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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계약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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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01 회 작성일 24-01-24 00: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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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리에요....제 남편은....나이가 많기도 하고....이제 절 상대로는 거의 발기가 되지 않아요.]


 


[후후후, 그럼 문양의 색깔을 상승시켜. 문양의 색이 바뀌면 바뀔수록 피부는 더 젊어지고 탱탱해지며 몸매도 돌아와. 성적 매력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흘러넘치게 돼. 그리고 만약 최종 단계인 칠흑색으로 되면 진짜로 죽은 남자라도 자지가 일어서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섹시한 미녀가 된다. 방금 넌 무리라고 말했지만, 그건 어제까지의 너일 뿐이야, 희애. 너, 확실히 41살이었지. 지금 네 피부를 봐, 절대로 40대로는 보이지 않을 걸.]


 


준하가 더욱 더 능글맞게 웃으며 희애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었다.


희애는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오늘 처음으로 자신의 양손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어!]


 


희애는 깜짝 놀라는 소리를 내면서 원피스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겨서 가슴 팍 사이를 들여다보았다.


 


[힉! 거짓말! 이거....어떻게 된 거야?]


 


희애가 경악해서 소리를 지르자 준하가 더욱 더 능글맞게 웃었다.


 


[희애, 너만 즐기지 마! 그것을 벗어서 남들에게 보여 줘.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야.]


 


준하가 4명의 상무 부인을 바라보며 명령을 내리자 4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원피스를 벗었다.


38살의 미연도, 39살의 윤아도, 40살의 지우도 모두 다 눈에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피부의 윤기가 달라져 있었다.


‘제물’로 변한 시점에서 예전과는 피부의 질감이 확실히 달라졌지만 이제 3명에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윤기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시선을 집중시킨 사람은 바로 41살의 김 희애였다.


 


희애는 나이가 있었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몸매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희애는 자신이 제일 몸매에 자신이 있었던 30살 시절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몸매로 변해 있었다.


가슴팍의 지방이 흘러내려서 축 쳐지기 시작한 커다란 유방은 다시 완벽한 반구형으로 돌아와서 탱탱한 고무공처럼 변해 있었다.


그리고 약간 살이 찌기 시작한 옆구리는 이제 늑골의 형태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아주 날씬하고 팽팽하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아래로 쳐지기 시작한 히프 라인도 이상적인 형태로 다시 위로 올라와 있었고 살이 찌기 시작한 허벅지 부분도 다시 날씬하고 팽팽하게 변해 있었다.


 


[어머나! 어머나!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어떻게?]


 


희애는 깜짝 놀란 얼굴로 매우 기뻐하면서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자신의 알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여자들은 완전히 넋이 나간 채 그런 희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후....문양의 색깔이 바뀐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야. 하지만 신체의 변화, 성교를 할 때 음부의 변화는 아직 반도 다 끝나지 않았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모두 다 빨리 색깔을 변화시켜서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해.]


 


허영심이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부추기는 것처럼 준하가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모두가 다 꿀꺽 군침을 삼키며, ‘아앗....나도 느껴보고 싶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준하가 다시 옷을 입으라고 명령하자 이번에는 지우가 재빨리 원피스를 몸에 걸치고서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다.


 


[준하님! 저....저도 색깔이 바뀌었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문양의 색깔이 바뀌는지요?]


 


[젠장. 기춘 할배가 그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거야? 좋아, 내가 가르쳐 주지. 날 마음속 깊이 존경을 해.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필사적으로 하도록 해. 너희들의 육체는 오직 날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마음속 깊이 생각하도록 하고. 그럼 색깔은 저절로 바뀌게 될 거야. 예를 들자면, 어제 한 제물은 하룻밤 만에 칠흑에 도달했어. 하지만 안 되는 놈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이기도 하고.]


 


그러자 희애가 즉시 준하의 앞에 엎드려서 말했다.


 


[전, 이미 마음 속 깊이 준하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떤 때라도 봉사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원하실 때면 언제라도 절 사용해 주세요.]


 


[후후후....나도 그럴 생각이야. 앞으로도 이 노예 아내 모임은 네가 관리하도록 해. 나도 너희들을 사용할 일이 생기면 너에게 연락을 하지. 그리고 그 쪽의 세 명은 희애를 잘 보필하도록 해. 그리고 이제 너희들도 느끼고 있을 거야. 문양의 차이는 곧 레벨의 차이, 그리고 계급의 차이이기도 한다는 것을?]


 


[네, 느끼고 있습니다.]


 


마침내 모든 설명을 끝낸 준하는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다가 조용히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맞아. 깜빡 잊어먹을 뻔 했군, 네 핸드폰 번호!


 


준하가 희애를 보며 말을 하자 희애가 떨리는 목소리로 번호를 말해주었다.


그러자 준하는 즉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희애에게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 주었다.


그리고 깜짝 놀라고 있는 희애를 보며, [넌 내 집에 출입을 해도 돼. 내가 집에 없어도 오고 싶으면 놀러오도록 해. 그리고 뭔가 용무가 있으면 전화를 해도 돼.] 라도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고맙습니다.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곧 준하는 계속해서 미연, 지우, 윤아에게도 핸드폰 번호와 저택의 출입 허가를 내 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9명을 보고서는, [너희들은 당분간 내 눈에 띠지 않도록. 내가 먼저 연락할 때까지 날 절대로 찾지 마. 그게 일단은 너희들에게 주는 벌이야.] 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나머지 9명은 모두 다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으며 매우 낙담하고 있었다.


준하가 주는 쾌감을 알게 된 지금, 그걸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제물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가혹한 벌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 저질렀던 철부지 같은 행위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벌을 받을 운명에 처해 있었다.


 


5-8.


 


마침내 장례식이 끝나고 나자, 제 1 대기실 안은 웃음바다에 휩싸여 있었다.


30평이나 되는 넓은 대기실 안에서는 겨우 5명의 남자만이 모여서 양주를 마시며 소리 높여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으음....이렇게 되고 보니 놀라울 정도로 쉬운 일이었어.]


