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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2부(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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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2 회 작성일 24-01-23 20: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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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하아..하아.. 』


 


 


마이클은 조금씩 호흡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손으로 총알을 맞은 옆구리를 꾹 누르면서 다른 한 손으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레이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습격을 받은 이후 레이첼은 이렇게 잔뜩 겁을먹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마이클이 시키는대로 침착하게 따라주고 있었다. 다 큰 성인이어도 쉽지않은 일을 레이첼은 마이클이 원하는대로 잘 따라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레이첼은 놈들에게 잡혀버렸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레이첼이 기특하기도 했지만 이런 나이에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많이 겪어봤다는 방증이기도하기에 안타까운 생각도 같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어린 아이가 능력자 일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직접보고있으면 이런 아이가 그런 능력자일거라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다.


 


레이첼이 능력자인지 능력자가 아닌지 지금으로서는 알수도 확인할 방법도 없지만 이 아이를 놈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지금 마이클을 쫓고 있는 놈들이 아니더라도 이 아이가 능력자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면 정말 이 아이가 능력자든 아니든 이 아이는 세상의 표적이 될 것이었고 세상 모두가 이 아이를 향해 달려들 것이고 이 아이가 원하는 삶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도록 강요받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삶이 결코 평탄하다고도 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었다. 특히나, 그 상대가 프레드릭같은 자라면 더더욱...


 


『레이첼.. 아저씨 믿지? 』


 


레이첼은 마이클의 옷깃을 꼭 잡고있는채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여기 좁은 길을 따라가다보면 밖이 나올 거야.. 밖으로 나가서 아저씨 기다리지말고 도망쳐 알았지? 미안하지만 경찰한테 가서도 안돼.. 경찰도 믿지마.. 아저씨가 찿아갈때까지 도망쳐..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망쳐야해.. 알았지? 』


 


레이첼은 마이클의 말에 또다시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있었다. 마이클의 집에 들이닥친 놈들에게서 마이클은 다행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파트에서 벗어나기만하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상대쪽에서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처음에는 총을 쓰지 않던 놈들이 쏜 총에 맞아버리고 말았다. 겨우 지하주차장까지 도망쳐왔지만 이곳은 막다른 길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다고나할까? 마이클은 언젠가 주변의 어린 녀석들이 비밀스럽게 이곳에서 밖으로 통하는 비밀통로를 통해 들락거리는 것을 목격했던 적이 있었다. 이곳에 사는 마이클조차도 그들을 보지 못했다면 알아챌 수 없었던 그런 통로이기에 출입구쪽에만 경계를 하고 있는 놈들에게 레이첼이 발견될 확율은 적을 것이었다. 다만, 아이들이 지나다닐정도의 통로이기에 마이클까지 그 통로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마이클은 레이첼을 좁은 통로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런데.. 통로에 들어가기까지 마이클의 말대로 순순히 따라주던 레이첼이 마지막 순간에 마이클의 손을 꼭 잡은채 놓아주려하지 않는 것이었다.


 


『레이첼.. 이러지마!! 빨리 도망쳐야해!! 』


 


낮은 목소리로 레이첼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지만 어쩐일인지 레이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이클의 손을 놓아주려하지 않았다. 별 수없이 힘으로라도 뿌리쳐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이클은 레이첼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어린아이가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겠지만 지금 마이클에게 느껴지는 레이첼의 두려움은 조금 다른 의미였다. 왜 그런지.. 지금 레이첼이 두려워하는 것은 레이첼 자신이 죽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마이클이 죽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프레드릭에게서 입양되어진 아이니만큼 수많은 학대를 당했을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죽어나가는 아이들을 봐왔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에게서 도망치고 도망치던 레이첼을 발견한 노부부 레이첼을 발견하고 레이첼을 보살펴주다가 프레드릭의 부하의 손에 죽는 모습도 어쩌면 직접 보았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자신과 함께하거나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걸 이 아이는 무의식중에 알고 있는건 아닐까..? 그렇기에 이번에도 자신을 돌봐준 마이클이 죽을까봐 무서워하고 있는건 아닐까..?


