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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계약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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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829 회 작성일 24-01-23 08: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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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안 돼....불빛을 꺼지 마....어두워지면 바로 자 버리게 돼.....


 


지현은 필사적으로 애원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소원은 누구에게도 닿지 않은 채 그녀의 시야는 완전히 암흑에 둘러싸이고 있었다.


조금 전부터 귓가에서 들려오고 있는 “쿵....쿵.....” 하는 큰 소리만이 지현의 감각에 영향을 주면서 그녀가 어떻게든 의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소리마저 서서히 멀어져가면서 마침내는 멀리서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면서 지현을 잠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다.


 


- 아아....이제 더 이상은 안 돼......


 


지현이 마지막으로 희미하게 저항을 한 순간, “싸라!”, 손님들 중 누군가가 명령을 내렸고 그건 그녀의 뇌에 벼락으로 때리는 것 같은 충격을 주었다.


지현은 몸에 남아 있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그 명령에 따랐다.


그리고는 모든 힘을 다 써 버린 채 깊은 어둠 속으로 영혼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잠시 후 지현의 영혼은 미지근한 느낌의 끈적거리는 어둠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 곳은 상하, 좌우, 전후, 그 어디를 보아도 담배 연기 같은 희미한 연기가 안개처럼 감돌고 있는 무한히 펼쳐진 공간이었다.


지현의 영혼은 그 공간을 정처 없이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사물의 형태나 현상, 여러 가지 존재의 기억들과 정보가 마치 이미지 다운로드를 하듯이 지현의 의식 속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 뭐야, 이 이미지들은? 난 왜? 여기는 어디?


 


지현의 영혼이 의문을 말하고 있었다.


그 곳에는 상하의 개념이나 시간 개념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 공간에서 위치는 아무 의미가 없었고 찰나의 순간과 영원의 시간은 동의어가 되고 있었다.


 


지현이 의식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치 수면에 이는 작은 물결처럼 그녀의 의식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러자 담배 연기의 안쪽에서 뭔가가 꿈틀대면서 지현에게 그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지현은 ‘아아....’ 신음소리를 낸 후 그 쪽으로 의식을 향했다.


그 순간 지현은 ‘그것’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무수한 여자들의 집합체였다.


흰색, 흑색, 황색, 여러 가지 색깔의 피부를 지닌 여자들, 그리고 동구, 서구, 북미, 남미, 중동, 동양, 등 여러 가지 골격을 지닌 전라의 여성들의 집합체였다.


 


그것의 존재를 인식한 지현은 공포심을 느끼면서 숨을 꿀꺽 삼켰다.


왜냐 하면 그 수많은 여성들은 모두 다 하나의 개체를 유지하면서 서로 복잡하게 뒤섞인 채 큰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커다란 백인 여성의 윤곽이 크게 일그러지면서 그녀의 유방으로부터 동양계 여성의 얼굴이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동양계 여성의 머리에서는 흑인 여성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거대한 군체(집합체)는 윤곽이 크게 일그러지면서 계속해서 분열하면서 증식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수많은 여성으로 만들어진 ‘혼돈’이었다.


게다가 그 커다란 군체마저 하나가 아니었다.


아직도 무수히 많은 군체들이 안개 속에 파묻힌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


각자 하나의 개체로 본다면 여자들은 모두 다 아름다운 용모를 지니고 있었고 몸매 또한 매우 균형이 잡힌 풍만한 여체였다.


하지만 하나의 군체로 본다면 그것은 보는 사람의 영혼마저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지현의 영혼에서 작은 도관처럼 생긴 물건이 튀어나와서 그 혼돈을 향해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지현이 그 도관의 존재를 알아차리고서 거기에 의식을 집중하자 그건 가시나무로 만들어진 가늘고 긴 쇠사슬로 바뀌어서 지현과 군체를 서로 연결시켜주고 있었다.


 


- 아아....저건 그 때의 그 쇠사슬!


 


그 존재를 알아차린 순간 지현은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면서 전율하고 있었다.


질량, 분위기, 존재감, 그 모든 것이 아까 현실 세계에서 느꼈던 것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쪽 세계에서의 실체가 10배는 더 강력했다.


 


지현의 영혼이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자 여성의 군체가 부들부들 물결치듯이 꿈틀대면서 서로를 연결시켜주고 있는 관이 더욱 더 새까맣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가 그 관을 통해서 지현에게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지현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채로 그것과 부딪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관의 통로를 지나서 지현의 영혼 속으로 직접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검은 안개처럼 온몸으로 퍼져 나가면서 지현의 영혼을 가득 채워주고 있었다.


그건 이미지를 지닌 안개였다.


여성의 군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라는 이름의 순수한 이미지였다.


지현의 영혼은 이제 방대한 이미지를 수중에 넣고 있었으며 군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있었다.


 


- 아....아....아아아.....‘저것’은 나와 같은 계약자의 영혼이야.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해. 이런 건 너무 잔혹해.


 


방대한 정보는 상세한 내용이 아니라 극히 일부분의 물건에 대한 지식이나 기억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지현을 전율시키는 데에는 중분했다.


 


그건 스스로의 손으로 가혹하게 살인한 사람의 기억이었다.


그건 스스로의 손으로 애인을 고문해서 죽게 만든 사람의 기억이었다.


그건 스스로의 손으로 친구를 고문한 사람의 기억이었다.


그건 계약이라는 주박에 묶여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웃은 얼굴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인 여자들의 기억이었다.


그건 교살, 압살, 박살, 피살, 독살, 여러 가지 살해 방법으로 시험을 당해도 죽을 수 없는 자의 기억이었다.


그건 화재, 동상, 익사, 압사, 등 몇 번을 살해당해도 소생해 버리는 여자들의 기억이었다.


그건 사지가 산 채로 부수어지는 통증, 강력한 산이 온몸으로 스며들어오는 고통, 신체가 폭발당하는 고통, 짐승에게 산 채로 잡아먹혀지는 고통, 독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고통, 여러 가지 지독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자의 기억이었다.


