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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잘 반하는 하프엘프 씨 2부 1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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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99 회 작성일 24-01-20 10: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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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킹덤 캐츠 2

"떠나버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가족이 사용하던 집이 얼마든지 있어. 청소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참아 주어. 아침이 되면 딸네미들이라도 시켜서 할 테니."

도나 할머니가 콜로니 중앙 부근에 있는 가옥을 스틱으로 가리킨다. 우리는 그녀를 따라 우르르 걸었다. 밤이라고는 하지만 밝은 달 아래, 주변의 집이나 물건의 그림자에서 귀한 손님을 바라보는 호기심 담긴 눈길이 잔뜩 느껴진다.

"과연, 여자투성이의 콜로니인가... 보름달 뜨는 날의 묘수인이란 제멋대로 활발함이 심해진다던데. 읽은 적이 있어. 그렇다는 이야기."

벡카 특무백인장은 거친 수염이 나기 시작한 턱을 어루만지면서 히죽 웃는다. 디아네씨가 한숨을 쉬었다.

"도나 님, 안내 도중에 미안하지만, 이 바보를 먼저 탈크에 데려가려고 한다."
"그럼 그렇게 해. 쓸 수도 없는 수컷은 딸네미들 눈에도 독이야."
"엇, 이봐이봐이봐, 쓸 수 없다니 무슨 소리야 쓸 수가 없다니. 이래봬도 오거 여자랑 원래는 풍속가에 있던 여자를 아내로 받아 매일 저녁 울리고 있다고 근처에 평판이 자자한 핸섬남인데." *1
"......"
"......"

디아네 씨와 도나 할머니가 서로 마주보며 한숨을 쉰다.

"두 명 해치우고 가슴을 펴는 정도로는 죽어."
"설령 벗어났다고 해도, 그 후에, 출장나갔던 너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랑스런 신부들에게, 중요한 정령제를 바람맞힌 변명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 벡카."
"우웃... 아, 아니, 그렇다면 견학만이라도..."
"라이라, 데려간다."
"오. 아침에는 돌아온다. 도나여, 오랫만에 그대가 손수 만든 요리를 기대하고 있으니."

특무백인장의 목덜미를 잡는 디아네씨와 훌떡 옷을 벗고 다시 드래곤으로 변하는 라이라.

"할멈에겐 밤이 이르니 무리한 말 하지 말게.... 헬즈보어 향초찜 정도밖에 준비할 수 없어. 괜찮지?"
"충분하네."

라이라는 디아네씨를 머리에 태우고, 특무백인장을 커다란 손으로 간단히 잡고 그 자리를 벗어나 펄럭펄럭 이륙한다.

"저, 저어기, 적어도 등에 태워줘"
"겨우 4~5시간이니, 참아라."
"그렇게나!?"

고도를 확보하고 크게 날개를 쳐서,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나, 오로라, 잔느 및 나리스, 루나는 남겨졌다.

"...조금 믿음직스럽지 못한 멤버만 남아버렸다."
"응이야."
"실례로군요...라고 하고 싶지만, 이종족의 콜로니에서는 저라 하여도 곤란하고 떨린답니다."

오로라도 엘프 사회나 상류계급사회의 교섭역으로는 믿음직하지만, 역시 수인 콜로니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그리고,

"에, 저기, 저도 믿음스럽지 못한 사람에 들어갑니까?"
"반응 늦어-그보다 나리스를 의지할 수 있는 씬(scene)이 생각나지 않는다."
"스마이슨 십인장 그렇게까지 말하는 이유가 있나요!?"

의지할 사람은 루나 뿐인가.


그날 밤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아침.

"역시 새벽까지 돌아오지는 못했나..."
"아침까지라고 말했던거야. 낮보다 빨리 돌아오면 예고대로야."
"뭐, 그렇기는 하지만... 눈이 없는 아침은 오랫만이다."
"응이야."

촉촉하게 아침 안개가 걸린 오아시스에서, 통에 물을 채워 쟌느와 함께 얼굴을 씻는다. 엘프 두 명은 깊이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았다. 루나는 밤중쯤부터 눈에 띄지 않는다. 오랫만에 고향에 왔으니 도나 할마니나 동료들과 쌓인 이야기를 하는걸지도,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앤디"

갑자기 등뒤에 나타났다.