 


『레이첼.. 네가 지금 이 손을 놓지 않으면 아저씨는 정말 죽어..!! 』


 


신기하게도 그 말에 깜짝 놀란듯이 레이첼은 죽어도 놓지않을듯이 꼭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런 레이첼의 머리를 마지막으로 쓰다듬어주면서 마이클이 말했다.


 


『레이첼.. 끝까지 도망쳐서 네 세상을 사는거야.. 남들이 만들어주는 세상이 아닌 네 세상을 만들어 가야해 알았지? 자 이제 가 얼른!! 』


 


레이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는 통로의 저편을 향하기 시작했다.


 


『난 세상을 구하지못하지만 네가 만들어갈 작은 세상은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린이 내 세상을 구해준것처럼 말이야.. 지금도 린이 물어보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린에게 대답해줄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 』


 


레이첼을 보내고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던 마이클이 상처입은 옆구리를 바라보았다. 이미 적지않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마이클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그곳에 있었던 흔적을 지우며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02.


 




불과 몇 시간 전...


 


 


레이첼이 잠이 들자 마이클은 서류들을 꺼내놓고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린에게는 걱정하게하고 싶지 않아 반쯤은 거짓말을 했다. 마이클은 능력자에의한 사건으로 빠르게 사건을 종결시키려고 하는 상부에 항의했다. 분명 어떻게든 프레드릭이 연관이 되어있을 것이고 그게 무엇인지 더 조사를 해봐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그에게 상사는 휴가를 권유했다. 마이클이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결국, 마이클은 그 휴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분명, 이 사건에서 레이첼이 끼어있는 부분은 어떻게 생각해도 부자연스러웠다. 아직 범죄를 위해 뭔가를 시키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고 사망한 노부부 역시 프레드릭과는 어떤 접점도 찿아볼 수 없었는데다 마땅히 뭔가 의심스러운 부분하나 찿아내지 못했음에도 이런 압력을 경찰에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결국, 프레드릭은 아직 마이클이 모르는 그 무엇인가가 드러날 가능성을 적지않게 염두해두고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어디서 찿아야할 것인가? 답은 하나.. 이 사건에 부자연스럽게 끼어있는 레이첼이 될 것이었다. 이 사건에서 레이첼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면 지금은 알지 못하는 연관성이 눈에 보이게 될 것이라 생각한 마이클은 경찰에 레이첼을 넘겨받을 기관에 보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능력자들로인해 사망이나 실종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경찰뿐아니라 아동복지기관쪽도 정신이 없이 돌아가고 있어 처음 레이첼을 인계하려할때에도 몇 일정도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야했기에 잠시동안의 시간은 벌 수 있을것 같았다. 그렇기에 마이클은 그 휴가를 받아들이고 레이첼에 관련된 자료를 모두 모아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레이첼에 대한 자료를 보면 처음 보육기관에 누군가 한국식 이름을 영어로 표기한 이름과 함께 아이를 버리고 간 것을 나중에 프레드릭쪽에서 입양의 형식으로 데려왔다는 것정도 이외에 특이한 점을 찿아보기도 어려웠고 레이첼과 직접적인 자료는 거의 없다고해도 좋을만큼 자료가 부족했다. 마이클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모두 덮어버리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그 사건의 연관성이라는 초점을 버리고 그저 레이첼이라는 아이의 연대기를 보듯이 레이첼과 관계된적이 있는 보육기관이나 사건들 전반에 관해서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 가지 마이클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 바로 처음 레이첼이 입양되어있던 보육기관에서 발생한 화재.. 레이첼입양이후 결국 원인을 찿을 수 없는 화재로 인해 보육원 일부가 소실되었다는 기록이 있었다. 원인불명의 화재..? 레이첼이 경찰에 발견되어진 것도 원인불명의 폭발이 아니었던가..? 처음에는 그저 우연이라 생각했고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요한 단서하나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혹시하는 심정으로 동료경찰에 전화를 걸어 프레드릭이나 그 부하들과 관련된 건물이나 부지에서 발생한 화재나 폭발사고에대한 자료들을 부탁했다.


