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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NEO 기억저편...5(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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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6 회 작성일 24-02-03 21: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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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9월...(PART. 1)


 



어쩌다 꾼 기나긴 꿈으로 치부할려고도 해봤지만 아침에 눈뜨자마자
첫장면이 떠오르고 뒤이어 실타래처럼 생생한 장면들이 풀리고 있었다.
또 그걸 하나하나 되짚다보면 아침마져 굶고 등교하기 일쑤였고.


그렇다고 단순한 회상으로 끝내기엔 서너줄 앞에 앉은 기석의 뒷통수만 봐도 착잡해졌으니,
어떤식으로던 부인될 수 없던 나의 과거인 것이다.
그래도 2학기가 시작되던 개학 첫날보단 기석에 대한 죄책감이 그나마 덜 한 편이었다.
첫날엔, 병실에서 나를 무시했던 걸 따질 속셈으로 기석한테 한번 다가섰는데 막상 기석의 옆모습 봐도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렸기 때문이다.
 


                            ..................................................



토요일이었다.


벌써 가방은 다들 싸놓았고 교실뒤에서 날라차기하며 돌아다니는 놈, 짤짤이하는 놈, 청소땡땡이 칠 생각하는 놈등..
종례만 끝나면 다음날 하루종일 논다는 생각에 교실 전체가 왁자지껄이었다.
오늘 오후면 시골집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생각하니 나 역시 들뜨긴 마찬가지였다.
근데 담임의 들어오고 전원 착석하면서부터 찬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여느 토요일날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토요일 오후시간의 종례였지만 내겐 인생의 한 획을 그어버린 사건의 시작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토요일이라고 늦게 싸돌아마라. 그러다 월요일에 지각하는 놈들은 사망이야 알겠냐?"


"네엣!!"


마음이 이미 콩밭에 가 있는 우리로썬 종례때면 으례히 듣던 내용이기에 박차를 가하기 직전의 말처럼 뛰쳐나갈 자세였다.
그런데 이날은 웬지 담임이 교탁위를 지휘봉으로 두어번 내리치는 것이었다.


"조용!"
 
일순 반 전체가 고요해졌다.
곧이어 담임의 입에선 기석이가 부친상을 당했으니 반장과 그외 친한 놈들은 병원에 들러 위로를 해주라는 것이었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결국 돌아가시다니...



                            ..................................................


 


지겨운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인데도 월요병이 무색할 정도로 일찍 눈이 떠졌다.


교실에선 애들 한명한명이 자기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내 신경은 온통 한자리에만 집중되있었다.
끝까지 기석의 자리는 비었었는데 그날 조회나 종례때 담임이 개의치 않는 걸로 봐선 부친상때문에 추석후까지 배려한 모양이다.


평상시의 월요일이라면 하루가 어떻게 갔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설레임과 두려움, 흥분과 죄책감의 반복적인 교차때문에
매시간이 고통이라면 고통이었다. 그러다 기석의 빈자리이라도 눈에 들어오면 그 증상은 더해가곤 했다.


지난 주말에 시골집을 다녀오면서 스스로 미친짓이라고 몇번을 부인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좀처럼 다스릴 수 없는 내 마음을 진단컨데, 그렇다! 나는 그녀가 그리워 견딜 수 없는 중병에 걸려버리고만 것이다.
젊은날에 한번씩 후끈하고 불어닥치는 열병이라해도 결코 그래서는 안될 대상이기에 딱 오늘하루만 맘껏 그리워하고
잊겠다는 다짐은 방과후 돌아가는 길에 21번 버스를 타면서 여지없이 수포로 돌아갔다.


버스에서 내려 뉘엊뉘엊 떨어지는 해를 등뒤에 짊어지자 길게 뻗은 내 그림자가 발걸음을 인도한다.
 
15분쯤 걸으니 골목길에 도착했다.
이대로 곧장 몇걸음만 더하면 대문앞일 것이다.
한번 눈에 익은 길이라 이까지는 쉬 왔는데, 막상 그녀 집이 눈에 들어오자 왠일인지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곳처럼 느껴진다.
아니, 다가가면 수증기처럼 그대로 사라질 신기루같아 보였다.
 


