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초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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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채 한편의 글도 끝을 보지 못한채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다시 글을 올립니다.
스스로 용두사미라 여기며 질책을 가하지만 한동안 글에 손을
대지 못했더니 좀처럼 전개를 할수가 없습니다.부디 너무 책망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틈나는 대로 다른 글도 완결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젊은날의 초상
"휴~우~~~"
진성은 이미 비어버린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며 제법 소란스러운
호프집이 꺼져라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이미 자신의 주량을 초과해 취기가 올라올때도 되었건만 어찌된
이유인지 오늘따라 더욱 정신이 말짱해져 가는게 지금 초래한 이
문제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충격과 절망감을 안겨다 주었는지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았다.
아니 어찌 이것이 그럴수 있단 말인가.
새벽마다 팬티가 뚫어져라 그 위용과 뿌듯함을 가져오던 이것이...
때론 사전예고 없이 미친것마냥 벌떡거려 길을 가다가,강의를
듣다가,전철안에서 그것도 여자가 앉아 있는 곳에서 자신을 얼마나
당황케 했는지 헤아릴 수 도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또다른 자아를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존재감마저 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몸에 기생하는 것처럼 그런 참담한 이질감을 진성은
벌써 세번째 경험하는 중이었다.
자신의 의지와 감정과는 무관하게 진성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의
존재감을 피력하듯 그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진성을 배신하였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고 잔인하게 말이다.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 무슨 개같은 경우란 말인가.
어제 진성은 군 입대를 앞둔 죽마고우 송영철의 송별회를 해주고자
같은 고교동창인 다른 두명과 거나하게 먹고 마시기 위해 뭉쳤던
것이다.
진성과 이들3명은 모두 같은 고향의 고교동창들 이며 대학도 모두
서울에서 다니고 있었다.
송영철은 이런 친구들중 처음으로 군입대를 하는 처지였고 어디서
들었는지 남자들이 군대가기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통과의례며
일종의 의식이라는 다른 친구의 말에 모두는 별다른 이견없이
홍등가를 찾았던 것이다.
이미 1,2차를 정신없이 마시고,마신술의 양만큼 이성적인 사고를
잠시 갈무리 한채 오늘 하루 만큼은 그들중 누구도 스스로를
절제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그들의 행동도 거침이 없었고 거리에 노출된 만용과
객기는 그들만의 특권처럼 어둠에 녹아들고 있었다.
진성은 벌써부터 피가 몰리기 시작하였다.더불어 술기운에 더욱
창백해 보이는 얼굴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하루종일 시도때도 없이 몰리기 시작하는 현상이지만 적어도 지금만은
더욱 몰리고 이 일을 치룰때까지는 이 상태를 유지 해야만 했다.
이번이 세번째 시도였다.
이번만은 반드시 총각딱지라는 동정을 떼어내야만 했다.
진성은 사타구니를 움켜 잡았다.
묵직하고 듬직한 느낌이 손아귀에 가득차며 이내 뜨거운 열기를
손바닥에 전해졌다.
그래..이렇게 있어다오.
너도 한번 거쳐가야할 일이다.이왕이면 하루라도 빨리 치루는게 낳지
않겠니.
너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러니 이번 한번만 날 도와다오.
제발 부탁이다.이놈아..
각자 여자를 골라서 겨우 사람하나 지나다닐 만큼의 복도를 따라 많은
방이라 생각되는 방들중 하나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빠..옷벗고 누워 있어요."
"응..."
입술만 움직여 웃음을 짓고는 여잔 다시 나갔다.
이 여자의 방인듯 조그만 화장대와 화장품,역시 조그마한 T.V와 침대,
그리고 비키니 옷장하나가 방안의 전부 였다.
어찌보면 참 썰렁한 방이었지만 온기가 묻어나는 방바닥이 그나마 그런
기분을 몰아내고 있었다.
진성은 옷을 벗고 팬티만 입은채 침대에 주저앉듯 몸을 부렸다.
등에 닿는 이불의 촉감이 진성을 나른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생각이 난듯 사각팬티를 들어올리더니
"우리 끝까지 한번 가보자...너도 궁금할게 아냐...그 마지막이....
