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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스트립파이터 마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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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83 회 작성일 24-01-21 01: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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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혼란

와당탕---하고, 거대한 곰에게 덮쳐 깔리고 말았다. 으윽, 괴롭다.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곰 밑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쳐봤지만 팔 하나도 뺄 수가 없었다. 가슴팍을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앞발로 꽉 짓누르는 곰. 당장이라도 내장이 파열될 것 같았다. 안돼. 이러다 죽겠어. 살려줘---


"아아악"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깼다. 눈앞에, 조금 전 그 흉악한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던 곰이 아닌, 킥킥 웃고 있는 여자애의 얼굴이 보였다.
"뭐,뭐야?"
방금, 곰은 꿈? 이 아이는 누구? 어라, 여긴 어디?


여긴 어제 소개받은 내 방이었다. 맞다, 어젯밤, 나도 모르게 야한 짓을 잔뜩 하고는, 그대로 잠들어 버렸지. 몰라, 부끄러워. 근데, 내 몸 위에 올라타 가슴 위에 턱을 괴고 있는 이 사람은 대체 누구? 탐스러운 금발 머리의 인형처럼 예쁜 여자 아이. 나이는 나보다 두어살 위인 것 같다. 고등학생 정도 될라나.
"네가 새로 들어온 아이구나. 난, 마리아. 네 선배야"
"마,마리아씨? 저,저기, 여기서 대체 뭘?"
나는 이불을 코까지 뒤집어쓴 채로 더듬더듬 물었다.
"새로 여자애가 들어왔다고 하길래, 구경하러 왔어. 그만, 일어나"
마리아씨가 내 몸 위에서 내려와 침대맡에 걸터 앉았다. 나는 이불로 몸을 가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너, 마유라고? 항상, 알몸으로 다닌다며? 디게 웃기다"
마리아씨가 키득키득 웃는다.
"아, 예, 마유입니다. 알몸인 건, 그게 그러니까..."
"됐어 됐어. 사람한텐 다들 나름의 사정이란 게 있으니까. 우리 친구 하자. 자, 악수"
마리아씨가 손을 쑥 내밀었다. 나는 이불 틈새로 손을 내밀어 마리아씨의 손을 잡았다.
그러다 갑자기 마리아씨가 내 손을 잡아 당기더니 자기 코끝으로 가져가 킁킁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자,잠깐..."
"너, 어제 자위했구나"
"에엑. 아니, 저기, 저, 별로 그런 거, 그니까..."
머리 속이 대혼돈 상태.
"숨길 거 없어, 숨길 거 없어. 하하하. 이거였구나. 너 어제, 이거 켰구나"
마리아씨가 다 타서 재가 돼버린 향초를 가리켰다.
"그,그게,뭔데요?"
"이건, 음란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는 연기. 아무도 혼자 있을 땐 사용하지 않는데. 너, 귀여운 얼굴 해가지구선 되게 음란하구나"
마리아씨가 계속해서 키득댄다. 그랬구나, 어젯밤, 갑자기 음란한 기분이 든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
"모,몰랐어요. 어째서 그런 게?"
"어머, 당연한 거잖아. 이건..."
그 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네"
내가 황급히 대답을 하자 문이 열리고 지배인 아저씨가 문틈으로 상체만 쏙 들이밀었다. 지배인 아저씨는 금새 마리아씨를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이런, 마리아씨, 당신이 여기 왜 있는겁니까?"
"나야, 초짜한테 여러가지 가르쳐 주려고 왔지"
"쓸데없이 나설 것 없습니다. 방으로 돌아가세요"
"옛---썰. 그럼, 또 보자. 담에 천천히 얘기해"
마리아씨는 마지못해 침대에서 내려와 방에서 나갔다.


"마유씨, 오너로부터 말씀이 있습니다. 준비하시고 어제 그 바로 내려오세요"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고 내려갈께요"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배인 아저씨가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후다닥 욕실로 뛰어들어 재빨리 샤워하고 양치질을 마쳤다. 갈아입을 옷이라곤 양말 뿐이니까 순식간에 준비가 끝난다. 브러쉬로 머리카락을 빗고, 땋은 머리를 뒤로 묶은 다음, 신발을 신고 방을 나섰다.


