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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정번역]Xchanger-F 전성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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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65 회 작성일 24-01-24 04: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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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하아……"




축축한 땅을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거칠게 흐트러진 호흡이 입술을 삐져나온다.




이제 얼마나 긴 시간을 이 숲에서 헤맨 것일까.


물기를 머금은 땅은 부드럽고 진흙으로 잔뜩 변해서 신발에 잔뜩 달라붙어,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버틸 힘이 없는 체력을 순식간에 빼앗아 버린다.




내딛기만 한 것으로 욱신욱신 아프다, 몇번이나 엉키고 넘어져서 무릎이 다친 두 다리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몇시간 전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 ― 그러나 나는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른손으로 풀과 담쟁이 덩굴을 헤치고 왼손으로는 말하지 않게 된 검은 책을 부둥켜안고 기복이 심한 암녹색의 수해를 나아간다.




"아...이제..좀..!"




기둥처럼 큰 나무 옆을 지나 키 만한 거목의 뿌리의 뭉치를 넘어 발목에 휘감기는 풀을 뿌리치고 다만 앞으로 ― ― 시선의 끝이 하얗게 반짝이는 빛을 목표로 나는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길 계속했다.




"아아……!"




왜 이렇게 빛이 앞에 보이는데 길은 이상할 정도로 긴걸까. ― ―


이제...이젠 한계야...




하지만 너덜너덜한 몸을 억지로 이끌어서, 온통 물집 투성이의 발을 내디면서 한발 한발 거북이보다 느린 걸음으로 확실하게 출구를 향해 살금살금 기어 나간다.


그리고....




"........아...하하하...!"




마지막 나무를 지나서 고개를 들어보자 눈 앞에 사람이 지나간 듯한 산길이 있었다.


진흙 대신 마른 땅이 드러나 있고, 바퀴 자국이 난 그 길에는 당연하지만 엉퀴풀 등이 나질 않았다.


굳게 내딛어도 되는 그냥 길.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은 천당과 지옥의 경계선에 본 것이 다름없었다. 당연히 지옥은 나의 배후가 된다


어두운 숲.




"아하하하 하하하..끄.. 끝났다.."




됐다...나는 살아난 것이다.


살아서 이 숲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걷지 않아도 좋아.


그런 생각에 안도감과 함께 전신에 긴장과 두려움을 억눌렀던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져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주르륵 그 자리에 쓰러졌다.




"…하아"




이제 움직일 수 없어.


뭐가 어떻게 되든, 오늘은 더 이상 한 걸음도 움직이기 싫었다.




자신의 몸무게에서 해방된 다리는 발끝에서 허벅지까지 찌르르 미미한 경련이 누빈다.


그것도 지금은 어딘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




조금 내리막으로 자란 풀에 발을 뻗으면서 나무 밑동에 걸터앉은 나는 숨을 크게 토했다.













상하로 움직이는 것은 어제까지 있지도 않았던 여성 같은 앞가슴이다.




남성용 셔츠에서는 거북함을 넘어 가벼운 압박감을 주는 부드러운 유방의 첨단은 흉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숨을 들이쉴 때마다 땀으로 젖은 옷 위로 형태를 그대로 띄우며 오르내린다.


그리고 그때마다 구름이 흐르는 푸른 하늘을 향해서 돌출된다.




― ― ― 그리고보면, 이 몸에도 많이 적응되어갔지.


아까 자신의 사고는 조금 틀렸다.




여성 같은 가슴 아니다. 나의 몸은 여성 그 자체이며, 이 가슴도 당당한 여성의 물건이다.




"정말이지……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지……"




한숨과 함께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뒤로 기울이면 당장에 나무의 단단한 껍질에 부딪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나는 벌렁 땅에 드러누웠다.




― ― ― 숲을 걷기 시작해서 깨달은 것은 남자와 여자의 몸의 차이에 대해서였다.


원래 허약하고 체력도 없던 나인데, 여자가 되어 버린 이 몸은 그 이상으로 힘이 없다. 오히려 근육이란 근육은 전부 여자다운 부드러운 지방으로 바뀐 것 같아 걷기 시작해서 30분이면 다리가 부들 부들 떨리기 시작했을 정도다.




하지만 몸은 가벼워졌다고 느꼈다.


