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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애모 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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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63 회 작성일 24-02-04 21: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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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내뿜는 소음과 그 사연만큼이나 내 마음도 복잡했다.


 



한국을 떠난다. 상미는 원래 계획이었던 유학을 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애도 나도 도피였다. 동영상 때문이다. 그 동영상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내가 연출한 거나 마찬가지니 모를 리가 없다. 내가 몰랐던 것은 남자와 남자들의 세계였다. 남편이 그것을 유통시킬 거란 생각을 못했고, 또 그런 것들이 그렇게 쉽게 퍼져 나갈지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 행위를 한 남편을 원망하는 마음도 있고 이해하는 마음도 있다. 그의 행동이 나를 변화시켰다. 그는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나의 행동 역시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상미와 재석이에게는 미안하게 되었다. 스와핑을 권했던 것부터 모두 내 탓이었다.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행동의 대가는 가혹했다. 모든 사람이 그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니고, 나를 알아보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그것을 일부러 구해서 보는지 전부 알고 있는 듯 했다. 심지어 가족들. 친척들까지 알게 되었다. 상미와 나는 가문의 수치가 되었다. 그리고 고립되었다.


 



“티케팅부터 하자..”


 



직장생활 5년에 과장까지 올라갔다면 남자라도 이루기 어려운 고속승진이다. 그러니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직장생활을 하는, 했던 사람들은 알아줘야 한다. 최소한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줬어야 했다. 그러나 동영상이 돌아다니면서 상사에게 몸 바쳐 충성한 대가로 출세했다는 소리를 들으라는 듯이 떠들었다. 심지어는 은근슬쩍 몸을 만지려는 부하직원까지 생겼다. 그의 실례를 지적하면 능글맞게 웃으며 마치 영웅적인 행동이라도 한 것처럼 주위사람들에게 ‘승리의 브이’를 그리며 도망간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었다.


 



짐 가방 안에는 사업계획서가 들어 있다. 언젠가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모건 프리먼은 팀 로빈슨이 굴을 판 것은 탈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20년 투옥생활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 영화를 보고 사업계획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에게 직장이라는 감옥에서 탈출을 꿈꾸는 출구가 되었다.


 



‘나도 실제로 쓰게 될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가족과 직장을 잃고 급격히 위축되었다. 집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기 무서웠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그들이 손가락질 하는 환상에 시달렸다. 그 때 찾아온 사람이 재석이다. 처음에는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 조금은 그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 누구든 원망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원망해야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여기서 그를 계속 만나면 한없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


 



두꺼운 철문 하나를 두고 대치하듯 서 있었다. 그의 마음이 두꺼운 철문을 뚫고 들어온다. 그러니 그보다 얇은 내 가슴에 스며드는 것은 당연했다. 애초에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었음에야 그를 어떻게 내칠 수 있을까..


 



또 다시 하루. 이틀...


 



현실을 잊기 위해 새롭게 생긴 도피처 품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곳은 따듯하고 아늑해서 구원받았다. 그런데 너무 구원받았다. 이성이 돌아와 버렸다. 나는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고 좋았다. 만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애는. 그 애의 인생은...


 



다시 원점이다. 그 애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나와 있어준다면 그것은 다시 나에게 불행이었다. 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내가 바로 서 있어야 그 애 앞에서도 당당한 여자가 된다. 그러니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생각은 강물처럼 흘러 어제 일로 이어졌다. 마지막 밤이었다.


 



 



“이거..”


 



“뭔데?”


 



“돈이에요..물가에 애들 내놓는 거 같아서..어디서 굶을까봐..”


 



“............”


 



[$10,000]×20


 



친절하게도 여행자 수표로 준비했다. 2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얼마쯤일까? 얘는 왜 우리에게 돈을 주는 걸까? 은행에서 환전할 수 있는 액수를 훨씬 초과했는데 어떻게 구했을까? 얘는 이 돈이 어디서 낳을까? 뇌 용량을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입은 하나. 가장 궁금한 것만을 겨우 물었다.