"루나, 어디 갔었어?"
"아침밥 조달."
"한밤중부터?"
"응"

자세히 살펴보면 루나의 몸이 모래먼지에 더럽혀져 있다. 그리고 루나는 주저없이 옷을 벗어던지고 속옷바람이 되어 통에 있던 물로 벗은 옷을 씻기 시작한다.

"피가 묻어버렸다...디아네에게 여벌의 군복, 더 준비해달라고 해야겠어."
"피라면..."
"응. 아침밥."

...그렇다는건 밤에 사냥하러 갔었다는 건가?

"밤의 마물은 강할 텐데."

렌팡가스에서도 세레스타에서도 같다. 마물의 활성도는 밤 쪽이 높다. 디아네 씨나 라이라라면 큰 차이는 아니겠지만, 비전투원인 루나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작은 차이가 아니지 않은가.

"괜찮아. 만월까지 앞으로 이틀. 지금은 내 쪽이, 더 강해."
"...그런가."

묘수인의 감각 및 운동능력이 달의 위상에 크게 영향이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루나언-니-"
"해체 끝났어- 간 빼고는 구워버려도 괜찮아-?"

아침 안개의 저편에서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금 귀에 익은 소리가 섞여 있다. 리나나 유나인가.

"횡경막으로는 기복(祈福) 요리를 만든다고 할머니에게 들었어. 그리고, 할머니가 어께의 제일 좋은 살을 한 덩이 달라고 했다."
"예-에"
"가슴살은 전부 괜찮지? 쇠꼬챙이 가져와, 런"

화기애애, 꺄꺄 하는 즐거워보이는 대화이지만, 그 커다란 돼지를 여자들이 즐겁게 해체하고 있다는 현실은 뒤집히지 않는다.

"강하네."
"...뭐 사막대미궁의 콜로니는 그 어디도 이런 거야. 마물의 해체 정도로 이래저래 말하고 있으면 굶주려버리는 거야."

쟌느가 끄덕끄덕 수긍한다... 과연 헬즈보어의 눈을 주먹으로 꿰뚫은 여자는 다르다. 외모는 변함없이 꼬맹이지만.


아침안개가 개일 무렵에는, 향기로운 불고기 냄새가 콜로니에 충만해 있었다.

"식욕 자극하는 냄새다...♪"
"아침부터 야생이 흘러넘치는 메뉴네요"

나리스와 오로라도 일어났다.

"냐-"
"손님들도 먹어도 돼-"

고양이 소녀들이 손짓한다. 과연 요리의 중심은 고양이 미녀 고양이 숙녀들이었다. 접시에 산처럼 쌓인 꼬치구이를 보면서 나리스가 눈을 빛낸다.

"오오오오-. 굉장해, 세레스타풍이다-. 세레스타인은 아침부터 엄청 진한 소스를 곁들인 고기를 먹는다더니 정말이었다-"
"아니, 세레스타에서도 보통은 빵이나 과일인데?"

오거는 아침부터 고기를 먹고 드워프는 아침부터 술을 마시지만, 대다수 인간족인 트롯과는 그리 다르지 않다. 맛내기는 조금 진한 편이지만.

"그건 어쨌든. 자, 앤디 거."
"...뭐야 이거."

루나가 건네준 접시에는 다소 냄새도 질감도 다른 물체가 듬뿍 쌓여있었다.

"헬즈보어의 간구이. 맛없어."
"나를 학대하는건가!?"

루나가 반항기다...라고 생각했지만, 근처 집의 흙방에서 도나 할머니가 나와 지팡이로 나를 척 가리킨다.

"됐으니까 먹어라. 강장 작용이 있어. 보름달까지 이틀밖에 없어."
"...저기, 설마."
"다른 고기는 그 다음이여. 밤에 딸네미들이 보어 사냥을 갔던게 그 간 때문이여."

보름달. 아무래도 보름달이 강조된다. 그리고 도나 할머니의 노골적인 설명. 뭐, 생각할 것도 없을 지 모르겠지만.

"...설마, 보름달이 뜨면 또 나에게 무차별 교배 시키고 싶어 하는거야?"
"상황은 거의 바뀌지 않았어. 왜 시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거냐?"

...우와아. 그러고 보니, 주변에 있는 묘수인 여러분들, 굉장히 주목하고 계십니다. 이제 와서, 인가, 정말. 하지만 지금 깨달은 것만이라도 말하게 해주세요.