맨날 너라고 내손에 당할순 없잖아...오늘 죽지만 말고 니 맘대로
한번 해봐라...부탁한다."
진성은 가만히 손에 넘치는 자신의 살끝을 콱 움켜주며 주문이라도
걸듯 중얼거렸다.복도를 울리는 소리에 서둘러 손을 빼내었다.
"오빠..술 많이 드셨어요?"
"아니..별로 많이 안먹었어..고생 안시킬테니 걱정마"
유난히 가날퍼 보이는 이 여자를 선택한게 과연 무엇때문인지 진성은
잘 알고 있었다.
"모 그 것때문에 그러나 오빠가 자꾸 숨을 길게 쉬어서 물어본거야..."
"나는 작업 들어가기 전에는 심호흡을 하면서 기를 여기로 다 모아..
그래서 내건 다른 사람하고는 좀 달라..아마 너도 놀랠껄...후후후"
이렇게 말하고 나니 얼굴이 달아올랐다.여자가 볼새라 담배를 찾아
물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낯뜨거울 정도로 뻔한말이었고 능청스러웠다.
그의 말에 배시시 방긋 웃음을 짓는 여자의 얼굴이 누구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오빠 팬티 벗자.."
"그래....."
진성이 팬티를 내리자 고무줄에 걸린 그의 성기가 튕기듯 그의 배꼽부위를
턱하니 치고 올라왔다.
검붉은 그의 성기가 방안의 형광불빛을 받아 새하얀 살결과 대조되어 더욱
검게 느껴지었다.
"어머~~오빠..."
옷을 벗고 진성을 바라본 여자의 목소리가 낯은 놀람을 드러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의 성기를 바라보는 여자의 눈은 놀람을 벗어나
어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후후...오빠.. 연애 많이 했나 보네.얼굴은 하얀데 고추는 왜 이렇게
시꺼매..그리고 너무 크다...이 오빠 큰일날 오빠네...불법무기 소지한
사람을 정말 보게 되네.와..오늘 장난이 아니다..."
"글쎄 말이야...나도 이유를 모르겠다.왜 여기만 이리 검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어릴때 뭘 잘못 먹은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여기만 이리
검은지 나도 모를일이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여기만 이러지.나도 처음보네...신기하다...."
"그래 신기하면 돈내라고 안할테니 마음껏 봐 두어라..후후"
"호호호.."
여자의 웃음은 아주 맑았다.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이 자신의 성기를 감싸오자 뜨거운 기운이 원래의
뜨거움과 합해져 일순간 시원한 차가움이 이는 것 같았다.
긴장이 풀어지는것 같은 술기운이 눈을 감자 알맞게 사지에 뻗치고 전신에
골고루 퍼져 나가며 불끈 욕망이 치밀어 올랐다.
그 욕망은 한여자의 다정한 얼굴을 떠올리며 기품있게 볼륨있는 젖가슴이
치마안에 타이트하게 감싸인 육감적인 엉덩이가 그리고 그 옷속에 자리잡은
열락의 깊은 근원이 손에 잡힐듯 눈에 아른 거렸다.
여잔 진성의 살끝을 이리 저리 돌려 가며 세세하게 딲아 내었다.
그의 씨주머니를 딲는가 싶더니 근육이 없으면 여자의 다리라고 착각할만한
다리를 들더니 민망하게도 그의 항문을 부드럽게 딲아 내었다.
이어 허벅지와 다리를 딲고 가슴과 얼굴을 딲으면서 여잔 그의 눈을 바라
보며 싱긋 웃었다.
"오빠는 눈이 참 예쁘다.마치 아이 눈처럼 초롱초롱한게 선하게 느껴지네."
"임마 눈만 보고 어떻게 사람을 아니..사람이란 겪어 봐야 아는거야...
그러기 전에는 감히 함부로 그 사람에 대해선 말해선 안돼는 거야..그러고
보니 넌 참 사람 보는 눈이 없다.잘살긴 틀린것 같다."
"이런데 있으면 아무래도 사람보는 데 어느정도는 일가견이 따르기 마련이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겪어 본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눈은 말이야..
그 사람의 마음의 창이란 말도 있듯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사람의 어떤사람
인지 눈에 드러나...오빠는 참 선한 사람 같아..."
