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 10 (완)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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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흐르다 다다른 곳은.....
내가 신신당부한 것처럼 연주는 머리를 다듬고 성장을 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왔다.
나의 이기심일지도 모르지만 선애에게 내가 지키려 한 사람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나름대로의 선애에 대한 예의이고 이제 곧 상처받게 될 연주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생각했다.
궁금해하는 연주의 손을 잡고 심호흡을 한 후 약속장소로 들어섰다.
예상을 했다는 듯이 눈을 질끈 감는 선애와 궁금증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의 진성이 보였고
선애를 보는 순간 연주는 우뚝 서버리고는 내 손을 아프게 쥐며 부들부들 떨었다.
“ 당신..이리와 앉아....먼저 인사를 하도록 하지...
알고는 있겠지만...여기는 선애이고....
저 분은 선애의 전 남편인 진성씨....”
“ 안녕하세요...전에 결혼식에서 따로 인사는 드리지 않았어요...선애에요...”
“ 안녕하십니까...진성이라고 합니다....”
“ 이 이의 아내인 연주라고 해요...”
긴장해서 내 손을 꽉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땀과는 달리 침착한 어조로 연주가 인사를 했다.
“ 연주..당신한테는 힘든 자리가 되겠지만 끝까지 함께 해줬으면 해...
나에게 어떤 비난을...아니 욕을 해도 좋아....
하지만 꼭 해야만 할 일이야.....”
“ 여보....”
“ 먼저 미안해....선애가 돌아왔어.....내게로....
영원히 내 연인일거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버리고 왔어....
나는 선애를 연인으로서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야.....”
“ 오빠....”
“ 당신.........”
안타까운 목소리의 선애와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걸 포기한 어투의 연주가 동시에 나를 불렀다.
나는 내 목소리가 내 귀에도 너무나 담담해서 비열하게까지 들리는 걸 느끼며 말을 이었다.
“ 전 같으면 아마 당신에게 숨기고 선애와 몰래 사랑을 했을 거야....
그러나 그건 당신을 속이고 선애를 모욕하는 일이야....
이젠 더 이상 그럴 수는 없어....
과거에 나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선애를 사랑하면서도 포기했었어....
당신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건 아냐...단지 이번에는 선애를 지켜야 해....
그렇다고 당신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도 아냐....
내 아내로서 동반자로 현이의 엄마로 당신을 여전히 지키고 사랑할 거야....
당신한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만...이 이상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 오빠..이러지 않아도 돼요....나는 더 이상 어떤걸 바라지는 않아...
연주씨...뻔뻔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오빠를 사랑하는 걸 포기할 수는 없어요....
연주씨의 자리를 뺏을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럴 거라면 그 때 그랬겠죠...
난 연주씨와는 상관없이 그냥 오빠를 사랑하기를 원할 뿐이에요...
연주씨는 지금까지 지내왔듯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잊어 버리길 바래요...”
“ ....모르겠어요....나는 혼란스러울 뿐이에요....
전 같으면 당장 뛰쳐나갔을 거에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두 개의 사랑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머리로는 이해가 될 것도 같지만..마음은 찢어지게 아프네요....
여보..미안해요....저 더 이상 있기 힘드네요.....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 볼게요.....”
연주가 그 말을 끝으로 일어서자 나는 따라 나가 붙잡고 이야기를 했다.
“ 연주..잠깐만 내 말 좀 들어봐...
아까 이야기한 두 개의 사랑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건...처형과 형님 이야기지?
그러면 그냥 선애를 처형 대신이라 생각해 보면 어때?
물론 다르겠지만 선애는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7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 왔어...
그걸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한다면....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7년 전에는 내가 어렸기 때문에
당신이 너무나 연약해서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강한 선애가 포기하라고 했었어.....
하지만 이제는 선애도 내가 지켜줘야 할, 당신처럼 연약한 여자일 뿐이라는 걸 알았어....
당신이 형님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었어....
미안해..일부러 엿들으려 한 건 아니야....
그래도 당신이 진심으로 형님을 사랑한다면 나는 그것도 인정하겠다는 생각이야...
그냥 상황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당신의 의지로 하는 선택이라면 존중할 거야...
그러니..오늘 끝까지 같이 있으면서 지켜보고 판단해 주길 바래....
순간적인 감정이 아니라...생각을 깊이 해보고 당신의 의지로....”
나는 형님과의 일을 끄집어내는 건 치사한 짓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연주를 설득하기 위해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연주도 내심 찔렸는지 얼굴이 하얘져 머뭇거리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 그렇다면.....당신은 선애씨 남편...아니 전 남편인 진성씨라는 사람과
만약 내가 관계를 가져도 상관없다는 소린가요?..지금...”