 


3인용 소파의 제일 오른쪽에 70세 전후의 풍채가 좋은 남자가 담배 연기를 토하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원 인터내셔널의 해외사업분야 대표인 윤 상현 전무였다.


윤 상현은 회장의 첫째 딸의 사위로 사장의 의형이었다.


상현의 말에 상현의 왼쪽 1인용 소파에 앉아 있던 60세 전후의 뚱뚱한 남자가 말을 했다.


 


[뭐, 절대로 병으로 죽을 것 같은 영감은 아니었지만....설마....사고사라니.....사람 일이란 알 수 없어요.]


 


그 남자는 맥주를 마시며 마치 명수를 놀리는 것 같은 말투로 말을 하고 있었다.


바로 식품과 유통 담담 임원인 정 성민이었다.


성민은 능력과 인내심이 부족하고 대신 욕심이 아주 많은 남자로, 원래대로라면 회사의 임원 따위는 될 수가 없는 남자였다.


하지만 회장의 차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자리에 있었다.


 


성민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고 나자 이번에는 상현의 왼쪽에 앉아 있던 60대 전반의 안경을 낀 마른 몸매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젠장, 죽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죽어도 상관없지만 그 유산은 어떻게 된 겁니까? 다른 사람에는 공짜로 1원도 적선하지 않는 놈이었어요. 그리고 공식적으로 유언장 따위는 작성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런 소문을 들은 적도 없어요. 뭐, 먼 친척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 영감은 친척도 가까이 둔 적이 없어요. 제 조사로는 모두 다 그 명수처럼 그 영감의 재산을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놈들뿐이었으니까.....반드시 가정법원에 사건을 접수시킬 겁니다. 그렇게 되면 선임된 상속재산 관리인이 그 영감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다 친족들에게 양도할 겁니다. 그럼 방대한 양의 주식이 시장에 나올 거고 우리 회사의 주식은 폭락하고 말 겁니다.]


 


그 남자가 안경을 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설명을 했다.


그 남자는 홍보, 경영 기획 담당인 이 한구였다.


한구는 회장의 손위처남의 장남으로 두뇌가 명석하고 교활한 남자였다.


그러자 지금까지 웃고 있던 또 다른 남자가 한구의 말에 입을 열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영감이 가지고 있던 주식은 모두 다 회사에게 매입할 거야. 그 욕심꾸러기 친척들도 이 도시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우리들에게 거역할 순 없어. 액면가의 7,80% 정도로 매입해 주면 모두 다 만족해 할 거야.]


 


성민의 왼쪽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던 60세 전후의 날씬한 남자가 그렇게 말을 했다.


180센티 정도의 키, 70kg 전후의 몸무게, 길고 우아한 다리에 아직도 꼿꼿이 서 있는 등골, 그리고 지적이며 잘생긴 얼굴에 백발의 머리카락, 그야 말로 영화에 나오는 꽃중년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지닌 남자였다.


그 남자가 바로 원 인터내셔널에서 준하가 제일 싫어하는 남자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원 인터의 사장인 정 성준이었다.


 


성준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맨 윗자리에 앉아 있던 노인이 씨익 웃으며 말을 했다.


 


[뭐, 이것으로 이제 우리들의 방해를 하는 사람은 모두 다 없어졌어. 지금부터는 조무래기들을 사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


 


그렇게 단언을 하듯이 말한 이 노인, 이 노인이야말로 명수와 아주 오랫동안 회사 안에서 전쟁을 치룬 남자였다.


올해 나이 85세이면서도 아직도 꼿꼿한 등에 새하얀 머리카락, 엄격한 얼굴로 지닌 남자로 바로 원 인터내셔널의 회장인 정 몽구였다.


 


그 순간 회사의 수뇌그룹들만 모여 있는 제 1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풍채가 좋은 예복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바로 이 장례식의 전권을 총무부장인 김 우민에게서 강탈한 부사장인 정 몽주였다.


몽주의 등장에 모두 다 시선을 돌려서 그를 쳐다보았지만 모두 다 그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기실 안으로 들어온 몽주의 얼굴이 아주 불쾌한 기분인 듯 크게 일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몽주야,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난 거야?]


 


회장인 몽구가 물어보자, [이런 씨발, 고작 전무 한 명 죽은 것만으로 주가가 하한선을 치다니.], 라고 몽주가 토하듯이 말했다.


 


[몽주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전무라고 해도 바로 그 박 명수였어. 나와 아주 오랫동안 호적수였던 남자야. 아직도 여기저기 많은 영향력이 있다고....하지만 그것도 한 때뿐이야. 아마 내일 오후쯤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거야.]


 


몽구가 설득을 하듯이 동생인 몽주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몽주는 계속해서 불쾌한 얼굴을 한 채 일인용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러자 상현이 재빨리 위스키 잔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몽주는 그 위스키 잔을 단숨에 다 비운 후 테이블 위에 찰캉 소리를 내며 내려놓았다.


 


[뭐, 주식 문제도 있지만 다른 일 때문에 화가 난 거야.]


 


몽주가 그렇게 말을 하자 몽구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응? 무슨 일이 또 있었는데?]


 


[아, 명수 녀석의 친척들 때문이었어. 그 녀석들 회사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명수의 사체를 가지러 왔어. 뭐, 가족들끼리도 장례를 치루긴 하겠지만....마치 휙 낚아채는 것처럼 가지고 갔어. 젠장, 마치 깡패들처럼 말이야. 그리고 명수와 10년 이상 함께 살고 있었던 유리를 붙잡고서, ‘빨리 저택을 양도하라.’ 며 소란을 피웠어. 그런데 그 녀석들과 유리와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까, 유리도 명수의 친척같이 들리더라고! 젠장, 명수 녀석도 정이 뚝뚝 떨어지는 놈이었지만 그 친척들도 모두 다 만만치 않았어. 사실, 그 녀석들은 명수보다 더욱 더 얼굴에 철판을 깐 것 같았어.]


