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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 기사공창이 꾸는 꿈 (85) 사악의 연쇄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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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71 회 작성일 24-01-22 20: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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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샤스라하르 일행편
 
보알의 마을에 도착한 라크시와 천병 연대에게 날개 빠짐 여자들을 맡긴 후, 샤스라하르들은 유라미르티의 안내에 따라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베나……」

샤스라하르는 루루와 함께 탄 흡혈마 위에서 중얼거렸다.

「괜찮아요, 샤스. 성기사 베나님과 그 마류조와가 함께하고 있는걸요.

그렇게 위험한 일은 없을거에요.」

샤스라하르와 고삐 사이에 있는 형태로 앉아 있는 루루가 온화하게 말했다.

「응. 두 명이 살아 있다는건 의심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구해주고 싶어. 스테아씨도……

모두, 무사히 돌아가자」

샤스라하르가 탄 흡혈마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흡혈마에는 샤론과 플레어가 같이 타고 있고, 반대 쪽엔 홀로 말을 탄 시로에가 있다.

샤스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한다.

「샤스라하르님. 목적지까지 앞으로 반나절 정도 남았습니다만, 쉬시겠습니까?」

머리위에서 유라미르티의 질문이 들려온다.

그녀를 향해

「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베나들을 구해야--」

「잠깐, 샤스. 저쪽!」

갑자기 루루가 소리쳐, 손바닥을 펼친다.

손 앞에 있던 잎, 루루의 『행운』 마법의 매개체인 행운의 잎이 날아 오른다.

잎은 빠른 속도로 날라가, 샤스라하르들이 나아가던 방향에서 비켜난 곳을 향해 간다.

그 방향엔, 너무나 작아 못 보고 지나칠뻔 했던 인간 2명의 모습이 보인다.

「유라미르티씨!」

「잠시 기다려주시길」

약간 앞서 나가고 있던 유라미르티가 날개를 멈추고 저 멀리 있는 인간의 모습을 노려본다.

샤론과 플레어, 그리고 시로에는 무기를 잡고 경계에 들어간다.

「……놀랐습니다. 마류조와님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1명도 마귀가 아닌 인간입니다.

위험했군요.. 그대로 그냥 갔다면, 분명 엇갈렸을 겁니다.」

유라미르티의 중얼거리는 말을 듣자,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리고, 더욱 세게 말을 몬다.

저 편도 이쪽을 발견했는지, 2명은 거리를 어느정도 둔 후,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장검을 뽑아 그대로 서 있는 그림자와 공중에 몇 개의 검을 띄운 그림자.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모습도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엔 있다.

「이 위압감은……」

「그래, 베나님이 틀림없다」

바로 옆에서 샤론과 플레어가 식은 땀을 흘리고,

「마검……후후. 알기 쉽네요, 시로에」

「네, 마류조와가 하는 짓은 눈에 띄니깐요」

루루와 시로에가 웃고 있다.

그리고,

「베나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샤스라하르가 외쳤다.

그 소리를 듣자, 가만히 서 있던 그림자가 움찔거린다.

「전, 하……? 전하……!」

그림자는 장검을 내 던진 후, 달리기 시작한다.

「뭐……? 음……이건…… 그런가, 행운이 길을 안내해준건가. 역시 루루군」

또 다른 1명의 손 위로 잎이 내려앉자, 그 1명도 힘을 빼고 공중에 띄운 검을 땅에 내렸다.

그렇게 다시 만난 얼굴들.

「전하……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베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샤스라하르를 세게 껴안는다.

「응. 베나도……정말 잘 돌아왔어」

샤스라하르도 거기에 응해 성기사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맡긴다.

「시로에! 루루. 다른 자들은? 로니아는 어떻게 되었지? 안·미사는?」

마류조와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모습은 그리 보이지 않은 채, 두 명의 동료에게 말을 걸었다.

「로니아라면 무사합니다. 지금은 하이네아 왕녀들과 함께 천병의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천병의 마을도, 안·미사가 노력한 덕분에 그 친귀족들을 내쫒을수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끌려간 모두를 구하기 위해, 이쪽의 유라미르티씨의 안내에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시로에와 루루가 답을 해주며, 옆에 내려온 재판의 천사를 손으로 가리킨다.

