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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MC) 사랑색 비너스 3화(1~2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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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350 회 작성일 24-01-24 01: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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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ream 내 약혼자는 변변찮은 전학생!?


 


사립 세이 학원은 부잣집 자제들이 모이는 명문 진학교이다. 이 학교의 교문에 유독 눈에 띄는 자태의 여학생이 있었다.


 


「기다리세요. 타이가 삐뚤어졌어요.」


「네....아, 감사합니다. 에리카 님.」


 


볼그레한 얼굴이 된 여학생의 리본 타이를 자상하게 고쳐 매준 사람은 호죠 에리카. 세이 학원 2학년 풍기위원장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풍기가 흐트러진 학생들을 바로잡는다. 설사 하교 직전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심코 되돌아 볼 만큼 아름다운 금발을 허리까지 늘어뜨리고, 우아한 발걸음으로 교문을 나섰다. 품행 방정 그 자체로 누구에게든 상냥한 그녀는 학교의 마돈나로 모든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마음을 얻고 있었다.


 


교문 가까운 주차장에는 검은 윤기를 흘리는 고급차량이 몇 대나 서있다.


앞에서부터 7번째 차량 옆에 에리카보다 장신의 여성이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카죠우 마리아.


에리카의 전속 메이드로 에리카가 태워나기 전부터 호죠우 가에서 일해 온 고용인이다. 10세 연하의 아가씨를 친 동생처럼 극진히 보살펴 왔고, 에리카도 그녀를 고용인이 아닌 친 언니처럼 따랐다.


 


어제까지의 그녀는 검은색 롱스커트에 하얀 앞치마, 단정한 흰색 카츄사(헤어밴드), 이른바 고전 메이드 복 차림이었다.


보기 드문 미인이지만 위로 솟은 눈초리와 고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호죠 가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은 좀처럼 다가가지 못했다. 남자에겐 관심도 없이 묵묵히 직무에만 충실한 그런 여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마리아는 앞가슴이 다 드러나는 노출 심한 탱크탑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어깨와 배를 완전히 드러내고 흰색 니삭스를 신은 섹시한 미니스커트 메이드가 에리카를 바로본다. 오늘 아침 그 모습을 본 에리카가 졸도할 번 한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정말 마리아가 맞냐고 물었을 정도로 충격적인 변모였다.


 


멀찍이서 그녀를 바라보던 에리카는 가슴 속에서 우러난 깊은 한숨을 내쉰다.


완전히 변해버린 하녀의 모습에 절로 탄식이 나왔지만 아침에 했던 말을 또 하고 싶진 않았다.


 


마리아가 차문을 열어주며 안으로 들어온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우울한 표정 이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백옥 같은 피부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단정하게 앉은 그녀의 입에서 재차 한숨이 나온다.


그런 주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녀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에리카 아가씨. 아직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게 아닙니다. 표정을 가다듬어 주세요.」


「이렇게 입가를 가리면 몰라. 정말이지. 아버님도, 어머님도.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거지?」


 


태어나기 전부터 시중을 들어 왔다고는 해도 결국은 하녀, 마리아에게 푸념해봤자 달라지는 것 아무것도 없음을 알지만 토해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 뭐가 약혼이야. 게다가 그런 저속한 남자랑...」


「저속.... 아가씨」


 


무언가 불평하려고 하는 하녀에게 얼굴을 찡그리는 에리카.


 


「아아 제기랄! 됐어. 요조숙녀 때려치울래. 누가 보며 어쩔 건데? 가문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추방이라도 시킬 거야? 에도시대처럼? 호죠 가라는 거 때문에 여태 그 캐릭터로 살아 온 거야! 이딴 식으로 대우받으면 가문 따위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


 


에리카는 노골적으로 언짢아하며 검은색 롱스커트를 마구 흔들었다. 머리끝까지 열이 치솟고 무릎이 떨려온다.


 


일의 발단은 오늘 아침의 일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던 아침 식사 도중 갑작스럽게 존경하는 아버지로부터 약혼과 동거를 하라고 명령받은 것이다.


학교에선 정숙한 아가씨인척 하지만 본성은 기가 세고 제멋대로에 고압적인 에리카는 당연히 대들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에리카에게 무르기에 지금까진 그거면 무슨 일이든 해결되었다. 그러나...


 


「설마 아버님과 어머님이 내게 고함을 치다니....처음이야....」


 


의기소침해져 재차 한 숨을 토하는 에리카. 갑작스럽게 약혼자가 생겼다. 동거해라, 이런 말을 듣고 납득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더욱이 그 상대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었다. 전학생으로 오늘부터 같은 클래스, 근처 자리에 앉을 테니 약혼녀로서 의무를 다하세요. 라는 게 어머니의 말.


최소한 그 전학생이 그녀의 취향이었으면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조례를 맞이했지만 희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부담임이 전학생을 소개하는 동안 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전학생이자, 약혼자이기도 한 칸다 카즈야는 그녀가 타협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아득히 초월했다. 미남이 아니라면 최소한 키라도 크길 바랐지만 장신은커녕 오히려 그녀가 근소하게 컸다. 보통 몸집에 중키였던 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난쟁이 똥자루였다면 아마 방과 후 까지 견뎌내지 못했을 것 이다.


 


에리카는 일본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운 명문가 고명딸이다. 그에 비해 전학생은 단순한 일반 서민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특출 난 두뇌라도 있나 싶었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몇 마디를 대화를 해 본 결과 전학생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지식이 부족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불량학생은 아닌거 같았지만 명문가 태생 급우들과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말 한마디 자신있게 못하는 소심남이었다. 상냥한 어조로 학원을 소개했지만 그녀의 관자놀이는 주체 못할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세이 학원에 전학 올 수 있었던 건 효죠가의 힘을 빌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에리카는 마음대로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탑승자의 고뇌를 아는지 모르는지 고급 승용차는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내며 대저택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


 


차에서 내린 그녀를 맞이하며 손을 뻗어 온 사람은 그 전학생이었다.


 


「어서 오세요. 에리카 씨. 저기 그 위원회....」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독설을 퍼붓는다.


 


「당신에게 이름으로 불릴 생각 없어. 눈앞에 두고 싶지도 않아.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빨리 당집으로 돌아가!」


「아가씨!」


 


하녀에게까지 질타 당하자 마지못해 손을 잡는다. 더운 날씨에 땀범벅이 된 그 손은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집에 들어갈 때까지 그들은 말없이 손을 잡고 걷는다.