가는 팔, 가냘픈 어깨, 키도 포함해서 작게 된 몸은 가볍게 잘도 움직였다.




그외에도 알맞게 부푼 가슴이나 뒤에 내밀고 있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둘뚠 엉덩이나, 발걸음이 무너질 듯한 중심 밸런스 등은 걷는 동안에 익숙해져버린 부푼 자신의 가슴과 마찬가지로 보면 볼수록 새삼 재인식해버리고 만다.


― ― ― 나는 완전히 여자가 됐구나.




"여자...?"




아무 생각 없이 푸른 하늘의 눈부심을 가로막듯 오른손을 하늘에 내밀었다.


가지나 풀을 헤치고 온 오른손은 긁힌 상처인지 풀 즙 등이 묻어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첨단에 이르기까지 가늘고 유연하고, 이렇게 더러워져서 있어도 어딘가 백자 같은 아름다움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이……내 손?


처음부터 알고 바라본다고 해도 그것은 분명 잘 손질된 공주님의 손 끝 같다고 문득 생각한다.




"하아…… 질 나쁜 농담이야..내가 여자가 됐다고 공주님이 될 순 없잖아. 정말이지……"




남자가 여자라니. ― ―게다가 공주님? 아〜아...




머리 속에 여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러나 그런 기분울 한낱 망상으로 빨리 매듭을 짓는다


아직도 날뛰고 있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눈을 감는다.




― ― ―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자가 된 것도, 이런 어두운 숲에 버려진 것도 그리고...




지금까지 느낀 바가 아닌, 가슴을 짓누르는 다른 중량감에 눈썹을 찡그리며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다시 토했다.




그리고……그 책이 마왕이라고 하는 것도 전부 꿈이라면 좋은데.....




『뭐가 꿈이라는거냐. 이제 그만 일어나~~』




...역시 꿈이 아니야. 이거.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관자 놀이가 지끈거려 버린다.




『 이런 숲을 벗어나는데 몇시간이나 걸리는건지. 정말..짐의 종자가 아니라도 해도 단련을 좀 할 필요가 있겠군』




"누가…너의 종자라는거야~!!"




일어나자마자 몸 옆에 놔둔 마도서를 추켜잡은 다음, 남아 있던 힘을 전부 써서 있는 힘껏 땅에 내팽개쳤다.




『 후끼얏!!― ―, 무엇을 하는거냐! 타쿠야!』




"무엇을 하다니...그것은 이쪽의 대사야! 왜 숲 속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어..정말 죽는 줄 알았는데!"




『 호, 뭐라고 하는거냐? 아니, 짐은, 마력이 딸려서 잠에 들었는데……뭔가 있었나?』




"당연히 있지!― ― 갑자기 나무 위에서 큰 도마뱀이 내려오거나, 담쟁이 덩굴에, 엄청 긴 뱀이 전신에 감아온다던가,


그 밖에도 물에 들어가면 늪지에 악어가! 평생 분량을 전부 모험한 기분인데! 당신을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르겠고, 잠들어서 전혀 도움을 주지도 않았잖아!"




『 그, 그렇군...그건 미안하네요....』




일어난 곳으로 나에게 손가락을 들이대고 마왕의 글씨는 식은땀을 흘린다. ― ―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하지 않아? 당신 때문에 나는…나는. 아!!"




숲 속에서 몇번이나 자문 자답한 것 ― ― 도대체 누구 때문에 이런 곤경에 처한 것일까?


그런 것은 바로 답이 나온다.


이 책이 나쁘다.




그 결론을 이 숲을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가슴 속에 울분으로써 모으던 것을 정리하며 묻자, 그것이라고?


그래서 얼마나 무서워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감정의 폭발로 견딜 수 없어져 나의 눈동자에서 넘쳐서 뺨을 적시고 흘러간다.




"그거라니...대체 크으...나…나는…… 죽도록..? 그... 무서워서… 얼마나……누구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음...크흑……뭐야, 가만히 있으라구."


『 우오오!?수 짐을 들고 어떻게 하려는거지? 사과할테니까, 이 몸이 전면적으로 나빴기 때문에...어어, 제발 그것만은 아아아아!!』




― ― ― 퍼억!