바에 도착하자, 남자 몇 명이 모여 있었다.
"죄송합니다. 늦었죠"
나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신경쓰지 마. 이 집은 원래, 아침이 늦어. 자, 여기 앉아"
오너 아저씨가 손짓을 했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어제는 미리아씨가 와서 기분이 나빴던 건가.
"소개하지. 오늘부터 일하기로 한 마유다"
오너 아저씨가 소개를 시작했다.
"지배인인 빅터는 이미 알고 있지. 그 옆에가 무대감독 릭키, 그 옆에 덩치가 댄서 꼬맹이다"
릭키씨는 블루 컬러의 스키니한 수트에 붉은 색 셔츠, 새빨간 넥타이를 맨 화려한 패션에다 얼굴엔 진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게이일라나? 꼬맹이라고 불린 사람은 키가 2미터도 넘어 보이는 완전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흑인으로, 잔뜩 열받은 고릴라 같은 느낌.
"어머, 귀여운 아이잖아. 릭키라고 해. 잘 부탁드려용"
릭키씨가 내 턱에 손을 대고 마치 품평이라도 하듯 날 내려다 보며 말했다. 틀림없어, 이 사람 게이야.
"저는, 꼬맹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덩치가 크지만 꼬맹이예요. 저도 다른 세계로부터 왔습니다만, 제 종족은 훨씬 더 커다랗기 때문에 저 정돈 쪼그만 편이랍니다. 그래서 꼬맹이라고 불립니다"
꼬맹이씨는 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서워 보이는 외모하고 완전 안 어울린다. 아까 속으로 고릴라라고 해서 미안해요.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치고, 일 이야기로 들어갈까"
오너 아저씨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네. 접시닦이든 청소든 뭐든 다 할께요.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씩씩하게 말했다.
"무슨 얘길 하는거야. 그런 일은 하녀들한테 시키면 돼. 네가 할 일은, 방에서 손님을 받는 건 따로 교육을 받아야 되니까, 오늘은 우선, 스테이지부터 나가는 걸로 하지"
에? 무슨 일? 뭔 얘기를 하는 건지 감이 잘 안 온다.
"저기, 손님을 받는 건 뭐고, 스테이지는 또 뭐예요? 대체 여기 무슨 가게예요? 저, 무슨 얘기들을 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응? 얘기 못 들은거야? 여긴, 세계 제일의 최고급 매춘 스트립극장, 오락의 전당 럭키홀 본점이다. 네가 할 일은 크게, 스트립 쇼에 출연하고, 손님을 받는 것, 두 가지야. 그 밖에도 소소하게 여러가지 일들이 더 있지만"
아아, 과연. 럭키홀이라는 이름의 가게구나. 스트립 쇼라고 하면, 여자애가 알몸으로 춤을 추는 걸 말하는거지? 알고 있어 알고 있어...가 아니라!
"에--------엣"


"뭐,뭐야, 갑자기 왠 비명이야"
"저,저기, 그게, 스트립이라면, 설마, 제가?"
"당연한 거 아냐? 지금 네 일 얘기 하고 있잖아"
"무,무리예요. 그런 얘기 못 들었어요. 그런, 사람들 앞에서 알몸이 되다니, 절대 못해요"
나는 손을 휘이휘이 내저으며 말했다.
"......?"
남자들이 다들 무지 희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뭐요?!
"너, 지금, 알몸이지 않냐?"
으윽, 그건 그렇군요.
"이,이건. 분명 알몸이지만..."
"어차피, 평소에도 늘 알몸으로 뽐내고 다니잖아. 그럴거면 돈이라도 받는 게 낫잖겠어?"
"별로 뽐내거나 할 생각은 아닌데, 그건 그거고"
"도대체, 접시닦이니 청소니 하는 일로 그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확실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요. 그치만, 이 세계에 대해선 잘 모르고. 어제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스트립 쇼라구요? 그런, 부끄러운 일을 할 수 있으려나. 어쩌지.
그치만 오너 아저씨 말대로 어차피 사람들한테 늘 알몸을 보이고 다니긴 하잖아. 댄스는 나름 자신있기도 하고. 딱히 못할 것도 없나. 조금만 참으면 타카시군하고 만날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쇼란 데에 나가볼께요"
"그래. 그럼 됐어. 댄스 경험은 좀 있나?"
"네. 동아리 활동으로 조금 해봤어요"
오너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 쇼의 내용으로 들어가 볼까. 원래 스트립이라고 하는 건, 처음엔 옷을 입고 등장해 춤을 추면서 벗어 가는 걸 말하지만, 너 같은 경우엔 애초에 옷을 안 입으니까"
"네. 옷을 입으면 죽어버린다고 하더라구요"
"뭐, 결국엔 벗는 거니까, 포인트는 안무로 잡자. 릭키, 부탁해"
"맡겨줘요. 천천히 회전하면서 살짝살짝 보여주면 될 거 같애. 이 아이 꽤 귀여우니까 그런 안무가 잘 먹힐거야"
릭키씨가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그리고 쇼는 보통 3파트나 4파트로 나눠 실시하지만, 첫 파트는 흑백쇼나 마나이타가 반드시 들어가는 게 우리 가게의 전통이야"
또, 생전 처음 듣는 용어의 향연.
"저기, 흑백쇼는 뭐고 마나이타는 또?"
"몰랐나. 흑백쇼라는 건, 거기 꼬맹이하고, 마나이타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아마추어 손님하고 무대 위에서 섹스를 하는 거야"
아아, 섹스요. 섹스.