불안한 시선을 흘리며 아무 말 없이 걸어가는 그를 보다 못해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대체」


「하아, 하아...」


 


그녀의 오른쪽 눈썹이 씰룩인다. 원래 위로 길게 째진 푸른 눈이 더욱 날카로워지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고 쏘아 붙인다.


 


「당신처럼 당당하지 못하고 매사 쭈뼛쭈뼛하는 사람 딱 질색이야. 똑바로 봐.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안절부절 하지 말고. 아니면 지금 바로 죽어줄래?」


「아우....」


「아아 짜증나! 난 당신으로부터 일초라도 빨리 떨어지고 싶거든.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 이 굼벵아!」


 


잔소리 꾼 하녀는 차를 차고에 넣으러 갔으므로 본심을 드러내기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도 나란히 걷는 건 시큐리티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시스템으로는 음성까지 알아들을 수는 없기에 손을 잡은 채 말로만 위협한다.


 


당황한 카즈야는 서로 전혀 힘을 주지 않고 살짝 걸치고 있던 오른손에 약간 힘을 줘 버렸다. 에리카는 열화처럼 화를 냈다.


 


「누가 손잡으라고 했어! 당신 자기 몸도 맘대로 못 움직일 정도로 저능아야? 뇌에 결함있어?」


「미안...미...」


「사과할 틈 있으면 다리나 움직여! 다리!」


 


비틀거리며 간신히 집으로 들어온 카즈야. 에리카는 즉시 손을 떼어 놓고 그를 내버려 둔 채 목욕탕으로 행했다.


 


꼼꼼하게 왼손을 씻고 욕조에 들어간다.


입욕을 끝낸 그녀는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방으로 올라가 문을 열었다.


순간, 에리카는 기절할 뻔 했다.


 


「왜 당신이 여기 있어!」


 


에리카의 방은 공부책상, 화장대, 전신 거울, 더블사이즈 침대 그리고 홍차를 마시기 위한 별도의 의자와 테이블이 구비되어 있다. 여기에 3인용 소파를 두었지만 충분히 방에 공간이 남을 만큼 넓었다. 당연히 붙박이 옷장도 있다.


 


그런 그녀의 방에 카즈야가 있었다. 그것도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던 소파에 떡 하니 앉아서. 그녀의 노성에 벽에 걸린 액자마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미...미안해...」


「그 말은 벌써 몇 번이나 들었어요! 짜증날 정도로! 내 소파에 마음대로 앉지 말고 내 테이블에 음료 두지 마!」


 


머리끝까지 뻗친 열 때문에 기절할 거 같았다. 어지럼증을 참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래 이번엔....뭔가요...」


 


순간 에리카 뒤에서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안내해 드렸어요. 동거니까. 방도 함께 쓰는 게 당연하잖아. 에리카 비켜서요. 들어갈 수 없잖아요.」


「어, 어머님....」


 


경악하는 외동 딸 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어머니, 엘레나는 카즈야 옆에 앉았다.


에리카가 놀란 건 어머니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너무나도 요염한 분위기,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맨살이 완전히 드러나는 검은 시스루를 걸친 엘레나. 그거 외에 몸에 걸친 거라곤 이성을 흥분 시키는 검은 속옷 뿐 이었다.


평소의 정숙한 어머니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창녀같은 여자. 그게 지금의 효죠 엘레나였다.


 


엘레나는 카즈야와 피부와 피부가 닿을 만큼 밀착한다. 카즈야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사랑스러운 듯 어루만지면서 엘레나는 카즈야의 손을 잡고 상냥하게 말을 건다.


 


「카즈야 군. 엘레나의 딸, 좀 버겁죠? 응석을 받으주며 길러서 그래요....정말 미안해요. 당신이라면 분명 받아들일 수 있을 거 에요. 받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래도....」


 


말을 흘리며 잡고있던 그의 손을 허벅지에 두고 어루만지게 한다.


 


「카즈야 군의 처음이 엘레나라면 좋았을 텐데. 퍼스트 키스만으론 만족할 수 없지 않아요...응....지금 부터라도....늦지 않았어요....?」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그리고는 카즈야의 머리를 감싸안고 그의 귀를 할짝인다.


금방이라도 어른의 성적 매력에 말려들 것 같던 카즈야는 어떻게든 엘레나를 밀쳐내고 예상외로 굳건한 눈길로 엘레나를 응시한다.


 


「난....에리카가 처음이라고 결정했어요... 그 후라면」


 


하고는 금새 얼굴을 새빨갛게 달군 카즈야를 본 엘레나는 참을 수 없다는 듯 힘차게 꼭 껴안고 감슴에 얼굴을 묻게 한다.


 


「아아! 참을 수 없어요. 정말 사랑스러워....」


 


꿈에서도 상상 못한 어머니의 치태에 멍해있던 에리카는 간신히 사고를 수습하고 어머니를 비난한다.


 


「어머님! 무, 무슨 짓을 하시는 거 에요! 아버님이 보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엘레나는 싸늘한 시선을 에리카에게 보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기뻐하시겠지요.」


「아...어...?」


「그거 좋아한적 없어. 그건 단순한 M남이야. 카즈야 군을 위한 돈 버는 기계. 어제 밤에 마루에 재웠더니 굉장히 기뻐했어. 내가 얼마나 카즈야 군을 사랑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가르쳐 주니까 비참하게 떨던데. 너무 재밌어서 카즈야 군에게 보지 푹푹 박히는 망상을 들려주니까 아랫도리에서 한심한 체액을 질질 써면서...」


 


에리카가 다시 말을 잃는다. 항상 기품이 흘러넘치던 어머니의 입에서 이렇게나 음란한 단어들이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소년의 한 마디에 에레나의 입이 멈췄다.


 


「에레나 씨. 손이 멈췄네요.」


 


약간 우물거리는 카즈야의 목소리가 에레나의 얼굴을 유열로 비뚤어지게 한다.


방금 전까지 혐오를 넘어 증오를 표현하던 에레나는 카즈야의 한 마디로 간단하게 바뀐다.


 


「아아, 미안해요. 카즈야 군....」


 


재차 머리칼을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카즈야는 얼굴을 들어 엘레나와 시선을 맞췄다. 그는 짐짓 짖굿은 미소를 띄우고는 질문을 던졌다.


 


「나랑 에리카 씨 중에 어느 쪽이 더 좋아?」


「당연히 카즈야 군이지. 당신이 온 세상을 적으로 돌려도, 엘레나만은 아군으로 남을거야. 사랑해요.」


 


사랑에 굶주린 아가씨처럼, 그러면서도 모두를 감싸는 성모처럼, 혹은 음란한 성 노예처럼. 그를 자신의 젖가슴으로 이끌었다.


