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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엄마동생 그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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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86 회 작성일 24-02-04 20: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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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찍어요.  하나, 둘, 셋!"
 
- 찰칵!
 
"은선아, 너도 이리와서 같이 찍어."
"그래, 처제."
"네.  저기, 실례지만 사진 좀.."
 
은선은 대학생같아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넘겨주고 언니 은혜의 옆으로 갔다.  동훈이의 중학

교 졸업식이다.  성재와 영재의 유치원 졸업식에는 가봤어도 동훈이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동

훈이의 품에는 꽃다발 두 개가 안겨 있다.
 
사진을 찍고 나자, 동훈이 아빠가 다시 캠코더를 켜고 동훈이와 그 주변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동훈이의 졸업

식이 있기 몇일전 큰 맘 먹고 구입한 것이다.  은혜는 1년에 몇 번이나 쓰겠냐며 상의도 없이 단번에 수십 만원

을 지출해버린 남편에게 바가지를 단단히 긁어댔었다.
 
"동훈아, 어디가?"
"잠깐만요."
 
동훈이가 꽃다발을 안은 채 일행에서 떨어져 혼자 걸어가더니 몇몇 남자 졸업생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는 여선

생님 앞에 멈춰섰다.  1, 2학년 기술 담당인 윤지연 선생이었다.
 
"선생님!  선생님!  저랑 사진 찍어요."
"어, 동훈아!  그래!  우리 동훈이랑 꼭 찍어야지.  어른들은 어디 계시니?"
 
윤지연 선생이 동훈이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가족이 모여있는 쪽으로 걸어와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  처음 뵙겠습니다."
"기술 선생님이세요."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쪽은 저희 이모구요.  성재 어머니요."
"아, 그러시구나.  성재 어머님, 안녕하세요.  성재랑은 교회에서 봤는데..  저희 학교 배정받았다지요?"
 
"아유..  예..  안녕하셔요.  성재랑 동훈이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 우리 성재 잘 좀 부탁드릴께요."
  
동훈이는 윤지연 선생님과 화단을 배경으로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윤지연 선생은 동훈이에게 바싹

다가서서 팔짱을 끼어왔다.  팔짱을 끼면서 동훈이 쪽으로 얼굴을 살짝 기대는데 머리카락에서 싱그러운 향기

가 봄날 아지랑이처럼 솔솔 올라온다.
 
동훈이는 부모님과 이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선생님과 팔짱을 낄 정도로 친하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 선생님이 성숙하고 예쁜 여인이어서 더 자랑스럽다.
 
"동훈아, 저 선생님 참 좋아보인다.  가르치는건 잘 가르치시니?  결혼은 했어?  국, 영, 수 선생님이었으면 좋

았을텐데..  아깝네.."
 
은선이 다른 남학생 손에 이끌려 멀어지는 윤지연 선생을 보고 말했다.  동훈이 아빠와 은혜는 자동차를 주차해

놓은 곳을 향해 앞서 걸어가며 무슨 얘기를 주고 받고 있다.
 
"국, 영, 수면 뭐하게요?  과외받을 것도 아니면서..  교사는 과외 못하잖아요.."
"왜 못해?  니가 몰라서 그렇지..  하는 사람도 있어."
 
"에이, 설마.."
"설마가 아니야.  이모 아는 사람중에도 있어."
 
동훈이가 못 믿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은선이 달려들어 팔뚝을 치며 그녀의 말이 맞다고 강변한다. 

둘이 못 믿겠다, 믿어라 가볍게 옥신각신 하는 모습을 동훈이 아빠와 엄마 은혜가 무슨 일인가 하고 뒤돌아본다. 
 
"이모 말은 정말 못 믿겠어."
"내 말을 왜 못 믿어?  이게?"
 
그 때, 동훈이가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한 곳을 멍하게 바라본다.  은선이 무심코 그의 시선을 쫓아가본다.  세

명의 여학생이 깔깔대며 사진을 찍고 있다.  두 명은 꽃다발을 안고 있는데 맨 오른쪽의 여학생은 빈 손이다. 

낯이 익어서 자세히 보니 그 민아라는 여학생이다.
 
민아네 부모님은 아마도 졸업식이라는 대목장사를 놓칠 수 없어 학교에 오지 못한 모양이다.  남들은 모두 하나

씩 안고 있는 졸업기념 꽃다발을 민아만 들고 있지 않으니 왠지 초라하고 불쌍해보인다.  동훈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두 개중 하나를 민아에게 안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민아는 고마워하기 보다는 자존심 상해

할 것 같다.
 

"동훈아!  너, 감기걸렸니?  콧물 나왔다.  그렇게 보고 있지만 말고 쟤랑두 찍지?"
"어, 어?  어.."
 
동훈이가 옷소매로 코밑을 닦으며 말하는데 찍겠다는 건지, 안 찍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다.  은선은 동훈이가

우물우물 얼버무리는 걸 보고 빙긋 웃었다. 
 
[녀석..  저 민아라는 애를 좋아하는가 보구나?  표정을 보아하니 정식으로 사귀는 것 같지는 않고..  짝사랑?]
 
"이모가 찍어줄께.  불러와."
"됐어, 이모..  그냥 가요."
 
"사내자식이..  그렇게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 여자랑 사귀냐?  처음이 어렵지..  눈 딱감고 쪽팔린거 한번만 참

아봐.  그러면 다 되게 되있어.  너 정도면 킹카야.  자신감을 가져.  이모가 도와주랴?"
"이모가 어떻게 도와주게?"
 
동훈이는 그에 대한 민아의 마음이 궁금할 뿐이고, 조금씩 다가가면 알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굳이 다른 누구

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이모가 도와주겠다고 나서니 실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여자들은 어떤 심리를 지니고 있는지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아를 몹시도 경원하는 엄마 은

혜나 미숙에게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점이다.
 
"여자가 어떤 눈으로 보든지 절대로 기대하지마.  남자들이 제일 착각하기 쉬운게 여자들 눈빛이야.  사실 아무

생각없이 남자를 향해 웃는 여자가 많거든.  중요한 건 니가 상대 여자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야."
"이야..  이모, 완전히 연애박사네?"
 
동훈이는 은선을 향해 약간 과장스럽게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속으로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거야..  여자하고 서로 잘 모를 때 얘기지..  난 민아랑 잠도 여러번 같이 자봤는걸..  데이트도 많이 해보고..]
 
"자식..  연애박사라서가 아니라..  이모가 여자입장에서 충고해주는거야.  맘에 드는 여자랑 사귀고 싶으면 니

가 좀 이기적일 필요가 있어.  여자들은 이것저것 재보고 조심스러운 남자한텐 별로 매력을 못 느끼거든..  터

프하게 휘어잡는 남자를 좋아하지..  맘에 들면 니가 먼저 대쉬해.  속으로만 꽁꽁 앓지 말고.."
 
은선은 동훈이가 민아를 마음에 두고도 다소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 터프한 남자가 매력적이라고 일부러

더욱 강조해서 말했다. 
 
"이모는 그래?  터프한 남자가 좋아?"
"음..  꼭 터프하기만 한 남자가 좋다는건 아니고..  다가설 땐 주저없이 터프하고, 곁에 있을땐 다정한 남자?"
 
은선은 치대생과 지금의 남편을 염두에 두고 짜맞춰 얘기한다.  치대생은 다정했지만 더 가까이 다가와주지 않

았고, 남편은 지금 누구보다도 가까이에 있지만 다정하지 않다. 
 
"후후..  이모가 너무 이론적으로 말한 거 같네..  이모가 말한거 다 잊어라.  니 나이때 그런 것까지 생각할 겨

를이 있겠니?  그냥 좋으면 사귀고, 사귀다 싫으면 헤어지고..  그러는거지..  괜히 생각만 많이 하다가 아무것

도 못할라.."
 