 


동료경찰이 보내준 자료중에서 화인이나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을 제외하고 원인불명인 화재가 2건이 있었다. 그 2건의 화재의 공통점이라면 생존자들이 주로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프레드릭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교육시키거나 하는 장소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사실보다 마이클을 놀라게 한 것은 그 2건의 화재 모두 어김없이 생존자 명단에 레이첼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이 아이가 가는 곳마다 매번 화재니 폭발이니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그것도 매번 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는..??


 


그 순간.. 마이클의 하나의 생각이 마이클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가정집 폭발사건의 원인은 능력자의 짓이라 추정된다고 했었다. 그것은 마이클도 관계자와 직접 현장까지 찿아가서 확인한 바 있는 사실이었다. 레이첼이 있었던 곳의 화재모두 원인 불명이라고 한다면.. 극단적으로 원인 불명은 모두 능력자와 관계된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그 능력자가 레이첼일 수도 있지 않을까?


 


마이클은 곤히 잠들어있는 레이첼을 바라보았다. 몇 일되지 않았지만 처음 만났을때 지극히 경계하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편히 잠들어있는 레이첼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마이클이 생각한대로 만약 레이첼이 능력자라면.. 혹은 능력자일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리고 프레드릭이 그걸 눈치챘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자 마이클에게 들었던 모든 의문이 한꺼번에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 노부부의 집에 프레드릭의 부하들이 레이첼과 함께 찿아간 것이 아니라.. 프레드릭의 조직에서 도망쳐 홀로 있는 레이첼을 거두어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온 노부부의 집에 레이첼을 데려가기위해 프레드릭의 부하들이 찿아 온 것이라면? 노부부는 레이첼을 보호하려했고 그 과정에서 프레드릭의 부하들이 노부부를 살해하거나 혹은 그런 광경을 목격한 레이첼이 능력을 사용한 것이라면..? 그렇다면 프레드릭과 노부부와의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도 설명이 가능하고 레이첼이 그곳에 있게 된 것도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분명, 프레드릭이 범죄를 위해 모아놓은 아이들을 보통 가정의 아이처럼 대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어린 아이가 프레드릭의 조직에서 도망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능력이 있기때문이라면 그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나, 프레드릭쪽에서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자신이나 주위의 친구들이 혹독한 경우를 당하는 것을 보고 사용한 능력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경찰에 인계되어지고 혼란한 틈을 타서 도주했다면.. 그런 일이 반복되어지는 것에대해 책임을 추궁하거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레드릭도 그 가능성을 눈치챘을 수 있다.


 


만약, 레이첼이 생존해있고 경찰의 손에 있는 이상 수사가 계속 진행되어진다면 레이첼이 능력자일 가능성이 드러날 수도 있는 일.. 만약, 그런 사실이나 가능성이 드러난다면 그때부터는 일개 경찰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설만한.. 아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이첼을 확보하려 할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능력자들로 인해 세상의 판도가 바뀌어질 수도 있는 지금.. 아무리 프레드릭이라해도 손을 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중앙정부로부터 공권력을 초월한 실력행사가 들어올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프레드릭이 서둘로 사건을 덮어버리려고 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걸리는 것은 지금까지 오랜시간동안 마이클은 프레드릭을 조사하며 그의 행보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레이첼이라는 존재는 무엇보다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어려도 능력자였다. 그렇기에 어린 레이첼에게 몇번이나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도망칠 기회가 생겼을 것이다. 그런 능력자를 아무런 대책없이 확보해 놓을 수도 없는 일.. 그렇다면 능력자와 관계된 어떤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 분명한데도 지금까지 예의 주시해온 마이클에게도 그런 낌새조차 알아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놓친 것이 있는게 아닐까..? 아니면 마이클이 너무 과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이클은 그것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같이 짝을 이루어 프레드릭을 감시해왔던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마이클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와함께 프레드릭과 관계된 일중에 아주 조금이라도 능력자나 그런 연구에 관계된 부분이 있는지 알아봐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전화통화를 마친지 채 한시간도 되지않아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니 충분히 그 정체를 짐작할 수 있는 건장한 사내들이 마이클의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 마이클은 프레드릭을 조사하며 그의 뒤를 쫓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마이클이 프레드릭의 뒤를 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프레드릭이 마이클을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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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앙-!!