 


에리카는 눈앞의 광경이 믿겨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머니는 에리카의 아군이었고 언제나 에리카의 응석을 받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찍이 에리카에게 보내준 애정을 뛰어넘는 헌신과 사랑으로 카즈야를 위하고 있었다.


딸은 그저, 망연자실 한 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2 Dream 나는 굴하지 않아 무슨일이 있어도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한 에리카는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른 에리카는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자신의 방안에서 아직까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와 귀를 틀어막는다.


 


“후후, 에레나 젖가슴이 그렇게 좋아?”


“네, 정말 좋아....아아, 나옵니다!”


 


이미 서로의 속옷은 벗겨져 있었다. 카즈야는 하반신 알몸이 된 채 교복 상의만 걸쳤고 에레나는 시스루 아래 탐스러운 불륨 사이에 그의 물건을 끼우고 자극한다.


 


카즈야는 견디지 못하고 방출해 버렸다. 시스루의 롱 블라우스 너머로 정액이 흩뿌려졌다.


 


“아앙, 아까워라....맛있을 것 같아....쩝, 쩝...아아, 대단해!”


 


에레나는 옷 안에 손을 쑤셔 넣어 정액을 퍼 올려 혀로 핥았다. 몸에 들러붙은 하얗고 끈적끈적한 액체를 모두 맛본다.


 


“맛있어. 잘 먹었어요.”


 


그렇게 말하며 에레나는 품위 있게 카즈야의 물건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문 너머에서 누군가 노크를 했다. 하녀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아가씨, 저녁식사 시간이에요.”


 


에리카 대신에 어머니 에레나가 대답한다.


 


“마리아, 그냥 들어와도 돼”


“네, 실례합니다....아!”


 


에리카를 맞이하고, 질타한 메이드였다. 복장은 변함없이 남자를 유혹하는 의상이다.


검은 원랭스 커트(머리를 수평으로 가지런히 정리한 컷)의 스트레이트 롱 헤어에 야무진 눈동자를 가진 메이드의 눈에 놀라움이 깃든다.


에레나와 카즈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완전히 노출 된 카즈야의 하반신만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시선을 돌리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


 


“기다려요. 나가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알겠습니다....”


 


에레나는 마리아를 불러 세워 카즈야 앞에 세웠다.


 


“마리아, 당신은 카즈야 군을 어떻게 부르고 있죠?”


“아, 저는.....아직....”


“어머나, 아직 변변히 이야기도 하지 않은 건가요? 그럼 이번 기회에 정식으로 인사를 하죠.”


 


에레나의 재촉에 마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짧은 스커트를 집어 올려 인사를 한다.


(서양에서 신사는 모자 벗으며 인사를 하고 숙녀는 치마 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인사하죠. 근데 그걸 미니스커트로 하면?)


보라색 속옷이 언뜻 보였다.


평소의 마리아는 도도할 정도로 프로페셔널 하게 자신의 직분을 해내는 쿨 뷰티였다. 그러나 카즈야 앞에서 부끄러운 듯 우물쭈물하는 그녀는 도저히 평소의 냉 미녀로 보이지 않았다.


 


“카, 카죠 마리아라고 합니다....저,...모모라고 불러주셔도 됩니다...그....”


“그럼 날 부를 때는....”


“후후, 주인님으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마리아는 황홀한 표정으로 카즈야를 응시한다.


카즈야는 에레나를 통해 여성에게 조금 익숙해졌는지 마리아 앞에 서서 고개를 숙여 노출되어 있는 배에 입을 맞춘다.


에레나는 부러운 눈초리로 두 사람을 지켜보며 뺨에 손을 대었다.


 


“어머나 대담해~”


“꺅....주, 주인님...”


“그 호칭 좋은데. 마리아라고 불러도 될까?”


“저, 저는 주인님의 명령에 따릅니다.”


 


카즈야는 다시 고개를 들고 발돋움 해 입술을 빼앗고 마리아의 허벅지에 음경을 문질렀다.


마리아는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쁘게 받아 들였다.


 


“...하아...주인님....”


“마리아, 성욕을 처리해라”


 


카즈야가 마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어 내려 누른다.


마리아는 곧바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오른속으로 육봉을 문지른다.


 


“네, 주인님. 어떻게 해 드릴까요?”


 


카즈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리아의 머리를 잡아 입을 음경에 가져다 댔다.


 


“아아....실례하겠습니다.....주인님의 위대한....생각지도 못했는데...우욱....”


 


마리아는 전혀 싫은 내색 없이 혀로 카즈야의 요도구를 쿡쿡 찌르고 입을 크게 벌려 봉사한다. 자지가 아이스크림 이라도 된 냥 베어 물고 쪽쪽 빨아먹는 그 얼굴이 우스꽝스러웠지만 카즈야는 그 표정에도 끌리는 듯 했다.


 


“....아....아...하아....멋집니다....주인님 최고.,...”


 


“어머나, 마리아도 참, 입으로 봉사하다니 대단해요.”


 


마리아의 노력이 전해졌는지 가만히 앉아 있던 에레나도 일어서 카즈야의 등 뒤에 기대선다. 그리곤 귓가에 속삭였다.


 


“카즈야 군, 에레나의 입, 아직 미사용이야. 진짜배기 처녀 입보지에 돌진하지 않을래?”


 


그대로 카즈야와 키스를 시작했다.


위로는 에레나와 농후한 키스, 아래에선 마리아의 정열적인 펠라치오.


 


여성 경험이 적은 소년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카즈야는 사정없이 남성을 토해냈다.


 


“아아...싼다!”


“으음.....카즈야 군의 정액....흐읍, 쩝쩝”


 


에레나는 네발로 엎드려 마리아가 바닥에 흘린 약간의 정액을 핥는다.


에레나의 탱탱한 엉덩이는 높게 치솟았고, 검은 팬티는 잔뜩 젖은채 엉덩이에 먹혀 있었다.


 


카즈야는 딱 좋은 위치에 열린 탐스런 과실을 말없이 더듬는다.


마리아는 그대로 무릎 꿇려 아직도 성난 자신의 육봉을 청소시켰다.


 


두 사람은 아직 만족하지 못한 눈치였지만 어느 정도 만족한 카즈야는 둘을 떼어 놓았다.


 


“저녁식사 시간이죠. 기대되는데요.”


