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제국군 특별 여자수용소 File.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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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제국군 특별 여자 수용소
F I L E . 1 4
――...........정말로, 그렇게 일이 술술 잘 풀릴 수 있을까..??
이건 정말로 뚜껑을 열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는 도박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그녀의 현재」와 마주칠 수 밖에 없다는 거겠지..
정말.. 문자 그대로 「도박」이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승률이 너무 낮다.. 뭔가 증거는 없는 걸까..??
나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증거는 분명히 있다. 아니, 이 경우 증거라기 보단 「당사자」 혹은 「관계자」라고 해야겠지.
현장에 있던 제 9군의 병사들... 분명히 그 중에 디트릿히의 어머니를 죽인 녀석이 있다.
나는 사령부의 보관고를 뒤집어 엎듯이 그 사건에 관계된 보고서를 찾기 시작했다.
정말 어머어마한 보고서의 산을 헤메고 다녔지만... 좀처럼 「이거다!」싶은 기록은 발견되지 않는다.
간신히 나하렐 자치구의 고급 주택가 메랄다 스트리트를 담당한 것이, 제 4 예거(jager) 연대인 것만을 알아냈을 뿐이다.
예거 연대는 1연대에서 적어도 1200명은 있다.
대체 그 중에 어떤 놈이 디트릿히의 어머니를 죽였는지, 알 수 있을리가 없단 말이다.
――내가 조사하려는 내용은 상당히 군법에 저촉될 수 있는 내용이니까.. 이런 보고서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투 보고서에 그 내용이 없다고 한다면, 대체 어디서 그걸 찾아야 하지..??
슈나이젠 소장 (그때 당시에는 중령) 이 쓴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있지 않을까?
이번은 친위대의 자료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있다...!!!!!
지금은 학살 부대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나름 「학살 임무 전문부대」로 이름을 떨치고 있긴 하지만...
이때 당시에만 해도 제 9군은 그저 불법 행위를 일삼는 제국군 내의 암세포 집단이었다.
그들에 대한 산더미 같은 불법행위 적발 보고서 중에, 슈나이젠 소장의 것이 있었다.
「제 4 예거 연대, 제프만 대대 예하, 제11전투 분대의 불법행위를 적발하여, 친위대 권한으로 주의 환기」
전투 분대는 그때 그때 구성이 바뀌긴 하지만, 12명 이상 편성되는 경우는 없다.
특히 제압 작전 중에서는.. 전사하는 병사도 있기 때문에 「용의자는 12명 이하」라는 이야기가 된다.
――자아, 그렇다면... 제 11전투 분대 중에 누군가가 디트릿히의 어머니를 죽였다.. 라는 거군.
「슈나이젠 소장에게 직접 물어볼까?」
본국의 사령 본부에 남겨두고 온 「포커의 빚」중에 하나를 사용해 전화를 건다.
「자료과의 레빈 소위입니다. 소장님과 통화하고 싶습니다.」
다행히도, 소장은 자택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즉시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소장님과 통화하고 싶습니다.」
「내가 슈나이젠 소장인데, 자네는 누군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자료과의 사람 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이름은 밝힐 수 없습니다...」
「으음.....」
슈나이젠 소장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인지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름을 밝혀야 한다 했어도 가짜 이름을 댔을 테지만, 이렇게 되면 조금 더 묻기가 쉬워진다.
「몇 시간 전, 나하렐 자치구 소탕 때에 관한 자료를, 모 부서를 통해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하는 대상은, 그 때 소장님께서 보호하신 소녀에 관한 것으로... 소장님의 가족인 어떤 사람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말을 듣고, 슈나이젠 소장이 긴장하는 게 뚜렷하게 느껴진다.
일부러 「어떤 사람」이라고 말을 흐렸지만, 그게 디트릿히를 의미한다는 것쯤은 소장도 눈치챘을 거다.
「저로서는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이 문제는 덮어버리고 싶습니다만.... 으음.......」
――그러니까 슈나이젠에게 있어서 나의 말은 명백한 위협으로 전해지겠지..
「당신이 협조하지 않으면, 디트릿히는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어 그대로 처형당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다.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긴장한 목소리로.. 슈나이젠 소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원하는 게 뭔가?」
「아뇨, 딱히 그런 건 없습니다. 다만 소장님의 보고서가 「제9군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더군요. 사실 제 9군이 관련된 사건은 취급이 복잡해서... 어느 정도의 불법이었는지 대답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때의 자료를 입수했다는 건, 휴라 녀석이 손을 쓴 것일테지. 젠장...」
중얼거리듯 말하는 슈나이젠 소장의 말에 나는 흠칫 놀랐다.
제국정보국 국장 휴라 중장... 「제국에서 가장 많은 증오를 받는 사람」이라는 소문의 남자다.
하지만 그토록 증오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사령부 요직에 있을 수 있다는 건, 그가 정말 거물이라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슈나이젠 소장은 그런 엄청난 녀석과 적대하고 있다는 건가.. 끝내주잖아..!!!
「뭐, 좋다.. 그때 일은 나도 꽤 상세히 기억하고 있다... 불법행위라는 건 귀족가문의 모녀를 상대로 벌이던 일이었다. 모친을 강간, 살해했으며, 아이도 강간하려 하고 있었지. 녀석들이 제 9군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흔해빠진 사건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 사건에 관련된 자가, 지금도 군을 지휘하고 있다거나 하고 있진 않습니까?」
요컨대 「슈나이젠의 보고서에 대한 건을 덮어둔다」라는
암묵적 양해를 역으로 이용해, 그와 관련된 정보를 끄집어내겠다는 것이다.
물론 슈나이젠 소장도 그 정도쯤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의 부(副)분대장이.. 지금은 남방 전선의 대대장일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제 2군, 3군 중에 하나일텐데, 그것까진 자세히 모르겠군.」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 모친을 죽인 것은 누구입니까?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아이가 직접 사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
드디어 내 핵심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슈나이젠 소장은 버럭 노성을 질렀다.
「말도 안되는 소리..!!!!! 모친을 쏜 것은 그 분대원 중에 하나다..!!! 내가 알기로는 현재 제 9군의 소대장직을 맡고 있는 녀석이야..」
――나왔다..!!!!!