 


 


또 한발의 총성이 지하 주차장에 울려퍼졌다. 운좋게 아파트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집안이라 총을 몸에 착용하고 있지 않았던 마이클은 벗어나기를 선택한 관계로 총까지 가져나올 수는 없었다. 이미 한발 맞아 현기증이 날정도로 피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이런 상황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이클은 자리에서 쓰러졌다.


 


『애는.. 애는 어딨어!!! 』


 


멍청한 놈들.. 말할리 없지 않은가..? 마이클에게 몰려든 남자들은 마이클의 뺨을 때리며 아이의 행방을 묻고 있었지만 뺨의 고통마저도 무감각해질정도로 마이클의 눈은 서서히 감겨가고 있었다. 시끄럽던 소리가 조금씩 잦아들며 남자들의 발검을이 멀어지는 건지.. 아니면 점점 무뎌지는 감각때문에 그렇게 들리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아.. 린.. 말해줘야하는데... 오늘은.. 오늘은 세상을 구할 가치가 있었는지... 마..말 해줘야.."


 


린은 결혼같은건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다. 설사 자신이 마이클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마이클이 없어도 안될만큼이 되어도 결혼이나 가정을 꾸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었다. 마이클이 독신주의라거나 결혼에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마이클은 그 말에 금방 수긍할 수 있었다. 능력도 있고 누가봐도 탐낼만큼 예쁜 여자였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따위 없어진다해도 금방 그런 생활에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같은 여자였다. 그렇기에 린이 무슨 이유에서든 자신과 더이상 함께할 수 없다면 그 역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씩 린과 만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분명.. 이렇게 자신이 죽는다면 린은 많이 슬퍼하겠지.. 그리고 많이.. 외로워하겠지.. 그녀가 1000번째로 똑같은 질문을 하는 날.. 그녀에게 주고 싶었던 것.. 늘 마이클의 아파트에 찿아왔지만 언제 만날지 확실히 알 수 없기에 얼마전부터 지니고 다녔던 반지.. 그것을 주며 결혼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하하.. 아마 보기좋게 거절당했겠지.."


 


 


 


 


03.


 




타앙-!!


 


 


정확한 위치를 찿지 못하고 여기저기 헤메이던 린은 또 한발의 총성이 울려퍼지자 다시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하주차장까지 달려온 린의 눈에 누군가 쓰러져있는 것이 보였다. 심장이 터져나갈듯이 고동치는 것을 느끼며 린은 미친듯이 그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마이클!!! 』


 


아니길 바라고 그렇게 또 바랐건만 불행하게도 쓰러져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마이클이었다. 금방이라도 생명이 꺼져버릴듯이 보이는 응급환자를 수도없이 봐왔던 린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쉽게 진정이 되지가 않고 있었다. 총상으로 보이는 상처가 두군데.. 하나는 생명에 큰 지장이 있을만한 부위는 아니었지만 다른 하나의 상처는 상당히 위험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출혈이었다. 린은 황급히 옷을 벗어 자신의 브라우스를 찢어 상처부위를 감싸며 신고있던 스타킹까지 벗어 상처를 압박하며 출혈을 막았다.


 


『리..린..? 』


 


『마이클!! 도대체 이게 어떻게.. 』


 


『린.. 맞구나.. 와줬구나.. 리..린 있잖아.. 오늘은 쿨럭.. 안물어봐..? 』


 


『그..그게 무슨 소리야!! 』


 


『세상을 구할 가치가.. 쿨럭..쿨럭.. 있는지.. 없는지.. 』


 


『말하지마!!! 출혈이 더 심해진단말이야!!! 』


 


린이 아무리 의사라고는해도 아무것도 없는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더구나 출혈상태로 미루어보아 지금 당장 병원으로 이송한다하더라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을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


 


"저..전화.. 전화를 해야해.."


 


린은 핸드폰을 찿았지만 이미 마이클의 아파트에서 모든걸 내려놓고 정신없이 뛰어왔던터라 핸드폰이 있는 가방은 지금 없었다. 다급하게 마이클의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마이클에게도 핸드폰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어떻게 해야하지..!!"


