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바라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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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찌걱~ 찌걱~
“ 아흥~ 아아~ 좋아~ 좋아~”
“ 후~ 엄마~”
위에서 맷돌질을 하듯이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리는 엄마의 젖가슴을 거머쥐고 신음을 토했다.
기둥을 조이고는 비틀어지면서 마찰을 하는 뜨거운 질 속과
두덩에 짓 씹혀서는 단단하게 성을 내는 음핵이 짜릿하게만 느껴진다.
최초에 엄마가 말했듯이 쾌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아침의 정사...
이제는 완전히 습관처럼 되어버린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뜨거운 행사였다.
“ 엄마~ 이제는 나올 것 같아~ 보지를 조금만 더 조여봐~”
“ 아앙~ 민이 자지~ 아아~”
엄마의 젖가슴을 놓고는 팔을 당기자 안겨왔다.
위에서 바짝 엎드린 엄마의 엉덩이를 잡고는 허리를 빠르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찰싹~ 찰싹~
두덩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면서 엄마의 신음소리가 커졌다.
“ 아흑~ 뜨거워~”
“ 엄마~~”
엄마의 빵빵한 엉덩이를 찢어버릴 것처럼 쥐고 당기면서 성기를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리고서 소방호스처럼 세차게 터져 나오는 물줄기...
힘찬 하루의 시작종이자 아침 레이스의 종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하아~ 민아~ “
“ 응? 왜 엄마~”
정액이 완전히 방출되고 성기가 쪼그라들었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몸을 결합한 채로 그 여운을 즐겼다.
언제나처럼 이 나른한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이대로 다시 잠이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 위에 엎드린 엄마의 뭉클한 젖가슴과 보드라운 살결이 따스한 만족감을 준다.
“ 오늘...밤에는 민이 너 혼자 자야 할 것 같은데?”
“ 응? 왜? 어디가?”
“ 으, 응...내가 깜박했는데...식당아줌마들끼리 찜질방을 가기로 했어...
뭐..단합대회 비슷한 거야...그 동안에 난 계속 빠졌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 아이~ 참...엄마도 그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에 말을 하지..나 때문에 계속 빠졌었지?”
“ 으, 응...그런 것도 있고....”
“ 알았어...내가 나이가 몇 인데...엄마는 그런 걸 걱정해? 그러면 내일은 찜질방에서 출근을 바로 하는 거야?”
“ 아마 그럴 거야...”
정윤은 마음에 찔렸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저녁에 야외로 나갔다가 모텔을 들어가면 아무리 빨라도 다음날 정오 가까이나 되야 움직일 텐데...
차라리 내일도 출근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밤에나 들어올 밖에...
아니, 어쩌면 저녁에도 또다시 모텔을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야외로 나간 김에 오후에는 이리저리 바람을 쐬러 돌아다니다가 저녁만 먹고서 바로...
그러면 얼추 보통 때 퇴근하는 시간과 얼추 맞지 않을까 계산하는 자신이 조금은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어쩌란 말인가?
“ 응...알았어...걱정하지마...흠...이 쫄깃한 보지가 없이 자야 하는 게 아쉽지만...하루 정도는 참아야지~ 후후~”
“ 앙~ 고마워~ 우리 아들~~”
민은 엄마의 젖가슴을 슬며시 거머쥐면서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지민과 모텔을 가는 게 조금 꺼려졌는데 집으로 데려오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엄마가 들어오지 않음으로써 내일 자정 때까지 완벽하게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 시간 중에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지민에게 달린 문제였다.
전의 경우를 생각해 볼 때 미리부터 오늘에 대해 이야기해 두었으니
지민이 나름대로 외박의 핑계를 만들어두지 않았을까 짐작을 할 뿐이었다.
“ 어? 너 오후 자습은?”
“ 헤헤~ 땡땡이~~”
“ 야~ 너? 그러다가 성적이 떨어져서 대학을 못 가면 어쩌려고?”
“ 뭐~ 그러면 너한테 일찍 시집이나 가지~~”
“ 뭐어~? 햐~ 얘가 이제는 아주 막 나가네?”