은선이 동훈이의 뒤통수에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흐트리며 웃었다.  동훈이는 이모의 손길을 피하면서 민아 쪽

을 다시 흘끗 보았다.  혼자만의 착각인지 몰라도 민아가 동훈이를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하지마, 이모.  머리 다 헝클어지잖아."
 
이모 은선은 통통한 볼살에다가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영화에 나오는 꼬마돼지 베이브처럼 핑크돼지같은 느낌

이다.  피부가 하얀 것은 엄마 은혜도 마찬가지여서 볼 때마다 집안 내력이구나 싶다. 
 
볼살 때문에 다소 뚱뚱해보일 뿐 실제 몸매는 비만과 약간 거리가 멀다.  여름옷을 입은 것을 매년 보는데 브래

지어가 살속 깊이 파고든다거나 바지 허리띠 위로 뱃살이나 옆구리살이 올라앉은 걸 본 적이 없다.  남에게 보

이지 않도록 잘 주워담아서 숨기고 다니는지는 몰라도..
 
평소에는 그 통통한 볼 때문에 사람이 무던하고 성격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동훈이를 놀리거나 장난이라

도 칠 때면 입술을 모아 이죽거리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무척 얄밉다.
 
이모는 동훈이를 늘 어린애 취급한다.  때려도, 쓰러뜨려도 곧바로 일어나는 오뚜기 인형인 줄 안다.  기억할

수 있는 어린 날, 이모와의 첫 기억도 너무 무섭게 겁주며 쫓아오는 바람에 동훈이가 울며불며 도망가다가 방문

턱에 걸려 넘어져서 이마를 찧었던 것이다.  그러면 이모가 달려들어서 껴안아주며 맛있는거 사준다고 을러서

울음을 그치게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잊었다 싶을 때쯤 또 장난질을 쳐서 울린다.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시달리면서 동훈이가 초등학교 1, 2학년 무렵까지 오누이처럼 가깝게 지냈다.  그런데

그 무렵 이모부가 지방에 오래 머무를 일이 생겨 이모 은선도 성재와 영재를 데리고 따라 이사가는 바람에 만날

일이 적어지고 다시 서울에 올라와서도 소원했던 것이다. 
 
요즘은 성재를 가르치고 있어서인지 그나마 전보다는 조금 더 대접해주는 편이다.  이모에게 어린애 취급당하

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엄마 은혜에게서는 어리광을 졸업한지 오래이고, 미숙이 선생님은 요새 들어 동훈이를

나이보다 훨씬 올려 대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모 은선에게 당하는 어린애 취급..  그것은 정상적인 일상의

기쁨이다.  갈수록 점점 누리기 힘들어지는 평범한 생활의 잔잔한 행복이다.
 
 
- 탁!  탁, 탁..
 
"이제 어디로 모시면 되나?"
 
운전석에 앉은 동훈이 아빠가 차문이 모두 닫히자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일행을 향해 물었다.  조수석에 앉은

은혜가 뒤로 돌아보며 은선을 향해 말한다.
 
"은선아.  애들 아직 안 왔을까?"
"글쎄?  전화 좀 해보고.."
 
"동훈이 아빠.  당신이 전에 말한 그 중국요리집으로 가요."
"처제네 애들이랑은 어쩌고?"
 
"은선아!"
"언니, 잠깐만..  지금 신호가고 있어..  아!  여보세요?  성재아빠!  애들 왔어요?  아직?  언니!  애들 아직 안

왔대.  학교에서 급식 먹고 올 것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 가자."
 
"그럼 제부만 오시라고 해."
"알았어, 언니.  여보세요?  당신 지금 옷입고 나와요.  왜요?  아침을 언제 먹었게요?  밥 안먹으면 어때요? 

와서 동훈이 얼굴도 보고 언니랑 형부랑 얘기도 좀 하고 그래요.  참..  알았어요, 그럼..  끊어요.."
 
"못 나온대?"
"으응..  저기..  일 나가봐야된대..  미안해, 언니..  미안해, 동훈아.."
 
은선은 특히 동훈이에게 제일 미안했다.  하나밖에 없는 이모부라는 사람이 몇 년에 한번 있는 조카 졸업식도

챙겨주지 않는게 너무나 면목이 없다.  일 핑계를 댔지만 성재 아빠는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다가 해질 녘에 일

어나 술자리를 찾아나설 것이다.
 
"괜찮아요, 이모.."
 
동훈이가 은선을 향해 씨익 웃어준다.  은선은 착하고 늠름하게 자라는 조카 동훈이를 볼 때마다 언니 은혜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우리 성재나 영재도 딱 동훈이처럼만 커주면 더 바랄게 없을텐데..]
 
 
특히 성재가 제일 걱정이다.  다행히 최근들어 말수가 조금 많아졌다.  교회에서 만난 진석이라는 또래아이와

윤지연 선생님에 대한 말을 곧잘 한다.  가장 자주 하는 얘기는 바로 이거다.
 
"엄마.  있잖아..  동훈이 형..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안돼?"
 
은선에게 아이낳을 순서를 고를 권한이 주어졌다면 성재는 둘째나, 셋째 이하로 낳았을 것이다.  어쨌건 첫째감

은 아니다.  누구 한 사람에게 온통 마음을 다 주고 그에게만 의존하려는 성향이 너무나 강하다.  그런 성재가

그동안 외톨이였던 것은 엄마 은선을 동생 영재와 나눠가질 줄 몰랐기 때문이고, 온 마음을 다 바칠 또래 친구

나 선생님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그런 존재를 만났는데 그게 바로 동훈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동훈이 타령인데, 친형 이상으로, 어쩔

때보면 꼭 아빠처럼 따르고 의지한다.
 
"성재야.  동훈이 형이 그렇게 좋아?  그런데 동훈이 형이 우리 집에서 같이 살게되면 큰 이모하고 이모부는 어

떡하라고?  많이 외로우실텐데?"
"그럼 이모하고 이모부도 우리랑 같이 살면 되잖아?"
 
칭얼거리는 성재를 다독이면서 은선은 앞일을 걱정했다.  2월말이 지나면 동훈이도 자기 공부에 바빠질테고 성

재는 또다시 외톨이가 된다.  그러면 전처럼 어둡고 그늘진 아이로 돌아가버릴 것이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진석이라는 애는 중학교 어디 됐어?  같은 학교야?  잘 됐네?  어때?  착한 거 같아?  공부는 잘한대?"
 
진석이라는 아이가 공부잘하는 모범생이라면 집으로 초대해서 성재와 친하게 지내도록 해볼 작정이었다.  그런

데 성재의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  진석이보다는 윤지연 선생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은 편이다.
 
[그럼 그 선생님이나 집으로 초대해서 한번 대접해야겠다.  앞으로 다닐 학교 선생님이고, 우리 성재도 좀 따르

는 것 같으니..]
 
선생님과 친해둬서 손해볼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 은선의 신조다.  3월 입학 전에 초대하는게 좋을지, 입학 후

에 하는게 좋을지 저울질하는 중인데 아무래도 미리 인사해두는게 좋겠다 싶다.
 
  
"언니.  우리 성재가 동훈이랑 같이 살고 싶다고 난리야."
"그래?  그럼 성재, 우리 집으로 보내라.  하숙비 싸게 쳐줄께."
 
"그게 아니라 동훈이가 우리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대.  하숙비 안 받을테니까 동훈이..  우리 집으로 보내지?"
"왜?  머슴시키게?  동훈이 얘..  허우대만 멀쩡하지 힘 하나도 없어.  데려가서 뭐에 쓰게?"
 
"언니두 참..  요즘 세상에 무슨 머슴이야?  우리 큰 아들 삼으려고 그러지..  아유, 동훈아..  내 새끼..  이모

랑 같이 살까?"
 
은선이 동훈이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동훈이는 실실 웃기만 할 뿐 엄마 은혜와 이모

은선이 말장난을 주고 받는 동안 아무 말도 거들지 않았다.
 