 



“왜?”


 



“..........”


 



“네가 뭔데 우리에게 돈을 줘?”


 



“...걱정이 되니까요..뭐라도..해주고 싶으니까요...”


 



“...............”


 



‘다음 질문이 필요할까? 아니 물을 여유가 있을까? 이렇게 가슴이 복받치는데, 입을 열면 울음이 나올 거 같은데..’


 



“....................”


 



점점 촉촉해지는 눈 가로 허연 그림자가 지나갔다. 상미였다. 상미가 재석이를 덥석 안았다. 처음으로 상미를 재석이와 다시 연결시켜 준 것을 후회했다. 떠나기로 결정한 것도 후회했다. 상미만 보낼걸 잘못했다. 마지막 밤 상미와 같이 만난 것도 후회했다. 상미보다 한발 늦게 움직인 것도 후회했다.


 



“어....”


 



재석이가 상미의 몸에 눌려 뒤로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재석이의 하체를 잡았다. 평소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하체의 중앙. 자칭 똘똘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똘똘이보다 얼굴을 보고 싶었다. 키스를 하고 싶었고, 눈동자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음...”


 



“쭙....”


 



그런데 한발 늦어 그곳에는 상미가 점령했다. 후발주자의 설움으로 똘똘이를 잡을 수밖에 없다. 똘똘이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것이 차선이었다. 상미의 품에 갇혀 바르작거리면서도 내 손에 허리를 들어 준다. 언제나 건강한 똘똘이가 중세시대 공성무기인 트레뷰셋 투석기처럼 벌떡 튕겨 나왔다.


 



“풋..”


 



그런데 끝에 달려있는 돌덩이는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매달려 있다. 투석기를 쐈는데 돌이 날아가지 않고 있는 것을 황당하게 바라보고 있는 병사들이 떠오르면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망가진 투석기는 앞, 뒤로 크게 흔들렸다.


 



“음...”


 



손으로 잡으니 육중한 중량감이 가득했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그 감촉은 과거의, 아니 어제 받았던 기억을 불러왔다. 내 중심에서 전기가 짜릿하게 흐르고 그와 함께 안에서 샘처럼 솟아나는 액을 느꼈다.


 



더 자세히 보고 싶다. 어쩌면 오늘이, 지금이 마지막일지 몰랐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똘똘이는 딱딱했고, 뜨겁다. 손 안에서 제법 반항이 심했다. 그럴 때는 살살 달래야 한다. 그렇게 달래며 어루만지다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댄다.


 



“음....”


 



냄새.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는 냄새다. 언제나 표현할 방법을 찾아보지만 적당한 것이 없었다. 그저 음란한 냄새. 나를 음란하게 만드는 냄새였다. 방금 전보다 더 많은 액이 솟아났다. 몸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처럼 똘똘이 머리, 날아가지 않는 돌덩어리를 매달고 있는 첨탑에서 맑은 물이 흘러 나왔다. 혀를 넓게 펴서 그 물을 핥았다. 너무 적은 양이라 맛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손을 밑으로 내려 트레뷰셋 공성기의 에너지원. 추를 주물렀다. 추가 2개다.


 



“쭙..음....”


 



“왜? 어머~ 언니. 치사하게...”


 



“그럼 바꿀까?”


 



“..............”


 



상미와 자리를 바꾸고 싶은 마음도 바꾸기 싫은 마음도 있다. 상미 역시 마찬가지로 보였다. 그래서 둘 다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부를 갖고 싶은 것은 여자의, 인간의 본능. 어떻게 한 부분으로 선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 처지가 그랬다.


 



“..........”


 



상미는 애써 시선을 돌려 재석을 내려다본다. 그 애의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재석의 얼굴을 가리는 것을 보고 나도 시선을 걷어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하면 상처만 받는다.