“ 몰라앙~ 누구누구 땜에 이렇게 됐는데? 흥~”
민은 오전 수업이 끝나자 먼저 종규네로 가있을까,
아니면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뒹굴뒹굴하다가 시간에 맞추어 지민을 데리러 학교 앞으로 올까,
망설이면서 지민의 교실을 향하는데 아예 가방을 챙겨 나오는 지민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하기야~ 그제는 자신에게 음부를 빨려서 생전 처음으로 오르가슴이라는 걸 느껴본 데다가
어제는 드디어 성기를 손으로 애무해 사정까지 시키게 하지 않았던가?
물론 입으로도 자신의 성기를 빨아준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쩌면 그건 숫처녀인 지민에게 섹스를 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일 수도 있었기에 그냥 참았다.
어찌되었던 그런 일들을 겪게 만들었으니 지민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은근히 오늘 일을 빗대어 시집 운운까지 하는 걸 보니 정말 예쁘게 느껴졌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안하더라도 종희와 약속을 안 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가? 지금 둘이서 집으로 가면...내일 밤까지 완벽한 허니문인데....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먼저 일을 치르고 종규네로 갈 수는 없는 일이고.....
그냥 지금이라도 빨리 가서 조금이라도 일찍 헤어지는 수 밖에 없었다.
“ 하하..그래...맞아...다 내 잘못이야....참..그런데 지민아...”
“ 응?”
“ 너...오늘 집에는 미리 이야기를 한 거야?”
“ 으, 응....엄마한테....”
“ 그러면....혹시...안 들어가도 돼?”
“ 으, 응...그래도 돼....”
“ 음...그렇구나..다행이네? 난 혹시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약간은 어두운 기색을 보이다가 지민이 팔짱을 바짝 당기면서 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보나마나 거짓말로 외박을 하는 거니 걱정이 있기야 하겠지....
걱정하지마...지민아....내가 그런 생각을 싹 다 지워줄게...오늘 밤에....
“ 우리 왔어~~”
“ 어라? 일찍 왔네? 지민이도 같이?”
“ 으, 응...그런데 종희도 벌써 와있었구나?”
“ 응...어서 와~~ 지민이도 오랜만이야..?”
“ 응...안녕~?”
들어서자 거실에서 나란히 드러누워서 TV를 보던 두 사람이 후다닥 일어났다.
왠지 분위기가 묘하게 느껴진 건 그냥 기분 탓일까?
유난히 짧은 종희의 치마 밑으로 언뜻 팬티가 그대로 비친 것까지도 마음에 탐탁지 않았다.
전에 둘이서 깊이 사귀었었다는 게 못내 마음에 남아있었던 걸까?
아니면 자신의 치졸한 질투심일까?
하여간에 들어서는 순간에 기분이 언짢아진 건 사실이었다.
“ 잘 됐다...나가서 먹기가 좀 그랬는데...집에서 시켜먹자...어차피 우리 밖에 없는데...”
“ 뭐...우리야 상관이 없지만....종희는 어때? 오늘은 종희가 주인공 아니야?”
“ 으, 응~? 나도 괜찮아...아직은 낮 시간이잖아? 사실 갈 데도 별로 없지..뭐? 우리가 조용히 밥만 먹을 건 아니잖아?”
“ 흐흐흐~ 역시 종희는 눈치가 빨라~ 찰싹~”
“ 아야~!! 종규 너? 어딜 함부로 만져~?”
“ 흐흐~ 역시 아직도 탱글탱글하구나?”
“ 죽을래?”
자신의 엉덩이를 소리 나게 손바닥으로 때린 종규와 장난을 치듯이 아옹다옹하는 종희의 모습이 더더욱 거슬리게 했다.
그래도 그런 걸 드러낼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지민과의 중요한 거사를 앞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어쩌면 종희는 그걸 염두에 두고 자신을 도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자~ 자~ 그러면...오늘은 종희가 한턱을 낸다고 했으니까...중국집에서 요리를 시키고...
치킨이나 족발을 하나 추가해서 먹으면 되겠다. 어때?”
“ 좋아~ 그렇게 해...종규야~”
“ 야야~...네 명이 뭘 그렇게 많이 먹어? 한 가지만 해도 될 것 같은데?”