비애, 원망, 증오, 회한, 분노, 온갖 마이너스의 감정들이, 육체의 고통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은 채 순수한 정보가 되어 지현의 영혼 속에 동화되어가고 있었다.


 


지현은 영혼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정보에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야.’ 라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광기의 세계 속으로 도망치는 것도 죽음으로써 해방될 수도 없이 항상 모든 ‘고통’에 노출되게 된다.


그리고 군체와 동화되는 것으로 인해서 그 곳에 있던 모든 여성의 감정, 생각, 고통, 기억이 공유되면서 모두의 ‘체험과 감각’이 모두를 비난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지현은 이 여성들의 기억을 아직도 일부 밖에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지현이 접하고 있는 것은 ‘사상(사실과 현상)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 정도만으로도 지현은 ‘천 번이나 죽은 여자’들이 매우 불쌍하게 생각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감정과 감각, 모든 사상, 모든 경험들을 지현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지현이 ‘사상의 기억’ 속에서 울고 있자 영혼 속으로 흘러들어온 것이 ‘기억’을 가진 채로 그녀의 몸속으로 스며들듯이 사라지면서 마침내 육체 속으로 현신해서 온몸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지현의 온몸으로 그게 널리 퍼져 나가자 각각의 부위에서 지현의 모든 기관들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근육이, 지방이, 피부가 조금씩 형태가 사라지면서 녹아내리며 무너져가고 있었다.


 


- 아아...내 몸이....싫어....녹이지 마....멈춰어어어.....


 


지현의 영혼은 자신의 육체가 안쪽에서부터 붕괴되는 것을 느끼면서 그 감촉에 공포를 느끼며 비통한 절규를 질렀다.


분해되어서 녹아내린 부위는 체중의 6%의 체액으로 변해서 온몸 구석구석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지현의 육체가 재구축되어 신체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자 지현의 영혼을 감싸고 있던 어둠은 완벽하게 그녀의 영혼과 동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현의 영혼은 그 영역에서 밀려 나갔다.


 


지현은 어둠의 영역에서 밀려 나가는 동안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고 제일 중요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생명의 위기를 느꼈기 때문에 그 공포심으로 인해서 준하를 따르고 있었지만 이제 ‘과거의 계약자’들을 만난 지현은 그것 이상의 공포를 철저히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들에게까지 위해를 끼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과거의 ‘계약자’중에는 반항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거의 말도 되지 않는 핑계로 오직 여흥을 위해서 ‘계약자’에게 그녀들의 가족을 죽이게 만든 주인도 있었던 것이다.


겉으로는 웃는 얼굴을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기억을 보게 된 지현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 반드시 나만으로 끝내야 해. 엄마나 아빠, 동생들에게까지 피해가 끼치게 할 수는 없어. 안 돼. 그런 것도 생각하면 안 돼. 내 생각은 모두 다 주인님에게 알려줘 버려. 주인님이 알게 되면 틀림없이 재미 삼아서 나에게 그런 짓까지 시키고 말 거야. 지금까지의 계약자들처럼....


 


지현은 재빨리 그렇게 생각을 하고서 그 생각을 영혼의 깊숙한 곳에 숨겨야 한다고 계속해서 다짐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현의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때 그녀의 영혼이 다시 육체로 돌아왔다.


그 타이밍은 지현에게 있어서 아주 행운이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


 


지현의 육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준하는 왼쪽 옆구리의 피부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그건 꽤 선명하고 강렬하고 무서운 느낌이었다.


뭔가가 몸속으로 흘러 들어와서 그 안을 가득 채운 후 신체가 안쪽에서부터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해서 액체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녹아내린 체세포는 다른 세포로 모습을 바꾸어서 필요한 장소로 들어가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매우 무서운 일이었지만 ‘그것’이 신체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원망과 증오의 비명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면서 준하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 뭐야, 이건?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죽어버릴 것 같아!


 


준하는 몸이 차갑게 얼어붙을 것만 같을 절규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바로 그 순간 스테이지 위에 있던 지현에게도 변화가 나타났다.


힘없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사지가 움찔 위로 푹 튀어 오른 후 온몸에 붉은 빛이 퍼져나가면서 윤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현의 몸은 아직도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었지만 갑자기 꼭 감고 있었던 눈꺼풀이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지현은 우아한 몸놀림으로 바닥에서 일어난 후, [손님, 추태를 보여서 뭐라고 사죄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이마를 바닥에 대고서 사죄를 하고 있었다.


지현은 또 다시 죽음을 경험한 후 그 몸속에 ‘계약자’들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자신의 입장을 철저하게 이해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지현은 아주 운이 좋은 경우였는지 모른다.


왜냐 하면 아주 초기 단계에서 ‘계약자’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약자’는 순수한 장난감이었다.


‘주인’의 명령은 뭐든지 따라야만 하는 육체로 만든 인형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최후는 ‘주인’의 폐기 명령에 의해서 육체를 잃게 되던지, 아니면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사라지는지 그 두 가지 뿐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쪽의 경우라도 그 영혼만은 끝없이 존재하는 어둠 속에서 ‘계약자’의 일부가 되어서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되어 있었다.


그것이 바로 ‘계약자’가 겪게 되는 불로불사의 의미였다.


지현으로서는 절대로 원하지 않는 상태와 결말이었지만 이미 계약은 체결되었고 집행도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강제적인 구속력 앞에서 지현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오직 그 명령을 따르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지현의 마음속에서 준하가 명령을 내렸던 ‘증오’ 속에 새로 ‘원한’이 섞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깊은 어둠 속에 머물고 있었던 군체의 ‘원한’이었다.


 


지현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린 채 사죄를 하고 있을 동안 준하는 왼쪽 옆구리에서 들려오던 비명 소리를 통해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건 여전히 원망뿐인 내용이었지만 그 원망의 말 속에는 여성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에 대한 사실이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 음? 그래? 그렇다면 죽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뜻인데...계단에서 떨어졌을 때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확실히 신체적인 결손은 없었어. 오직 뼈가 부러지거나 쇼크사일 뿐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체액의 손실 때문에 죽었어. 그래서 소생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던 거야.


 


준하는 과거의 계약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에 대한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중에서 ‘계약’ 그 자체에 대한 규칙도 찾기 시작했다.


