았다.

“와..아아..”

왠만해선 감동을 하지 않는 내가, 진심으로 입을 벌리며 탄복하고 있었다. 길게 음을 빼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그녀의 연주가 끝나면서, 오늘따라 연주가 잘 안된다는 투덜거림이 들려왔지만 놀란 내 표정은 쉬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바흐의 협주곡 A단조야. 나중에 진짜 좋은 컨디션에서 들려줄게...응? 너 왜그래?”

입을 쩍 벌리고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를 보며, 그녀는 이윽고 귀엽게 눈웃음 치며 쿡쿡 거리기 시작했다. 맙소사...이 정도일줄 알았다면...평소에 실컷 그녀의 연주를 들어두는 거였는데.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 이미 코 앞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훈련소 입구에 쓰여진 글씨체 마저 무섭게 보일 정도였다. 택시를 타고 내렸을 때엔, 길거리는 나와 똑같이 머리를 빡빡 깎고는, 가족이나 애인들과 함께 입소를 서두르는 내 또래의 아이들로 가득차 있었다.

시간이 없어 대충 때운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타고 내려 훈련소를 향해 걷는 우리의 발걸음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걸어가는 이 짧은 시간에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개를 떨군 그녀가 계속 눈물을 참고 있다는 것쯤은...나도 잘 알고 있었다.

나와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이미 모래가 날리는 훈련소 안으로 진입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마다 같이 온 사람들과 이야기 하며, 마지막 몇 분의 순간을 보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아프면 안돼...알았지?”

“알았어. 조심해서 들어가.”

“나쁜놈..”

꾹꾹 참고 있었을 터인데..또 예림이의 눈가가 붉어지더니 맑은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손을 뻗어 볼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정성들여서 화장해놓고 이게 뭐하는 거야.”

-장병 여러분들은 연병장으로 집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장병 여러분들께서는 연병장으로 지금 속히...-

방송소리가 들리면서, 주변에서 우는 소리들이 더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손을 뻗어 예림이를 끌어 안았다. 내 품에서 계속 눈물을 삼키며 떨리고 있는 작은 어깨를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나쁜놈아..나 이렇게 만들어 놓고..”

“그만 울어. 나 들어갈게. 알았지?”

“진짜 아프면 안돼. 응?”

“알았어.”

나로서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서지 않으면 내가 들어온 저 문으로 다시 도망쳐 버릴것 같았다. 차라리, 지금 돌아서는 게 오히려 더 마음 편한 일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녀를 뒤로하고 앞을 향해 걸어가던 나는, 살짝 몸을 돌려 예림이를 바라보았다. 애써 눈물을 닦고 나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밤비님.”

예림이의 큰 눈이 더욱더 크게 떠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장난기 가득한 내 얼굴을 보며 예림이는 황급히 자신의 얼굴을 가려 버렸다. 그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고 있을때, 천천히 손을 내린 예림이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화상채팅을 했던 대상이 나라는 것을 알고 난 후의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계속 그것을 속여온 나에 대한 토라짐일까.

“야! 김예영 이 나쁜 놈!”

마지막으로 웃어준 나는 고개를 돌렸다. 멀리 보이는 스탠드 에서도, 입영 장병들과 함께 온 지인들이 드문 드문 서서 연병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쪽으로 눈을 돌렸던 내 눈가가 살짝 떨렸다.

‘저..아이는..’

누군가가, 아니 어떤 여자아이 하나가 모자를 눌러쓰고 내 쪽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멀리 있지만 익숙한 작은 체구와, 비율이 좋은 실루엣을 보며 나는 금세 그녀가 누군지 알아채고 웃고야 말았다.

예림이를 뒤로 하고 연병장으로 걸어가는 내 모습을 보며 저 멀리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 한별이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4월의 햇볕이 따갑지 만은 않은, 어느 멋진 봄날이었다.






안녕하세요. 늘봄입니다.
처음 도전한 장르의 글이..드디어 끝을 맺었군요.

연장을 바라시던 분들께는 면목 없습니다만..사실 제가 구상한 어느 멋진 날은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처음 시도하는 장르라서 다양한 스토리를 넣기엔 제 머리로서는 무리가 있었지요..

이런 앤딩이 마음에 안드실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뭔가..읽는 사람들의 상상에 맡기는 앤딩으로 끝내고 싶었습니다.
제가 제 취향에 맞춰 누구 하나를 꼭 집어 이끄는 앤딩보다는,
읽는 사람들이 김예영이 되어서 상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드레스를 입은 예림이, 치마를 입은 유민이, 정장을 입은 한별이와 고운 한복을 입은 숙모.

예영이의 꿈속에서 나타났던 네 사람중에, 여러분은 누굴 택하실 건가요?
각자, 한 번씩 상상하게 되는 앤딩을 쓰고 싶어서, 이 부분에서 끝맺음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이 장르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 장르를 쓰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_-;;;

어쨋든 간에..다음 글로  다시 만날때 까지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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