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전기 (침대의 군주)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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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그 금단의 이름.
문화권마다 다르지만 보통 뱀은 사악한 존재로도 그려지며 혹은 지혜 생식 아니면
대지의 지혜 등을 상징한다.
그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도는 것은 영원 혹은 생명의 근본형상, 영원성을
상징하는 형상이라고 한다.
두마리의 뱀이 영원을 상징하는 원이 두개 겹쳐진 모습으로 뒤엉켜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진귀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장식...목걸이가 손 바닥에 놓여져 있었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흡사 살아 꿈틀거리는 듯 했고 뱀의 눈에는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
"우로보로스 (ουροβoροs)"
손안의 조금은 묵직한 감촉을 느끼며 바라보는 크리스의 눈빛이 강렬해 졌다.
"어쨋든 너의 가장 큰 과제는 "신성한 힘"을 깨우치는것, 여기 들어오는 부인들의 경우야
신성력을 매개로 할 수 있는 장신구...반지 같은것을 지니고 올 수 있지만 너는 해당이
안 된단 말이지..."
신비한 은빛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여자가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
그녀가 내민 작은 상자안에 들어있던 장식 목걸이...
"뭐 약간 반칙 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것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유물이란 거지...
성직자들 사이에서 깨달음을 일깨운다는..."
싱긋 웃어보이는 그녀가 짓는 미소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부디 그대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게 되기를 바랄께 꼬마 용사님!"
크리스는 무릎 위에 걸터앉은채로 이마에 살짝 입맞추며 그녀...수룡족의 "타르샤" 라고 하던
그 신비한 모습을 떠 올리고 있었다.
"병 안에 새를 가두어 길렀다. 그런데 새가 다 자라서 그 새를 꺼내야 하는데..."
"......"
"......"
"병을 깨지도 않고 그 새가 다치지도 않게 꺼내려면 어찌 해야 할꼬?"
"......"
"......"
넓은 강당 안에 헐렁한 옷을 입은 견습 신관들이 앉아서 정중하면서도 부드러운 울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기도하는자 성직자를 길러내는 것은 어느 문화권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일 중 하나였으며,
이곳 네잔 폴리스야 말로 고대부터 여러 학문과 문화 특히 신학 분야의 본고장 이라고 불리고
있는 터였다.
그리고 어쨋거나 이 곳은 신관을 길러내는 수련장 이었던 것이기도 했고...
갑자기 문이 열리며 완전 무장한 병사 둘이 크리스를 불러내어 이 곳으로 데리고 왔을 때
조금은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견습 신관들의 각성을 위해 특별히 이곳 신전의 노 신관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모든 이들은 저마다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 원하는 것을 얻는 이가 몇이나 될꼬?
어떤이는 부유함을 어떤이는 권력을 ...그리고..."
"......!"
나이든 신관의 눈이 크리스를 향했을 때 시린 샘물을 마신듯 청신이 번쩍 드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어떤 이는 사랑을 갈구한다..."
"......"
"......!"
꿀꺽, 크리스의 입에서 마른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대개 원하는 것을 쫏는 자는 그 것을 놓치고 말게되는 법이다. 왜그럴까...? 대부분
원하는 것을 찻다가 바로 코 앞에서 그 것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고 마는데,
이런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니 잘들 명심하도록..."
"......"
"......"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한 침묵이 잠시 흘렀다.
"그대가 무언가 원한다면 우선 그 것을 원하는 자...자기 자신을 돌아보라..."
정중한 음성이 기분 좋게 강당안을 울렸다.
"새는 자기집 안에서 자고 있었네...밖으로 그렇게 찻아 다니던 파랑새는 집 안
새장에서 잠자고 있었네..."
나이든 노 신관의 가르침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호호 그러니까 말이지..."
"아유 그건 좀 그렇지 않니?"
"깔깔깔..."
"......"
지금 크리스는 조금 묘한 감상에 젖어 있었다.
견습 신관들을 위한 설법을 듣고 난 후, 몸을 움직여 체술을 수련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장한 병사들의 안내를 받아 네명의 부인들이 들이 닥쳤던 것이다.
혹시 자신이 이 부인들을 전부 상대해야하는 건가...얼이 빠져 있는데 주섬주섬 하인들이
자리를 펴고 음식들을 벌여 놓는것이 아닌가?
"차를 좀 더 우릴까요?"
"아, 그래주시겠어요?"