 


그러자 몽주의 말을 듣고 있었던 한구가 입을 열었다.


 


[하이에나 녀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네요. 우리도 빨리 손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이런 일은 먼저 선수를 치는 쪽이 이기는 편이니까.]


 


그리고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더니 자리에서 스윽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이만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해야 할 일이 생긴 것 같아서요.]


 


이 한구는 그렇게 말한 후 밖으로 나갔다.


 


지금 이 대기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6명이 바로 사장파의 주요 멤버들로 그들의 방침은 모두 다 이 모임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지금 명수가 사라진 이 시점에서는 원 인터의 최종결정 회의와 마찬가지였다.


그랬다, 지금 여기에 모여 있는 모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환상이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


 


장례식이 끝나고 저녁 6시가 넘어가자, 대부분의 사원들은 퇴근을 했고 총무부의 몇 사람만이 남아서 잔무를 처리하고서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속에서 한 명의 남자 직원이, [어이, 술이나 한 잔 하지 않을래?] 라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모두 다 찬성을 하면서 결국 그 자리에 남아 있던 직원들 모두가 술자리에 참석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갑자기, [아, 젠장....영업부 녀석 한 명이 차를 갖다 달라고 했는데.] 라고 말하며 얼굴을 찡그리며 주머니에서 차 키를 꺼내고 있었다.


 


[어, 그럼 넌 술을 마실 수 없잖아.]


 


[에....이렇게 같이 가는데 마실 수 없다니.]


 


그 남자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식 자리에 참석하는 멤버는 남자 직원 4명, 여직원 4명이었고 그 여직원들은 모두 다 예쁘고 젊은 여자들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몸부림까지 치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그 남자를 보며 다른 직원이 말을 걸었다.


 


[어이, OO 씨. 하늘은 아직 널 버리지 않았어.]


 


그 소리에 그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크게 기쁜 표정을 지었다.


 


[럭키! 이것으로 나도 참석할 수 있어.]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를 향해서 재빨리 뛰어가고 있었다.


 


[어이, 뚱땡이! 자, 여기 키. 주차장에 있는 영업부 차를 본사로 좀 갖다 줘.]


 


그 남자는 일방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준하에게 키를 건네주고 있었다.


원래라며 좀 더 예전에 집으로 돌아갔을 준하였지만 노예 아내들과 너무 재미를 보는 바람에 이 시간까지 남아 버렸던 것이다.


준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돌아가는 남자 직원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벌써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 버리고 있었다.


결국 준하는 혀를 끌끌 차면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 준하는 지하 주차장을 뺑뺑 돌면서 간신히 그 차를 찾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차는 아주 오래된 경차로 원 인터의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의 고물차였다.


준하는 크게 한숨을 쉰 후 큰 몸을 억지로 경차 속으로 밀어 넣고서 차의 시동을 걸었다.


 


준하가 라이트를 켠 후 차를 천천히 출발시켰을 무렵, 갑자기 조수석의 문이 열리며, [됐어요, 오늘은 술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 아니에요.] 라고 힘들어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하는 문이 열리자 깜짝 놀라며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그 여자가 차로 뛰어와서, [회사로 돌아갈 거예요, 태워주세요!] 라고 차의 천정을 두들기며 말하고 있었다.


경차였기 때문에 차체가 아주 낮아서 앉아 있는 준하로서는 조수석의 창 너머로 상복을 입고 있는 여자의 허리에서 가슴까지 밖에는 볼 수가 없었다.


 


[아....알겠습니다.]


 


준하는 반사적으로 회사 직원을 상대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조수석의 문이 열리며 스르륵, 상복을 입은 여자가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가요!]


 


그 여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준하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준하는 곧바로 액셀을 밟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백 미러를 통해서 뒤를 확인해 보았다.


 


- 어라, 김 부장이군....아마 여직원에게 추근거리다가 차인 것 같군.


 


산업관리부 부장의 모습을 확인하며 준하가 씩 미소를 지은 순간, [아앗!], 조수석으로 뛰어들어온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준하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며 조수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앗!], 그 순간 준하 역시 그 여자처럼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여자가 바로 최 유리였으므로....


준하의 모습을 확인한 유리는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왜....주인님께서 영업부 직원의 차에? 꿈? 이건 꿈인가요?] 라고 조수석의 문에 등을 댄 채로 양손으로 입을 가린 채 온몸을 딱딱하게 경직시키며 중얼거렸다.


 


준하는 쯧, 혀를 차면서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억지로 맡게 되었어.]


 


준하의 설명으로 유리는 즉시 상황을 파악한 채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세게 누르면서 크게 심호흡을 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해서 그렇게 건방지게 말을 했습니다. 뭐라도 벌을 내려 주세요.]


 


유리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사죄를 하자, [아니요, 비서실 직원분을 이렇게 모시고 갈 수 있다니 제가 다 영광이군요.] 라고 비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리는 준하의 말에 울 것 같은 얼굴로 낙담한 채 조수석에 다시 몸을 기대고 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 주인님이 원하시는 대로....]


 


유리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후로, 잠시 차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유리는 차창 밖의 경치를 보면서 문득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 어, 이 길은? 회사로 돌아가는 길이 아닌데....


 


그녀의 생각대로 준하가 운전하는 차는 회사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걸 알아차린 유리는 바로 그 순간 가슴이 크게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 어, 이 길은? 명수의 저택으로 향하는 길....


 


그 순간 유리는 지금 상황을 알아차리고서 가슴의 고동이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경차 안에서 두 사람은 불과 20센티 정도만 떨어진 채 앉아 있었다.


준하의 숨소리, 그 체온조차 매우 잘 느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런 상황을 다시 알게 되고 또한 준하가 자신을 배웅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리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고개를 숙인 채 허벅지를 세게 오므리고서 서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 아아....어떻게 하지,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이런 거리에서....주인님과 단 둘만 있다니.....오오....하느님,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시추에이션....저, 열심히 분발할게요.


