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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바람이 되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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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81 회 작성일 24-02-01 08: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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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어 1


겨울이 깊어나던 때에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이 있었다. 역사학자였으며 고등학교선생이었
던외할아버지는 대쪽같은 성격을 가진분이었다. 이날 동료분들과 제자분들이 많이오셔서
훌륭한분이 가게 되어서 안타깝다고들 하였다. 외할아버지에게는 딸만둘이 있었기에
상주는 중1인 내가 하게 되었다. 항상 외할아버지를 어려워했던 엄마와 이모는 얼굴이
하얏게 변한채 울다가 지쳐 버렸다. 하루종일 맞절을 해서인지 허리가 아파왔지만 꿋꿋
이 버티었다. 공동묘지에 관이 뭍히고 장례식이 끝난뒤에 탈진해진 엄마와 성희이모를
모신뒤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며칠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언젠가 엄마가 몰래 보고 있던 아버
지의 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너무나도 잘생긴분이었다. 다른사람들은 다들 내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어른들이 자세히 말씀은 않해줬지만 아버지는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였다. 아버지
의 부모님이 고등학교때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고아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 담임이었던
외할아버지가 아버지의 뒤를 봐주게 되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고 집에 가끔 찾아와
6살이나 차이나는 엄마의 공부를 잠시 봐주게 되어서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이모의
말로는 어린나이에 엄마가 아버지 를 많이 쫒아다녔다고 했고 당시 법대를 나온 아버지
26살이 되었을때에 사시패스를 하게 되었고 아버지를 쫒아다녔던 엄마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바로 연수원에 들어가게 되었던 아버지는 괴한들
에게 머리를 맞게 되어 중퇴에 빠졌고 엄마는 나를 낳기전까지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게
되었다. 뇌를크게 다쳐 식물인간이 되었던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두달전에 결국 돌아
가시고 말았다. 그후 외할아버지, 엄마, 그리고 엄마와 6살차이나는 이모와 함께 살게
되었다.

3년전 이모가 결혼을 하게 되어 지방으로 갔을때 나는 참 많이도 우울해 했었다. 무서운
외할아버지와 화장품가게를 하여 많이 바빴던 엄마에 비해서 이모는 나와 많이 시간을
보내 주었다. 유치원때는 이모가 나를 씻겨준적도 있었지만 그 후에 나를 씻기려는 이모
에게 챙피하다며 도망다녔던 기억이 있었다. 결혼식을 할때 이모가 나를 안고 울면서
엄마에게 잘하라고 하였지만 나는 이모에게 행복하게 잘살라는 말을 해 줄 수 없었고
대신 속으로 이모를 빼앗아간 이모부에게 욕을 하여 주었다. 내가 속으로 빌어서인지
1년에 몇번보게 되는 이모의 얼굴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결혼을 했으면 행
복하게 살아야지 이모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모양이다.

엄했지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이 텅빈것만 같았다. 강아지 성희도 풀이 죽어 있
는 모양인지 내가 들어가도 짖지도 않는다. 참 강아지는 이모가 결혼할때 선물로 사준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성희라고 마음데로 지어 버렸다. 종은 말티즈(Maltese)로 원산지가
이탈이라고 한다. 우스운건 얘가 수컷이라는점이다. 하지만 머리에 리본을 묶고 꼭 암컷
처럼 해서 사람들은 성희가 수컷인지 모른다. 물론 보면 알겠지만.

"민협아 이모하고 엄마는 좀 쉴께"

집에들어와 강아지를 안고 있는 나에게 이모가 엄마를 부축하며 말한 후 엄마의 방에
들어가는게 보인다. 나도 같이 들어가고 싶은데 어쩔 수 없다. 내 방으로 들어가서 성희
랑 놀수 밖에 없다. 집에 방은 총4개 있었다. 하나는 외할아버지, 엄마, 내방 그리고
이모의방도 여전히 치워 놓질 않았다. 나는 가끔 이모가 생각날때면 이모의 방에가서
사진이나 이모의 인형들을 가진곤 놀곤 한다.

