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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의 帝國 3-13,,,4부,,,혜진의 음몽(淫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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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957 회 작성일 24-02-05 07: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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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은 천강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잠자리에서 혜진은 통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그 잠자리마저도 한달에 한번 찾아올 정도로 천강과의 잠자리 횟수가
눈에 확 띄일 만큼 줄었다.
예전엔 사흘이 멀다하고 찾아오던 천강이 요즘엔 그녀의 처소에 발길이 뜸했다.


많은 후궁들을 거느린 탓도 있지만 그래도 거기까진 참을 수 있었다.
사흘이 멀다하고 사냥을 가는 천강에게 그녀는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들어 부쩍 잦은 출궁에 그녀는 부쩍 외로움을 느꼈다.
그 어느 누가 먼저 자신의 처소에 찾아와 말동무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혼자 외로워하며 지내는 날이 부쩍 늘었다.


그럴 즈음 조용히 은거하고 있던 오라버니 친구 이 욱이 한성에 들렀다 그녀에게
찾아와 인사를 드리러 왔다.
이 욱은 오라버니의 친구인 동시에 남편에게는 숙부가 되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그토록 예뻐해주던 이 욱을 보자 혜진은 마치 귀한 물건을 잃어버렸다가
수십년만에 다시 되찾은 것 같은 기쁨에 눈물이 나올 정도로 그를 반가이 맞이하였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서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혜진은 그를 한성으로 불러들이기로 하였다.
“숙부님,,,,,이젠 한성에서 남아 절 좀 도와주세요,,,,,!”
“마마,,,,,,망극하옵니다,,,,!소신 미력하나마 힘 닿는데까지 마마를 보필하겠사오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숙부님,,,,,이제 우리끼리 있을 땐 오라버님이라 부르겠어요,,,그러도 되죠?,,!”
“헛헛,,,,,!그리 하시옵소서,,,,,!”
“그렇다면 오라버님께서도 그 마마라는 소리는 빼고 누이라고 부르세요,,,,,!”
“마마,,,어찌 그런 불충을,,,,,,,!”
“아무려면 어떻습니까?,,,,,전 옛날 그 시절로 다시 되돌아 가고 싶어요,,,,오라버니와
꽃도 구경하고 물가에서 고기를 잡아 구워먹던 그 시절이 그리워요,,,,,,!”
“소신이 물고기 대신 꽃 구경은 실컷 해드리겠나이다,,,,!”
“오,,,,,!그래요?,,,,,,그럼 언젠가 저에게 구경 좀 시켜주세요,,,,,!”
“그리 하겠나이다,,,,!”


혜진은 이 욱 앞에서 어린 시절의 소녀로 되돌아갔다.
이렇게 마음껏 웃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두 사람은 오랜만의 해후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많은 정담을 나누었다.
이 욱은 종친부의 일을 맡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두 사람의 만남이 잦아졌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가면서 혜진은 점점 이 욱을 신뢰하게 되었고,
천강에게 털어놓지 못한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일까지 그에게 털어놓을 정도로 그에게 자신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 욱은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외로움의 그늘을 지워주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하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난지도 한달이 되어갈 무렵이었다.
혜진의 부친이 노환으로 인해 그만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나라안의 모든 조정중신들을 비롯하여 조문객들의 행렬이 끊어지지 않았건만 유독 한 사람은
아직까지 찾아와 향을 올리지 않았다.
다름아닌 혜진이 그렇게 믿고 의지하는 남편 천강만은 아직까지 참석치 않아 혜진의 가슴을
더욱 더 아프게 하였다.
그 일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갔다.


이 욱은 슬피우는 혜진이 보기가 안스러워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다.
두 사람은 조문객들의 시선을 피해 안채와 조금 떨어져 있는 뒷채로 향하였다.
뒷채의 마당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


“세상에 어찌 이런 심한 처사가 어디 있습니까?,,,,흑흑,,,,,!”
“마마,,,,,!폐하께선 이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가는 데다, 요즘 일이 워낙 많아 시간을
내시기가 힘드신가 보옵니다,,,그러니 그러려니 이해하시고 그만 눈물을 거두옵소서,,,,!”
“흑,,,흑,,,,,!숙부님,,,,,!”
“마마,,,,,,,!”
“숙부님,,,,,이제 전 혼자가 되었어요,,,,,!오라버니도,올케도 없는데 이 넓은 세상에 제가
믿고 기댈곳이 없다는 게 너무 슬퍼요,,,,,,,!”
“마마,,,,!소신이 어깨를 빌려드리겠나이다,,,,,,!”
“숙부님,,,,,!”
“마마,,,,,,!”


혜진은 눈물을 터뜨리며 이 욱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울었다.
이 욱은 그녀의 어깨가 파르르 떨며 우는 모습이 가여워 등을 토닥거리면서 위로를 해주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더 구슬피 울었다.
이 욱의 후각에 그녀의 머리결과 육향이 스며들어 가슴에 열기가 피어 올랐다.
그녀의 등을 쓰다듬던 그의 손이 스르르 내려가더니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른 이 욱.
혜진은 그런 이 욱의 손을 내버려두었다.
그녀는 북받쳐오르는 슬픔에 그의 손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 욱은 그녀의 허리를 두른 팔에 힘을 가하자 그녀의 몸이 바짝 밀착되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 물컹거리는 그녀의 젖가슴이 자신의 가슴에 밀착되면서 관능미가 물씬 풍기는 농익은
그녀의 육체를 음미할 수 있었다.
“숙,,,,부,,,,,,,님,,,,,,!”
“마마,,,,,!아니 혜진이란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었지,,,,,!”
“오,,,라,,버,님,,,,,!”
“혜,,진,,,,!이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구나,,,어릴 적 널 안은 이후 삼십년 만이구나,,,,,!”
“오라버니,,,,!”
“우리,,,아무 말 하지말자,,,,,단지 너와 이렇게 있고 싶구나,,,,,!”
“그래요,,,,,!”


두 사람은 서로를 안은 채 쏟아지는 달빛아래 서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지나간 추억을 되살린 두 사람은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팔은 여전히 혜진의 허리를 껴안고 있었다.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두 사람의 입술이 거의 동시에 열렸다.
“오라버님,,,,,,!”
“혜진,,,,!”
“나 옛날 입궁하기 전날 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그 때 오라버님께서 제게 해주신
입맞춤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데,,,,,!”
“혜진,,,,,,,!”


이 욱의 동공에 혜진의 고개가 끄덕이는 게 보였다.
그녀를 다시 봤을 때부터 그녀를 안고 싶었던 이 욱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입술을 가져버렸다.
혜진의 붉은 입술에 포개어지는 두터운 이 욱의 입술은 이윽고 하나가 되어버렸다.
혜진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혀가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그의 혀를 맞아들였다.
마치 떠났던 남편이 돌아오자 반갑게 맞이하는 아내처름 혜진은 이 욱의 혀에 자신의 혀를
부딪혀갔고 두 사람의 혀는 입안에서 타액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사랑을 해나갔다.
전류가 흐르는 듯한 전율을 느낀 혜진은 두 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읍~~~~~~음~~~음~~~~쯥~~~쯥~~하아~~~음~~!”
“쭙~~~쯥~~~츱~~~~!”


그녀의 허리에 두른 이 욱의 팔은 혜진의 둔부에 이르러선 어루만졌다.
손바닥 가득 전해지는 부드럽고도 탱탱한 둔부의 촉감에 힘을 주어 끌어안았다.
혜진의 고개가 순간 젖혀졌다.
이 욱은 한손으로 성이 차지 않자 이번엔 양 손으로 그녀의 둔부를 끌어안았다.
혜진의 둔부를 끌어 안아 올리면서 주물러댔다.
그런 와중에도 두 사람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았다.
혜진은 그의 손이 둔부를 주물러대자 흥분이 커져만 갔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전율에 혜진은 자신의 몸을 그에게 내맡기고선
그의 혀와 타액을 빨고 마셨다.
이 욱은 한 손을 둔부사이로 밀어넣었다.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말랑말랑한 살집과 함께 비벼지는 부드러운 음모.
상복안에 혜진은 고의를 입지 않아 그대로 전해지는 음부의 촉감은 이 욱의 욕정을
뜨겁게 달구어 놓고 말았다.
혜진은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음부를 자극하자 흥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치마안에 고의를 걸치지 않았던게 이렇게 커다란 흥분을 느끼게 된 혜진은 적극적으로
그의 목에 매달리게 되었다.