 


“아....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주인님”


“카즈야군 심술쟁이...이렇게 불타게 만들어 놓고는....아앙~”


 


카즈야는 오른손으로 에레나의 풍만한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에리카에게 다가가 말을 건낸다.


 


“에리카 양, 밥이에요.”


“주인님...너무 상냥하세요...”


“카즈야군, 멋있어...”


 


그러나 에리카는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잠들어 버린 걸까?


에레나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한다.


마리아는 격노해서 에리카를 두들겨 일으킨다.


 


“카즈야군, 정말 미안해, 미안해. 전부 저 바보 딸이 나쁜 거야. 모처럼 말을 걸어 줬는데...”


“아가씨!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겁니까! 일어나 주세요! 에리카! 빨리 일어나!”


 


에레나는 사과차원에서 카즈야 에게 키스를 했다.


마리아는 이불을 난폭하게 빼앗고, 에리카의 따귀를 올려붙였다. 에리카가 어릴 때부터 충성을 다해온 메이드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흑.....흑.....”


 


저녁 식사자리


에리카의 눈은 토기처럼 붉고 아슬아슬 눈물이 흘러넘쳤다. 마리아에게 뺨을 맞은 게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었다. 뺨에 자국은 남지 않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식사에는 마리아도 동석하고 있었다. 본래라면 식사는 가족들만의 자리로 메이드는 동석하지 않지만, 카즈야의 희망으로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에리카, 에레나, 마리아 그리고 카즈야. 4명의 만찬이다.


다만 자리의 구성에는 상당한 편향이 있었다.


 


우선 가장 윗자리에 카즈야가 앉는다. 윗자리의 의자는 가득 채우면 4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그래서 카즈야의 오른쪽에는 마리아가, 왼쪽에는 에레나가 앉아, 카즈야에게 입으로 음식을 건넸다.


 


반대편에는 에리카가 혼자서 쓸쓸히 식사를 하고 있다. 음식의 양과 질도 카즈야만 못하다.


지금까지 늘 떠받들어져 온 부잣집 아가씨에겐 더 없는 굴욕이다. 에레나 가라사대 징벌이었다.


 


“저기, 마리아. 준비는 다 되었어?”


“네, 끝났습니다.”


 


잘 했어요 하고 마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자 에레나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자기도 해달라고 졸라온다.


 


“에레나도 도왔어요.”


“네, 네”


“하아....”


 


충실한 강아지 같은 모친의 모습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에리카.


여차저차 저녁 식사가 끝나고 목욕 시간이 되었다.


 


에레나는 미소 지으며


 


“당연히 서방님의 등을 밀어드려야겠죠?”


 


하고 말해왔다. 마리아마저


 


“더 이상 날 실망시키지 말아 주세요.”


 


하고 차가운 시선을 향해오는데 완고한 에리카도 도저히 거부할 재간이 없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카즈야와 함께 목욕을 하게 되었다.


 


“이, 이런 굴욕....”


“에리카 양, 피부가 정말 아름답네요.”


 


에리카와 카즈야는 어머니와 메이드의 감시 아래 함께 욕조에 들어갔다.


기실 욕조라기보단 목욕탕에 가까운 거대한 크기였다.


 


카즈야는 에리카의 늘씬한 팔, 다리를 눈을 크게 뜨고 감상한다.


에리카는 당연하단 듯이 타월을 몸에 감싼 채 욕탕에 들어갔지만 미끈한 라인은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큰 키와 좋은 스타일, 별도의 타월을 이용해 물에 젖지 않도록 정리한 금발.


 


“보지마! 당신 같은 사람이 조금 우월해졌다고 해서....그런....아니, 조금은 가까이와요.... 그래, 됐어요.”


 


돌연 마음이 바뀌었는지, 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부른다.


맨살이 닿는 거리까지는 가지 않지만 자존심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아가씨라는 걸 감안하면 둘의 사이는 꽤나 가까워졌다. 그녀가 물어온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죠?”


“뭐가?”


“시치미 뗄 생각이에요? 이만큼 이상한 일이 계속되면 아무리 바보라도 뭔가 잘못된 걸 깨달을 거 에요.”


“그래서요?”


 


고개를 돌린채 휘파람을 부는 남자


그녀의 추궁은 계속된다.


 


“지금 당장 어머님, 아버님, 마리아를 원래대로 되돌리세요. 당신 짓이죠? 무슨 방법을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돌연 카즈야의 손이 에리카의 뺨을 어루만진다.


 


“무슨!”


 


본능적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뒤로 물러나는 에리카를 바라보며 카즈야가 입을 연다.


 


“그럼 승부해요. 승부”


“승부?”


 


에리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다.


 


“말 그대로요. 에리카 양이 이기면 에리카 양이 바라는 대로 해 드릴 겁니다. 반대로 제가 이기면 제가 원하는 대로 합니다. 지금 이대로 사는거죠.”


 


그 대답에 에리카는 카즈야를 강하게 노려보았다.


 


“역시 당신 짓이군요?”


“그거야 당연하죠. 그렇게나 청초했던 두 사람이 오늘 갑자기 바뀌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뭐, 전 그대로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건 욕실을 나가면 가르쳐 드리죠. 그럼 슬슬 등을 밀어 주실까요?”


 


갑작스런 화제 전환에 당황하는 에리카. 자백을 받아 냈음에도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고 있었다. 속으론 도저히 내키지 않았지만 여기서 실수하면 가족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게된 다는 생각에 순순히 따랐다.


 


“처음치곤 제법인데요? 좋은 신부가 될 수 있을 거 에요.”


“당치도 않아! 누가 당신 아내가 된다는 거야. 그렇게 여유만만 할 수 있는 것도 지금 뿐 이에요!”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면서도 한 마디 쏴주는걸 잊지 않으며 그녀는 카즈야의 등을 씻는데 열중했다.


 


“그럼 앞쪽도 부탁해요.”


“뭐!”


 


남성의 알몸에 면역이 없는 아가씨는 가능한 한 앞을 보지 않으려 애쓰며 스펀지에 힘을 주었다.


 


“수고했어요.”


“이, 이제....시집 갈 수 없어....”


 


결국 그의 전신을 씻기게 된 에리카는 낙담했다.


가족이 모두 이상해지고 싫어하는 남자의 몸을 씻기는 기형적인 상황에서도 결혼 걱정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카즈야가 말을 건다.


 


“저기요.”


“...뭔가요...”


“그 날 부터 꿈꿔왔어요. 당신과 이렇게 지내는 게. 자, 그럼 마저 씻어 볼까요.”


 


하며 기세 좋게 다시 몸을 담그는 카즈야.