대문앞이다.


총총발로 대문위를 살폈는데 거실쪽이 환했다.
그래도 약간은 기대했건만 두꺼운 커튼이 현관창에 드리워있어 그녀를 보지못하고 이대로 돌아가야 할 같다.
10분만 앉았다 갈려고 대문앞 작은 계단에 쭈그리고 앉았다.
말라비틀어진 은행나무 잎새 몇개가 바람에 밀려 내 발아래를 한차례 쓸고 지나가는 중이었다.
먼데 시선을 돌리니 이름모를 새들이 푸드덕거리며 저녁하늘속으로 어지러히 흩어지고 있었다.
고개를 쪼그린 무릅사이로 뭍어버렸다.


이해못할 슬픔이 스물거린다..


요거 한대 피고 돌아갈까한다.
길게 첫모금을 당기자 휑한 현기증때문에 어지럽다.


내가 여기 왜 있어?
왜 그 먼거리를 달려 왔지?
눈물이 고이는 이유는 뭘까.


얼마 피지 않았는데도 금방 다 타버린 같았다.
툭툭 털며 일어나 심호흡을 하니 시원한 저녁공기가 내 몸 가득 차올랐다.
뒤돌아보지 말고 갈 생각으로 걸음을 빨리했다.


얼마지나지 않자 대로로 빠져나왔는데 그제야 다리에 힘이 빠져 나간 걸 알았다.
퇴근시간이라 내 옆을 사람들이 삼삼오오로 지나가고 있었다.


병신! 피식~~
즐거운 일이라도 생긴 사람들의 웃는 얼굴들과 가끔 마주쳤는데 모두의 얼굴은 나를 향한 비웃음이나 마찬가지였다.
긴장이 풀렸는지 승강장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털썩 주저않으니 그간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눈을 감고 옆에 기대본다.


그녀 집의 거실이 떠올랐다.


거기는 커다란 수족관도 있었고 가시고기 한마리도 있었는데...
피자와 햄도 먹었었고...


얼굴은 못본다해도 목소리라도 들어볼껄 그랬나보다.
아니다! 말 걸 자신이라도 있나.
기석이 만나려 왔다면 되지 않겠는가.
두개의 갈등이 머리속에서 이제 막 엉켜버렸는데 멀리서 타고 돌아갈 버스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다.


덜컹.


버스의 문이 열리자마자 내 옆에 있던 너댓명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만지작 거리던 호출기를 주머니에 집어 넣고 마지막 사람을 따라 버스 문쪽에 섰다.
곧 버스기사의 눈과 마주쳤는데 순전히 얼떨결에 한쪽 발을 들여놓았다.


초를 다투는 두 갈래의 길에서 육감이라는 기준을 믿는가?
나는 그딴걸 믿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그때만큼은 육감이 내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대로 버스에 오른면 영원히 기석엄마를 못 볼 것이라는...


냅다 몸을 돌려 그 집으로 달렸다.


얼마 시간은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이 외출했을 수도 있기에 서둘러야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무대포스런 행동이겠지만 나한테는 그 가능성만으로도 이럴 수 있는 가치있는 확율인 것이다.


대문앞에 도착하자 헉헉거리는 숨부터 가다듬었다.
그리고 초인종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았으나 여기 뛰어올때 한 다짐과는 달리 쉽게 누를 수 없었다.


마침내....


딩~동 딩~동


왜 아무 대꾸가 없지?



제발!


딩~동 딩~동


그러나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초인종에 손을 댔을때였다.


"누구세요?"
들렸던 음성은 확실한 기석엄마의 목소리다.


그러나 그 기쁨은 잠시였고 나는 또 말더듬이가 되버렸다.


"저 저기  정 정..훈인데요"


"어머! 정훈이가 왠일로.. 잘 지냈지?"


"네... 기석이 좀 만나려고..."


"어쩌지? 기석이는 외가로 보냈는데. 추석도 얼마 안 남고 해서"


"그러면 나중에 학교에서 만날께요"


"그래? 그래도 이까지 왔는데 음료수라도 먹고가지?"