뜨겁게 재후를 한 두 사람의 귀에 애타게 찾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면서 타액의 실타래가 두 사람의 입술에 걸쳐져 있는게 보였다.


“오,,,라버님,,,,,사람들이 와요,,,,,!”
“,,,,,,,,,,,!”
“전,,,가봐야 해요,,,,,!”
“,,,,,,,,,,,!”


“마마,,,,,,어디 계시옵니까?,,,,,마마,,,,,,!”
“마마,,,,,,마마,,,,,,!”


혜진은 무척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그의 품을 빠져나와 뒤돌아섰다.
그녀가 걸어가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이 욱은 무슨 생각인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오라버님,,,!!”
“이대로 널 보냈다가 난 또 후회할 것 같구나,,,,,!”
“오라버님,,,,!”
“넌 모르지만 난 그동안 얼마나 후회하며 살아왔는지 넌 모를 것이다,,,,,!”
“,,,,,,,,,!”


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하인들과 나인,그리고 상궁들이 혜진을 찾았다.
순간 이 욱은 혜진의 손목을 낚아채듯이 잡아쥐고서 뒷채의 마당을 가로질러 갔다.
“오,,,오라버니,,,!”
“잠자코 날 따라오거라,,,,!”
“,,,,,,,,,,,,!”


뒷채의 후원의 담너머로 우거진 숲이 있었다.
혜진의 사가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자그마한 언덕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옛날
혜진이 숨바꼭질 하던 장소였다.
그곳엔 작은 폭포와 허리 높이의 웅덩이가 있었다.
사십년전 이 욱은 병수와 자주 수렵을 하던 곳으로서 종종 혜진을 데리고 다녔던 이 욱은
문득 이곳을 떠올리고선 혜진을 데리고 갔다.


“학,,학,,,오라버니,,,,천천히,,,!”
“저 곳만 올라서면 된다,,,,,,,!”
“이곳은,,,,,,!”
“너도 기억이 나는구나,,,,!예전 네가 철부지 소녀시절에 날 졸라 따라왔던 곳이지,,,,!”
“이제 기억이 나요,,,,!”


혜진은 천천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달빛이 은은하게 그들의 머리위로 내려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이 재회의 입맞춤을 나누기에 더할나위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
두 사람은 지난 수십년의 세월끝에 다시 이렇게 재회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널 그렇게 떠나 보낸 후,난 얼마나 가슴아파 했는지 모른다,,,,!”
“오라버님,,,,,,,!”
“기억하느냐,,,이곳에서 너와 난 미래를 약속했던 것을,,,,,!”
“네,,,기억나요,,,,!”
“그때처름 다시 한번 약속하자,,,,!”
“,,,,,,,,,?!”
“지금 당장 이 자리서 대답을 아니해도 좋다,,,!너의 마음속에 내가 남아 있다면 
내 마음을 받아 줄 수 있겠느냐?,,,난 너와 내 마지막 인생을 함께 하고 싶다,,,,!
이런 내 마음을 받아 줄 수 있느냐?,,,,,!”
“오,,,,라,,,,버,님,,,,,!”
“당장 대답을 안해도 좋으니 약속만 해다오,,,,,!”
“네,,,,에,,,,,,!약속할께요,,,,,!”
“네가 내 마음을 받아 들이겠다면 나에게 너의 정조를 주겠다고,,,,,!”
“오라버님,,,,,,!”
“네가 마음을 나에게 굳혔다면 나의 아내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해다오,,,,!”
“네,,,오라버니,,,,!약속드릴께요,,,,,!”
“그리고 나의 아이를 낳아 주겠다고 약속해다오,,,,,,!”
“오라버님,,,,,,!!제가 오라버님께 약속할께요,,,,제가 오라버님에게 안겼을 땐 그때
전 오라버니의 아내가 될께요,,,,!그리고 당신의 품에 우리의 아이를 안겨 드리겠다고
약속드릴께요,,,,,!”


혜진은 약속을 하고 말았다.
첫 입맞춤을 하던 그날 밤과 똑 같은 장소에서 또 한번의 같은 약속을 하였다.
이 욱은 혜진을 바라보며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혜진,,,,,,,!우리 그때로 돌아가 보지 않겠느냐?,,,,,!”
“오라버님,,,,,,,!좋아요,,,,,,저도 그 순간이 제일 그리웠어요,,,,,!”


두 사람은 달빛아래 다시 입맞춤을 해나갔다
혀와 혀가 부딪히면서 타액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몸을 꽉 껴안았다.
이 욱의 손은 혜진의 풍만한 둔부를 안아쥐고 그녀의 입술을 탐닉해갔다.
혜진의 복부에 맞닿아진 그의 상징은 혜진을 걷잡을 수 없는 흥분의 늪에 빠뜨리고 말았다.
기나긴 입맞춤이 끝나고 혜진은 그의 앞에 서서 떨리는 음성으로 말을 건네었다.
“이제 남은 게 제 몸을 보여드리는 일만 남았군요,,,,!”
“혜진,,,,,!난 우리의 첫날 밤에 너의 모든 것을 보고 싶구나,,,그 땐 너의 알몸의 구석구석을
내 눈으로 보고, 혀로 너의 육체의 맛을 보고 내 것을 너의 몸 안에 넣을 것이다,,,,,!”
“아아~~~오~라~~버~님~~~~!제가 오라버님 앞에서 옷을 벗게 되는 날, 그때 절
오라버니의 여자로,,,그리고 절 오라버니의 아이를 가지게 해주세요,,,,,!”
“혜진,,,,,넌 그날 나의 여자이자 내 아이의 엄마가 될 것이다,,,,,,사랑한다,,,,,,!”
“오라버님,,,,,당신을 사랑해요,,,,,,!”
두 사람은 서로의 미래를 굳게 약속하면서 약속을 잊지않기 위해 서로의 몸과 입술을
지금껏 나누었던 입맞춤보다 더 뜨겁고 열정을 쏟아 입맞춤을 해나갔다.


혜진과 이 욱은 그날 밤 이후 연인의 사이가 되었다.
두 사람은 침궁에서, 때로는 종친부의 전각 안에서 입맞춤을 나누면서 두 사람만의
약속을 지켜나갔다.
혜진의 마음은 이욱에게 점점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혜진은 아직까지 남편에 대한 정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누가 뭐라하여도 혜진 그녀는 천강의 정실이자 황후였다.
혜진은 두 남자의 아내이자, 연인이다.
두 남자중 한사람을 선택해야만 했다.
황후의 신분을 버리고 평범한 신분으로 살아갈 지도 모른다.
아니면 현재의 지고무상한 황후의 자리를 지키면서 관계가 소원해진 남편과 살을 맞대고
이대로 살아갈 지 선택을 해야 했다.
가문과 부귀영화를 버리고 이 욱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이대로 애정이 식은 부부관계를
지속시킬 것인지 갈등에 휩싸였다.
사랑을 택하자니 가문의 몰락은 둘째 치더라도 폐서인으로 쫓겨나는 것과 동시에
끝내는 사약을 받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자 망설여졌다.
그렇다고 이대로 애정이 식어버린 부부관계는 도저히 회생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혜진을 곁에서 지켜보던 이 욱은 그녀의 고민이 자신으로 인해 비롯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자 그녀에게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곁에서 말벗이 되어 주었다.


혜진의 침궁.
창문 틈 사이로 짙은 어둠이 내다보였다.
밤이 깊어 가건만 이 욱은 그녀의 침궁에 머물고 있었다.
벌써 퇴궐하여 잠들어 있을 이 욱을 혜진이 붙들어 매고 있었다.
나란히 침상에 걸터앉아 다정하게 속삭이는 혜진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엔 그의 팔이 둘러져 있었다.