"저는 됐어요. 이거면 되니까..."
"도데체 그걸 무슨 맛으로 먹는거야?"
"왜이래? 한 두번 봤니? 이건 무엇보다 맛있는 건강음료야...하긴, 우리 일족이 아니면
맛을 모르지..."
도마뱀의 모습을 한 부인이 약간은 거만한 모습으로 유리 잔을 쳐들어 보엿는데 거기엔
동물의 생피가 섞인 고약한 냄새의 액체가 찰랑 거리고 있었다.
크리스는 그러거나 말거나 잘 우려진 꽃차를 다른 부인들의 찻잔에 정중히 따랐다.
모락모락 김이 서린 찻잔에선 향기로운 꽃 내음이 가득 풍겼다.
네 부인 모두 이곳 네잔 폴리스의 세력가 집안의 귀부인 들이었다.
그녀들이 하필 이곳 위안소에 찻아와 잔치판을 벌인 이유...
"뭐 간단해요...남편들이 바람을 피웠거든요."
"여긴 신전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남편들의 힘도 어쩌지 못하는 장소인지라..."
"남편들 한테는 경고의 뜻도 되고..."
"소문이 나 봤자 우리들한테는 조금도 피해가 없거든요? 행패라도 부렸다간 남편들
체면만 깍이는 거고..."
"그렇지...애초에 누가 먼저 시작한 건데?"
"거기다가 이렇게 여럿이 같이 방을 빌리면 비용도 저렴하고..."
"어머나, 얘 너는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저렴한것만 찻니? 까르르..."
소란함과 활기가 찻던 방 안은 부인들의 다과회가 끝나자 다시 적막감에 휩싸였다.
"......"
부인들은 크리스에게 부디 사랑하는 이를 되찻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하며 그볍게
입을 맞추거나 끌어안아 주고는 총총 데리러 온 병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나섰다.
"...후우..."
조금은 나른한 기분이 되어 크리스는 털썩 침대에 몸을 던졌다.
"......?"
깜빡 잠이 들었나 했는데 갑자기 묘한 위화감에 눈이 번쩍 떠졌다.
크리스의 위화감의 정체...바로 크리스의 방에 들이 닥쳐 다과회를 벌였던 부인 중
한 명이 있었던 것이다.
바닥에 퍼질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어쩐 일이십니까? 그리고, 이렇게 금방..."
"쿡쿡, 어린 신관님...전에 집에 들어간지 이틀이 지났답니다...끅..."
"......"
새삼 자신이 있는 이 곳의 저주가 실감이 나는 크리스 였다.
"그래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쪼르르...부인이 기울이던 잔에 술을 따라주며 크리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수하면서도 단정한 기품을 느끼게 하던 귀부인...
"크크큭...후후훗...그 인간이...기어코...일을...끄윽..."
"네에..."
크리스가 위로의 말을 건네자 부인이 자초지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스파다 가문" 이라고 하면 네잔 폴리스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명문가로 상업도시의
명문가 답게 향료 무역과 귀금속 교역으로 재산을 이룩한 막강한 집안이었다.
그 집안의 종가 이자 적손인 그녀의 남편 칼레스 경이 새로 여자를 들이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물론 그녀는 반대를 했고 집안의 전통에 따라 아내와 남편이 무술 시합을 해서 결론을
내기로 했던 것...그런데...
"무술 시합에서 지신 겁니까..."
"......"
살짝 혀를 차며 그녀를 위로하려던 순간 그녀가 거세게 고개를 도리질했다.
"아니...끅, 잘 모르나본데...차라리 내가 졌으면 기분이나 좋겠어...우리 남편
잘났다고...칭찬이라도 하게, 큭큭큭..."
"...네?"
피식피식 웃는 그녀를 바라보며 크리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네잔 폴리스의 상류층이 거의 그런 전통이 있듯이 처음 거친 환경에서 시작해서 외세와
싸워가며 이룬 도시이기에 스파다 가문은 "무용(武勇)"과 패도를 숭상한다.
그래서 가문 구성원 간에 문제가 있을때 흔히 당사자 간에 무술로 자웅을 겨루어 결정
하는 것이 전통이다.
대외적으로 가문의 수장 정도 되면 그래도 힘깨나 쓴다는 평가는 기본적으로 받는 터였고
본처 외에 부인을 한 명 더 들이겠다 는 가주의 선언에 그녀가 반발했지만 당연히 부인
한 명이 더 들어오는구나 하는 분위기 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막상 뚜껑을 열자 이건 아니올시다 였던 것이다.
