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천 세 가(北天世家) 1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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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천 세 가(北天世家) 1 – 13
자금성(紫禁城) - 3
자금성-
그 웅장함은 실로 대단했다.
자금성 태화전(太화전)은 자금성 중전(中殿)에 가장 큰 궁궐이다.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마루 끝에 잡상은 가장 많은 삼장법사를 포함하여 열 한 개의 잡상들이 이루어져 있다.
태화전 앞에는 웅장하게 넓은 광장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도 출입할 수 없는 이곳 태화정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물론 그 주위에는 수십 겹으로 황제를 보호하는 황제의 비밀친위대(祕密親衛代)과 호위무사(扈衞武士)들, 거기에 궁사(弓士)들까지 숨을 죽이고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태화정 광장에 있는 인물들은 모두 황제의 총애하는 신하들로 고위대작들과 그의 자제들이 이다.
좌호도독부(左護道督部) 을권(乙券)의 자제 을화극(乙化克)
천금황부(天金黃部) 이충호(李忠浩)의 자제 이율천(李律天)
우호도독부(右護度督部) 권조위(卷調衛)의 자제 권조경(卷趙經)
만군제독부(萬軍提督府) 유무왕(有武王) 유천(流天)의 조카 유무성(流無姓)
이 넓은 태화전의 광장에 단 몇 사람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 하나하나가 위품 있는 모습으로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다.
개개인이 황제에게 칭송(稱頌)과 충성(忠誠)을 다하는 수하들이고 황제 또 한 이들을 신뢰하는 수하들로 생각하고 있었다.
부마도위(駙馬都尉)
바로 자영공주 주진희의 낭군을 찾는 행사이다. 물론 일반이나 무림인들은 참여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자금성 안에서 행하는 것이다.
좌호도독부(左護道督部)의 을화극은 이제 이십 세 정도의 미남형의 얼굴에 자타(自他)가 공인한 인재(人才)이면 문(文)도 일가견이 있지만 무(武)도 일류고수에 속한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오로지 출세뿐이다. 자신의 야망이 가득 찬 인물이다.
천금황부(天金黃部) 이율천은 평범한 남자의 얼굴이다. 그는 관심을 가지는 것은 황금이나 제물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제산만 해도 자신의 아버지 이충호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그가 열 살 때부터 자신의 힘으로 금은보화를 모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우호도독부(右護度督部) 권조경는 무공에 미친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그의 손에는 검을 쥐어졌고 오로지 무공에 전념했다. 그의 무공 실력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들리는 소문에는 절세무공을 익혀 절세고수라는 소문이 있다.
만군제독부(萬軍提督府) 유무성은 처음부터 출전할 수 없었다. 하나 만군제독부의 유천이 직접 황제폐하를 알현해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 고(孤)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주원장은 유천과 자영공주 주진희, 유무성까지 황제를 능멸한 죄로 참수에 처하려고 했으니 어찌 자신의 딸을 죽일 수 있겠는가. 주원장은 자신의 딸이 그토록 사랑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위해 유무성을 직접 불렀다.
유무성과 주원장의 대면..
주원장은 유무성의 기재를 보고 승낙이 떨어졌다. 단 조건은 이번 경합(競合)에서 이겨야 한다는 조건이다. 물론 이기지 못할 경우는 유천과 유무상의 삼족(三族)을 멸한다는 조건하에 승낙이 떨어 진 것이다.
문과 무의 경합이었다.
하나같이 출중한 인물들이라 쉽사리 누구를 정한다는 가름하기 힘들 정도이다.
태화전 옆에서 북이 울려 펴지고 그 안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쿠..웅....