「모친을 죽인 것은 분명히 그 남자가 맞습니까?」라고 묻고 싶어 견딜수가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캐묻는다면, 오히려 슈나이젠 소장이 나를 의심하기 시작할 거다.
――그나저나 그때 이미 전투분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아직도 소대장이야..?? 9군 치고는 진급이 늦네..???
그 후 나는 대충 이야기를 얼버무려 전화를 끊고, 다시 한번 관련 기록들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제 4 예거 연대, 제프만 대대, 11전투 분대... 그리고 현재에는 제 9군의 소대장...
그 조건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용의자는 단 한명이었다.
이름은 「케링 루트」
관련된 불법행위 보고서만 해도 11개.. 그 중에 3번은 계급이 강등되었고, 5번은 영창까지 갔다왔다고 한다.
――이런 녀석이라면 진급이 늦는게 당연하지.. 아니, 오히려 불명예전역을 당하지 않고 버틴게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범인의 이름은 알았지만,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할까?
현재 제 9군은 리르다르 공략을 목적으로 국경선 부근에 전개 중이다.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이 일을 맡길 수 있을만큼 믿음직스러운 부하도... 단 한명도 없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세뇌전문 영세 심문관의 현실이라는 거지..
――최소한 단 한명이라도 믿음직한 조수가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한탄해봤자 대책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한탄이 계속해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조사는 이쯤에서 멈추기로 하고...
일단은 독방에 수감되어 있는 에밀리아를 특별 심문실로 옮겨두기로 했다.
언제 디트릿히의 함정에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이대로 방치해둘 수는 없는 것이다.
「좋아! 나, 그 방을 좋아하거든!!」
에밀리아는 기뻐하며 특별 심문실로 이송되었다.
「관자놀이의 상처.. 아직도 남아있네??」
「뭐, 그렇지...」
「신통치 않은 표정이네. 그 친위대 여자 때문이야..??」
나의 대답에, 에밀리아는 얼굴을 가까이하며 물었다.
「제 9군의 소대장을 납치해서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있어.」
「어..???」
뜻밖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이봐, 내가 누군지 잊었어? 제국군을 공격할 수 있다면, 목숨이라도 바치겠다고 하는 녀석들이 넘치도록 있다구..」
――과연. 레지스탕스의 사하 지구 리더구나..!!!
이건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다.
「그렇지만 화려하게 전투하는 건 안돼. 잘못하면 그대로 제 9군이 진격해올지도 몰라..」
「으음, 그럼 좀 어려울지도...?? 내가 직접 나가서 지휘하지 않으면, 바보들이 제 9군에 싸움을 걸지도 모르는데...」
적어도 참전 직전의 부대 편성중에, 소대장이 혼자 있는 시간이 있을리가 없다.
화장실에 갈때나 잠을 잘때도 호위병 하나 둘쯤은 데리고 다닐테고,
만에 하나라도 납치 작전중에 호위병에게 그 모습이 적발되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제 9군이 진격해온다.
――사령부에서 거짓 명령을 내려, 케링 루트가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
말도 안된다. 말단 장교인 내 힘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
포커의 빚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거짓 명령을 내려주세요」같은 요구를 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럼 반대로 생각해볼까..?? 케링 루트.. 그 녀석이 혼자 있고 싶어 할때가 있을까 ...???
그때, 생각났다.
「그래! 여자야..!!!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인 미녀가 있잖아..!!!!!!!!」
「미녀?」
「예전에, 너도 만난 적 있는 사람이야..」
「...!!!! 세실 트레크스?」
「그래, 리르다르의 가희가 있다구..!!!」
특별 심문실로 들어온 순간, 에밀리아에게 키워드를 발동시켰다.
「시르엣티는 창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몇번이나 반복해서 걸었으며,
거기에 더해 나에 대한 호감까지 가지고 있는 에밀리아는 순식간에 최면 상태로 떨어졌다.
그것은 이미 특별 심문실 안에 있던 마리아와 샤를롯트도 마찬가지였다.
「자, 에밀리아. 너는 레지스탕스의 리더로서 마리아에게 제 9군의 소대장을 납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세실로 유인해서 납치하는 작전이다. 그렇지..??」
「네... 명령을 내렸습니다..」
「마리아, 너는 지금부터 세실에 연락해서, 에밀리아의 작전을 수행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해서, 에밀리아의 명령에 따라 레지스탕스를 움직인다. 목표는 제 9군의 1대대 4소대장, 케링 루트다. 누구에게 어떻게 유괴되는지, 절대로 들켜선 안 된다. 이 작전에 이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반드시.. 성공시킵니다....」
「샤를롯트는 이곳에 두고 간다. 그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샤를롯트.. 위해서.....」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나라를 위해선 딸이 죽어도 좋다」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것을 위해 마리아와 샤를롯트에 「사랑한다」를 말하게 하여, 그 인식을 심어두었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샤를롯트가 「인질」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것도 보험이다. 비정하지만 어쩔 수 없어....
◇
제 9군은 부대 편성도 이미 끝나고, 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개방식」까지 남은 것은 앞으로 3주..
하지만 아직도 레지스탕스의 저항은 계속 되고 있어, 제 9군에 진격 명령을 내려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다.
「대장, 저거.. 세실 아닙니까?」
매일 반복되는 술자리의 한 중간에, 부하 중에 하나가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은 리르다르 국경선에 있는 황무지 사막이다.
이런 곳에 세실 같은 유명인이 오다니, 그런 바보같은 소리가 어디있단 말인가?!
「어? 진짜 맞는 거 같은데..?? 제가 가진 사진이랑 꼭 닮았지 말입니다..」
「바보. 사진을 꼭 닮은게 아니라, 사진이 세실을 꼭 닮은 거겠지~」
케링 루트 제 4 소대장은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눈을 휘둥그레 크게 떴다.
진짜 세실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리르다르의 가희, 세실트레크스가 도로 한복판에서 찌푸린 얼굴로 하고 정면을 확인하고 있다.
그녀에게 비틀비틀 걷는 듯한 젊은 남자가 다가왔다.