눈물로 시야가 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 한 발은 부드러운 풀밭이 아니라 단단히 박고 있는 나무 뿌리, 베개에 딱 좋게 땅에서 노출된 단단한 뿌리에 마왕의 책을 내팽개쳤다.




"하아― ― 그래서 지금부터 어떡하지?"




옆에서 책이 뒹굴뒹굴 괴로운 듯이 바닥을 뒹굴고 있는 것을 무시하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나는 책에게 물어보았다.




『……표지가....짐의 뷰ー티풀한 디자인의 표지가 나무 뿌리에 내팽개쳐 졌는 데 쓸데 없이 그 이야기냐!』




이 경우, 이 녀석의 표지를 얼굴이라 여기고 코를 강타한 경우가 된 것일까?


그건 좀 불쌍하고 생각되어지지만, 지금까지 녀석이 한 짓을 생각하면 그걸로도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전무한 내게 있어 유일하게 의지할 곳은 녀석 밖에 없었다.


그래서 화를 내는 책에게 몇번이나 사과를 했지만 녀석은 용서해줄 마음이 없는 듯 하다.




나는 하아,하며 한숨을 쉬고는 마왕의 책에서 눈을 피했다.




나의 시선의 끝에는 숲에 따라서 길이 좌우로 갈라지고 있었다.


그 어느 쪽을 향해야 마을로 갈 수 있는지 찾아낼 수가 없었다. ― ―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내가 전혀 모르는 곳이다.




"…하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른쪽으로 가면 좋은지 왼쪽에 가면 좋을지 전혀 모르겠다.




그런데, 나의 옆에는 아까부터 화가 나서 외치는 책이 한권, 그리고 나의 몸도……


숲을 헤매고 있는 사이에 일부는 익숙해졌다고 해도 크게 호흡할 때마다 느끼는 가슴의 압박감과 무릎을 딱 붙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사타구니의 공백감은 아직도 위화감이 있었다.




아직 몸에는 남자로서의 감각과 기억이 남아 있었다. ― ― 비록 말투까지 여자가 되어 버렸어도, 지금의 튀어나온 곳에는 떨칠 수 없는 의식의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정신적인 피로가 되어 두통을 일으키고 있었다.




정말이지……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프다...


이 몸을 되돌릴 수 있을지……




마을에 돌아갈 수 있으면 촌장의 아주머니나 마을의 변두리에서 마법을 연구하는 마법사들에게 도움을 받아 저주를 해제 받겠지만, 그때까지는 이 몸 그대로인가……




피곤해졌는지 이제야 겨우 조용해진 마왕의 책이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준다는 약속을 했지만, 숲 속에서조차 도움을 주지 않은 이 녀석에게 기대하는 것은 낭비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곁눈질로 책을 내려다보았다.




그때였다.




크르르르...




"…엣!?"




낮게 울리는 신음 소리를 듣고 피곤해서 고개가 자꾸 내려가던 시선을 황급히 들어올렸다.


그러자 조금 떨어진 곳에 한마리의 개가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스트레이 도그 ― ― 이른바 들개였다.


사람의 손을 떠나 야생화한 개는 늑대 정도는 아니어서도 때로는 사람을 덮치는 강폭한 괴물로 변한다.




게다가 눈 앞에 있는 개는 매우 이례적인 눈빛 아닌. 안구는 물론 눈동자까지 피처럼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 아마 장기에 물든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판단력 없이 흉포성만 튀어나와서 무턱대고 먹이에 달려들 것이다.




이 경우...사냥감은 당연히 나…?


하아?― ― 우와, 나는 맛있을 리 없을텐데.


일단 자극하지 않도록 하면서 이 자리를 벗어나지 않으면……


그렇게 판단한 나는 옆의 책을 천천히 집어들었다.




크르릉 목을 울리며 이쪽의 눈치를 보는 스트레이 도그으로부터 신중히 떠나간다. ― ―하지만 나는 원래 개가 집단으로 생활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사사삭..가사사삿...




나의 배후의 수풀에서 풀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같은 소리가 정면에서도...




갑자기 개의 수가 늘어났다.


...다섯마리!?




나의 근처로 둘러쌓다는 것은 냄새를 맡고서 온 것인가 ― ― 새로 나타난 개들은 숲에서 모습을 드러내서 반원을 그리듯 나를 에워쌌다.