 


유리는 마음속으로 이 상황을 매우 기뻐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유리의 상태를 매우 잘 인식하면서도 겉으로는 계속해서 불쾌한 표정으로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이제 유리는 허벅지를 천천히 서로 문질러대면서 양손을 이리저리 불안하게 움직여대고 있었다.


 


[어이, 오늘 무슨 움직임이 있었어?]


 


당황해하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유리를 보며 준하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그러자 유리는 심장이 뛰어나올 정도로 깜짝 놀라며 실룩 몸을 위로 들어올렸다.


 


[아...네....하아...하아....그러니까, 오늘은....]


 


유리는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힌 채 오늘의 사건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준하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씨발....지조도 없는 놈들 같으니.....그 동안 널 막아주고 있었던 영감이 죽은 것만으로 벌써 9명이나 접근해 왔단 말이야. 일단 그 중에서 엘리트 의식이 강한 3명의 임원과 영업부의 3명, 그리고 기획부 놈은 제외해. 그 녀석들 7명은 단순히 네 몸이 목적일 테니까. 뭐 널 악세사리 정도로밖에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나머지 2명도 뭐 비슷비슷한 놈들이야. 젠장, 문제는 이 다음인데....얼마 후 유서가 공개된 후 너에게 찾아오는 놈들이야. 오늘 너에게 말을 걸어 온 9명은 틀림없이 이 시점에서 제외 대상이야. 살금살금, 틈을 엿보면서 몇 백억 단위의 돈을 노릴 정도의 배짱이 있는 녀석들이 문제야.....누가 나타나게 될지 아주 볼만할 거야.]


 


그러자 유리가 눈을 크게 뜨면서 필사적으로 말을 했다.


 


[그렇지만.....전....주인님뿐이에요! 다른 남자에게는 절대로 눈도 돌리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내가 어떤 상황이 된다고 해도 전 주인님 밖에는 없어요.]


 


[아무튼 앞으로는 매우 조심하도록 해. 사장파 녀석들은 강간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놈들이야. 그리고 마약이나 최음제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놈들이고. 처녀막을 지키고 싶다면 나름대로 매우 조심해야 할 거야.]


 


[주인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반드시 모든 것을 마친 후 주인님에게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유리는 준하의 그 말이 자신의 몸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매우 감동한 채 진심으로 맹세를 하고 있었다.


준하는 유리의 그런 반응에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잠시 후 준하의 차는 부자동네의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곧 명수의 대저택의 대문이 나타났다.


 


준하가 저택 앞에 차를 세우자 유리가 머뭇머뭇 거리며 그를 쳐다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아...저어...주인님....잠시 안에 들렀다가 가시지 않겠습니까?]


 


[난 한가하지 않아. 돌아가서 바로 이 차를 세차해 놓지 않으면 안 돼. 차를 돌려준 후, 어디선가 내가 이 차를 탄 후 그냥 두었다는 말이 영업부 녀석들 귀에 들어가면 날 괴롭힐 구실이 될 테니까 말이야.]


 


[세차라면 메이드들에게 시키면 돼요, 그러니까 그 동안만이라도 쉬었다 가세요.]


 


유리가 계속해서 간절히 애원했다.


그러자 준하는 조금 생각을 하면서 힐끗 유리를 바라보았다.


 


- 메이드라....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제물이 된 후 시험해 본 것은 그 녀석뿐이었어. 게다가 이 녀석의 앞에서라...헤헤헤....


 


준하는 마음속으로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좋아. 하지만 너무 오래 있을 순 없어. 그리고 배도 좀 고프고.]


 


준하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유리는 뛸뜻이 기뻐하며 즉시 휴대폰을 꺼내고 있었다.


저택의 대문을 유리가 전화를 해서 열게 만들자 준하는 즉시 경차를 저택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현관 앞에 차를 세우자 유리가 즉시 차에서 내려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현관으로 걸어갔다.


유리가 현관의 문을 열자 안에서, [다녀오셨습니까, 유리 님.], 메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님을 데려왔어요.], 유리가 인사를 받으며 그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메이드가 놀라운 일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손님요?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머리를 들어올린 순간, 준하를 보며 깜짝 놀라면서 그 자리에 굳어지고 있었다.


현관 앞으로 들어온 준하는 눈앞에 있는 지민을 바라보았다.


 


[어이, 너였군. 귀에 익은 목소리라고 생각했어.], 준하가 씩 웃으며 말했다.


 


[에엣.....주....준하 니이이임!], 지민이 진짜로 깜짝 놀라서 큰 소리로 준하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몸을 쓰다듬어서 옷차림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 순간 저택 여기저기에서 하이힐이 마루를 달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메이드들이 차례차례 현관의 홀 앞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거짓말!], [진짜!], [진짜야?]


 


다른 세 명은 그렇게 중얼거린 후 똑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무슨 짓이야? 손님에게 실례잖아!]


 


유리가 조금 화가 난 표정으로 말을 하자, 모두는 등을 똑바로 펴고서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준하님.]


 


준하는 건방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유리의 안내를 받아 거실로 향했고 그 뒤를 메이드들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유리가 뒤를 돌아보며, [아, 방금 준하님이 타고 온 차를 깨끗하게 세차해 놔. 더러운 채로 회사에 돌아가면 준하님이 곤란해진다.] 라고 말을 하자 4사람은 일제히 몸을 뒤로 돌리고 있었다.


그런 메이드들의 모습을 보고 유리는 씨익 미소를 지은 후 준하를 바라보며, [주인님, 이쪽입니다.] 라고 거실로 데리고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유리의 미소를 지민과 유나는 놓치지 않았다.


 


- 아앗! 당했어!


 


두 여자는 동시에 그걸 알아차린 후, 부엌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하겠네요.], 지민이 유나를 보며 씩 웃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당연하겠지.], 유나도 씨익 웃으며 그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리 님, 여우였어요.]