"세,섹스---?"
"일일히 큰 소리로 말하지 마. 상스럽게시리. 가게의 품격이 떨어진단 말야. 그게 뭐 어쨌다고?"
"그건, 절대로 무리예요 무리"
"어째서? 모험자는, 마법 덕분에 임신이 안되잖아. 생으로 질내사정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가게 입장에선 콘돔 가격도 아끼구. 우리야 가게에서 지급하고 있지만, 다른 가게는 콘돔 가격을 여자애한테 부담시킨단 말이야"
"그,그치만, 저, 처녀라구요..."


전원,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본다.
"뭐야. 왜 그런 걸 이제서야 말하는 거야. 그렇담, 오늘 공연은 중지다"
다행이다. 이해해 주는구나.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처녀인 여자애한테 그런 일을 강요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암.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네요. 처녀 상실 쇼라면 사전에 대대적으로 광고하지 않을 수 없지요"
"으음. 최소한 3일은 하고 싶은데. 포스터 오늘 중으로 당장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오후에 촬영해서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연출도 기합을 넣어 궁리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그림은 역시 흑백쇼가 딱인데 그걸로 갈까요?"
"그래요. 처음은 제가 하겠습니다"
"네 놈의 그 말자지를 느닷없이 쑤셔박았다가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오히려 마나이타로, 누구라도 운만 좋으면 처녀를 안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편이 손님 끌어모으는 데는 최고야"
"차라리 경매를 붙일까요?"
"그건 되려 돈없는 놈들만 꼬일 뿐이야. 오히려 선전 효과까지 염두해 두면 가격은 문제가 안돼"
"과연"
"하지만 아마추어가 상대라면 실패할 우려가 있잖습니까? 역시, 처음은 제가"
"넌 임마 네가 직접 하고 싶은 것 뿐이잖아"
"아닙니다요"
"됐으니까 조용히 해"
"차라리 2층에서 VIP에게 프라이빗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어떻습니까. 특별 요금을 얼마를 더 붙이든 무조건 팔립니다 그건"
"그래봐야 일시적인 수입 밖에 안되잖나. 모처럼의 선전 기회 아냐. 극장쪽으로 써먹어야 돼"
"과연"
"그렇네요"
"......"


뭔가 잘못돼 있어. 이 인간들 절대로 뭔가 잘못돼 있어.
"저기---"
"응, 뭐야? 아직 있었나. 그래그래, 미리아가 길드로 오라고 했지. 예정이 바뀌었으니까, 플랜을 다시 짜야지.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지금 얼른 다녀오도록 해"
오너 아저씨는 방에서 나를 쫓아내고는 또다시 커다란 목소리로 협의를 이어갔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나는 복잡한 머리로 길드로 향했다. 큰 길로 가고 싶었지만, 지금 이 시간이면 지나다니는 사람으로 장난아니게 북적일테고, 그래서 어제와 같이 뒷골목을 선택했다.
결국, 나는 미리아씨에게 팔린 건가? 모르는 사람과 섹스라니, 장난하지 말라구 그래. 암만 뭐든지 다 한다고 했지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구요. 돈은 돌려주고, 다른 일을 찾아 보자. 난생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의지한 내 자신이 너무 바보같다.


길드 빌딩 뒷문에 도착하자, 마침 안으로 들어가려던 사람이 있어서 그에게 부탁해 미리아씨를 호출했다.


미리아씨는 곧바로 나왔다.
"어머, 마유. 일찍 왔네. 점심 시간 쯤 돼서야 올 줄 알았는데"
"너무하잖아요! 저, 스트립이니 매춘이니 그런 얘긴 못 들었다구요!"
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큰 소리로 따졌다.