「역시 이런 황무지 벌판에서는 정비소 같은 게 있을리가 없죠..」
「그래요.. 시간 낭비만 했네요. 돌아가죠.」
「아, 네에..」
아무래도 매니저인 듯한 그 남자에게 턱짓으로 지휘하며, 세실은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가려고 했다.
그때, 우연히 케링과 시선이 마주쳤다.
- 빙긋.
조금 전의 표정이 거짓말이었다고 말하는 듯이, 너무나 화사하게 웃는 얼굴을 보인 후 세실은 가버렸다.
「봤냐? 지금, 나를 보고 웃었어..!!!!」
「아냐, 나야..!!! 날 보고 웃었다구..!!!!」
「너는 웃기게 생겨서 웃은 거고..!!! 날 보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니까..!!!!!」
부하들이 떠드는 소리를 한쪽 귀로 흘려들으며, 케링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조금 전의 매니저가 케링과 부하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온다.
「저, 저기.....」
머리를 긁적이며, 매니저는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혹시.. 대장님이 누구시죠?」
「나다.」
케링의 마음 속에 이상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저기, 죄송합니다만... 차가 움직이지 않아서, 조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세, 세실의 차를...?!!!! 대, 대장..!!! 제가 할게요, 대장..!!!!」
「아닙니다.!!! 제가 하게해주세요..!!!! 제가 기계를 더 잘 만집니다...!!!!」
날뛰기 시작하는 부하를 힘으로 억누르며, 케링은 천천히 일어섰다.
「이 매니저분께서, 대장을 찾으셨잖나? 당연히 내가 간다!!!」
매니저를 따라 조금 걸어가 보니, 차에 등을 기댄채 세실이 하늘을 올려보며 서 있었다.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구요?」
「아, 죄송해요.. 그렇습니다.」
케링을 본 세실은 요염하게 미소 짓는다.
「시동을 걸리는데, 금방 멈춰버립니다..」
「어디 보자...」
매니저의 설명을 들으며 시동을 켜려 하는 순간 깨달았다.
자동차 계기판에 연료의 잔량을 표시하는 바늘이 정확히 「 0 」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거.. 연료가 다 떨어졌잖아요?」
「네엣?!! 그럴 리가 없어요.. 아침에 분명히 주유했는데...」
「그래도... 이거 보세요.」
케링이 계기판을 가리키자, 세실과 매니저가 고개를 내밀어 그곳을 바라본다.
세실의 샴푸향기가 케링의 코끝을 부드럽게 간지럽힌다.
「어머.. 정말이네요.. 이봐요, 마이야즈..!!!! 당신, 주유하는 거 잊었죠?」
「아, 아니에요. 정말로 아침에 넣었다니까요..」
「그런데 왜 연료가 0 이냐구요..?!!!」
「그거야 나도 모르죠...」
정말 한심한 남자다.
우리 부대에 들어온다면 뼛속까지 단련시켜 줄 수 있을텐데.. 라고 케링은 생각했다.
차에서 내려, 차 아래를 슬쩍 들여다보니 휘발유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응? 주유하지 않은게 아니라, 샌 것 같은데요..??」
잠시동안 보고 있으니, 배관에서 검은 국물이 꽤 큰 시간간격을 두고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이 정도로 느리게 새어나오는 휘발유라면.. 길 바닥에 남겨진 기름자국도 잘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어머, 정말이네요?」
「아마 어디선가 구멍이 난 것같은데... 이래서는 간단히 고칠 수가 없어요.」
「곤란하네요.. 호텔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어딘가에서 차를 빌릴 수는 없을까?」
팔장을 끼고,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뺨에 대며 생각에 잠기는 세실...
정말 그 몸 동작 하나하나가 남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
자기도 모르게 세실을 넋 놓고 보고 있는 케링에게 매니저가 우물쭈물 말을 건다.
「대장님의 차를 빌려주시면.....」
「이봐요, 마이야즈..!!! 이 분은 분명히 중요한 작전을 수행하고 계신 군인분일거라구요..!!!!! 무례도 정도껏 해야죠..!!!!」
「그, 그렇군요... 죄송.. 합니다....」
여자가 조금 소리친 것만으로도 찔끔 겁을 먹고 사과하는 모습이라니...
케링은 마이야즈라는 그 남자에게 환멸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아니, 괜찮아요.. 부대에도 차가 있는 건 사실이고, 잠시 빌려주는 거라면 상관없거든요. 승차감은 좀 안좋겠지만...」
「정말 그래도 돼요? 와아아아~~ 기뻐요..!!! 이봐요, 마이야즈! 당신도 인사를 해요..!!!」
「고, 고맙습니다..」
「그러면 운전도 좀 부탁드릴게요.. 마이야즈, 당신은 여기에 남아요.」
「예?!!! 왜, 왜요..??」
「당신은 차를 이런 허허벌판에 버려두고 갈 생각이에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견인차를 보내줄테니까, 기다리라구요.」
「으으.. 네...」
푹 고개를 떨구는 마이야즈..
케링은 상황이 예상외로 전개되는 것에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제가.. 운전하는 건가요.??」
「네,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는 세실은 두 손을 모으고,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애교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케링의 가슴이 더욱 격렬하게 두근거린다.
「마이야즈가 군용의 차를 잘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서요... 운전해주시면 안돼요? 네??」
「그, 그렇군요..」
군용 차라고 해서 특별한 운전법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저 매니저에게 운전은 맡기는 건 왠지 위험할 것 같았다.
「알았어요. 호텔은 어디죠?」
「람릿트에 있어요... 아아, 그러고보니 자기소개를 안 했네요. 저는 세실 트레크스라고 해요. 오페라 가수에요.」
「저는 케링 루트. 제국군 제 9군입니다.」
「어머, 대단한 분이셨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마치 꿈과 같은 이야기이지만, 세실은 호텔에 도착한 뒤 답례라고 말하며 근처 커피숍에서 차를 샀다.
즐겁게 차를 마시며, 여러가지 공연으로의 에피소드를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세실과 함께 하는 시간...
케링에게 있어서 그것은 황홀한 꿈 속의 시간만큼이나 대단한 한때였다.