 


지금 전화기를 찿으러 마이클을 두고 나갈 수는 없었다. 그건 오히려 마이클에게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시가 급한 이때에 누군가 도와주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었다.


 


『린.. 있잖아.. 난 모든걸 잃었어.. 세상 모두가 내거같았는데.. 한순간에.. 쿨럭.. 그런데 린 네가.. 다 부셔져버린 내 세상을 구해준거야.. 세상을.. 쿨럭.. 구할 가치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구할 가치는 있는거 같아.. 그 사람이 가진.. 쿨럭.. 작은 세상을 구할 가치는.. 그러니까 린.. 레이첼.. 레이첼을 도와줘.. 경찰도 믿을 수 없어.. 아무도..아무도 믿을 수 없어.. 하지만 린.. 너는 레이첼도 믿어줄거야.. 그러니까 린.. 』


 


『제발!! 제발 더 말하지 말란말이야 이 나쁜놈아!! 제발.. 흑.. 흐윽.. 』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쿨럭쿨럭.. 결혼해달라고.. 마..말..하고.. 』


 


『안돼..마이클.. 마이클 정신 좀 차려봐!! 마이클!! 』


 


마이클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직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말할 기력조차 없는지 정말 죽은듯이 눈을 감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안돼.. 제발.. 제발.. 도와줘.. 제발.. 』


 


『도와줘...!! 제발!! 나와.. 지금 당장.. 나오란말이야!!!! 』


 


.

.

.

.

.


 


 


『나를 불렀는가..? 』


 


순간, 린과 마이클만이 있는 주차장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에겐가 소리치듯이 부르짖는 린의 목소리에 대답하듯이 들려오는 목소리를 잘 알고 있는듯 린은 놀라워하는 기색도 전혀 없이 대답했다.


 


『도와줘.. 제발.. 이 사람 살릴 수 있게.. 도와줘.. 』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거 알고 있지않은가? 』


 


『그..그럼.. 히.. 힘을.. 내게 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힘을 줘..!! 』


 


린의 말에 목소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잠시동안의 정적을 유지했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자 목소리는 천천히 다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잊었는가..? 너는 오래도록 이 별의 감시자였다. 너도 느끼고 있겠지만 이 별은 멸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별이 멸망한다해도 너는 또다른 별에서 감시자로 살아갈 수 있다. 이 별이 멸망하지 않는다해도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계속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너에게 힘을 준다면 너는 더이상 감시자가 아니게 된다.. 그걸 잊은건가? 』


 


『알아.. 나도 알아!! 하지만... 』


 


『한낱 인간일 뿐 아닌가..? 비유하자면 지금 너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고작 하루를 살아가는 하루살이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것 알고있지 않은가? 이 인간에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


 


『사랑하니까.. 이 사람을 사랑하니까!! 그래서.. 그래서 보여주고 싶으니까.. 이 사람이 구한 세상을.. 이 사람에게도 보여주고 싶으니까.. 』


 


『사랑..이라고..? 이해하기 어렵군.. 좋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원한다면 네 뜻대로 해주겠다. 다만.. 지금까지는 능력자들의 영향력에한해서 내 힘으로 널 보호해줄 수 있었지만 내가 너에게 힘을 준다면 더 이상 널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저 사람을 살릴수 있는 치유라는 능력을 한정해서 네게 준다면 넌 다른 능력자들에 비해 약해질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능력자의 손에의해 죽을 수도 있다. 그렇게 죽는다해도 그것이 마지막.. 더 이상 지금까지처럼 다시 다른 인간의 몸을 빌어 태어날 수 없다. 그래도 괜찮겠는가? 』


 


『상관없어.. 이 사람.. 이 사람만 살릴 수 있다면.. 』


 


『좋다.. 네가 진정으로 그러길 원한다면 대답하라.. 너는.. 힘을 원하는가? 』


 


『원해.. 힘을 원해.. 』


 