지금이야 내 키가 165정도로 꽤 커져 있었지만 어렸을때 내 키는 반에서 항상 3번째안에
들었다. 물론 작은 순서대로이다. 그렇다고 힘까지 약한건 아니었다. 물론 쎈것도 아니
지만 또래아이들과 싸울때면 난 아무리 아파도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맞으면서도
상대편에게 끝까지 대들곤 하였다. 이건 외할아버지가 늘 남자는 아무때나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은 챙피하게도 눈물을 찔끔한적이 있다. 그
건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예쁘지만 성격이 별로 않좋
은 최현지라는 여자얘가 있었다. 하지만 키는 나보다 컸는데 그때 당시 나와 1,2등을
다투던 아이었다. 마침 그날 시험발표가 있었고 다행히 내가 1등을 하게 되었다. 그때
반에서 장난을 잘치던 성태라는 친구가 나를 현지한테 밀어버리고 도망을 가버렸다.
그리고 그만 현지의 몸위에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순간 나는 당황을 하였고 일어나려다
아직 어려서 남자같은 현지의 가슴을 만져버리고 말았다. 그때 현지는 다른 여자얘들 같
았으면 울었겠지만 대신에 일어나서 내 머리를 잡아 당겨 버리고 말았다. 차마 여자를
때릴 수 없었던 나는 내머리 놔라고 소리를 쳤지만 머리를 한웅큼이나 뽑혀야만 했다.
그 후 현지만 보면 나는 으르렁 거렸고 현지도 나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그 후 현지와
는 같은반이 된적이 한번도 없었고 초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서로 만나기만 하면 말싸움
을 하였다. 하지만 악연이 남았는지 중학교를 같은곳에 가게 되었다. 다행히 다른반이어
서 마주칠일이 없었기에 다행이지 같은반이었으면 참으로 난감했을 것이다. 중학교에 온
뒤 가끔 학교에서 마주치면 예전처럼은 싸우지 않고 서로 잠시 노려보기만 한채 지나쳐
간다. 2학년때 제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 이모이야기를 하다가 옆으로 새어 버렸다. 이모와 같이 살았을때 나는 가끔 이모가
친구들을 만날때 데리고 간 적이 많았다. 이모의 친구들은 내가 장난감이나 인형인듯
내볼을 당기고 머리를 헝클어 트려서 싫었지만 이모때문에 참았었다. 그리고 자기들을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였지만 나는 괴씸한 마음에 아줌마라고 놀리었었다. 대신 이모에게
가끔식 누나라고 해 줄때면 이모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좋아하였었다. 하지만 이모가
내 나이때에 내가 태어났기에 누나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낯간지러울 때가 많았다.

"똑똑......... 나야"
"이모에요?"

강아지를 안고 침대에 누워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고 있자 성희이모가 들어왔다. 얼굴
이 많이 상해 있어서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괞찮니 민협아?"
"전 괞찮아요. 이모 얼굴이 많이 상했네요"

내가 몸을 일으키자 이모는 내 침대에 걸터 앉았다.

"피곤하지 않니?"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참을만 해요"
"이제 민협이 네가 엄마를 많이 도와 줄 수 있지?"
"걱정 마세요. 외할아버지 몫까지 제가 해낼께요"
"민협이가 이제 많이 컸네. 예전에는 내 목밖에 오지 않았는데. 생각도 깊어진거 같구"
"엄마는 어때요?"
"응 방에서 자고 있어"
"이모도 쉬지 그러세요"
"민협이가 보고 싶어서"

옛날 생각이 났는지 이모는 내 침대에 올라와서 내 옆에 누운채 팔을 내 주었다. 나는
강아지 성희를 안은채 성희이모의 팔에 머리를 가져다 대고 누웠다. 이모는 내 머리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이모 안보고 싶었어?"
"많이 보고 싶었어요"

오랜만에 이모의 옆에 누우니 결코 잊을수 없는 이모의 좋은 냄새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하지만 예전같지 않게 내 가슴이 몹시도 두근거리고 있었고 이모는 나에게 몸을 돌려
나의 가슴을 만지작 거렸다. 그때문에 강아지가 내 품에서 뛰쳐 나가고 말았다.