 



“쫍..”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똘똘이 머리를 입에 품었다. 솔직히 가지고 놀기는 남편, 이제는 전 남편 것이 좋다. 크기가 적당했다. 똘똘이는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또 조금은 힘들었다.


 



‘나도 색녀 다 됐네..’


 



오랄은 어디까지나 서비스였다. 지금처럼 가랑이 사이가 간지러워지면 바로 밑의 구멍으로 품었는데 오늘은 혀에 닿는 똘똘이의 느낌이 좋았다. 뱉어내면 허전할거 같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몸은 더욱 달아올라 간지러움이 전신으로 번져갔다. 우선 손 하나를 보내 달래본다.


 



‘아...’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애액이 한 가득이다. 그만큼 체온이 빠져나가서 남자들처럼 몸이 떨렸다. 내 손이 치워진 자리에 타인의 손이 점령하는 것이 보였다. 두말할 것 없이 상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상미의 하체는 벌거숭이가 되고 큼지막한 엉덩이로 재석이를 깔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 영역을 압박해오려 한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치사해..”


 



“흥!”


 



바로 똘똘이를 깔고 앉았다. 머리 안에서 칼집으로 돌아오는 칼과 그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만큼 딱 맞다. 완전한 일치감을 느끼기 무섭게 몸 안의 몸이 오그라들었다. 똘똘이가 더욱 커진 기분, 그 딱딱함이 생생하다.


 



“아...”


 



“음....”


 



상미는 나의 그곳과 똘똘이를 보고 있다. 그것도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되었다. 상미의 시선이 오히려 반갑다. 상미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내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고 자기 멋대로 가슴을 풀어 젖히고는 살덩어리를 덥석 물어버린다.


 



‘이것이..’


 



또 시작이다. 나를 보내고 자기가 올라타려는 수작이었다. 이제는, 어쩌면, 전 남편보다 내 몸을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미의 공격에 수직으로 감각이 상승했다.


 



씨익~


 



나의 반응에 사악한 미소를 보내는 상미, 익숙해져 버린 몸은 그런 상미의 손길과 입술을 거부하지 못했다. 대신 손을 뒤로 넘겨 똘똘이 밑에 부속으로 달린 덩어리와 또 그 밑의 생리적인 구멍을 자극한다. 내가 빨리 오르는 만큼 재석이를 자극해 동시에 도달하면 최소한 본전이다.


 



“으음....”


 



“아아...”


 



 



“아앗..”


 



상미는 나를 알고, 나는 재석이를 알고, 재석이는 상미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로도 너무 잘 알고 있다. 내가 재석이를 공격하자 그는 바로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상미를 공격한다. 상미의 반응을 보건데 아마도 앞, 뒤 구멍이 동시에 후벼지고 있는 모양이다. 상미의 침이 내 가슴을 더럽혔다.


 



재석이와 둘이 있을 때는 애정의 행위다. 그때는 서로의 상태를 봐가며 같이 올라가던가 최소한 내가 먼저 느끼더라도 똘똘이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결국은 내 안에 다 쏟아내게 만들 자신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세 명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애정이 아닌 승부가 된다. 재석이가 먼저 싸면 내 승리, 내가 먼저 싸버리면 상미 승리, 나와 상미 둘 다 느끼면 무승부라고 느끼지만 말로는 재석이 승리라고 해 주자.


 



“으음..천천히..”


 



머리가 하얗게 비어가며 패배를 떠올릴 때 상미의 허덕거림이 들렸다. 필사적으로 참기위해 온몸의 구멍을 전부 닿았다. 입술을 꽉 물고 콧구멍까지 닿았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며 발가락이 자기 멋대로 오그라들었다. 그만큼 똘똘이가 커졌다. 연약한 안쪽 살들을 그 돌덩이로 마구 긁고 지나갔다.