에리카도 자신의 몸을 적시고, 머리를 감기 시작한다. 15세까지 마리아가 감겨 줬던건 카즈야에겐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데 그 날부터 꿈꿔왔다니?”


“당신에겐 첫눈에 반했거든요. 3년 전, 손수건을 빌려준 그날부터”


 


의미 불명의 말을 늘어놓는 카즈야


그러나 총명한 에리카는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3년 전, 저택 문 앞에서 코피를 쏟으며 쓰러져 있는 소년을 발견하고 손수건을 빌려줬었다.


재차 그의 얼굴을 보니 확실히 낯이 익다, 고 할까 꼭 닮았다.


 


“너, 그 때의”


“기억해줬군요.”


 


짐짓 부끄러워하며, 나이에 맞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띤다.


 


“늘 바랬어요. 하지만 불가능했죠. 그런데 어떤 일로 헬멧 하나를 받았어요. 그날 이후 당신에게 사용해 보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죠. 설마 이렇게 앙칼진 아가씨인줄은 몰랐지만요. 자 이리 와 바요. 말려줄게요.”


“하아!”


 


그의 능숙한 건조 솜씨에 에리카는 잠깐이나마 마음이 풀어졌다.


 


“승부는 간단해요. 제가 당신을 세뇌하는 겁니다. 견뎌내면 당신의 승리, 못하면 다 함께 행복해 지는거죠. 어때요?”


“어떻고 간에 승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당신이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이 어디있지?”


“그렇군요.”


 


군말없이 수긍하며 고민하는 카즈야. 의외로 고지식한 성격면이 있었다.


 


“그럼 저와 당신 말고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밀실에 들어가서 제 몸을 단단히 묶겠습니다. 아무런 수작도 부릴 수 없게요. 당신이 이겨내기만 하면 세뇌 도구를 저한테 써서 저를 세뇌해 버릴 수도 있어요.”


 


어떤가요 하며 에리카를 바라본다.


 


“당신을 신용할 순 없어요. 하지만.... 이 상황에선 당신의 그 유별난 게임이 참여하는 방법 말고는 없네요.”


 


하며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에리카


 


“아, 그리고...”


“아직 뭔가 더 있나요?”


 


“아뇨, 당신이 좋다면 상관없어요....”


“무슨?”


 


가만히 그의 시선을 쫒던 에리카는 이윽고 그가 말꼬리를 흐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야기에 열중해 저도 모르고 몸에 감고 있던 타월을 벗은 채 몸을 씻고 있었던 것 이다.


 


당연히 알몸을 다 보이고 있었다. 금을 녹여낸 것 같은 금발과 같은 색의 음모도, 풍만한 젖가슴도, 그 위에 수줍게 자리 잡은 핑크색 돌기도 모두 눈앞의 남자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에리카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달아오른다. 귀까지 시뻘게 져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꺄악!!!!!”


 


30초 후 뺨에 큼지막한 손자국을 찍은 카즈야와 죽은 물고기 눈을 하고 있는 에리카의 모습이 메이드와 어머니에게 발견되었다. 미친 듯이 화를 내며 설교하는 마리아와 청춘이군요 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에레나가 그들을 당주의 침실로 인도했다.


 


“그럼 저희는 여기까지. 주인님께 폐를 끼치면 용서하지 않는다는 거 명심하세요. 에리카”


마리아에게 에리카는 더 이상 충성을 바쳐야 할 주인 아가씨가 아니었다.


 


“기운이 남으면 다음으로 에레나를 부탁해요. 카즈야 군”


 


그렇게 말하고 그녀들은 방에 열쇠를 걸어 밀실로 만든다.


언니처럼 따랐던 마리아에게 호되게 꾸중을 들은 에리카는 반쯤 울고 있었다.


 


“이건 뭐죠....”


“뭐긴요. 말씀드린대로 절 구속하고 있잖아요. 원래는 여기에 당신을 구속할 예정이었지만.”


“그게 아니라 이 헬멧은 뭐냐고 묻고 있어요.”


 


부모님의 방에 어제까지의 자취는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방에는 두 개의 물건 밖에 놓여 있지 않았다.


우선 첫 번째. 방의 안 쪽에 부모님이 사용하고 있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더블 배드가 놓여 있었다. 상당히 고급스런 재질이었지만 브랜드는 알 수 없었다.


두 번째, 이 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이었다. 방 중앙에 대략 2미터 크기의 받침대가 있었다. 받침대는 수술대를 정사각형으로 만든 것 같은 형태로, 바닥에 수개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피 시술자의 체구에 맞춰 구속도구를 적절한 위치에 고정시키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 위에 카즈야가 큰 대자로 드러누워 스스로를 결박했다.


에리카는 카즈야의 옆에 정좌했다.


에리카는 이걸 써 주세요 하고 마리아에게 헬멧을 건네받았다.


 


“그걸 쓰면 당신은 제 노예가 되는 겁니다.”


“하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에리카는 코웃음을 쳤지만 내심 동요하고 있었다.


겉으론 아무것도 특이할 게 없는 단순한 풀 페이스 헬멧으로 보인다. 그러나 헬멧을 받아든 순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불쾌감이 들었다.


 


“내기 안 할 거에요? 빨리 써요.”


 


에리카의 마음을 간파라도 한 듯 헬멧을 쓰라고 재촉해온다.


 


“아, 알고 있어요....하지만....”


 


그녀의 직감이 결단을 미룬다.


뇌리에 떠오르는 건 변해 버린 어머니와 메이드의 모습.


 


눈을 질끈 감고 잠시 고민하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 카즈야에게 선언한다.


 


“나는!”


“뭔가요?”


 


찬찬히 눈을 뜬다. 결의의 불꽃이 두 눈에 타오른다.


 


“나는 절대 굴복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더 이상의 망설임은 없다. 목욕 후 걸친 사랑스런 핑크색 파자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헬멧을 결연히 착용한다.


그녀의 세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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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ream 사랑하는 주인님과의 일상


 


“여기는?”


 


그녀가 헬멧을 벗자 빈 공터가 보였다.


하늘은 쾌청


그녀로부터 1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우두커니 서있었다. 나무기둥을 제외한 주변의 모든 것은 초록빛 이었다. 아름다운 초원. 아무래도 이상한 세계에 초대된 것 같다.


 


“난.... 헬멧을 썼고...그리고”


 


혼잣말을 주억거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던 에리카는 일단 눈 앞에 보이는 큰 나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나무 그늘아래 들어서자 나무기둥에서 한 남자가 마치 홀로그램처럼 나타났다.


