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愛傷)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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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란아....”
“ 쩝~ 쩝~....”
“ 란아...잠깐만...”
“ 으~응? 왜? 자기야...”
강인은 자신의 하체에 붙어서 정말로 맛있다는 듯이 성기를 빨고 있는 란의 젖가슴을 만지다가 나지막이 불렀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건지 목구멍 깊이까지 넣어가면서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너무나 음탕하고도 요염한 모습...
어느 순간인가부터 주저하던 모습이 사라지고는 급격하게 변했다.
마치 온몸이 정열덩어리로만 만들어진 것 같은...
물론 그런 게 싫은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무척이나 좋았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그런 분위기에 같이 젖어 드는 건지
처음에 연과의 불장난으로 괴로워하던 마음이 이제는 희미해져 가고만 있었다.
그래서 그런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불신 그리고 란에 대한 미안함이 떠오를 때면 명치가 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 이리 올라와...그건 좀 있다 하고...안아 보고 싶어...”
“ 응~ 햐..좋다...강인 씨의 품은 참 따뜻해...”
란을 끌어올려 가슴에다 안자 그 부드러운 몸이 찰싹 달라붙으면서 미소를 짓는다.
좀 전의 그 요부 같은 모습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좋아하는 란이 다시 한번 가슴을 짜르르 울리게 만들었다.
“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 가, 강인 씨...”
뜬금없는 말에 란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걸까?
언니와의 상견례 이후로 몇 번의 갈등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더욱 가까워졌었다.
그런 다음엔 란으로서는 정말 늘 이런 날만 계속되기를 바랄 정도로 행복한 나날이었다.
물론 그건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자신만의 이기적인 즐거움이긴 했지만...
그래도 강인과의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너무 자만했던 걸까? 육체가 주는 쾌락에 빠져 모든 걸 당연하게 느낀 탓일까?
그 동안에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애써 묻어두었던 죄책감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와 떨게 만들었다.
“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우린 서로 사랑하는데...아니야?”
란은 말소리가 떨려 나오는 걸 억지로 진정을 시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 후후~ 쫄기는? 무슨 불만이 있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냐...난 요즘이 너무 좋아...”
“ 그런데?”
“ 그냥...뭐라고 할까? 너무 좋기만 해서 괜히 걱정이 된다고 할까?”
“ .........”
가슴이 뜨끔했다.
마치 자신의 속을 완전히 들여다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 날들만 계속 된다면야 바랄 게 없겠지...하지만 인생이란 게 그렇진 않잖아?
그렇다면야 세상은 불공평한 게 되겠지...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만을 느끼고 사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거야...이렇게 오르막길이 있으면 조만간 내리막길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 강인 씨....날 좀 꽉 안아줘..추워....”
“ 그래? 자...”
정말로 추운 느낌이 들어 잔 소름이 끼치며 몸이 떨려왔다.
강인의 말이 마치 무슨 예언처럼 들리는 건 왜일까?
확실히 생각하는 게 달랐다.
자신은 마냥 행복하고 즐거움에만 빠져 해롱대고 있는 동안에 이 남자는 인생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아니면 자신이 단순한 걸까?
나이는 강인이 많다지만 사회경험이나 사람들과의 부대낌은 자신이 훨씬 앞서는데도 보는 시야의 크기부터 너무나 차이가 났다.
공부만 한 사람인데도 그런 격차를 느끼곤 할 때마다 강인에게 더욱 매달리게 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갑갑할 정도로 안아주자 두려움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사랑해...강인 씨..그리고 미안해...
“ 그런 생각은 하지마..강인 씨...내가..내가 자기를 꼭 행복하게 해줄 거야...”
“ 하하하...고마워...하지만 말이야...당장에 내가 이번에도 시험이 안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아마 크게 차이가 나겠지? 물론 란이 널 이야기하는 게 아니야...우리 주변의 상황을 말하는 거지..”
맞아...이 사람은 정말 중요한 고비를 앞에 두고 있었지...란은 그것마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 자기야...난 상관이 없어...물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면 더 좋겠지만...
난 꼭 그 길이 아니라도 자기하고라면 언제든지 행복할 자신이 있어...”
“ 그래..맞아...꼭 한 길만 있으란 법은 없지...사랑해..란아...”
“ 사랑해..강인 씨...”