「아아, 이야기에 너무 열중해 버렸네요.. 이제 견인차를 보내주지 않으면, 마이야즈가 울어버릴 거에요..」
「아, 그래.. 나도 돌아가야겠어.... 세실, 괜찮다면 다음에 또 만나자.」
완전히 허물이 없어진 케링은 마치 세실과 맞선이라도 본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요. 또 기회가 있으면 말이죠..」
「하하하~ 그래, 다음 번에는 내가 즐겁게 해줄게~」
수줍게 미소짓는 세실에게 손을 흔들며 차에 올라탄 케링은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그렇지만 제 9군의 진지 막사에 케링이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
레지스탕스는 정말 훌륭한 솜씨로 케링을 납치했다.
마리아는 레지스탕스의 무리들로부터 「기절한 케링」을 넘겨받아, 몰래 이 수용소의 특별 심문실까지 끌고 왔다.
케링이 깨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지만, 일단은 그 입에 재갈을 물려두고 디트릿히가 오면 대면시키기로 하자.
일단 목표는 단 하나다.
디트릿히가 「나는 어머니를 죽이지 않았다」라는 걸 깨닫게 하는 것...
그것을 깨달은 그녀가 「인간」으로 되돌아오면, 최면술이든 세뇌든 해서.. 나의 계획에 동조하게 만들 수 있다.
디트릿히에게는 이미 퇴행최면에서 본래대로 되돌릴 때,
「내가 어머니를 죽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라는 암시를 계속해서 주입시켜 두었다.
조금이라도 그것이 마음에 남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이길 가능성은 높아진다.
물론 이기지 못한다면.. 시찰 중인 친위대원에게 최면술을 걸려고 한 것으로 군사 재판은 확실하다.
――아니, 오히려 군사 재판을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
이기지 못한다면, 디트릿히의 총알이 내 머리를 뚫는다. 그 외의 경우는 없을 거다.
「에밀리아, 너는 디트릿히를 「너의 레지스탕스」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합니다..」
마리아와 샤를롯트는 별실로 옮겨두고, 에밀리아에게 다시 최면술을 건다.
에밀리아나 마리아는 심리적으로 최면술을 받아 들이기 쉬운 상황까지 떨어뜨린 상황이지만,
디트릿히의 경우는 약을 사용한 강제적인 최면 상태다.
그 상황에서는 퇴행최면으로 심어둔 암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앞으로 최소한 2번 정도는 퇴행 최면으로 암시를 심어두지 않으면 안되겠지...
지금은 최면술로 잠을 자게 해뒀지만, 잠시후에 데려와서 2번째 퇴행최면을 걸어야 할 것이다.
사실 14살까지 되돌리는 것은 쇼크가 너무 크다.
그러니까 17~18살쯤.. 어느정도 철이 들었을 무렵까지만 퇴행시켜, 암시를 주입해 넣어가야 한다.
아이일때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던 일이, 나이 먹은 후에 「사실은 아니었구나」라고 깨닫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녀가 레지스탕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
「생각을.. 변화... 시킵니다...」
「좋아. 내가 셋을 세면 깨어난다.... 하나, 둘, 셋...」
나는 대략적인 준비를 마치고 에밀리아를 깨어나게 했다.
레지스탕스를 이용해서 케링을 데려 오는 계획은 에밀리아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디트릿히를 나 혼자 상대하는 것보단, 에밀리아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에밀리아, 디트릿히는 너를 죽이려고 했어.. 하지만 그런 레지스탕스는 잘못된 것이니까, 너는 그녀를 「너의 레지스탕스」 동료로 삼아야 해...」
「응.」
에밀리아는 결의를 다지듯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서는....」
「그거, 사용하면 되잖아?」
에밀리아는 나의 가슴팍 주머니를 가리켰다.
「이거 말이야?」
「응, 사람을 솔직하게 하는 약..」
「으음.. 하지만 그녀는 아직 친위대니까...」
에밀리아가 가리킨 것은 미약이 들어가 있는 무바늘의 주사기였다.
――안타깝지만, 이번은 미약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케이스가 아니야..
「.........」
나는 주사기를 주머니에서 꺼내 손으로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그때, 심문실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인터폰을 통해 「지금 심문중이다」라고 대답했다.
「와츠 장군님으로부터의 명령입니다.」
잉크병에 얻어맞은 이후, 와츠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
인터폰으로만 대충 둘러대어 쫓아버리면, 불필요한 분노를 살지도 모른다.
――이제와서 와츠의 분노는 두렵지 않지만, 방해받으면 곤란하지...
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문을 연다.
문이 열리고 작은 틈새가 생기자마자.. 검은색의 권총이 쑥- 뻗어와, 그 총구가 내 이마에 닿는다.
「....!!!!」
「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어라.」
문 밖에서 디트릿히의 검은 눈동자가 차갑게 날 응시하고 있었다.
――디트릿히..?!!! 최면이 풀린 건가..??!!!!
「자, 잠깐 기다려..!!!!」
서둘러 문을 열자, 미끄러지듯이 디트릿히가 안으로 들어왔다.
「기다려보라구..!!! 잠깐만 이야기를 좀 하자!!!」
「문답무용.」
디트릿히는 아무리 말을 걸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방아쇠에 걸려있는 그녀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또렷하게 보인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으며, 있는 힘껏 외쳤다.
「당신은 어머니를 죽이지 않았어..!!!!」
「그래서, 어쩌라고?」
――망했다..!!!!
- 탕!!!
총성이 울려퍼졌다.
한쪽 눈꺼풀을 조심조심 열어보니, 디트릿히는 미간을 찌푸린채 자신의 오른손에 쥐고 있는 총을 바라보고 있었다.
발포된 총구는 내 이마와 겨우 30cm조차도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총알은 내 머릿통이 아닌 등뒤의 벽을 뚫어버렸다.
――마지막 최면이 효과가 있었어..!!!!!
마지막 최면이라는 건 「오른손잡이니까, 오른손으로 총을 쏜다」라는 지극히 단순한 최면이다.
