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愛傷)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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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연이 씨...”
“ 어머? 강인 씨? 오랜만이에요...잘 지냈죠? 어쩐 일이세요?”
“ 아..네..저야 물론...연이 씨도 잘 지내셨죠?”
“ 호호...네...”
강인은 란을 통해서 저녁식사 초대를 전해 듣고는 꽤나 망설였었다.
물론 란의 앞에서는 거절을 할 명분이 없었기에 알았다고만 대답을 했다.
하지만...참으로 난감한 문제였다.
그냥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해결이 되기를 바란다는 건 아무래도 너무 욕심이겠지?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이 그렇게 쉽게 잊고 지나칠 만큼 가벼운 사건은 아니었으니...
그래서 결국에는 이렇게 전화기를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소한 의중은 알아야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두 자매가 같이 앉은 자리에서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이 너무나 컸다.
이미 란에게 그 상대가 언니라는 것만 빼고 다 이야기를 했기에 작은 단서로도 추측을 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었다.
“ 저...초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런데...제가 특별히..준비를 해야 할 건 없나요?”
“ 어머? 호호...아니에요..그냥 빈손으로 오세요...그래도 정 부담스러우면 저한테 꽃이나 몇 송이 사다 주세요...”
“ 아, 아니..저..그게...”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두리뭉실하게 표현을 한 걸까?
강인은 생뚱맞은 대답을 하는 연이 곤혹스러웠다.
“ 강인 씨....”
“ 네? 네....”
“ 마음 편하게 오세요..아무 생각도 마시고요....”
“ 여, 연이 씨....”
“ 이건 그냥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거에요...이제 곧 가족이 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단합대회라도 하자는 정도? 너무 그렇게 고민을 말아요...”
역시 다 눈치를 채고 있었다.
부드럽게 다독이듯이 귀에 댄 전화기에서 울리는 연의 음성을 들으며 강인은 긴장이 조금 풀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근심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연의 입에서 나온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저번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봐서는 아직 연은 둘 사이를 정리하고픈 생각이 없는 듯했었다.
“ 네...알겠습니다...감사해요..연이 씨..이렇게 신경을 써주어서...참...좋아하는 꽃이 뭐죠?”
“ 호호~ 글쎄요? 그건 강인 씨한테 맡길게요...한번 맞춰보세요...강인 씨의 안목을 보게요...”
“ 하~ 네...그러면 저녁에 뵐게요....”
“ 네...그래요...먼저 끊을게요...”
전화기를 내려놓고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래...오늘 당장에 뭔가 결론을 내리기는 무리겠지...
일단은 말 그대로 좋은 분위기에서 보내는 수 밖에...
강인은 담배를 끄고는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을 향했다.
만나서 같이 가기로 했기에 란의 회사 앞으로 갈 약속이 되어있었다.
“ 흐응~ 그래..잘해냈잖아? 이렇게만 하면 되는 거야...”
연은 통화가 끝난 후에도 잠시 동안 멍하게 앉아있다가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대응을 한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전화벨이 울려 왠지 두근거리는 느낌에 들여다보고서 강인의 번호가 찍혀있자 손이 떨렸었다.
그러나 막상 부딪치고 보니 오히려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남편과의 큰 일을 무사히 치르고 난 탓일까, 자신이 전보다 훨씬 안정되고 성숙해진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이렇게 먼저 통화를 한 게 다행이었다.
이제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연은 통통 튈 것 같은 발걸음을 옮겨서 장을 보기 위해 외출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그냥 늦게 가버릴까? 그러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 치~’
민은 수업시간에도 딴 생각을 하고만 있었다.
솔직히 전에는 못 본 이모부가 될 그 남자가 궁금하긴 했었다.
하지만 그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제는 다 인정을 하고 머리 속으로 받아들였다고는 해도 막상 대면을 하게 된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늘 지겹게만 느껴지고 조금이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던 평상시와는 달리
끝없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소용없이 너무나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덧 집으로 가야 할 때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 ..님...과장님...”
“ 으, 응? 세희 씨? 왜?”
“ 이 기획안 결제를 해주셔야죠...무슨 걱정이 있으세요? 여러 번 불렀는데도 못 들으시던데...”
“ 아, 아니야...미안해...이리 줘...”
란은 자신의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직원마저도 의식을 못할 정도로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침부터 계속 이랬다.
업무가 손에 잘 잡히지가 않았다.