 


- 음음....후후후....역시....악마의 계약이니까 당연히 나에게도 상응하는 리스크가 존재할 거야. 아무튼 뭔지는 모르지만 이 원망하는 소리가 끝나질 않는군. 아마 이게 주인을 미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어. 솔직히 말해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진짜로 미쳐버릴 지도 몰라. 추측이지만 아마 할아버지도 여기에 당한 것 같군.


 


준하는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한 채 할아버지의 파멸의 원인을 추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왼쪽 옆구리에 손을 댄 채 코웃음을 치며 생각했다.


 


- 하지만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야. 이런 걸 사시사철 듣고 있자면 보통 이상의 신경을 가진 사람이라도 머리가 이상해지고 말 거야.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자장가일 뿐이야.


 


준하는 가슴 안쪽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는 원망의 비명소리를 비웃고 있었다.


준하는 예전부터 타인의 입방아에 자주 등장하는 인간이었다.


그 외모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건방진 태도나 성격 때문에 그와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의 90%는 불쾌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 중 70%는 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당연히 준하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는 하나도 없었으며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준하에게는 그게 태어났을 때부터의 일상이었기 때문에 모멸어린 욕설이나 조소는 그에게 공기처럼 주위에 잔뜩 흘러넘치는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런 준하에게 있어서 지금 마음속으로 들려오고 있는 원망의 소리 따위는 참새의 시끄러운 울음소리 정도도 되지 못했다.


수천 명이 동시에 원망의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준하는 “그게 뭐?” 정도로 무시할 수가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 결과 군체의 원망의 소리도 준하에게 있어서는 침묵 대신의 BGM 정도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36년 동안 단련시켜 왔던 아무 짝에도 쓸모없었던 특기가 지금 최고의 장점으로 성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11.


 


쇠약으로 인한 죽음에서 돌아온 지현은 더욱 더 요염하게 변해 있었다.


몸의 형태나 특징은 전혀 변함이 없는데 오직 그 안의 내용물만이 바뀐 것처럼 그 분위기에서 요염한 느낌이 물씬 풍겨 나오고 있었다.


죽음을 통해 ‘계약자’의 실체를 이해하게 되었고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다는 것과 자신의 의지대로 죽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완전히 영혼까지 굴복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제 몸속으로 스며든 과거의 계약자의 영혼들이 지현의 육체를 변질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큰 요인 중 하나였다.


 


원래 새하얀 피부 색깔은 더욱 더 하얗게 변해 있었고 피부의 감촉은 더욱 더 매끄럽게 변해서 엄청난 요염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과거의 계약자의 지식이 ‘자신의 육체만으로 욕망을 발산시킬 때의 행복감’을 지현에게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통해서 만족을 시켜줄 수 있는 동안에는 ‘주인’의 눈이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당연이 그 기간 동안에는 가족이나 지인들까지 말려들어가게 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절대로 ‘주인’을 질리게 만들어서는 안 되었다.


즉, 언제나 ‘주인’의 기호에 맞추어서 ‘계약자’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계약자와의 밀담을 통해서 준하가 매우 특이한 주인 중 한 명이며 그 때문에 그를 질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항이나 반항은 말할 것도 없고 체념이자 자포자기도 허락되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수치심이나 자존심을 잃어서도 안 되었다. 


수치심으로 희미한 저항을 보이며, 바닥에 엎드려서 애원어린 시선을 보여주면서도, 정성을 다해서 명령을 따라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연기해서도 안 되었다.


마음속의 소리도 준하에게 알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진심을 담아서 그런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즉, 마음속까지 준하가 원하고 좋아하는 노예가 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현이 몇 초 만에 그렇게 변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계약자’가 그걸 가능하게 해주고 있었다.


지현에게 행동이나 표정, 행동이나 음성까지 0.1초 만에 뇌신경 속으로 정보를 전달해서 원래부터 그랬던 것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지현은 스스로 그런 정보를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뿌리부터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제 지현은 우아한 행동으로 상체를 들어 올린 후 조금 전 자신을 고문해서 죽음에 이르게 한 3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부디 남은 시간 동안 지현을 더욱 더 가지고 놀아주세요. 전 지현은 성심성의껏 손님의 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지현은 엄청난 수치심을 눈가에 띠운 채 애교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간절히 애원하고 있었다.


그런 지현의 목소리를 듣게 된 3인조는 등골에 찌릿찌릿한 전율까지 느끼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힘이 모두 다 빠진 채 아래로 축 늘어져 있던 자지는 지현의 간절한 목소리만으로 곧바로 10대 소년처럼 딱딱하게 발기해서 180도로 일어서서 아랫배를 찰싹찰싹 세게 때리고 있었다.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딱딱하게 긴장해 있던 남자들은 곧바로 어색한 몸놀림으로 지현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잠깐만! 20분 경과, 거기까지!]


 


바로 그 순간 사장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사장은 큰 소리에 관객들이 깜짝 놀라며 일제히 사장을 바라보았다.


사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낀 채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사장은 관객들을 바라본 후 준하를 향해서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오늘의 연회는 여기서 끝이야. 더 이상은 가게를 빌려줄 수 없어, 준하 씨, 내 말의 의미를 알겠지?]


 


사장이 낮은 목소리로 준하에게 물었다.


사장은 준하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목적은 알아차렸던 것이다.


 


- 내 가게에서 사망자가 나오게 할 수는 없어!


 


그걸 깨달은 표정으로 준하를 바라보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준하는 아랫입술을 쑥 내밀고서 양손바닥을 위로 향한 후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에....알았어요. 알았어. 형님에게는 반항할 수가 없으니까.....오늘은 여기서 끝내요.]


 


준하는 얼버무리듯이 그렇게 말한 후 나머지 속옷을 챙기러 갔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아직 남아 있는 속옷을 보고서 코웃음을 지었다.


남아 있는 속옷은 모두 3세트였다.


2개는 아무런 특색도 없는 베이지색과 흰색의 면 속옷이었지만 나머지 하나는 검정 색의 뷔스티에 세트였다.