"성희야"

내가 평소처럼 강아지를 부르자 이모는 자기의 이름을 부른지 알고 나를 쳐다 보았다.

"너 내 이름 부른거니?"
"아~ 강아지 이름이 성희쟎아요"

강아지는 어느새 방 밖으로 쪼르륵 나가 버렸지만 성희이모가 내 옆에 있는 이상 이미
강아지는 나에게 더이상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지가 가고 싶은데로 가면 그
만인 것이다. 배고프면 어차피 나에게 밥달라고 올것이지만

"그랬지? 잘 크고 있었네"
"성희가 얼마나 말을 않 듣는데요. 아주 못됐어요"

나는 일부러 이모의 이름을 대고 말을 하였다.

"너 이모 놀리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제가 왜 이모를 놀려요. 그냥 강아지이름이 성희다 보니까 그렇게 말한건데요"
"근데 강아지는 수컷인데 왜 내 이름을 붙인거야?"
"그냥요. 재밌쟎아요."
"내가 보고 싶어서 붙인건 아니구"

이모는 정말 쪽집게다. 어떻게 그걸 알았을까? 나는 그냥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나 여기서 눈좀 붙여도 되지?"

나는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를뻔했다. 이모방이 따로 있는데 내방에서 쉰다고 하니 이모
도 내가 보고 싶었나 보다.

"그러세요"

이모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눈을 감으며 내 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나는 이불을
올려서 이모의 몸위에 덮여 주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이모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얼굴이 어두워 있었고 또한 상해있기에 내 마음이 그리 좋지 않았다. 나는 몸을
돌려 이모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이모가 내쪽으로 다시 몸을 돌리고 나
를 안아 버렸다. 나는 너무나도 놀래서 숨을 쉴수가 없었다. 예전에도 안아준적이 있었
지만 오늘같은 기분이 든적은 없었다. 내 가슴에 심장뛰는 소리가 이모에게 들킬것만
같았다. 집에와서 편한옷으로 갈아입었기에 그리 두껍지 않았던 이모의 가슴이 느껴지자
숨이 그대로 멏을것만 같았다. 이모와 이제는 키가 거의 비슷했기에 예전처럼 내가 이모
에게 완전히 안길수는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이모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
오고 있었다. 아마도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기도 하고
또한 이모의 품에 안긴 나는 이모의 숨소리와 향기를 맛으며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할일이 나또한 피곤했기에 이모의 품안에서 잠이 들 수 밖에 없었
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모가 보이지 않았다. 이불을 걷고 보니 바지위에 불룩한게 튀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거실에 나오니 엄마와 이모가 아침을 준비
중이었기에 인사를 한뒤 화장실에 가서 바지를 내려 보았다. 펜티에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잔뜩 묻어 있었다. 예전에도 몇번 이런일이 있는데 아이들의 말로는 이게
몽정이라고 하였다. 재빨리 방에가서 펜티를 갈아입은 후 젖어버린 펜티는 세탁기안에
집어 넣은 후 세수를 하고선 밖으로 나왔다.

"잘 잤니?"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켜고 있으니 성희이모가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이모도 잘 잤어요?"
"그래. 오랜만에 민협이하고 잤더니 너무 편안하더라"
"저두요. 근데 언제 가실거에요?"
"점심때나 갈까해"

나는 이모의 말에 풀이 죽어 버렸고 그만 고개를 숙여 버렸다.

"이모 가니까 섭섭해서 그러니?"
"네"
"그래도 씩씩하게 있어야지. 고개좀 들어봐"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모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눈은 이모에 대한 안타까운 마
음이 가득하였다. 그러자 이모는 나의 머리를 만져 주었다.