부드러운 키스와 함께 전해지는 따스함...
“ 강인 씨...왜 공부가 잘 안돼? 불안한 거야?”
“ 흠...꼭 그런 건 아니야..그냥 시험 때가 다가오면 늘 느끼는 긴장감...그런 것 빼곤...”
“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한 거야?”
“ 뭐라고 할까? 어찌되었던 간에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큰 일이잖아?
그래서 결과와는 상관없이 시험이 끝나고 나면 뭔가 변화가 생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거야..”
“ 휴~ 난 또? 깜짝 놀랐잖아? 어쨌든 내 마음은 그대로일 거니까 걱정하지 마..”
“ 많이 놀랐어? 미안해...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 아니야...”
강인은 어쩌면 자신의 속마음을 말한 건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시험을 핑계로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맡기면서 현실을 도피하고 있지만
뭔가 변화가 생기리라는 아니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식의 행동은 더 이상 용납이 안 될 것이었다.
란을 속이는 나쁜 놈이 되던, 지나간 일로 묻어버리고 란과 행복을 찾는 뻔뻔한 놈이 되던지,
그도 저도 아니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서 자신이 떠나든지 간에...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었다.
“ 란아...”
“ 응?”
“ 앞으로 두 달만 우리 만나지 말자...”
“ 가, 강인 씨~!!”
너무나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 자..자..너무 놀라지 말고...이리와...”
“ 지금...”
“ 쉿~! 내 말을 마저 들어...”
강인의 손에 끌려 다시 안겼다.
“ 넌 상관이 없다고는 했지만 기왕이면 좋은 게 낫겠지? 시험 때까지 두 달 동안은 정말 목숨을 걸고 매달려볼까 해...
이건 자신감의 문제 이전에 괜히 나중에 결과를 두고 널 핑계로 삼을지도 모를 내 자신이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후후...사실 너한텐 대범한 척했어도 무척이나 속이 좁은 놈이거든..?
나도 갑자기 널 만나지 않으면 무척이나 괴로울 테지..그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
“ ..하지만..잠깐씩 만나서 얼굴만이라도 보는 정도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면서도 란은 벌써부터 마음이 조여왔다.
만나지도 말자니?
“ 아니..막상 널 만나면 내가 참지를 못할 것 같아서 그래...대신에 매일 통화를 하자...
아침, 점심 그리고 자기 전에...네 목소리를 들어야 나도 힘이 나지...”
“ 히잉~ 강인 씨...보고 싶어서 어떡해? 벌써 눈물이 나려는데...”
“ 하하...우리 사랑하는 애기....두 달치 몽땅은 불가능하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미리 할까?”
“ 강인 씨..사랑해..흑....”
란은 자신의 하체로 기어 내려가는 강인을 보면서 기어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모두에게 힘든, 아니 민에게만은 오히려 즐거운, 날들이 시작되었다.
연 역시도 란과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강인을 만나지 못하는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밤마다 방문을 꼭 걸어 잠그고는 자신의 음부를 만지면서 몸부림을 쳐야만 했다.
그나마 란은 민과의 관계 덕분에 육체적인 상실감은 거의 메울 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마음의 한구석이 텅 비어버린 듯한 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란과 연, 이 두 자매는 같은 이유로 한시라도 빨리 유월이 지나가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달력을 쳐다보며 지내고 있었다.
“ 하~ 그래...내가 뭘 기대했던 걸까?”
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쓸쓸히 돌아섰다.
딱히 남편을 원망하거나 탓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아니 그럴 입장도 못 되는 게 사실이니까...
누가 먼저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각자의 연인들을 바라보느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냥 익숙한 옷을 아무런 생각 없이 걸치듯이 가정이라는 틀을 구태여 깨려 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전의 약속처럼 오랜만에 올라온 남편을 속마음과는 달리 따스하게 웃음을 지으며 맞아들이고는,
밤에 야한 속옷과 향수를 뿌려 유혹하고 몸 밑에 깔려서 절정을 연기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어쩌면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대전에다 두고 온 어린 연인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안았을지도...
어찌되었던 이렇게 갑자기 남편을 찾아온 건, 그냥 너무 멀어지면 아들에게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딱히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단순하게 남자가 필요해서였다.