 


[진짜, 너무 심해.]


 


두 사람은 유리의 ‘준하님 독점 계획’을 간파하고서 유리를 앞지르기 위해서 부엌으로 더욱 더 빠르게 달려갔다.


 


한편 준하는 명수의 저택에 들어온 이후부터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 뭐지? 난 여기에 온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지만....이상해...왠지 모를 그리움이 느껴져....


 


준하는 그런 느낌에 얼굴을 찡그리며 유리의 안내를 받아서 거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건 거실에 놓여 있는 소파 세트를 봤기 때문이었다.


 


- 이....이것.....우리 집의....저 테이블도, 저 책장도, 저 식기장도....모두 다 우리 집에 있던 물건이야!


 


명수의 거실에 놓여 있는 가구나 일상용품 대부분은 예전에 준하의 아버지가 돈 때문에 모두 다 팔아버린 물건들이었다.


진짜로 깜짝 놀라고 있는 준하를 보고서 유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주인님, 왜 그러세요?]


 


그러자 준하는 곧바로 유리의 팔을 붙잡으며, [당장, 다른 방도 보여 줘.] 라고 명령을 내렸다.


유리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지만 준하의 표정에 곧바로 얼굴을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을 한 후 저택 여기저기를 안내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예전에 준하의 아버지가 처분했던 가구들 대부분이 모두 다 명수의 저택에 놓여 있었다.


 


잠시 후 다시 거실로 돌아온 준하는 그리웠던 옛날 소파에 앉은 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준하는 어렸을 때부터 머리회전이 빨랐고 이상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다.


그 때문에 자신의 집에 있었던 물건들은 아직도 모두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억 속의 물건들과 지금 자신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비교해보면 어떤 물건들이 팔렸는지 거의 다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자기 집에서 팔렸던 물건들과 지금 명수의 저택에 있는 물건들과 비교해보면 한가지의 조건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크기’였다.


 


준하는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깊이 파묻은 채 고개를 들어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 젠장...영감탱이....잘도 전부 다 찾아냈군....내 집에 있던 가구들도 전부 다....


 


준하는 명수와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리고서 크게 한숨을 쉬었다.


 


- 그 일기를 찾고 있었던 걸까? 보통 일기장 같은 게 있을 만한 곳은 아닐 거야. 좀 더 터무니없는 곳, 그래, 그 금고 안 같은 곳....


 


그 순간 준하는 갑자기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아, 그런데 난 왜 그 책이 일기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그 봉인 때문에? 아니면 그 표지 때문에? 처음 보는 문자가 표지에 적혀 있었기 때문에 난 그게 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 내용도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그리고 어쩌면 명수가 말한 할아버지의 일기와 금고에 들어 있는 봉인된 책이 같을 수도 있을 가능성을 알아차렸다.


 


- 젠장. 그건 당주의 열쇠로 열리지 않았어. 그리고 명수 영감은 일기를 찾아낼 수가 없었고....하지만 명수 영감은 일기를 열 수 있었어. 같은 책일 가능성이 꽤 크다. 하지만.....안 돼....그 책은 열 수가 없었어. 그 봉인을 먼저 어떻게든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젠장, 다시 원점인가?


 


준하는 완전히 낙담한 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런 준하를 6개의 눈동자가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


 


[준하님, 왜 저러시지?], 지민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바보, 뭔가 걱정거리가 있겠지.] 라고 유나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해서 지민의 화를 돋우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말을 걸면 틀림없이 혼이 날 거라는 사실이야.]


 


유리가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을 하자 지민가 유나가 목을 움츠리며, [히익.] 작게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3사람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거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하죠? 모처럼 시원한 과일 주스를 만들었는데.]


 


[아. 마음을 담아서 만든 카페라떼가 식어 버려요!]


 


지민과 유나가 각각 음료수가 놓여 있는 접시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두 메이드가 준비한 음료수를 바라보며 유리는 마음속으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 내가 이겼어!


 


등 뒤로 돌아가 있는 유리의 양손에는 준하의 저택 냉장고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맥주가 들려 있었던 것이다.


 


[어이, 너희들, 뭘 하고 있는 거야?]


 


그 순간 뒤에서 준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3사람이 그 쪽을 바라보자 준하가 거실의 입구에서 기가 막힌 얼굴로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여긴 손님에게 음료수도 내어오지 않는 거야?]


 


세 사람이 당혹스러워하자, [어이, 유리, 그걸 가지고 와.] 준하가 유리가 들고 있던 맥주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고서 거실 안으로 다시 돌아갔다.


잠시 후 준하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면서 계속해서 한손으로 목 뒤를 쓰다듬고 있었다.


유리가 그걸 알아차리고서, [주인님, 왜 그러시죠?] 라고 물어보았다.


 


[으음....뭔가 이상한 감촉이 느껴져서 그래......뭔가를 확실히 볼 수 없는 것 같은.....불쾌한 느낌이야.]


 


준하가 얼굴을 찡그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유리가 오늘의 일을 떠올리며, [아,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사실 오늘 저도 그런 불쾌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라고 말을 했다.


 


[불쾌한 느낌?]


 


[네, 경찰서에서 담당 형사라고 하는 사람의 시선이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졌어요.]


 


그러자 준하가 코웃음을 치면서, [뭐야? 마치 혀로 핥아대는 시선으로 네 몸매를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유리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 게 아니었어요. 마치 야수가 사냥감을 노리는 것 같은....살기까지 느껴지는 시선이었어요.]


 


그러자 준하의 표정에서 즉시 비웃음이 사라지고 있었다.


 


[살기라고? 어떤 느낌이었어? 마치...약점을 찾는 것 같은....뭔가를 노리는 것 같은 눈빛이었나?]


 


[아앗...네...맞아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젠장, 혹시 그 형사의 이름, 기억하고 있어?]


 


유리가 당황해하며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어서 형사에게서 받은 명함을 꺼내 준하에게 건네주었다.