"후후..글쎄다.."
진성이 스스로에게 반문을 구하듯 중얼거릴때 여잔 진성의 성기를 가만히
잡아 쥐었다.
어찌보면 진성의 성기에 비해 여자의 손은 차라리 아이의 손이라 여겨질
정도로 작아 보였지만 검은 성기를 감싸안은 그녀의 새하얀 손이 오히려
진성의 흉칙한 성기를 더 흉칙하게 만들고 있었다.
여자의 손안에 갇힌 진성의 검붉은 성기가 다가올 열락을 기대라도 하듯
그녀의 새하얀 손안에서 활활 타오르며 꿈틀대고 있었다.
여잔 건들거리는 방울을 쓰다듣고서 뿌리부터 첨단까지 천천히 손을 움직여
갔다.그때마다 진성의 성기에 터질듯 부풀은 힘줄이 더욱 도두라지게
그녀의 손안에서 요동을 쳐대었다.
진성은 뿌리로부터 전해지는 살떨림이 전해주는 욕정의 잔물결에 사지를
바르르 떨어대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이윽고 진성으 살끝이 안개속에 파묻히듯 어둠에 잠겨들듯 여자의 입속에
빨려들어 갔다,
여자의 혀는 마치 비단같은 감촉이었다.
여자의 혀가 진성의 검은 살끝을 휘감아 돌고 그 어두운 살들을 발라 먹기라도
하듯 살끝을 빨아 대었다.
진성의 입안이 말라 가고 있었다.
목이 타고 마른 입안이 답답해 연신 입을 다시고 있었다.
여자의 타액이 달랑거리는 방울에.온 살끝에 그리고 결코 타인의 침범을
용인하지 않을듯 하던 항문마저 그 점액질로 도배를 한 뒤에야 여자의 머리가
들려지고 허리를 곧추 세웠다.
진성은 급하였지만 결코 서둘지 않기로 작정했다.
자칫하면 공든탑이 무너지고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타초경사의 우를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음 이었다.
눈을 뜬 진성은 허리를 세운 여자의 눈과 마주 쳤다.
여잔 손등으로 입을 훔치며 배시시 웃었다.
"오빠...좋아..?"
"후후..그래 아주 좋다."
"원래 나 이렇게 안해 주는데 오빠는 웬지 해주고 해주고 싶어..오빠의 그눈이
내 마음에 꼭 들었거든..."
"칭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뭏든 기분은 그만이었다."
"정말이야..오빠..내가 이렇게 스스로 서비스 하는 것은 처음이야.."
"그래..알았어...."
여잔 알하면서 진성의 옆에 누웠고 진성은 몸을 일으켜 여잘 안아 들었다.
기다렸다는듯 안겨드는 여자의 말랑말랑한 몸을 ,여자의 엉덩이를 움켜
쥐었다.
"아~~~~"
비음이 섞인여자의 신음을 흘려 듣고서 투실 투실한 젖가슴을 수리가 병아리
채듯 거칠게 잡아 채었다.
"아~오빠 살살."
진성은 금방 후회했다.
성급하지 말자.흥분하지 말자.
다시한번 되새기며 여자의 밀가루 반죽같은 젖가슴을 조심스럽게 쓰다 듬었다.
뜨거워진 진성의 검은 살끝이 지루한 탐색전에 시위라도 하듯 위아래로 물결을
치고 있었고 여자는 다가올 살끝의 자극을 기대하듯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 거렸다.
진성은 자신의 살끝을 가만히 잡고서 천천히 살틈의 살집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제 살집으로 진입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도 더이상의 고민도 끝나는 순간
이었다.
진성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침이 그의 식도를 따라 내려갔다.
그순간 이었다.
진성의 망막속으로 갑자기 자신이 의식하기도 전에 느닺없이 나타난 아찔한
영상...그것은 한사람의 얼굴 이었다.
선연히 따뜻한 웃음이었다.항상 그 웃음이 정겨워 가슴이 더워 오지 않았던가.
그럳 이내 아무 표정없는 얼굴이 되었다가 눈물을 가득 담은 슬픈 눈을 하고서
그를 바라 보았다.