강인과 관계는 고사하고 얼굴마저 못 본지가(사실 만나기만 한 적이 몇 번은 되던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밤마다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를 달래며 잠이 드는 것도 한두 번이지...너무나 힘이 들었다.
지금 같아서야 차라리 강인과 그렇게 되기 전이 오히려 나을 것만 같았다.
그때는 무심하게 참고 넘어갈 만했으니까...
하지만 남자, 그것도 금단의 열매가 주는 쾌락에 완전히 중독이 되어버린 지금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강인을 처음 만날 때처럼 아무 남자나 붙들고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택한 방법이 이거였던 것이다.
짜릿한 즐거움은 없었지만 부담이나 죄책감이 필요 없는 아주 자연스럽고 쉬운....
정부에게 정절을 지키고 싶어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그나마 남편을 이용해 성욕을 해결하려는....
하~, 언제 우리의 부부 사이가 이런 대용품 정도로 전락한 걸까?
그러나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하기야 자신이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들이닥친 거니까...
사실 계획에 있던 것도 아닌 충동적인 일이었다.
금요일에 저녁식사를 하다가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해외출장을 간다는 란의 말을 듣자
내일이 아니면 당분간은 도저히 움직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나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란도 대단했다.
어쩌면 자신보다 더 힘들 것이 분명한데도 잘 참아냈다.
물론 강인과 전혀 만나지 못하는 걸 자신이 알고 있다는 걸 모르는 상태에서
란이 늦거나 외박을 한다면 그건 당연히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연은 유심히 살폈지만 오히려 전보다 훨씬 빨리,
그것도 너무나 착실하게 꼬박꼬박 들어와서 실망(?)을 시켰다. (민과 란의 관계를 몰랐으니 당연히..)
무슨 심보였을까? 란이 강인을 배신하기를 은근히 기대한 건?
어찌되었던 간에 그런 란을 보면서 덩달아 억지로 참아보긴 했었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자신만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 아앙~ 좋아...사랑해요...부장~님....”
“ 헉~ 헉~”
연은 안방에서 요란하게 들리는 끈적하면서도 열기가 어린
신음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를 뒤로 하고 남편의 아파트를 몰래 빠져 나왔다.
“ 어떡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되돌아 서울로 올라가면 되긴 하겠지만 집으로 들어가기에는 설명하기가 조금 그랬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야 강인에게로 그냥 달려가 버리고 싶지만 그것도 안 되는 일이니...
어떻게든 하루를 보내고 들어가야 하긴 할 텐데 여기서 하루를 묵고 가느냐 아니면 서울로 가서 때우느냐 하는 문제였다.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일단은 모르는 남자와의 하룻밤 정사를 할 게 아니라면 이곳은 낯설고도 유쾌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간에 딴짓을 하는데다가 왠지 켕겨서 연락을 안 했던 나영을 보고 싶기도 했다.
강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하지는 못해도 남편을 만나러 왔다가 생긴 일 정도는 이야기를 하고 밤새 수다를 떨어도 좋은 상대였다.
“ 하~ 그래도 일단은 막상 올라가서 헤매질 않아도 되니깐 다행이네?”
주말이라서 혹시나 하고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나영이 다른 사람과 약속을 하기 전이었다.
그래도 단짝 친구라고 그 동안에 연락도 없었던 자신을 위해 아마 모든 계획을 취소할 작정인 것 같아 조금 미안했다.
자신이 아는 나영이라면 절대로 주말을 쓸쓸히 혼자서 방구석에 쳐 박혀서 궁상을 떨 친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 훗~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했던 걸까?”
나영의 집으로부터 가까운 강남터미널을 생각해 고속버스를 택했다.
그리고 일인 석이 아닌 게 좀 아쉽기는 했지만 그나마 창 쪽인 걸 다행으로 여기고는
시트를 뒤로 젖혀 다리를 쭉 펴고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릎을 겉옷으로 덮고 눈을 감았다.
아닌 척을 했지만 약간은 들떴던지 새벽잠을 설친 탓에 이제야 피곤함이 몰려든 것이다.
그래서 옆 좌석에 사람이 앉는 것을 느끼면서도 귀찮아서 그냥 모른 척하고 잠을 청했다.
이상한 일이다. 여기를 올 때마다 남편의 외도를 확인하게 되는데,
막상 올라갈 때는 오히려 개운한 기분으로 달게 잠이 오다니....