게다가 디트릿히의 트라우마가 사라졌다면,
어떤 효과도 발휘하지 않고.. 나는 벌써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겠지..
트라우마가 사라지지 않았을 경우에만 효과가 발휘하는... 말하자면 최후의 안전장치다.
일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디트릿히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태연하게 총을 왼손으로 옮겨 쥔다.
간신히 시간을 벌었지만, 그조차도 아주 약간일 뿐이다.
「디트릿히! 저기 있는 군인을 알고 있지?! 제9군 제11전투 분대에 있던 케링 루트다..!!! 너의 집에 불을 지른 병사야!!!」
「...............」
살짝 미간을 찌푸린 디트릿히는 눈동자를 움직여 재갈을 물려둔 케링을 바라본다.
케링은 이미 기절 상태에서 깨어, 자신의 몸을 묶고 있는 밧줄을 풀어내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저 자를 기억해?? 그때... 너의 옆에서, 총을 쏘라고 윽박을 질러댔던 놈이야..!!!!」
나는 성큼성큼 다가가 케링의 재갈을 풀었다.
「죽여버린다, 개새끼야..!!!!」
케링은 폭발하듯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나는 케링의 앞에서 원맨쇼라도 하는 듯한 태도로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야~ 무섭네~?? 우리 가족까지 죽일 거 같은데..??」
「그래, 다 죽여버릴거야..!!!! 너희 가족까지 전부 다...!!!!!!!」
「하지만 여기에 이렇게 갇혀서 묶여있는데...???」
「시끄러, 죽일거야..!!!! 다 죽여버릴거라고...!!!!!」
「아아, 하긴... 너에겐 부하들이 있을테니, 부하들에게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면 되려나..??」
「흥, 잘 알고 있구만.. 네 놈의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다 죽이라고 할테다..!!!!!」
「우리 어머니도 죽이라고 명령할건가..??」
「그래, 우선 네 놈의 애미부터 죽이라고 할거야...!!!!! 「애미를 죽여」라고 할거야..!!!!!」
흉악한 얼굴이었다.
과연, 제 9군이라는 제국에서 가장 야만스러운 군대에서, 그 중에서도 몇번이나 영창에 들락거리던 남자답다..
「그... 목소리.....」
디트릿히의 시선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효과가 있다...!!!!!!
퇴행최면 때, 디트릿히는 「죽여라」,「총을 쏴라」라고 하는 명령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를」 죽이라는 건지, 「누구에게」 총을 쏘라는 건지... 그것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디트릿히는 분명히 그 말을 들었을 거다.
하지만 그 사건의 충격이 너무 큰 탓에, 그녀의 무의식은 일종의 방어기제로 기억에서 그 말을 지웠다.
퇴행최면을 사용했음에도 다시 떠올리게 할 수 없는 말...
그것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디트릿히에게 그 말을 했던 케링의 목소리 밖에 없다.
「케링, 여기에 있는 친위대원을 똑바로 봐라.. 누군지 알아보겠나?」
「그딴거 알까보냐, 개새끼야..!!!!!」
「너희 제 9군이 수년전 나하렐 자치구를 제압하던 당시에, 네가 모친을 죽이라고 시켰던 여자 아이가 바로 그녀다. 너희를 멈춘 슈나이젠 중령이 그녀를 거두어, 딸로 삼아, 친위대가 되어, 지금 이렇게 너의 앞에 서 있다.」
「......뭐.. 라고....??」
고함을 질러대던 케링의 얼굴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리가 없어...!!!!」
「아니, 사실이다.. 어머니를 죽인 죄는 무겁다, 케링..」
「저, 전쟁중이었어..!!!!!」
창백하게 안색을 바꿔, 케링은 변명하기 시작했다.
「슈나이젠 소장은 불법이었다고 분명히 말했다... 게다가 딸에게 어머니를 죽이라고 시켰어. 정말 최악의 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내가 한 게 아니야..!!!!!」
「아니, 이미 확인했다. 네가 쐈어.. 혹시 기억이 나지 않는거냐? 너는 그때 아직 14살밖에 안된 디트릿히에게 스스로 총을 쏴서 어머니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죽이지 않으면 둘 다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어린 여자아이의 갸날픈 팔로는 총을 쏴도 맞을리가 없지.. 총의 반동으로 그녀는 오른팔을 다치고, 총은 그 손에서 놓쳐졌다.. 그때 네가 그녀를 대신해서 네 총으로 그녀의 어머니를 쏴죽였지.... 그것만으로도 도저히 용서될 수 없는 만행인데, 거기에 더해서 너는 그녀에게 속삭였어.. 「네 손으로 죽인거야」라고.....」
나의 말에, 케링은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듯이.. 그저 입을 빠끔빠끔 거리고만 있다.
「뭐, 뭐야.. 너..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는거야...??? 넌 대체 누구야..??」
――멍청한 놈.. 이 상황에서 목숨을 건지려면, 내 말을 「잘 알고 있다」라고 인정해선 안되었을텐데...
「네 녀석이 신경써야 할 건 내가 아니라 그녀일텐데..?? 모처럼 재갈을 풀어줬는데,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거냐? 어머니를 살해당한 친위대원이 한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고.. 그 앞에 원수가 이렇게 묶여있다.. 그럼, 그 원수는 이제 어떻게 될까..??」
케링의 얼굴이 순식간에 공포로 물들었다.
「자, 잠깐만...!!!! 그땐 전쟁중이었어..!!!!!!」
「사과할 생각은 없는거냐?」
「그러니까..!!!! 전쟁중이었다고...!!!!!」
「제국군의 처벌 규정은 전쟁 중에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걸 모르는거냐?」
「그렇지만 우리들은 제 9군이란 말이다..!!!!」
――반성할 생각은 없는거냐, 쓰레기 같은 놈...
나의 마음은 차가워졌다.
「당사자인 「딸」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 그러십니까?」하고 이해해줄까..??」
나의 말에, 케링은 디트릿히에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조, 조금 심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때는 다들 그런 식이었다구...!!!!!!!!!!」
망령과 같이 속이 텅 빈 얼굴로 디트릿히는 가만히 케링을 바라보고 있었다.