“ 당신이 나에 대한 복수심이나 선애에 대한 질투로 인해
자신을 학대하는 마음으로 자포자기 하듯이 몸을 던지는 것만 아니라면 좋아...
그냥 일시적 호감이라고 해도 자신의 선택으로 그러는 거라면 나는 인정할 거야..”
“ 당신....정말 무서운 사람이었군요....
몰랐어요....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어쩌면 지금까지 제가 실수를 용서받았던 게...
단지 저를 사랑해서라고 생각했던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군요....
좋아요..돌아가요...끝까지 가겠어요.....
그리고 제 마음이 어떤 건지 확인해 보겠어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조금 낯설어 보이는 연주의 모습을 보며 뒤를 따라 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 죄송했어요..제가 좀 흥분을 해서....
진성씨라고 했죠?...오늘은 제 파트너가 되 주셔야 하겠네요....
뭐...딱지 맞은 사람들끼리 어울려 보죠...
패자부활전이라고 하던가요..이런 걸? 호호”
“ 아..그렇게 되나요?....하하...”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며 과장된 말투로 이야기하는 연주에게 조금은 어색하게 진성이 장단을 맞추었다.
선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나는 테이블 밑으로 선애의 손을 잡고 안심하라는 의미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동병상련이라 그럴까?
처음에 연주의 모습이 시한폭탄 같아 불안해 보였던 것과는 반대로
두 사람은 의외로 잘 통하는 듯이 술 잔을 부딪치고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 여보..아니...민씨...진성씨가 두 사람의 재회를 축하하는 의미로 한 잔 사겠다 그러네요...
덕분에 저도 끼어 좋은 술 얻어 먹게 생겼네....호호호...”
“ 가시죠...좋은데 아시면 안내해 주세요...”
두 사람 다 급하게 마셨는지 혀가 조금 꼬인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고는 일어서 먼저 나갔다.
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에 계산을 하고 선애와 밖으로 나오자 팔짱을 낀 두 사람이 보였다.
나는 전에 처형 부부와 갔던 단란주점으로 향하며 과연 연주가 어떤 결론을 내렸고 무슨 행동을 할지 궁금했다.
선애는 그냥 곁에만 있어도 좋다는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손을 꼭 잡고 걷고 있었다.
“ 당신 괜찮겠어? 많이 취한 것 같은데....”
“ 어머? 선애씨를 두고 바람을 피우려구요?
안 돼요..그러면....
호호..걱정 마세요...조금 취하긴 했어도 멀쩡해요....
그보다...아까 한 얘기 정말이에요?”
“ 무슨 얘기? 진성씨?.....진심이야...당신이 격앙된 마음에 실수하는 게 아니라면...”
“ 알았어요....그러면 이제부터 당신을 신경 쓰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 당신도 저를 마음에 두지 말고 선애씨와 즐겨요....
솔직히 진성씨...마음에 들어요....
이야기를 해보니 저와 비슷한 점도 많고 쓸쓸해 보여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하여간 제 문젠 제가 알아서 할 거에요....”
“ 연주.....”
자신 있게 말하는 연주였지만 같이 살을 맞대며 산 게 몇 년인데 왜 모르겠는가 위태위태한 연주의 지금 상태를....
하지만 저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하는 연주에게 나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룸으로 들어온 우리는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처형 부부와 왔을 때처럼 그렇게 쉽게 한 분위기로 녹아 들기는 힘들었다.
나는 더 이상 연주의 눈치를 보면 선애와 연주 두 사람 모두 힘들어질 것이고
연주도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자신의 마음을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공언했듯이 어느 누구 앞에서도 선애와의 사랑을 숨기지 않겠다는 걸 행동으로 보이기로 했다.
마이크를 잡고 일어서 선애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와 안고 노래를 부르며 중간중간 키스를 나누다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선애는 연주도 진성도 의식하지 않고 내 손길을 음미하듯이 눈을 지긋이 감고 내게 안겨 있었다.
조금은 살집이 붙은 것 같아 풍염하기 이를 데 없는 엉덩이를 쥐자 반발이라도 하듯이 탄력이 내 손을 밀어냈다.
“ 오빠....이 손길...내가 기억하는 그 느낌.....나 지금 너무 흥분되어서 다리가 떨려와....”
“ 나도 네 체취가 느껴져 너무나 행복해...선애...내 여인...내 사랑....”
음악을 연이어 신청해 두고는 마이크를 놓고서 선애를 안고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며 춤을 추었다.
키스를 해오는 선애의 부드러운 혀를 빨아들이며 치마 뒤를 걷어 올려
엉덩이 사이 따뜻한 부분에 손을 넣자 사각거리는 팬티 너머로 축축한 습기가 느껴졌다.
손끝으로 꾹 누르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아흑~’하는 선애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팬티를 살짝 들치고는 손을 밀어 넣자 연약한 살들이 미끈거리며 반겼다.
