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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추풍낙엽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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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86 회 작성일 24-01-29 05: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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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낙엽 3부


그 사건이 있은 뒤,
나는 바로 몇일 후에 여름 하기 훈련을 떠났다.
경비.보안전문회사라는 특성상 우리는 일년에 여름 겨울 각각 일주일씩 두차례 훈련을 받는다.
이번 여름에도 남해안의 이름없는 조그마한 섬에서 회사동료들과 훈련을 받게 되었다.

"아이고 죽겠다"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온 박과장이 더위라도 먹었는지 헥헥거리면 정신이 없다.
"박과장님, 어서 샤워라도 쫌 하고 오세요"
"어 그래야지"

박과장님은 나한테 있어서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이자 회사선배이다.
사람이 딱히 모질거나 나쁘진 않지만 구지 단점이라고 한다면 노총각냄새가 풀풀 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새로들어오는 여직원을 보면 금세 헤벌레해져서 침을 질질 흘리곤 한다.
물론 한번도 성공해본적이 없지만....
하지만 또 장점이라하면 이 아저씨가 룸싸롱계의 황제라는 것이다.
구질구질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이름난 룸싸롱 마담과 허물없이 지낼정도로 뺀질거리며 룸싸롱을 들락달락 해왔던 것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샤워하고 들어온 박과장님이 기분이 좋은지 희죽거리고 있다.
"그러게요, 올여름은 무지더워서 그런지 훈련받기가 더 힘드네요"
"아이 진짜..........어쩌다가 내팔자가 이리됐는지....쓰벌"
"왜요? 박과장님 무슨 걱정이라두 있습니까?"
"아니 생각해봐 김대리........우리가 군발이도 아니고 말이야.......이게 도대체 뭔꼴이야??...안그래???"
"하하.....그렇긴 하죠......하지만 먹고살려면 별수 있습니까?"
"에고.....김대리야 뭐 집에가면 어여쁜 처라도 있지.....나는 도대체 뭐땜시 사는감??"
훈련이 힘들긴 힘들었다 보다.
뺀질이 박과장이 저런이야기를 하다니.....
"그러게........박과장님도 어서 장가가세요........낼 모래면 35입니다.......지금도 늦은편이에여"
"야 김대리.......뭐 내가 안가고 싶어 안가냐??......여자가 없으니까 못가는거지..."
"하하하.......박과장님이 무슨 여자가 없습니까??.......그 강남의 잘나가는 룸싸롱 아가씨들이 들으면 울겠어요"
"아니 이자식이......후배라고 봐줬드니만 선배를 자꾸 놀려먹어?..."
약간 뿔이 났다보다.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죠 뭐...."
"그나저나 김대리"
"네?"
"서울 돌아가면 한잔해야지?"
"뭐 박과장님이 사신다고만 하시면야......"
"이런 밴댕이같은놈.......하여튼 장가간놈들이랑은 상종을 하면 안돼요 진짜....쯧쯧..."
"아 저야......먹여살릴 처가 있지 안습니까?"
"알았어......내 한턱 살테니 한번 가자구"
"좋죠~"
"김대리......저번에 갔던....거기.....그 신사동 사거리 뒷골목에 있던 거기 기억나?"
"아 거기요?....그 나이 어린 마담있던곳?"
"어 맞어 바로 거기.."
"거긴 왜요?"
"거기 한번 가자고.........여기 훈련오기 전날밤에......내 또 한번 갔었지....근데 말야..."
"네"
"새로 들어온 애가 하나있는데.......우와 무지 죽이더구만"
"어케 죽여주는데요?"
"내 룸싸롱 아가씨들 한두명 만나본것도 아니지만......그렇게 도도한 여자애는 첨봤어.....탤런트 뺨치게 생겼는데......"
"박과장님 그 아가씨 관심있나 봐요??"
"허허....관심??.....무지 많지....근데....그 아가씨 돈 아무리 많이 줘두 절대 2차는 안나간데"
"네?....룸싸롱 아가씨가 2차를 안가요??"
"어....마담이 무지 아끼는 애라는데......절대로 2차 안나가는 조건으로....일한데.."
"우와...얼마나 대단한 애길레..."
"여튼......나말고도 가슴아파할놈들 꽤 있을껴...."


서울 날씨도 장난이 아니다.
올해 여름은 특히 더 덥다 하더니.....장마가 가신이후로 비는 단 한방울도 구경을 못했다.
그리운 집에 돌아와보니 오늘도 역시 작은처제는 일찍 나가고 없다.
요즘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 한다며 내가 퇴근하기 전에 나가 새벽에 들어와 잔다.
그러다보니 출근시간에도 얼굴은 본적이 없고.....
벌써 3주가 지났거만 주말에 잠시 얼굴을 마주한걸 빼곤 한번도 못봤다.
그러기에 내 불안한 마음은 더해만 갔고, 또한 거기에 발맞춰 야릇한 그리움도 더욱 쌓여만 갔다.