그 동안 재대로 단련같은것도 않고 주지육림에 빠져있던 남편 칼레스 스파다 경이 그녀에게
바닥을 기며 애걸할 정도로 처참하게 패배를 했던 것이다.
"큭큭...자기가 하고싶은 바를 이루려면 그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이게 우리 가문의
법이자 규칙이지 가문 구성원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구..."
한탄처럼 늘어놓는 그녀의 이야기...
결국 그녀의 남편 칼레스 스파다 경은 그녀에게 진 것은 물론 그 시합 내용도 문제가 되어
현재 근신중이며 가문의 수장 지위도 내 놓은 상태라고 한다.
오히려 남편과 마주해 당당하게 승리한 그녀의 눈부신? 실력과 패도에 감명받은 가문의
원로들이 이 참에 수장 자리를 그녀가 대리하도록 했던 것이다.
"안 그래도 불안 했었다구...그토록 줄기차게 평소 단련을 하라고 했건만, 기어코 사고를...
끄윽!"
남편이 부인을 하나 더 들이는 것 보다 자신에게 졌다는 것에 더 충격받고 분해하는 모습...
술 냄새를 풍기는 그녀가 푸욱 한숨을 내쉬며 트림하자 크리스는 약간 어이가 없었고 이 곳이
자신이 살던 곳과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휴우...어떻게 해야 할까..."
"....."
크리스는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위로를 하려고 했다.
"이봐요 어린 신관..."
"네..."
은근히 그녀가 눈을 빛내며 다가 들었다.
"나와 한 판 겨뤄주겠어요?"
"...네?"
눈을 둥그렇게 뜨는 크리스 였다.
"그럼 시작하십시오..."
"그렇게 여유 부리지 말라구...어린 신관, 당신이 마왕이랑 호각으로 싸웠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
"우리 스파다 일족의 힘도 만만치는 않을껄?"
어느틈에 술취한 모습은 사라지고 없는 부인에게선 묘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두터운 옷감으로 된 천옷을 몸에 두르고 양 팔엔 독특한 가죽과 천으로 된 긴 장갑을 끼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풀고 자세를 낮추는 부인의 모습을 크리스는 어느 정도는 가볍게 보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곧 크리스는 놀라운 경험을 해야 했다.
"......!"
바람이 부는가 했더니 이내 쐐애액! 하는 공기를 짜르는 소리가 뒤늦게 들렸다.
몸을 굴려 바닥을 튕기며 공격권에서 간신히 벗어나자 어느 틈에 먼저 다가온 부인의 팔이
질풍처럼 휘둘려 졌다.
퍼억! 맞았다 생각되는 순간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
지이이익 바닥을 끌며 튕겨져 쿵! 벽에 등을 찧엇다.
큭! 핏물이 배어날 정도로 속이 울렁거렸다.
끼야야앗! 소름끼칠 정도의 기묘한 기합 소리와 함께 달려드는 그녀...
손이다 싶으면 다리가 다리다 싶으면 어깨 어깨다 싶으면 무릎...
격식이라곤 없고 오직 적을 부수고 두들겨 패배 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둔 실전 격투술이다.
그나마 무기를 들지 않았기 망정이지...
순식간에 벽에 밀려 붙여진 크리스는 대 여섯차레나 정통으로 부인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요 근래 크리스의 실력이 많이 향상 되었다는 것과 새로운 형태의 전투술을
몸에 익혔다는 것 정도?
[적이 강하면 그대는 부드러워져라, 적이 빠르면 그대는 고요함으로 상대하라, 무엇보다 적을
두려워하지도 적을 경시하지도 말라.]
[싸움에 있어서 형식이란 무의미한 것이다. 다만, 마음의 형식은 두려움도 교만함도 없어야 한다]
[강한 적을 만났다고 해도 그대 자신 만큼 강한 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는 순간적으로 몸의 필요없는 힘을 빼며 재차 공격해 들어오는 그녀를 향해 몸을 놀렸다.
이미 기선이 제압된 상황...예전 방 안에서 보았던 잔인하면서도 흉폭한 격투술을 떠 올렷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상대에게 그런 잔인한 살수를 쓰는건 곤란하다.
양손을 교차시켜 들어온 공격을 막았다.