미숙이 선생님과 엄마 은혜가 동훈이를 놓고 사위삼느니 아들 삼느리 하면서 장난을 주고받던 순간이 스쳐지나

간다.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겠지 싶은 순간들이다.  그런데 이제 이모 은선이 엄마 은혜와 비슷한 농지꺼리를

하는걸 보니 그리워하던 것을 다시본 듯 반가운 느낌이 든다.
 
"언니!  동훈이는 좋은가 본데?  웃는걸 보니까.."
"걔가 좋아서 그러겠니?  유치하다고 비웃는거지.."
 
"에?  정말?"
 
은선이 동훈이를 향해 눈을 샐쭉 치켜뜨며 허벅지를 가볍게 꼬집었다.  얇은 교복바지아래로 동훈이의 허벅지

살이 엄지와 검지 사이로 뭉텅 잡혔다가 금새 스르륵 미끄러지면서 빠져나간다.  의외로 탄탄한 편이다.  허벅

지살이 물렁했다면 여지없이 꼬집혔을 것이다. 
 
은선은 꼬집는건 포기하고 손톱의 날을 세워 동훈이의 허벅지에 포옥 꽂았다.  그리고 밭고랑 갈듯이 허벅지 안

쪽을 향해 길게 할퀴었다. 
 
"아야!  이모!"
"히히..  최동훈!  너 이모랑 살래, 안 살래?"
 
동훈이는 허벅지 안쪽으로 할퀴어 내리는 이모 은선의 손에 위협을 느꼈다.  거침없이 내려오는 이모의 손이 곧

막다른 곳에서 동훈이의 성기와 만나려는 찰나였기 때문이다.  동훈이는 황급히 손을 뻗어 이모 은선의 손목을

잡아 뿌리쳤다.  나긋나긋한 감촉이 동훈이의 손끝에 잠시 머물다가 금방 사라진다.
 
"둘이 뭐해?"
 
은혜가 뒤돌아 보았다.  동생 은선이는 히죽히죽 웃고 있고, 아들 동훈이는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난처한 표정

을 짓고 있다.  동생 은선이가 아들 동훈이에게만 유독 선머슴처럼 짓궂게 구는 건 진작부터 아는 사실이다.  꽃

돼지같이 뽀얗고 발그레 홍조띤 동생 은선의 얼굴을 부러움 감추고 보면서 은혜가 아들 동훈이를 위해 한 마디

거들고 나선다.
 
"쯧쯔..  성재 엄마야..  너는 어떻게 꼭..  우리 동훈이 동생처럼 구니?"
 
키도 언니 은혜와 비슷하게 아담하고, 생글거리는 얼굴은 장난끼 가득 귀여워서 남들 눈에는 둘이 남매같아 보

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다.
 
[나도 동훈이 옆에서 은선이처럼 저러고 있으면 남매로 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휴..  나이차이 많이 나는 큰누

나쯤으로나 봐주면 다행이겠지..]
 
은혜는 조수석 지붕에서 햇빛가리개를 내려 거기 붙은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졸업식이라 오랜만에 두텁

게 바른 파운데이션이 약간 떠보이는 것 같아 신경쓰인다. 
 
눈 주위와 볼을 비춰보다가 언뜻 보니 동훈이가 거울에 비친 은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은혜는 괜히 부끄

러운 생각이 들어 햇빛가리개를 올리고 동훈이의 시선을 피했다.
 
"언니!  동훈이 동생으로 봐주면야 나는 고맙지롱!"
 
 
 
은혜와 미숙은 동훈이 앞에서 사이좋게 지내겠다고 다짐한 이후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국면으로 들

어섰다.  동훈이와의 만남을 조율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면서 이제는 예전처럼 예사로 수다도 떨게 되

었다.  그러나 아직은 서로에 대한 경계의식과 감정적 앙금이 완전히 씻겨지지 않았다.
 
"시계는 뭐하러?  요즘 누가 시계를 차고 다녀.  핸드폰 들여다보면 되는데.."
 
미숙이 동훈이의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몇일동안 졸업선물을 생각해봤는데 시계가 좋을 것 같

다는 것이다.
 
"그건 니가 몰라서 그래.  수능시험장에 핸드폰갖고 들어갈 수 있니?  없잖아.  그리고 요즘 보면 은근히들 시

계 많이 차고 다닌다, 너.."
 
몰라서 그런다는 얘기에 은혜는 자존심이 상한다.  게다가 시계는 생각도 못했다.  쓸모없지만 몇 만원짜리 비

싼 꽃다발에, 맛있는 밥까지 사줬으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니냐고 넋놓고 있었는데 미숙의 계획을 듣고보니 꽤나

참신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동훈이도 좋아할 것 같다.  그게 문제다.
 
"언니..  동훈이한테는 아직 얘기 안했지?"
"뭐?  시계?  얘기했지.  받을 사람이 좋아할지 알아야잖아.  무턱대고 살 순 없으니까.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도 알아야 하고.."
 
[쳇..  시계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걸 사줄 생각이면 아이 교육상 엄마인 나한테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거 아냐?  꼭 저렇게 혼자 나댄다니까..]
 
미숙이 수능시험까지 내세우며 시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은혜는 반박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기껏 초를 친

다는게 이 정도다.
 
"비싼 건 해주지 마.  교육상 안 좋고, 또 혹시나 나쁜 일 당할 수도 있으니까.."
"걱정마.  가격대 적당하고 이쁜 걸로 해줄거니까.."
 
은혜는 미숙의 목소리가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는 투로 들려 미운 생각이 들었다.  아들 동훈이에게 잘해주는 미

숙이 전에는 고마웠었는데 이제는 미워 죽겠으니 사람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미숙이 동훈이에게

잘해주고 그 때문에 은혜가 한 발씩 뒤쳐지는 느낌이 들 때마다 미움도 그만큼 키가 자란다.
 
"언니.  병원에선 뭐래?"
"응.  별 얘기 없어.  건강하다는 거하고, 조심하라는 거 외에는.."
 
"근데, 언니..  동훈이랑은 언제까지 그러려구?"
"언제까지?  글쎄다..  왜?"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미숙은 은혜의 말뜻을 곧바로 알아들었다.  임신한 몸으로 동훈이와 언제까지

섹스할거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임신 3개월 정도까지는 원래 조심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막 해도 돼?  병원에서 안 물어봤어?"
"물어봤지, 당연히..  의사가 조심해서 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하더라.  내가 언제 막 했다고 그러니?"
 
미숙은 은혜가 괜한 트집을 잡는 것으로 봐서 시계선물 얘기에 마음이 상했다는 걸 직감했다.  미숙이 동훈이에

게 뭔가 잘해주려고 할 때마다 은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걸 느껴왔었다.
 
[으이구..  이 속좁은 기집애.  내가 알고는 있었지만..  어떻게 지 아들래미한테 잘 해주는걸 두고 못보냐..]
 
"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라..  걱정되서 그러지..  혹시 잘못하다가 언니 몸에 탈날까 싶어서.."
"탈 안나게 조심하는거 너도 그 날 봤잖아.  동훈이가 알아서 잘 하니까 걱정마."
 
"언니.  이제와서 다 소용없는 얘기긴 하지만..  애는 뭐하러 가졌어?  괜히 몸만 괴롭게.."
"희동이를 안 가졌으면?  그럼 니가 나랑 이렇게 통화하고 있겠니?  몸 괴로운건 나니까 너는 걱정할거 하나없어."
 
"그건 아니지.  내가 어떻게 걱정을 안해?  동훈이 애고, 언니 일인데.."
 
은혜는 잔인하고 냉정하다는 비난을 듣더라도 친자확인을 꼭 해보고 싶다.  은혜는 동훈이의 아이라 말하고 있

는 자신이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다.  벗은 몸을 몇 번 보았지만 미숙의 아랫배는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걸 증명

할 만큼 불룩하지도 않다.  은혜와 공중목욕탕을 함께 다니던 때보다 젖꼭지 색깔이 약간 짙어진 것밖에는 몸매

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하던 얘기나 마져 끝내자.  어떻게 하는게 좋겠니?"
 