케링도 디트릿히의 이상한 분위기를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어머님을.... 네가....??」
「아, 아니.. 그때는... 그게.... 아, 그래!!! 명령이었다..!!! 귀족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이 내려와 있었.....」
「아니, 그것도 이미 조사했어. 그런 명령은 없었다.」
내가 끼어들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아, 아니.. 그러니까...!!!! 전쟁 중이었다고 했잖아..!!!!!」
「그래서 무심코, 너무 지나치게 해버렸다는 거냐?」
「그래..!!!!!」
「그래서 그녀의 어머니를 죽었구나?」
「그래, 맞아..!!!!」
「그래서 그녀에게 덮어씌웠고..??」
「바로 그거야....!!!!!!!」
디트릿히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후훗, 잘했다. 케링...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뭐? 무슨 말..??」
어벙하게 나를 바라보는 케링을 무시하고, 나는 디트릿히에게 다가갔다.
디트릿히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천정을 올려보면서, 울고 있었다..
「그렇.. 구나..... 나는..... 나... 는....... 어머님을... 죽이...지..... 않았어......」
「그래. 애당초 조준하는 법조차 모르는 여자아이가, 정확히 이마의 한가운데를 맞추다니.. 말도 안돼잖아?」
「나는...... 지금까지..... 계속..........」
「그래, 그래.. 하지만 이제 됐어.」
나는 디트릿히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내 품 안에서 소리도 없이 조용하게 눈물을 흘리는 디트릿히...
그녀의 멈춰있던 시간이, 비로소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상황파악이 안되는 건지, 케링 녀석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뻔하지.」
중얼거리듯이 말한 디트릿히는 슬쩍 내 품에서 벗어나 케링에게 달려들었다.
「오른손」으로 권총을 쥐고 그 총구를 케링의 입 안으로 쑤셔 넣는다.
아무리 오른손이라고 해도, 저 상태로 방아쇠를 당기면 오히려 빗나가는 게 어려울 거다.
「우어어어..!!! 우업...!!! 우어어..!!!! 우어, 워...!!!!!!!!」
총구가 입안에 들어와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는 케링은 겁에 질린 얼굴로 필사적으로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그런 케링을 바라보며, 디트릿히는 아직도 여전히 울면서... 미소지었다.
「.....너를 죽이고, 나의 죄값도 지불한다. 이제 모두 끝이다.」
디트릿히의 미소는 여신과 같은 거룩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다 타버린 재처럼, 당장이라도 부서져 버릴듯한 미소다.
「아니, 아직 끝난게 아니야..」
나는 총을 쥐고 있는 디트릿히의 오른손을 조용히 잡았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야.」
「........알파라고 했던가? 고맙다. 네 덕분에, 나는 간신히 살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 죄를 지은 자는 죄값을 치뤄야지.... 그렇지 않나, 알파?」
「아니, 네 말은 틀렸어.. 물론 죄값을 치뤄야 하고, 속죄도 해야지.... 하지만 그건 너의 죽음으로 해야 하는게 아니야.」
나는 힘을 써서, 억지로 그 총을 빼앗았다.
총을 쥐고 있는 것이 오른손이었기에, 그걸 빼앗는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런 쓰레기를 죽이기 위해, 너의 죄를 늘리지 마라.. 여기까지 한 김에 특별 서비스다.. 이 죄는 내가 짊어지지.」
「뭐?」
- 탕..!!!
나는 망설이지 않고 케링의 가슴에 총알을 박아넣었다.
「..........」
「............」
아연실색으로 서 있는 디트릿히와 에밀리아..
「......어째서..??」
「이런 서비스가 너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14살의 그 날 이후로 너는 드디어 「살아있을 수 있게」되었다. 살아있게 된 최초의 순간을 쓰레기같은 자식의 피로 더럽히고 싶은거냐..??」
「알파.....」
「너에게는 너만이 할 수 있는 싸움이 있다. 그게 어떤 싸움인지는... 너의 뒤에 그녀가 가르쳐 줄거다..」
디트릿히는 아무 말없이 등 뒤를 바라본다.
그곳에는 에밀리아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디트릿히를 바라보고 있었다.
◇
「디트릿히... 아니, 디트라고 불러도 되죠? 당신은 지금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친위대로 살건가요, 아니면 레지스탕스의 편에 설건가요..??」
알파가 케링의 시체를 옮기러 나간 후, 디트와 나는 심문실에 남겨졌다.
「........」
「나로서는, 앞으로도 레지스탕스에 협력해주면 좋겠어요.」
나의 레지스탕스를 위해서는, 그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디트는 고개를 조금 숙인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신은 나를 죽이려고 했죠.. 나는 그런 레지스탕스를 인정할 수 없어요.」
흠칫 어깨를 떨며, 디트는 고개를 들었다.
「...유구무언이다. 미안하다.」
「당신은... 지금까지 레지스탕스를 많이 죽여 왔죠? 제국군을 죽인 것 만큼이나...」
케링을 죽이려 할때, 그녀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것이 제국군을 많이 죽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 많이 죽였지.」
「그럼 역시.. 그 죄값은 치루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알고 있다.」
「그럼, 방아쇠는 스스로 당겨요.」
나는 알파가 심문실 안에 두고 간 「그것」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
그녀는 「그것」을 보고는, 잠시동안 나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웃었다.
「그래, 알겠다.」
◆
포로 수용소를 세울때는 가장 먼저 시체를 비밀리에 처분하기 위한 장소부터 준비되기 마련이다.
그곳에서 시체를 처리하면, 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나는 시체처리소로 끌고 온 케링의 목에 손을 대고 맥박을 확인했다.
물론 맥은 확실히 뛰고 있었다.
아무리 방탄 조끼를 미리 입혀놨다고는 해도, 명치에 정확히 총을 쏘면 사람은 기절하게 된다.
물론 「총에 맞았다」라는 자기암시가 그 몸을 가사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덕분에 나는 케링을 죽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디트릿히에게는 죽인 것으로 위장하여.. 이곳까지 끌고 올 수 있었다.
――물론.. 이대로 이 놈을 놔줄 생각따윈 추호도 없지만 말이야..