 


“....그래, 내게 세뇌되러 온... 거겠죠?”


 


지직 하는 소음이 들려오며 말이 군데군데 끊어진다. 마치 TV의 노이즈처럼 남자의 모습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에리카는 남자에 대한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별로 좋은 등장방법은 아니네요. 당신은 누구죠?”


“난 카즈야가 아니니까. 하하, 그쪽이 더 좋은가?”


 


말투가 칸다 카즈야를 꼭 빼닮은 남자가 유쾌하게 웃는다.


에리카는 재차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죠?”


“나? 난 심술꾸러기지. 악마였나? 아니 천사? 아니지 신인가?”


“....제대로 대답해줄 생각이 없는 거 같네요.”


 


하하하 하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는 사람이 아닌 무언가


 


“당신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대결이 곧 시작될 거니까. 나와 카즈야의 이해관계는 일치해”


“뭣 모르는 소리 적당히 해요. 이 호죠 에리카, 고분고분 무릎꿇을 생각은 없어요!”


 


팔짱을 끼고 남자를 내려다보며 단언하는 에리카


남자는 더욱 노골적으로 히죽거리며 대결 방식을 알려왔다.


 


“간단해. 내가 네게 질문을 던진다, 넌 대답한다. 그 뿐 이야.”


“질문은 몇 개죠?”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바꾸지 않는 에리카. 남자는 웃는다.


 


“하하, 확실히 좋은 여자야. 질문하는 건 항상 나로 정해져 있는데 말이지. 뭐, 좋아. 당신에겐 3개로 충분해.”


“뭐든 상관없어요. 빨리 시작해요.”


 


에리카는 들끓는 내심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표정으로 남자를 응시한다.


남자는 히죽히죽 미소를 지우며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넌 성욕이 강한 메저키스트 노예로서의 욕구가 있나?”


 


전혀 뜻밖의 질문에 에리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혐오의 감정이 떠오른다.


노예로서의 욕구? 성욕이 강해?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에리카는 명문가 자제들만 다니는 세이 학원의 풍기 위원장. 순수하고 올바른 학원 생활을 지키는 존재가 색욕에 빠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저기 빨리 대답해 줄래? 혹시 메저키스트의 뜻을 모르는 거야?”


 


에리카는 경계심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가족 모두가 하루아침에 이상하게 변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방안에서 생전 처음보는 세계에 떨어졌고 그곳엔 정체불명의 남자가 있었다.


정말 메저키스트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우선은 속을 떠보기로 하고 대답을 미뤘다.


 


“그런 것도 모르는 거야? 이래서 아가씨들이란.... 넌 다른 사람에게 깎아내려지거나 폭행당하는 걸로 성적 흥분을 느끼나?”


 


에리카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꼈다. 이건 쾌락은 아니다. 프라이드 높은 명문가 아가씨는 자신이 무지하다고 지적받자 분노를 느낀 것 이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성욕도, 노예 욕구도 없어요!”


 


그렇게 소리친 순간, 에리카 안의 무엇인가가 바뀌었다.


에리카의 머릿속 깊숙하고, 깊숙한 곳. 에리카가 에리카답게 만드는 중요한 장소


그곳에 주사바늘로 무엇인가 액체가 주입되는 듯 한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아.....음....”


 


에리카의 의식이 일순 희미해진다.


아리따운 연한 푸른색 눈동자에 그림자가 비친다.


에리카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공중을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에 몸을 맡겼다.


 


에리카의 오른쪽 귀전으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온다.


속삭이듯이, 화 내 듯이, 재촉하듯이


이 세계에는 없어야 할 하녀, 마리아의 음성, 마리의의 머리카락 향기였다.


 


“에리카 아가씨, 질문에는 정중하게 대답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마리아의 목소리다. 에리카는 마치 잠들기 직전의 포근함 같은 기분 좋은 정감에 휩쓸렸다.


입가에서 한 줄기 물방울이 흐른다.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머릿속에서 에리카는 메이드의 음성에 저항하려 했다.


 


“나.....는....”


 


문득 등 뒤에서 누군가가 꼭 껴안는 감촉이 느껴졌다. 어머니, 에레나의 냄새다.


에리카는 언제나 자신을 달래주는 꽃향기에 뺨이 느슨해진다.


따스한 손길이 에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요, 에리카. 아직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어요. 효조가의 긍지를 잊진 않았겠죠? 대답하세요.”


 


평소의 상냥했던 어머니의 목소리, 예전처럼 청초한 어머니의 포옹이다.


그래, 그저 질문에 답할 뿐. 에리카는 텅 빈 눈동자로 미소를 지으며 질문에 답한다.


 


“저는.....마....조....입니....다.”


 


에리카가 그렇게 말한 순간, 또 다시 기묘한 감각이 몰려왔다. 그리고 에레나가 자신에게서 떨어져 뒤로 걸어가는 걸 느꼈다. 멍한 머리로 뒤를 돌아본다. 에리카로부터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카즈야다.


에레나는 카즈야에게 안겨있다. 마리아도 자신의 옆을 떠나 카즈야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봉사한다.


자신의 방에서 본 것과 똑같은 광경이다. 마리아와 에레나가 미운 남자에게 봉사하고 있다.


에리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손가락 사이로 세 사람의 모습을 엿보았다. 등 뒤에서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카즈야 닮은 남자는 아무래도 좋았다.


 


배 아래쪽이 조금 뜨겁다. 숨이 차오른다. 몸이 달아올라 견딜 수가 없다.


그에게 깔아뭉개지고 싶다, 비방당하면 좋겠다. 왠진 몰라다 에리카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싶었다.


싫어하는데....아니, 정말로 싫은 인간이기에, 에리카는 더욱 흥분했다.


카즈야가 이쪽을 바라본다. 그의 입이 열린다.


 


“이리 와. 너도 내 노예잖아?”


 


에리카의 심장이 요동쳤다.


에리카는 무언가, 자신의 의지가 아닌 힘에 짓눌려 찬찬히 무릎을 꿇고 넙죽 엎드린 채 정말로 싫어하는 그의 발치로 기어간다.


그제야 에리카는 자신이 알몸인걸 알아차린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에리카는 노예니까. 오히려 더 흥분했다. 그가 다 보고 있다. 기쁘다. 에리카는 메저키스트니까.


혀를 뻗어, 싫어하는 그의 물건을....


 


“하하, 2번째 질문”


“하아...하아”


 


마리아가, 에레나가, 그리고 카즈야가 사라졌다.