별 일이야 있을까 싶으면서도 계속 이런 건 아무래도 죄책감 때문이겠지?
특히 강인에게는....
강인과 조카가 드디어 만나는 날인 것이다.
마음 속으로, 그것보다는 몸으로 더 절실히,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지만,
자신의 두 남자가 드디어 이렇게 마주치는 걸 직접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란은 깔깔하게만 느껴지는 입안을 혀로 축이면서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 잘 될 거야...그래...다 잘 풀릴 거야...”
란은 싸인을 하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는 자신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는 부하직원의 시선도 몰랐다.
“ 어서 오세요...강인 씨..오랜만이에요...”
“ 네..안녕하세요...잘 지내셨죠?”
“ 호호~ 네..고마워요...어머? 이거 저한테 주시는 거에요?”
“ 아? 네..어떤 걸 선물할지를 잘 몰라서...그냥 무난하게 꽃을 준비했어요...성의로만 받아주세요...”
“ 너무 예뻐요~~~ 호호~ 감사해요...아이~ 참..내 정신 좀 봐? 아직도 세워두고 있었네? 빨리 올라와요...호호호~”
자주 빛의 나리꽃을 주 소재로 해서는 보라색의 제비꽃과 하얀 히아신스로 적절하게 포인트를 살린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의 꽃다발이 그윽한 향기와 함께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 남자도 백합꽃을 좋아하는 걸까?
연은 가식이 아니라 설레는 가슴을 안고 진정으로 기쁘게 함박웃음을 지었다.
“ 안녕하세요?”
“ 응, 그래..반갑다..네가 민이구나?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이모가 늘 자랑을 했었거든...
착하고 똑똑한데다가 잘 생겼다고...그런데 실물을 보니까 더 미남인걸? 하하하...”
“ 고맙습니다..이모부...”
“ 이, 이모부....하하하..그래...나도 고마워...그게 제일 큰 칭찬인걸?”
민은 자신의 손을 잡고 흔들며 활짝 웃는 막내이모의 남자를 보면서 맥이 쭉 빠졌다.
스스로 어느 정도는 잘 생겼다고 자신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 남자는 조금 달랐다.
눈에 확 뜨일 정도의 미남이 아닌데도 묘하게 빨아들이는 인상에다 따스한 미소가 매력적이었다.
거기에다 안정된 분위기가 만들어주는 편안함까지...완벽한 자신의 패배였다.
막내이모는 말할 것도 없이 전에 그렇게나 무례하게 대했다던 게 거짓말이 아닌가 싶을 만큼
엄마마저도 선물로 받은 꽃다발을 품에 안고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자신의 두 여자를 빼앗긴 기분에 화도 나련만 이상하게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 사람의 얼굴을 보노라면 그마저도 자꾸만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아서 더 그랬다.
어찌되었던 간에 막내이모를 봐서라도 이모부라고 불러주는 정도는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어, 언니? 식사준비가 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지?
그때까지는 강인 씨한테 내 방 구경이라도 시켜주고 있을게...나중에 불러...”
“ 으, 응...그래....그게 좋겠네? 알았어...”
연과 란, 이 두 사람은 모두가 조금씩 당황하고 있었다.
연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바람에,
그리고 란은 언니가 보여주는 환대가 조금 뜻밖이기도 했지만
강인의 손을 잡은 채로 왠지 안절부절을 못하는 듯한 조카의 모습이 불안했다.
게다가 조카를 만난 걸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강인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그래서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은 이 상황을 잠시나마 피하고 싶어졌던 것이다.
“ 야~ 예쁘네? 역시 여자의 방은 뭔가 달라...”
“ 치이~ 여자 방이라서?”
“ 물론 네 방이라서 더 그렇지...”
“ 흐응~ 자기, 나 어릴 때의 사진을 볼래? 한번도 못 봤잖아?”
“ 그래?..그거 좋지...”
란은 자신의 침대에 앉은 강인을 흘깃 보고는 책장에서 앨범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슬며시 소리가 나지 않게 방문을 잠근 건 왜일까?
지금 강인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새벽까지 조카에게 매끈하게 된 음부를 빨리고
또 그 굵은 성기를 받아들여서는 뜨겁게 꿈틀거리며 시트가 젖을 만큼 애액을 쏟아냈었다.