“ 됐어...너희는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종희야..그러면 탕수육 큰 거 하고 족발을 시킨다?”
“ 응...소주도 까먹지 말고....”
“ 오케이~~”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고는 상을 펴서 주섬주섬 준비를 하는 종규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힘들게 알바를 해서 번 돈인데 이렇게 얻어먹는 게 종희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종희는 그런 민의 심정을 아는지 걱정 말라는 듯이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러자 조금 전에 순간적으로 질투를 했던 자신이 쑥스러워졌다.
“ 자~ 건배..를 하기 전에 잠깐만...”
“ 으, 응? 종규야...어딜 가?”
“ 기다려봐...건배하기 전에 할 게 있으니까...”
시켰던 음식들을 상 위에다가 차리자 정말 한 상 가득 이었다.
언제 사다 놓았는지 냉장고에서 맥주까지 꺼내자 마치 잔치분위기 같았다.
그리고 잔들을 채워서 건배를 하려는 순간에 종규가 일어서더니 냉장고로 갔다.
“ 어~? 이건? 누구 생일이야?”
“ 응...종희 생일이야...”
“ 뭐? 그러면 미리 이야기를 하지?”
“ 하하하...야~ 그래서 너희를 초대한 거잖아? 임마...종희 생일을 챙기는 건 내가 하면 되지...”
“ 그, 그래도...미안해서...미리 말을 하면 선물이라도...”
“ 됐어...나중에 지민이 생일이나 잘 챙겨...”
민은 많이 미안했다.
종규가 냉장고에서 꺼내온 케이크에다 촛불을 켜고서야 알았으니....
모른 것도 모른 것이지만 몇 번이나 오늘 약속을 거절하려 한데다가 아까는 후회까지 했었다.
단지 지민과의 정사를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종규는 지민의 의심을 막아주기 위한 건지,
아니면 지금 여기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건지는 몰라도
약간은 날이 선 것처럼 삐딱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내막을 모르는 지민은 전혀 그런 걸 눈치채지 못했지만....
하기냐 종규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종희와 지민...둘 다에게 남다른 감정을 품고 있는 종규니까....
어쩌면 지금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을 하는 것도 파국을 막아주려 애쓰는 종규의 배려였다.
“ 자...축하해...”
“ 어머? 고마워...종규야....어디 보자~ 뜯어볼게...”
“ 그래...”
“ 아~ 이 향수...정말 고마워...종규야...”
“ 하하...됐어...자...이제는 촛불을 꺼야지?~”
“ 후욱~”
짝~ 짝~ 짝~
종규가 건넨 선물은 향수였다.
종희가 살짝 뿌려보자 언제나 향긋하게 풍겨오던 그 체취....바로 라일락 향기였다.
자신에겐 미리 생일을 말하지 않은 종희...물론 부담을 가질까 봐 그런 것이겠지만....
왠지 서운하고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종희의 살 냄새에 섞여 언제나 자신을 흥분시킨 저 향기에 대해서 종규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도 화가 났다.
물론 어느 누구에게도 화를 내기조차 민망한 자신의 초라함이기에 더욱 비참했다.
“ 어라? 벌써 술이 다 떨어졌네? 야..민아...나하고 나가서 맥주나 좀 더 사오자...”
“ 으, 응....그래...”
종규와 둘이서 집을 나섰다.
“ 야..너...너무 마시는 거 아니야? 그래 가지고 알바를 가겠어?”
“ ...민아....”
“ 응...”
“ 나...오늘 쉰다고 미리 이야기를 했어....”
“ 그래? 하하...나보다 훨씬 낫다....”
민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달리 뭐라고 할까?
그러고 보니 자신은 늘 종희에게서 뭔가를 받기만 하는 것 같았다.
입으로 사랑한다는 말만 해줄 뿐...
“ 임마...너 너무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말아라...나 가능하면 오늘 종희하고 밤에 같이 있으려고 쉬는 거야...”
“ 뭐~? 너 이 새끼...”
“ 잘 들어..임마...너 오늘 지민이하고 데이트할 거라고 했다면서?