미숙도 봄방학에 들어갔다.  봄방학 동안에 동훈이와 은혜, 미숙 세 명이 어떻게 지낼 지 논의하던 중이다.
 
"이틀에 한 번 오는 걸로 해.  희진이 땜에 매일 올 순 없을 거 아냐.  일요일은 당연히 안되구..  동훈이 아빠 있

으니까..  월, 수, 금이 좋겠어..  아니면 화, 목, 토가 좋겠어?"
"은혜, 너만 괜찮으면 매일 갈수도 있어."
 
"희진이는 어쩌게?  희진이가 이상하게 생각할텐데?"
"너랑 같이 뭐 배운다고 하면 돼.  괜찮겠어?  매일 가는거?"
 
"안돼.  그러다 우리 동훈이 쓰러져."
"쓰러져?  왜 쓰러지는데?"
 
"아니, 생각좀 해봐..  매일같이 언니랑 하고, 나랑도 하면..  애가 견뎌내겠어?"
"내가 니네 집에 매일 간다고 그걸 매일 하겠니?  난 너같이 안해.."
 
미숙은 은혜가 섹스를 얼마나 밝히는지 잘 안다.  음담패설을 주도하는 것은 언제나 은혜쪽이었다.  그때는 그

런 은혜가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욕정을 아들에게 발산하는, 엄마답지 못한, 자

격없는 엄마다.
 
"내가 뭘?  나도 언니처럼은 안 해..  그게 뭐야?  동훈이 앞에서..  어른스럽지 못하게시리.."
"어째서 내가 어른스럽지 못하니?  뭐?  동훈이한테 존대말하는거?  너두 하잖아!  저번에 보니까 여보소리가

아주 입에 착착 붙었더라?"
 
은혜는 미숙의 힐난에 말문이 막힌다.  역시 그 날의 일은 은혜의 실수다.  당장은 미숙에게 밀리더라도 참았다

가 동훈이와 단둘이 있을 때 만회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이런 날 미숙에게 톡톡히 큰 소리 칠 수 있었을 것이다.
 
"언니가 하두 그러니까 내가 보조를 맞춰준거지..  내가 하고 싶어서, 원해서 그랬겠어?"
"보조를 맞추건 말건 누가 뭐래니?  난 아무 소리 안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언니가 동훈이한테 자꾸 그러니까..  동훈이가 나도 언니처럼 그래주기를 바라잖

아.  교육상 안 좋다는 말이지..  내 말은.."
"자꾸 교육, 교육 그러는데..  그렇게 동훈이 교육이 걱정되면 몸을 주질 말아야지..  안 그래?"
 
"그런 얘길 뭐하러 해?  언니!  그럼 우리 이렇게 해.  언니는 애기 지우고 동훈이랑 관계 끊어.  그럼 나도 동훈

이랑 관계 끊을테니까..  어때?  그럴 자신 있어?"
"내가 왜?  그거야 너 혼자 하는 얘기지..  난 동훈이 사랑해서 애 가진 잘못밖에 없어.  누구처럼 친엄마도 아

니고.."
 
은혜는 침착하고 냉정하기까지한 미숙의 댓거리에 맥이 탁 풀렸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얘기가 맴도는 느낌이

다.  미숙이 아들 동훈이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사실과 은혜 자신이 근친상간을 저지르고 있다는 도덕적인 약점

때문에 더 강경하게 나가기가 힘들다.  타협할 수밖에 없다.
 
"월, 수, 금?  화, 목, 토?"
"그냥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가는거로 하자.  토요일은 너희 아저씨 출근하시는거 봐서 정하고.."
 
"안된다니까, 언니?  동훈이..  과외에다 학원도 가야되서 방학이라도 바쁘단 말이야."
"아, 몰라..  어쨌든 난 매일 갈거야.  니가 문 안열어주면 밖에서 만나지 뭐..  요즘 날씨도 좀 풀렸던데..  아니

면 차에서 만나도 되고.."
  
은혜는 불만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참는다.  아들의 아기를 임신한 여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뭘까?  뭐가 있을까?
 
"아유..  알았어, 알았어..  언니 맘대로 해."
"진작에 그러지..  내가 니네 집에 가서 있는 시간이래야 두세 시간 밖에 더 되니?  나도 딴엔 동훈이 걱정 많이

하니까 너무 그러지마."
 

  
"언니..  솔직하게 하나만 물어보자.  언니가 먼저 우리 동훈이 꼬신거 맞지?"
"그게 그렇게 궁금하니?  동훈이한테 물어보지?  내가 뭐라고 하면 곧이 곧대로 듣겠어?"
 
"동훈이한테도 물어볼거야.  언니 얘기를 듣고 싶어서 그래.  언제, 누가 시작한거야?  도대체.."
 
미숙은 기억을 곰곰히 더듬어보았다.  동훈이와의 첫날은 시간이 얼마가 흘러도 잊지 못할 것이다.  동훈이와

미숙을 엮은 계기를 제공한 것이 다름아닌 은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음..  작년에 여름방학 시작할 때 쯤이었어.  아마 방학 며칠 전이었던 것 같애..  누가 먼저 시작했다고 하기는

좀 애매한데?  그냥 내가 먼저 꼬셨다고 해두지 머.."
"그럼 민아 다음이네?"
 
"그런 셈이지."
"그랬구나..  난 또.."
 
"왜?"
"아니, 난..  혹시 언니가 우리 동훈이 동정 떼가지 않았나 했어.."
 
"호호호..  동정 떼어 갔으면 죄가 더 큰건가?"
"언니도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희진이가 16살되서 43살짜리 아저씨한테 처녀를 빼앗기면 어떤 기분일지.."
 
"걔가 원해서 그런거면 어쩔 수없는 일 아니겠어?"
"어머!  정말 그렇게 생각해?  언닌 자기 딸 일을 꼭 남 얘기하듯 하네?"
 
"그렇게 들리니?  동훈이랑 여러가지 일을 겪다보니까 인생관이 좀 달라지나봐.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
"지금 말은 그렇게 해두 막상 겪고 나면 눈 뒤집힐 걸?  그래서..  처음에 어땠어?  우리 동훈이?"
 
"처음에?  뭐가 어때?"
"잘 하더냐구..  그거..  섹스말야.."
 
"지금은 어떻다고 보는데?  은혜, 니가 보기에?"
"글쎄..  제법 한다고 할까?  내가 보기엔 그정도면 잘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 언니..  지금 속으로

자식 자랑한다고 비웃지?"
 
"아니야.  안 비웃어.  나도 동훈이가 잘한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물론 지금처럼 잘하진 않았지.  그때만 해도

경험이 별로 없었으니까..  근데 은혜 너.  넌 동훈이 어떤게 제일 좋디?  몸?  테크닉?"
"음..  테크닉!  언니는?"
 
"나는 몸.."
"몸?  우리 동훈이가 키는 좀 커도 몸에 근육은 별로 없는데?"
 
"근육이나 덩치같은거 말고..  거 있잖아..  물건..  고추 말이야.."
"언니두 참..  볼짱 다 본 사이에 고추가 뭐야, 고추가?  호호호..  암튼..  그래..  우리 동훈이 좆이 뭐가 그렇

게 좋았어?"
 
미숙은 비록 전화기를 통한 대화라 얼굴을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좆이라는

저속한 단어를 망설임없이 내뱉는 은혜의 배짱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 한 아이의 엄마로서 너무 뻔뻔한 것 아닌

가 싶기도 하다.
 
"은혜 너, 혹시..  10대랑 자본 적 있니?"
"10대?  동훈이가 10대잖어."
 
"아니.  동훈이 빼고..  니가 젊었을 때 말이야.."
"음..  20살짜리하곤 자봤는데..  왜?"
 
"20살짜리?  어머!  너 몇 살 때였는데?  나한테는 그런 얘기한 적 없잖아."
"얘기 했을걸?  안했나?  하여튼..  10대가 왜?"
 