그 얼굴은 더욱 선명하게 진성의 영상에 가득들어 섰다.
진성의 전신에 가득찬 뜨거움이 차갑게 식어갔다.
"씨~발...."
"오빠 왜그래.."
갑자기 욕설을 내 뱉는 진성을 쳐다보는 여자의 눈은 의아함을 머금다가
진성의 살끝을 쳐다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이미 바람빠진 풍선처럼 되어버린 살끝은 특유의 검붉은 윤기를 잃어버려
처량하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나자빠져 있었다.
혼란스러웠다.
세상이 무너지는것 같은 절망감이 온몸에 엄습하였다.
정말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무슨 조화인지 한두번도 아니고 벌써 세번째라니 이젠 터질듯 일을내고야
말겠다는 욕망도 연기처럼 사그라져 아무런 의욕이 나질 않았다.
"오빠..술 많이 했나 보다.걱정마 술좀 깨면 될꺼야..이런 경우가
종종 있거든..."
".............."
진성은 말없이 담배를 찾아 물었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니..)
불을 붙이고 한숨을 쉬듯 들이 마시자 매퀘한 내음이 후각을 자극해 왔다.
거꾸로 문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새담배를 입에 가져가다가 일어서서
주섬 주섬 옷을 입었다.
"오빠 갈려구..안하고 갈거야..조금만 있으면 괜찮아 진다니까..."
".............."
여자의 진지한 말투에 짜증인지 아쉬움인지 모를 감정이 묻어 나왔다.
진성은 주머니에서 몇장의 지폐를 꺼내 재떨이 옆에다 슬그머니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골목을 나오자 영철이 벽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피우다 진성을 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표정같아 진성의 마음이
차라리 편안해져 갔다.
영철의 집에서 다시 밤새도록 마셔 대었다.
영철의 누나 송미애가 밤새도록 시달렸지만 피곤한 표정한번없이
말없이 뒤치닥거리를 하였다.
이제 군대에 가는 동생이 안쓰러운지 몇번이나 눈시울을 붉히는
송미애의 얼굴이 걱정과 불안함으로 가득하였다.
진성은 영철이 부럽기도 하였고 남매간의 정이 저런것이구나 하는
애틋함이 찾아와 가슴이 더워 졌다.
송미애의 얼굴이 숙모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취기가 올라 왔다.
진성은 홍등가를 찾기 전까지는 얼마 마시지 않은터라 이번엔
주는 술 마다하지 않고 말짱한 정신을 비몽사몽으로 몰고자 쉬지않고
마셔 대었다.
점심때가 한참이 지나서 겨우 정신을 차린 진성이 냉수를 마시다가
놀란듯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열어보니 부재중통화와 음성 메세지가
수없이 찍혀 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확인해보나 숙모일것이다.
외박은 처음이었다.그것도 연락도 없이 이렇게 외박하기는 처음이었다.
숙모는 아마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혹시 사고라도 당하지 않았나하는 불안함속에 전화기 앞에서 어쩌면
숙모는 온밤을 꼬박 새웠을 것이다.
나에겐 자상한 누이같았다.아니 누이 였다.
숙모를 떠올리자 다시 갈증이 밀려 왔다.
호프집은 이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차 있었고 왁자지껄한 소음이
실내를 달구고 환풍되지 않은 담배 연기만이 간간히 불빛을 받아 허옇게
부유하고 있었다.
이제라도 연락하고 들어가야 하련만 웬지 미적거리는 마음이 여간 심사가
편치 않은게 이대로 어디 멀리 사라지고 싶었다.
영장을 받아논 영철이 부러웠다.
갑자기 송미애의 얼굴이 떠오르자 영철과 미애가 불쌍해 보였다.
어떤 이유간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헤어지는건 참 불행이었다.
사랑....근데 왜 내가 영철과 그의 누나 미애를 사랑으로 연관시키나.
하긴 뭐 남매간의 사랑도 사랑이지..
이런 점점 내가 미치기 시작하는구나..후후후
이제 그만 마셔야 하는데 왜 자꾸 더 마시고 싶은지 알수가 없구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앞서 불안함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맨정신으로 들어가기에 더 힘들었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점점 불안해져 갔다.