『이별의 시간이군.. 이해할 수는 없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겠다.. 』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린의 몸이 순간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속에서 마이클의 출혈을 막기위해 찢어져 브라를 한 가슴이 다 드러나있는 린의 옷과 체형마저도 바뀌어버린 린이 마이클의 상처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린의 조치에도 조금씩 새어나오던 피가 린의 손길이 닿는 순간 완전히 멈춰버리고 구멍이 뚫린 상처에서 총알로 보이는 금속덩어리가 솟아올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와 함께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마이클의 맥이 희미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을 린은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 마이클 당신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일어나서 나랑.. 나랑같이 레이첼을 도와주러 가자.. 알았지? 그리고.. 그리고 우리.. 결혼하는거야.. 나.. 나 자기랑 결혼하고 싶어졌어.. 레이첼도 우리 딸처럼 키우자.. 응? 그러니까.. 죽지말란 말야 얼른 일어나서 언제나처럼 나한테 대답해달란 말이야 이 바보야.. 』


 


왠지 눈물이 나올것만 같은 것을 꾹 참으며 린은 마이클의 치료에 집중하고 있었다. 당장 병원으로 이송해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방금 자신이 얻은 능력은 마이클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린은 능력이 없을때에도 이미 그런 일을 충분히 해온 능력있는 의사였다.  그런 의사로서 마이클이 죽지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타앙-!!


 


또다시 들려오는 총 소리.. 그와함께 린의 옆구리쪽에서부터 강한 고통이 전해져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마이클에게 모든 것을 집중해야할 때였다.


 


『뭐..뭐야? 느..능력자다!! 쏴!! 계속 쏴!!! 』


 


타앙-!! 탕!! 탕!!


 


마이클이 쓰러지고 아이의 행적을 찿을 수 없게 된 남자들은 마이클에게서 아이에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주위로 흩어져 아이를 찿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아이를 발견하지 못하자 다시 마이클이 있는 곳을 되돌아와 린을 발견하고 쏜 총에 린이 쓰러지기는 커녕 버티는 것을 보고 능력자라고 판단해 총을 난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몇 발이나 되는 총알이 린의 몸에 적중하자 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진 린이 다시 일어나는 순간 남자들이 쏜 총이 마이클의 가슴을 관통하는 것이 린의 눈에 들어왔다. 가슴에 총알을 맞은 마이클의 몸이 경련하듯 한차례 들썩이는 것을 보는 순간.. 린에게 있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치유능력으로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없다. 애초에.. 어떤 능력도 죽은 사람조차도 되살릴 수는 없었다. 부활능력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

.


 




콰앙-!!


 


총을 쏘던 남자무리중의 하나가 주차장의 한쪽 벽면으로 날아가 벽에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다른 남자가 자신의 무리중에 남아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능력자가 되어버린 린의 손이 그의 목을 파고들어왔다. 한 손으로 목을 짓누르며 주차장의 기둥에 쳐박아넣듯이 남자들 들어올리고 있는 린이 물었다.


 


『누구야.. 일을 지시한게 누구야!! 』


 


『마..말 못해..!! 』


 


『그래? 그럼 말하지마.. 말하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테니까.. 그러니까 절대로.. 말하지마.. 』


 


그와함께 린은 들어올린 남자의 손목을 어린아이 손목비틀듯이 꺽어버렸다. 그리고나서 한 손으로 남자의 옆구리쪽에 손을 가져다댄 후에 그 손을 그대로 남자에게 쑤욱하고 꽂아넣어버렸다.


 


『크아아악!! 사..살려줘.. 프..프레.. 프레드릭이야 제발.. 사..살려줘!! 』


 


『걱정마.. 죽지는 않을거야.. 믿어도 돼.. 왜냐면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보여줄게 죽지못하는 고통을.. 그 지옥을.. 내가.. 내가..!!! 똑똑히 보여줄게... 』


 


 


『끄아아아아아악!!! 』


 


 


 


 


 


 


 


04.


 


 


 


레이첼은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가끔씩 레이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레이첼은 마이클이 말해준 대로 누구도 믿지 않고 끝까지 도망쳤다. 특히나, 경찰이 보이면 보이지 않을때까지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그렇게 도망치면서 마이클이 자신을 찿아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벌써 여러번이나 이런 경험을 해본 레이첼은 마이클이 다시 자신을 찿아올 수 없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은 모두.. 죽었으니까..