「그런가. 너는 안·미사가 있던 곳에서 몇번 본 적이 있는 천사군」

「네. 주군을 대신해, 마류조와님의 무사함을 축하드립니다」

딱딱한 말을 주고 받은 천사의 등뒤에서, 플레어가 입을 연다.

「남은 건 언니뿐이다」

천병의 마을에서 잡혀간 동료들.

로니아를, 하이네아를, 마리스를, 시로에를, 베나를, 마류조와를 구해 냈다.

남은 건, 마지막 1명.

「꼭 구해내겠습니다. 기사장」

그 옆에서, 샤론도 힘을 낸다.

그런 두 기사의 모습에, 유라미르티가 무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그 일에 대한 것입니다만--」

「기다려. 이 곳에 샤스라하르 전하와 안·미사의 대행이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다.

잠시만 나와 베나경의 이야기를 들어다오」

마류조와의 큰 목소리에, 유라미르티의 사무적이고 조그만 목소리가 뭍혀버린다.

「그렇군요. 전하, 저희들이 잡혀 있던 곳에 마리아자트 선배가 나타났습니다」

베나가 마류조와의 말에 동의하며, 샤스라하르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대기사 마리아자트가? 왜?」

매우 놀란 샤스라하르의 모습에, 마류조와는 다시 한번 입을 움직인다.

「그녀만이 아니다.

나의 사촌여동생인 알 발렌시아가 이끄는 해방군, 과거 공창이었던 44명이 나타났다」

그 말에, 샤스라하르들은 일제히 숨을 집어 삼킨다.

「44…명…?」

「해방군?」

샤론은 숫자에, 시로에는 그 이름에 놀라워한다.

「그래 , 공창…… 지금 자신들의 상황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이다.

리베르란트에 있던 자도, 리네미아에 있던 자도, 미네아 수도원에 있던 자도 있다.

그 자들이, 우리와의 합류 조건으로 내민 것이, 샤스라하르님과 관리자 안·미사와의 면회다」

마류조와가 말한, 해방군이라는 존재.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들을 붙잡고 있는 가혹한 운명에 대항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집단.

지도자인 알 발렌시아 아래, 마리아자트외 유력한 전사들이 모여, 서역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곳을 얻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한다.

「전력 증강이라는 면도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그녀들은 서역의 관리자인 안·미사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소모적인 싸움을 반복하다간, 머지않아 모든힘을 드러낸 제옴트나 친귀족처럼 강력한 마귀족에게 패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저희들과 손을 잡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나의 말이 끝나자, 샤스라하르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동료를 찾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테아, 그리고 제옴트에 잡혀간 세나와 유키리스도 있다.

한시가 아까운 상황이지만, 해방군이라는 존재 안에는, 과거 공창들이 인간이었을 때에 인연을 맺은 자들이 있다.

「……전하」

갑자기, 플레어가 입을 연다.

「플레어씨……?」

「언니라면, 이럴 때 자신을 위해, 다른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기사장 스테아의 여동생으로서 제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해방군과 합류해야 합니다.」

눈을 머리카락으로 가린 플레어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해방군을 반드시 설득하고, 그 후 스테아씨를 구합시다」

샤스라하르가 단언하자, 기사들이 일제히 수긍했다.

그 때,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방금 관리자의 보호라고 했습니다만, 현재 관리자의 권한은 안·미사님에게서 라그라질님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경우 회담에 필요한 건 안·미사님의 허가가 아닌, 라그라질님의 허가입니다.

저는 안·미사님으로부터 대행권을 일부 받았습니다만, 라그라질님에게선 아무것도 받지 못했습니다」

슬며시 손을 든 유라미르티의 사무적인 목소리.

「뭐라고?」

「라그라질이…… 말인가요?」

천병의 마을에서 일어난 소란의 결말을 모르는 마류조와들에겐 처음 듣는 소리였다.

「라그라질은 저희들을 싫어하는데……지금 상태에서 사람이 더 늘어나는걸 동의해줄지……」

마천사 라그라질과 샤스라하르들의 사이엔 깊은 인연이 있다.