“전 오라버님이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동안 무척 외로웠던 모양이구나,,,,!난 네가 이런 줄 몰랐었다,,,,!”
“그나마 이제라도 오셨으니 이젠 절 떠나지 마세요,,,,,,!제 곁에 계셔 주세요,,,,,!”
“네가 원한다면,네가 있어 달라고 할때까지 네 곁에 있어주마,,,,,,!”
“그 약속 지켜 주실거죠?,,,,,!”
“누구의 명이라고 내가 감히 거역하겠느냐?,,,,,,!”
“아이,,,,참,,,!그럼 내 명이라면 다 따르겠어요?,,,,,!”
“분부만 내리신다면 뭐든지 다 하마,,,,,,!”
“그렇다면 오늘 밤 제 곁에서 있어주세요,,,,!”
“혜진,,,,?!”
“지금 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혹 그 생각 하시는 게 아녜요?,,,엉큼하시긴,,,!”
“끄으~~~응,,,,,!”
“아무려면 제가 이곳에서 오라버니에게 제 몸을 바치겠어요?,,,,!”
“그렇다면 왜?,,,,,,!”
“이대로 잠들었다가 깨어나 아무도 없으면 무섭고 얼마나 허전한지 몰라요,,,,!”
“그 정도 였더냐?,,,네가 이토록 마음이 아픈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다 내 탓이다,,,,!”
“오라버니,,,,그건 오라버니 탓이 아니예요,,,,그이탓도 아니고요,,,,,!”
“,,,,,,,,,,,,,!”


혜진의 두 눈에 반짝거리는 물기는 어느새 작은 이슬방울로 맺혀져 그녀의 뺨을 적셔갔다.
그런 연인의 모습을 본 이 욱은 그녀를 안았다.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는 사이에 그녀에 대한 연민의 정이 깊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입술을 포개고 상대의 혀를 받아들였다.
“으~~~~음~~~음~~~~!”


그렇게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 처소 밖에서 내관의 목소리가 들려와
두 사람만의 달콤한 시간은 끝이 났다.


“폐하께서 납시었사옵니다,,,,,!”
“어서 오시옵소서 폐하,,,,,,!”
“안에 계시는가?,,,,,!!”
“네,,폐하,,,,,!”


침궁의 문이 열리면서 황룡포를 입은 천강이 내관들을 거느리고 들어섰다.
혜진과 이 욱은 어느새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일어서서 예를 올렸다.
“숙부님께서 와 계실줄은 몰랐습니다,,,,!”
“폐하,,,,,!어서 납시옵소서,,,,!”
“숙부님께서 종친부의 일을 도맡아 하시니 한결 마음이 편안합니다,,,,!”
“송구스럽 사옵니다,,,,,!소신에게 그런 막중한 소임을 맡겨주시어 소신은 폐하와 황후마마의 하해 같은 은혜를 어찌 갚을 지,,,,,,!”
“숙부님,,,,종종 찾아오시어 황후의 말벗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네 폐하,,,,그리 하겟나이다,,,,!!”
“숙부님이 오랜만에 오셨으니 술이라도 한잔 대접해드리지요,,,!”
“,,,,,,,,!”
“,,,,,,,,,,,!”


잠시 후, 술상이 차려진 탁자에 마주보고 앉은 세 사람.
이 욱은 천강과 술을 대작하였다.
천강은 이 욱에게 술을 따라주며,
“숙모님께선 잘 계십니까?,,,함께 오셨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하겠나이다,,,,,안 그래도 마마님을 뵙고 싶어 하더이다,,,,!”
“이젠 한성에 자리를 잡으셨으니 종종 뵈었으면 합니다,,,,,,!”
“분부대로 따르겠사옵니다,,,,,!”
“듣자하니 요즘 두분이서 가까워 지셨다길래 처음엔 그러려니 했었는데 막상 보니
오누이 처름 보입니다,,,,,!그래 무슨 얘기들을 주고 받으셨습니까?,,,,,,!”
“,,,,,,,,,,,!!”


순간 이 욱과 혜진은 당황하여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다간 목숨이 위태로울 상황에 처해질 것이기에 두 사람은 긴장하였다.


“소신이 종친부의 재정문제로 인해 무례를 무릎쓰고 찾아왔나이다,,,,!”
“그러셨습니까?,,,,,한데 황후께선 어찌 얼굴이 안좋아 보이는데,,,,,!”
“아,,아니옵니다,,,,,!”
“쯧쯧,,,이제 종친부에 관한 일은 숙부님께 맡기고 황후께선 편히 쉬도록 하시오,,,,!”
“네,,,그리 하겠나이다,,,,,!”
“숙부님,,,,,이조 판서를 맡아 주셔야 겠습니다,,,사양치 마시고 내일부터 맡아 주시지요,,,,,!”
“황은이 망극하옵나이다,,,,,!”
“내 조만간에 숙부님 내외분을 궁으로 초대할 것이니 그리 아십시오,,,!”
“소신은 이만 물러가옵니다,,,,모쪼록 편안한 잠자리가 되시옵소서,,,!”


이 욱은 침궁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였다.
혜진과의 약속이 깨어진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 자리엔 자신보다 천강이 있는게
그녀를 위하는 길이었다.
“미안하구나,,,,,하지만 꼭 널 내 신부로 맞이할 것이니 그때까지 기다려 다오,,,,,!”
“그나저나 이젠 바빠지겠군,,,,이조판서라?,,,,,,헛헛,,,,,!”


종친부와 이조판서를 겸임한 이 욱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다.
오전과 오후에 한번씩 혜진의 처소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제외하곤 그는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마침 그가 집에서 쉬는 날에 궁에서 내관이 찾아와 입궐하라는 첩지를 전해주면서
이 욱 내외가 함께 오기를 바란다는 분부를 전해들었다.
이 욱의 처 현정은 그 소식을 듣는순간 가슴이 일렁거리었다.
여지껏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던 그녀였다.


그녀는 시집올 때 가져온 연자줏빛의 한복을 꺼내입고 동경을 쳐다보았다.
단정하게 빗어넘긴 검은 머리결은 윤기가 흘러 넘쳤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절색의 미부가 동경안에 비쳐졌다.
거울을 보면서 치장을 하는 현정의 가슴은 두근두근 콩닥콩닥 뛰었고, 그녀의 손은
잔경련을 일으켰다.
 
“왜 그러시오?,,,,,!”
“아닙니다,,,,!폐하께선 왜 저희들을 찾아 계십니까??,,,,,,!”
“아마 성찬을 내리실 듯 하오,,,그러니 부인께서도 최대한 예를 갖춰야 하오,,,,,!”
“제 걱정은 마세요,,,,,,!”
“나보다 더 부인이 더 긴장하니 하는 말이오,,,갑시다,,,이러다 늦겠소,,,,,,!”


현정은 생전처음 타보는 꽃가마에 가슴이 조마조마 하였다.
아니 마치 시집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뇌리속으로 파고들었다.
천룡성에 입궐할 생각을 하니 안절부절 하였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자 이 욱은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기위해 말을 꺼내었다.
“그리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그저 묻는 말에만 대답만 하면 되오,,,,!”
“네,,대감,,,,,!”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나서도 그녀의 심장박동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다.
마치 운명의 만남을 예견하고 있는 건 아닐까 보여졌다.
 