뭐라 답할 사이도 없이 무거운 철제대문이 열렸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긴 했지만, 확실히 뭔가가 꼬여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얼굴과 대면할 마음의 준비는 안됬지만 기왕 이래된 거 일단 들어가보기로 한다.


정원을 가로질러 현관앞에 도착하자 문이 열리며 기석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가슴이 콩당되긴 했어도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재회한 기분이다.


"건강해보이네. 공부는 잘되지?"


장례식장에서 기석엄마를 봤는데 디게 이쁘다고 낮에 주책떨던 다꽝의 말처럼
미모야 여전했지만, 느낌탓인지 몰라도 얼굴엔 전과 다른 그늘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치운다고 치웠는데 집이 좀 엉망이지? 엊그제 큰일을 치루다보니"


거실 쇼파에 앉으라는 시늉을 하는 기석엄마의 입가엔 쓴 웃음이 가볍게 스치고 있었다.
원래부터 필요이상의 말은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아무 위로 없이 쇼파에 앉아버렸는데
무슨 말이라도 건낼 생각으로 그녀쪽을 봤을 땐 기석엄마는 쥬스를 따르고 있었다.


"저기....... 많이 힘드셨죠?"
이제 막 내쪽으로 오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그렇지 뭐. 아무말씀없이 가신것도 그렇고. 예상은 했는데 막상 일을 당하니까 쉽지는 않더라"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 있지만 그래도 차분한 음성을 들으니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컵을 내려놓은 그녀는 힘없이 쇼파쪽에 몸을 기대버린다.


"참! 내가 정신이 없어 그때 온 기석이 친구들한테 잘해주지 못했는데 나중에 정훈이가 얘기 좀 잘해줘"


아마 그날 담임 명령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던 반장과 다꽝얘기인 것 같았다.


"네"


"곧 추석인데 집에 내려가겠네? 하숙한다고 들었는데..."


난 쥬스로 목을 한번 축이고 끄덕였다.


"기석어머니께선 언제가세요?"


"여기 정리되면 친정가서 하루 이틀 좀 쉬어야지"


계속 이어졌다.


"추석날엔 당연히 시댁으로 가야하는데 올해는 제사보다 기석이 할아버님부터 좀 돌봐드려야 할 같아"


그녀 얘기론 기석이 할아버지가 이번 일로 충격이 컸다는 것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 심정을 알까만은 아마 내가 하는 상상이상의 고통일 것이다.


다시 컵을 두어번 들이키니 금새 가벼워졌다.


"기석이도 많이 힘들겠어요"
컵을 테이블에 내려 놓으며 조심스레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다시 상처를 건들지나 않을까 염려도 됬지만 기석의 소식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지만 기석이가 참 많이 울었지. 그간 마음 고생도 심했었구"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현관문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녀의 얼굴이 멍해보인다.
따지고보면 이런 상황에 멀쩡한 표정이라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만.


"그이가 가시기전에 애한테 몇마디라도 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그런 그녀의 말에 마치 내가 죄지은 사람처럼 죄송스러워진다.
그녀의 상황을 한번 더 생각했더라면 이런 대화는 피했어야 했다.


"죄..죄송해요. 전...그냥...기석이 소식이 궁금해서..."


"아냐. 걱정해줘서 고맙지 뭐"
그러면서 지은 그녀의 미소는 결코 즐거움으로 생긴게 아니기에 외려 더 미안해졌다.


나는 컵 아래로 눈길을 돌렸다.
할 말도 없었을 뿐더러 있다하더라도 함부러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현관쪽으로 고개를 돌렸던 그녀는 얼마지나지 않아 몇차례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있었는데
살짝 쳐다보니 기석엄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이다.


잠시후...
아무 말 없이 기석엄마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곧 수돗물소리에 섞여있는 흐느낌이 들리기 시작했다.


막 남편을 여윈 아내의 고통과 그래도 자식부터 챙기려는 엄마의 심정를 유치한 미성년이 알 수 있겠냐만은
그렇다고 쇼파에서 나몰라라 음료수만 먹고 있을때가 아니라는 정도의 분별력은 갖춘 나이였기에
그녀가 사라진 곳으로 발을 옮겼다.


조용히 욕실 문을 열었다.