"난 그렇게 단단한 건 생전 처음이었거든..  단단해서 너무 좋더라.."
"그랬어?  하긴 우리 동훈이 좆이 단단하긴 단단해..  근데 남자들 젊을 땐 다 그렇게 단단하잖아.  언니네 아저

씨는 안 그랬어?"
 
"우리 신랑은 나랑 사귀기 시작했을 때가 20대후반이었잖아.  그렇게 단단하진 않더라구..  그런데 동훈이는

그 단단한 걸 매일매일.."
"매일매일?  역시 그랬구만..  그 때 동훈이가 밤마다 농구한다고 나갔다 오고 그랬는데..  그거 언니네 집에 간

거지?"
 
"으응..  맞어..  그때 그랬지.."
"희진이는 어쩌구?  희진이한테 안 들켰어?"
 
"우리 희진이..  9시 땡치면 바로 재우잖아.  9시 반쯤 되면 완전히 비몽사몽이야.  정말 업어가도 몰라."
"아무리 비몽사몽이래도 그렇지..  딸애가 한 지붕 아래에서 버젓이 자고 있는데..  어떻게 거기서 바람 피울 생

각을 다 했대?"
 
"알어, 나도..  그때 내가 미쳤던거..  근데 너무 좋아서 미쳐보이는 것도 몰랐어..  흐음..  넌?  테크닉?  어떤

테크닉?"
"그냥 다..  언니 덕보는 거라고 할지는 모르겠는데..  내 생각엔 내 배로 낳은 자식이라서 취향도 비슷한 거 아

닌가 싶어..  동훈이랑 나랑은 죽이 잘 맞는 것 같애.."
 
"몽뚱그려서 대충 말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좀 얘기해봐.  정말 내 덕 보는게 있으면 생색 좀 내게.."
"말하기 좀 쑥스러운데..  난 있잖아..  남자가 박아줄 때 야한 얘기 해주는거 좋아하거든..  전에 언니한테 그

비슷한 얘기한 적 있을거야 아마..  동훈이가 잘 그러잖아..  그래서 좋아.."
 
미숙은 은혜의 얘기를 듣고 동훈이와 정사를 갖던 순간들을 반추해보았다.  그리고 무릎을 쳤다. 
 
"정말!  섹스취향도 유전이 있나 보다..  동훈이가 전에 나랑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  자기는 야하

게 생각하고, 야하게 말하고, 야하게 옷입는 여자가 좋다고 말야..  어머..  그렇구나.."
 
은혜의 말에 맞장구 치면서 미숙은 속으로 은근히 걱정된다.  딸인 희진이가 엄마 미숙을 닮아 남자에게 지나치

게 매달리고 순종하기만 하면 안될텐데 싶은 것이다. 
 
"그런 얘기를 했어?  우리 동훈이가?  그래서 언니는 거기에 맞춰주고 있는거구?"
"꼭 그렇다기보다..  나도 흥분되니까..  그런 얘기하면서 하면.."
 
"어떤 얘기가 제일 흥분되는데?"
"아이..  그걸 너한테 어떻게 얘기하니?  창피하게.."
 
"새삼스럽게 창피하긴 뭐가 창피해?  그렇게 창피한 사람이 저번엔..  뭐라고 했더라?  난 음탕한 년이에요.. 

 그랬던가?"
"아이, 몰라, 얘..  그만해.  더 얘기하면 전화 끊어버릴거야."
 
은혜는 이토록 부끄러움을 타는 미숙이 동훈이 앞에서만은 온갖 저질스럽고 음란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

이 놀랍기만 하다.  동훈이의 몸이라는 놈이 그렇게나 대단한 마력을 지녔다는 말인가..
 
"안할께, 안할께..  알어..  동훈이가 좋아하니까 그러는거..  나한테도 그러는데 뭐..  언니한테야 어련하겠어.."
"너한테는 뭐라고 그러면서 하는데?"
 
"다양해..  대중 없어..  아마 언니랑 비슷할걸?"
"근데 넌 야한 얘기 좋아한다면서 저번에 셋이 했을 때는 왜 그리 얌전했어?"
 
"그때?  그때는 머..  그런게 처음이라 얼떨떨해서 그랬지..  솔직히 말해서..  주눅이 좀 들더라..  원래는 언니

충격 좀 먹어보라고 그랬던 건데..  막상 언니가 보고 있으니까..  엄마로서 체면이 있지..  너무 노골적으로는

못하겠더라구.."
"그래도 나중엔 존대말도 하고 그랬잖아."
 
"그거야..  언니가 홀딱 벗어서 동훈이 눈앞에 대고 젖가슴 흔들어대지..  보지 벌려보이지..  그런 꼴을 보고

내가 가만 있을 수 있나?"
"그때 나나, 동훈이나 정말 많이 놀랐어.  너는 내가 동훈이 부를때 여보, 자기, 동훈씨, 희동이 아빠라고 부르

는게 이상하다고 하지만..  니가 동훈이한테 그런 식으로 부르는게 훨씬 이상해.  넌 친엄마잖니.  너도 그건 인

정하지?  이상하다는거?"
 
"인정해..  인정하긴 하는데..  백프로는 아냐..  내가 그러는건 그저 동훈이가 좋아하고 자극적이기 때문이야. 

 말장난이나 게임하는거랑 비슷해.  하지만 언니는 아니잖아.  동훈이를 어른처럼, 진짜 남편처럼 떠받들겠다

는..  맞지, 그거?  그게 더 비정상 아닐까?  16살짜리 어린애를 그리 떠받들어서 뭐하게?  그러면 16살짜리가

갑자기 46살짜리 아저씨로 변하기라도 하나?  애는 그냥 애일 뿐이잖아.  언니가 동훈이에게 헛바람 불어넣고

있는거라구.."
 
"헛바람?  난 그렇게 생각안해.  사람은 어떻게 불러주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생각이 달라져.  동훈이를 봐..  예

전보다 많이 어른스러워졌잖아..  내 눈엔 니가 더 비정상으로 보여..  동훈이를 아들로, 어린애로 본다면 섹스

는 왜 하는데?  난 나이차이만 많이 날 뿐이지 동훈이를 어엿한 남자로 대하려고 노력해.  그런데 넌?  앞으로

도 계속 가운데 달린 것만 어른취급하고 나머지는 애취급하면서 살래?  동훈이가 과연 그런 대접 받으면서도 너

를 여자로 좋아할까?"
 
"동훈이가 날 여자로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난 걔 엄마야.  그거 하나면 돼.."
"그럼 어느날 동훈이가..  엄마, 난 엄마가 여자로 안보여요.  같이 못 자겠어요..  그러면 얌전히 놔줄거야? 

그럴 수 있어?"
 
"그건..  그거야..  그때 가봐야지.."
 
은혜가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몇 년 후, 어쩌면 몇 달 후, 동훈이가 그녀에게서 더이상 성적 매력

을 느끼지 못하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은 여러 번 해봤다.  그러기 전에 은혜 쪽에서 먼저 관계를 끝내는 것이

충격과 상실감을 최소화하는 방법일 것이라고도 생각해봤다.
 
"자신없지?  아마 모르긴 해도 나보다는 니가 더 오래 동훈이랑 잘 수 있을거야.  니가 나보다 3살 더 젊으니

까..  그래봐야 3년..  3년도 짧지는 않지만..  그 뒤엔 어쩔래?  아!  하긴..  넌 동훈이 엄마구나..  그냥 원래

대로 엄마로 돌아가서 아들로 데리고 살면 되겠구나..  부럽다..  나처럼 동훈이한테 버림받을 걱정같은건 안해

도 되네.."
 
"동훈이가 언니를 왜 버려?  동훈이 착하잖아.."
"착하지..  그래도 언젠가는 젊은 여자에게 마음주는 날이 오지 않겠니?  그게 니가 말하는 정상적인 인생일테

고.."
 
"휴..  언니..  얘기가 너무 쳐진다.  나중에 늙다리 취급 받을걸 미리 당겨서 걱정하니까 기분이 너무 꿀꿀해. 

