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가디언 34화 - Secret Agenda(비밀회동) - Part 1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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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가디언들이 비밀리에 회의했던 것을 모르는 유이는 학교에서 하교하는 길이다.
평소의 단짝 친구 4인방과 헤어지면 가는 곳은 정해져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유이님."
학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골동품점에 유이가 들어서자 언제나처럼 가게 안쪽에 이이다가 앉아 있었다.
그는 평온한 표정으로 인상좋은 주인장을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것만 같은 중년의 신사가 위급한 상황이 되면 악마의 기사로 바뀌는 것을 유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난번, 이이다가 웨이드와 격돌했을때, 유이는 소리의 음파 탐지 기능으로 그 모습을 포착했었다.
하지만, 유이는 그문제에 대하여 일절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이다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면서까지 도와준 은혜를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소우님, 제얼굴에 뭐라고 묻었나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이다의 얼굴 자체는 장식이고, 실제 얼굴은 금발의 미녀라는 것은 유이조차도 아무래도 믿기 어려웠다.
그저, 아무 특색없는 중년 남자의 얼굴을 응시한다.
"그런데, 이이다씨, 뭔가 악마의 정보라도 들어왔나요?"
"네, 그렇잖아도 몇가지 추스려놨습니다."
유이의 요청에 이이다가 옆에 있던 봉투를 들어올린다.
"악마의 동향보고서는 항상 넘쳐나죠."
"음..그렇게나 많이 넘어오고 있나요?"
"며칠전 연락이 오셔서 당분간은 악마에 대한 정보수집을 멈춰달라고 하셨었는데, 가디언 여러분들도 잠시 휴식을 취하시는게 아닌지?"
"에? 그랬나요?"
이이다의 의외의 대답에 유이는 미간이 찌푸려진다.
확실히, 최근 악마의 토벌로 바빳던 가디언들이 지난 며칠간 거짓말처럼 전원이 모여있고, 외출이 멈춰있던 것이다.
악마의 정보는 넘쳐나는데 처치하러 가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가 있는 것일까?
"모르고 계셨습니까?"
"아니....그게....잠시 악마퇴치를 멈추고 있는 것 같아서...."
"아, 그렇군요. 가디언 분들도 조금 피곤한 것이 아닐까요?"
"물론, 피곤하기도 하지만..."
가디언들이 상당기간 쉬지 못했던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곤해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려고만 하면 일주일정도는 잠을 자지 않고도 버틸만큼의 가디언들 인 것이다.
지금 이시점에서 악마토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이유는 알수 없었다.
"메이씨들에게 뭔가 다른 생각이 있을지도."
"그렇다면 상관없습니다. 이미 여름부터 충분한 숫자의 악마를 퇴치했고, 악마들의 동향은 계속 이쪽에서 파악해놓으니깐요."
"항상 고맙습니다."
"아니요. 제게도 도움이 되는 일인걸요."
당황한 듯이 이이다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며 대답한다.
악마인데도, 이 솔직한 점이 경계심을 무너뜨리는게 틀림없다.
그리고 가볍게 몇가지 대화를 나누고 유이는 골동품 가게를 떠났다.
이이다는 상냥하게 유이를 환송했지만, 내심으로는 의심이 뻗쳐나고 있었다.
악마 살육 기계와도 같은 가디언들이 악마퇴치를 빼먹고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몇가지 의심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이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코우다님, 실례지만 잠시 괜찮을까요?"
"네...에엑?"
하교길 중간에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상대의 모습에 레이는 놀라버렸다.
말을 걸어온 이이다가 보통의 옷이 아니라 이전에 만났을때와 같은 메이드 복이었기 때문이다.
전에 만났을때는 골동품가게였기 때문에 가게의 분위기에 녹아들어 위화감이 없었지만, 사람의 왕래가 많은 길가에서 금발의 메이드복은 결코 보기 쉬운 광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레이역시 교복에 비해 키가 상당히 작기 때문에 이 두사람의 조합은 상당히 위화감이 있다.
빨리 이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레이 역시 이사람과의 친분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쩔수 없이 이이다와 대화를 나눌수밖에 없게된 레이.
"무슨일이죠, 이이다씨."
"최근 뭔가 달라진게 없었나요?"
"달라지다니..."
이이다의 질문에 레이는 뭐라 대답할지 모르고 있었다.
레이가 의식을 회복한 후 최근 몇개월동안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바뀌어 있었다.
마나카와의 싸움과 화해, 레이와 마나카의 중재, 셋이 함께 살게되고...
카나에와 아이의 출현과 격돌.....그리고......