 


- 형님, 이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 거야? 노출을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었던 거야? 뭐, 아직까지 도움을 받은 적이 많았으니까 이제 이자를 붙여서 좀 갚아줄까?


 


준하는 씩 웃은 후 가방의 지퍼로 손을 가져갔지만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다른 손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 손님들은 서서히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지만 두 사람만이 아직도 뭔가 아쉬운지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한 사람은 60대 초반의 남자로 오늘 제일 많은 돈을 사용한 남자였다.


그 남자는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오늘 다 써버릴 정도로 지현에게 굉장히 집착하고 있었다.


남자는 아직도 바닥에 꿇어앉아서 이마를 땅에 조아린 채 손님들을 전송하고 있는 지현을 거의 넋이 나간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오늘 제일 먼저 낙찰을 받은 청년이었다.


그 청년은 제일 먼저 낙찰을 받기는 했지만 그 당시 가지고 있던 돈을 거의 다 써버리는 바람에 그 후의 새로운 규칙에 의한 재미 있는 일들을 하나도 맛보지 못했었다.


청년은 엄청난 항의의 눈빛으로 준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준하는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손에 든 채로 두 사람에게로 다가갔다.


 


[이제 파티는 끝이야.]


 


그리고 거의 조롱하는 말투로 말을 걸었다.


준하의 말투에 처음부터 그를 노려보고 있었던 청년은 더욱 더 화가 난 표정으로, 60대의 남자는 갑자기 정신을 차린 눈빛으로 준하를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준하가 능글맞게 웃었다.


 


[넌 확실히 제일 먼저 낙찰을 받은 후 그 후에는 전혀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지. 돈이 다 떨어졌던 거야?]


 


준하는 청년에게 그렇게 물어본 후 이번에는 60대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반대로 아저씨는 제일 많은 돈을 지불해 주었어. 뭐, 4번의 낙찰, 총 80분으로 이 년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수지가 전혀 맞지 않았어. 특별히 도구를 구입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주는 캐시 백을 사용한 적도 없었지.]


 


준하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놀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외모, 태도, 행동, 모두가 사람의 마음을 놀리고 있었다.


두 남자가 더욱 더 화가 난 표정으로 준하를 바라보며 항의를 했다.


 


[당신이 도중에 그런 식으로 룰을 바꿀 걸 미리 알았다면 맨 먼저 사지는 않았을 거예요!]


 


[난 순수하게 그 애를 좋아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한 거야. 네가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는 없어!]


 


[어이, 어이....그런 식으로 열 내지 말라고. 넌 너희들에게 선물을 주러 온 거야.]


 


준하의 말에 두 사람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 너희들에게 이걸 주지.]


 


준하가 가방 안에서 아무런 장식이 없는 평범한 속옷세트를 꺼내서 남자들에게 보여주었다.


남자들은 그걸 본 순간 곧바로 뜨거운 분노로 얼굴이 빨갛게 물든 채 준하를 바라보았다.


준하는 남자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므로 한손을 들어서 둘이 입을 여는 것을 막고서 재빨리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 준다는 게 아니야....그래...한 달 후에 건네주지.]


 


준하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둘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자 준하가 지현의 핸드폰을 꺼내며 계속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오늘부터 짝수인 날은 여기에 있는 흰색, 그리고 홀수인 날은 여기 있는 베이지 색이 이 암캐의 속옷이 될 거야. 물론 이것 외에는 입게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세탁 같은 것도 하지 않을 거고. 그리고 이 속옷을 입고 있는 날은 하루에 1번, 1시간은 호출할 수 있어. 내 말의 의미를 알겠어?]


 


준하가 능글맞게 웃으며 설명을 하자 남자들의 표정에서 분노가 곧바로 사라지면서 대신 놀라움과 흥분으로 얼굴이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60대의 남자가 흥분을 숨기지 못하고서, [어이, 그래도 좋아? 진짜로 그런 조건을 제시하는 거야?] 라고 물어보자, [호출을 하면.....어떻게 해도 좋은 거예요? 섹스는 안 된다거나 한 번만 해야 한다거나 뭐 그런 건 없는 거죠?], 곧바로 청년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두 남자가 갑자기 표정을 변화시키자 준하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그런 촌스러운 말은 하지 마. 호출을 하면 보지나 똥구멍이나, 좋아하는 물건을 좋아하는 구멍에 마음껏 넣으면 돼. 그리고 최대한 많이 정액을 넣어 줘. 하지만 이 암캐에게 정액과 소변 외에는 입에 아무 것도 넣게 하면 한 돼. 그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지켜 줘.]


 


준하는 지현의 사용 권한을 전해주면서 주의사항을 철저하게 말해 주었다.


준하의 말에 남자들은 곧바로 승낙을 했다.


 


[자, 그럼 핸드폰 번호.]


 


준하가 지현의 핸드폰을 꺼내서 남자들을 재촉했다.


남자들이 당황해하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기 시작하자 준하를 지현을 향해서 핸드폰을 던지며 말했다.


 


[지금 우리 대화를 들었지? 매일마다 불러나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담아서 봉사를 해 주도록 해.]


 


준하는 지현에게 그렇게 명령을 내린 후 매상의 계산에 정신이 없는 사장의 앞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휴대전화를 받은 지현은 그대로 남자들의 발밑에 넙죽 엎드려 있었다.


남자들은 알몸으로 넙죽 엎드려 있는 지현에게 허둥지둥, 당황하고 있었다.


 


[아, 난 이 재수, 재수 무역이라는 회사를 가지고 있어.]


 


[전, 박 경태, 저어.......컴퓨터 관계의 일을 하고 있어요.]


 


둘은 각각 이름을 밝히며 가벼운 자기소개를 해주고 있었다.


그러자 지현이 스윽 상반신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전, 전 지현이라고 합니다. 주인님에게 양도를 받은 단순한 물건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성심성의를 다해서 봉사를 할 테니까 지금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지현은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말해준 후 근심어린 눈동자로 두 사람을 각각 바라본 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재수와 경태는 우아할 정도로 기품이 흘러넘치는 행동에 한숨을 쉬면서 넋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지현의 머리에 뭔가가 “쿵” 소리를 내며 세게 부딪히고 있었다.