아마 시트에 꽃무늬가 들어있지 않았다면 그 얼룩이 눈에 띄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이라도 강인이 거기에다 코를 갖다 대면 자신의 음란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었다.
란은 가슴이 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아래가 화끈거려와 숨이 가빠졌다.
갑자기 강인을 원하는 마음이 든 건 무엇 때문일까?
단지 죄책감을 덜기 위한 방편으로?
아니면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 때문에 자극을 받아서?
그러고 보면 어쩌다 그렇게 돼버리긴 했지만 강인과 통화를 하면서 조카와 관계를 가진 그때와 비슷한 것도 같았다.
“ 강인 씨... 조금만 옆으로 더 들어가봐...”
“ 응...그래...이리와...”
란은 그런 기분을 숨긴 채로 옆으로 파고들어 자신을 감싸는 강인의 어깨에다 머리를 기대고는 앨범을 펼쳤다.
“ 치...그렇게 좋아?”
“ 흥~! 세상에 꽃을 받고 싫다는 여자가 어디 있니?”
“ 그래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은데...”
민은 저녁준비를 하면서도 화병에다 꽂은 꽃을 연신 보면서
때로는 눈을 감고 흐뭇한 표정으로 향기를 맡는 엄마의 모습에 괜히 심술이 돋았다.
“ 너~어~? 별걸 다 트집잡아? 그러는 넌 꽃이나 한번 사주고나 그래 봐....”
“ 그, 그거야..난 돈이 없잖아?”
“ 요 녀석아~ 누가 이런 비싼 꽃다발을 바래니? 아주 싼 한 송이라도 좋으니까 그럴 생각이라도 해본 적은 있어?”
“ 무, 물론 있어....”
“ 그으~래~?”
연은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에 질투라도 난 건지 입이 잔뜩 나온 아들이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계속 놀리고 있었던 것이다.
“ 응~...”
“ 호오~ 그랬단 말이지? 그러면 이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 뭔지는 알아?”
“ 그, 그거야....”
“ 뭔데?”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하는 아들의 허세를 눈치채고는 계속 몰아 부쳤다.
이 재미난 일을 금방 끝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 그..그건 장미지....”
“ 호호호~ 땡~ 틀렸네요...도련님~~”
연은 아들의 코를 살짝 비튼 다음에 엉덩이를 토닥거리고는 다시 상을 차리기 위해 등을 돌렸다.
“ 그, 그러면 뭔데?”
민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오기로 우기기는 했지만 여자들이 꽃을 좋아한다는 것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나 막내이모에게 선물한다고는 한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서 부끄러웠던 것이다.
“ 흐응~”
“ 저거~?”
“ 그래~~ 흥~”
엄마는 대답대신에 화병을 턱으로 가리켰다.
“ 세 가지나 되는데?”
“ 그 중에 두 가지는 같은 종류야...그리고 그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고...”
“ 에...그러면...그거 이름이 뭔데?”
“ 그건 네가 알아봐..숙제야..알았지?”
“ 우~ 알았어....그런데 이모부는 엄마가 좋아하는 꽃을 어떻게 알았지?”
“ 호호..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좋아하지? 넌 아직도 멀었어~ 꼬맹이 도련님~”
“ 우쒸~”
“ 아흑~ 미, 민아...? 안돼..너 정말 미쳤어?”
자신을 약 올리고서 다시 돌아서는 엄마의 엉덩이를 거머쥐자 엄마가 깜짝 놀라 속삭였다.
“ 걱정하지마 엄마...이모가 다되면 부르라고 했잖아?”
“ 그래도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나오면 어쩌려고? 빨리 손을 떼...아~ 너?”
연은 자신의 꾸짖음에도 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엉덩이 사이로 파고들어 음부를 찌르는 손에 신음을 토했다.
너무 놀려댄 것일까?
이 정도로 단호하게 말을 하면 순순히 따르던 아이가 지금은 뭔가 달라 보여서 겁이 더럭 났다.
“ 쳇~ 그럴 일은 없을 거야..아마 지금 둘이 한창 바쁠 걸?”
“ 무, 무슨 뜻이야? 그 말은?”
연은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는 아들에게 깜짝 놀랐다.
“ 방문을 잠갔어...아마 우리처럼 이런 걸 하고 있을 거야...”
“ 아흑~ “
뒤쪽에서 파고드는 손에만도 감당을 하기가 힘든데 남은 손마저 앞에서 음핵을 문질러오자 정신이 없었다.