거짓말...이건 도망 갈 수 없어!




개와 개 사이를 뛰어 달아나더라도 금방 덤벼들 것이다.


몰리던 나의 배후에는 큰 나무가 솟아 있었고, 숲 안으로 들어가는 길도 막혀 있었다.




그러면 이 나무 위 올라갈까……나무 타기는 싫어하지만……




하지만 이제 싫다 좋다를 따질 여유가 없었다.


들개들은 조금씩 조금씩 나를 둘러싼 고리를 좁혀온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공복의 한계인 것일까, 붉은 눈에는 야릇한 빛을 한층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침의 실은 그 수를 늘리고 있었다.




이야아, 안돼~! 나는 맛있지 않으니까~! 먹지 말라고~~!!




다섯마리의 개가 일제히 습격해서 덮쳐온다.


그 이빨과 손톱이 피부에 파고들면서 찢기는 아픔을 상상하자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아직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몸은 공포와 피로에 솔직하게 반응하고 무릎이 덜덜 떨려왔다.


몸을 지키려고 책를 가슴에 품은 팔에 힘이 절로 힘이 들어간다.




"…아!"




한마리의 앞발이 한발 앞으로 나온다.


그것에 맞추어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지금까지 연약하다는 해도,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유지했었는데, 한번도 낸 적 없는 가녀리고 여린, 마치 진짜 여자 같은 목소리로 ― ―




"안돼...살려줘...."




등이 나무의 표면에 붙어있는 상태로 약한 소리를 내버렸지만 이성을 잃은 들개들에게 그것을 들어줄 지성이나 이성, 감정조차도 없었다.


팔 안의 책은 조금 전까지의 일이 거짓말인 것처럼 조용한 채 다만 팔짱과 손가락에 단단한 표지의 감촉만을 돌려주었다.




― ―할 일이라면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은 어차피 책이니까 조금 찢겨먹혀도 괜찮아. 그러니까 책을 내팽개치고 나무를 타서...




그 뒤의 일은 상상이 되질 않는다.


나무에 올라가서 도움만 기다린다고 해도 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알 수가 없다.


그 이전에 나의 힘으로는 오르기도 전에 등에서 달려드는 개들에 의해 잡혀 쓰러지고 넘어뜨리질 것이 분명했다.




"히이익― ― ―!"




숨을 들이쉴 수가 없다.


가슴은 돌덩이라도 얹혀진 듯 압박되고, 공포로 몸이 오그라 들었다. 혼탁해진 의식은 무엇 하나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이런 때에…마법이라도 쓸 수 있었으면...


― ― 이제는 쓸 수 없는 힘에까지 의지한다.




"안돼…이런 것……이런 건..."




겁먹은 몸은 일체의 행동을 거부하며 오직 몸을 웅크릴 뿐이었다.


이런 곳에 갑자기 순간이동되고…………이유도 알기 전에 여자로 변신되어지고...갑자기 들개에 둘러싸여서....녀석들의 먹이가 되다니.




"크르르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내 모습을 확인하고는, 먹이가 저항할 수단을 갖지 않은 걸 확인한 개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런...이런 불합리함은 너무하잖아…!




"― ― 아야아....싫어어어어어어!!"




정면의 개가 발을 치켜든 뒤, 발톱과 이빨을 번뜩이며 덤벼든다.


그 공격을 비명과 함께 몸을 피한 덕분에 조금 빗나갔지만 발톱이 스쳤다.


약간 스친 왼쪽 어깨에 날카로운 통증이 일어났다.




"아야…!"




분노, 당황, 절망, 도피감, 솟구쳐도 내뿜지 못할 다양한 감정이 아픔과 함께 얼굴을 비뚤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엿다.


연이어 들개가 땅을 박차고 다시 덤벼들고 있었다.




"...........!"




소리가 되지 않는 절규와 호흡이 목을 틀어막는다.


한마리째의 공격을은 피했지만 그건 나에게 있어서 요행.




몸의 균형도 잃고, 다리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들이닥치는 두마리째의 엄니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겨우 몸을 일으켜 보려했지만 나의 몸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전사로서의 훈련을 한번 받은 적 없는 빈약한 육체 ― ― 지금은 여자가 되어 근력도 떨어지고 장시간 숲 속을 헤매는 탓에 다리에 일어설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몸---- 게다가 배후에는 커다란 나무들까지...도망 갈 길 따위는 처음부터 아무 곳에도 없음을 깨달을 뿐이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죽는단 말인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입을 열고 다가오는 개의 모습을 보고도 두려워하는 일조차도 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바라보기 밖엔 할 수 없었다.