선애가 아랫배를 내게 붙여 단단해진 성기에 비비며 내 목을 강하게 껴안고 헉헉거렸다.
저쪽 좌석에서는 연주가 진성의 무릎 위에서 키스를 하며 진성의 손을 끌어 자신의 가슴에 놓아주는 게 보였다.
무리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지켜보기로 약속한 터라 나는 선애와의 애무에만 열중했다.
선애와의 열정적인 키스와 애무에 숨이 찬 나는 헐떡이며 선애의 허리를 안고서
터질듯한 선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비비며 그리운 냄새를 맡았다.
내 뺨을 눌러오는 뭉클하고 따뜻한 가슴의 감촉이 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었다.
어느새 자신의 치마 밑으로 들어가 움직이고 있는 진성의 손을 따라
허리를 꿈틀거리며 진성의 위에서 키스를 하고 있던 연주가
무릎 위에서 내려와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벌어진 진성의 다리 사이에 주저앉은 연주가 진성의 바지를 끌어내리고는
팬티에서 자지를 꺼내 손으로 잡더니 나를 바라 보았다.
깜짝 놀란 선애가 내 손을 흔들며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나는 고개를 저었고
연주의 머리가 진성의 하체 위를 덮더니 잠시 후 아래 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연주의 머리를 잡고 허리를 흔들며 엉덩이를 쳐 올리던 진성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연주를 일으켜 세우고는
치마를 걷어 올려 가운데가 젖어 거무스레한 팬티를 잡고서 끌어 내렸다.
연주가 보란 듯이 테이블에 손을 짚고서 엉덩이를 뒤로 빼 다리를 벌리자
살결에 달라 붙은 음모 사이로 음란하게 꿈틀거리는 젖은 보지가 보였다.
진성의 얼굴이 엉덩이 사이로 다가가고 잠시 후 아래 위로 흔들리는 진성의 뒤통수를 따라
쩝쩝거리며 핥는 소리와 연주의 드높은 교성이 들려왔다.
몸을 일으킨 진성이 당당하게 서 있는 검붉은 굵은 자지를 천천히 연주의 엉덩이로 가져갈 때
연주는 엉덩이를 유혹하듯이 흔들며 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진성이 나를 돌아보면서 망설이듯이 잠시 멈추었다가 허리를 밀자
연주의 구멍이 벌어지며 조금씩 진성의 자지가 사라지는 게 보였다.
연주의 엉덩이와 진성의 치골이 완전히 붙었을 때 연주의 입에서 ‘헉~’하는 소리가 나왔고
진성이 천천히 자지를 빼었다가 다시 밀어 넣으려 할 때
갑자기 연주가 비명을 지르며 진성을 밀치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급히 연주 뒤를 쫓아 나와 가게 출구 밖에서 울고 있는 연주를 안았다.
“ 당신...괜찮아?..무리하지 말라니까....미안해....내가 당신을 그렇게 구석으로 몰았어...”
“ 아니에요..당신 때문에 그러는 게....
제 자신에게 실망해서.......아까 당신이 했던 말이 맞아요...
제 마음에 솔직해야 하는데....당신이 너무 미워서...흑흑....
그런데도 흥분이 되고..나중엔 저도 주체를 못하고.....흑....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이 너무나 추하고....싫게 느껴졌어요.....
저번에...형부랑...그랬을 땐....당신 보기가 좀 그랬지만...
마음이 아프거나....이렇진 않았는데...
아니 즐거웠어요....가끔 그때가 생각날 만큼....
하지만...지금은...이건 아닌 거 같아요....
당신이 그렇게도 이야기했는데...또 실수를 했어요....”
조금씩 울음을 그쳐가는 연주의 등을 쓸어주며 나는 말을 했다.
“ 휴~..안 되겠다...오늘은 그만 가자...사람들 데리고 나올게...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 아니..그러지 말아요....
저 이젠 당신과 선애씨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조금은 된 것 같아요....
택시만 좀 잡아줘요....어차피 현이도 엄마한테 맡겼으니까 거기 가서 잘게요...
오늘은 선애씨와 있어요...그렇게 해야 할거 같아요....
아까는 생각 못했는데...7년을 그리워했다니...얼마나 힘들었을까 하고.....
..대신에...저나 우리 현이 절대 힘들게 하면 안돼요?....”
“ 연주....고마워..이해해줘서....사랑해....”
“ 휴~오늘은 정말 당신과 상관없이 혼자서 뭔가를 해보려 했는데....
저는 이제 당신 도움 없이는 바람도 못 피는 바보가 됐나 봐요...”
“ 하하..그것 명언인데...남편 도움 없이는 바람도 못 피우는 여자라....
근대 내가 도와주면..그게 바람이 되나?..몰래 해야 바람인 거 같은데....”
