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의 육욕 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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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문자를 보내 야마네군하고 만날 약속을 잡는다. 만나고 싶다고 하자, 주말엔 언제든지 OK라고 답장이 왔다.
나나코는 더이상 잠시도 참을 수 없는 상태였다.
어서 빨리 그를 만나, 나라고 하는 여자가 누구의 것인지 다시 제대로 확인받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 잘못하면---이대로 시아버지에게 마음까지 뺏기고 만다.
쾌락을 철저히 주입받아 결국 변태 노인에게 빠져들고 만다니...그것만은 절대로 안된다.
완전히 지배당하는 일만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토요일, 카즈오는 아침 일찍부터 어딘가로 외출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집을 나설 때 그가 있으면 무슨 핑계를 대야 할지 고민하던 차였다.
점심 때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시아버지가 귀가하지 않자---나나코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빨리, 서둘러 집을 나섰다.
좀 일찍 도착해도 괜찮겠지---혹시 몰라 그에게 전화를 걸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는다. 물론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고.
(아직 자고 있나?)
---하긴, 상관없을라나.
나나코는 일단, 그의 맨션에 가 보기로 했다.
초인종을 울리면 그 땐 깨어나겠지.
막 잠에서 깬 그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고---.
맨션 근처에 도착했을 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 걸 깨달았다.
뭔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구급차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 건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나나코는 너무 놀라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건물 주위에 출입 금지 테이프가 쳐져 있었고, 그 앞으로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소방차며 경찰차가 줄지어 서 있고, 갖가지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뭐야, 이거...소방차? ---화재?)
건물 위쪽을 올려다 보자, 서쪽 벽면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어느 집에선가 불이 나, 아마 조금 전에야 간신히 진화에 성공한 것 같았다.
콘크리트 외벽은 물과 소화액 투성이였고, 이미 소방차는 그 역할이 끝난듯 보였다.
맨션 입주민일까...인파 속에는 잠옷 차림의 여성도 보였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나나코는 인파 속을 헤치고 맨 앞쪽으로 달려 나갔다.
우선 먼저, 옆에 있던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줌마에게 물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무슨 일인가요?"
아줌마는 나나코의 단정한 옷차림을 보고, 단순한 구경꾼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정중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아침 일찍 화재가 있었어요... 봐요, 저기부터 불이 나서..."
그녀의 말에 의하면, 혼자 사는 한 남자의 집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집이 통째로 불타 버렸다는 것.
그 집에 사는 사람은 거의 숯검댕이가 되어 바로 얼마 전에 사체가 옮겨져 나왔다고 했다.
나나코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레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그...그 남자분 이름 혹시 아세요? 혹시 누구 집에서 불이 난 건지는---"
나나코는 얼마 전, 딱 한 번 그를 만나러 이 맨션에 왔을 뿐이었다.
그 때도 별로 주변을 살피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밖에서 보고 그의 집이 어딘지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만약, 저 새까맣게 타버린 집 근처가 그의 집이라면---.
"아, 뭐라고 했더라 이름이... 키가 훤칠하고 아주 잘생긴 남자였는데...이름이 뭐였더라...으음, 아, 맞다맞다---"
야마네씨.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나나코는 이미 접근금지 테이프를 들어올리고 안으로 뛰어들어가고 있었다.
맨션 현관 입구에서, 소방복을 입은 사람에게 제지당한다.
"저기, 아,아는 사람이에요! 야마네군---, 그, 야마네군을---. 마,만나게 해주세요!"
나나코가 마구 몸부림을 치며 바둥대자, 뒤에서 또 한 사람이 다가와 어깨를 꽉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자, 거기엔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결국 맨션 안은 아직 위험하다는 이유로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들어가봐야 별 뾰족한 수도 없단다.
경찰차에 태워 파출소까지 데려와 그하고의 관계를 물어본다.
나나코는 솔직하게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옛 동창생으로, 최근 우연히 만나 친해졌고, 오늘도 그의 집에 놀러가는 중이었다고.
반대로 나나코도 경찰에게 물었다.
그는 무사하다고, 경찰의 입에서 그런 대답이 나오길 간절히 빌면서.
그러나 경찰관은 "숨겨봤자 어차피 곧 알게 되실테니,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주세요"라고 말을 꺼낸 다음, 그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집안이 온통 불길에 휩싸여, 전부 다 타버리고 말았다는 것. 야마네씨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얼굴을 알아볼 수도 없을 만큼 훼손된 상태였다는 것. 일단 병원으로 옮기고, 나중에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긴 하겠지만, 그가 아닐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것.
나나코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대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이만 귀가하시고, 차후 뭔가 다른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듣고도---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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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 않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 텅 빈 머리로 휘청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정오가 막 지난 시간. 시아버지가 벌써 돌아왔는지 현관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나나코는 영혼이 빠져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멍한 상태로 문을 닫고, 신발을 벗고, 거실로 향했다.
시아버지와 마주치면, 또 어딜 나갔다 오는 거냐고 귀찮게 꼬치꼬치 캐물어 올테지만---그런 건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그녀가 거실을 지나쳐 방으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카즈오는 부엌에서 뭔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평소 부엌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는 시아버지다.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게 당연한 장면.
하지만 나나코는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다녀왔습니다"라든가 하는 말도 없이, 그저 우두커니 서 있을 뿐. 핸드백을 멍하니 팔에 걸친 채로,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시아버지가 다가오는데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카즈오도, 평소와 전혀 다른 그녀의 모습에 당황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어깨를 안아 천천히 소파에 앉힌다.
나나코는 그러는 와중에도 여전히 넋이 나간 채 그대로였다.