“ 너...몰래 엿들은 거야? 그런...앙~”
“ 아니야...이모한테 뭐 좀 물어보려고 갔다가 잠긴 걸 알았어..그래서 그냥 모른 척하고 왔어..”
“ 그, 그래...아학~ 제발..민아..그래도 지금은 안돼...너 오늘 왜 이러니?”
“ 잠깐만....”
“ 아, 안...아~”
연은 안도하다가 치마 속으로 직접 들어오는 아들의 손을 붙잡았다.
“ 뭐야? 입었잖아?”
“ 미쳤어? 그러면 손님이 오는데 안 입어?”
“ 어쨌던 집에선 안 입기로 약속을 했잖아?”
“ 휴~ 민아..너 정말 왜 그래? 놀린 건 미안해..하지만 이런 건 아니잖아?”
연은 화가 났지만 애써서 억누르며 아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 그러면 나중에 내가 하자는 거 한가지만 해...”
“ 뭔데 그래?”
“ 빨리 약속해...”
“ 알았어...그러니까 손을 빼...빨랑~!!”
“ 치~~”
그제서야 빠져나가는 손에 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등에 식은 땀이 축축하게 배여 있었다.
이런저런 즐거움에 빠져 그 동안 아들에게 너무 끌려 다녔다는 생각이 들자 후회가 되었다.
아직은 어리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로서 해야 할 일 또한 너무나 중요한데도....그걸 잊다니...
방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휴~ 엄마가 화가 많이 난 것 같던데..심했나? 에이~ 몰라~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뭐..”
민은 방으로 들어서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실은 엄마가 자신을 놀려서가 아니라 막내이모의 방문이 잠긴 걸 알고서 배신감과 함께 다시 한번 무력감을 느꼈던 것이다.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자 왠지 둘만 두기가 싫어졌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 방으로 찾아갔지만 조심스럽게 돌려본 손잡이가 잠겨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가간 엄마 역시 약간 들뜬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엄마와 아옹다옹하다가 문득 한가지 계획이 떠올라 무리한 줄 알면서도 그랬던 것이다.
일단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으니 다행이었다.
물론 나중에 엄마의 비난을 받아야겠지만....
“ 우리 란이는 어릴 때부터 정말 예뻤구나...”
“ 헤헤~ 정말?”
“ 그럼...정말이고 말고...”
란은 무척이나 기뻤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사랑한다는 말과 예쁘다는 칭찬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아니, 들으면 들을수록 계속 더 원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로 몸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음부가 움찔거리면서 느른하게 흘러내리는 애액...팬티가 이미 축축해졌다.
“ 흐응~ 자기야~ “
“ 응? 왜?”
“ 이렇게 예쁜 날 그냥 보기만 할거야? 으응~?”
“ 후후~ 요 야한 녀석~ 시도 때도 없어? 그래도 지금은 참아야지...”
“ 웅~ 그래도~ 그냥 조금만 만져주는 건 할 수 있잖아? 문도 잠갔단 말이야...”
“ 하하...언제? 빠르기도 하다...사랑해..란아...”
“ 앙~ 자기 사랑해~”
키스를 하면서 터지기라도 할까 겁이 난다는 듯이 부드럽게 젖가슴을 쥐어오는 손길...
란은 혀를 빨아들이면서 젖가슴을 쥔 강인의 손위에다 자신의 손을 올리고서 꾹 눌렀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그 손을 잡아 자신의 치마 속으로 끌었다.
“ 호~ 언제부터 이렇게 젖었던 거야? 그냥 바로 해도 되겠다...”
“ 아앙~ 그런 말은 하지마..안 그래도 겨우 참고 있는데...아~”
강인은 완전히 젖어 마치 삶아 흐물흐물해진 해삼처럼 되어버린 란의 음부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애액으로 미끌미끌한 털이 없어진 살결들을 더듬자 앨범에서 보았던 란의 어린 모습과 겹쳐져 흥분이 몰려왔다.
거기다가 지금 밖에서는 란의 언니이자 아직은 진행형인 자신의 숨겨진 여자, 연이 있지 않은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금지된 것, 그리고 비밀스러운 일은 죄책감과 함께 커다란 자극을 가져다 주었다.
“ 흐흐...우리 란이 보지가 이때쯤엔 이랬겠지? 이렇게 맨질맨질하니...”