"이모랑 같이 살고 싶니? 그럼 같이 갈래?"
"그래도 되요?"

나의 그 말을 얼마가 들었는지 국을 끓이는 것을 둔 후 맞은편 의자에 안고서 바라보았다.

"않되"

엄마는 이모와 나에게 단호하게 거절의 말을 하여 주었다. 엄마는 항상 내가 못미더운지
먼곳에 가는것을 싫어하였고 여전히 아기처럼 대해 주었다.

"언니 민협이 방학때만이라도 데려가면 않될까?"
"그럼 나는 어쩌구"
"그건 그렇지"

나는 엄마의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엄마의 말은 내가 걱정된다기 보다는 엄마자신
때문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식사를 마치자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 버렸고 결국 이모는 점심을 먹은 후에
내려 가게 되었다. 나는 이모가 가는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보내야만 했다. 이모도
내 손을 잡아준채 잘 있으란 말을 하고 떠나고 말았다.

"성희야 가자"

나는 대문밖에서 강아지를 안은채 집으로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2~3일정
도 가게문을 닫고 쉰다고 하였기에 며칠은 엄마와 둘이 보내야할 모양이다. 친구들에게
놀러가고 싶었지만 오랜만에 엄마와 있는것도 괞찮을것도 같았다. 사실 엄마도 외할아버
지한테는 고양이 앞에 쥐이기는 나하고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언제나 나에게는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였고 아버지 없이 키웠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조금
엄하게 대하였다. 결국 나는 외할아버지와 엄마 모두에게 고양이 앞에 쥐인 셈이었다.
나는 비교적 외할아버지와 엄마말을 잘들었고 학교에서는 큰 사고 없이 지내는 모범생이
었다. 딱히 그러고 싶은것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큰 잘못이라도 하는 날이면 외할아버지
한테 일차로 혼이났고 이차로 엄마한테 혼이나야 했기에 그건 어쩔 수가 없는 문제였다.
다행히 두분은 매를 든적은 한번도 없었고 대신 나에게 말고문과 벌을 주었다. 말고문이
란 할아버지가 시키는 것으로 이런저런 예를 들어서 한시간 정도의 설교를 하는것으로
그때면 나는 무릎을 끓고 들어야 하기 때문에 마침내는 다리가 저린채 코에 침을 발라
야만 했다. 그리고 엄마는 말고문 대신 나에게 손을 드는 벌을 시켰고 역시 한시간 정도
손을 들고 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벌들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범생이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엄마는 아침을 들고 난후 방에 누워 있었고 또한 점심을 든 후 이모가 갈때에도 인사를
한뒤 방에서 누워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상심이 큰 모양이었다. 과연 내가
엄마한테 얼마만한 힘이 될지는 모르겠다. 엄마는 자신의 방에 강아지를 데리고 오는것
을 싫어했기에 성희를 거실에 내려 놓은채 엄마의방문을 노크해 보았다. 한참을 있다가
들어오라는 말이 들렸다. 들어가보니 엄마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고 눈이 퉁퉁
불어 있는게 보였다. 내 앞에서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눈물을 너무 많이 보이고 있었다.

"엄마 울었어요?"

나도 참 이런걸 질문이라고 뻔히 우는게 보이고 또한 대답히기도 곤란한걸 해버리고
말았다. 엄마의 대답은 없었고 나는 그냥 나갈까 하다가 그냥 엄마를 위로해 드리려고
침대에 올라가 엄마의 손을 잡아 주었다.

"울고 싶으면 우세요. 참으면 병이 된다쟎아요. 아들인데 뭐 어때요"

내가 말을 하자 엄마는 이미 많이 울었을텐데도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다. 내가 등을
두드려 주자 엄마는 나에게 안겨서 소리내서 눈물을 터트렸다.

"흑흑흑....."