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출발도 하기 전인데도 빠르게 잠으로 빠져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 으~응...얼마나 잔 거야?’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할 때까지는 깨지 않는 게 정상인데,
웬일인지 아직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도 잠을 깬 것이다.
‘ 이, 이건..? 어쩌지?’
그제서야 연은 그렇게나 달게 잠이 들었으면서도 자신이 깨어난 이유를 알았다.
언제 들어온 건지 무릎을 덮었던 겉옷과 치마를 헤치고 허벅지 근처에서 살결을 더듬고 있는 손 때문이었다.
투박한 느낌으로 보아 남자, 그것도 아주 젊지는 않은 듯했다.
아니, 거친 손의 느낌과는 어울리지 않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능숙하게 쓰다듬으면서
마치 애무를 하는 것처럼 섬세한 움직임으로 쾌감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아
여자 경험이 아주 풍부한 중년의 남자쯤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의 손놀림이 뛰어난 건지 아니면 자신이 말 그대로 욕구불만으로 발정이 나서
손끝만 툭 대도 물이 줄줄 흘러내릴 만큼 달아올라있던 것이지는 몰라도,
이미 팬티의 바깥 라인까지 침입한 낯선 방문자의 손길에 신음소리를 참아야 할 지경이었다.
연은 이제는 팬티 안으로까지 들어올지도 모를 남자의 손길에
깨어난 기척을 해서 자연스럽게 물러가게 해야 하는 지를 주저하고 있었다.
선뜻 티를 내기에는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것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그냥 모른 척하고 이 짜릿함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사실 이런 손길을 받아본 지가 오래지 않았던가?
그리고 오늘도 이런 걸 바라고 남편에게 갔다가 허탕만 친 것이고...
‘ 아흑~’
그러나 그런 갈등의 시간도 그리 길지는 않았다.
역시 남자는 여자에 대해 굉장히 익숙한 것 같았다.
연의 반응에 이미 깨어난 걸 알아차렸는지 잠시 주저하는 사이에
그 틈을 타고 잽싸게 팬티 위로 음부를 직접 공략해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가 알아차리고도 주저한다는 것은 쉽게 거부하거나 소리를 치지 못하리라는 걸 잘 아는 남자였다.
이제는 도리가 없었다.
연도 이 남자도 이미 깨어있다는 걸 서로가 알면서도 모른 척을 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 아아~ 이 남자...너무 잘해....앙~’
부드럽게 골을 따라 손가락이 움직이자 팬티에 눌려 사그락거리는 음모와 함께
하늘거리는 꽃잎이 파르르 떨면서 갈라져 열리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손톱으로 긁듯이 그 패인 자국을 따라 꽃잎의 안쪽을 누르면서
아래위로 미끄러지던 손가락이 도드라진 음핵을 찌르는 것처럼 살짝 누르자
허리가 꿈틀거리며 구두 속의 발가락이 아프게 위로 휘어졌다.
“ 하악~”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질끈 깨물며 참았던 신음이 결국에는 작게 새어 나왔다.
“ 후후...역시...좋아, 좋아...그냥 그렇게 눈을 계속 감고 있으라고...
나도 만지는 걸 즐기는 이상의 큰 욕심은 없으니까...이런 행운만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야...
나중에 내가 먼저 내리고 난 다음에 눈을 뜨면...서로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부담이 없잖아?
어때 내 제안이? 좋다면...살짝 고개만 끄덕여...괜히 내숭은 떨지마...보지가 흠뻑 젖어있으니까...
전혀 위험하지도 않아...그대로 눈만 감고 가만히 살짝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신음이 새나가자마자 손가락으로 음핵을 지그시 누르면서
귓가에다 속삭이는 남자의 유혹에 연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예 엉덩이를 좌석 끝으로 조금 내밀고는 다리를 열어 몸을 완전히 눕히며
다시 겉옷을 끌어올려서 하체와 남자의 손을 완전히 가렸다.
‘ 아아~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 전혀 모르는 남자한테...함부로 몸을 열어주고...아흑~ ‘
하지만 복잡한 심경과는 달리 이제는 안심을 한 듯이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서 직접 음부를 만져오는 손길에 신음을 삼키기에 바빴다.