 


어느 날은 종이박스같은 것들을 이불 삼아 쓰레기더미속에 파묻혀 잠을 잘때도 있었고 날이 너무 추운날에는 근처를 돌아다니며 시동이 꺼진지 얼마 되지않아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트럭밑으로 기어들어가 잠이 들때도 있었다. 햄버거같은 패스트푸드를 사서 벤취에 앉아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그들이 먹던 음식을 훔쳐오기도하고 길가에 위치해놓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남겨놓은 음식을 집어 먹거나 그들이 음식값으로 테이블위에 던져놓은 돈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이 마땅치 않은 날에는 음식점의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쓰레기를 꾸역꾸역 먹으며 레이첼은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이클을 다시 볼 수 없을거라는 생각은 확신처럼 레이첼에게 다가왔다. 마이클이 다시 자기를 찿아오지 않는다해도 괜찮았다. 아니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레이첼을 두렵고 무섭게 만드는 것은 마이클이 죽었을거라는 생각이었다.


 


자신을 친손자처럼 귀여워해주고 먹여주고 재워주었던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죽었듯이.. 입양이 되어 고아원을 떠난 이후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 무슨 잘못인지도 모르는 잘못을 했다는 이유로 어른들에게 끌려가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던 것처럼.. 레이첼을 데리고 있어주었던 마이클도 아마..


 


레이첼의 배에서 꼬로록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배가 고팠지만 레이첼이 돈이나 음식을 훔쳐가는 일이 잦아지자 가게주인이나 사람들이 잔뜩 경계를 하고 있기에 아무리 기회를 기다려봐도 쉽게 그 기회가 생기지를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음식점 쓰레기통을 뒤져볼까 생각도 했지만 얼마 전.. 쓰레기통을 뒤져 먹다가 어떤 뚱뚱한 남자에게 걸려 걸을때마다 다리가 너무아파 걷기도 힘들정도로 얻어 맞은 이후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레이첼은 정말정말 만약을 위해 훔쳐놓고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참으며 쓰지않고 있던 돈을 꺼내보았다. 이 돈으로 무엇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같은건 레이첼로도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이 돈으로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걸 알 수 없기에 레이첼은 어두운 골목에서 대로변을 바라보며 그렇게 망설이고 고민하며 서있었다. 그런데.. 그런 레이첼의 눈에 띄는 한 명의 여자가 있었다. 비틀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듯이 걷고 있는 여자.. 저 여자도 나처럼 배가 고픈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여자는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레이첼의 눈에 그 여자의 모습위에 레이첼에게 도움을 줬던 노부부의 모습이 덧씌워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마이클의 모습도 그 여자의 모습에 겹쳐져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레이첼은 그 여자의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죽음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 멈춰서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던 여자는 다시 걷기 시작했지만 여자의 몸은 조금씩 도로를 향해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죽을 것이다.. 저 여자는 죽을 것이다 그 생각만이 레이첼의 머리속에 가득했다.


 


"안돼.. 그러지마.. 제발.. 죽지마... 제발..."


 


여자의 몸이 차들을 향해 금방이라도 뛰쳐나갈듯이 보이는 순간.. 레이첼은 어떤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여자의 스커트 자락을 꼭 움켜쥐었다. 그러자 여자는 레이첼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여자를 잡아버렸지만 이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냥 이 여자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는데.. 이 여자를 붙잡은 지금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레이첼은 알 수 없었다.


 


"꼬로록..."


 


그 때 또다시 레이첼의 배에서 배를 채워줄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레이첼은 이 여자가 죽지않게 레이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떠올랐다. 레이첼은 손에 꼭 들고 있던 돈을 꼭 움켜쥐고 여자를 향해 내밀어 보였다. 그 모습을 의아한듯이 쳐다보고 있던 여자가 레이첼에게 물었다.


 


.

.


.


 


『이거.. 나한테 주는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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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한회만 남겨놓고 있네요


 


마지막화라고는해도 상당히 짧은데다 사실은 마지막은 28화가 마지막이긴 하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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