힘을 부드럽게 흘리며 몸을 회전시켰다.
[그대가 진정 기술을 안다면 쌀 한줌 움켜쥐어 드는 힘으로도 거한을 제압할 수 잇으리라...]
크리스가 감탄한 바 있는 기술...극치의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조화된...
벽화 속에서 터득한 몇가지 기법들이 떠 올랐고 몸이 그에 반응했다.
전투술에서 적을 제압하는 형식은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우월한 힘과 속도로 부수는것,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 크리스가 하는 것처럼 기술과
부드러움으로 적을 지쳐 덜어지게 하는것...
아무리 날카로운 보검도 수천 겹의 천과 솜으로 둘둘 감아 버리면 그 날카로움을 쓰지 못한다.
점차 스파다 부인의 몸 놀림에 크리스가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그녀의 팔과 다리가 잡혀 넘겨지거나
부드럽게 제압되기 시작했다.
"후욱...이거 대단한걸? 큭큭 남편과는 하...하늘과 땅 정도?"
"과찬이십니다...과연 대단하시군요..."
살짝 땀에 젖은 그녀의 얼굴에 머리칼 몇가닥이 달라붙었다.
"크큭, 호호호...미안하지만 진짜 힘은 아직 내지 않았어...어린신관 조심하라구..."
"...네?"
크르륵...숨을 쉬어모으다 무언가 힘을 쓰는그녀...눈동자가 기괴한 빛을 띄었고 팔 다리가
무섭게 부풀어 놀랐다.
전신이 부풀어 오르며 힘줄이 단단히 생기고....
"마...맙소사..."
크리스는 경악한 신음을 내 뱉었다.
"라...라이칸 슬로프(lycanthrope)!"
라이칸 슬로프(lycanthrope)...자연에 내재된 동물의 힘을 지닌 인간으로 반인반수를 의미한다.
부인의 일족...스파다 가문은 바로 "수인족"의 가문 이었던 것이다.
"크와아아앙!"
"큭..."
쾅!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힘과 속도였다.
간신히 흘리거나 막았지만 몸 자체에 전해지는 충격과 고통에 전신이 너덜너덜 해 지는 것 같았다.
"이거야...윽!"
"끄아아앙!"
바닥을 굴러 피하고 휘 둘러지는 손발을 피했지만 문제는 그 상대가 보통 인간이나 아인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날카롭게 곤두선 손톱과 발톱...그리고,
"크와아아악!"
"헉!"
벌려진 입 안에 소름끼칠 정도의 송곳니...
늘어나는 상처와 배어나는 핏물, 그리고 완전히 짐승화 한 부인의 흉성이 폭발했다.
"크아아아앙!"
"이거야..."
크리스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고 새삼 그 남편을 마음적으로 위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데체 어떻게 저런 부인을...하기야 그 남편도 일족 이라면...
그건 그렇고 크리스는 어떻게든 저 부인을 제압해야 한다.
그 것도 될수 있는대로 상처 없이 말이다.
"어째서 견습 신관들이 많이 희생되는지 이해가 가는걸..."
"크아앙!"
콰앙! 무서운 힘에 휘둘려져 바닥을 굴렀다.
빙글 몸을 돌리며 간신히 피하자 지나쳐간 묻지막지한 힘에 쾅! 가구 모서리가 부서져 뒹굴었다.
물론 이 신전에 깃든 신비한 힘에 천천히 복원 되었지만...
"어떻게...후욱..."
"크아아아!"
바닥을 뒹굴던 크리스의 눈에 묘한것이 띄었다.
이전에도 본 적 있는...어떤 영웅이 야수를 제압하는 자세...
야수는 몸부림 치지만 영웅의 팔은 그 야수의 목덜미를 놓치지 않는다.
문득 크리스의 눈이 빛을 발했다.
"판크라치온 (Pancration)"
고대의 영웅들이 익혔다는 가장 근본적이고 잔인하기 까지 한 격투기다.
치고 때리고 차고 조르고 꺽고 던지고...
오직 눈 휘비기와 깨물기 등만 제외된 가장 원초적인 격투기...
특히 고대의 장사 들의 야수나 동물들과 싸우는 기술 등이 포함되었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실제 동물들을 제압하는데 가장 주안점이 되는것이 바로 목덜미의 급소이기도 했다.
"카앙...큭큭...끄으으..."
"후으으...대단하십니다만...놓질수는 없지요...놓친다면..."