준하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몇 초의 침묵이 흐른 후 상대방과 통화가 연결되고 있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십니까?]


 


휴대폰 저편에서 우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아응....하으으응”, 여자의 헐떡이는 교성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준하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젠장, 바쁜 것 같은데...몇 명이야?] 라고 물어보았다.


 


[하하하....지금 두 명 째입니다. 오늘 중으로 또 다시 두 명을 처리하지 않으면, 기춘 할배가 유미 님을 계속해서 독점하게 될 테니까요.]


 


우성은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여자를 괴롭히고 있었다.


준하는 우성의 대답에 우성에게 숙제가 주어진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으음....할배....유미에게서 우성 녀석을 떼어놓기 위해서 노예 아내들을 대출해 준 건가? 일단 제물 전원과 연결을 하라고 했겠지.


 


기춘이 내건 조건을 알아차린 준하가 웃음을 멈추고서 딱딱한 얼굴로 물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네. 제가 알고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대답하겠습니다.]


 


[00 경찰서의 수사 2과 이 지한 형사 과장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어? 나이는 50대 전후, 계급은 경위.]


 


그 순간 휴대폰 너머로 우성이 헉 하고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곧바로 여자의 교성 소리가 사라지고서 우성이 진지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 형사와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그 순간 준하는 그 형사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 녀석이 유리에게 눈독을 들였어. 아마 지금도 어디선가 보고 있는 것 같아.]


 


그러자 우성이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꽤 귀찮은 형사입니다. 통칭 ‘살무사’로 불리는 진짜 악덕 형사로 예전부터 조폭인 신세계파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놈으로 한 번 약점을 잡으면 골수까지 모두 다 뽑아내는 놈입니다.]


 


그 순간 준하의 입가가 살짝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후후후, 그럼 어둠의 세계에 잔뜩 몸을 파묻은 악당이라는 말이지?]


 


[아, 네...그런 표현이 진짜로 잘 어울리는 놈입니다, 하지만....]


 


우성이 반사적으로 무슨 반대의견을 말하려고 했지만, [알았어, 그런 놈이라면 내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럼.], 준하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통화를 마친 준하는 즐거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 후후후....날 따를지, 아니면 적이 될지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잠시 놀아주지. 악당은 언제나 대환영이야.


 


준하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따각따각, 하이힐 소리가 들려오면서 밖에서 세차를 하고 있었던 두 여자가 돌아왔다.


민아와 혜정이 거실로 들어와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세차가 끝났다고 보고를 했다.

그러자 준하가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겠다고 말하자, 모두 다 깜짝 놀라며 엄청난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순간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위엄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지민아, 넌 주인님의 갈아입을 옷과 방 준비를 해 줘. 방은 주 침실이야. 유나는 식사 준비를 하고, 민아는 욕실 준비를 해. 그리고 혜정이....혜정이는 내가 옷을 갈아입고 올 때까지 주인님의 시중을 들고 있어.]


 


그러자 네 명의 메이드들은 동시에 “네!” 하고 큰 소리로 대답을 한 후 각자 맡은 일을 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제일 크게 대답을 한 사람은 바로 준하의 시중을 들게 된 한 혜정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거실의 소파에 앉아 묵묵히 맥주를 마시고 있는 준하를 혜정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혜정의 눈빛을 알 수 있었지만 그녀와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계속해서 캔 맥주만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준하는 뺨에 실룩실룩 경련을 일으키며 캔맥주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뭘 그렇게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는 거야? 그렇게 보고 있으니까 숨이 막히잖아!]


 


준하가 초조한 눈빛으로 혜정을 바라보며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혜정은 온몸을 벌벌 떨면서, [죄....죄송합니다!] 라고 콧소리가 섞인 이상한 말투로 대답하고 있었다.


 


[좋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해 봐!]


 


준하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혜정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리며 온몸을 비비꼬고 있었다.


 


[저....저기....유리님께서....준하 님의 상대를 해주라고 말씀하셨으므로....저기...봉사를 해도 좋을까요?]


 


혜정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그렇게 물었다.


 


[킥....삼키고 싶은 거야?]


 


[네!]


 


혜정이 얼굴을 들어 올리며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준하가 캔맥주를 들어 올려서 가볍게 흔들며 안이 거의 다 비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혜정은 즉시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한 후 재빨리 부엌으로 뛰어가서 새 캔맥주를 가지고 돌아왔다.


혜정이 준하를 향해 캔맥주를 내밀자 준하는 혜정의 손을 붙잡고서 그녀의 몸을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혜정은 몸의 균형을 잃고서 준하의 발밑에 무릎을 꿇은 상태가 되고 있었다.


준하는 혜정의 손에서 캔맥주를 강탈한 후, [어이, 마음대로 해.] 라고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준하의 그런 허락에 혜정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며,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라고 혀 짧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 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 채 준하의 사타구니를 향해 손을 뻗었다.


 


혜정은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준하의 바지 속에서 딱딱하게 발기된 자지를 꺼내고 있었다.


 


[멋져요!.....준하님의.....자지....매우 훌룡해요!]


 


혜정은 눈을 크게 뜨면서 진심으로 찬사를 중얼거리며, 입을 크게 벌린 후 자지를 안으로 재빨리 삼키고 있었다.


“츄파츄파...크츠크츠....”, 혜정은 음란한 소리를 내면서 입안에서 혀를 사용해서 준하의 자지를 구강의 점막에 대고서 세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으음....이게 네 맛인가? 입안의 우둘투둘한 것은 서로 감촉이 다른 두 종류의 구슬이 파묻혀 있기 때문인가? 혀의 감촉도 뭔가가 까끌까끌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음음음....네....비닐실리콘과.... 츠프츠프......금속공입니다. 히아아....혀는....응응응....표면을....수술로...변화시켰습니다.]


 


혜정이 혀를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 말대로 혜정의 입안은 울퉁불퉁, 딱딱하게 변한 채, 탄력이 느껴지는 돌기와 딱딱한 느낌의 돌기가 일정한 간격으로 파묻혀 있었다.