"...저번에는 힐더 씨가 있었으니 그렇게 대폭주 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래서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잖나. 그 여자 없이 어디까지 세울 수 있냐, 라고."
"......"

그 밤에는 이성이 반쯤 날아간 아가씨도 상당히 많았다고 생각하고, 일단 보통으로 생각하면 기계적으로 교배하는 건 싫어하는 아가씨도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희망자만 참가하는 쪽이죠?"
"뭐, 하지만 저번에, 자네 자식이 상당히 생겼었으니, 전에는 물러나있던 딸네미도 이번엔 참가하려는 자가 많아."
"....생겼다고?"

도나 할머니가 루나에게 눈짓한다. 루나가 내 등을 누른다.

"뭐, 뭐야?"
"여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저기, 혹시"
"혹시가 아냐. 모두, 앤디의 씨로 만들어진 아기."

들여다본 집 안에는, 아기를 안은 묘수인이 몇명. 양팔에 하나씩 안고 수유중인 아가씨도 있다.

"안 보이는 거야."
"자아."

쟌느의 허리를 안아 들어올려주자, 오-하면서 쟌느가 입을 열었다.

"...피터보다 더 자란 거 같은거야."
"내가 앤디를 만나러 가기 전에 이미 태어났다."
"...피터가 첫 아이가 아니었던 거야."

쟌느가 조금 실망한 모습이 미안하다. 아니 이 상황도 결코 예상할 수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데, 루나가 고개를 젓는다.

"..."앤디의 아이"가, 아니니까."
"?"
"전에 말했지. 책임지라고 하지 않는다고. 할머니가."
"아, 아아"
"...그러니까, 저 애들은, "콜로니의 아기". 앤디의 씨로 만들어진 아이들이지만, 하지만 앤디의 아기가, 아냐. 앤디에게 기르라고 할 수 없어."

확실히 나는 지금 있는 십수명의 암노예도 기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거기에 저 아이들까지 기르라고 해도 어렵다. 하지만, 그것도 어딘지 모르게 외롭다. 그런 나에게, 루나가 미소지었다.

"하지만, 나는 앤디의 아기, 같이 기르니까. 내 아기만은, 콜로니의 아기가 아니라, 앤디의 아기."
"...응"
"앤디를, 마음에 두고 있는 아이는 잔뜩 있어. 몇번이나 남자가 길을 잃고 흘러들어와, 우리 중 누군가와 결혼하는 일은 있었지만, 앤디처럼 잔뜩 교배하는 남자가 콜로니에 왔던 적은 없으니까, 거의 앤디 전용인 여자는 아마 여기에는 잔뜩 있어. 하지만 그래도 앤디에게 부친으로써의 책임을 요구하지 않아. 오히려, 그러니까 앤디가 부담없이 모두와 교배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하는거야. 앤디의 힘도 돈도 관계없어. 그저 수컷으로써."
"...복잡하네."
"그렇게 말한다고 생각했어."

루나도 조금 곤란한 듯 미소짓는다.

"욕심쟁이."
"...알고는 있었지만"

말할 것도 없이 에고다. 소유할 수 있는 힘이 없는데 소유욕을 발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러니까 나처럼 목걸이 걸어버리면 돼. 여유가 생기면 한사람씩, 앤디의 자식을 낳은 엄마들한테, 너는 내 거다, 라고. 그러면, 앤디의 아기가 앤디의 아기가 될 수 있어."
"그것도... 뭔가, 심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렇다기보단 납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괜찮아. 나는 기쁘니까. 아마 모두 기뻐해."

루나의 거친 논리에 쓴웃음을 짓는다...하지만.

"그렇구나, 여기서 뭐니뭐니 해도 어쩔 수 없나."

많은 암노예들 사이의 타협도 어려운 지금, 더 이상 욕심을 부려도 어쩔 수 없다. 언젠가, 그녀들에게도 목걸이를 걸어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해지면, 그 때 또 나의 여자, 나의 아이로 하러 오자. 그때까지는.

"...응석부릴수밖에 없나. 이 콜로니에."
"콜로니가 앤디에게 응석부리는 쪽이지만."

이상한 관계다... 라이라의 날개가 하늘을 가로지른다.

"자, 돌아가 간 구이를 먹자. 이제 이틀 후엔, 정말로 응석부릴테니."
"아아."

...이것도, 자그마하지만 콜로니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이겠지?



--------
*1 외전 내용입니다.

즐거운 추석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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