팔 안에서 몸부림치는 야수는 목이 졸려진 채 꿈틀거렸지만 점차 그 저항이 약해지고 있었다.
아직 흉성이 가라앉지 않은 야수의 목덜미를 놓친다면 그 결과는...
"후후...갈갈이 찟겨 지겠지..."
"...크르릉..."
몸부림치는 야수의 몸에서 점차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크리스는 비로소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우 쓰라려...이 멍좀봐..."
"저기...그건 엄살처럼 보입니다만..."
"엄살? 이봐 어린신관, 이게 엄살로 보여?"
"후우우...부인..."
몸 곳곳에 할퀴고 뜯긴 상처가 있는 자신 앞에서 멍자국을 자랑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크리스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야...거기에 목까지 졸렸지...이거 안 아픈데가 없네..."
"......"
어이가 없다 는 표현은 이럴때 쓰는것일 터였다.
툭...크리스에게 부인이 무언가 던졌고 엉겹결에 받아들었다.
제법 크고 묵직한 수정 병에 찰랑거리는 벌꿀 같은 액체...
"이건...?"
"뭐긴뭐야? 질 좋은 "포션"이지...전설에 나오는 것 처럼 모든 병을 다 고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족이나 내 외상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잘 듣는 종류 중에선 최고등급이라구..."
"아...네..."
"자, 어서 발라줘...나도 발라줄 테니까..."
처억, 등을 돌려대며 천연덕 스럽게 말하는 모습에 크리스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으윽...부인..."
"흐응...그렇게 딱딱하게 부르지 말라구..."
싸악 싸악...흡사 부드러운 연체동물이 먹이를 희롱하는듯 했다.
물론 시작은 서로 약 발라주는것 이었는데...어느틈에 그 것이 남녀 관게의 전조가 된것이다.
"흐후훗...그런 얼굴 하지 말라구 어린 신관, 이름이 크리스 라고 했지? 여기가 어디라는것
그리고 당신 신분이 지금 뭐라는것 잊은거야?"
"......"
"당신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아...그렇지, 그렇고 말구..."
".으윽,"
부인의 등쪽에 약을 발라준 후 상처에 약이 발라질 때 처음에는 근지럽고 차가웠지만 점차
상처가 아물며 상쾌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부인의 손길은 점차 교묘해지고 약을 바르는 부위 역시 상처와는 별 관계 없는 부위로
변해갔다.
"으윽...헉..."
"어머나...이거 정말 대단한걸? 쿠쿠쿡..."
톡!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튕기는 부인의 눈이 장난스럽게 변했다.
검붉은 살점의 기둥은 이른바 효과 좋다는 포션이 발라져 번들번들 거리고 있었다.
그 것은 단순한 포션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남녀의 자세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마주보고 누운 이른바 "69" 라는 자세다.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적나라한...그녀의 은밀한 부위는 연한 보라빛과 분홍빛을 동시에 띄고
있었고 종족의 특성으로 부드럽고 톡 쏘는 꽃향기같은 미향이 풍기고 있었다.
츄릅 츄릅 길게 뻗쳐진 그녀의 혀가 남근을 핥고 빨고 희롱하며 쩍쩍 달라붙는 쾌감을 주었다면
눈 앞에 적나라 하게 펼쳐진 은밀한 그녀의 부위는 굼틀꿈틀 펄럭대며 야한 내음과 빛으로
크리스의 시야를 희롱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와락 그녀의 허리와 엉덩이를 껴안으며 살점을 벌려 혀로 핥았다.
"흐응...하아아...쭈릅..."
"헉헉..."
점차 미끌미끌하면서도 끈적거리는 체액이 크리스의 입부근을 온통 물들였다.
그리고 아아...교묘한 유부녀의 입과 혀가 크리스의 남근 전체를 희롱하며 기어코 가볍게
체액을 뿜어내게 만들고 말았다.
큭큭큭 무엇이 좋은지 그녀가 키득대며 입술을 오므려 남액을 핥고 빨아 삼켰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남녀의 싸움은 침대에서 부터 라는 말이 있다.
그렇듯 일단 불붙은 남녀는 침대에서의 사교 즉 정사로서 모든 것을 판가름 하는 법이다.
물론 이 싸움은 보통 남자보다는 여자가 훨씬 유리한 것이고 더군다나 평범한 여자 가
아니라 인간들이 마계 라고 부르는 곳의 여성들은 훨씬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때문이기도 했는데...