나도 이 녀석이 저지른 만행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는 질려버렸다. 그러니까 죄값은 확실히 치루게 해줄 생각이다.
차라리 죽는 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철저하게 죄값을 치루게 해줄 예정인 것이다.
케링은 이제부터 평생동안 세뇌와 최면술의 어두운 면을 충분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특별 심문실은 밖에서도 문을 잠글 수 있기 때문에, 에밀리아나 디트릿히는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다.
「특별심문실에 남겨진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는 것에 대해서는,
에밀리아에게 「레지스탕스의 동료로 해야한다」라는 최면이 걸려 있으니 어떻게든 알아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케링에게 일차적으로 간단한 최면술을 걸고나서 다시 돌아갈때까지 열심히 설득하고 있겠지..
그래서.....
특별 심문실로 돌아왔을 때.. 난 그 광경에 깜짝 놀라버렸다..
「알파, 너무 늦게 돌아왔잖아.. 그녀는 벌써 준비됐단 말이야...」
침대 위에서 알몸이 되어 있는 모습으로 에밀리아는 추잡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녀에게 등을 기대는 듯이 쓰러져, 온 몸을 축 늘어뜨리고 있는 알몸의 여성은... 디트릿히 슈나이젠...??!!!!
「어, 어떻게 된거야..?!!!」
「이거야.」
에밀리아는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나에게 보여줬다.
「디트에게 지금까지의 죄값을 치루기 위해 방아쇠를 당기라고 했더니, 주저없이 하던데..??」
에밀리아가 내게 보여준 그것은.. 미약이 들어있는 무바늘 주사기였다.
――맙소사..!!!!!
당황해서 주머니 안을 확인해보니, 내 주머니 안에 있어야 할 무바늘 주사기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그러보고니 에밀리아가 이걸 사용한다고 말해서, 내가 이걸 꺼내 만지작거리다가.... 디트릿히는 문을 두드려서....
거기서부터 주사기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없다.
갑자기 총을 들이댄 탓에, 온 신경을 거기에 집중하여..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상해... 디트는 처녀도 아닌 것 같은데, 전혀 쾌감을 모르는 거 같아.」
나도 이정도까진 아니었다구, 라고 말하면서 에밀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14살때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시간은 멈춰 있었어.. 섹스의 경험이 있다고는 해도, 마음이 죽어 있었기 때문에 쾌감도 느끼지 않았던 거겠지.」
확실히.. 미인인 건 사실이지만, 남자의 입장에선 안아봤자 아무런 재미도 없는 여자였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다시 살아나서....
「으앗, 망했다..!!!!! 갑자기 미약을 1통이나 주사당하면...!!!!!!」
나는 서둘러 침대에 뛰어 올랐다.
「디트릿히..!!! 정신차려!」
「.........」
디트릿히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안에 들어있던 건, 너에게 쓰려고 조절한 약이란 말이야..!!!! 약에 내성이 없는 디트릿히에게는 너무 강하다구..!!!!!」
「아, 그래? 그럼 하면 되잖아..??」
에밀리아는 조금 뾰로통한 표정으로 무바늘 주사기를 자신의 팔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어..?? 야, 임마..!!!!!」
나는 한번 더 놀라며, 주사기를 낚아채듯 빼앗아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주사기에는 아직도 반 이상 미약이 남아있었다.
「디트는 그냥 이상한 형태의 총이라고 생각했나봐.. 권총 방아쇠를 당기듯이 1번만 눌렀을 뿐이야. 주사된 약도 조금이겠지..」
「그런 건 좀 빨리 말해!!! 정말 놀랐다구..!!!!!」
「뭐야? 나 때와 반응이 너무 다르잖아..!!!」
화가 난듯 입을 삐죽거리는 에밀리아.
「제멋대로 이런 일을 하니까 그렇지..!!! 대체 왜 디트릿히에게 그런 걸 시킨거야?」
「조금 그녀를 시험해본 것 뿐이야. 죄값을 치르겠다느니 하는게 빈 말이었다면, 방아쇠를 당기진 못하겠지.. 신용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었고....」
――터무니 없는 짓을...!!!!
「바보야..!!! 만약에 디트릿히가 반격이라도 해서, 네가 다치거나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걱정해 준 거야?」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뭔 소리야?」
「그렇네... 그래, 시오메트로가 들어있는 아침 식사.. 그때도 날 걱정해서 달려와줬지.」
후후훗, 하며 에밀리아는 웃었다.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하아.... 으으웃........」
디트릿히가 터져나오는 허덕임을 억지로 참는 듯 신음소리를 냈다.
「디트릿히.. 아니, 디트.. 쾌감에 무리하게 저항하려고 하지마. 미약을 쓴 거니까, 참아봤자 피곤해질 뿐이야.」
「그, 그랬던 거구나...」
에밀리아가 예전 일을 생각한 것인지 중얼거린다.
「으읏..... 그, 그렇지만......」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는 디트릿히.
나는 봉긋하게 솟아있는 가슴에 손을 댔다.
「아우웁...!!!!」
「참지 말고, 느긋하게 느끼면 돼..」
「아, 아냐.. 이, 이런.. 건.... 아니야...」
「응? 뭐가 아니야?」
「이런..... 이런...... 흐읍...!!!!」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디트릿히는 허덕였다.
「디트.. 이야기해 봐. 뭐가 아니라는 거야..??」
「아니야..!!! 이런 건.. 섹스가 아니야아아아...!!!!!!!!」
그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디트, 지금까지 네가 알고있던 섹스가 잘못된 거야.. 간신히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뿐이야.」
「그래요. 진짜 섹스는 이런 거에요.. 아니, 그것보다 더 기분이 좋은게 진짜 섹스에요.」
에밀리아가 나의 말에 장단을 맞춘다.
「아냐!! 아냐!!! 아냐!!!!」
「으음.....」
나는 고민했다.
오늘 하루만에 너무 많은 것을 받아 들이게 하는 건 어렵다. 최악의 경우, 「다시 망가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디트는 지난 십수년간 가슴에 박혀있던 트라우마가 간신히 무마된 상황이다.