그 충격으로 지현의 머리가 아래로 푹 숙여지면서 마루에 쿵 부딪히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쿵 소리를 내며 뭔가가 떨어졌다.


대굴대굴 마루 위를 굴러서 멈춘 물건으로 남자들의 시선이 향했다.


그건 플라스틱으로 된 바이브레이터로 건전지 두 개가 내장되어 있는 타입이었다.


지현은 머리를 휘청거리면서도 곧바로 바이브레이터가 날아온 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정.....정말 죄송합니다. 뭐라고 변명을 할 말이 없습니다.]


 


지현은 필사적인 목소리로 바닥에 이마를 대고서 사죄를 했다.


지현인 고개를 숙인 방향에는 어이가 없는 눈으로 준하를 바라보고 있는 사장과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는 준하가 있었다.


그리고 옅은 미소를 서서히 짓고 있는 준하를 바라보며 재수와 경태는 준하와 지현, 그리고 바이브레이터를 번갈아가며 바라보면서 얼굴을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있었다.


 


- 뭐야? 저 거리에서 저런 물건을 던지다니? 세게 던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리였는데?


 


- 저런 무게의 물건이 머리에 맞으면,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고 말아. 터무니없잖아.


 


지현과 준하는 7m 정도 떨어져 있었으므로 준하가 어느 정도의 힘으로 바이브레이터를 던졌는지, 지현이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재수와 경태는 준하의 이런 거친 행동에 잠시 정신까지 멍해지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준하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그렇게 도도하게 굴고 있는 거야? 그것이 널 사용해주는 사람에게 하는 인사야?]


 


준하가 낮은 목소리로 물어오자, 지현이 벌벌 떨면서 대답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잠시 착각을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기어오르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지현은 리놀륨 마룻바닥에 얼굴을 세게 눌러대면서 필사적인 목소리로 준하에게 간절히 애원하고 있었다.


 


[넌 내 노예야. 따라서 네가 실례를 범하면 내가 창피를 당하게 돼. 알았어? 어쨌든 또 다시 실수를 하면 배로 벌을 받게 될 테니까 좋을 대로 해 봐.]


 


준하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지현에게 허락을 해 주었다.


준하의 허락을 받자 지현은 즉시 준하에게 감사의 말을 한 후 곧바로 재수와 경태를 향해서 몸을 돌렸다.


 


[전 전 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명령대로 움직이는 장난감입니다.]


 


지현은 리놀륨 바닥에 얼굴을 세게 누른 채로 그렇게 큰 소리로 외친 후 곧바로 상체를 일으켜서 양손으로 커다란 젖가슴을 덥석 움켜잡고 말했다.


 


[이 젖가슴을 단순한 지방 덩어리라고 생각하고서 마음껏 괴롭혀 주세요. 장난감인 지현은 어떤 자극이라도 쾌감으로 느끼면서 보지 국물을 줄줄 흘리면서 신음소리를 내면서 음란하게 춤을 춥니다.]


 


지현은 손톱까지 세운 채 유방을 세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상체를 뒤로 넘어뜨려서 위를 보며 누웠다.


그리고 발가락 끝까지 수평으로 쭉 편 다리를 천정을 향해서 들어 올린 후 그대로 V자로 크게 벌려서 가랑이를 모두 다 노출시킨 후 양손을 거기로 가지고 갔다.


 


[이 구멍들은 장난감인 지현이 성적 쾌감을 느끼고서 울게 만드는 구멍입니다.]


 


지현은 양손의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항문 속으로, 중지와 집게손가락을 보지 속으로 찔러 넣은 후 양쪽으로 크게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요도까지 밖으로 노출시켜서 재수와 경태에게 깊은 안쪽까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어느 구멍을 사용해도 지현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명령에 의해서 절정에 도달하게 됩니다. 부디 제가 마음에 드시면 음란한 지현이를 보고 웃으면서 황금의 물이나 고귀한 정액을 베풀어 주세요.]


 


지현은 애원하는 심정이 가득 찬 얼굴로, 치욕감으로 눈썹을 부르르 떨면서 두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표정과 눈빛에는 굴욕감과 치욕감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어서, 저항을 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분한 심정을 잘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뜨거운 성적 흥분과 쾌감으로 달아올라 있다는 것도 선명하게 알 수가 있었다.


 


재수와 경태는 지현의 그런 음란한 행동과 말투에 해머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아, 현기증까지 느끼면서 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지현은 그들이 꿈꿔 왔었던 바로 그 이상적인 여자였다.


겉으로 보기에 청순한 외모를 지닌 채 우아한 행동과 태도를 보이며 도도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여배우처럼 아름다운 미모와 완벽한 몸매를 지닌 여자가 수치심도 체면도 벗어 던진 체 그 육체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아 주세요.’ 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자유’의 레벨이 그들이 꿈속에서만 상상하고 있었던, 현실에서는 절대로 실현할 수 없을 거라고 단념했던 행위들을 아득하게 넘어서 있었다.


재수와 경태는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지현을 바라본 채 그 자리에 굳어져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 지현은 더욱 더 얼굴을 높이 들어 올리고서 머리를 가볍게 흔들면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계속해서 말을 했다.


 


[절 사용해 준다면 반드시 이 입술과 혀로 자지를 핥고 빨아서 깨끗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어느 구멍에 황금의 물이나 정액을 받아도, 그 후에는 반드시 이 입으로 깨끗하게 빨아서 그 맛을 음미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이 하찮은 장난감의 영양분이 될 것입니다.]


 


지현은 미모의 얼굴로 재수와 경태를 응시하면서 상반신을 천천히 구부리면서 얼굴을 사타구니를 향해서 가까이 가져갔다.


지현의 육체는 쿡, 쿡, 소리를 내면서 믿기 힘들 정도의 유연성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 그녀의 상체는 완전히 수평으로 구부러진 채, 그녀의 얼굴이 음부의 바로 위에 도달해 있었다.


지현의 클리토리스 바로 위에 날씬한 턱이 도달하자 지현은 입을 크게 벌린 후 혀를 길게 내밀었다.