“ 황..제..폐..하.. 납시오!.. ”
웅장한 외침에 모든 사람들이 동작을 멈추고 몸을 숙여 오체투지를 행하였다. 태화전 안에서
걸어 나오는 황제는 거대한 산과 같고 용안(容顏) 형용할 수 없는 근엄함이 서려 있었다. 옥체(玉體)에 두른 곤룡포(衮龍袍)엔 왕이 상징하는 용의 형상이 마치 하늘을 승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뒤로 자영공주가 뒤를 따라 나오고 있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라 어제와 다르게 그녀의 모습은 화려하고 고귀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비단결 같이 부드럽고 희디흰 살결은 뭇 남성의 가슴을 녹여 내릴 것 같았다.
태화전에 있는 모든 남성들이 황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미모를 보는 것 같았다.
주원장은 태화전 앞에 있는 자신의 자리, 옥좌(玉座)는 마치 살아 있는 호피(虎皮)가 깔려 있었다. 그 옆으로 화려한 의자가 있는데 바로 자영공주의 자리였다.
자영공주는 자리에 앉으면서 저 멀리 앉아 있는 유무성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로지 유무성의 모습밖에 안보였다. 그때 그녀의 상상을 깨버리는 소리가 울러 퍼졌다.
처..어어억..쿠..웅..
“ 황제폐하!. 만세!.만세!..만만세!.”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한 사람만을 향해서 무릎을 꿇고 상체를 바닥까지 숙이는 오체투지를 행하였다. 황제의 손짓 한번으로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황제를 바라보자 황제는 자신의 손을 들어보였다.
그때 황제의 환관(宦官)이 앞을 향해 소리쳤다.
“ 부마도위를 시작하시오!. ”
두..우우웅...
“ 첫 번째 관문은 무(武)입니다. ”
무술 경합으로 가름하다는 뜻이였다.
제일 먼저 연무장(演武場)에 모습을 나오는 인물은 좌호도독부의 을화극이었다. 연무장에 올라온 을화극은 황제에게 예(禮)를 가추고 몸을 돌려 자신의 상대방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을화극이 나오고 뒤 이어 우호도독부의 권조경이 연무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 자..시작하시죠!. ”
“ 하하..오랜 만이구려..을공자님..이거 너무 서운하구려..그래도 서로 아는 사이에..어찌 모르첸 한다 말이오?. ”
“ .... ”
“ 하하..알겠소..지금은 서로가 경쟁상대자라 이거군요..하하하 ”
“ 시작하겠소.. ”
피..잉...
말하는 순간 을화극의 모습은 어느 세 권조경 앞에 나타나 자신의 일권을 펼쳤다. 허나 권조경은 그의 일초를 가볍게 피하고 웃어 보였다.
을화극은 자신의 일권을 피하는 권조경을 향해 다시 초식을 전개해 갔다.
“ 받아라!..자하신공(紫霞神功).”
“ 오..화산파(華山派)의 자하신공을..”
강력한 강기가 을화극 몸에서 퍼져 나와 맹렬하게 권조경을 향해 덮쳐갔다. 자신을 몸으로 강한 강기를 뻗어 오자 몸을 비틀어 공중으로 회전한 권조경의 손에 지공(指攻)을 펼쳤다.
파..아악..팡..
피...이...잉..
강공을 펼치는 을화극과 부드러움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권조경의 무공 실력은 비슷했다.
앉아 있는 유천은 자기 뒤에 서 있는 유소취를 향해 두 사람의 대련을 유심히 살피며 입을 얼어갔다.
“ 어때 보이냐?. ”“ 권조경이 백초 안으로 패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내공을 갈무리할 정도로 절정고수(絕頂高手)입니다. ”
“ 음.. 다른 것은 없느냐? ”
“ 한가지....있습니다..”
“ 무엇이냐?. ”
“ 그의 무공이 어디지 모르게 어색해 보입니다. 그리고 너무 초조해 보이는 것이... ”
두 사람의 대련만으로 그 사람의 심기(心氣)를 알아보는 유소취, 과연 제갈세가의 지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실력이었다. 사람의 행동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능력이 대단했다.