그리고 혀의 표면은 마치 고양이의 혀처럼 까끌까끌한 감촉이 느껴지고 있었다.


 


- 젠장. 인체 개조인가? 문신에다....인두로 지지기까지....명수 영감은 사람을 걸레로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했던 것 같군. 그리고 이 느낌....이 저택에 묻힌 시체가 적어도 2, 3명은 되는 것 같군.


 


준하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동자만 움직여서 주위를 둘러보면서 캔맥주를 꿀꺽꿀꺽 마시고 있었다.


한편 준하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혜정은 이제 준하의 귀두까지 목구멍 깊숙이 삼키고서 목구멍의 인두 부분으로 자지를 세게 조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기관을 억지로 막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태를 스스로 만든 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서 욕정으로 황홀해진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봉사를 계속하고 있었다.


즉, 한 혜정은 메이드들 중에서도 제일 고통을 좋아해서 피학감에 완전히 취하고 마는 진성 매조키스트로 조교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제 혜정의 목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입술이 보라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온몸이 움찔움찔 떨리고 있었다.


 


- 씨발, 이 년...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작정인가?.....난 자살하고 싶은 년과 관계를 가질 생각이 없어.


 


준하가 어이없어 하면서 자지를 뽑아내려고 한 순간, 거실에 놓여 있는 가구에서 스으윽, ‘암흑’의 그림자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준하가 눈을 휘둥그레 뜬 순간 그 암흑은 마치 오징어의 촉수처럼 손을 뻗은 채 혜정의 몸을 향해 늘어나더니 그녀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 순간 혜정의 몸이 움찔움찔 떨려오면서 작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거실 안을 여자의 진한 체액 냄새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혜정이 질식을 해서 흰자위를 드러낸 채 강력한 절정에 도달했던 것이다.


혜정이 계속해서 오르가슴을 겪고 있는 동안, 그녀의 몸으로 하나, 또 하나, 암흑의 촉수가 뻗어져 와서 휘감기고 있었다.


이윽고 수많은 암흑의 촉수가 온몸을 휘감게 되자, 혜정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일 텐데도, 준하의 자지를 목구멍 안쪽으로 더 깊이 삼키기 위해서 얼굴을 더욱 더 앞으로 밀어대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혜정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잡아당기며 그녀의 입에서 자지를 뽑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완전히 의식을 잃고 있었던 혜정의 양손이 앞으로 뻗어오더니, 준하의 허리를 껴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혜정의 팔 힘은 이상할 정도로 강했다.


준하는 깜짝 놀라면서도 이게 바로 가구에서 흘러나온 또 다른 암흑의 힘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혜정이에게 달라붙은 놈이 누구냐? 감히 누구의 물건에 손을 대는 거야?] 라고 눈에 힘을 집중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 순간 혜정에게 휘감겨 있던 어둠이 부르르 떨리더니 마치 도망을 치는 것처럼 혜정의 몸에서 떨어져서 가구 안으로 다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자 간신히 ‘암흑’에서 해방된 혜정의 육체에서 스윽 힘이 빠져나가더니 준하의 자지에 꿰뚫린 채로 그의 사타구니에 매달리고 있었다.


준하는 즉시 혜정의 목덜미를 붙잡고서 그녀를 위로 세게 끌어당겼다.


그러자 스르륵, 준하의 자지를 마침내 토해낸 혜정은 의식을 잃은 채로 격렬하게 기침을 하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있었다.


준하는 녹초가 된 채 축 늘어져 있는 혜정을 힐끗 바라 본 후 조금 전의 가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거기에 준하를 찾는 것처럼 어둠이 부르르 진동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준하가 지니고 있는 암흑의 힘에 호응해서 가구에서 튀어나온 후, 다시 준하의 고함소리에 의해 도망을 친 ‘어둠’은 원망이나 원한, 비명, 비탄, 파괴나 유린의 욕망으로 불리는 감정들이 광기 속에서 하나로 합쳐진 에너지였다.


그리고 그 에너지에 사로잡히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빙의’라고 불렀고 그 힘에 휩쓸려서 파멸해가는 것을 ‘앙화’라고 불렀다.


 


 


5-9.


 


그 순간, 실내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유리가 거실로 돌아왔다.


유리는 흰색의 실크로 된 반투명의 드레스를 몸에 걸친 채 붉게 물든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거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저어....기다리게 해서....죄송합니다.]


 


유리는 부끄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인사를 하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서 준하와 혜정의 모습을 본 순간 눈을 크게 뜨면서 그 자리에 얼어붙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이 상황의 의미를 파악하고서 준하의 발밑에 몸을 던지며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다.


 


[주인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혜정이가 실수를 한 것은 저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제발 분노를 거두고서 용서를 해 주세요!]


 


[젠장, 착각하지 마! 이건....이 녀석이 자기 마음대로 봉사를 하다가 너무 열중해서 기절한 것뿐이야.]


 


준하가 혜정의 목에서 손을 떼어놓으며 유리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


 


[어, 또요?], 유리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 또? 그럼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거야?]


 


[네. 가끔 있는 일이었습니다. 혜정이는 명수의 손님을 상대하고 있을 때 몇 번이나 질식사하기 직전까지 봉사를 계속한 적이 있었어요, 이 애,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히 중증의 피학쾌감 중독자입니다.]


 


그러자 준하가 “흥”, 코웃음을 치면서, [아니야. 이 녀석이 이런 식으로 변한 것은 바로 이 저택 때문이야.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저택에 우리 집의 가구가 있었기 때문이야.] 라고 진실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하지만 유리는 준하의 그런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준하는 아직도 의아해하고 있는 유리의 표정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 순간, 준하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갔던 지민과 욕실 준비를 하러 갔던 민아가 동시에 거실로 돌아왔다.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왔습니다.], [욕실 준비가 끝났습니다.]