쏴아아~~~~~~~~~~~~


쏟아지는 수돗물이 세면대와 부딪히는 소리가 내 귓전을 때려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세면대위에 양손을 지탱한 채 고개를 떨군 그녀의 모습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서자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미안해. 이런 모습 보여서..."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그녀의 파르르 떨리는 어깨를 보니 더욱 애처럽게 느껴진다.
그 모습에 나도 침울해져갔지만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녀의 숙인 등에 조용히 내 볼을 올려놓았다.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이러하면 그 슬픔이 내 쪽으로 옮겨오지 않을까해서였다.
그래서 그녀가 약간이라도 홀가분해졌으면...


부드러운 원피스의 감촉과 함께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느껴지고 있다.



[힘내세요]
수차례 되내인 말은, 물론 마음속으로만 한 것이지만 그녀에게 전해졌을 것이라 믿고 싶었다.


내 바램을 들었을까?


다행히 그녀의 음성은 조금 차분해진 같았다.


"정훈아! 우리 애를 많이 도와줬으면해. 너무 안스러워...."


"네. 걱정마세요"
난 그녀앞에 붙은 거울쪽을 바라봤다.


불꺼진 욕실안이라 환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의 머리칼에 가려진 윤곽정도는 희미하게 보였다.


"다행이야. 좋은 친구를 둬서"
그녀는 이제 정상을 되찾았는지 쏟아지는 수돗물을 한손으로 받아 입가로 올리고 있었다.


그모습에 나도 같이 진정이 됬는데...
그제서야 나와 그녀사이의 간격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느낌을 알아 채고 곧바로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뜻하지 않게 붙어버린 나와 그녀의 하체가 보였다.
물론 이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내 실수였다.


바로 벗어나야겠으나...


그럼에도....
이상태를 벗어나기 싫은건 왜일까!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은밀히 간직한 필름들이 머리속에서 다시 재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목을 축인 손으로 수돗물을 잠궈놓는 중이었다.


어둠이 준 용기일까?


나는 그녀의 등에 얼굴을 다시 내려놓으며 허리를 천천히 감아버렸다.


막 수돗물소리마져 끊어지자 이젠 나와 그녀의 숨소리만이 적막과 암흑속에 남겨져있었다.


적당히 올랐지만 그나이에 비해 훌륭할 정도로 잘록한 허리와 그 아래 탄탄하면서도 풍부한 둔부가 내 하반신을 통해
느껴진다.


눈을 감으니 그녀와의 장면들이 더더욱 생생히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와함께 발생한 현상 하나는...
바지속의 내 남성이 뻗뻗하게 세워진 채 그녀의 둔부어디쯤에 파고 들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손이 급히 다가오더니 바로 내 팔하나를 풀어버렸다.


그 순간에도 아래쪽을 확인했는데,
하얀색깔 원피스가 둔부를 살짝 가르며 윤곽정도만을 드러내놓고 있었고
내 앞은 갈라진 중앙 바로 그곳에 정확히 붙어있는 것이었다.


심장이 힘차게 박동질을 시작했고 호흡도 서서히 가빠온다.


"휴~~~~~~~~~~~~~~"
긴 한숨를 듣고 거울로 고개을 들었을때에야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은...
참으로 한심하다는 듯, 철없다는 듯 그리고 불쌍하다는 듯 자신 미간를 찌푸려놓고 나를 보고 있던 것이다.
아마 기석이 맹장수술 당시의 표정보다 더 농도가 심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그녀를 마주하지 못하고 피해버리니
그녀는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나머지 내 팔도 풀어버리는 것이다.


"뭐하는거니?"
조용한 음성이었으나 울림있는 욕실이기에 그녀의 질문소리가 또렷하게 들렸지만 나는 어떤 답도 할 수 없었다.
친구엄마의 등뒤에서 취한 자세는 어떤 답으로도 해명 될 수 없기에 고개 숙이는게 대답대신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똑        똑         똑....



그러고보니 욕조쪽에서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기석엄마는 그때까지도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는 같았는데 말 자체는 없었다.