 언니!  힘내자.  그래도 아직은 우리가 동훈이 꽉 잡고 있잖아!"
"너나 꽉 잡고 있지..  난 입덧 때문에 먹지를 못해서 힘도 하나 없어."
 
"에이..  무슨?  보니깐 잘 빨고 잘만 물어대드만..  언닌 동훈이 자지 무지 잘 빨대?  그렇게 깊이 삼켜두 괜찮

아?  난 한번 그렇게 해봤다가 오바이트하고 난리났었는데.."
"정말?  오바이트까지?  난 침은 좀 넘어와도 오바이트까진 안 나오던데?  평소에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 그

럴까?"
 
[호오..  그래?  여선생들이 그래서 좆을 잘 빨단 말이지..  그럼 남자교사들은 보지를 잘 빨겠네?]
 
아들 동훈이가 과외를 시작하기 전후 은혜의 보지를 빨아주는 기술에 변화가 있었는지 잠시 비교해본다.  특별

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의식하지 않아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나중에 동훈이 오면 빨아달래 놓고 찬찬히 느껴봐야지..]
 
 
"언니.  내일 와서 동훈이랑 할거야?"
"그거야 내일 되봐야 알지.  동훈이 기분도 있는데 나 혼자 어쩌자고 할 수 있니?"
 
"그건 그래.."
"아침에 가는게 좋을까, 낮에 가는게 좋을까?"
 
"오후에 와..  아침부터 힘빼면 하루 일과에 지장 있으니까.."
 
남자는 하루중 아침좆이 가장 단단하고 힘차다.  아들 동훈이의 아침좆은 엄마만의, 은혜 혼자만의 특권이고 싶다.
 
"동훈이하고 둘만 있게 해주는거지?"
"어쩌라구?  집을 아예 비우달라고?"
 
"같이 있을 동안만 니가 은선이네 가있으면 안될까?"
"내가 내 집 놔두고 그렇게까지 해야돼?"
 
"이왕 사정봐주는 김에 둘만 오붓이 있게 좀 해주라..  너도 우리 둘이 희희덕거리는 소리 들으면 맘이 안 좋을

거 아니니?"
"몰라..  들어보고 기분나쁘면 내가 알아서 외출을 하던가, 귀를 막던가 할거야..  그 부분은 나도 양보못해.."
  
 
미숙은 그정도 선에서 얘기를 마무리짓고 통화를 끝냈다.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 영양제를 몇 알 꺼내 삼키고

시계를 본다.  희진이는 친구집에 놀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동훈이로부터는 문자 두 개, 안부 전화 한 통이 전부다.  동훈이네 아파트를 들락거리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외롭고 힘들다.  동훈이와 은혜 둘 밖에 없는 집이지만 그곳에선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

다.  은혜와 만날 때마다 지지고 볶는 사이가 되어버렸지만 오히려 그것이 사는 재미구나 싶기도 하다.
 
[아..  어지러워..  저녁은 또 뭘 시켜먹지..]
 
 
  
"아침은 먹였어?  약은?  열이 몇 돈데?"
 
다음날 오전, 동훈이에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길래 은혜에게 걸었더니 동훈이가 밤새 끙끙 앓고 지금도 누워

있다고 한다.  미숙은 오후에 동훈이와 만나 오붓한 시간을 가질거라고 잔뜩 기대를 했다가 아프다는 말에 놀라

서 점심 식전에 동훈이네 집으로 달려갔다.
 
"동훈아, 동훈아..  나 왔어..  희동이 엄마야.."
 
미숙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작은 방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어간다.  그리고 곤히 잠든 동훈이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자잖아, 언니.  깨우지마.."
 
미숙은 손바닥에 느껴지는 열기에 근심이 깊어진다.  동훈이가 얼굴을 찌푸리며 서서히 눈떴다.
 
"끄으응..  선생님..  오셨어요?"
"동훈아..  나 땜에 깼어?  많이 아파?"
 
"엄마..  목말라..  물 좀 줘.."
"어?  그래!"
 
은혜가 서둘러 컵에 물을 따르고 전자렌지에 넣고 데웠다.  다소 뜨겁지만 마실만 하게 데워진 물을 동훈이 앞

에 대령한다.
 
"후룩..  으으..  이거 말고 시원한 물 줘.."
"감기에 찬 거 마시면 안 좋아.  그냥 마셔.."
"그래, 동훈아.  엄마 말대로 해.  찬 건 목에 안 좋아.."
 
미숙까지 나서서 권하는 바람에 동훈이는 힘도 없고 해서 뜨거운 물을 몇 모금 더 마신 뒤 침대에 쓰러졌다.  은

혜는 갈증이 난다면서도 물도 몇 모금 못 넘기는 아들 동훈이의 축 쳐진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동훈아.  아줌마가 복숭아 통조림 사오셨는데 그거라도 줄까?"
"응.."
 
은혜는 주방으로 나가 은혜의 부탁으로 미숙이 사온 복숭아 통조림 하나를 따서 그릇에 옮겨 담았다.  그동안

미숙은 침대 곁에 앉아 동훈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동훈이는 누워서 반쯤 뜬 눈으로 말없이 미숙을 바라보기만

한다.  미숙도 아무 말 시키지 않고 그윽하게 내려다 본다.
 
"자, 동훈아..  일어나 보자.."
 
은혜가 쟁반에 복숭아 통조림이 든 그릇을 받쳐들고 오자, 미숙이 동훈이를 부축해 일으켰다.  동훈이가 숟가락

을 받아들고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동훈이는 이른 봄과 늦가을에 한번은 꼭 감기나 몸살을 앓았다.  키 크고 덩치가 좋은데도 적어도 1년에 두번,

때를 거르지 않았다.  앓을 때마다 한나절은 좋이 이불 싸매고 누워 끙끙거렸다.  그러면 밥도, 맛난 반찬도, 죽

도 모두 소용없었다. 
 
하도 안 먹고 앓기만 해서 이거라도 먹여봐야지 하는 심정으로 내놓은 것이 복숭아 통조림이다.  그런데 동훈이

는 뜻밖에도 무척 잘 먹었다.  한 끼에 두 통을 깨끗이 비우기도 하고, 연달아 두 끼를 복숭아 통조림만으로 때

우기도 했다. 
 
은혜가 어릴 적 아파 누웠을 때 머리맡에 놓인 건 바나나 한 개였다.  그때만해도 지금과 다르게 바나나가 무지

비싸서, 한 송이도 아니고 달랑 한 개에 보통 천원, 싸면 오백원, 비싸면 천오백원까지 하던 시절이다.  그 비싼

바나나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로 몹시 앓아누웠을 때뿐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아플 때는 평소에 너무도 달고 부드럽던 바나나도 목이 넘겨주질 않아서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었

다.  결국 은혜는 먹지 못하고 곁에서 군침흘리며 바라보는 동생 은선이에게 양보해버린다.  그러면 은선이는

뜨거운 아랫목에 놓아둔 사이 까맣게 변색된 바나나의 껍질을 조심조심 까내리고 하얀 속살을 조각조각 아껴 먹

었다.
 
   
"후루룩, 꿀꺽, 꿀꺽..  하아아.."
"더 먹을래?  한 통 더 있는데..  그만?  자, 물로 입 헹구고.."
 
동훈이는 은혜에게서 물컵을 받아 몇 모금 마셔서 입안을 헹군 후 다시 이불을 덮고 누웠다.
  
"선생님.  오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응..  10분도 안됐어.  어디가 그렇게 아파?  골치 아파?  목은?  콧물은 안 나고?"
 
"괜찮아요.  선생님..  그만 가세요.  감기 옮아요.."
"아이..  옮으면 좀 어때?  걱정 마.  걱정말고 빨리 나을 생각이나 해.."
 
"언니.  동훈이 말대로 그만 가.  괜히 감기 옮아서 고생하지 말고..  약도 함부로 못 먹으면서.."
 