그래서인지 꽃잎을 헤집고 음핵을 희롱하는 것만으로는 양에 차지를 않는다는 듯이,
이제는 구멍을 파헤치고서 밀고 들어오는 손가락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한마디 이상이 파고든 상태였다.
그리고는 살짝 구부려 벽의 주름을 문지르면서 깊숙이 밀고 들어오자 연은 허벅지를 조이며 부르르 떨고만 있었다.
이미 자신의 팬티만이 아니라 남자의 손바닥까지 애액으로 적시고 있었지만 부끄러움을 느낄 정신도 없었다.
언제 남자의 손가락이 두 개로 변해서 자신의 질 속을 두드리고 휘저으며 엉덩이를 비비적거리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손을 더듬어 잡았는지 아니면 남자가 끌어다 주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를 않지만,
남자의 바지 지퍼를 열고서 손으로 굵은 성기를 쥐고 흔들다가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참으려 꽉 거머쥐었다.
둑이 터지듯이 아래에서 뜨거운 물을 줄줄 흘리며 부르르 떨다가 허벅지를 벌리고서 축 늘어지자
질에서 남자의 손이 빠져나가더니 성기를 쥔 연의 손을 조심스레 떼어내는 게 느껴졌다.
“ 후~ 정말...당신 끝내주는 여자야...당장에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하지만 참아야겠지...
다 왔어..그대로 있다가 나중에 천천히 내려...난 자리를 옮겨 빈자리에 있다가 먼저 갈 테니까..안녕...즐거웠어...”
“ 아흑~”
부스럭거리며 지퍼를 올리는 소리가 나고는 아쉬움이 남는 듯이
연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속삭이던 남자가 갑자기 젖가슴을 쥐더니 일어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도착을 알리는 실내방송, 그러나 연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왠지 지금 눈을 떠버리면 그 남자를 확인하고서 붙들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이것 정도는 괜찮을 거야...하지만 그걸 넘어서면....
연은 자신이 손톱이 부러지기 직전일 정도로 좌석의 손잡이를 꽉 거머쥐고 있다는 걸 몰랐다.
“ 강인 씨...식사는 제때 제때 해야 해...알지?”
“ 하하..걱정하지마...우리 란이는 나를 보고 싶어서 울고 그러지는 않지?”
“ 치~ 자기가 그러는구나?”
“ 어떻게 알았어? 좀 전에도 울었는데....”
“ 강인...씨...나....”
란은 농담인줄 알면서도 가슴이 울렁거리면서 강인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 에고~ 우리 란이 정말 울겠다...출장을 잘 다녀오고...백인 놈들이 꼬신다고 해도 절대 넘어가면 안 되는 거 알지?”
“ 가, 강인 씨~~!!!”
“ 하하하...에이~ 상관없어..나한테 들키지만 말아라...건강하게만 다녀와..알았지? 사랑해...”
“ 강인 씨..사랑해...갔다 와서 전화할게...쪽~”
“ 그래...쪽~”
매일 이 시간이면 하는 전화이지만 오늘따라 더 마음이 짠했다.
월요일 아침에 일찍 집에서 공항으로 바로 나가야 하기에
내일 저녁엔 통화를 하지 말고 일찍 자라면서 먼저 말을 꺼내는 강인이 고맙고 안쓰러웠다.
말은 하지 않지만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하루 종일 혼자서 책만 보는...그리고 자신과는 사랑도 나누지 못하는 상태...
강인에겐 미안하지만 자신은 매일 조카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전화를 끓을 때마다 못 견디게 보고 싶은데 강인은 오죽할까?...
“ 이모~ 뭐해? 빨리 안 오고?”
“ 아흑~ 미, 민아...”
기다리다가 답답했던지 언제 온지 알 수 없는 조카가 뒤에서 안아오면서 젖가슴을 잡아왔다.
집에 둘 밖에 없는 토요일이라 두 사람은 오후부터 아예 옷을 입지 않고 지냈다.
벌써 세 번이나 질펀한 사랑을 나누고는 자정이 다되어서 강인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잠시 건너온 것이었다.
물론 조카도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전화가 길어졌는데도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다가 이제야 들어온 것이리라...