"음, 이이다씨는 제 상황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코우다님이 가디언으로서 악마퇴치를 하고 있는 것 정도입니다.
솔직이 말씀드리면, 같이 계신 다른 네분에 대해서는 알고있지 못합니다."
"그렇구나."
"히나카타님만이 유일하게 부모님이 내각특수사안실에서 근무하셧다는 정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 알고...."
이이다의 말에 레이는 놀랐다.
이이다는 레이, 카나에, 아이의 정체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그래도 정보수집 능력은 꽤 쓸만한 것 같았다.
과연 나락의 악마란 말인가.
어떤 소스와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최근에 바뀐게 있는 것만 말하면 되는건가요?"
"다른 네분이 나락의 악마외에 만나고 있다는 말씀은 없으셨는지요? 지옥의 악마나 그외 다른...."
"음...."
레이는 이이다의 질문에 곤란해졌다.
지옥의 악마에 대해 경고해 준 이이다 덕분에 카나에와 아이와의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 이이다와 만나지 못했다면 더 심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카나에와 아이는 레이의 편에 붙어 있었다.
원래 지옥의 악마인 두사람을 보고 이이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수 없었다.
"특별한건 없는데"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굳이 말하자면, 요즘 악마퇴치때문에 좀 바쁘다는 거? 기분 나쁘신가요?"
"아뇨, 경쟁상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매우 도움이 됩니다."
이이다는 레이에게 생긋 웃어준다.
금발의 미녀가 얼굴 가득히 웃어주자 레이는 무심코 몸서리를 치고만다.
가디언의 본능으로 상대가 악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카나에와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보니 거부감이 줄어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최근에는 혼자서 출동을 하고 있어요."
"혼자서 말인가요? "
"응, 악마의 수가 많아져서 다섯명이 분담해서 각자 퇴치를 하고 있어."
레이의 설명에 이이다는 위화감이 생겨났다.
이이가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마나카와 레이는 레이를 매우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아무리 가디언의 능력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혼자 나락의 악마를 상대하게끔 놔뒀을까?
게다가 새로 레이의 동료가 된 두사람의 가디언, 카나에와 아이도 그렇게 무자비하게 보이는 외모는 아니다.
솔직히, 레이에 대해 동료의 신뢰가 두터운 거 일수도 있지만, 이런 가련한 소녀를 네사람은 전투에 혼자 내보내는 것일까?
"평소에도 혼자서?"
"아니, 평소에는 모두 함께지만, 마나카 선배들이 바로 잡아버리니깐 내순서가 오질않거든."
"그렇군요. 시간을 뺏어서 죄송합니다."
"더 물어볼 건 없어요?"
".....코우다님은 다른 가디언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내.......내 몸과 같은 사람들 말이지요..."
제로는 일부러 남자의 말을 되뇌이며 눈살을 찌푸린다.
"이천년이나 전쟁을 해온 영웅.....솔직이 상상이 되지 않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제가 있는 곳은 알고계시죠? 뭔가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와주세요."
꾸벅 고개를 숙이고 이이다는 혼잡한 도시의 틈새로 사라져 간다.
나타났을때처럼 홀연히 사라진 메이드 모습의 악마를 레이는 멍하니 쳐다볼수밖에 없었다.
이이다는 자신이 나타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지만, 레이도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카나에와 아이가 원래 지옥의 악마라는 비밀은 지켜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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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신 학원.
도심에서 전철로 이십분 정도 교외에 있는 여학교이다.
도시에서 가까운데도 놀라울 정도로 넓은 부지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특징이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모두 한 군데에 있다고는 해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그 광대한 부지에 놀랄 뿐이었다.
"염탐하는걸 도와달라고는 했지만..."
"응?"
세이신 학원내의 산책로를 걷는 사나에는 옆에 나란히 걷는 마도카에게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설마, 여기 학생으로 변장하고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게 제일 빨라."
사나에와 마도카는 세이신 학원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하얀 제복을 입은 두사람은 슬쩍 봐도 위화감이 없이 주변 학생들 사이에 녹아있었다.
하교길을 재촉하는 학생들의 흐름에 역행하여 두사람은 학교 건물로 향하고 있었다.
"무지하게 넓네,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아는거야?"
"오늘은 우선 예비조사인데, 가고 있는건 학교 건물이야."
"에? 어떻게 알아?"
"자아, 이 넥타이에 색깔, 이 색깔로 초등이나 중학교를 구분하는거라고."
"아아! 그렇네."
마도카의 말에 사나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주변을 돌아보면 교복의 타이 색상이 틀린 무리들이 있는데, 그 구성원의 키가 상당히 다르다.