엄마가 울자 나도 울고 싶어졌지만 나는 언제라도 그렇지만 눈물을 참을줄 아는 사내대
장부이다.

"이제 제가 잘 할께요"

물론 어떻게 잘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이모
보다 더 얼굴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참으로 불행한 분인거 같다.
아버지와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아 사고가 났고 나를 낳기전까지 병원에서 살다가 이제는
믿고 의지해왔던 외할아버지까지 돌아가셨기에 너무나도 힘이들 것이다. 나는 한참을
엄마를 안정시켜 드린 후에 엄마를 자리에 눕혀드렸다.



엄마가 자는것을 확인한 나는 비디오 대어점에서 무협영화를 빌려온 후에 성희와 함
께 거실에서 무협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다. 나또한 외할아버지가 생각나지 않은것은 아
니지만 병원에서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는 마지막에 나의 손을 잡은채 웃어주었다. 그러
며 아버지를 만나서 나를 지켜준다며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였고 이제부터는 내가 가
장이라며 엄마를 잘 보살펴 달라고 하였다. 외할아버지 생전에 가끔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었다. 살아있다면 지금쯤 반드시 판사가 되었을거라고 하였다. 자신의 제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고 아들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며 나에게 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결코 훌륭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엄마와
나만 남기고 먼저 가버린 아버지가 항상 미웠었고 또한 보고 싶었다. 친구들이 아버지와
목욕탕에 가지만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다녔다. 할아버지는 내가 등을
밀어 주면 좋아하셨고 뜨거운탕에 들어가면 시원하다며 오래오래 있는게 버릇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뜨거운물을 왜 시원하다고 한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할아버지나
엄마는 당연히 예전부터 나에게 법대를 가라고 하였지만 나는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에
절대 법대로 가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돈이나 왕창 벌어서 편하게 길게 오래오래 살고
싶을 뿐이었다. 어떤 멍청한 사람들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짦다라는 말대신에 세상을
짧고 굵게 살아야 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앞의 말은 맞지만 뒤에 말은 절대 따르고 싶
지가 않다. 나는 최대한 길고 가늘게 살고만 싶다.

사람들이 날라다니고 있다. 나는 내가 날라다니는 대신에 성희의 발을 잡고 날리고 있다.
영화가 끝이나자 나는 성희를 훈련시키며 놀았다. 하지만 멍청한 성희는 음식을 두고
멈추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쪼르르 뛰어가 먹어 버리곤 만다. 성희는 주인말을 지독히도
않듣는 바보강아지이다. 날씨가 추웠지만 성희와 함께 산책을 하기로 했다. 두꺼운 외투
를 입고서 비디오를 가져다 준 후 집근처에 있던 공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그리 추운날
씨가 아니었고 햇볕이 어느정도 따사로운 오후였기에 사람들이 많이들 산보를 하고 있
었다. 성희는 내 옆에서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멍청하긴 하지만 나를 잘 따르기에 참으
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성희가 뛰어가는게 보인다

"성희야 거기 안서"

짧은다리로 졸졸졸 뛰어가는 성희를 뒤 쫒자 아이를 안은 어떤 아줌마에게 가고 있는것
이 보인다. 아마도 아이가 먹는 과자를 보고 뛰어간것 같다. 아줌마는 벤치에 앉아있다
가 성희를 보고 손을 내민다. 그러며 봉지에 든 과자를 한개 주니 멍청한 성희는 그만
좋다고 꼬리를 흔들고 과자를 낼름 먹어 버린다.

"이 바보 강아지"

나는 간신히 성희에게로 가서 성희를 안을 수 있었다.

"네 강아지니?"

3~4살 정도의 아이가 너무 귀엽다. 머리위에 선글라스를 쓰고 청바지와 가죽자켓을 입은
아줌마는 전형적인 미시족인가 보다 꼭 처녀처럼 보이기도 한다.