아직도 이게 현실이고 자신이 지금 현실 세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머리 속도 뿌옇게 안개가 껴, 사고가 완전히 정지된 상태였다.
카즈오가 그런 나나코의 바로 앞, 테이블 위에...스윽, 물건 하나를 올려 놓았다. 한 손으로 감싸 쥘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뭔가를.
왠지 나나코도 그것만큼은 신경이 쓰이는지 시선을 천천히 그쪽으로 옮긴다.
"...나나코...잃어버렸더구나. 모처럼 선물해 줬는데, 소중히 여겨야지... 두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라..."
눈을 살짝 찡그리며 무슨 말인지 의아해한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러나, 다음 순간.
시아버지의 손이 그것을 테이블 위에 내려 놓고 멀어지는 순간...묵직하게 빛나는 그 물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나나코는 차가운 물이라도 뒤집어 쓴 것처럼 일순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테이블 위에 놓인 그것을, 눈을 크게 치켜뜨고 응시한다.
그것은...전에 야마네군 집에 놓고왔던---시아버지가 준 선물이었다. 탄생석인 가넷을 별 모양으로 세공한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
틀림없었다. 분명 오늘, 그의 집에 가면 돌려 받으려고 했던---전에 잃어버리고 왔던 그 목걸이.
그게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이,이게...어,어떻게..."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려 나온다.
나나코는 너무 놀라 바짝 굳어버린 몸으로, 간신히 돌아가기 시작한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그리고...곧, 최저 최악의 결론에 이르고 만다.
"...어떻게, 아,아버님이...어째서, 이,이걸..."
새파랗게 질리는 나나코.
카즈오가 비웃는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나코, 바람 피웠다간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이 늙은이가 항상 감시하고 있을 거라고도... 크크크, 그새 잊어버린 게냐..."
나나코가 깜짝 놀라 소파에서 일어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시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서,설마...아버님이...불을...?"
그는 이번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유유히 부엌으로 돌아가, 아까부터 계속 켜 놓았던 가스 레인지를 껐다.
그리고, 등을 돌린 채로 말을 던졌다.
"...그럼, 말귀는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먹었을 테고... 바람피운 잘못은...제대로 벌을 받아야지... 그래야 다시는 안 그럴테니까..."
그제서야 간신히, 나나코는 집 안이 뭔가 타는 냄새로 자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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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가 검은색 나무로 만든 막대기를 가지고 천천히 다가왔다.
막대기 끝에는 장방형의 얇은 금속판이 붙어 있었고---한참을 불에 달구었는지, 얼핏 봐도 엄청나게 뜨거워 보였다.
나나코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다. 소파 뒤에 몸을 반쯤 숨기고 도망칠 타이밍을 가늠했다.
그가 평평한 금속판을 나나코 앞에 들이 밀었다. 그제서야 간신히 그녀는 그 막대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한 금속판이 아니었다. 평평한 금속 표면에 뭔가 글자 같은 것이 새겨져 있었다. 얼핏 본 것 만으로는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것이 "인두"라는 것이었다.
언제 어디서 그런 걸 만들어 두었는지...그는 직접 만든 그 인두를 달궈, 그걸 손에 들고 나나코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어이...이 늙은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아?... 이 늙은이 몰래 다른 남자에게 안기다니..."
얼굴이 괴이한 미소로 일그러져 있었다. 말과 행동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나나코는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온몸에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른다.
"여기 뭐라고 써 있는 줄 알아?... 가르쳐 주지...여기엔 말야, "아메미야 카즈오님 전용 성노예"라고 새겨져 있지..."
입 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다리를 벌리고 곧장 뛰쳐나갈 준비를 한다.
"...네가 이제 두번 다시는 바람 같은 거 피울 엄두도 못 내게... 이 늙은이 것이라는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도록---. 그 몸에다가 직접 이름을 새겨 주지... 알았어? 나나코---!"
순간.
시아버지가 인두 끝을 그녀에게 향한 채로 냅다 바닥을 박찼다.
노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그 순발력. 카즈오는 마치 요괴처럼 번개같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비명을 지르며 몸을 피하는 나나코.
그러나, 그걸로 상황 종료였다.
다음 순간, 나나코의 등을 시아버지가 덮치고---그녀는 마루 바닥에 얼굴 채로 나동그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꺄아악...!"
허파 안의 공기를 모조리 토해내며 바닥에 깔리고 마는 나나코.
카즈오는 그녀의 엉덩이 위에 온몸의 체중을 싣고 올라타,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챘다.
"---아아악...!"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나나코를 향해, 카즈오가 말했다.
"...너는 내 여자다...! 네 몸도 마음도, 전부 나만의 것이다...!"
그는 젊은 새댁의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고, 난폭하게 옷을 벗겼다.
그리고 주저없이, 시뻘겋게 달구어진 금속판을 그녀의 등---그 아름다운 맨살에 대고 꽉 눌렀다.
치지직! 피부가 타는 소리. 그 순간 터져나오는 여자의 절규소리. 그리고 고기가 타는 냄새. 그게 모두 모여 온 방안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나코는 등에 심한 화상을 입으며, 너무나도 지나친 고통으로 인해 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기절한 채 마루 바닥에 엎드려 누워, 시아버지에게 깔린 채로, 계속해서 그 뜨거운 금속판에 등이 지져졌다.
결국 남은 것은 이루 형언하기 힘든 지독한 냄새 뿐이었다.
나나코는 더이상 경련조차 하지 않았다. 흰자위를 드러내고, 마루에 침을 질질 흘리며---평생 절대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시아버지의 손으로 등에 새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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