유소취 말대로 두 사람의 대련은 백초도 안 되어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다음으로 유무성과
천금황부 이율천의 대련이 남았다.
유천은 자신 옆에 앉아 있는 유무성에게 나지막하게 말을 해 갔다.
“ 자네 실력이면 삼초식이면 끝나네..너무 무리하지 말게나. ”“ 예?... ”
“ 아버님 말씀은..소협의 일할(一割)만 보여주시는 뜻이예요. ”“ 아...알겠습니다..헤헤헤..”
“ 훗.. ”
엉뚱한 모습에 고개 흔들어가던 유천과 달리 그 뒤에 있는 유소취는 그런 유무성의 모습에 마냥 좋은지 웃고만 있었다.
확실히 지금 유소취의 모습은 전과는 비교가 안 되게 아름다웠다. 시들어가던 꽃이 다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게 핀 꽃과 같았다.
천천히 걸어서 연무장으로 올라오는 유무성과 화려하게 등장하는 이율천, 두 사람은 연무장에 올라와 태화전에 앉아 있는 황제에게 예를 가추고 몸을 돌려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 소생..이율천이라 하옵니다. ”
“ 소생..유무성이라 하옵니다..헤헤헤. ”
“ 그럼 잘 부탁합니다.”
“ 소생. 역시 잘 부탁합니다. 헤헤헤. ”
선재공격을 감행하는 쪽은 이율천이었다.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가 무공실력이 이류고수((二流高手)정도밖에 안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율천은 이류가 아니라 절대고수 수준이었다.
그의 공격에 모든 사람들이 이율천을 다시 보고 있었다.
빛과 같은 속도로 유무성을 향해 장법(掌法)을 전개하자 유무성은 자신의 몸을 뒤로 이동하면서 그의 장법을 가볍게 피해 갔다.
“ 금맹장(金猛掌).”
파파..악..파파..
맹렬한 장법에 유무성은 피하기 바빴다. 그런 모습을 황제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자영공주는 행여 유무성이 잘못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황제는 자영공주를 보고 고개를 저어갔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갔고 유무성은 이율천의 공격을 막으면서 그의 허점을 노려 공격해 갔다
그런 이율천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속 유무성을 향해 맹공을 감행했다.
파파파..악..파..악..
그때 유무성의 귓가에 들려오는 전음..
( 그 정도면 됐네..그만 마무리하시게. )
유천의 전음에 대답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유무성은 천천히 이율천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거의 이겼다고 생각할 때 오히려 자신에게 공격해오는 유무성을 보고 당황하고 말았다. 그 행동하나로 그는 상대방에게 약점을 노출하여 진 것이다.
파..악...
“ 으읔...내가...졌소.. ”
“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오. ”
예를 가추는 유무성은 몸을 돌려 갈려는 순간, 그의 앞에 나타난 을화극는 유무성에게 인사를 했다.
무(武)의 대련의 마지막 장이 시작됐다.
을화극은 처음 대련하는 모습과 다르게 그의 공력을 배로 증가 시켜 유무성을 향해 공격을 해 갔다. 헌데 그의 공격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공격하는 곳이 모두 사혈(死血)만을 노려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간만의 차로 사혈을 모두 피해가던 유무성도 그를 향해 공격해 갔다. 똑같은 방법으로 공격을 가하는 유무성, 을화극이 사혈을 공격하면 자신도 사혈을 노려가면서 똑같이 대응해 갔다.
두 사람의 권, 장이 난무하자 주위에 연무장의 바닥이 산산이 부서져 나가기 시작했다.
파파파..아아악..파악..파악..
연기가 두 사람이 있는 곳에 피어오르면서 모습 들이 차츰 사라져 갔다. 풍비박산(風飛雹散)으로 연무장은 볼 수가 없다, 다만 두 사람이 있는 곳에 파공음만 들려왔다.
“ 이..얏...학학..”
“ 허..헉.. ”
슈..우우...