“ 아이~참..쓸데없는 소리를......어서 저 보내주고 들어가요...”
“ 그런데..당신.....그렇게 홀랑 벗고 가도 되겠어?....보.지. 말이야...”
“ 꺅~당신...”
내가 장난스럽게 말을 하며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만지자 누가 볼까 기겁을 하고는 가렸다.
아직도 젖어서 여운이 남은 듯 꿈틀거리는 연주의 보지가 느껴졌다.
연주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룸으로 돌아오자 풀이 죽어 앉아 있는 진성과 초조하게 기다리던 선애가 보였다.
나는 선애에게 웃어주고 앉으려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연주의 젖은 팬티를 보고는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 연주씨는 어디에 있어요? 오빠...”
“ 응....술 때문에 좀 힘들어해서 택시 태워 먼저 보냈어....”
“ 응..그래요?...그랬구나...나는 워낙 안 와서..혹시나 갔나 하고....
그렇진 않을 거라 오빠를 믿으면서도....그래도 혹시나 하고..흑..흑....”
“ 선애야..울지마...내가 그랬잖아..이제는 너를 지켜주겠다고....
연주도 조금씩 이해하겠데....
오늘 밤은 너랑 있어주라며 친정으로 갔어......”
“ 오빠...정말?...”
기뻐하는 선애를 안고 등을 두드려주자 아직도 취해있던 진성이 입을 열었다.
“ 아니..그렇게 아름다운 부인을 두고도 선애까지....너무 하는군요.....
저는 뭐죠? 결국 연주씨한테까지도 차였군요...하하하....”
“ 진성씨...오늘 자리가 이상해진 건 미안합니다....
그러나 한 가진 분명 말해두죠....제겐 선애도 연주도 똑같이 소중한 사람입니다...
아까 일을 가지고 엉뚱한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할 겁니다....
절대 상처받도록 두지 않을 겁니다....이제 일어나죠...”
“ 상처받지 않게 한다고?....푸하하하....두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게 누군데.....킬킬킬..”
나는 뒤에서 비웃는 진성의 말이 옳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녀들에게 상처를 주는 걸 용납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내가 준 상처는 내가 치유시킬 것이었다.
아직도 혼자서 킬킬대는 진성의 웃음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나는 선애의 손을 잡고 나섰다.
나는 선애의 호텔방으로 향하며 진성의 태도가 신경 쓰여 선애에게 옮길 것을 넌지시 물어봤다.
선애가 웃으며 내가 정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진성이 술에 취한데다 연주로 인해 서운해서 그럴 뿐이지 나쁜 사람은 아니라며
7년을 같이 산 자신이 잘 안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웃으며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고 선애를 믿으니까 선애 말대로 하자고 했다.
진성의 말을 들었을 때 1년을 한 방에서 지내면서도 스스로를 지켰던 매사에 분명한 선애가 아니던가?
나는 이미 예전에 선애를 믿겠다고 공언했었고 그 말을 지켜야 했다.
그게 선애에 대한 내 마음의 표시이고 설혹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선애 스스로가 아무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나 역시 아니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나 오랜 시간 만에 보는 선애의 나체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늘씬하던 몸매에 조금씩 살이 붙어 곡선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특히 유방과 엉덩이는 풍성해져 허리는 예전보다 오히려 가늘어 보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음모와 그 아래에 숨겨진 나만의 샘이
더욱 농염해진 몸매와 더불어 나를 유혹해 숨이 막히게 만들었다.
선애가 벗은 몸으로 나를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팔을 벌리고 발을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다리 사이에서 비틀어져 벌어지며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젖어 빨갛게 빛나는 선애의 보지를 보자
나는 그 자리에서 그냥 사정을 해버릴 뻔 했다.
선애의 몸은 7년간 다른 남자의 품에 있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더욱 유연해진 몸에 조임이 강해진 보지까지, 여전히 매끄럽고 탄력이 넘쳤다.
나는 지난 7년을 한꺼번에 보상받겠다는 듯이 선애를 괴롭혔고
선애는 울면서 항복을 한 후에도 또다시 울려주기를 애원했다.
호텔 창 밖으로 먼동이 어슴푸레 밝아올 때 즈음에야 우리는 부르튼 입술과 퀭한 눈을 하고는
온 몸에 묻어 끈적이는 애액과 정액을 씻을 생각도 못한 채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 우와~...아빠다.....아빠~~......”
“ 아이쿠~..이 녀석 아빠...허리 부러지겠다....”
“ 흐음~아빠한테 나는 좋은 냄새.....헤헤....”
“ 어이구..우리 진이 이제 조금만 있으면 초등학생이네?...”
“ 응...나 엄마랑 가서 책가방이랑 노트랑 필통이랑.....으으..그리고......”
“ 하하...그래...그래...됐어...학용품 샀구나...학교 갈 준비가 다됐나 보구나....우리 딸....”