전신의 힘을 모아 사냥감을 향해 강하게 달려드려는 흉악한 개의 모습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 ― ― ― ― 쿵!




"……?"




개의 몸이 내 눈앞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옆으로 날아가 쓰러졌다.




뭐지?


개가 나를 덮치기 바로 직전에 내게 보였던 것은 덤벼들던 들개의 측면으로 질풍의 속도로 회전하면서 박힌 두툼한 손도끼의 존재였다.




"개가 떼를 지어 무엇인가 쫒고 있는가 했더니……꽤 대단한 사냥감이 아닌가."




무거운 일격을 받고 몇미터 앞까지 날아간 들개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몸을 일으킨 나의 귓가에 닿은 것은 남자, 그것도 어느 정도 굵직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였다.




살았다.


위기일발 때 나타난 구세주의 등장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토하며 얼굴을 돌렸다




거기에 서있던 것은 키는 작지만 근육질의 벌거벗은 상반신에 가죽 숄더 아머와 복장을 고정시키는 끈만 두른― ― ―




"당신……고릴라인가!?"




"누가 고릴라야아!!"




".... 하지만 얼굴이....우와, 무서워~!"




"네놈, 그것이 도움을 준 은인에게 할 소리냐?!"




"아……네?"




근육질의 남자와 그 배후에 함께 등장한 몇명의 무장 괴한들은 들개들을 효과적으로 압박했다.




"크르르르...."




동료 한 마리가 쓰러지자 다른 네마리는 전의를 잃고 숲속으로 모습을 숨기기 시작했다.


나는 구출되어진 것이다.




"후아!……아, 저, 감사합니다."




상대가 인간이라는 걸 알고서 이번에는 긴장을 늦출 수 있었던 나는 책을 가슴에 끌어안은 채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례의 말을 하였다.


신분은 그리 높게 보이지 않으므로 기사는 절대 아닐 것이다.




아마 리더로 보이는 근육질의 남자 뿐 아니라, 배후의 남자들의 장비도 제각각이고, 갑옷도 안 입고 움직이는 쉬운 레인저 메일을 걸쳤을 뿐이다.




"하여간……이 몸의 어디가 고릴라라는 건지.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있군. 그보다 너, 이런 곳에 뭘 하고 있던거냐?"




"무엇이라니.....나는……"




나는 쓰러진 들개의 시체에서 손도끼를 뽑아낸 남자의 질문에 말이 막히는 걸 느꼈다.




"음…… 어쩌다보니 이 숲 안에 쓰러져서 그때문에 걸어서 여기까지 나왔는데……"




마왕이 어떻고 하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이 녀석도 왠지 지금은 가만히 있는 것 같고.


갑자기"마왕 성패!"라며 날뛰면 곤란하긴 하다.




일단 거짓말은 없을 정도로 사정을 설명할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보아도 상태가 이상하다.


눈살을 찌푸린 근육질의 남자는 한손을 들고서 가만히 있던 남자들에게 손가락으로 지시를 보낸다.




"이런 숲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었다? 거짓말이면 혼날 줄 알아라?"




그 말을 끝내자마자 근육남의 지시를 받은 부하 두 사람에게 뒤에서 겨드랑이 양쪽에 팔이 집어넣어져 붙들린다.




"아앗! 자, 잠깐만요..갑자기 뭐 하는거에요!? 나는 거짓말 하지 않았는데!"




" 닥쳐라!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우리의 부대로 돌아가서 차분히 조사하겠다. 얌전히 따라와라!"




"헉!"




그... 그럴 리가……나 아무것도 나쁜 짓 하지 않았는데~~!!




허둥지둥 날뛰며 강인한 남자의 팔을 뿌리치려 해보지만, 남자의 때보다 가늘어진 나의 팔로는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등 뒤로 손목이 돌려져 밧줄에 감겨 구속된 나는, 등을 떠밀려 조금 떨어진 남자들의 야영지로 끌려가는 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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