"어이 양마담 잘있었어?"
"어머머.....박과장님 오래간만이시네요~"
"오늘 룸있지?"
"그럼요....백군아....여기 손님 룸으로 안내해라~"
우린 룸으로 들어갔다.

"저기 양마담은 젊은나이에 마담되고 정말 대단하네요"
"그럼.....우리같은 월급쟁이보다 백배는 났지..."
박과장이 관심이 있나보다.
곧이어 술과 안주를 들고 양마담이 룸으로 들어왔다.
"여기 이분.....저번에 같이 오셨던 김대리님 맞죠?"
양마담이 박과장한테 나를보며 묻는다.
"어 저번에 그친구야."
"정말 핸썸하신게 넘 멋지시다.....호호"
"이친구....임자있는 몸이야....양마담은 신경쓸거 없어"
"어머머 박과장님도......그나저나 오늘도 미스강 보러오셨죠?"
"어이 양마담.........거 오늘은 좀 안될까?"
"뭐요?"
"아니.......여태 내가 미스강한테 쏟은 정성이 있지.....오늘은 양마담이 미스강한테 말좀 잘해줘봐.......내 오늘 2차 가면 팁두둑히 줄께"
박과장은 들어오자마자 2차 타령이다.
"아이고 말도 마세요.....그게 어디 제 맘대로 되나요?.......박과장님이 알아서 잘해보세요."
양마담이 한마디 던지고 나갔다.

"미스강이 저번에 말한 그 아가씨에요?"
"어....맞어.....내 오늘은 진짜 패서라두 데리고 간다"
"네?....하하"
마음이 많이 쏠렸다 보다.
나두 은근히 기대를 하며 궁금해지는 순간 도어가 열리더니 아가씨 둘이 들어왔다.

"어머 박과장님~~~~"
먼저 들어온 아가씨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박과장옆에 가서 앉는다.
"어허~!.....미스리는 김대리쪽으로 가고......미스강?.....일로와...헤~"
쎌쭉해하며 미스리가 내 옆자리에 않는순간............가슴이 무너져 내리는줄 알았다.
아니........내눈을 의심했다.

박과장 옆자리에 앉아있는 미스강이라는 아가씨는.........
다름아닌 우리집 막내처제였다.
"어......저기...."
순간적으로 처제라는 말이 튀어나올뻔했다.
처제도 나를 보는순간 흠찟하며 많이 놀랬는지 얼굴이 하얗게 되어 아무말 않고 눈만 똥그라니 뜨고 날 바라보고 있다.
"하하....김대리......미스강 죽이쥐?"
"....아...예?.....네....그..렇네요"
보아하니 언니들한테는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 한다고 거짓말 해놓고서는 룸싸롱에서 일했었나보다.
작은처제는 많이 놀랜탓에 안절부절하며 고개도 제대로 못들고 있다.

술자리 내내 나는 작은처제와 말을 나누지 않았다.
아니 말을 나눌수 없었다.
장소도 장소이려니와 그때 그 사건이 자꾸 머리에 맴돌아 차마 말을 걸수가 없었다.
처제또한 흘끗흘끗 날 쳐다볼뿐 말없이 앉아만있고.
박과장이 작은처제에게 농을걸고 추잡하게시리 만지작만지작 거리는걸 보니 은근히 부아도 올랐지만 나 또한 처제에게 뭐라 할수 없는 처지라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어이 미스강아~.....오늘은 2차 가자 내가 팁 두둑히 줄께"
"안돼요 박과장님.....전 원래 2차 안가잖아요"
내가 신경이 많이 쓰이는지 여전히 굳은 얼굴이다.
"어허 이사람이 진짜........거 내소원좀 풀어줘라"
"김대리님.........전 오늘 스케쥴없어요...헤~"
내 옆자리에 있는 미스리가 은근히 2차를 나가자는 듯이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맞은편에 앉아있는 작은처제는 가는눈을 뜨고 쏘아보고 있었다.
"하하....그럴까?.....근데 오늘은 좀 너무 늦은거 같고...."
작은처제눈치를 보며 적당히 거절했지만 미스리는 내옆에 철썩 붙어앉아 끊임없이 유혹을 하고 있다.
"어이.......오빠두.....제가 잘해줄께요~"
"....허허...."
비록 미스리와 서로 농을걸며 놀고있었지만 내마음은 작은처제곁을 떠날수가 없었다.
가끔씩 눈을 돌려 작은처제를 보니 작은처제또한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는듯하며 박과장한테 붙어있었다.
영 꼴도 보기 싫었다.
내 처제라서가 아니라.......단지 저 여자가 나 아닌 다른놈한테 들러붙어있는꼴이 보기 싫었다.
거기다 박과장이 슬금슬금 작은처제의 가슴을 만지고 허벅지와 엉덩이를 쓰다듬는 꼴을 보니 작은처제또한 보기 싫었다.
아무리 서로 모른척하고 있다지만 어엿한 형부가 맞은편에 앉아있는데도 박과장의 농을 다 받아주는걸 보니 참을수가 없이 화가났다.