이미 엉덩이 사이를 쿡쿡 찔러대는 딱딱한 성기와
자연스럽게 벌려준 가랑이 사이로 들어온 손이 질을 파고 들자
란은 달뜬 신음을 토하며 전화기를 내려놓고서 고개를 돌려 키스를 했다.
“ 이모...내가 해주는 걸로 부족해?”
“ 아니야...민아~ 아흑~”
“ 으응~ 그런데 이모 보지는 부족하다는데?”
“ 아앙~ 그건 네 자지가 너무 좋으니까 또 하고 싶어져서 그런 거지...”
“ 헤헤~ 좋아...오늘은 밤새도록 해줄게...일주일 동안 이모 보지가 쓸쓸하지 않게...”
“ 아흑~ 조, 좋아....아아아~”
란은 자신의 허리를 눌러 무릎을 꿇고 엎드리게 만들더니 어느새 입구를 더듬어 밀고 들어오는
굵직한 조카의 살기둥을 네 번째로 받아들이면서 그 회복력에 두려움과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물론 가장 큰 것은 벌써부터 오금이 저려오는 짜릿한 쾌감이었다.
“ 아학~ 커...좋아...끝까지 박아...어서...아학~”
“ 이모~”
민은 란의 허리를 잡고서 세차게 부딪쳐 가기 시작했다.
“ 휴~ 그래서...어쩌려고?”
“ 뭘 어째? 그냥 두고 보는 거지...”
“ 야~아~ 우리 연이 많이 대범해졌는데? 그런데...정말로 괜찮겠어?”
나영은 연과 집에서 편하게 옷을 갈아입고는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연의 심드렁한 대꾸에 조금은 놀라면서도 걱정이 되어 슬그머니 눈치를 살폈다.
“ 괜찮지 않으면? 난 별로 아쉽거나 불편한 게 없어....”
“ 너...이제는 진짜 남편하고 별로 애정이 없구나? 밉지도 않다니....”
“ 글쎄? 그렇게 되나?...”
“ 아니면? 혹시...너..죄책감에 그냥 눈을 감아주려는 거야?”
“ 뭐...뭔 소리야?”
연은 화들짝 놀라 애써 진정을 하려 했지만 쉽게 동요를 가라앉히기가 힘들었다.
“ 계집애...시침은? 전에 나이트에 갔을 때...너...먼저 간다고 메모만 남기고 사라진 날..사고 쳤지?”
“ 그...그건...”
“ 빨리 불어....너 그거 때문에 양심에 찔려서 그냥 넘어가려는 것 아니야?”
그제야 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강인의 집을 드나드는 걸 보거나 누구에게 들은 줄 알고 순간적으로 눈앞이 캄캄했었다.
“ 휴~ 그래...뭘 속이겠니? 그날...네 짐작이 맞아...하지만...그것 때문에 참는 건 아니야...
그건 민이 문제도 있고, 구태여 시끄럽게 만들 필요가 없어서 그냥 두는 거야...
어차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니? 만약에 한 지붕 아래에 있으면서 그런다면 또 다르겠지만...”
“ 너..많이 변했구나....휴...그러다가 네 남편이 이혼하자고 덤비면?”
“ 뭐...이혼을 하면 되지...”
“ 여, 연아?”
담담한 연의 말에 오히려 나영이 놀랐다.
“ 으응...지금 생각엔 그래...알아서 위자료와 살 방도를 챙겨주면 그냥 편하게 갈라서는 거고...
만약에 아니라면 좀 피곤해지겠지...뭐..그래도 컴퓨터에 있던 사진들은 따로 보관해두었으니까 발뺌은 못할 거야...”
“ 야....무섭다..무서워....”
“ 그러니까..구태여 지금 상태를 깨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깨진다고 해서 별로 겁나지도 않는다는 거야...”
“ 휴~ 나도 모르겠다..네 말을 들으니까 내가 뭐라고 조언을 할 거도 없겠다...자 술이나 마셔...”
“ 그래...나중에 또 닥치면 생각하고....”
연은 잔을 부딪쳐 가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란만 아니라면 자신이 먼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강인에게 매달릴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강인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오늘 같은 경우 그 남자와 몸을 섞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생활들이 처음 남편의 외도를 아는 순간부터 벌어졌을지도...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
강인의 존재가 자신을 타락으로 이끄는 걸까? 아니면 더 큰 타락으로 가는 걸 막아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