 


평소보다 밝은 목소리로 보고를 한 순간, 두 사람은 거실의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준하가 또 다시 처음부터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 한숨을 쉰 순간, [지민, 민아. 아니야. 혜정이가 또 폭주를 한 거야.] 라고 유리가 먼저 두 사람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에....지금요?]


 


[우...우리들이 나간 지 겨우 10분밖에 안 됐는데.]


 


지민과 민아가 깜짝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준하가 손짓을 하며 둘을 불렀다.


 


[어이, 너희들도 이쪽으로 좀 와 봐.]


 


두 메이드는 곧바로 준하의 발밑에 꿇어앉아 있는 유리의 뒤로 다가가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좋아. 너희들, 각자 알고 있는 것을 좀 말해줘야 하겠어. 이 저택에서 아직까지 몇 명이나 메이드가 죽었지?]


 


준하의 직설적인 질문에 두 메이드는 얼굴을 딱딱하게 긴장시키고 있었다.


 


[이 저택에서 죽은 하녀들은 제가 알고 있는 한 모두 13명입니다. 대부분 다 손님의 고문에 의해 목숨을 잃은 후 마당에 묻혔습니다.]


 


뒤에 있는 메이드들의 반응을 힐끗 바라 본 후 유리가 먼저 저택의 비밀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준하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당시의 상황을 알고 있어?] 라고 물어보자 유리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전, 손님들이 고문을 하기 시작하면 자리를 비우도록 명령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 상황에 대해서는 나보다 여기 이 두 사람이 더 자세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기, 너희들, 주인님에게 얘기를 해 줘.]


 


준하가 두 명의 메이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뭐, 죽은 메이드들의 얘기와 너희들이 고문을 당할 때의 상황도 말해 줘. 손님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상황에서 메이드들을 죽였는지. 그리고 너희들을 어떤 식으로 고문했는지도.]


 


[손님들은 모두 다 똑같았어요. 처음에는 우리들에게 보통의 봉사를 요구했어요. 그리고 서서히 그런 것에 싫증이 나고 성적 흥분이 강해지면....점점 더 가혹한 행위를 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이빨을 모두 다 뽑혔을 때에도, 손님들은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번갈아가며 펜치 같은 물건으로 내 이빨을 뽑았어요. 전 그 때 이빨이 생으로 뽑혀지는 고통보다 절 바라보고 있는 손님들의 시선이 더 무서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어요.]


 


지민이 놀랄 정도로 담담한 말투로 그 때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시선?]


 


준하가 다시 물어보자 지민을 눈을 크게 뜨고서 마루의 한 점으로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공포심을 감추듯이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네. 시선요.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준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손님들은 모두 다 처음에는 저희들에게 보통의 봉사를 시키면서 쾌감을 즐겼어요. 하지만 서서히 방안에 비명소리가 끓어오르며, 알몸을 마구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어요. 그 무렵에는 아직....손님들의 시선은 빨갛게 충혈 되어 있는 것뿐이었어요. 하지만 그 눈빛이 점점 더 빨갛게 변하면서 얼굴 모습 자체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진짜로 방안이 호러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변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그렇게 변하면 평소에는 심한 짓을 절대로 하지 않았던 분들까지....마치 진짜 악마처럼...]


 


지민이 그 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 밖에 또 알아차린 건 없어?]


 


준하가 낮은 목소리로 물어보자 지민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서 열심히 생각을 한 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다.


 


[아, 맞아요. 별로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지만....그런 현상이 벌어질 때면 항상 추위가 느껴졌어요....그냥 기분이 그런 게 아니라....진짜 차가운 한기가......그것도 일반적인 추위와는 다른 아주 오싹한 한기였어요. 마치 한여름에도 그런 느낌이 들 때면 온몸이 오싹오싹했어요.]


 


[으음....그럼, 그럴 때 명수 영감은 뭘 하고 있었어?]


 


[아무 것도....명수는 그런 일이 있을 때 항상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소파에 앉아 있었어요.]


 


지민의 말에 준하는 코웃음을 치며, 스윽 손을 들어 올려서 거실의 한쪽 벽에 붙어 있는 일인용 소파 의자를 가리켰다.


 


[바로 저 소파지?]


 


그러자 지민이 눈을 크게 뜨면서 깜짝 놀라고 있었다.


 


[앗, 그 소파에요. 어떻게 알았어요?]


 


[후후....이 집의 구조와 배치로 봤을 때, 저 곳이 바로 중심이기 때문이야. 이 집을 한 바퀴 돌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어.]


 


- 게다가 그 소파 아래만 어둠이 진하기 때문이야.


 


준하는 그렇게 설명을 해준 후 마음속으로 다른 이유를 중얼거렸다.


지민이 감탄한 표정으로 동경의 눈빛으로 준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걸 알아차린 유리가 약간 험악한 눈빛으로 몸을 옆으로 움직여서 지민에게서 준하의 모습을 가리고서 말을 걸었다.


 


[주인님....조금 전 말씀하신 ‘가구’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하지만 준하는 그런 유리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채 손으로 턱을 받힌 채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준하는 방금 들었던 지민의 설명과 저택의 구조, 그리고 명수의 행동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준하가 열심히 생각에 잠긴 순간, 거실의 입구에서 이번에는 유나가 나타났다.


 


[식사 준비가 끝났-----]


 


유나가 기쁜 얼굴로 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거실의 이상한 분위기를 알아차리고서 즉시 입을 다문 채 재빨리 앞으로 걸어와서 다른 메이드들의 옆에 엎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으응....], 하며 실신해 있었던 혜정이 안경을 위로 들어 올리며 눈을 뜨고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직까지 실신해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의 기억이 희미해진 혜정은 준하의 모습을 본 순간, [아앗! 준하님! 왜....뭐 때문에?] 라고 말하며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었다.


열심히 생각을 하고 있는 준하의 옆에서 혜정이 감히 소란을 피우기 시작하자 다른 4사람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준하의 왼손이 위로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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