입에서 빠져 나온 혀는 요도를 건드린 후 홀짝홀짝 핥아대기 시작했고 잠시 후에는 얼굴이 더욱 더 아래로 내려와서 입술로 요도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경태와 재수를 눈을 치켜뜨고 계속해서 바라보면서 지현은 자신의 요도에 입술을 대고서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먹기 시작했다.


 


경태와 재수의 시선이 놀라움으로 물들어가는 동안, 지현은 입술을 꽉 누른 채 얼굴을 더 아래로 움직여서 보지를 가리고 있었다.


지현이 보지에서 입술을 조금 떼어놓자, 지현의 혀가 질구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다.


지현의 코에서 쾌감이 섞인 달콤한 한숨소리가 새어나오면서, “철벅철벅” 작은 고양이가 우유를 핥아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대로 지현이 보지를 다시 입술로 가리자, “쪽, 쪽쪽쪽”, 끈적거리는 액체를 빨아들이는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그렇게 잠시 동안 보지 속의 내용물을 세게 빨아먹고 나자, 지현이 얼굴이 더욱 더 아래쪽으로 움직여가면서, 온몸이 공처럼 동그랗게 변하고 있었다.


지현은 그 사이에도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어내지 않은 채, 혀를 길게 내밀고서 네 손가락으로 활짝 벌리고 있는 똥구멍 속으로 깊이 밀어 넣었다.


그리고 조금 전처럼 혀로 항문 속을 홀짝홀짝 핥아먹은 후, 입술을 가지고 와서 항문에 세게 밀착시킨 후 “쪽.쪽.” 소리를 내면서 안의 내용물을 입안으로 세게 빨아 당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지현은 똥구멍에서 입술을 떼어놓은 후 얼굴을 다시 위로 들어 올리고서 양손을 가랑이의 구멍에서 뽑아냈다.


그리고 그대로 아주 능숙하게 무릎을 꿇은 자세로 되돌아온 후 얼굴을 위로 들어 올려서 재수와 경태를 바라보았다.


 


재수와 경태를 향하고 있는 지현의 뺨은 뭔가를 삼키고 있는 것처럼 크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지현은 그 상태로 무릎으로 기어서 두 사람의 발밑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얼굴을 위로 들어 올린 후 스윽 입을 크게 벌렸다.


지현의 입안에는 조금 전 손님들이 토해놓은 대량의 정액이 당장이라도 입 밖으로 흘러넘칠 것처럼 가득 차 있었다. 


구강 안을 모두 다 채울 정도로 많은 양의 정액에 두 사람이 놀라고 있는 동안, 그 새하얀 정액을 반으로 가르며 핑크색의 혀가 올라오고 있었다.


지현은 핑크색의 혀를 최대한 늘인 채 천천히 혀를 빙빙 돌려대기 시작했다.


지현은 아주 음란하게 혀를 돌려대면서 입안에 모여 있는 정액을 마구 휘저어대면서 혀의 표면에 잔뜩 묻혀대고 있었다.


그리고 정액이 바깥공기와 완전히 뒤섞이도록 교반을 하고 나자, 지현은 다시 혀를 되돌린 후 입술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그쥬그쥬”, 마치 와인의 맛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입안에서 정액을 마구 굴려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30초 정도 입안에서 정액을 빙빙 굴린 후 다시 위를 향해서 얼굴을 들어 올린 후 입을 벌려서 또 다시 혀를 내밀고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재수와 경태는 지현의 그런 음란한 행동을 보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지현의 눈빛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현의 눈빛은 즉 ‘이걸 통째로 삼켜도 좋을까요?’ 라고 물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그걸 간절히 원하며 애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처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걸 거의 동시에 깨닫고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지현에게로 시선을 돌린 후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지현의 얼굴에 즉시 기뻐하는 표정이 퍼져나가면서 목을 수직으로 세우고서 혀를 길게 내밀었다.


그리고 입을 더욱 더 크게 벌려서 입 안까지 완전히 밖으로 드러나자 목구멍이 크게 벌어지면서 정액이 빠른 속도로 식도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굴욕의 극치라고도 할 수 있는 광경마저 지현은 모두 다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을 하는 규칙의 존재를 두 남자는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마침내 텅 비어버린 입안을 보며주며 갑자기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지현에게 재수는 자신도 모르게 “좋았어.” 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지현은 밖으로 쑥 내밀고 있었던 핑크색의 혀를 다시 입안으로 삼킨 후 입술을 오므리고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 후 재수의 가죽 구두에 입술을 세게 누르며, [아아.....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또 먹게 해 주세요.] 라고 재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현에게서 그런 감사의 인사를 들은 재수의 등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지켜주고 싶다, 부서 버리고 싶다, 꼭 껴안아주고 싶다, 강간해 버리고 싶다, 라는 복잡한 감정들이 재수의 마음속에서 복잡하게 뒤얽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고 있는 경태의 눈에 질투와 선망의 빛깔이 떠오르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3명의 복잡한 상황을 카운터에 등을 대고서 옅은 미소를 띤 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준하.....그녀....분위기가 또 바뀌었어. 가게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완벽한 노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그녀는 한 가지 분위기가 더 관통하고 있어.]


 


카운터 안쪽에서 지현을 바라보고 있던 점장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자 준하가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 태어났어.....내 장난감으로서.....완벽하게....] 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사장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시선으로 준하를 바라본 후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세게 시작했다.


잠시 동안 사장이 돈다발을 세는 소리와 지현이 재수의 가죽구두를 입으로 빨아대는 소리만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장은 돈다발을 모두 세서 정산을 한 후,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오늘의 매상이 2,580만원. 가게의 몫인 30%, 손님에게서 다시 매입한 도구 비용을 제외하면, 1,500만원이 준하, 네 몫이야.]


 


하지만 준하는 돈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가볍게 혀를 차며 말했다.


 


[그래요....코스프레 의상 비는 넘었군. 그럼, 형님. 이 케이스의 물건도 전부 다 줘요. 그리고 나중에 가죽 제 구속 도구도 적당히 봐서 고쳐 줘요.....아, 그래, 채찍도 좀 시험해 보고 싶으니까 그것도 적당히 부탁해요.]