 



“으윽...”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천천히 움직이고 싶은데 말을 듣지 않았다. 어쩌면 중력의 영향일수도 있다. 엉덩이를 들어올리기는 힘겨운데 똘똘이를 받아 들일 때는 자궁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힘이 들어간다.


 



‘지금!’


 



똘똘이가 커진 듯 했다. 폭발 전의 상태에서는 항상 부풀어 오르는 똘똘이다. 재석의 허벅지를 눌러 탄력을 측정했다. 힘을 주고 있다. 참고 있는 것이다. 몸 안에서 점점 커지는 쾌락의 덩어리가 언제 터질지 몰라 필사적으로 다른 생각을 해본다.


 



‘2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얼마지?’


 



1달러를 천원으로 계산하면 2억이다. 아버님. 재석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준 돈이 2억인가 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 아버님이라니..’


 



무의식적으로 재석이 아버지를 아버님이라고 생각해 버리고 나서 너무 부끄러워 피가 얼굴로 몰려와 데모하기 시작했다. 애써 따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현기증이 날 정도로 피가 몰리면서 폭발할 뻔 했다.


 



“으으응....”


 



“언니..아직 멀었어?”


 



“...........”


 



‘화대..’


 



남자가 여자랑 자고 주는 돈이 화대라고 들었다. 그러니 화대를 받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화대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기분 나빠야 할까?



‘...............’


 



화대라고 해도 그 액수가 2억이 되고 보니 불쾌하지 않았다. 아닌 말로 누가 2억을 받을 수 있을까? 당대 최고의 연예인 쯤 되면 2억을 받을까?


 



숫자로 2억을 생각하는 것은 틀렸다. 1000억의 돈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2억이란 돈도 20만원의 가치일 수 있다. 100억 쯤 있는 남자라면 한번쯤 미친척하고 그런 짓을 해볼 수도 있다.


 



‘그럼 재석이는?’


 



아버님에게 받은 돈이 2억이라면, 지금 재석이 나이를 생각하면 전 재산이다. 그러니 재석이는 자신의 전 재산으로 나를 산 것이 된다. 이쯤 되니 화대라고 해도 기뻐진다. 순간 안에서부터 폭죽이 터지면서 척추를 타고 올라온 불꽃이 머리를 때렸다. 한 일만 볼트쯤 되는 전기에 감전된 감각이 온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아...안 돼....”


 



 



누군가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 천장이 희미하게 보였다. 가슴에서 올라오는 느낌은 분명해졌다. 고개를 돌려 보니 재석이가 팔을 세워 고개를 받쳐 들고 옆자리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가 깨웠어요?”


 



“........지금 몇 시?.......”


 



“음...1시쯤?”


 



“그래?”


 



어제, 아니 몇 시간 전의 일이 기억나면서 벌떡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 상미의 허연 나신이 보였다. 아직까지도 반들반들 땀에 절어있다. 그리고 반쯤 미소 지으면서 잠들어 있었다. 안 봐도 어떤 상황이었는지 뻔했다.


 



손을 뻗어 똘똘이를 잡았다. 느낌이 좀 가벼워진 듯 했다. 짜증이 확 밀려왔다. 상미가 얼마나 빨아먹었는지 그 건강하던 똘똘이가 흐물흐물 다 죽었다.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잠이나 자지 왜 깨웠어?”


 



“화났어요?”


 



“...내가 왜 화를 내?”


 



“화난 거 같은데요?”


 



“어서 자. 피곤해 보인다..”


 



그리고 돌아누웠다. 눈치 없는 것이 흐물거리는 똘똘이를 엉덩이에 닿도록 바짝 달라붙는다. 그런 재석이를 어깨로 떨쳐내고 더 안쪽으로 갔다. 또다시 달라붙는다.


 



“왜?”


 



“그냥요..”


 



“갑갑해. 저리가..”


 



“갑갑하면 이거 벗어요..”