“ 아앙~ 자, 잘 몰라~ 아아~”
초등학교 6학년 소풍 때 찍었다는 인형처럼 깜찍한 모습의 사진을 보면서 속삭이자 란이 비음을 토해냈다.
“ 그때도 이렇게 뜨거웠었어?”
“ 아흑~ 자~기~야~”
란은 귓가에서 속삭이는 음탕한 이야기와 뜨겁게 쏟아지는 숨결에 온몸에서 열이 나고 있었다.
“ 솔직히 말을 해봐..혹시 이때도 네 보지를 혼자 만지고 그랬던 거 아니야?”
“ 아아~ 키스, 키스를...어서~”
란은 정말 자신이 그 나이에 자위를 했던 것 같은 착각까지 들면서 신음을 참기 힘들어져 강인의 입술을 붙들고 매달렸다.
그리고 한껏 자신을 달아 올리던 손가락이 질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하자 엉덩이를 흔들면서 강인의 입 속으로 신음을 토해냈다.
당장에라도 몸 속으로 가지고 싶은 단단한 강인의 성기로 손을 뻗어 쥐었다.
바지위로도 그 열기가 느껴지는 성기를 더듬다가
자신이 너무 흥분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를 위험성에도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 이모...빨리 나와...밥 먹어....”
“ 그, 그래..알았어~~”
그러나 그 순간에 밖에서 들려온 조카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 히잉~ 강인 씨~~”
“ 자~ 자~ 일단 열을 좀 식히자...얼굴이 너무 빨개..나도 그렇지?”
“ 응~”
“ 후후~ 나중에...우리 나중에 알았지? 나도 지금 밥이고 뭐고..그냥...그러고 싶지만...”
“ 웅~ 알았어...”
이제야 겨우 이 반가운 걸 손에 쥐었는데....
란은 손에 달라붙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강인의 드러난 성기를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 정말 잘 먹었습니다...감사합니다...”
“ 호호...너무 맛있게 드셔주셔서 고마워요...강인 씨...”
연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아까 부르고도 한참을 꾸물거리다 나온 두 사람의 얼굴에서 붉은 기운을 발견하고는
아들의 말이 맞았다는 생각을 하자 왠지 서운한 감정이 먼저 들었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자신도 당장 아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고 싶은 욕망까지 느꼈었다.
하지만 곧 이어진 식사에서 적당한 대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며
보는 사람이 저절로 침이 넘어갈 정도로 맛있게 먹어주는 강인의 모습에 마음이 밝아졌다.
여러모로 참 괜찮은 남자라는 걸 새삼 느끼게 했다.
그래서 자신에겐 아들이 있음에도 동생에게 살짝 질투가 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의 몫이 아닌걸...
그래도 연은 이제는 자신의 마음에 여유가 많아졌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 가볍게 술이나 한잔 하실래요?”
“ 하하..주시면야 고맙죠...처형...”
“ 어머? 호호호...알았어요..제부...”
느닷없이 부르는 처형이라는 말에 문득 밀려드는 아쉬움...
이제는 정말로 선을 긋자는 의미를 은근히 담았다는 걸 느낀 연은
이런 틈을 너무나 적절하게 이용하는 강인이 조금 얄밉기도 했지만 곧 순순히 받아들였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자존심을 다치지 않도록 배려를 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이 남자의 진짜 매력이 바로 이런 거였지....
좋아요..이제는 정말로 안녕이네요...잠시나마 사랑했던 강인 씨..아니 이젠 제부...
연은 아련한, 그러나 그다지 나쁘지 않은 감정에서 일어나 주방을 향했다.
“ 엄마..나도...”
“ 너~?”
“ 하하...그냥 주세요...며칠 후면 방학이라면서요? 맞지? 민아..”
“ 네...맞아요...”
“ 저도 민이 나이 때는 몰래 술을 마시고 했어요...뭐...그래도 지금은 크게 엇나간 것 같지는 않은데...란아..아니야?”
“ 호호..맞아..자기는 아주 괜찮게 잘 컸어~~”
“ 이, 이런....남들이 들으면 내 사랑하는 약혼자가 아니라 엄만 줄 알겠다...하하...”
움찔하는 두 사람...당연히 연과 민이었다.
그냥 의미 없이 하는 말이었지만 뜨끔할 수 밖에 없었다.
“ 자~ 모두 건배를 할까요?
너무 반갑고 즐거워요..저한테 이런 좋은 가족들이 생긴다는 게..고맙습니다..절 받아주셔서...”