마도카와 사나에는 파란색 타이를 하고 있고, 주변의 파란색 타이를 하고 있는 소녀들과 비슷한 나이로 보인다.
"그건 그렇고.....마도카도 교복이 꽤 잘어울리네?"
"에헤헤...상당히 어릴때 나이를 고정시켰다고."
"메이보다도 나이가 많으면서..."
"후후후, 좋을대로 말하라구."
기가 막혀하는 사나에를 향해 마도카는 가슴을 쭉 내민다.
그러나 그런 두사람에게 주변의 시선이 꽂힌다.
"잠깐만, 우리 주목받고 있어."
"어라? 이상하네......완벽하게 변장했는데...아! 알았어."
"왜 그런거야?"
"시선들이 가슴에 집중되고 있다."
"가슴? 아...그런가..."
사나에가 납득하는 동안 마도카는 당황해서 가슴을 편 포즈를 바꿔 새우등처럼 허릴 구부린다.
두사람의 외모는 세이신 학원에 딱 맞춰져 있지만, 가슴의 크기가 너무 거대해 눈에 띄어버리는 것이다.
혼자라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두사람이 동시에 탱탱한 거유를 내보이면 숨길수가 없다.
교복을 크게 밀어올릴듯 텐트를 치고 있는 가슴은 같은 여학생들도 고개를 돌려 무심코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만은 어쩔수 없네. 빨리 살펴보고 돌아가자."
"네, 네에~`"
사나에와 마도카는 자연스러운 발걸음으로 목표인 건물을 향한다.
세이신 학원의 건물은 유럽풍의 평온한 분위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녹색 가득한 산과 숲속에 학교 건물이 있는 것도 그 경관을 조성하는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곳에 다니는 여학생들도 조신한 여염집 아가씨들이 많을 것이다.
학교가 풍기는 분위기에 두사람은 완전히 녹아들어갔다.
평소에는 젊은 아가씨처럼 밝고 명랑한 마도카나 털털한 사나에도 지금은 주변 환경에 맞추기 위해 차분한 표정을 지어냈다.
이천년가까이 살아왔기에 의식적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능숙한 것이다.
넓은 학교건물의 바깥쪽을 빙빙 돌며 두사람은 학교의 전체 모습을 머리에 넣어간다.
그러던 중 한명의 학생이 사나에의 눈에 들어온다.
"어라? 여기 넥타이의 색깔은 파란색이지?"
"그렇지."
"쟤는 왜 빨강색이 아니라 파란색 타이를 메고 있지?"
사나에의 눈에 들어온 것은 키가 머리 두개만큼이나 작은 학생이었다.
본래라면 더 아래의 학교를 다녀야 하는것 아니냐는 말이지만, 주변 학생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일본엔 월반이 없을텐데?"
"음...특례인가?"
그 학생은 사나에와 마도카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녀들을 바라본다.
여기서 시선을 갑자기 돌리면 오히려 의심을 사는 것을 알고 있는 마도카와 사나에는 잠시 그녀를 바라본다.
부자연스럽지 않을 정도로만 시선 교환을 하고 두사람은 자리를 떠났다.
"엄청난 가슴이네..."
사나에와 마도카를 보고 있던 레이는 생각지도 않게 터무니없는 것을 보고 무심코 한숨을 내쉰다.
레이는 가슴사이즈를 중시하기 보다는 형태에 집착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폭유에는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것이다.
"레이, 뭘 보고 있어?"
"아니...굉장히 큰 가슴이.....엣? 마나카 선배?"
정신없이 쳐다보던 레이는 질문에 무심코 속마음을 말해버린다.
황급히 입을 가리지만, 이미 입에서 나온 말은 줏어 담을 수가 없었다.
본인은 화들짝 놀라는 제스춰이지만, 옆에서 보면 자그마한 레이의 이런 반응은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호호...레이는 가슴큰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조금 쇼크네~"
"아니, 사이즈보다 모양이 더 중요한데...레이 선배는 충분히 크고..."
놀리는 레이에게 레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사이 좋은 선후배간의 대면에서 다른 여자의 가슴에 정신이 팔려있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서 어쩔줄을 모른다.
"아니..레이 선배, 너무 귀엽잖아!!"
얼굴을 붉히며 망설이듯 부끄러워하는 레이의 모습에 카나에가 앳된 비명을 지른다.
분명 그 모습은 누가 보기에도 사랑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카나에와 포옥 레이를 감싸 안았다.
정겨운 풍경속에 함께 있던 마나카와 아이도 함께 웃었다.
하지만, 아이는 아까 스쳐지나간 상대가 누구였는지를 제대로 확인했었다.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