"네. 아이가 참 예쁘네요"
"그러지?"
"아줌마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너는 내가 아줌마로 보이니? 내 조카얘야 그리고 아들이구"

에구구 내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아 그러세요. 전 아기 엄마인줄 알았어요"
"이제 겨우 19인데 무슨 아줌마니"

그러고 보니 대학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 왜 아기를 안고 있는 건지.
나야 뭐 실수한건 없다. 예전에 내가 어렸을때 이모도 나를 안고 다녔을 것이다. 그때
이모는 더 어렸을텐데 오해나 않 받았나 모르겠다. 다시 보니 내 눈이 잘못 됐나 보다.
꽤 어려 보인다.

"이리와봐"

아줌마에서 아가씨로 탈바꿈한 처녀가 과자를 꺼내서 성희를 꼬시고 있다. 성희는 꼬리
를 흔들며 내가 놔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얘가 너무 먹을것을 밝히는 것은 아닌가 모르
겠다. 그래 먹고 죽은 귀신은 떼깔도 곱다는데 하는 생각에 놔주니 낼름 그 아가씨의
과자를 먹고야 만다.

"조카 과자 모자라지 않아요?"
"또 사면 되지. 그리고 아직도 이렇게 많은걸"
"이리와 성희야"

내가 오라고 해도 성희는 오지도 않는다. 주인체면이 말이 아니다. 저놈의 강아지가
먹을것 앞에서 주인을 무시하고 있다. 다음부터는 과자라도 사서 산책을 하던가 해야
겠다.

"잠시만 안고 있어볼래?"

이 처녀가 큰일날 처녀다. 나에게 아이를 맡겨 버리다니. 대신 아가씨는 성희를 안아버
렸다. 자기도 수컷이라고 여자라고 너무나도 좋은 티를 낸다. 그래도 참으로 아이가 귀
엽다.

"까꿍"

아이도 나를 보고 좋다고 웃는다. 이런 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아직 어려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다. 남자라고 했으니 그냥 그런가 할 뿐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나중
에 꽤나 멋있게 될 것만 같다. 과자는 성희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이놈 참 불쌍한 놈이
다. 과자를 성희에게 뺏기고 내 품에 웃고 있는걸 보니. 강아지 팔자가 오히려 상팔자
인가 보다. 아가씨가 참으로 예쁘다. 차라리 내가 안기면 어쩔까 하는 주책맞은 생각이
든다. 나한테 성희가 무엇을 할줄아냐고 물어본다. 하는 멈춰하고 그만은 조금씩 한다
고 말해 줬지만 힘들다고 해 주었다. 나는 속으로 않될텐데 하며 지켜 보았다.

"멈춰"

저 바보 강아지가 멈출턱이 없다. 어버버 하지만 성희가 제자리에 서 있는게 아닌가. 절
대 그럴일이 없는데 기껏해야 10초정도 멈추다 꼬리를 흔들며 오는데 벌써 30초나 되
었는데도 그대로 있다.

"그만"

그제서야 성희는 꼬리를 흔들며 아가씨가 주는 과자를 먹는다. 저게 내 강아지 맞기나
한지 모르겠다. 그래 니 맘대로 살아라. 집에가면 국물도 없다.

"어떻게 한거에요? 대단하네요"
"기본이지. 강아지가 사람을 알아보는 모양이네"

성희가 나보다도 오히려 이 아가씨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 배신감 느껴진다. 이때까지
먹여주고 키워줬더니 배신을 때리고 이 세상에 믿을 강아지 하나도 없다더니 성희가 그
짝인가 보다.

"너 어디에 사니?"
"저기 보이는 5층짜리 건물 보이죠? 거기 뒤에가 우리집이에요"
"가까운데 사네. 태양아파트 알지. 나는 거기서 살아"

태양아파트면 우리집에서 나와 길에서 보면 바로 보이는 건물이다. 신축한지 몇년되지
않았는데 부자들만 산다는 아파트이다.