발을 동동 구르며 삼촌을 닥달할 숙모를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한동안 삼촌과 숙모의 지나친 관심과 애정은 크나큰 짐이었다.
물론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성장 호르몬이 왕성한
이 시기에 마치 물가에 내어놓은 아이처럼 구는건 도리어 간섭이라는
지나침으로 다가왔다.
삼촌이라고 하지만 아버지의 존재같은 느낌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하였다.
숙모는...
숙모는...
진성의 터럭에 남성으로서의 상징들이 제법 돋아나고 새하얀 얼굴에
자잘한 사춘기의 흔적이 피워나와 너무도 고민스럽고 애민한 그 시기에
그녀는 진성의 앞에 나타났다.
외삼촌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외숙모라는 호칭으로 ......
그때부터 지금까지 진성의 가슴속에는 한사람만이 화석처럼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다.
나는 항상 혼자 였다.
한번쯤 일탈되고 호기심에 별 생각없이 말썽도 일으킬법한 그 나이의
그 또래들이 행했을 모든것들이 나에겐 별반 의미도 목적도 호기심도
없는 내가 보기엔 적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번쯤의 일탈이 쉽사리 용서 받을수도 있는 그 나이의 반항일지
라도 그러한 일로 괜한 시간과 심신을 허비할수 없는일이라 여기었다.
나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더 중요한것은 내 주위의 사람들을 실망시킬수
없었다.
그 어떤일 이라도 나로 인해서 그녀가 걱정하는것도 실망하는 것도 볼수가
없었다.
그러했다...나에겐 그녀가 더이상 숙모가 아니었다.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 그녀의 존재는 행복이었고 살아갈수
있는 힘의 원동력 이었다.
어머니이자 누이 였다.
그 어떤 여자보다도 우선순위의 대상이었고 모든일의 원인과 결과의
정점은 항상 그녀의 존재로 귀추 되었다.
이 모든 현상은 나의 적절한 위안이자 자기 합리화의 변명에 지나지
않다는거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이러한 마인드 컨트롤 덕분에 누구보다도
힘들게 그러나 조용하고 우수하게 고교를 마칠수 있었다.
외삼촌은 항상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을 말할라치면 눈시울이
뻘게지곤 하였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길은 더없는 애처러움과 안쓰러움이 담겨져 있어
나는 삼춘의 그 마음을 잘 알수 있었다.
그것은 삼촌 유경식이 이만한 사회적 안정의 뒷그늘에는 나의 부모의
물질적 정신적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일찌기 부모를
잃은 삼촌은 아버지를 마치 친형님처럼 따르고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학계에서의 명망있고 존경받는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지 몇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자 되고 있을 정도 였다.하여간 아버진 삼촌의 정신적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안겨준채 돌아 가셨다.
이런 삼촌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지 조카를 바라보는 시각만은 아님은
내가 대학에 들어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더 성숙하자 깨닫게 되었다.
어쨌든 삼촌은 검사다.
나의 고교시절때 전주 지검에 근무하다가 내가 대학입학 시기엔 서울로
발령을 받아 서울지검에 근무하게 되었다.
나는 부모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된 뒤에도 그 흔한 사춘기의 방황따위로
치부되는 말썽한번 없이 공부 역시 모범생에 걸맞게 상위 5등안을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으며 그런 나의 행동은 친가와 외가의 자랑이자
다행히라고 생각할 정도의 안도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집안 어른들의 안도와는 달리 삼촌은 직업의식인지 남다른
눈빛으로 그런 나를 저으기 염려 스러워 했다.
삼촌은 그 나이때의 자기를 돌아봐도 세상이 혼란스러웠고 짜증스러운
시기였던것을 생각하면 물론 누나와 매형의 자애가 더이상의 혼란을
막았다고 감안하더라도 어느정도의 반항은 누구에게나 마치 사춘기의
통과의례처럼 거친다고 보면 나에겐 다소 지나치리만큼 조용함이 더 불안
했던 모양이었다.
누구나 절대적으로 거친다는 말은 다소 어폐가 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이 그런다고 볼때 자기 조카가 특별히 그러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뛰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여간 삼촌은 나에게서 남들이 볼수 없었던 뭔가를 보았던 것이다.
그게 무엇이던간에....