“ 아빠 나 업어 줘...”
“ 그래..그럴까? 자~..”
“ 진이야!! 내려 오지 못해? 삼촌..삼촌은 제발 애 좀 너무 오냐..오냐 하지마....
요즘 말은 죽으라고 안 듣고....하여간 미워 죽겠어....누.굴. 닮았는지....”
“ 흠흠...진이야..너 엄마 말 안 듣니?..
안 되는데....그러면 이 아빠가 슬퍼지는 데...흑흑....”
“ 잉~..아빠...미안 해...말 잘 들을게...앙..아빠 울지마....앙앙...”
“ 어구..어구 우리 착한 진이....아빠 안 울어...걱정 마.....
엄마 말 잘 듣기로 했으니까....진이 아빠랑 씻으러 갈까?...”
“ 정말? 엄마..나 아빠랑 씻을 거야..오늘은 엄마 혼자 씻어...미안...”
“ 앗..이 배반녀....진이 너 나중에 두고 보자...삼촌....안에 새 수건 있을 거야...”
아름은 자기가 약속한 대로 정확히 3년 만에 돌아왔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항상 나와 약속한 것은 꼭 지키는 나만의 소중하고 예쁜 아이였다.
자신과 꼭 닮아 인형처럼 예쁜 3살짜리 진이를 안고 나오는 아름을 공항로비에서 본 순간
둘 사이에 끼어 영문도 모르고 무턱대고 우리를 따라 우는 진이를 의식할 때까지
나는 뛰어가 아름을 뜨겁게 포옹하고는 정신 없이 키스하고는 눈물을 흘렸다.
그 때의 기억이 워낙 강렬했던지 아주 어릴 때 기억인데도 진이는 어느 날 아름에게
자기를 아프게 하면서 엄마와 뽀뽀했던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름은 생각보다도 더 큰 성공을 거두어 들어오자마자 6세대가 살 수 있는
평수가 큰 3층짜리 빌라를 지어 한쪽 라인의 3채는 세를 놓았고
다른 쪽 라인은 제일 아래층에 우리가, 중간층은 아름네가 그리고 제일 위층은 선애가 살았다.
라인별로 출입구가 정반대라서 한 건물이다 뿐이지 세든 사람들과는 전혀 교류가 없었다.
아름이 받지 않으려는 것을 타협을 봐서 반값을 치르고 우리는 입주를 했고 선애는 아름에게 온전한 매매로 구입을 했다.
선애는 자신이 물려 받은 재산도 꽤 될뿐더러 이혼할 때 진성이 챙겨 준 위자료도 상당해 큰 부담은 아니었다.
연주는 선애와 나 사이를 완전히 인정하고는 선애와 친구처럼 가까이 지냈다.
오히려 현이 취학하고는 현의 뒷바라지를 하는 데만 전념을 하며 선애에게 나를 부탁했다.
그 때 일을 겪고 잠시간 섹스에 흥미를 가지고 형님과 몇 번 잠자리를 가지더니
어느 순간 성에 대해 무덤덤해진 것처럼 아이의 뒷바라지에만 매달려
실질적으로 우리는 섹스리스 부부가 되었다.
아니 연주만 섹스리스 주부가 된 것이었다.
종종 선애가 놀러 왔을 때 연주는 현을 데리고 먼저 자러 가며 선애에게 나의 잠자리를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이 조금씩 자라는 게 신경이 쓰여 집에서는 가급적 피하고
주로 선애의 집에 가서 사랑을 나눈 후 자고 오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아름이 돌아와 빌라를 짓자 쉽게 해결이 된 것이다.
아름에겐 선애와의 일을 털어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아름은 선애와 영아를 결혼식장에서 봤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의식하고 있었기에
내 주변에서 부딪칠게 뻔한 두 사람을 생각하면 미리 이야기하는 게 옳았다.
아니 그런 이유보다 우선 선애와의 사랑을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한 걸 지켜야 했다.
처음에 선애의 이야기를 꺼내자 아름은 펄쩍 뛰었지만 내가 단단히 마음먹고 영아의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첫 만남에서부터 연주와 선애와 영아 세 사람의 복잡한 인연과 내 선택 그리고 그녀들의 결정을 길게 이야기하고 끝내자
자기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선애와 영아에 대해 마음 아파하며 나에게 한마디만 했다.
삼촌은 그 여자들 마음 아프게 하면 벌 받을 거라고....
나는 아름을 안으며 속삭였다....
왜 너는 빼냐고....누구보다 내게 사랑을 요구할 자격이 있지 않냐고....
그러자 아름은 울며 대답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삼촌이란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내 사랑..내 아이...내 연인...아름이.........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에 아름에게 키스를 하며 옷을 벗기고는 몸을 실었었다.