먼지만 싸여있는 연무장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 것은 허공을 치달려 오른 모습이었다. 허공에 떠 오르는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의 살초를 전개 했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의 모습은 상처투성이가 생겨났다.
파악..찌..익..찌..익..찍...
두 사람의 대결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실력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경험 때문이다. 유무성은 무공을 배운지 얼마 안 되지만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그에 손에 죽어간 무림인들만 해도 수백 명이 넘었다. 그러니 당연히 두 사람의 실력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파..악..
허공에서 두 사람의 장법이 서로 부딪치면서 뒤로 몇 장 물러났다. 야간의 숨을 헐떡이는 을화극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 푸하하하..하하.”
느닷없는 사자후를 펼치는 을화극.
모든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을화극을 보고 있을 때, 을화극은 천천히 자신의 내공을 단전(丹田)으로 모으고 있었다.
을화극 주위에 먼지와 같이 회전해 갔고 그로 인해 그의 모습은 감추어갔다. 어떤 공격을 가할지 모르는 유무성을 강기 자신의 몸 주위에 더욱 강화시켰다.
우..우웅...지지징...징..
“ 천(天)!.마(魔)!.혈(血)!.강(江)!.장(掌)!. ”
우웅..웅..쿠..웅...
우르르릉..콰..콰..아앙..
붉은 색의 강기가 수백개로 나누어 유무성을 향해 공격해 갔고 유무성은 자신이 내공을 끓어 올려 을화극의 살초를 막을 생각을 했다. 그때 그의 귀전으로 전해오는 전음에 그는 모든 내공을 끓어 올렸다.
“ 철혈무강기(鐵血無江氣). ”
우우웅..웅...웅...
지지지지...이이...잉..우잉...웅웅..
을화극의 천마혈강장을 막았던 유무성은 다시 공격해 오는 그를 주시할 때..
“ 황제폐하를 호위하라!.”
“ 폐하.”
두 사람의 대련을 주시하던 주원장은 무슨 영문이지 모르고 있을 때 그의 곁으로 무수한 검기(劍氣)가 주원장을 향해 쏟아졌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순간 그를 보호하던 호위무사들은 자신의 몸으로 황제의 앞을 막았지만 검기만은 막지 못했다.
“ 으악..크악.. 켁..크악.. ”
“ 푸하하하...이 날을 얼마나 기달렸다고..크하하하..”
황제 앞에 쌓여가는 시체들 틈에 주원장은 자신의 옥체를 세워 을화극을 노려보았다.
“ 네놈이 감히 짐(朕)을 시해를 하다니. 여봐라!..저놈을 당장 잡아 오너라!. ”
“ 크크크..주원장..그대가 직접 나서 보시지?. ”
황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자신의 목숨과 삼대의 목숨까지
내놓지 않는 이상은 저런 행동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유천이 가만히 있을 위인이 아니다.. 하늘을 찌를 정도로 분노하는 유천은 주원장앞으로 나와 을화극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는 유천을 하찮은 신하로 밖에 보지 않았다.
“ 이놈!!!. 감히 오만방자(傲慢放恣)도 분수가 있지..어찌 천한 입으로 황제폐하의.. ”
“ 크크크...죽을 놈이 무슨 말이 많은 고.키키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유천은 자신의 절기를 펼쳐가는 순간..
“ 크하하하..죽어라...황제여!.. ”
을화극 주위에 피의 바람들이 커져갔고 모든 이들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주원장이나 유천등 모든 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빨려가고 있었다.
몇 명의 신하들이 을화극의 주위에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에 휩슬려 갔고 그로 인해 그들의 몸은 산산조각 터지고 말았다.
태화전은 어느 세 피의 물들인 광장으로 변해 갔다.
위...잉..잉..윙...
“ 천마혈검신공(天魔血劍神攻). ”
휘..이이잉...잉..쓰..으으으윽..