 



그러면서 반쯤 걸쳐져 있는 옷들을 벗기려고 한다. 안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벗겨서 뭐하는지 두고 보자는 심보로 반항하지도 협조하지도 않았다. 살며시 안기에 그것도 그대로 두었다.


 



‘따듯하기는 하네..’


 



생각보다 아늑해서 그냥 이렇게 잘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은은하게 나는 비누 냄새가 좋았다. 상미의 흠뻑 젖은 몸이 생각난다. 그래도 나에게 오기 전에 샤워라도 한 듯해서 조금은 기특해졌다.


 



‘잠이나 잘 것이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싫은 소리 안하고 그대로 잠들려고 했는데 그놈의 손이 자꾸 찝쩍거렸다. 그래도 한번 만족했던 터라 딱히 더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마지막 밤이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고, 그래서 오랫동안 그를 느끼고 싶었던 것뿐이다.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자꾸 지분거리는 손이 얄밉다.


 



“왜? 어쩌라고....요..”


 



거칠게 똘똘이를 움켜잡았다. 그런데 딱딱했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괜찮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요’가 붙어 나왔다. 다행히 그는 그것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하다.


 



“하기 싫어요? 그럼..그냥 넣고만 있을게요..”


 



“...알았어..넣고만 있어..”


 



가끔씩 그런 경우가 있었다. 마지막 파정을 하고 결합된 체로 잠들었다.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까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이미 발기하고 있기 때문에 눈뜨자마자 시작하곤 했다.


 



“으음...”


 



나도 몰랐는데 지분거리는 동안 안에서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던 모양이다. 비교적 큰 저항 없이 뒤에서부터 커다란 알이 들어왔다. 엉덩이를 움직여 편한 위치를 잡고 살살 조여 본다. 뿌듯했다.


 



“잘 자요..”


 



“....응...”


 



팔로 허리를 감싸 안고 나를 깊이 안은 상태로 있었다. 귓가로 그의 숨결이 지나갔다. 정말로 잠들려고 한다.


 



‘............’


 



잠들었다. 그런데 나는 정신이 말짱했다. 이대로 잠들 기분이 아니었다. 재석이가 잠들지 똘똘이도 잠들려고 한다. 엉덩이를 휘돌려 간신히 세웠다. 재석이는 계속 잠들어 있다.


 



‘미쳐...’


 



마지막으로 한번 확인이나 해보고 퉁명스럽게 굴 걸 잘못했다. 이제는 도저히 재석이를 깨울 염치가 없었다. 가능하면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되지를 않는다. 정신은 더욱 말짱해져서 시게 초침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리고, 무엇보다 똘똘이가 보내는 맥박이 선명하다. 나도 모르게 허리가 흔들렸다.


 



“음...”


 



그 큰 덩어리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조금씩 움직이려는 감질나서 죽을 지경이다. 허리를 감았던 손을 가슴위로 옮기고 조금씩 크게 움직였다. 재석이 손 위에 내 손을 얹어 놓고 주물렀다. 가슴이 빳빳하게 일어난다.


 



“아아음...”


 



‘이것도 괜찮네..’


 



한동안 움직이다가 오르가즘을 느끼려고 하면 멈췄다가 좀 진정되면 다시 움직였다. 잔잔한 파도가 끊임없이 왔다가 갔다. 나른한 쾌감이 포근한 이불처럼 전신을 감싸 안았다.


 



“으음....”


 



‘위험했다..’


 



가끔씩 한계를 넘어서 절정에 도달하려는 몸을 간신히 멈춰 세웠다. 그때마다 사정하려는 것을 참으려고 온 몸이 비틀린다. 한번은 반쯤 애액을 쏟아 내고나서야 겨우 참았다.


 



‘차라리 한번 하고..좀 있다 다시 할까?’


 



마지막 순간에 멈춘다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멈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가능한 천천히 움직이던 태도를 버리고 조금이라도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해 크게, 빠르게 엉덩이를 휘둘렀다. 똘똘이 머리가 지금까지 참았던 욕망을 전부 긁어냈다. 입에서 터져 나오는 짐승의 소리를 이불로 간신히 막았다.