황궁의 내전.
이곳은 귀한 손님들을 대접하는 전각으로써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지금 이곳에 천강과 혜진,그리고 이 욱과 그의 처 현정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모든 것이 생소한 데다 화려한 궁 안의 모습에 현정은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게다가 천강이 주는 술을 서너잔 받아마신 터라 그녀의 얼굴은 잘 익은 홍시처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혜진 또한 이 욱이 따라주는 술을 거부하지 않고 마신 터라 약간 취기가 올라 있었다.
“숙모님께서 이리도 고우신 분이신지 몰랐습니다,,,,!”
“과찬의 말씀에 몸둘바를 모르겠나이다,,,,,,!”
“아닙니다,,,,!그동안 소문만 듣다가 이렇게 뵙고보니 정말 고우십니다,,,,!”
“마마에 비하면 쇤네는 반딧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정은 이 욱의 친구의 여식이었다.
오랜 지기였던 친구가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가지 않은 이 욱에게 자신의 딸을 시집보냈다.
어릴 적부터 미색이 뛰어난 현정은 지금에 이르러선 절색가인에 가까울 만큼 무척이나 곱고
예쁜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인상을 지닌 현정에게 천강은 관심이 가는 듯 보였다.
수줍음을 잘 타는 현정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자신을 보는 천강의 시선에 몸둘바를 몰라 하였다.


“허허허,,,,,!”
“네 폐하,,,정말 좋사옵니다,,,,,!”
“와서 보니 어떻습니까?,,,,,,!”
“이리도 크고 화려한 줄 몰랐사옵니다,,,,,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옵니다,,,,!”
“그렇다면 종종 오시지요,,,제가 따로이 영패를 하나 만들어 드리지요,,,,,,!”
“망극하옵니다,,,,,!”


천강과 현정은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천천히 궁 안을 산책하였다.
그 뒤를 이어 혜진과 이 욱이 걸음을 옮기면서 앞서 걸어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숙모님께서 이곳이 마음에 드나 봅니다,,,,,!”
“그럴만도 하지요,,,,!그나저나 집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옵니다,,,,!”
“숙모님께서 저리도 좋아하실 줄 몰랐어요,,,,,!”
“마마,,,,!”
“듣자하니 삼일 후에 천룡사에서 연등행사가 있다고 하던데 거길 다녀올까 합니다,,,!”
“폐하께 주청드려 보시지요,,,,!이번에 폐하와 부부간의 정을 다져보시지요,,,,!”
“그분께서 과연 나와 같이 가실련지 의문이 드는군요,,,,!”
“마마,,,,,,!”
“날씨가 참 좋습니다,,,,언제고 꽃구경이나 했으면,,,,!”
“마마께서 좋으시다면 언제라도 제가 멋진 곳을 구경 시켜 드리겠나이다,,,,,!”
“정말이십니까?,,,,,그곳이 어딘지 알려주세요,,,,!”
“인왕산 아래 화원이 있사옵니다,,,,소신도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 마마님께서
보시면 크게 만족하실 것입니다,,,,,!”
“왜 이제야 그런 사실을 말해주십니까?,,,,,!혹 숙모님과도 가보셨습니까?,,,,!”
“아니옵니다,,,,!아직,,,같이 가본적이 없사옵니다,,,,,!”
“그렇다면 좋아요,,,,,!”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 천강과 현정은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현정은 제국을 세운 황제와 나란히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꿈이라고 느껴질만큼 좋았다.
그동안 그에 대해서 수많은 얘기와 소문을 들었다.
호랑이 같은 인상에 무척 무서운 분이라고 소문이 나돌았다.
남편인 이 욱에게 물어봤지만 이 욱 또한 한성을 떠나 있었기에 황제를 본적이 없었다.


현정은 몇일 전 희한한 꿈을 꾸었다.
자신이 만조백관 앞에서 한 사내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꿈이었는데 머리는 온통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하고, 봉황이 그려져 있는 화려하면서도 위엄을 갖춘 예복을 입은 자신이
궁궐에서 국혼(國婚)을  치루고 있었다
자신이 사내의 손을 잡고 나란히 단상에 올라 황금보료가 깔린 의자에 앉아 모든 신하들의 절을 받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일년 후, 자신이 사내아이를 출산하였고 갓난아기를 안고 기뻐하던 자신을 보았다.


“숙모님,,,!”
”네,,,말씀하시옵소서,,,,!”
“아까 왜 날보고 깜짝 놀라셨는지 궁금하였소,,,,왜 그리 놀라셨는지 말씀 해주시오,,,!”
“폐,,,폐하,,,,!그,,그건,,,지금,,,말씀 드리기가,,,!”
“혹시 날 전에 보셨소,,,?!”
“아니옵니다,,,,,전 오늘 처음 폐하의 용안을 뵈었사옵니다,,,!”
“한데 어찌 놀라셨소?,,,마치 예전에 무척 잘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소,,,,,,!”
“폐하,,,,,,!지금은 밝힐 순 없사오나 차후에 모든 걸 말씀드리겠나이다,,,,,,!”
“그렇다면 숙모님을 자주 봐야겠구려,,,,그래야 그 얘기를 들을수 있지않습니까?,,,,!”
“폐,,,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제가 사람을 보내 이리로 모시겠소,,,,,!”
“폐,,하,,그,,그건,,,!”
“숙모님께선 꽃을 좋아하십니까?,,,,,!”
“꽃을 싫어하는 여인네가 어디 있사옵니까?,,,,,,한데 그건 왜 물어보시는지요?,,,,,,!”
“삼일 후에 천룡사에서 연등행사가 있다오,,,,,!나와 함께 그곳에 참석하지 않겠습니까?,,,,,!”
“황후마마께선 아니 가시옵니까?,,,,,그런 큰 연회엔 마마와 함께 가셔야 하지 않습니까?,,,,!”
“난 지금 숙모님께 말하는 것이오,,가시겠소?,,,아니 가시겠소?,,,,,,,!”
“폐,,,,하,,,,,,!”
“숙부님이 마음에 걸리어 그러는 것이오?,,,,!”
“아니옵니다,,,,,!쇤네는 다만 너무 뜻밖의 초대에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허허,,,,그럼 가시는 겁니다,,,,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내 곁에 두질 않습니다,,,!”
“,,,,,,,,,!”
“난 숙모님께 그 대답을 꼭 들어야겠소,,,,,!”
“,,,,,,,,,,,,,,,!!”


천한제국에서 제일 명망이 높은 사찰인 천룡사에서 연등축제가 열렸다.
어둠에 묻힌 인왕산을 오색찬란한 가지각색의 등불들이 수놓은 광경을 보기위해 제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속에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인파속에 섞여 있는 혜진과 이 욱은 나란히 서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을 바라보면서 어깨를 밀착시킨 채 서로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여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이게 다 오라버니 덕분이예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난 사실 네가 거절할까봐 마음을 졸였었다,,,,,!”
“제가 왜 거절하겠어요?,,,,,,!오히려 제가 더 고마워 해야 하는데,,,,,,!”
“웃는 모습을 보니 내가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호호,,,,!우리 이제 저기한번 가봐요,,,,,!”
혜진은 들떠 있었다.
그녀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욱의 마음또한 흐뭇하였다.
두 연인의 앞에 누군가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아니,,이게 누구시옵니까?,,,,,노평대군이 아니시옵니까?,,,,,여기엔 어쩐 일이시옵니까?,,,,,,!”
“허허,,,,,자넨 여기 어쩐 일이신가?,,,,,!”
분위기를 깨뜨린 장본인은 이조좌랑 김 주철과 스님 한사람이었다.
“하온데 이분은 누구시옵니까?,,,,,,,!어디선가 뵌 듯 낯이 익은데,,,어디서 봤더라?,,,,!”
혜진은 순간 아차 싶어 가슴이 조마조마 하였다.
그 때 이 욱이 나서서 그녀를 위기에서 건져내었다.
“인사하게,,,,,!내 집사람일세,,,,,!”
“아 그러시옵니까?,,,,,!”
“군부인마님,,,,!소인이 인사올립니다,,,!”
“네에,,,,!”
“두분께선 머지않아 원하시는 것을 얻으실 것입니다,,,시련이 따르겠지만,,,,그럼,,,,!”