아니면...지민이 보내고 나서 밤에 종희랑 같이 있어 줄 거야?”
“ 그, 그렇지만...종희는 나하고...”
“ 씨발 놈...이기적인 새끼...지금 종희 마음은 어떨 거 같아? 더군다나 오늘은 생일인데...
하여간에 난 종희를 오늘 밤에 쓸쓸하게 혼자 두기 싫어...되던 안되던 같이 있도록 해볼 거야...
그리고 다시 사귀자고 할 거다...그렇게 알고나 있어...”
“ 너 임마...어떻게 그럴 수가...”
“ 이 새끼가? 너 하는 꼬라지 보면 마음 같아서는 지민이에게도 몽땅 까발려버리고 싶다만...참는다..”
“ 야...임마...”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멍해질 정도로 화가 나서 종규에게 주먹을 날릴 뻔했지만 조금씩 맥이 빠졌다.
너무나 진지한 종규의 태도와 말 속에 섞인 비난에 가슴이 찔렸기 때문이다.
“ 솔직히 네가 종희나 지민이를 정말로 좋아하는지도 의심스러워....
그냥 걔들이 너를 좋다고 하니까 못 이기는척하면서 챙길 거 다 챙기는 것 같아....
내가 너한테 쓸데 없는 소리를 하면서 부추겼던 게 진짜 후회스럽다...
넌 임마...이대로 두면 분명히 걔들한테 크게 상처를 줄 거야....지민이한테 만이라도 잘해라...”
“ 씨발 놈...잘난 척은?”
“ ....빨리 가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너무나 옳은 말이었기에...
요즘 혼자서 우쭐댔던 게 쪽 팔렸다.
그리고 자신의 내심을 환히 뚫어보고 있었던 종규에게 얼굴을 들기가 힘들었다.
은근히 여자애들을 막 대하는 종규를 속으로 비난했던 자신이었다.
그런데 종규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이야말로 정말 나쁜 놈이 아니었던가?
엄마, 종희, 그리고 지민에게 각각 다른 모습을 취해가면서 단물을 쪽쪽 빨아먹는 기생충의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종희를 이렇게 종규에게 순순히 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면 지민이를 저녁에 집으로 그냥 보내?
아니, 어떻게 만든 완벽한 기회인데?
민은 머리 속이 복잡했지만 뾰족한 묘수가 떠오르지를 않았다.
그냥 막연히 종희가 종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를 기대할 밖에...
스스로의 비겁함과 타산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에 다시 한번 실망을 느끼면서 침묵했다.
“ 우리 노래방에 가자...종희 생일인데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하니까...그건 내가 쏠게~~”
“ 그래...그럴까? 술도 좀 깨우고...너무 일찍 마시기 시작했나 봐...”
“ 그래..그러자....”
아직 해도 지기 전인데 전부다 제법 취했다.
거기다가 안주를 많이 먹어서 배마저 불렀다.
왠지 나른하게 잠이 오는 것 같은 상태에서 지민이 제안을 했다.
그리고 모두가 찬성을 하고는 자리를 치우기 시작했다.
“ 민아...미안해~”
“ 뭐가?”
“ 미리 이야기를 안 한 거...사실 종규한테도 말을 안 했었어..
그냥 알바비가 생겼으니까 술이나 먹자고 했는데...기억하고 있었나 봐...”
“ 아니야..내가 그런 눈치도 못 채서 미안해...생일 축하해...종희야...”
“ 고마워...민아...”
계산을 하느라 지민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 종희가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못 마땅해하던 자신의 기색을 알아차렸던 것 같았다.
역시 자신은 종규의 말처럼 종희의 마음을 힘들게만 하는 것일까?
민은 점점 더 침울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종희에게는 미안하지만 빨리 지민과 이 자리를 탈출하고만 싶었다.
왠지 모두가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아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그건 자책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 자~ 오늘은 종희의 생일이니까...우리 민이하고 춤을 추는 건 봐줄게...
그래도...전처럼 그런 생일빵은 안돼...알았지? 종희야~~”
“ 호호호~ 알았어..이것만 해도 횡잰데? 지민아~ 고마워~”
지민이 마이크를 잡고서는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자 종희가 손을 이끌었다.