아름에게 선애와 영아를 털어 놓았지만 아름과 나 사이를 털어 놓을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아름은 충분히 만족한다지만 내 마음은 아팠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진이라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랑의 결실이 있어 아름을 늘 위로해 주었다.
아름과 결혼했던 민규와 그 애인이라는 남자 이렇게 두 명이 아름 모녀와 같이 살았다.
빌라가 커서 그 네 명이 같이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고 남자 두 명이 한 방을 쓰고
아름과 진이가 방을 하나씩 사용하는 생활 방식은 사이판에서부터 익숙하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부부인 두 남자와 모녀의 기묘한 동거는 외부적으로는
부부와 아이 그리고 같이 사는 남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업자인 독신남으로 알려졌다.
진이는 이상하게 민규에게는 처음부터 아저씨라 불렀고 아름도 말리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의 눈에도 부부 같아 보이지를 않으니 아빠로 인식이 되기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던 아이가 아래 위층에 살며 내가 자주 안아주고 예뻐하자
현이 나를 보고 부르는 아빠가 부러웠던지
언제부턴가 나를 보고 아빠라 부르기 시작했고
나중엔 아름이 때리며 못하게 해도 막무가내로 아빠라 불렀다.
결국 연주나 나는 물론 현까지 나서서 아름를 말리며 아빠라 부르게 허락해주라고 했고
아름이 눈물이 글썽한 채로 허락하자 진이는 내 가슴에다 눈물을 비벼 닦으면서 아빠라 부르고는 좋아했다.
그리고 그날 밤 아름과 나는 잠든 진이의 머리맡에 앉아 우리 딸의 보들보들한 뺨을 쓰다듬으며 소리 죽여 울었다.
그 이후로 진이가 날 부르는 아빠라는 호칭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고
나도 우리 딸이라 부르며 밖으로 데리고 다니면서도 사람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사람들에게 부녀 사이가 너무 좋다던가 딸이 인형같이 예쁘다는 말이라도 들으면
나는 팔불출처럼 좋아서 히죽대며 진이를 목마 태우곤 했다.
진이도 나를 너무 따르다 보니 엄마보다 더 따를 때도 있어
아름은 핏줄은 속일 수 없는 거라며 좋아하면서도 서운해하기도 했다.
나는 두 모녀가 티격태격 툭탁거리는 모습을 보다가 내가 갑자기 둘을 한꺼번에 안을 때
동시에 지르는 ‘꺅~’하는 비명을 듣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다.
아름은 그럴 때면 이상한 취미라고 말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으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고
그러면 진이는 질 새라 내 무릎을 베고 누웠다.
민규와 그 애인은 나에게 늘 깍듯하게 대했고 내가 보기에도 그들은 예의 바르고 호감이 가는 청년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들을 봐도 동성연애자라는 선입관을 별로 가지지 않고 편하게 대했다.
둘은 사업 때문에 늘 바빠 일 년 중 반 이상을 출장으로 보내기에 없을 때가 많아
아름과 나는 수시로 사랑을 나누고 진이를 핑계 삼아 자고 내려가는 부부 같은 생활을 했다.
제일 위 층의 선애는 연주도 이미 오래 전에 인정했기에 일주일에 삼 일은 거기에서 잤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보다 이층이나 삼층에서 자는 날이 더 많아서
이제는 의례히 12시가 넘어서도 내가 내려가지 않으면
이층이나 삼층에서 자는 줄 알고 연주는 현을 껴안고 자곤 했다.
“ 진이는 이제 자? 삼촌...”
“ 응...머릴 쓰다듬어주며 옛날 이야기 해주니까 금방 잠 들던데?”
“ 정말 이 계집애가 사람 차별 대우하네?
내가 재울 땐 그렇게 애먹이더니...칫..
내일 아침 주지 말까 보다.....흥..흥..”
“ 에고..딸이나 엄마나...둘 다 애다..애야...”
“ 흥..삼촌도 요즘 고 계집애한테만 폭 빠져서..날 냉대한단 말이지?
열 받으면 확 바람이나 피워 버릴 거야...있을 때 잘해....흥..”
“ 넌 이제 나이가 30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소중하고 예쁜 내 아이...아름으로 있어줘서 늘 고마워......
내겐 너와 진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어....
내 예쁜 아이들...내 소중한 보석들......사랑해...”
이제는 농염함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아름의 가슴을 만지며 키스하자
매끄러운 실크 잠옷을 스르르 미끄러뜨리고는 새하얀 나체로 나를 유혹했다.
아름의 나체를 처음 보았던 모텔방...처음으로 여자인 아름을 안던 밤....