혜진은 얼굴이 상기된 채 이 욱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아내라고 말한 이 욱의 말에 그가 진정으로 자신을 아내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자 가슴이 일렁거렸다.
“미안하구나,,,!너의 허락도 없이 널 나의 아내라고 말해버렸구나,,,,!”
“오라버님,,,,!”
“하지만 난 널 아내로 말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넌 반드시 내 아내가 될 거라고
난 굳게 믿으니까,,,,,!”
“오라버니,,,,,,!전 기다릴꺼예요,,,,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릴 거예요,,,,!”
이 욱과 혜진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혜진과 이 욱은 천룡사의 곳곳을 구경하던 중, 걸음을 멈추고 한 곳을 바라보았다.
저만치 앞에서 걸어오는 한쌍의 남녀가 나란히 다정한 모습으로 자신들의 앞으로 다가오자,
이 욱은 혜진의 손을 끌고 인파속으로 숨었다.
“오라버님,,,,,!갑자기 왜 그러세요?,,,,,!무슨 일로 그러세요?,,,,,!”
“돌아보지 말거라,,,,,그냥 이대로 잠시 있자,,!”


이 욱은 그렇게 말하고는 혜진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혜진은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을 따랐다.


잠시후 그들의 등 뒤로 한쌍의 남녀가 지나가고 있었다.
푸른 도포를 걸친 사내와 연적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이 다정히 손을 잡은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천강과 현정은 천룡사 안을 누비며 정담을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앞에 두 노승이 걸어와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였다.
“어서 오시옵소서,,,,폐하,,,,,,!”
“태사,,,!오랜만이구려,,,,,!”
“그렇지 않아도 국화주가 잘 익어 폐하께 연락을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허허허,,,,!”
“옆에 계신 분은 법호가 어찌 되시오?,,,,,,!”
“인사드리게,,,,,,제 사제인 무초라 하옵니다,,,,!”
“소승 무초(無草),,,,폐하를 뵙게되어 커다란 광영입니다,,,,,!”
“폐하,,,,,!소승이 아이를 시켜 갇다 드리겠나이다,,북선암이라면 두 분이서 정담을 나누시기에 좋을 듯 하옵니다,,,,,,!”
“고맙소,,,,그럼,,,기다리겠소,,,,,,!”


두 노승은 천강과 여인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말문을 열었다.
“좀 전에 여기 오다 한 부인을 봤었지요,,,,,!한데 그 분의 운명이 좀 전에 폐하와 있던 부인과
묘하게도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헛허허,,,,,!좀 전에 계신분은 머지않아 귀한 분이 될 것이네,,,,,!”
“사형께서도 알고 계셨사옵니까?,,,,,,!”
“자네가 보았다는 그 부인은 자신의 진정한 둥지를 찾아갔을 뿐이네,,,,이제 그만 돌아가세,,,!”
“사형이 담궈논 그 국화주를 주신다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허허허,,,,,!”
“예끼,,,이 사람,,,,!딱 한동이일세,,,,,,!”
“허허허,,,헛헛,,,,,,!”


천룡사의 경내가 바라다 보이는 중턱에 자리잡은 통나무로 지어진 모옥.
이곳은 외부 손님중에서도 장군부의 수뇌급이나 고위관리들이 쉬었다가 가는 곳이었다.
모옥의 마당 앞에 북선암 글자가 새겨진 현판이 세워져 있었다.
현정은 가슴이 떨렸다.
남편에겐 친정에 다녀온다고 거짓말을 하고 천강과 함께 연등 축제에 참가한 현정은
누가 자신을 알아볼까 싶어 조마조마 하였다.
하지만 누구 하나도 그녀를 알아보는 이가 없어 일단은 한숨을 돌린 현정은 이번엔
이 외진 곳까지 오게되자 바짝 긴장이 되었다.
좀전까지 손을 잡고 어깨를 맞대며 돌아다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평생 외간 사내와 이렇게 단둘이 있어 본 적 없던 현정은 여기까지 오게되자
긴장감속에서도 천강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구경하시느라 힘이 드셨는줄 압니다,,,,게다가 보는 이목도 많아 마음을 졸이고 계신 듯하니
자정쯤엔 아마도 끝나게 될 것이니 그때까지 나와 얘기나 나누시디가 가시지요,,,,!”
“네,,,,,폐하,,,하온데 여긴 어찌?,,,,,,,!”
“이곳은 내가 그분께 입은 구명(求命)의 대가라고 하시면 됩니다,,!그분이 아니면 지금쯤
숙모님과 이렇게 단둘이서 서 있지를 못했을 테니까요,,,,,!”
“아,,,,,!”
“자,,,이제 밤공기가 차가우니 안으로 드십시다,,,,!”
“네,,,,폐하,,,,,!”


잠시 후 어린 사미승 하나가 술병 하나와 안줏거리를 들고 와선 내려놓고 가버렸다.
“자,,,내 잔을 받으시지요,,,,,,!”
“아니옵니다,,,,폐하,,,,,!제가 폐하께 한잔 따라 올리겠나이다,,,,,!”
쪼르르,,,,,!
“이번엔 내가 한잔 따라 드리지요,,,,,,!”
“우리의 만남을 위해 건배나 합시다,,,,!”
“건배,,,,,,,!”


현정은 술이라곤 합환주외엔 먹어보지 못했다.
천강이 따라주는 국화주를 한잔,두잔 하는 사이에 몸에서 열기가 느껴지는 동시에 취기가
서서히 올라오자 현정은 그만 긴장의 끈을 놓아버렸다.
모옥 안은 국화향이 가득 퍼져 있었다.
현정은 국화향에 서서히 취해가고 있었다.
그녀의 목덜미와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제가 술이 과했나 보옵니다,,,!”
“아니오,,,,,!설령 취한다고 한들 여긴 숙모님과 나, 단 둘뿐이잖소,,,,!자,,,,,한잔 받으시오,,!”
“이러면 안되는데,,,,,!”
“숙모님,,,,이제 꿈얘기를 말씀해 주시오,,,무척 궁금하오이다,,,,!”
“그,,그게,,,,좀,,,낯부끄러운,,,!”
“그게 뭐가 어때서요?,,,,나와 숙모님 둘 뿐인데 내가 숙모님 흉을 보겠소,,,?!”
“그래도,,,,!”
“그럼 오늘 숙모님과 있었던 일과 하셨던 모든 말씀은 지워 버리겠소,,,이러면 되겠소이까?,,,!”
“네에,,,,,!”
“그 대신 모두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하나도 남김없이,,,,,!”
“네,,,폐하,,,,,!”