존재 하는 건 겁 없는 미소를 짓고 남자 뿐. 다시 보니 에리카는 넙죽 엎드려 있는 대신 우뚝 서 있었고, 알몸이 아닌 실내복을 제대로 입고 있었다. 단지, 다리 사이에서 습기를 느꼈다.


 


“당신....내게 무슨 짓을...”


 


아직도 꿈속에 잠겨있는 느낌에 에리카가 중얼거린다.


언제나 주머니에 넣어든 핑크색 손수건으로 무의식적으로 군침을 닦았다.


 


“너는 칸다 카즈야를 좋아하는가?”


 


에리카의 중얼거림을 가볍게 무시한 채 남자는 2번째 질문을 했다.


머릿속이 여전히 멍했지만 에리카에게 카즈야의 이름은 금구였다.


척수 반사 적으로 대답한다. 이것도 남자의 작전이지만.


 


“....그 남자, 너무나 싫어요!”


 


또 뇌 내에 주사를 놓는 듯 한 감각이 느껴진다.


눈 앞의 풍경이 변해간다.


 


“아.....”


 


마치 꿈속에 매몰되는 것처럼 에리카 눈앞의 빛이 완전히 사라진다. 몸은 그대로 직립한 채, 의식만이 다른 장소로 떠나 간다.


 


 


――――――――――――――――――――――――


 


 


이곳은 세이학원. 에리카의 교실


오늘은 에리카의 반에 전학생이 오는 것 같다.


클래스에서는 그 화제로 성황이었다.


 


그 가운데 에리카는 어머니를 모방한 상냥한 미소로, 주변 클래스메이트들과 이야기 나눴지만, 속은 오늘 아침 갑자기 들은 약혼자의 이야기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어머님도 참, 그렇게 까지 화낼 필요는 없잖아! 아버님과 어머님이 한 일이니까...상대는 분명 멋진 사람이겠지만....그렇다 쳐도 너무 갑작스럽잖아! 갑자기 이런 이야길....)


 


에리카는 능숙하게 본심을 숨기면서 전학생을 기다렸다. 이미 비어 있는 옆자리를 볼 때마다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마침내 교실의 문이 열렸다. 한 소년이 들어온다.


 


(당연히 멋진 분이겠지! 만약 저속한, 눈을 마주칠 가치조차 없는 하등한 남자라면....)


 


에리카가 그 소년에게 시선을 돌렸을 때, 그녀는 그녀 주위만 시간이 멈춘 듯 굳어졌다. 에리카는 긴장해서 굳어있는 소년을 보고 한눈에 마음을 빼앗긴 것 이다. 에리카가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멋진 남성분이었다. 그의 얼굴, 키 모두 그녀의 이상형이었다.


얼굴이 붉어 진 소년이 이쪽을 보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의 목소리, 동작 모두 그녀의 이상형이다.


그가 우물쭈물 자기소개를 끝냈을 때, 에리카는 무의식중에 하복부를 꽉 잡고 있었다. 거칠어진 호흡을 클래스메이트에게 들키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숨을 죽인다.


카즈야가 자신에게 다가올수록 심장이 흔들린다. 드디어 소년, 칸다 카즈야가 자신의 자리 근처에 앉았다.


 


“그럼....자, 잘 부탁해. 부탁합니다....”


 


먼저 말을 건네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카즈야에게 선수를 빼앗기자 동요했다. 그래서일까? 프라이드 높은 에리카는 자신의 우위를 확보하려고 손을 뻗어, 카즈야에게 악수를 요구했다. 이 일련의 흐름에 가만히 있던 클래스의 모두가 동요하기 시작한다.


 


“아.....우, 으응!! 자, 잘 부탁드립니다. 다, 당신이 저의 야, 약혼자죠! 그렇다고 너무 허물없이 대하진 말아주세요.”


 


말이 너무 빨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약혼자’란 단어는 강하고 분명하게 말했다. 카즈야의 자기소개때는 반신반의하던 클래스메이트들은 드디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로써 호죠 에리카와 전학생이 약혼자라는 사실이 학교 안에 퍼지게 된 것 이다.


 


“아...네...”


 


카즈야가 침울해한다.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그 표정은 에리카에게 직격이었다.


 


“....자, 빨리 잡아요. 레이디가 손을 뻗고 있잖아요?”


 


에리카는 희마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열심히 쿨한 표정으로 되돌린다. 카즈야가 조심조심 에리카의 손을 잡는다. 너무 긴장해서 땀에 젖은 카츠야의 손, 그 촉감이 아가씨의 마음에 직격했다.


 


에리카는 수업중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쭉 칸다 카츠야와 함께 있었다. 행복하다. 학교의 일을 정중하게 가르치고 교내를 안내한다.


점심시간에는 에레나가 싸 준 도시락을 소년에게 건네주었다.


 


“카즈야는 점심을 준비하지 못했죠? 이거라도 드세요.”


“우아, 찬합. 어디서 난 거에요.....맛있어! 굉장해요. 이거 에리카 양이 만든 거에요?”


“뭐, 이 정도야 기본이죠...”


 


에리카는 그가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모습에, 그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즐거움과(자신이 만든건 아니지만) 불끈 치밀어 오르는 성욕에 취했다.


 


방과 후,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에리카는 억지로 카즈야를 왼쪽 옆에 동석시켰다. 위원회 전원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다. 에리카는 책상 때문에 마주 앉은 사람들에게 하반신이 보이지 않는 걸 이용해, 회의 중 틈을 봐 카즈야의 다리를 쿡쿡 찔러 보았다. 그가 부스스 몸을 떤다. 카즈야는 무심코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시야 끝에 포착한 그녀는 그것만으로 절정 할 것 같았다. 에리카는 대담하게 자신의 왼발을 카즈야의 오른다리에 휘감았다.


 


(카즈야님 멋져요....평생 이 분을 위해 힘쓰고 싶어. 내 모두를 드리고 싶어....만약 내가 다리를 감고 있는 걸 폭로하면...혹시 카즈야님은 이 자리에서 날 엉망진창으로...아아, 안 되요. 카즈야 님)


 


에리카는 마음 속으로 이미 자신보다 카즈야의 높은 존재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딱딱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회의실에서 에리카는 모두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지는 상상을 하며 마음을 졸인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에리카가 바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런 트러블 없이 무난히 위원회는 끝났다. 멤버들은 삼삼오오 모여 귀가한다. 에리카들도 하교하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했고 승강구에서 카즈야를 붙들었다.