놀기 좋아하며 이기적인 마천사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에 대해, 모두들 아무 말없이 생각하기 시작한다.

「제가 라그라질님을 대신 할 수 없는 이상, 회담에 참석한다 할지라도, 실질적인 발언은 하기 어렵습니다」

유라미르티는 그렇게 덧붙였다.

무거운 침묵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을 때,

짙은 어둠의 고리가 생겨났다.

손바닥으로 가려질 정도의 이공간.

거기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허가해요 』

들은 적이 있는, 약간의 비웃음이 담긴 목소리.

「라그라질……」

『오래간만이네요, 샤스라하르와 그 육변기들』

마천사 라그라질의 이공간 마술.

「근처에 있습니까? 라그라질!」

샤론이 주변을 경계한다.

마천사의 이 마법은 현실 세계에 이공간의 모형정원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것을 펼치기 위해선, 이 마술을 사용하는 라그라질이 주변에 있어야만 했다.

『유감. 지금 난, 궁전의 내 방에서 티타임중.

관리자로 돌아올 때까지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보니, 이전의 나와는 마력이 비교도 안될정도로 늘어났어. 그 결과, 먼 거리라 할지라도 자유롭게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잡무같은 건 안이 다 해주니 편하긴 한데, 그 만큼 시간이 남아 돌단 말이지』

즐거운듯 마천사가 웃는다.

『유라미르티. 재미있을 듯 하니 허가합니다. 해방군……이라고 했나요? 

그들을 만나러 가세요. 이번 건에 한해서만, 당신을 제 대행으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이 임무가 끝날 때까진, 당신은 제 말에 절대 복종입니다. 알겠죠? 』

그 말에,

「……알겠습니다. 라그라질님」

유라미르티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주인을 향해 인사를 한다.

『아 그리고 안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어요. 그 아이가 요새 좀 바빠요.

돌아온 하이네아들의 치료 『같은거』 때문에』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하이네아들이 무사히 돌아갔다는 정보를 얻게 되자, 샤스라하르들, 특히 시로에가 안도의 표정을 보인다.

「그럼 라그라질. 우리는 갈께. 해방군을 만나러」

샤스라하르가 말하자,

이공간이 웃었다.

「네. 힘내요.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좋겠네요」

마지막 말은 매우 작은 목소리였지만, 엄청난 양의 악의가 담겨져 있었다.



「언니! 샤스라하르씨들과는 아직도 연락이 되지 않습니까? 가능한 빨리 전해야 합니다!」

마법을 없앤 후, 자신의 방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자, 얼굴빛이 변한 안·미사가 뛰어 들어왔다.

라그라질은 컵을 손에서 놓은 후, 눈은 감고 고개를 흔든다.

「내 마법으로 모습은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 마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는지, 원격으로 말을 전달하는건 무리인듯하네요.

안타깝네요.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건……」

그렇게 말한다.

마음속으로 짓고 있는 사악한 미소는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하이네아씨와 리세씨,그리고 로니아와 마리스씨의 몸에도, 새로운 저주가 추가되었습니다.

지금 상태론 마류조와들은 싸울 수가 없어요.

적과 만나게 된다면, 아무것도 못 하고 잡혀버릴텐데……아」

안·미사는 수척해진 얼굴로 말한 후,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부상을 입은 하이네아를 치료했을 때, 안·미사는 그녀의 몸에서 사악한 저주를 발견했고, 그 저주의 효과도 알게 되었다.

「……연락할 방법이, 내 마법말고는 없는걸까?」

라그라질은 침통하다는듯 말했다.

「……네. 천병은 전부 라크시와 함께 떠난 상태고, 저와 언니는 속박 마술때문에 이 마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흡혈마를 타고 지금 바로 출발한다 해도, 저쪽도 흡혈마를 타고 움직이는 이상, 따라잡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이제 남은 건 언니의 마법뿐입니다」

괴로운듯 나오는 안·미사의 목소리.

「그럼……믿는 수 밖에 없네요. 그 인간들의 행운을」

여동생에게서 얼굴을 돌린 후, 마천사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안·미사는 그걸 알지 못한 채 ,

「네……. 아, 유라미르티. 제발 모두를 안전하게 인도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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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의 세번째 이야기는 해방군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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