현정은 천강의 말을 믿고 자신의 꿈을 털어놓았다.
꿈속에서 어떤 사내와 혼인을 치룬 뒤 첫날 밤을 치루는 장면과 그 후 자신의 몸에서
아들을 낳는 장면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꿈속에서 첫날 밤을 치뤘던 사내가 바로 천강이라는 것까지 고백하고 만 현정은
어찌나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말을 모두 듣고 난 후. 천강은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그래서 날 보자 말자 놀랬었소?,,,하하하,,,,!”
“,,,,,,,,,!”
“그 꿈속에 본 사내가 나였다니 나로선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소,,,,,!”
“네?,,,,,그게 무슨 말씀이옵니까?,,,,,,,!”
“꿈속에서 숙모님이 내 여자가 된데다 거기다가 내 아이를 낳았다니 기쁠 수 밖에,,,,!”
“폐,,,폐하,,,,,,!부끄럽나이다,,,,!”
“부끄러워 마시오,,,!그리고 이제 숙모님께선 그 얘길 숙부님께 말하였소?,,,,!”
“아니,,아직,,,,!”
“잘 하셨소,,,,!숙부님께는 꿈 얘기는 하지 마시오,,,,!”
“네,,,,,!그럴까 하옵니다,,,,폐하께선 제 얘기를,,,,아,,,,,,!”
“숙모님,,,,,,,,,,!”
“폐,,,하,,,,!”
현정은 눈 앞이 흐릿해지면서 휘청거렸다.
취기와 모옥안의 훈훈한 열기에 휩싸여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었다.
천강은 그녀의 손을 덥썩 잡고선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순간 그녀의 몸이 휘청거리며 천강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폐,,,하,,,,,,,!”
“숙모님,,,,,,,!”
현정은 천강의 품에 안겨 고개를 들어 천강을 바라보았다.
“제,,제가,,,과했나,,,읍,,,,,,,음,,,,,,,!”
현정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보았다. 자신의 얼굴로 다가오는 천강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위에 포개어 지는 것을,,,!
그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오더니 자신의 혀를 감아 올리자 현정은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는 그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그의 손이 자신의 몸을 더듬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치마가 그의 손에 의해 들려지면서 그의 손 하나가 자신의 하체를 더듬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허벅지를 매만지면서 천천히 허벅지 위로 올라가는 그의 손이 이윽고 자신의 몸 중심을
뒤덮은 걸 느끼었다.
현정은 한순간 이성을 찾은 듯 그의 손길을 제지하고 나섰다.
“폐,,,,,하아,,,,,이러시면,,,,아니되옵니다,,,,전,,,,폐하와,,,,,흐윽,,,,,,!”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소,,,,허나 난 숙모님을 꿈속이 아닌 지금 내 여자로 만들고 싶소,,,,!”
“으~~~~~응응~~~그~~런~~!!”
“숙모님의 마음도 날 원하고 있지않소?,,,,이렇게 말이오,,,,,!”
“으~~~~~흐으~~~응~~~~!”
순간 그녀의 치부를 뒤덮은 그의 손이 그녀의 대음순을 살짝 꼬집자 현정의 몸에서 반응을
보이면서 움찔거렸다.
현정의 치부를 가린 천쪼가리는 너무나 어이없게 그의 손에 벗겨졌다.
그녀의 음부는 그의 손길에 축축해져 질구에선 물기가 느껴졌다.
손가락에 비벼지는 끈적거리는 애액은 질구밖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젖어 있는 데도 날 외면해서야 되겠소?,,,,,!”
“흐으응~~~아~안되요오오~~~~~하아악~~~~~!”
“이미 그러기엔 늦었소,,,,!난 이제 숙모 당신을 취할 것이오,,,,,!”
“으~~~~으응~~~~!이러~~시~면~~안~돼~~~읍~~~~~읍~~~~~!”


현정의 입술을 재차 덮어버린 천강의 입술.
천강의 손은 그녀의 의복을 능숙한 솜씨로 벗겨내었다.
털썩,,,,!
천강의 손에 어느덧 그녀는 알몸이 되었다.
천강은 그녀의 입술을 탐하면서 자신의 바지를 벗어 던지고 그녀의 하체를 끌어당겼다.
그녀의 하복부와 천강의 하체가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현정은 자신의 하복부에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선 바둥거렸다.
자신의 정조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지자 그녀는 마지막 저항을 해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천강의 성난 양물이 자신의 보지에 이미 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읍~~~~~읍~~~~응~~~응~~~!”
‘이러면~~~~안돼~~~아~~아~~폐~~하아~~!’


“으~~~~~~~읍~~~!”
현정의 몸 안으로 짓쳐드는 천강의 양물은 순식간에 뿌리끝까지 박혀들었다.
현정의 보지안 깊숙히 박힌 양물은 보지안에서 꿈틀거렸다.
그제서야 천강은 입술을 떼어내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제 숙모 당신의 보지에 내 것이 들어갔소,,,,!느껴지오?,,,,,,!”
“아~~~~흐윽~~~흑흑~~!”
“이젠 우린 한 몸이 되었소,,,,!꿈에서 보았던 것처름,,,,,!”
“흑흑,,,,,!”
“이제 그만 단념하고 날 받아들이시오,,,,!내 당신을 정식으로 내 여인으로 만들 테니,,,!”
“나,,,난,,,,이제,,,어쩌면,,,좋아요?,,,,,,!”
“모든 것은 내게 맡기고 날 믿고 따라오면 되오,,,!”
“네,,,,!”
“이제 숙모님이란 말은 하지 않겠소,,,,,이젠 아니니까,,,,!”
“폐하께 제 모든 것을 맡기겠나이다,,,,,,!”
“고맙소,,,,,,,!”


현정은 꿈에서 본 사내에게 자신의 정조를 내주게 되었다.
비록 화려한 신방이 아니었지만 어쨌던 꿈속의 사내인 천강과 부부지연을 맺게 되어
무척 가슴이 떨렸다.
그녀의 알몸위로 천천히 천강의 근육질의 몸이 포개어졌다.
마흔의 농익은 여체는 사내를 간절히 원하였고, 천강은 그런 욕망을 충족시켜줬다.
잠시 후 모옥안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아~~~~하~~~~~악~~~!”
푹~~쩍~~푹~쩍~~~~!
“아~~~으응~~~응~~~윽~~~~~!”


같은 시각 이 욱과 혜진은 혜진의 친정인 천선부원군 박 상현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욱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분명히 집사람과 폐하였다,,,친정에 다녀온다고 하더니,,,,,!’
“오라버님,,,,,!”
이 욱은 두 사람,자신의 아내와 천강의 다정한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좀처름 믿기  힘들었다.
“오라버님,,,,,,무슨 생각을 그리 하세요?,,,,,!”
“아,,,!아니다,,,그저 이런저런,,,,!”
“오늘 오라버님 덕분에 무척 즐거웠어요,,,,,,!”
“그렇게 즐거웠다니 다행이구나,,,,,!”
“근데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혹,,,,,?!”
“아니다,,,,내가 잘못 본 것 같구나,,,,!”
“누굴 말씀 하시는건지?,,,,,,!”
“다음에 말해주마,,,,!!”


그렇게 다정히 말을 주고받는 사이 부원군의 저택이 보였다.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저택의 대문 앞에 이르른 두 사람은 헤어지기가 아쉬운 듯 머뭇거렸다.
“오라버님,,,,,!이제 언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다음엔 꽃 구경을 실컷 시켜주마,,,,,,!”
“그 약속 꼭 지켜주셔야 해요?,,,,,,!”
“약속하마,,,,,!”
“그럼 이만,,,,,,!”
혜진은 그의 앞을 지나쳐 대문 앞에 이르러선 대문을 한번,,두번,,세번,,두들겼다.
그러자 대문안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듯 소리가 들렸다.
“누구시오?,,,,,,!”
“궁에서 나왔느니,,,,,어서 문을 열거라,,,,,!”
“네,,,지금 나갑니다요,,,,!”


혜진의 뒷모습을 쳐다본 후, 뒤돌아 서서 발걸음을 옮기는 이 욱.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왠지 이대로 돌아가면 다시 그녀를 영영 못볼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욱이 세걸음 떼었을 때, 혜진이 그의 등뒤로 달려오며 그의 허리를 감았다.
“오라버님,,,,,!잠시만 이대로 있어줘요,,,,부탁이예요,,,,,!”
“혜진,,,,,,!”
“나,,,오라버님 없인 이 세상 너무 쓸쓸해서 못 살 것 같아요,,,,!”
“혜진아,,,,,!”


이 욱은 몸을 돌려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혜진의 두 눈동자에 맺혀있는 이슬을 볼 수 있었다.
제국의 안주인이자,지고무상한 황후의 신분인 혜진이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그것도 남편이 아닌 외간 사내 앞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이 욱은 혜진의 턱을 받쳐들고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두 입술이 겹쳐지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혀가 먼저 이 욱의 혀를 끌어당겼다.
이 욱은 그녀의 입술을 세차게 빨았다.
“흐읍~~~~읍~~~~읍~~~~!”
혜진은 이 순간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였다.
이 욱과 함께 어디론가 달아나 그와 함께 밤을 지새우고 싶었다.
두 사람의 입맞춤은 지극히 짧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짜릿하였다.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달래주기엔 너무나 아쉬운 짧은 여운을 남겼다.


이윽고 대문이 열리면서 하인들과 병수가 나왔다.
“마마,,,,,!이 밤에 어인 행차 이십니까?,,,,,,!”
“그냥 오라버니와 올케 언니가 보고 싶어서요,,,,,,!”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


대문 안으로 들어선 혜진은 발길을 멈추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전까지 그와 나누었던 입맞춤이 간절해진 것일까?,,,,!
“마마,,왜 그러시옵니까?,,,,,,!”
“아니예요,,,,오라버니,,,올케는요?,,,,,,!”
“잠시 나갔사옵니다,,,,,곧 들어올 겝니다,,,,,!”
“그래요,,,,,,!”