더이상 그녀의 가치관을 부정하게 하는 건 좋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디트, 나를 봐라. 내 눈을 봐..」
나는 두 손으로 디트릿히의 양쪽 뺨을 덮듯이 잡아,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그녀는 혼란스러워 하는 눈으로 나를 올려보기 시작했다.
「미약으로 신체가 뜨거워지는 건 당연해.. 아무것도 이상할 게 없어.」
「그, 그렇지만......」
「괜찮아요..!!! 우리가 곁에 있으니까..!!!!」
에밀리아가 끼어들어와, 자신의 미소짓는 얼굴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천천히.. 손 대볼게요...」
에밀리아는 손끝으로 스치듯이, 디트의 허리부터 겨드랑이 밑까지를 쓰다듬는다.
「흐아앗...!!!!! 크, 으으윽....!!!!」
「그래요, 천천히 느껴봐요... 느긋하게....」
「에밀리아, 그녀에게 몸을 밀착시켜 봐.」
「이렇게?」
나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에밀리아.
「그래, 그 상태에서... 몸을 천천히 움직여..」
「아, 그렇군.」
「하아아.... 하으읏... 흐아아아......」
에밀리아가 몸을 꿈틀거리듯 움직이기 시작하자, 디트릿히는 그것만으로도 온 몸을 떨며 허덕인다.
「디트, 에밀리아에 더 달라붙어도 좋아.」
「아, 아, 아, 아아아......」
괴로운 표정의 디트릿히가 에밀리아에게 매달리듯 안긴다.
「에밀리아, 더 몸을 쓰다듬듯이 움직여봐..」
「알고 있어.」
알몸의 여자끼리다. 아무리 매달려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에밀리아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디트릿히의 온 몸에 쾌감을 보내고 있었다.
「아, 아앗... 아아아... 온다... 무, 무서워...!!!! 무서워어어어...!!!!!!!!!!」
「디트.. 괜찮아. 흐름에 맡겨..」
「으읏..!!! 아, 안돼..!!! 또.. 또...!!!!」
「초조해 하지 말고.. 느긋하게 느끼면 돼.. 전혀 무서운게 아니야.」
「그, 그렇지만.. 아으읏....!!!!」
디트릿히는 도통 받아 들이지 못하고 계속 저항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정신적으로 망가져 버릴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디트릿히의 쾌감도를 내려놓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내가 해야지..
한번 더, 두손으로 디트릿히의 양쪽 뺨을 잡아 들여다 본다.
「디트릿히 마우세운..!!!! 당신은 그렇게 날 믿지 못하는 건가..?!!!!!」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디트릿히.
「걱정마라.. 내가 모든 걸 가르쳐줄테니까...」
에밀리아에게서 디트릿히의 몸을 받아,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그녀는 나의 팔이 몸에 닿는 것만으로, 흠칫 흠칫 몸을 떨고 있었다.
「아, 알... 파아아...... 이제... 안돼.... 나... 이제 안돼....」
「그래, 괜찮아.. 죄도, 욕망도, 내가 모두 받아 들여 줄테니까..」
「아아....」
마치 실이 끊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그녀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래. 나에게 모두 맡겨..」
조용히 디트릿히에게 키스 한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깊게 키스를 했다.
「흐응.... 흐읍... 음....」
디트릿히가 딥키스에 점점 빠져들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에밀리아, 뒤에서 그녀를 애무해 줘.」
「알겠어.」
나에게 너무 깊이 의존시키고 싶진 않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나는 디트릿히를 꼬옥 끌어안은 채로, 키스를 계속한다.
「지금부터는 내가 지켜줄게, 디트... 너의 죄도, 욕망도.. 이젠 더 이상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그건 모두 나의 것이기도 해. 그러니까.. 넌 나를 믿고, 나를 따라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아아...... 알.. 파......」
「그래, 디트.. 마음 푹 놓고.. 느껴봐...」
나는 그녀의 표정변화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손을 뻗어.. 손끝으로 스치듯 그녀의 미육을 애무한다.
「하아아... 아아앙.... 흐응......」
은밀한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이 점차 점성을 띠어 가고 있었다.
「하아아...... 기분.. 좋아아아....」
「그래, 그렇게... 느긋하게 느끼면 되는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음부에서 손을 뗄때마다 애액이 실처럼 늘어질 정도가 된다.
「후우응.... 이제... 이제에에에에....... 하아앙...」
「갖고 싶어, 디트..??」
눈물 젖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디트릿히.
「좋아, 넣을게.」
나는 그녀의 몸을 들어 올리듯이 안아,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는 그곳에 나의 것을 천천히 밀어넣어간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디트, 이게 바로 진짜 섹스야..」
「이게....??? 이런... 굉장한 것이... 진짜....??」
「그래, 이게 진짜 섹스야.」
내 것의 감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천천히 밀어넣고, 다시 천천히 뽑아낸다.
처음 삽입한 순간에는 굳어져 있던 디트릿히의 표정이 천천히 녹아 내리기 시작한다.
몇번의 삽입을 반복하던 중에, 갑자기 디트릿히가 표정을 찡그리며 온 몸을 질끈 경직시킨다. 오르가즘에 간 것이다.
「그게 바로...「간다」라는 거야, 디트.」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이완되어 간다.
「어때요? 무서운 게 아니죠?」
디트릿히의 등 뒤에서 그녀를 애무하던 에밀리아가, 그 귀를 햝으며 말을 걸었다.
「하아~ 하아~ 잘.. 모르겠어어~~」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당혹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디트릿히는 중얼거린다.
「그럼, 에밀리아...」
단지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도 에밀리아는 내 뜻을 얼른 알아차렸다.
「응, 알 수 있게 될때까지... 충분히 느껴봅시다..!!!」
방긋 웃는 얼굴로 에밀리아는 그렇게 선언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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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군요...
3편에서 에밀리아를 최면상태로 떨어뜨리는 키워드는 분명히 「슈테고르의 빛은 가득 찼다」였는데...
이번편에서는 갑자기 「시르엣티는 창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로 바뀌었네요...;;;;;
뭐지...??? ㅡㅡ;;;;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의 원작자는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의 「무라사키 마사토(紫 真人)」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