삼촌은 전자에 말했다시피 나에게 부모와도 같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매형과 누나의 성격과 모습을 쏙 빼닮은 나는 정말 삼촌이 보기에 한군데도
나무랄데가 없는 예의바르고 머리좋고 잘생겼지만 단한가지 도무지 그 속을
알수도 없고 비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누가 말을 걸지 않으면 하루에 한마디의 말조차 하지않은
정말이지 벙어리와 같은 행세를 하고 있었으니 더 이상 말해야 무엇하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삼촌의 아내이자 나에겐 외숙모가 되는 서희연에게 나를 더
신경쓰고 보살필것을 당부해마지 않았고 가능하면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많이 하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라고도 했다는 것이다.
숙모가 보기에도 다소 말이 없는게 불만이었지만 마치 동생같은 나를 챙겨
주는게 그리 기준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내가 말이 없는걸 시위라도 하듯 숙모는 집안에서 쉴새없이 떠들어 대었고
이것 저것 시키면서 나에게서 많은 말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숙모가 귀찮아서 나보고 세탁을 시키고 설겆이를 시키고 청소를 시키는것이
아니라는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반드시 내가 있을때 시장엘 갔고 공부하는시간 이외에는 절대 혼자 두질
않기로 작정했나 보다.
그런일을 할때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가 그때까지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숙모의 눈과 마주쳐서 엉겹결에 웃어주고는 이따금 그런일이 생길때마다
웃곤하였다.그러자 숙모는 이제 자기하고 눈을 마주치면 무조건 웃으라고
주문하였다.
나는 그동안은 웃을일이 없어서 그렇지 웃을일만 생기면 언제든 웃겠다고
말하였다.
사람이 누가 자기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어떤 영적인 힘내지 기가 전해져
자기도 모르게 많은 사람이 있어도 정확히 그 사람에게 눈이 간다고 한다.
이윤 알수가 없지만 숙모와 같이 살게 된 이후에 난 그런 시선을 참 많이
느끼곤한다.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젠 어느정도는 흘려버리고 어느정도는
가벼운 웃음으로 대답하곤 한다.
그런 시선에 묻어있는 따듯함이라 생각한다.
내가 서울의 대학에 합격해 조심스럽게 삼촌과 숙모에게 자취의사를 비췄을
때에 오히려 삼촌보다 숙모가 더 펄쩍 뛰었다.
그런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당황스러워 돌부처처럼 말없이 앉아있는 내 앞
에서 급기야 숙모는 눈물을 쏟아내며 서럽게 울어 대었다.
삼촌의 질책어린 시선과 숙모의 눈물 앞에선 나는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결국 안절부절하다 같이 살겠노라는 대답을 하였을때 숙모의 입에서 눈물이
범벅된 함박웃음이 피워 나왔고 삼촌의 입에서도 잘했다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일부러 고집을 피워 자취할려는 이유가 그녀때문인데 다시 그녀때문에
그 의사를 접어야만 하였다.
소변을 보자 단전에서 뜨거운 취기가 한꺼번에 뇌속으로 몰려드는 것처럼
몸이 휘청거렸다.
맥주는 깰때가 더 드럽다고 생각 했다.
-지랄하네..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것이 좃나 많이도 싸내..빙신같이..-
뭉툭한 살끝이 쉼없이 물줄기를 토해내다가 점점 잠잠 해져갔다.
그것도 술취한 주인과 마찬가지로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벤취에 앉아 담배를 물고서 아파트라 불리우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멀건히
쳐다 보았다.
제법 살기에 가까운 겨울의 동장군이 채 여미지 못한 옷깃을 파고들어
숨겨온 연약한 살들을 쥐어 뜯었다.
부르르 몸이 떨려 왔다.
그새 코까지 빨갛게 어는것 같다.
술이 다 깨기전에 들어가야 할것 같았다.
그나마 변명거릴 잃기전에 말이다.
발에 감각이 둔해지는것 같다.
문앞에서 핸드폰에서 밧데리를 분리시키고 대충 상황을 정리하면서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에서 손을 떼기도 전에 문이 왈칵 열리며 숙모의 핼쓱한 얼굴이
보였고 그 뒤로 삼촌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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