이 욱은 저 만치 떨어진 곳에서 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돌아서서 들어가는 그녀의 어깨가 유난히 축 저진 모습을 보자 이 욱은 가슴이 아팠다.
허나 어쩔 수 없었다.
아직까지 그녀와 인연을 맺기엔 너무나 커다란 장애가 남아 있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의 따가운 시선은 두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그녀가 받을 그 수많은 지탄과
손가락질을 생각하니 혜진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것같아 이 욱은 가슴이 저려 도저히
그녀에게 자신의 여자가 되어달라는 말을 할 용기가 없어졌다.


“미안하구나,,,,,,!어쩌면 너와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구나,,,,,!”
그때였다.
이 욱의 몸이 돌아선 순간 그의 앞에 웬 중년의 미부가 자신을 향해 말을 건네었다.
“여기서 뭘 하시는 겁니까?,,,,,노평대군,,,,,!”
“아,,,오랜만이오,,,,,,,!”
그의 앞에 선 여인은 병수의 처 수정이었다.
화사한 옷차림과 치장을 한 그녀의 용모는 사대부 여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그녀와 이 욱은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서방님을 찾아 오신 거라면 들어가시질 않고서 여기서 서성거리신 연유가 무엇인지요?,,,,!”
“헛허,,,,,!그 친구와 한잔 할려고 했더니 마마님께서 오시지 않겠소?,,,,,그래서 다음에 한잔
할려고 집에 가던 중이었소이다,,,,,!한데 이 밤에 어인 일이시오?,,,,,!”
“작은 동서와 천룡사에 다녀오던 길이지요,,,,!제가 대감이 오셨다고 전해 드릴까요?,,,,,!”
“아니외다,,,,그럼 다음에 찾아 뵙도록 하지요,,,,,,!”
“네,,,,!그럼,,,,,,!”


이 욱은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어 쓸쓸히 집으로 향하였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수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마마께서 대군과 깊은 사이라니,,,,,!어쩜 그럴수가?,,,,,,!”
“그것도 집 앞에서 입맞춤을 나눌 정도라면 보통 사이가 아닌 데,,,,,,!”
“조만간 큰 일이 벌어지겠군,,,,,,,!”


수정은 방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 혜진과 병수가 앉아 얘길 나누고 있었다.
“마마,,,,,,오신다고 연락을 주시지 않고 이렇게 불쑥 찾아 오시다니요?,,,,,!”
“그렇게 됐어요,,,,!”
“부인께선 잘 다녀오셨소,,,,,,!”
“네,,,동서랑 모처름 구경 잘하고 왔습니다,,,그런데 요 앞에 노평대군이 계시더이다,,,!”
“그 친구가 밖에 있단 말이오,,,,?허어,,이 친구왔으면 들어오질 않구?,,,,,,,,!”
“가셧습니다,,,,,!저하고 마주치자 안부만 전해달라고 하시고선 서둘러 가셨습니다,,,,,,!”
“허어,,,그 친구,,,,마마님께 인사도 드리지않고 에잉,,,쯧쯧,,,,,!”
병수는 이 욱이 왔다는 말에 반색을 하였다가 실망감에 혀를 찼다.
그런 반면 혜진은 당혹스런 표정과 함께 슬픈 표정이 드러났다.
그런 혜진의 표정을 수정이 놓칠리가 없었다.


‘분명해,,,,마마께서도 대군을 사랑하고 있는 게 확실해,,,,!’
수정은 자신이 목격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수정이 동서인 유진과 천룡사를 갔다오던 중, 짚 앞에서 두 남녀가 서로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수정은 그 두남녀가 바로 자신의 시누이이자 황후인 혜진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그 낯선 사내는 자신의 남편 친구인 노평대군이었다.


수정과 혜진 두 여인의 눈빛이 부딪히자 혜진은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올케의 눈빛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혜진은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 하였다.
“마마,,,자정이 넘었나이다,,,,,이제 편히 쉬시옵소서,,,,,대감,,,,!”
“마마,,,,,,,!그럼,,,,!”
병수와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올케언니,,,,,,!”
“네,,,마마,,,,,!왜 그러시옵니까?,,,,,,,!”
“잠시 할 얘기가 있으니까 남아 주세요,,,,,!”
“그리 하겠나이다,,,,,,!”


혜진과 수정은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혜진의 얼굴은 침울한 반면, 수정은 느긋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던 중, 수정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마마,,,,,,!생각이 나시지 않으시면 다음에 말씀하시지요,,,,!!”
“아,,아니,,,,,!”
“제게 긴히 하실 말씀이 계시다면 제가 조만간 입궐하면 그때 말씀해 주시지요,,,,!”
“그,,그래요,,그럼,,,,,,!”
“그럼 쇤네는 이만 물러나겠나이다,,,,,!”
수정이 마악 방문을 넘어설려는 찰나였다.
“올케,,,,,!다 보았지요?,,,,그렇지요?,,,,,!”
“쇤네는 마마를 보지 못했나이다,,,!다만 사랑을 그리워하는 한 여인을 보았나이다,,,,,!”
“올케,,,,,,,!!”
“그 여인은 무척 외로워 보였나이다,,,,!그녀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내와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나이다,,,,,전 그 여인이 진정한 행복을 찾았으면 하옵니다,,,,,!”
“올케,,,,!난,,,,,,난,,,,,!”
“마마,,,,!제가 조만간 입궐하겠으니 그때 말씀하시도록 하시지요,,,,,,!”
“올케언니,,,,,,!고마워요,,,,,!”
“마마,,,,!그럼,,,,!”
수정은 방문을 닫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마마,,,,!마마께서도 어쩔 수 없는 여인네이군요,,,,,!마마,,,,용기를 잃지 마옵소서,,,,!”
“부인,,,,거기서 뭘하는게요?,,,어서 건너오질 않고?,,,,,!”
“지금 가요,,,,어린애처름 보채긴,,,,!”


이 욱은 자리에 누워 혜진을 떠올렸다.
자신의 운명이 되어버린 혜진의 그 슬픈 눈빛이 마음에 걸려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쯤 또 하나의 영상이 그를 더욱 심란하게 하였다.
바로 자신의 아내와 천강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아내의 손을 잡고 마치 부부처름 걸어가던 두 사람을 쫓아가봤지만 수많은 인파들 속으로
사라진 그들은 도무지 찾기가 힘들어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게다가 그들을 뒤쫓으려고 해도 혜진을 두고 갈 수가 없어 포기해야만 했었다.
자신에게 친정에 가서 하룻밤 묵고 온다고 하고서 천강과 함께 있는 아내를 보았을 때,
그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을 나무라며 질책하였다.
“그녀를 욕할 명분이 내겐 없질 않은 가?,,,,휴우,,,,한데 이리도 가슴이 답답하군,,,,!”


그의 눈 앞에 아른거리는 낯뜨거운 광경이 그를 괴롭혔다.
아내의 알몸위에 천강의 알몸이 포개진 채, 그의 양물이 아내의 보지에 박혀 있는 광경이
떠오르자 그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내의 불륜행각이 떠오르면서 그를 잠 못들게 하였다.
아내의 신음소리와 요란한 마찰음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아~~~~으응~~~~아~~~으으응~~~~~!!”
푹쩍,,,,,,푹쩍,,,,!
이 욱은 밤새도록 들려오는 환청과 환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로부터 삼일이 지났다.
혜진의 올케인 수정은 입궐할 차비를 갖추고 대문을 나섰다.
그녀는 가마에 올라 집사에게 일렀다.
“마마를 뵈어야 하니 천룡성에 가세,,,,,,,!”
‘네,,,군부인 마님,,,,,!쉬이,,,,물럿거라,,,,,,!”
‘오늘은 마마의 속사연을 알 수 있겠지,,,,,,그나저나 이젠 어쩐다?,,,,,!’