지민의 목소리에 맞추어서 나긋나긋한 종희의 몸을 안고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그때 종규의 노랫소리도 같이 들려서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지민의 옆에 서서 허리에다 한 팔을 두르고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보였다.
눈이 마주친 지민이 생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자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민은 지금 자신이 지민의 눈앞에서 다른 여자와 안고 있다는 사실이나,
자신의 생일에서 다른 여자애들과 키스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는 건 생각지 않고서,
지민이 종규의 팔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것에 화를 내고 있었다.
자신의 집착일까?
아니면 종규에 대한 열등감일까?
어쩌면 아까 종희에 대한 종규의 선언을 들은 탓인지도...
“ ..아니야....언니...”
한참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흠칫하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나가는 지민을 볼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소변을 보기 위해서 나왔다가 화장실에서 울리는 지민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언니...라면...지영 누나 밖에 없었다.
“ ..양아치 새끼.....너...미친 년.....”
아무도 없어서 워낙 조용한 화장실 탓인지....아니면 지민의 핸드폰 성능이 너무 좋은 걸까?
지영 누나의 짜랑짜랑하게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렸다.
온전한 대화를 다 들을 수는 없어도...몇 마디 단어들이 날아와 박혔다.
“ 정말이야..언니...민이..걔를 만나는 거 아니라니까?”
“ 으, 응..약속할게...응...맞아...친구가 생일이라서 걔네 집에 모여 놀기로 한 거야...”
“ ...으응....남자애도 있긴 한데...여럿이 모여 노는 거고...응...모범생애들이야...착해...믿어도 돼...”
“ 응...언니..부탁해...엄마한테는 늦게라도 언니한테 간다고 했거든....”
“ ....정말이야...민이는 없어....걔들하고는 안 어울려....고마워...언니...”
통화가 끝나는 것 같아서 후다닥 자리를 피했다.
지영 누나의 욕설이야 예상을 했다지만 지민의 변명에 머리가 멍해졌다.
뭐...친구의 생일 때문에 밤새 모여 논다는 변명이야 당연하겠지만....
남자애들도 있지만 자신과는 다른 모범생들이니 걱정 말라는 지민이나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영 누나의 대화에 가슴 속에 얼음덩어리를 넣은 것 같았다.
모범생이라서 자신이 했던 것 같은 짓은 않으리라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사고가 생겨도 모범생인 남자애들과는 괜찮다는 것일까?
불륜임에 틀림이 없을 아버지뻘의 남자와 태연하게 모텔을 들어가던 지영 누나의 모습과 함께,
물론 그런 의도로 말을 하진 않았겠지만 지영 누나의 물음에 자연스럽게 모범생을 들먹인 지민의 내심에도
어쩌면 평상시에 지영 누나와 비슷한 생각이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들자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씨발 년들...좆도...정말?....
“ 뭐하냐?”
“ 아니다....”
“ 으응~ 민아~...호호~ 뻔하지~ 뭐...이 자식 버릇이 어디 가? 나한테 꼬리를 치다가 차이는 중이지? 크큭~~”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가슴을 달래면서 방으로 돌아오자 소파에 나란히 앉아
종희의 손으로 입술과 손등을 찰싹찰싹하고 두들겨 맞고 있는 종규가 보였다.
이래저래 속에다 불을 지피는 광경에 이빨을 지그시 깨물면서 묻자 종희가 깔깔거리면서 대답을 했다.
그제서야 열이 조금 식는 것 같았다.
아까 미안해하면서도 이기적인 마음에 바랬던 대로 종희는 종규의 유혹을 물리치고 있었던 것이다.
틀림없이 서운하고 마음이 아플 텐데도 자신과는 달리 지조를 지키고 있었다.
종희야.....
민은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건 태연하게 웃으면서 들어오는 지민의 얼굴을 보자 굳어지고 있었다.
“ 야...종규야...집으로 가서 한잔 더하자...이제는 술도 깼고...밖에보다 집이 편하잖아?”
“ 그래...그러자....”
노래방을 나오자 민이 말했다.
“ 미, 민아...우리는 그만 가는 게...”