거대한 소용돌이가 화해되자 그 안에 불투명한, 거대한 검기가 주원장으로 향해 갔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 을화극으 무공을 막을 인물은 없었다. 유천 역시 그이 내공차이 있어 막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들의 목숨을 사라지는 순간...
“ 혼돈천공마신공(昏沌天空摩神攻)!... ”
거대한 검기가 주원장의 몸으로 향해 갈 때, 유무성은 주원장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절기(絕技)를 펼쳐갔다.
세상에 없어야 할 무공을 펼치는 유무성, 지금 그의 몸은 폭발하기 일보직전의 모습이었다.
아직 저주받은 무공을 펼치는 단계는 아니 유무성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살 길은 이것 밖에 없다고 마음먹었고 그 즉시 내공을 모아 펼 친 것이다. 파란 눈을 가진 유무성이지만 지금의 그의 눈은 눈동자가 없는 검은 눈으로 변해 갔다. 즉 그의 몸이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 버린 몸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을화극의 검기는 온 몸으로 막고 있는 유무성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유천을 노려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 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유천에게 말을 했다. 그 뜻을 알아챈 유천은 자신의 내공을 끓어 모아갔다.
두 사람의 동시에 움직여 갔다.
우...웅...윙...윙...
“ 이..야아아아아아앗...”
파..앗...위잉...퍼..엉...
자신의 몸에 담겨있던 내공을 밖으로 방출하자.
“ 뭐야...이빛은?..안보여...앞이.. ”
“ 건곤파천권(乾滾派天拳). ”
“ 으으아..아아아악악... ”
퍼..엉...
유무성의 몸에서 방출한 내공이 온 세상을 하얀 빛으로 수놓아졌고 그걸 보고 있는 을화극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와 동시에 유천의 몸이 허공을 가로질려 을화극에서 빛처럼 솟아가면서 자신의 무공을 펼쳤다.
두 사람의 합공으로 을화극은 전혀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머리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부주가 죽어버리는 모습을 본 을화극 부하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모든 상황이 끝나자 주원장이나 그의 수하들은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었다. 주원장과 자영공주, 유소취는 자신의 구해준 유무성을 바라보는데...
푸...우..후후...
“ 성랑!.. ”
“ 유공자님!.. ”
푸...욱..
그 자리에서 분수를 뿜어내든 그의 입에서 한사발의 피를 토하고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등에는 선명한 자국이 새겨졌고 그 자국에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을화극의 살초에 당한 자국과 펼치지 말아야 하는 혼돈천공마신공까지 펼쳤으니 그야말로 그는 죽은 목숨이나 같았다.
“ 흑흑...상공..흑흑흑..”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있던 자영공주는 그대로 그의 곁으로 다가갔고 그를 보고 울다 기절하고 말았다.
주원장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켜준 그를 내려다보았다.
태화전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
만군제독부-
유무왕 유천의 기거하는 곳.
제독부 중앙에는 아주 넒은 정원이 있고 수만 가지의 꽃들이 만발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그 옆으로 작은 호수에 맑은 속에 비단 잉어들이 놀고 있었다.
호수 옆으로 정자가 하나 있고 그 안에 두 남녀가 앉아 신중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유천과 유소취..
“ 그의 상태는 어떠냐?. ”
“ 아직도 가사상태입니다. 하오나 몸은 정상인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을화극에게 당한 등이 너무 빠른 속도로 아물어 가고 있습니다. 어찌 사람의 몸에서 이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
“ 음...다행이구나..”