한편 봉황궁의 침궁에선 혜진이 침궁안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올케 수정이 입궐한다는 날이 오늘이었다.
그녀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이 오늘따라 엄청 길게만 느껴졌다.
“밖에 박 상궁 있는가?,,,,,,,!”
“네,,,마마,,,,,,!”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가?,,,,,!”
“네,,,마마,,,,,,,!”
잠시 후, 나인하나가 달려와 박 상궁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황후마마,,,,,!부원군 대감마님께서 당도하셧다 하옵니다,,,,,!”
“오,,,어서 들라 하시게,,,,,,!”
“네,,,,!”


잠시 후 침궁의 문이 열리며 한껏 치장한 수정이 사뿐한 걸음으로 들어섰다.
“마마,,,,,,!!”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박 상궁은 준비한 걸 들고오게,,,,!”
“네,,마마,,,,,!”


혜진의 침궁.
해가 기웃기웃 넘어가건만 혜진과 수정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이미 기분좋게 술도 한잔씩 나누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혜진의 침궁의 밖엔 상궁들과 나인들은 이미 물러간 터라 두 여인은 가슴에 쌓여있던 비밀을
모두 털어 놓았다.
“그러니까 마마께선 대군과 함께 살기로 약속하셨단 말이옵니까?,,,,,세상에,,,,!”
“쉿,,,,네,,,,,!그분과 전 이미 함께 살기로 약조를 맺은 사이예요,,,,,,!”
“그렇다면 이제 어찌하실 작정이시옵니까?,,,,,!”
“조만간 폐하께 제 마음을 털어놓고 폐서인 시켜달라고 해야지요,,,,,!”
“마마,,,,그렇게 간단히 될 일이 아니옵니다,,,,폐서인은 둘째 치더라도 마마는 물론, 대군대감까지 위험하옵니다,,,,!”
“알고 있어요,,,,!그분과 전 이미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요,,,,,!”
“마마,,,,,,,!”
“올케,,,,,,!난 황후 이자리가 너무 힘겹고 부담스러워요,,,,전 황후이기보다 비록 궁색하지만
날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그런 남자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
“마마,,,,,!얼마나 외로우셨으면,,,,,흑,,,,,!”
“올케,,,,,,!난 이제서야 깨달았어요,,,,여인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폐하와 전 이제 서로를 위해서라도 헤어져야 해요,,,,,,!”
“마마,,,,,!진정 그렇게 생각하시옵니까?,,,,,,!진정 그게 마마의 뜻이옵니까?,,,,,,!”
“네,,,,,!전 이미 모든 걸 각오하고 있어요,,,,,!”
“마마,,,,,!쇤네는 마마의 그런 용기라면 마마께선 대감과 부부지연을 맺게 될 것이옵니다,,,,!”
“올케언니,,,,,!고마워요,,,,,!”
“아니옵니다,,,,!마마,,,그런데 한가지 여쭤봐도 될련지요?,,,궁금한게 있어서,,,!”
“말해보세요,,,,,,!”
“저,,,그게,,,마마께오서 대군대감과 약조를 하셨다고 하시어 드리는 말이옵니다,,,,!”
“,,,,,,,,,,??”
“대군대감과 그럼 그걸 하셨사옵니까?,,,,,아니면 입맞춤만?,,,,,,!”
“올,,,케,,,,,,,!”
“부끄러워 하시는 걸보니 아직 동침을 아니하셨나 보옵니다,,,,!여태껏 뭘 하고 계셨습니까?,,,!”
“올케,,,그건,,너무,,,,,!”
“하도 답답해서 하는 말이옵니다,,,,,그러다 대군께서 어디 먼 곳으로 가시면 그땐 어쩌실려고
그렇게 머뭇거리고 계시는지,,,,!효빈마마를 보시옵소서,,,,!”
“효빈을 왜?,,,,,,!”
“폐하께서 효빈마마를 얻기위해 강친왕야를 먼 곳으로 보냈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었지,,,,!”
“폐하께서 만약 대군대감을 그렇게 보내실 수도 있습니다,,,,,!”
“올케,,,,,서,,설마,,,,?!”
“폐하께선 능히 그러시고도 남으실 분이십니다,,,,,!”
“그러면 어쩐다?,,,,,,!”
“어차피 대군대감과 부부의 연을 약속하셧다면 길일을 잡아서 합방을 치루시옵소서,,,,,,!”
“올,,,케,,,합방이라니?,,,,,,!”
“그렇지 않습니까?,,,,이왕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데다 두분께선 이미 마음속에 깊이
사랑하고 있지 않사옵니까?,,,,,그러면 됐지 무얼 망설이시옵니까?,,,,!”
“올케,,,!”
“부끄러워 하시지 마시고 마마께서 마음을 잡으셨다면 쇤네가 알아보겠나이다,,,!”
“무얼 알아보겠다는 말인가요?,,,,,!”
“그야 두분께서 첫날밤을 치룰 장소를 말하는거지요,,,,!!”
“올,,,케,,,,그,,그런것까지,,,,!”
“아주 조용하고 아늑한 데다 주위의 풍경이 너무 좋은 곳을 알고 있사옵니다,,,,,,!”
“올케가 그런 곳을 어찌 다 알고 있지요?,,,,,!”
“사대부 안주인끼리 서로 돌아가며 집에 초대하여 만담을 나누다 그 집엘 가게 되어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나 좋은 곳이면 올케도 자주 가본 적이 있다는 말인데,,,,!”
“그건 묻지 마옵소서,,,,!어떻사옵니까?,,,,,,미리 한번 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옵니다,,,!”
“그건 왜요?,,,,,!”
“합방은 조건이 있사옵니다,,,일단 분위기가 아늑하면서도 편안해야 하고, 둘째 산수경관이
빼어난 곳이라야 하옵니다,,,그리고, 두 사람만의 시간과 공간이니만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아서는 절대 합방을 치룰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그건 왜 그런가요?,,,,,!”
“마마,,,!마마께선 아시고도 모르시는 척 시치미 떼고 계신듯 하옵니다,,,!”
“올케,,,,,,,!”
“알겠사옵니다,,,,!그리고 앞서 말한 것들은 모두 그것을 위한 것들이옵니다,,,,!”
“그것이라니?,,혹?,,,,,,올케,,,,,!”
“네,,,,,바로 그것이옵니다,,,,!남녀가 살을 맞대고 동침을 하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옵니까?,,,!”
“,,,,,,,,,,!”
“마마,,,,,,,!마마께선 대군의 아기씨를 원치 않으시옵니까?,,,"
"대군께서도 마마와의 사이에 아기씨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옵니다,,,,!"
"물론 마마께선 더욱 그러하실 것입니다만,,,!안 그러시옵니까?,,,,,!”
“무,,물론,,,원하지만,,아직 결정을,,,!”
“그럼 마마님께서 결정을 내리셨다면 제게 말씀해주세요,,,,!”
“네,,,,,!”
“좋사옵니다,,,제가 그때 마마를 뫼시고 가겠나이다,,,,,,!”
“그래요,,,,올케,,,,,,,!”


수정이 돌아간 후,혜진은 이 욱과 동침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와 동침을 하여 그의 아이를 낳고 싶었고, 또한 그러기로 굳게 약속을 했지만
왠지 망설여졌다.
자신이 과연 선택을 잘한 걸까 하며 스스로 자문해봤지만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올케 수정의 감언에 넘어가 그러기로 하였지만 그녀가 돌아간 후,자신이 왜 허락을 했을까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약속을 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내가 왜,,,아아,,,,!정말,,,,,!”
“하지만 난 그이보다 오라버니를 더 원해,,,,,하지만 난 아직 그이의 아내야,,,,아아,,,모르겠어,,!
이럴 때 누가 있어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녀가 말을 막 끝낼 때, 침궁 밖에서 박 상궁의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혜진의 안색이
밝아졌다.
“마마,,,,,,!청련왕후마마께서 드셨사옵니다,,,,,!”
“어서 뫼시거라,,,,,!”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연보라빛 궁장을 차려입은 미부(美婦)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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