은혜가 빈 그릇을 치우고 들어와 책상의자를 침대곁으로 당겨앉으며 말했다. 
  
"재촉하지마.  안 그래도 금방 일어날거야.."
 
미숙이 여전히 동훈이의 손을 잡고서 은혜를 보고 말했다.  은혜는 어차피 미숙이 가버리고 나면 동훈이는 오로

지 그녀 차지이기에 못 본 척 신경쓰지 않았다.
 
"엄마!  선생님!  나 잠깐 화장실 좀.."
 
동훈이가 급했는지 침대에서 불쑥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언니!  오후에 오기로 해놓고 벌써 오면 어떡해?  약속한거랑 다르잖아."
"아프다는데 어떻게 그 때까지 기다려?"
 
"점심 먹고 갈거야?"
"조금 있어보고.."
 
"아까는 금방 일어난다며?  집에 반찬도 없는데.."
"내가 무슨 십년 손님이라도 되니?  냉장고에 있는거 고대로 꺼내서.."
 
- 꾹, 꾸르륵..  솨아아..
 
동훈이에게서 싸운다고 책망들을지 몰라 소곤거리며 얘기를 나누던 은혜와 미숙이 화장실 쪽에서 변기물 내리

는 소리와 수돗물 소리가 들리자 동시에 입을 다문다.
 
- 터벅, 터벅..
  
동훈이의 힘없는 발소리가 가까워질 때까지 둘은 말없이 있었다.  동훈이가 흐느적흐느적 걸어오더니 침대에

푸욱 쓰러진다.
 
"아아..  머리 아퍼.."
"어디..  열이 내렸나, 안 내렸나.."
  
은혜는 의자를 더 끌어당겨 동훈이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머리에 손을 얹었다.  약간 뜨겁다.  이어서 손을 내

려 동훈이의 가슴팍과 아랫배쪽 살갗도 만져보았다.
 
"땀 많이 났네?  옷 갈아입을래?"
"움직이기 싫어.  나중에.."
 
"안돼.  젖은 옷 입고 있으면 안 좋아.  일어나 앉아봐.."
"아, 귀찮은데.."
"동훈아.  젖은 옷은 바로바로 갈아입는게 좋아."   
 
은혜가 장농에서 팬티와 겉옷을 꺼내는 사이, 미숙은 동훈이를 일으켜 앉히고 웃옷부터 벗겨냈다.  옷이 땀에

절어 축축하다. 
 
"어머!  이 땀 좀 봐.  은혜야!  수건 좀 줘봐.  동훈이 몸에 땀부터 좀 닦아내야겠다."
"어, 언니!  여기!"
 
은혜가 수건을 던지자, 미숙이 받아서 동훈이의 등부터 시작해 겨드랑이, 앞가슴, 배까지 세심하게 닦았다.  은

혜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 서서 미숙이 수건질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새 옷을 넘겨주며 수건을 빼앗

아 든다.
 
"언니.  언니가 이거 입혀줘.  밑에는 내가 닦을께.."
"어?  어.."
 
은혜가 동훈이의 바지 허리춤을 잡고 벗겨내리려고 하자 동훈이가 벗기지 못하도록 은혜의 손을 잡고 막았다.
 
"엄마!  밑에는 안 닦아도 돼.  위에만 갈아입을께.."
"가만 있어봐.  밑에도 땀이 많이 났어.  어유, 이 축축한 것 좀 봐.."
 
[미숙이 언니가 위를 닦으면 나는 아래를 닦고..  내가 위를 닦으면 미숙이 언니는 아래를 닦아야 공평한거야..

  이 녀석아..  너는 모르면 잠자코 있어..]
 
은혜는 버티는 동훈이와 잠시 실랑이 하다가 결국엔 막는 손을 뿌리치고 바지와 팬티까지 벗겨내리는데 성공했

다.  아들 동훈이의 허벅지 사이에서 꿈꿈한 온기가 느껴진다.  은혜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동훈이의 다리

를 벌리게 하고 수건으로 땀을 훔쳐나가는데 고추와 불알도 주인따라 감기에 걸렸는지 발에 널린 오징어 마냥

추욱 늘어져 있다.
 
"사타구니에 이 땀 좀 봐라.  어유, 이 땀..  이런 걸 그냥 두면 나중에 피부병같은거 걸려서 고생한다, 너.  어

유, 이 땀..  이 땀 좀 봐.."
"아예 샤워를 하는게 낫겠다.  그렇게 대충 닦아서 되겠니?"
 
미숙은 은혜의 손이 동훈이의 사타구니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 불만이다.  허벅지 사이뿐만이 아니다.  늘어진

고추를 들어 올려 불알과 맞닿는 곳과, 불알이 늘어져 덮이는 회음부까지 꼼꼼히, 아주 천천히 닦는다.  어느

세월에 저 수건질이 끝날 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바라보고만 있기가 지루하다. 
 
[치..  웃통은 은혜에게 맡기고 내가 아랫도리를 닦는다고 할 걸..]
 
그러나, 은혜가 동훈이의 몸을 웃통, 아래통으로 몫을 나누어 닦자고 할 것이라고는 미쳐 생각지도 못했다.  미

숙은 은혜가 달라는 대로 순순히 수건을 덥썩 내줘버린 자신의 생각없는 행동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다음엔 위 아래가 아니라..  왼쪽, 오른쪽으로 나눠서 닦자고 해야지..]
 
그렇게 하면 불알은 두 쪽이라 사이좋게 나눠질테지만 오직 하나뿐인 고추를 어떻게 나눌지가 또 문제다. 
 
[동훈이 고추는 왼쪽으로 약간 휘었으니깐 내가 먼저 나서서 왼쪽을 닦겠다고 하면 돼..]
 
미숙은 은혜의 손길에 따라 조금씩 꿈틀거리며 수상한 기미를 보이는 동훈이의 고추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은혜의 수건잡은 손은 마치 길이라도 잃은 것처럼 동훈이의 고추와, 불알과, 허벅지 사이를 뱅뱅 맴돈다.
 
  
"은혜야.  동훈이가 추워서 떨잖니.  이젠 그만 닦아도 되잖아."
"동훈아, 추워?"
"아니, 안 추워.  시원해서 좋은데.."
 
동훈이는 두 팔을 침대에 짚고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은혜의 손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눈꺼풀은

두 겹, 세 겹으로 초췌해 보이지만 깊이 자고 일어난 직후라서 그런지 눈동자가 맑고 초롱초롱하다.
 
"은혜야, 그만 닦고 인제 옷 입히자.  자, 얼른!"
"아이, 언니..  다 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
   
미숙이 기다리다 못해 새 팬티를 동훈이의 다리에 꿰어 올렸다.  은혜가 하는 짓으로 보아 동훈이에게 모종의

음란한 수작을 걸려고 하는 것 같아서 미리 차단하고자 함이다.
 
[내가 약속보다 좀 일찍 오긴 했지만..  알아서 적당히 비켜줘야되는거 아냐?  얘가 눈치가 없는거야..  염치가

없는거야..]
  
"은혜야..  너 지금 손이 약간 수상하다?"
"뭐가?"
 
"왜 자꾸 동훈이 고추랑 불알은 건드리고 그래?  쓸데없이.."
"왜라니?  지금 땀 닦아주는거 안보여?"
  
"땀은 진작에 다 닦았잖아.  너무 문질러대서 아주 물집 잡히게 생겼다."
"그래서 힘 안주고 살짝살짝 닦잖아.  언닌 괜히 그래.."
 
"괜히 그러긴?  얘!  수건 이리 내봐."
 
미숙이 한 손으로는 은혜의 수건을 낚아챔과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동훈이의 자지쪽으로 뻗었다.  은혜가 수건

든 손을 피하는 바람에 수건은 뺐지 못하고 동훈이의 자지 허리만 잡아챘다.  동훈이의 자지가 그새 꽤 몽실몽

실 일어나 있다.
 