“ 아니야...아직 시간도 이르고...종희의 생일인줄 알고는 좀 그렇잖아? 조금만 더 있다 가자...”
“ 히잉~ 난 아까 많이 마셔서 취하는데...”
“ 그러면..넌 마시지마...그리고 우리가 마실 동안에 잠깐 내 무릎을 베고 자던지..”
“ 으, 응....알았어...”
지민이 당황해서 속삭였다.
아닌 게 아니라 일찍 자리를 파한다고 생각한 탓인지 초반에 급하게 마시더니 꽤나 취한 것 같았다.
“ 종규야...지민이 데리고 먼저 올라가라...난 종희하고 술을 사서 들어갈 테니까....
지민이가 좀 취한 것 같으니까 계단 올라갈 때 조심하고....”
“ 그래...알았어...나도 술이 좀 오르는 것 같으니까 너무 많이 사지는 마라....”
“ 오케이....종희야~ 가자...”
“ 으, 응....”
종규네 옥탑 방이 있는 건물 입구에서 멈춘 민이 종규에게 지민을 건넸다.
그리고는 종희를 잡아 끌었다.
“ 미, 민아?”
“ 종희야...너...오늘 집에 안 들어가도 돼?”
“ 그, 그거야...상관이 없지만....너 지민이는 어쩌려고?”
“ 됐어, 그러면...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우리 밤새 같이 있자...축하해주고 싶어....”
“ 민아~....”
민이 가게를 가는 대신에 큰 길로 나오자 눈이 동그래졌던 종희는 택시를 잡자 깜짝 놀라 소근거렸다.
“ 종희야...핸드폰 좀 줘봐....”
“ 으, 응....”
[ 종규야...미안하다...종희는 내가 데려간다...지민이는...네가 알아서 해라....]
띠링~
택시 안에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잠시 후에 답장이 왔다.
[ 너 정말로 후회는 안 할 자신 있냐? 미친 새끼...]
잠시 망설이다 다시 보냈다.
[ 왜 자신이 없냐? 언제는 주면 당장에 딴다고 큰 소리를 치더니....]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그냥 부탁한다고만 해도 종규가 딴짓을 안 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 개새끼...씨발 놈...당분간 보지 말자....전화기 끈다...]
한참 있다가 답장이 날라왔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난 무얼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지민은 지영 누나와는 다르다는, 내게 대한 일편단심을?
아니면 지영 누나처럼 겉 다르고 속 다른 창녀 같은 여자란 걸?
그것도 아니면 상처받은 자존심에 대해서 단순한 복수심일까?
그렇다고 해도 자신에게 남는 걸 무엇일까?
민은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그 끝이 무엇이던 간에 결코 자신의 마음이 후련할 일이 없을 것이며,
어쩌면 평생 두고두고 후회할 일을 방금 저질렀다는 걸....
그리고 지금이라도 차를 돌리면 그런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가 있을 거라는 것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에 종희의 손을 꼭 거머쥐고는 눈을 감았다.
안다.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종규는 그저 우리에 갇힌 야수일 뿐이었다.
자신이 열쇠로 문을 열어주었다.
그것도 언제나 호시탐탐 침을 흘리던 먹이를 잘 묶어서 앞에다 놓아주었다.
난 무얼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그냥 한 없이 망가지고 싶은 걸까?
치기, 투정? 아니면 오만?
문득 오늘 밤에 들어오지 않는 엄마가 너무나 그리웠다.
눈물이 솟을 것 같은 기분에 운전기사 아저씨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종희의 젖가슴에다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멈칫했던 종희도 뭔가를 느꼈던지 민을 꼭 껴안았다.
“ 민아...이러면 안돼...너...지민이를....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아는데...나 때문에...”
“ 쉿~! 종희야...그만...사랑해....”
“ 하....민아...”
안타까워하는 종희의 눈빛 깊은 곳에 열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 들어와...종희야....”
“ 미, 민아?”
“ 좁지만...우리 집이야...오늘 엄마가 안 들어오셔...내일 밤까지 우리 둘뿐이야...어때? 이런 생일 선물은?”
“ 좋아~ 너무 기뻐~ 사랑해~ 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