 


준하가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던 진열장을 가리키며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이 기가 막힌 얼굴로 준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준하....나도 장사니까 더 이상 말하진 않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진열장안의 내용만으로도 1,000만원이 넘어. 그리고 구속도구나 채찍까지 맞추자면 이 금액으로는 부족해.]


 


사장이 재빨리 준하의 앞에 내려놓았던 돈다발을 다시 챙기며 그렇게 말했다.


준하가 어깨를 움츠리며 말을 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이건 저 년이 결혼자금으로 모은 돈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사용할 일이 없는 돈이죠. 지금 말했던 물건들도 모두 다 저 암캐가 사용할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그 돈을 유용하게 사용해 주는 거죠. 저 년이 나에게 감사를 해야 할 걸요.]


 


사장은 준하의 말에 깊은 한숨을 내쉰 후 카운터를 돌아가며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그리고 진열장을 열며 말했다.


 


[뭐, 이것만은 약속해 줘. 여기에 있는 것은 아마추어가 혼자서 사용하기에 리스크가 너무 높아. 전문가를 소개해 줄 테니까 반드시 거기에 가서 하도록 해.]


 


사장은 그렇게 말한 후 여러 가지 금속 제품의 액세서리를 꺼내고 있었다.


사장이 연 진열장 안에는 여러 가지 귀걸이, 금속으로 된 고리, 플레이트나 체인이 들어가 있었다.


준하는 사장의 그 말에도 어깨를 움츠리고서 “네. 네.” 까불면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사장은 준하의 그런 태도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금전등록기의 옆에서 명함을 하나 꺼냈다.


 


[자, 약속이야.]


 


사장이 그렇게 말하며 명함을 내밀자 준하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받아서 주머니 안에 넣었다.


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지현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생각하고 있었다.


 


- 저 매끄러운 피부가 짓물러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지만.....이 녀석은 절대로 내가 말하는 대로 하지 않을 거야.


 


사장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눈을 아래로 숙였다.


 


 


2-12. 


 


모자라는 돈을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지현의 신용카드를 통해서 계산을 한 준하는 사장에게서 진열장 안의 물건을 모두 다 받은 후 속옷이 들어 있던 가방에 담았다.


가방은 안의 공간이 80% 정도 새로 산 상품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준하가 손으로 들어보자 그건 꽤 많은 무게가 느껴지고 있었다.


 


준하가 가방에 넣은 상품들은 거의 다 금속이어서 가방의 무게는 10kg은 충분히 넘었다.


준하는 그 무게를 확인한 후 지현의 전 재산이 들어있는 핸드백도 안에 넣은 후 지퍼를 잠근 후 가방을 들고서 뒤로 돌았다.


 


[자, 형님, 전 이만 갈게요. 나머지 상품은 다음에 보내 주세요.]


 


준하는 사장을 향해서 등 뒤로 손을 들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런 준하의 모습에 사장은 알 수 없는 악의를 느끼면서도 [아, 나머지는 저녁 무렵에 보내줄게.] 라고 말을 한 후 금전등록기를 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게를 나가겠다고 한 준하는 말과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준하는 가게 입구로 향하지 않고서 발소리를 죽인 채 천천히 스테이지 방향으로 향했다.


그리고 최대한 기척을 줄인 채 재수와 경태의 구두를 계속해서 교대로 핥아대고 있는 지현의 옆으로 다가갔다.


 


지현도, 경태도, 재수도 누구 하나 준하가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현은 준하가 사장에게 한 말과 두 사람에 대한 봉사를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고, 재수와 경태는 혀를 길게 내밀고서 홀짝홀짝 구두를 열심히 핥아대고 있는 지현의 봉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준하는 씩 미소를 띠운 후, 가방을 들고 있던 오른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린 후 스윽 재수와 경태의 사이에 내밀었다.


두 사람이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가방에 놀라서 얼굴을 들어 올리자, 준하가 조용히 오른손을 펼쳤다.


가방은 마루 위에 엎드려 있는 지현의 매끄러운 등 위로 곧바로 떨어지고 있었다.


 


“쿵”, 무거운 소리를 내면서 가방이 지현의 등 위로 떨어졌다.


 


“꺄히이익!”


 


지현의 머리가 위로 튀어 오르며 혀를 길게 내민 채 눈이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고통으로 인해서 크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준하가 가방을 떨어뜨린 곳은 바로 지현의 부러진 늑골 바로 윗부분이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이제 돌아갈 거야.]


 


준하가 차가운 말투로 그렇게 말한 후 턱을 들어올렸다.


지현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으며 곧바로 가방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그러자 준하의 구두가 지현의 옆구리를 세게 차고 있었다.


 


[크히이익!]


 


지현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소리를 내면서 발에 차인 힘에 의해서 상체가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준하의 구두 끝은 지현의 부러진 늑골 부분에 정확히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지현의 육체는 그 반동에 의해서 위를 향해 굴렀고, 이제 천정을 향해 있는 복부가 조금씩 경련을 일으키면서 온몸에 굵은 땀이 맺히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인해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지현이 잠시 후 크게 숨을 토해낸 후 격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준하는 몇 초 정도 지현을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지현이 움직일 기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조금 전의 다리를 들어 올려서 두 번째 타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벌어진 잔혹한 일로 재수와 경태는 얼굴이 팽팽하게 긴장한 채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멈춘 채로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지현과 준하의 지금 위치와, 준하가 들어 올리고 있는 다리에 체중을 실어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쳤을 때의 결과를 생각한다면, 지현의 늑골은 정상이었다고 해도 도저히 무사할 수가 없었다.


준하가 높이 들어 올린 다리를 아래로 막 내리려고 한 순간, [준하, 찾고 있었던 업자와 연락이 닿았어.], 라고 사장이 뒤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준하가 사장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다리를 들어 올린 채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왜? 전에 물어보았잖아? 보일러나 주택 보수 관련의 설비 업자를 찾아달라고 말이야.]


 


준하가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사장을 향해서 몸을 돌리며 들어 올린 다리를 아래로 내렸다.