많은 기억들이 스치며 마치 음탕한 창녀처럼 나를 유혹하는 몸짓으로 엉덩이를 자신의 손으로 벌려 내밀어
활짝 벌어져 움찔거리는 젖은 보지와 귀엽게 오므라들어 있는 항문 중 어디를 원하느냐는 시늉을 하는 아름에게
나는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옷을 벗어 던지고는 덤벼들어 두 곳을 모두 맛보았다.
침대에 누운 내 배에 머리를 대고 누운 아름이 축 늘어진 자지를 만지작거리다
가끔씩은 쪽쪽 빨기도 하며 노닥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 삼촌..그래서 영아 언니는 언제까지 저렇게 세상을 혼자 떠돌게 놔둘 건데...?”
“ 모르겠다...내가 그렇게 애원하다시피 말을 하는데도 들어올 생각을 안 하네....
무슨 생각인지를 모르겠어....갑자기 도깨비처럼 귀국해서 미친 듯이 사랑한다며
사람을 정신 없이 흔들어 놓고는 이렇게 갑자기 또 나가버려서 가슴을 찢어 놓으니...휴~”
나는 이제 영아만 돌아오기를 기원했다.
몇 번 잠깐 들어온 적이 있지만 나를 탐할 때 그렇게나 그리웠었다며 울고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눈이 퉁퉁 부어 출국해 사람 마음을 갈갈이 찢어 놓고는 했다.
그렇게 밖으로 돈 지가 벌써 십 년이 넘었다.
내가 지켜주어야 할 또 하나의 사랑......
영아의 귀가를 난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언제까지나 기다릴 생각이었다.
평생을 기다려야 할 지라도.............
“ 삼촌..그런데 아무래도 민규가....우리 사이를 눈치챈 거 같아....”
“ 뭐? 그러면..어떻게 해야 하지?”
“ 아니..그렇게 걱정할 건 아니야....그냥 미심쩍어 하는 눈치일 뿐이야....
또 안다고 해도 상관없어...아마 내가 먼저 말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모른 척 해줄 거야...
민규..입도 무겁고 의리도 많아....이해심도 크고...호호호...
그러고 보니 동성애자만 아니면...정말 괜찮은 남편감인데.....”
“ 그래? 네가 잘 알겠지...알았어..신경 안 쓸게...”
“ 그리고...선애 언니도 눈치가 좀....”
“ 뭐? 선애까지?....큰 일인데......아무리 선애가 이해심이 많다고 해도...우리 사이는....”
“ 확실한 건 아니야..단지 여자들의 육감이랄까?
선애 언니도 처음부터 삼촌과 나 사이에서 뭔가를 느꼈을 거야...
단지 설마 하고 있었겠지만....진이가 점점 커가면서.....문제가.....
삼촌은 스스로 잘 모르지?
진이가 삼촌 딸이라는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점점 닮아 간다는 거....
딸이 아빠 닮는 건 당연하겠지만.....”
“ 그건 좀 더 두고 보자....확실해지면 내가 선애와 이야기 해볼게...”
“ 그래..삼촌...그런 거 보면 숙모는 보기와는 딴판이야....
어떻게 그렇게 무디지? 아니면 삼촌한테 관심이 없어졌나?”
“ 둘 다라고 봐야지....연주는 좀 둔한 면이 있어....
그리고 요즘은 오로지 현이 키우는 재미로 살지..뭐....
뭐 그러다 보니 중학생인데도 아직 엄마 품을 못 벗어나서 어리광만 피우니....쯧..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고....그냥 보고만 있어....”
처형 부부와는 연주가 시들해지며 덩달아 시들해졌다.
처형이 가끔씩 연락이 오긴 했지만 요즘은 여러 가지로 처형과의 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일층 집으로 내려오니 집 안이 텅 비어 있었다.
주말인데도 학원을 갔을 리는 없고 곰곰이 생각하니 오늘은 바로 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며칠 전에 들었던 것 같았다.
아들과 그 친구들 그리고 그 엄마들의 모임이었다.
처음에 아들의 친구들이 놀러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보던 연주가
친구들의 성적이 비슷한 걸 알고 엄마들에게 연락해 모임을 만들고는
서로 정보도 나누고 애들 교육문제도 상담해주는 친목계를 만든 것이었다.
오늘은 애들과 같이 어디 놀이동산엔가를 간다고 들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도 참 무심한 아버지였다.
물론 극성으로 챙기는 엄마 탓도 있었지만 역시 아들은 딸을 키우는 재미를 못 따라갔다.
진이의 재롱에 흠뻑 빠져 사실 현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외모로 비교해 볼 때 진이가 인형같이 예쁘다면 현도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잘생겨
어릴 때는 데리고 나가면 한 마디씩 하고 갈 정도로 귀여웠다.
하지만 아무래도 애교를 부리는 건 비교가 안되었다.