"친척집에 사나봐요?"
"아니 우리집인데"
"아이는요?"
"아 언니가 잠시 맞겨놓은거야. 저녁때 찾으러 올거거든"
"집이 부잔가 봐요? 저 아파트 기본이 50평인데"
"내가 부자니 뭐. 우리 엄마가 돈이 많은거지"

엄마라는 걸 보니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가 보다.

"가족이 둘뿐이에요?"
"언니가 시집가서 엄마랑 둘뿐이야"
"나랑 똑 같네요. 나는 이모가 시집가서 엄마랑 둘뿐인데"

외할아버지 이야기는 일부로 않했다. 뭐 처음보는 사이에 그런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
기 때문이다.

"이름이 뭐니?"
"강민협이요"
"어머 내 이름이랑 비슷하네. 나는 강민희인데"
"정말 그러네요. 지금 대학생이에요?"
"응 이하여대 약학과1학년. 근데 내가 아줌마처럼 보이니?"
"아. 아까는 죄송해요. 그냥 아이가 있어서 저도 모르게 오해를 했네요"

민희누나는 처음 본 나에게 스스럼 없이 대해 주었고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사 주었다.
나는 고마워서 가깝지만 민희누나를 아파트앞가지 바래다 주었고 가끔 고원에 산책을
나온다며 나중에 보면 아는채 하라고 하였다.

엄마가 저녁을 차려주자 식사를 하였고 엄마는 또 방에 들어가서 누우려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래 누우면 병날텐데 걱정이 들었다. 나는 엄마가 걱정이 되어서 방에 따라 들어
갔다.

"엄마 또 누우려구요?"
"응 몸에 힘이 없네"
"계속 누워 있으면 힘들지 않아요? 제가 안마 해드릴까요?"
"그럴래?"

엄마는 몸을 자리에 눕히려다가 내가 안마를 해 준다고 하자 침대에 앉아 있었고 나는
오랜만에 엄마에게 효도를 해 드릴 수 있었다. 생각보다 엄마는 연약해 보였다. 목과
어깨를 정성껏 주물르고 두들겨 주니 엄마가 시원하다고 하였다. 빨리 엄마가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보약이라도 한재 지어서 드세요"
"며칠 쉬면 될텐데 무슨"
"살이 많이 빠지신거 같아요. 이 팔좀 보세요. 너무 가늘어요. 아줌마 팔이면 좀 두꺼워
야 되는거 아네요?"
"이 정도면 되지 너는 엄마가 뚱뚱해지면 좋겠니?"

하기사 뚱뚱한거 보다는 날씬한게 낳긴 하다. 하지만 엄마는 조금 많이 마르신거 같다.

"너무 살이 찌는건 싫지만 지금은 너무 마른것 같은데요"
"알았어. 앞으로 많이 먹고 살 찌울께 됐지?"
"네 그러세요"
"안마좀 더 해 줄래?"
"알았어요"
"민협이가 이젠 다 큰거 같네. 예전보다 훨씬 시원해 졌어"
"더 쎄개 할 수도 있지만 엄마 아플까 봐서 힘을 빼고 하는거에요"
"그럼 힘껏 해봐. 어떤가 보게"
"많이 아플텐데"
"한번 해봐"

엄마가 아픈것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손안에 힘을 꽈악 주고 어깨를 주물러 버렸다.

"악~~~~~~"
"거 봐요. 내가 아프다고 했쟎아요"
"어휴~ 그래. 괞히 시켰네. 그래도 기분은 좋네. 민협이가 이렇게 건강해서. 예전에는
키도작고 몸이 약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키만 작았지 몸이 약한적은 없는데요. 저 감기한번 걸리지 않았쟎아요"
"그랬나? 나한테는 항상 어리고 약하게만 보였는데"
"이제 내 키도 165에요 엄마랑 키가 비슷할걸요. 우리반에서도 어느정도는 큰편이라구요
저보다 작은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네 아빠도 참 컸는데"
"얼마였는데요?"
"한 180은 됐을걸"
"에게 그게 큰거에요? 요즘은 다들 잘 먹어서 훨씬 큰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때는 그 정도면 꽤 큰편이었어"
"몇년만 기달려 봐요. 내키가 엄청클테니 올해에 5센치도 넘게 컸다니까요"
"그래. 많이먹구 어서 커"