 



“으으으....”


 



쾌락의 안개를 빠져나와 제일 먼저 똘똘이가 터졌는지 확인했다. 아직 건강하다. 안심했다. 그 순간 가슴에 있던 재석의 손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 줬다. 너무 창피해 죽은척했다.


 



“변태~”


 



“.................”


 



너무 많이 싸서 홍건해진 이불이 접혀 밀려나고 재석의 허리가 부드럽게 율동하기 시작했다. 계속 죽은척해야 하는데 몸에 힘이 들어간다. 무엇보다 재석이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항문으로 해볼까요?”


 



“.....마음대로 해...”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얼굴이 따가와 고개를 들었다. 상미가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왜?”


 



“....침이나 닦아..”


 



“씁~”


 



“시간 됐어. 가자..”


 



“응..”


 



공항까지 온다는 재석이를 못 오게 했었다. 얼굴을 보면 웃으면서 헤어지기 힘들까봐 그랬다. 그런데 막상 탑승구로 들어가려고 하니 후회가 된다. 어제부터, 아니 그 전 스와핑을 했을 때부터 계속 후회만 한다. 상미 역시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혹시나 하는 모양이다.


 



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도 혹시나 하는 상미나 나도 미련 덩어리다. 만약에 그런 구박을 받고도 왔다면 아마도 ‘천제적인 바람둥이’일 것이다.


 



“아...”


 



상미의 시선을 따라 가니 재석이가 있다. 급히 다른 사람 트레이 뒤로 숨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트레이가 지나가는 거였다. 어색하게 일어서서 다가온다.


 



“지나는 길에...”


 



‘바보..’


 



사람 욕심이 마지막으로 얼굴이나 봤으면 했는데 보고 있자니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 사실 이럴 거 같아서 오지 말라고 악다구니를 썼었다.


 



‘이제 정말 가야 해..’


 



재석이를 품에 안았다. 그의 냄새가 좋았다.


 



“이제...안녕..”


 



기다란 게이트를 따라 비행기에 올라타고, 또 자리에 앉고, 약간의 진동과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조그마한 창문으로 하얀 구름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청명한 하늘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재석이를 생각하며 그에게 말했다.


 



‘꼭 돌아올 거야..네가 산 것은 내 마음이야..’


 



“사랑해서 좋았어..사랑하길 잘했어..”


 



옆자리 상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돌아오기 전에 기필코 상미를 시집보내야겠다. 만약. 만약에 그때까지도 상미가 붙어 있다면, 그때는...


 



‘상미는 덤이야..’


 



 



-------------


 



 



1. 오랜만이지요. 아직 연재를 시작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夜客의 약속은 천금보다 무거운지라 연재를 재개합니다. 다만 성실연재는 좀 어렵겠네요. 틈틈이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소 일주일에 한편정도, 그 이상은 약속드리기 어렵네요.


 



2. 그동안 연재분을 다시 읽어 보면서 조급하게 끝내려 하다 보니 구멍이 숭숭. 바람난 여편네 속옷 같더군요. 급 마무리를 하려고 투입했던 박명수 검사의 비중을 줄이고 애초 계획대로 소프트하게 진행할까 합니다.


 



3. 어머니 유골단지. 동백나무 찾아 와야 하는데 문제에요. 정 아이디어가 안 나면 갑자기 주워 올수도 있습니다. 개연성에 안 맞지만 부디 용서를...


 



4. 보라 남편의 몰래 카메라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의문을 갖은 분이 계셔서 답변 드립니다.


재석이는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몰카의 존재를 몰랐어요. 보라는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뿐이었고, 정준하 역시 간통으로 몰고 갈 의사는 없었죠. 여러 가지 상황이 물리면서 사건이 발생한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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