 


“어머, 셔츠 두 번째 단추가 풀어져 있어요. 단정하지 못해요. 카즈야는 호죠가의 사위가 될 사람. 옷차림부터 단정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요.”


 


소년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단추를 채운다. 자신의 감정이 전해 지도록. 감정을 담아 느긋하게 채웠다.


 


“설사 호죠가의 사위가 아니라도 당신은 영광스런 세이 학원의 학생이에요. 풍기위원장으로서 가만히 둘 순 없어요.”


 


우연히 지나가던 학생들은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에리카는 입으로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으면서 불그스름한 얼굴의 소년에게 완전히 넋을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추를 채운다는 건 구실이고 그저 카즈야를 만지고 싶을 뿐 이라는 걸 에리카의 그 행동만으로 주위 사람들은 다 이해했다.


학생들은 카즈야의 어디에 반한건지 잘 모르겠다. 에리카 정도의 여성이라면 얼마든지 카즈야 이상의 상대가 있을 텐데 하며 소곤소곤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런 주위의 시선에 에리카는 돌연 정신이 든 듯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조금 화가 난 표정으로, 카즈야의 손을 잡고 부리나케 교문을 나가 버렸다.


 


에리카는 메이드가 기다리는 차내에 탐승했다. 에리카는 조속히 롱스커트의,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 위에 카즈야의 왼손을 두게 했다.


 


“서두르게 해서 죄송해요. 그 자리에 계속 있었으면 모두에게 화 내 버릴 것 같아서요.”


“어째서요?”


“이렇게 멋진 카즈야님을 깎아 내리는 말을 들었어요.”


 


에리카는 저도 모르게 카즈야에게 존칭을 붙이고 있었다. 그런 에리카를 보곤 노출도 높은 메이드 복을 몸에 걸친 마리아가 장난스럽게 말한다.


 


“어머나, 아가씨. 주인님을 그렇게나.... 두 명의 아드님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시, 시끄러워! 마리아는 입 다물고 운전이나 해! 죄송해요. 카즈야님. 제 메이드가 실없는 소리를. 카즈야님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즉시 해고할 테니 망설이지 말고 분부해 주세요.”


 


반 진심으로 카즈야게 묻자 바로 그 주인님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오른손을 옆으로 휘저으며 아무 문제 없다는 의사를 전한다.


 


“정말, 카즈야님은 너무 물러요.”


 


하고 에리카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곧바로 표정을 애절하게 바꾸고 카즈야의 귓전에 얼굴을 묻었다.


 


“저 단 둘이 있으면, 서방님이라고 불러도 좋을까요? 지금은 마리아 앞이라....”


 


에리카는 목소리를 낮추어 카즈야에게 속삭인다. 아무래도 마리아에게 듣게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카즈야도 내심 긴장하고 있던 걸까. 긴장으로 잔뜩 굳어진 얼굴로 간신히 허락한다. 마리아의 짓궂은 농담이 싫어서 필사적으로 무표정을 가장하려 하지만 에리카의 가슴 속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에리카는 눈을 반짝이며 곁눈질로 카즈야를 바라본다. 비단 하교 길 만이 아니라 수업 중, 쉬는 시간, 위원회. 언제든 다른 사람들 눈치 채지 못하게 하고 있는 일이였다. 지금은 하교길의 차안 이므로 지금까지보다 훨씬 차분하게 카즈야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아....”


 


에리카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와 버렸다. 가끔 카즈야도 이쪽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 때 에리카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시선을 피한다. 덧붙여 이 일련의 눈빛 교환은 학교에 있을 때부터 두세 번 거듭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평범한 외모도 에리카의 눈엔 반짝반짝 빛나는 왕자님이다. 부끄러워 이러 저리 돌아가던 시선이 특정 부위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다리 사이다.


그가 흥분 하고 있는 걸 보자 말로 다 할 수 없는 행복이 찾아왔다.


언제 자신을 덮쳐줄까? 지금 덥쳐지면?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니 멈춰지지 않는다. 에리카는 체내에서 수컷을 끌어당기는 페로몬을 발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꾹 참고 있던 만큼, 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차라리 서방님의 왼손을 내 다리 사이에....아니야. 안 되지. 서방님께 내가 맞춰야해. 그래, 서방님이 우선이야. 서방님의 명령에 내가 따르는 거야.)


 


지금의 에리카에겐 집에 도착하는 순간이 기다려지지 않았다. 겨우 저택 부지 내에 들어 왔을 때 마리아는 눈치 빠르게 둘이서 천천히 걸어올 수 있게 배려해줬다.


주인의 정을 갈구하는 메이드의 얼굴을 본 에리카는 둘이서 약혼자에게 봉사하는 망상을 하고, 저도 모르게 버둥거렸다.


 


“늦게까지 위원회 회의 진행하느라 수고했어요.”


 


그러며 카즈야는 아침의 복수라는 듯 잽싸게 오른손으로 팔짱을 낀다.


에리카는 평상시의 늠름한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풀어진 표정을 보였다. 그전까진 주위의 눈을 신경 쓰고 있는 만큼 말을 어조를 높이고 있었지만 오늘 처음으로 단 둘이 된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 반동이 크게 왔기 때문이다.


 


“아아....저 당신처럼 멋진 남자분의 반려 후보가 될 수 있어서 행복해요.”


 


그에게 손을 잡아지고 딱 붙어서 걷는다. 카즈야에게 손을 낙아 채이자 달콤한 쾌락이 에리카를 자극한다.


 


“빨리 제 방으로 안내해 드릴께요.”


“빨리 가고 싶은데, 에리카 양의 방”


 


에리카는 그의 팔에,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꽉 누르고 걷는다.


그의 하반신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는 걸 간파할 수 있다.


 


“저를 부르실 땐 에리카라고 해 주세요. 서방님”


“에리카....”


 


에리카는 카즈야의 눈동자 안에서 수컷의 본능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덮쳐지는 모습을 상상하고, 경칭을 생략한 채 카즈야에게 하대받는 것으로 완전히 발정해 버렸다.


 


둘은 서둘러 에리카의 방으로 향했다. 인내심은 이미 다 떨어졌다.


 


(빨리 섹스하고 싶어. 빨리 밀어 넘어뜨려 주셨으면 좋겠어. 빨리 봉사하고 싶어....)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에리카는 자신의 방문을 열어젖히려 한다.


이 문을 열면 자신은 카즈야의 것이 될 수 있다.


 


 


――――――――――――――――――――――――


 


 


“.....입니다....”


 


잠시 후 에리카가 눈을 떴을 땐 예의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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