“ 아버님. 황제폐하께서는 무엇라고 말씀을 하셨는지요?. ”“ 아마도 무림을 초토화 시킬 것 같구나...특히 무림인들을 몰살시킬 생각이시구나.. ”“ 어찌 막을 방법은 없나요?. ”
“ 아마도 없을 것 갔구나..다만.... ”“ 다만...무엇인지요?. ”
“ 아니다..아무것도..그것보다는 을화극이 죽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한 것이 신경 쓰이는구나. ”
“ 무엇라 했는지요?. ”
“ 멸(滅). 무엇을 멸한단 말인지?. ”
“ 멸?. ”
두 부녀은 을화극이 죽는 순간에 혼자말을 하는 것을 유천은 듣고 말았다. 그래서 그의 말이 자꾸 유천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자리에 일어나 유천은 먼 하늘을 바라보고 몸을 돌려 정원나가고 있었다.
“ 폐하를 알현하려 입궐 한 것이다.. 같이 가겠느냐? ”
“ 예..아버님.. ”
유소취는 입궐한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
화려한 색상에 웅장한 침상.
많은 천들이 겹겹이 겹쳐져 있어 아름다움을 더 해갔다. 꽃과 과일들을 수놓은 천들은 그 침상을 더욱 화려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이 화려한 방의 주인 또한 매우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일 것이다.
여러 겹의 천이 둘러싸여 있는 침상에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는데 한 개의 그림자는 앉아서 누워있는 다른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마치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얼마정도 시간이 흐르자 앉아 있는 사람이 침대의 천을 한 쪽으로 걷어 올렸다. 그러자 그 안에 있던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자영공주 주진희.
자영공주라면 지금 침상에 누워있는 사람은 유무성이었다.
침대에서 움직이는 자영공주 주진희의 모습을 보라.. 아름다웠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고 지금은 마치 시들어버린 한 송이 꽃과 같았다. 그녀의 혈색도 없어져 마치 죽어가는 사람과 같았다. 지금 자영공주는 열흘 동안 깨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더욱 불안한 마음이 밀려오고 있었다.
“ 상공..흑...소첩은 어떡하라고..이런 모습으로..흑흑..”
주진희는 누워 있는 유무성의 볼을 만져갔지만 여전히 그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 상공께 무슨 일이 생기면..흑흑.. 소첩도 상공의..흑흑.. 뒤를 따를 것입니다..흑흑 .”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오로지 유무성이 깨어나 길을 바라고 있는 자영공주였다. 그런 자영공주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주원장.
지금 자신을 구해준 유무성이 아무런 소식이 없자 친히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왔지만 자신의 딸이 슬퍼하는 모습에 그는 몸을 돌렸다.
얼마나 울었을까..그녀의 자기도 모르게 유무성의 가슴에 잠을 자고 있었다.
“ 여...기..어..디... ”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유무성, 자신의 가슴에 깊이 잠을 자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 미소를 짓었다.
“ 진희.. ”
그녀를 옆으로 눕히고 상체를 세우고 가부좌세로 앉아 갔다.
내가요상술(內家療傷術)-
내공을 이용해 내상을 치료하는 자세중 하나이다.
단전으로 손을 모은 그는 천천히 자신의 내공을 끓어 올렸다. 기를 자신의 몸 이곳저곳으로
순행시키는 유무성은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빠져 들어갔다.
스으으..으으..
아주 편한 잠은 아니지만 잠을 자고 일어난 자영공주는 문득 유무성을 찾았다. 헌데 누워 있어야할 그가 없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을 흘러내고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 것 같아 막 몸을 일으켜 나갈려는 순간.. 자신 앞에 유무성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눈에는 빛이 빛나고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막 유무성을 잡으려는 순간..
“ 안돼요...그분을 만지면 안돼요. ”
“ ?..”
“ 운기조식(運氣調息)때 방해하시면 안돼요. ”
“ 하지만... ”
두 여인이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유무성의 형상이 변해 갔다.
유무성의 정수리에서 색을 가진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형상는 무림에서 몇 사람만이 달성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단계이다.
삼화취정(三華聚頂)-
“ 헉...공자님께서 내공이 한 단계 상승(上升)하신 것 같아요. ”
“ 상..공.. ”
두 손을 모아 걱정하는 자영공주, 그리고 그 옆에 유소취도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