“ 저도 반가워요...그리고 고마워요...저희 가족이 되어주셔서...”
“ 강인 씨...고마워..날 사랑해주고 자기의 옆자리를 내주어서...”
“ ..........”
요란하게 잔들이 부딪치고 난 다음 모두가 단숨에 비웠다.
그리고 다시 채워지는 술잔....
“ 민아....”
“ 네? 네...”
민은 아까 이미 한번 불러봤는데도 이모부라는 말이 입에서 잘 나오지가 않았다.
“ 내가 마음에 안 드니?”
“ 강인 씨?”
“ 자, 자기...”
“ ..그, 그게...”
민에게 너무 티가 났던 걸까?
갑자기 노골적으로 물어오는 강인의 말에 모두에게서 놀란 음성이 튀어나왔다.
“ 후후...너무 놀라지 마세요...민아...괜찮아...다 이해를 하니까...”
“ 저..꼭 그런 건 아닌데...”
“ 하하~ 사랑하는 이모를 뺏기는 건데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게 당연하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를 뻔했던 두 사람....이번에는 민과 란이었다.
란은 엉겁결에 들고 있던 술잔을 놓칠 뻔까지 했다.
“ 이모하고는 10년 가까이 같이 살았다지? 그리고 굉장히 친하고...”
“ 네...”
“ 그래...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사랑의 깊이와 넓이는 감히 내가 비교를 할 수가 없어...
그래도 말이야...내가 네 이모를 매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너한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그러니까 네가 조금만 양보를 해주지 않겠니? 용서해주라..네 이모를 뺏어가는 나를...”
할 말이 없었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민은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까마득하게 어린 자신에게까지 이렇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배려할 줄은 정말 몰랐다.
너무나 따뜻하고 마음이 넓었다.
갑자기 이모부의 모습이 아주 크게 보였다.
“ 죄송해요..이모부...제가 괜한 투정을 부렸어요..용서해주세요...”
“ 하하..그러면 서로 용서를 해주자..그러면 되겠지? 자..이건 남자 대 남자로서 우리 둘만의 건배..”
“ 네..이모부...”
“ 치~ 저럴 때만 꼭 남자를 찾더라~~”
“ 호호호...”
연은 잔을 부딪치는 두 남자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거였다.
아까의 일로 아들에게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그라들었다.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아들은 강인에게서 뭔가를 느끼고 배운 것 같았다.
치~ 복도 많아..저 계집애는?
연은 속으로 농담처럼 가볍게 투덜거려보고는 웃었다.
그래도 어찌되었던 간에 저렇게나 괜찮은 남자가 내 식구가 된 게 아닌가?
남에게 뺏겼으면 얼마나 아까웠을지....그게 그나마 위안이자 기쁨이었다.
“ 민아...”
“ 네...”
“ 사랑이라는 이름은 한가지이지만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어...”
“ 네..그건 저도 알아요...”
“ 하하..그래..넌 나이에 비해서 무척 어른스럽다니까...
사람들은 보통 그렇게 말을 해...부모자식간의 사랑과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이성간의 사랑이 다 다르다고...”
“ 맞아요..그런 말은 들어봤어요...”
“ 하지만 나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다 똑같다고 생각하거든?”
“ 네~?”
화들짝~ 이번에는 강인을 제외한 모두가 한꺼번에 찔끔했다.
“ 아까도 이야기를 했지만 그냥 그 넓이와 깊이에서 차이가 날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 난 기본적으론 같다고 봐...
물론 남녀간의 사랑은 다른 것보다 훨씬 뜨겁지...때론 첫눈에도 반해서 모든 걸 불살라버리기도 하고...”
연은 그 말을 하면서 스치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강인의 눈길을 슬며시 피했다.
마치 자신을 가리켜 하는 말 같았기 때문이다.
“ 어쩌면 나하고 이모도 그런 상태일거야....물론 우리는 그 사이에 조금은 더 나아갔어...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해...다른 사랑들보다 더 커질 때까지 평생을 서로 노력할거야...”
란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며 강인의 따스한 미소에 화답을 했다.
“ 그러니까..민이 너도 언젠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러기를 바래...”
“ 네..이모부...정말 고맙습니다...”
“ 하하..그래...”
강인은 자신이 세 사람의 간을 얼마나 쪼그라들게 만들었는지를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