 


[아아.....‘가급적 저렴한 가격으로’ 알아봐 달라는 말이 빠졌지만......뭐, 지금은 아직 1,500만원 정도 남아 있으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준하는 지현의 옆에 쓰러져 있는 가방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무뚝뚝한 말로 대답했다.


사장은 마음속으로 조금 화가 났지만, [아, 성질은 약간 나쁜 편이지만 일처리는 확실해. 아무튼 나와 취미가 같은 사람이야.] 라고 준하에게 영업용의 가짜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해 주었다.


다행히 사장이 준하의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린 틈을 타서 지현은 계속해서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도 재빨리 호흡을 가다듬고서 자세를 바로잡고서 바닥에 다시 엎드리고 있었다.


 


[그럼 빨리 해 달라고 연락해 줘요. 이제 온수기가 완전히 맛이 가려고 해요.]


 


준하는 사장에게 그렇게 말하며, 지현이 바닥에 엎드리는 것과 동시에 다리를 들어 올려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바닥에 엎드려 있는 지현의 뒤통수를 정확하게 밟은 후, 두세 번 세게 비틀었다.


지현은 리놀륨 바닥에 얼굴이 세게 짓이겨지면서도 허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애액을 세차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현의 육체가 준하의 명령에 충실히 반응해서 강력한 절정을 맞이했던 것이다.


 


준하는 발바닥을 통해서 지현의 경련을 느끼면서 그녀를 조롱하듯이 코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지현의 뒤통수를 세게 누르고 있던 발을 위로 들어 올린 후, 그대로 발끝으로 정수리 바로 옆 부분을 세게 때렸다.


지현의 머리가 가방을 향해서 날아간 후 자세를 무너뜨린 채 바닥으로 풀썩 쓰러지자 준하는 더 이상 흥미가 사라진 것처럼 몸을 뒤로 돌리고 있었다.


 


지현은 준하의 이런 행동을 통해서 방금 구입을 한 코스튬 옷조차 입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서 서서히 체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 바로 옆에 놓여 있던 가방으로 얼굴을 가지고 가서 가방의 손잡이를 입으로 세게 문 후, 곧바로 마루에 양손과 양발을 대고서 무릎과 팔꿈치를 쭉 펴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목에 묵직하게 가방의 무게가 실리면서 당장이라도 턱이 빠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있었다.


 


지현은 어금니에 힘을 집중한 후 가죽으로 된 손잡이에 이빨이 세게 파고들게 한 후 목의 힘을 총동원해서 얼굴을 위로 들어올렸다.


손으로 들어도 상당히 무거운 가방을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턱에 힘을 집중하자, 지현의 입가의 틈으로 줄줄 군침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목의 근육에 걸리고 있는 압력도 상당히 강했지만 얼굴을 조금이라도 아래로 숙이게 되면 심한 벌을 받게 될 거라는 것을 지현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부들부들 떨면서 목의 근력을 총동원해서, 입가에서 군침을 줄줄 늘어뜨리면서 고개를 위로 들어 올리자, 준하는 이미 4미터 정도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지현은 완벽한 암캐의 모습으로 엉덩이를 좌우로 세게 흔들어대면서 양손과 양발을 사용해서 서둘러서 준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만약 준하보다 지현이 늦어서 가게의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것도 준하가 나중에 벌을 줄 구실이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현은 필사적으로 준하의 앞으로 나아가서 그대로 머리로 가게의 문을 밀어서 열어준 후, 몸을 사용해서 문이 닫히지 않도록 누르고 있었다.


지현은 물론 아직도 완전히 알몸 상태였다.


찬란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는 태양 빛 아래에서 모든 것을 낱낱이 드러내 놓고 있는 알몸으로 네 발로 엎드린 채 준하가 출입구를 통과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뒷골목이라고 불리는 역의 바로 옆에서, 게다가 시간은 사람들이 이제 충분히 움직이기 시작한 오전 10시였다.


큰 길에는 이미 드문드문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성인용품점에서 갑자기 나온 알몸의 여자를 향해 놀라는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준하는 어느 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붙이고 있던 가짜 수염과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후 느긋한 발걸음으로 가게에서 나오고 있었다.


 


준하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천천히 대로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지현은 준하가 가게를 나가고 나자, 닫히지 않게 멈추고 있던 문에서 몸을 떼어낸 후 다시 서둘러서 준하의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지현은 준하의 발걸음을 방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모든 것이 남들의 눈에 잘 보이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준하의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어대면서 보지가 벌어졌다 오므렸다 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개처럼 걷기’를 하는 노예의 정석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현의 머릿속에 흘러 들어온 ‘개처럼 걷기’는 준하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꽤 오래 전부터 행해진 관습이었다.


처음에는 죄인에게 벌을 내리기 위해서 시작된 관습이었지만 지현의 지식 속에서는 명문 세가의 부녀자의 명예를 손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며, 더욱 더 강한 치욕을 주기 위해서 자세한 규칙이 더해져 있었다.


 


즉 무릎과 팔꿈치는 굽히지 못한 채 쭉 펴고 있어야 하며 절대로 얼굴도 아래로 숙여서는 안 된다.


손과 다리의 길이 차이는 허리를 크게 흔들어대면서 조정해야 하며 엉덩이는 ∞를 그리듯이 완만하게 움직이면서 음부가 반드시 드러나도록 발걸음을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손의 움직임에서부터, 다리의 움직임, 구불거리는 허리, 음란하게 흔들어대는 엉덩이에까지 모든 움직임은 우아하게 물이 흐르듯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위에 자신의 감정을 그 움직임에 끼어 넣을 수 있다면 주인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


그런 사실들을 전해주는 지식이 여성의 여러 가지 움직임과 함께 지현의 뇌리 속에 이미지로서 새겨져 있었다.


그 결과 지현의 네 발 보행은 그런 지식으로 인해서 매우 우아했으며 음란했고 치욕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라고까지 말할 수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지현의 네 발 보행에 모두 다 눈을 크게 뜨고서 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비현실적일 정도로 당당한 행동에 누구 하나 한 마디의 항의도 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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