"헉헉...부인...제발..."
"하아아앙...좋아...정말...남편 것 보다,,,아앙..."
출렁출렁...퍼지지도 늘어지지도 않는 젖가슴이 허공에서 율동을 했다.
이전의 코코네가 그러했고 수룡족의 타르새 역시 그러했지만 이 스파다 일족의 유부녀 역시
그 크기와 윤기, 거기에 부드러움과 탄력까지 절대 뒤떨어 지지않는 요염함과 아름다운 가슴과
육체를 보유하고 있엇다.
거기에 더해 잘 익은 과일 특유의 달콤함과 치명적인 유혹 까지...
잘익은 과일...유부녀가 위험한 이유가 또 있다.
정숙한 남편있는 여인이 금단의 맛을 알게 될 경우 그 여성은 마성을 띄게되어 여자가 아닌
요물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으으윽...이건..."
"하앙 하앙...기분 좋아..."
출렁거리는 율동감은 그렇다고 치자...크리스의 남근....살 기둥이 아주 젤리처럼 부드럽고
버터처럼 기름기 있는 살점과 점막에 둘러싸여서 쭉쭉 조여지는데 뭐랄까 아직 풋풋함이
남아있는 코코네나 생기 넘치는 타르샤 와는 다르게 달면서도 녹을듯한 그 맛은 일찌기 경험한
적이 없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여태껏 크리스가 남편있는 여자를 경험했던 적이 있을까?
"으으...아아...부 부인..."
"아흑! 뜨거워 아앙...이런맛 처음이야...더 더줘..."
기름기가 살풋이 오른 여체...거기에 달콤한 태음이 듬뿍 풍기는...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녹아들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장 깊은 여자의 안쪽이 크리스의 살점 끝은 둘러싸고 구물꾸물 조이며 빨아들이고 있었다.
처음 몇차례는 안에서 폭발하는 것 이었지만 점차 닭콤한 무엇인가가 녹아들더니 한마디로
녹혀져서 빨려들고 있는것이었다.
뼈속까지 녹아져 흡수당하는쾌감...지옥같은...이건 코코네와 타르샤의 것을 합친 감각이었다.
"하앙...하앙...기분 좋아..."
"으윽...허어억..."
엉덩방아가 찧어질 때 마다 드러난 살 덩이 크리스의 검붉게 부푼 남근과 여성의 살점이 만나는
부위에서부터 과장보태 흰 양초가 녹은듯한 체액이 넘실대며 기둥을 타고 점점이 흘러내렸다.
그야말로 쥐어짜 진다는 말이 적당할까...
"으으...호...혹시.."
크리스의 뇌리에 혹시 이 부인의 남편인 "칼레스 스파다" 경이 부인과의 침대에서의 싸움
때문에 약해진 것이 아닐까 라는 망상까지 들 정도였다.
출렁출렁...눈 앞에 무르익은 여체가 번들거리는 기름기에 뒤덮인 채 율동하는 것을 바라보며
크리스는 아까와는 달리 이 부인과의 싸움에서도 자신이 졋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자유도시 "네잔 폴리스"의 여성들은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없는 무적의 적수였던 것이다.
# 그놈의 망할 설정놀음과 일어나서 나가서 저녁때 식사를 빙자한 술술술...집에와서 퍼잠...
휴식없이 반복...그 짓을 한 보름 이상 했습니다.
결국 메슥메슥 꾸에에엑! 병원에 가자 선생님 왈...간수치 신장수치 매우 안 좋으시네요
오래살고 싶으세요? ==== 다행히 약좀먹고 했더니 나아졌습니다만,
뭐라더라? 체내 들어온 알코올은 해독에 이틀 이상이 걸린다는군요.
뭐 당분간 술술술은 안하게 되서 좋긴 합니다. 대신 콜라콜라 로 분위기는 마추라는군요...
즐겨하던 온라인 겜도 못하고 = 만랩이 코앞인데 컴퓨터 접속 자체가 안 되었습니다.
일단 내용 올리고 번호 등 자세한 것은 좀 이따 다시 수정하겠습니다.
당연히 안그래도 두 가지 이야기를 벌여놓은터라 수습을 해야했지만...
아직 골이 좀 지끈 하네요 모니터 오래 못보겠습니다...ㅠ.ㅠ 낙일천하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