그래도 그나마 현이 어릴 때는 나름대로 귀여운 맛이라도 있었지만
중학생인 지금은 멀쑥하니 키가 나보다 더 커지고 목소리가 변성기가 되어 걸걸거리더니
며칠 전에는 아무리 봐도 솜털 몇 개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기어코 수염을 깎는 다며 전기면도기를 빌려갔다가 다시 날면도기를 뺏어갈 때는
솔직히 좀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녀석이 여전히 ‘엄마 엄마’ 하며 연주의 치마 꽁무니만 따라다니니 더 징그러워 보였다.
혼자서 집에 빈둥거리고 있으니 왠지 어색하기만 해 괜히 이 방 저 방 열어보다 아들의 책상에 앉았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는 가끔 이렇게 앉아 책상을 열어서 정리도 해주고
몰래 일기장도 찾아 읽어보며 여자 친구 이야기에 혼자 웃기도 했었다.
서랍을 열어 보려고 하니 잠겨 있었다.
하기야 제 방에 있는 컴퓨터까지 비밀번호를 걸어 놓고 다니는 녀석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문은 못 잠그고 다니게 했더니 그건 지키는 모양이었다.
책상 위에 액자를 보니 못 보던 사진이 보였다.
아마 제 엄마와 최근에 찍은 사진인 모양이었다.
액자 유리를 꽃 모양의 색종이로 장식해
마치 꽃밭 속에 서있는 두 사람이 다정하게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는 사람마저 훈훈한 분위기에 젖어들 정도였다.
나는 그 분위기에서 내가 빠져 있다는 게 좀 서운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아들을 붙들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해 본 기억이 까마득하니 할말이 없다.
제 엄마의 극성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삐뚤어졌을지도 몰랐다.
그 액자를 손에 들고 보다가 문득 예전에 연주에게 들켰던 선애의 사진이 생각났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 사진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연주가 치운 것도 같고 내가 어디 깊숙이 보관한 것도 같았다.
두물머리에서 찍은 두 사람의 액자 사진과 선애의 웨딩드레스 사진.....
그리고 차 속에서의 선애 자위사진.......
갑자기 선애를 안고 싶은 성욕이 끓어올라 벌떡 일어서다 액자를 놓쳤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액자가 방바닥을 나뒹굴었다.
나는 급히 나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큰 유리들을 치우고 청소기로 작은 유리조각마저 정리했다.
아들에게 불평을 듣겠구나 생각하며 액자를 주워 들자 사진이 액자에서 빠져나오며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진을 주워 들자 색종이에 가려졌던 부분이 보였다.
거실 쇼파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었다.
아들이 제 엄마를 무릎 위에 앉히고 연주가 아들의 목을 껴안은 자세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다정한 모자의 사진과는 조금 달랐다.
한 손으로는 제 엄마의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은
발가벗은 하체를 아들의 무릎 위에서 사진기를 향해
활짝 벌리고 있는 연주의 보지를 만지고 있었다.
다정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얼굴과는 달리 하체는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아기처럼 한 올의 털도 없이 매끈하게 드러난 보지가
아들의 손가락에 의해 활짝 벌어진 도톰한 보지입술 사이의 구멍에서
맑은 애액을 흘려내고 있었다.
나는 아들 방의 쓰레기통을 뒤져 보았다.
내게서 가져갔던 버려진 면도기 날에 붙어있는 몇 올의 곱슬거리는 긴 털이 보였다.
내가 예전에 제모를 그렇게나 부탁해도 거절하던 연주의 모습이 떠오르며
사진 속의 벌어진 새빨간 연주의 보지가 마치 나를 향해 입을 벌리고 비웃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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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습니다...
원래는 여기까지가 전반부의 이야기고 후반부는 아들 현을 중심으로 모자상간을 그릴 생각이었는데 포기했습니다.
길어지니까 제가 좀 지겨워지는 느낌이 드는 데 읽는 분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좀 힘도 들어서요...
모르겠습니다...내키면 속편 형식으로 써 볼지....역시 근상의 꽃은 모상이라는.....
첫사랑 주연의 재등장을 기대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원래 시작할 땐 중간쯤에 넣을 생각이었지만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 떠난 이유를 밝혀야 하는데.....사실.....아직도 저는 그 이유를 모릅니다.....
방학이 끝날 무렵 올라온 주연이 그렇게만 말하고 갔으니까요....
솔직히 제가 제일 궁금합니다....유학은 안 갔더군요....
그래서 그 이유를 제가 만들어 넣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출연 취소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만나면 물어 봐야죠...
지금은 오래전 일이라 상처도 다 아물고 감정도 희미한데 오로지 왜 갑자기 그렇게 돌변했는지가 궁금해 미치겠더군요....
영아는 아직도 일본에 있습니다....
중간에 미국으로 갔다가 잠시 귀국했다가 다시 나갔습니다.....
혹시나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까 해서 몇 가지 주절거렸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