엄마와 말을 주고 받으며 어깨와 팔, 등을 두들겨 주자 엄마는 많이 진정이 되는것
같았다. 안마가 끝나고 엄마에게 방에만 있으면 병든다며 TV라도 같이 보자고 하니까
엄마가 거실로 나와 주었고 같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하이틴드라마로 청소년들이
나와서 이성문제로 고민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친구와 연인사이에서 고민한다는 내용이었
다.

"너는 여자 친구 없니?"

나는 초등학교 3학년때 친구인 최현지 때문에 여자친구 사귀기가 겁이나서 사귈수가
없었다. 몇몇 친구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일때면 현지가 어떻게 알았는지 해방을 놓았던
적이 있었다. 그 후로는 아에 여자친구를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아직 그런거 필요 없어요. 나중에 가면 사귈텐데요"
"너만한 나이때면 다들 이성에 관심이 있다던데"

나도 이성에 관심이 있기는 있었다. 대신 또래가 아니라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었기에 문제지만. 하지만 엄마에게 차마 그 말은 해 줄 수가 없었다.

"귀찮아요. 요즘 여자얘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어떻게 무서운데?"
"아무튼 그런게 있어요. 차라리 엄마랑 이렇게 노는게 훨씬 좋아요"

나는 말을 피하기 위해서 TV를 보며 엄마의 손을 잡아 주었다. 엄마는 뭐라고 말하려다
가 나의마음을 알았는지 더이상 묻지 않았다. 내 손은 조금 차가운편인데 엄마의 손은
참으로 따뜻하였다.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천둥
과 번개가 쳤고 꽤나 많은양의 비가 내려왔다. 겨울비치고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
다. 번개가 칠때면 엄마의 손이 내 손을 꽉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가 겨우 이런
것을 무서워 하는게 이해가 않갔지만 나는 별 말이 없이 손을 잡아 주었다.

잘시간이 되어 내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엄마는 TV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엄마 잘자요"
"그래 너두 잘자"

방에서 잠을 자다가 소피가 마려워 화장실에 가다 보니 엄마의 방에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 볼일을 마치고 잠을 잘까하다가 엄마의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가
보았다. 엄마는 침대에 누워 있었으나 눈을 뜬 상태였다.

"불도 않 끄고 뭐하세요?"
"민협이니?"
"엄마 왜 주무시지 않아요?"
"잠이 안오네"
"그러게 하루 종일 잠만 자니까 그러쟎아요"
"낮에 잠은 안잤는데. 그때도 누워만 있었어"
"그래요? 그거 참 이상하네요"
"엄마랑 같이 잘래?"
"그럼 잠 올거 같아요?"
"그럴것도 같네"

나는 엄마의 말에 내방에서 베개를 가지고 엄마방으로 가게 되었다. 밖에는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작은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불끌까요?"
"그럴래?"

불을 끄자 완전한 어둠이 방안을 엄습했고 나는 대충 걸어가 침대를 더듬고 올라갈 수
있었다. 마침내 올라가자 침대의 가장자리에 있었던 엄마가 손을 잡아 주었다. 나는 곧
엄마옆에 누울 수 있었고 눈을 감으며 잠잘 준비를 하였다. 잠이 막 들려는 순간 엄마가
몸을 들썩이는게 느껴졌다. 아마 내쪽으로 몸을 돌리는가 보다. 엄마는 내 얼굴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어 주었다. 따뜻한 엄마의 손이 얼굴을 만지자 너무나도 편안하다는 생각
이 들었고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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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네이버3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군요.

미흡한 글이 여러분들의 눈을 버리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군요. 예전에 조금씩 글을 써보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것이 처음으로 제 글을 올리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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