"어머, 말 안 했던가? 그치만, 별 상관없지 않나? 남자랑 자는 것만으로 거액을 벌 수 있는데"
"세상에. 그치만 저한테는 그이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이를 위해 소중하게 처녀를 지키고 있는데..."
"뭐야, 네 그이란 남자 밴댕이 소갈딱지 아냐. 그딴 녀석 차버려"
"너무해. 어째서 타카시군을..."
"글찮아, 그런 남자 따위, 네 처녀막에 반한 것 뿐인걸. 그렇게 그릇이 작은 남자 따위, 사랑해 줄 가치도 없어"
"안 그래요. 내가 그이한테 주고 싶은 것 뿐이니까..."
"그래? 그럼, 그이는 네가 처녀든 처녀가 아니든 똑같이 사랑해 주겠네?"
"당연하죠!"
"그럼, 문제될 거 없잖아. 그이하고 만나기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버는 건데. 이 근방에선 아무리 알바 뛰어봐도 시급이래봤자 1골드도 채 안돼. 어서 돈을 벌어, 그이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 맞지?"
나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정작 처녀를 고집하고 있었던 건 타카시군 쪽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 쪽이었다.


"분명 그렇긴 하지만..."
"게다가 말야. 남자하고 자고 돈을 받는 건 하나도 나쁜 짓이 아니야.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고 그 댓가를 받는 것 뿐인걸. 다른 일하고 하나도 다를 것 없어"
"그치만, 나, 아직 어린애고"
"이 세계에, 아이가 매춘하면 안 된다는 법률은 없어. 나도 10살 때부터 가게에서 손님 받았는걸"
"엣?"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너 아저씨의 따님이, 게다가 겨우 열 살 때?


"10살 때는 아직 입으로만이긴 했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몇 개씩 빨고, 전부 삼켰는걸. 조그만 여자애를 좋아하는 남자가 많으니까, 꽤 인기였어. 전부 삼키면 다들 기특하다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면서 칭찬해주곤 했으니까, 스스로도 뿌듯해 했다구. 실전을 시작한 건 11살 때부터. 아버지하고 대판 싸우고 집을 나오긴 했지만, 별로 우리 집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게다가 언젠가는 내가 직접 창녀촌을 운영하는 게 꿈이기도 하고. 그 땐 너도 꼭 와야돼. 아버지보다 개런티도 훨씬 더 많이 줄테니까"


나는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미리아씨가 무슨 악의가 있어서 나를 럭키홀에 데려 간 건 아닌 것 같았다. 자기 자신도 해왔던 일을,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 뿐. 괜히 화를 내서 안 좋은 소리만 해 버렸어.
그치만 어떻게 한다. 내가 남자하고 과연 섹스를 할 수 있을까. 미리아씨는 11살 때부터 했다고? 그러고 보니 아침에 내 방에 숨어 들어왔던 그 여자애도 매춘부였어. 엄청 예쁜 애였는데. 하긴, 예쁜 여자애가 아니면 매춘부라는 직업도 곤란하겠구나. 나도 그럼...예쁘다는 건가?
미리아씨가 말한 알바 같은 거 백날 해봐도, 타카시군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설사 그렇게 해서 돌아갈 수 있다 쳐도, 그 땐 이미 호호백발 꼬부랑 할머니가 된 후일테고.
나 어떻게 하지? 난 무엇을 위해 이 마을까지 온 걸까? 그래,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타카시군하고 다시 만나기 위해서, 라고 진작에 결심했잖아. 어떤 일이 생겨도, 끝까지 열심히 하겠노라고.


"미리아씨, 화내고 그래서 미안해요. 미리아씨가 한 말, 전부 다 맞아요"
나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됐어. 낯선 세계에 이제 막 와서 혼란스러운 것 뿐이니까. 신경쓸 거 없어"
"저, 가게로 돌아갈께요"
"응. 그래. 그치만, 이거 하나는 절대 잊지 마. 넌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파는 거야. 그 돈으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알았어? 너, 모험하러 나오는 거 잊지 마. 그건 절대로 잊으면 안돼"
"네. 알겠습니다. 명심할께요. 그럼 가볼께요"
나는 미리아씨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가게로 서둘러 돌아갔다.
"아 맞다, 말하는 걸 깜빡했네, 길드 수속은 이미 마쳐뒀어"
뒤돌아 내달리는 내 등을 향해 미리아씨가 외쳤다.


"마유, 넌 이제 어엿한 모험자야!"


나는 미리아씨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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