"언니!  내가 지금 닦는 중이잖아.  손 치워."
"너는 닦을만큼 닦았으니까 인제 내가 닦을께.  수건이나 이리 줘."
 
"싫어.  밑에는 내 권리야.  언니는 아까 위에 닦았잖아."
"야!  네가 지금 동훈이 아랫도리 차지하고 있는 시간을 봐.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동훈이는 또다시 티격태격 하는 두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허탈해졌다.  감기 때문에 몸에 힘이 없고, 의

욕도 나지 않아서 둘을 말릴 생각을 안하고 지켜보기만 한다.
 
동훈이의 자지는 내 권리다, 내 차지다 외치며 아웅다웅 하는 은혜와 미숙 두 여자의 손아귀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다.  다투지 않고 나눌 수 있는 불알 두 쪽은 버려둔 채 하나 밖에 없는 자지를 오로지 하겠다는 일념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손 싸움을 벌인다.  그러는 사이 동훈이의 자지는 무럭무럭 자라 햇빛 본 히아신스처럼 불쑥

발기해버렸다.
 
 
"어머!"
"어머나!"
 
은혜와 미숙이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내지른다.  동훈이는 팔짱을 끼고 히죽 웃으며 둘을 향해 말한다.
 
"두 분이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두 분이 책임지세요.."
 
"책임은 무슨 책임을 져?  몸도 안 좋은 녀석이..  바지 갈아입고 잠이나 더 자."
 
은혜가 미숙의 손을 밀어내고 동훈이의 발목에 걸린 팬티를 올리려고 하자, 미숙이 그러지 못하도록 손으로 막

는다.
 
"희동이 아빠..  내가 자지 빨아줄까요?"
"응!"
 
미숙이 동훈이의 자지에 혀를 내밀어 핥았다.  미숙의 혀가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치맛자락처럼 벌건 귀두를 찰

랑찰랑 휘감는다.
 
은혜는 동훈이의 자지 귀두가 미숙의 입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망설였다.  약속보

다 이른 시각이긴 하지만 미숙과 정한 대로 하자면 은혜는 이쯤에서 비켜줘야한다. 
 
[동훈이가 그랬잖아.  둘이 책임지라고..]
 
은혜는 어제 섹스를 굶었다.  저녁식사 후부터 동훈이가 몸이 안좋다면서 앓아누웠기 때문이다.  동훈이가 이

렇게 아프니 미숙이 언니가 하고간 뒤에 은혜가 자기 차례라며 올라타기도 미안하다.  동훈이를 위해서는 줄서

서 차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한방에 끝내주는게 나을 것 같다.

  

- 쪼옵, 쪼옵, 쪼옵, 쪼옵..  하륵, 하륵, 하르륵, 하르륵..
 
"언니.  너무 열심히 빨지마..  몸도 안 좋으면서.."
  
그러나, 미숙은 은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훈이의 좆대를 잡고 더욱 열심히 빨아댔다.  좆대를 잡고 있는 팔

의 팔꿈치를 내밀어 은혜를 견제하기까지 한다.
 
[나가!  여지껏 안나가고 뭐하고 있어?  우리 시작한거 안보이니?]
  
 
"으으.."
 
동훈이는 좆이 따스하고 부드럽게 사랑받는 느낌을 즐기면서 엄마 은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엄마 은혜

의 얼굴은 뭔가 주저하고 망설이는 표정이다.  키스하고 싶었지만 감기를 옮길 것 같다.
 
"엄마.  키스하면 안되겠지?"
"왜?  키스하고 싶어?"
 
"응.."
 
은혜는 결심을 굳혔다.  나중에 미숙이 한바탕 심하게 구박해댈 터이지만 지금 당장 아들이 키스해달라지 않는

가..  미숙은 임신한 몸이라 조심해야하니 감기걸린 동훈이와의 키스는 절대 무리다.  그렇다면 엄마가 나설 수

밖에..
 
은혜는 동훈이에게 다가가 입술을 내밀면서 눈을 감았다.  동훈이가 엄마 은혜의 뒷머리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붙여간다.  눈은 뜬 채로..  다소곳이 눈감은 엄마 은혜의 파르르 떨리는 눈썹이 보인다.
 
- 쪼오옥..
 
입술이 닿자마자 은혜는 혀를 내밀어 동훈이의 타액을 탐했다.  단내가 풍겼지만 역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미

숙이 좆을 빨다말고 둘이 키스하는 모습을 올려다본다.
 
"은혜야.  너 그러다 감기 옮는다.."
 
- 쪼오옥..  할름, 할름..
 
"괜찮아, 언니..  하아..  약먹으면 되지 뭐.."
 
은혜는 미숙에게 뽐내기라도 하듯이 정열적으로 아들 동훈이의 입술을 빨았다.  동훈이의 목덜미를 양팔로 둘

러안은 채 온갖 기교를 다해 키스를 퍼붓는다.
 
"은혜야, 좀 비켜봐.  희동이 아빠 힘들겠다.  아빠!  누워요."
 
미숙은 은혜를 옆으로 밀치며 동훈이를 침대위에 반듯이 눕게 했다.  은혜가 잠시 떨어져 있더니 동훈이가 눕자

마자 다시 달려들어 키스를 한다.  미숙도 지지 않으려고 동훈이의 자지를 움켜쥐고 입안 깊숙히 삼켰다.  은혜

가 들으라고 일부러 게걸스럽게 삼키며 요란한 마찰음을 낸다.
 
- 하압, 하아압..  쫍, 쫍, 쫍, 쫍..  하륵, 하르륵..
 
 
동훈이는 아빠라는 미숙의 호칭에 흥분감이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미숙이 애기 아빠라고 할 걸 줄여서 아빠라

고 부른다는 걸 알지만 마치 딸이 부르는 호칭으로서 아빠라고 하는 것 같아 자극적이다. 
 
"읍..  우리 미숙이..  읍..  잘 빠네.."
 
동훈이가 은혜와 키스를 하는 사이사이, 한 손을 내려 미숙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준다.  미숙이 동훈이와

시선을 맞추며 기뻐했다.
 
은혜는 미숙이 할 수없는 키스공세를 동훈이에게 퍼부으며 한 발 앞섰다는 생각에 흐뭇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니 동훈이가 아빠라는 호칭에 꽤 흥분하는 것 같다.  다시 한 발 뒤쳐진 느낌이다. 
 
"오빠아..  나는요?"
 
은혜가 혀로 낼름낼름 동훈이의 입술을 핥으며 콧소리를 냈다.  저작권 문제도 있고, 미숙과 똑같이 아빠라 부

를수는 없었다.  게다가 동훈이를 보면서 속으로 시험삼아 아빠라 불러보니 진짜 살아계신 아버지가 떠오르며

마음이 꽁꽁 얼어붙는다.  아버지가 지금 이 꼴을 보면 당장에 식칼 드신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오빠다.  은혜는 친오빠가 없다.  사촌 오빠가 몇 분 계시지만 지금은 모두 오라버니라고

불릴 연배다.  오빠를 부르짖는다고 해서 떠오를 얼굴도, 식칼 들고 달려올 사람도 없다.
 
 
동훈이가 입을 헤벌죽 벌리고 눈이 휘둥그레 떴다.  미숙도 자지를 머금은 채 어벙벙한 얼굴로 은혜를 본다.  은

혜는 미숙의 시선이 부끄럽지만 그것보다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동훈이의 반응이 더 기껍다.
 
"와아..  엄마..  오빠라구?  듣기 좋다, 그거.."
"정말요?  아잉..  오빠앙.."
 
은혜는 동훈이의 볼에 그녀의 볼을 비비며 좋아했다.  동훈이의 손이 목쪽으로 파고들어 젖가슴을 찾았다.  은

혜는 만지기 쉽도록 가슴을 내밀면서 브래지어를 풀었다.
 
미숙은 자지를 뱉어내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오빠라니..  충격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두세 살 연상의 여자

애인이 가끔 장난삼아, 또는 연하남자의 비위를 맞추려 애교로 오빠라 부른다는 얘기는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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