"미스리.....오늘 김대리좀 잘해줘......2차값은 내가 두둑히 줄테니까...하하"
박과장이 많이 취했는지 내 2차값을 대주겠단다.
"호호호.....저야 이런 미남이면야 팁없어도 나가요~호호호"
"김대리 오늘밤 잘 즐겨봐...내 오늘 이왕온거 끝까지 쏜다 하하"
"아니....전..."
내가 당황하여 머뭇거리고 있는사이....
"안돼요~!"
갑자기 작은처제가 외쳤다.
우리모두 깜짝놀라 작은처제를 쳐다보자 그제서야 작은처제도 자기가 무슨말을 했는지 깨달았다는듯 당황하는 표시가 역력했다.
"어?.....뭐가 안돼?"
박과장이 물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오호라.......미스강이 김대리 한테 관심이 있구먼?......이런......내팔자야....나 같은 멋진 총각은 외로워죽겠는데 저런 유부남만 인기가 있는거야?"
박과장이 볼멘 소리로 얘기한다.
"미스강은 박과장님이나 잘모셔.........김대리님 신경쓰지 말고"
미스양또한 불쾌한가 보다.
"김대리님.......오늘 시간있죠?"
다시한번 확인하는 미스양.
"어 끌쎄나....이거 어쩌지?...."
계속해서 거절을 하건만 끈질기게 들러붙는 미스양때문에 술자리가 더욱 불편하다.
그 순간 작은 처제가 느닫없이 얘기했다.
"제가 김대리님이랑 나갈레요~!"

박과장님이 술값 계산하는 사이 나와 작은처제는 밖으로 나왔다.
어색한 기운에 둘이 말이 없이 멀뚱멀뚱 하늘만 쳐다보며 박과장을 기다렸다.
업소앞에는 택시두대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박과장이 나오고 우리한테 다가오며 말을 건냈다.
"어이 김대리.......잘해봐.....내 대신 미스강한테 잘해줘"
"네?....아...예.....그럼 박과장님도 조심해서 들어가십쇼"
"어 그래......먼저 타"
박과장은 우리둘이 타는것을 보고 뒷차에 가서 몸을 싫었다.

"손님....그럼 XXX호텔로 모시겠습니다"
"네?"
업소에서 이미 방까지 잡아두었나보다.
호텔이라는 말이 나오자 괜히 어색해 작은처제를 한번 힐끗 쳐다보곤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아뇨 기사아저씨....저기 분당으로 가주세요"
"네?.....업소에서 다른호텔로 방을 잡아두었는데요......"
"아니 괜찮습니다......그냥 분당으로 가죠"
"네 그럼 그러죠..."
집으로 그냥 돌아갈 양으로 택시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해놓고선 뒷자석에 편하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뇨 아저씨.......호텔로 가주세요"
"엥????????"
갑자기 작은처제가 호텔로 가자는 말에 나는 너무 놀라 두눈을 동그라니 뜨고 처제를 바라보았다.
"호텔로 갑니까 그럼?"
기사가 다시한번 물었다.
"아니 저..."
내가 말을 하려는 순간 작은처제가 가로막고 다시 말했다.
"네 그래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호텔로 가는내내 처제는 아무말이 없었다.
호텔에서도 당당하게 카운터로 가서 키를 받아 방으로 향하는 작은처제를 보니 야릇한 기대와 함께 솔직히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파악이 안되었다.
방은 그냥 어디서나 볼수있는 평범한 방이었다.
"먼저 씻으세요"
"아니 저....처제...."
"어서 들어가서 씻으세요"
진짜 나가요 걸처럼 이야기하는 처제를 바라보니 말문이 막혔다.
분명 저번에 우리가 넘어서는 안될선을 넘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처제의 순결을 나는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변명이라면 변명일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식으로 내 자신을 추스리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려 했었는데 지금 이상황은 그 모든것을 헛되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계속 머뭇머뭇거리자 처제가 자리에서 잃어나 먼저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얼마있어 샤워기를 틀었는지 물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혼자 방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침대에 앉아 지금의 상황을 생각했다.
저번에 벌써 일이 벌어졌는데........처음도 아니고.......하지만 이래도 되는것인가?
과연 처제는 진짜 무슨생각으로 여기까지 온것일까?
이선은 더이상 넘어서는 안될선이라는 것을 머리속으로는 충분히 이해를 하며 이생각 저생각에 빠져있었지만 작은처제의 샤워하는 소리는 내 생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고 다시한번 내 속의 무언가를 끄집어 내고 있었다.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순간 내가 행할수 있는 태도는 단 한가지였다.
다른 선택이 없는것이다.
내속의 무엇인가는 다시한번 나를 나락의 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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