아까 그녀의 몸에서 이탈한 탓에 치마폭에 둘러쌓인 그녀의 하얀 종아리가 고개숙인 내 눈에 들어왔다.
저 다리는 아주 예전...
일시적이었지만 내가 허락을 받았었던 곳이고 저 치마속의 관찰도 한번 승낙받은...


그래!
불가능한 줄은 알지만 그녀와 나와의 질긴 인연과
여기까지 와서 생각지도 못하게 그녀와 만나게 해주었던 오늘의 행운을 믿어보자.
만약 기석엄마의 거부가 있다면 그대로 돌아가서 영원히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니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말없이 그녀의 뒤에 쪼그려 앉기 시작했다.


내 시선은 순식간에 그녀의 둔부를 지나 양 종아리까지 내려왔다.


떨리기 시작한 손이지만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머뭇거린다면 최소한의 기회조차 없다.


기석아버지 병실에서의 재현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의 치마속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어맛!"
화들짝 놀란 기석엄마의 팔이 거의 반사적으로 치마폭을 감싸며 나를 차단하려했지만
내 양 팔은 벌써 허벅다리를 감싸안아 버렸다.
그리고 어루만지기 시작했는데 맨 살결이라 그런지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여러차례 비명소리와 함께 나를 밀치던 기석엄마는 병원에서의 그때가 떠올랐는지,
아니면 스스로 포기해버린 건지 몰라도 팔에 들어갔던 힘이 빠지고 있었다.


이쯤하면 나도 그만해야겠으나 치마속의 공간은 그녀와 내가 방출하는 열로 그득했고
한번 빠져버린 치마속은 흡사 늪처럼 나를 가둬놓은 것이다.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골반끝에 걸린 속옷을 잡았다.


미처 그녀가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속옷은 그녀의 발목까지 내려졌다.


기석엄마가 치마로 황급히 부분부분을 가려놨지만 이제 이 세계는 치마바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 버린 것이다.
희뿌연 둔부가 탱탱히 솟아올라 커다란 굴곡을 형성해놓았는데 마치 거대한 입이 다물어진 듯 절대 열지 않을 태세였다.
밑에서 올려보니 더더욱 육감적이라 그녀의 거센 반응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미 미쳤어....!"
단발마같은 외침에 이어 기석엄마는 몸을 틀며 바닥에 앉으려했으나 나와 세면대 사이에 갇혀 무릅을 굽힌 상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같았다.
대신 나를 빼버리려 양손으로 내 머리를 짖누르기 시작했지만
내 바로위까지 내려 온 기속엄마의 둔부가 노출하는 아스라한 틈새와 그녀의 현재 자세는...
타오르던 젊은본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버렸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변질시켜 놓았다.


저..저곳엔...!


난 거센 손길을 무시하고 그 틈새로 얼굴을 가져가 파묻어버렸다.


"그마안~~~~~~~~"
기석엄마가 사태가 더욱 커질 것 같다고 알았을쯤엔 그 중앙에 나의 뜨거운 입김이 쏟아지고 있었다.


난 엉덩이의 그쯤일 것이라 생각한 곳에 혀를 내밀어 살속으로 파고 들었다.


"안 안돼...... 정훈아.. 안돼!"
다급한 그녀의 목소리를 보아 금방이면 혀끝에 도달할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닿아선 안된다는 듯 나를 밀어내는 그녀의 손에 힘이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감지되고 있었다.
다물어진 살속의 뜨거운 부분이 결국 내 혀끝과 만난 것이다.


"이..이를어째"
절망스런 그녀의 탄식에도 불구하고 이젠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오돌토돌 튀어나온 개미구멍같았는데 살아있는듯 계속 벌렁이는 것이다.


[기석어머니]
급하게 한차례 혓바닥으로 쓸어 올렸다.
그와함께 몇올의 털도 혀위에 어지러히 붙어들었는데,
병실에서 목격한 그녀의 음모량을 회상해 보면 아마 이쪽까지 번져 있나 보다.


"도..도대체..이런일이....."


나를 밀어내기 애쓰던 그녀는 마침내 세면대를 잡아당기는 듯 빠져나와
욕실구석에서 힘겨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채 끝내지 못한 욕망을 어쩌지도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묻고 거친 숨을 몰아 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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