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3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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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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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76 회 작성일 24-01-20 09: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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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기쁨 궁전의 견습 레이디

" 아, 아 미안, 잠시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신드라

" 최근에 계속 그러시는데, 어디 안좋으신거 아네요? "/기쁨 궁전의 견습 레이디

안좋긴 안좋지, 아직도 구름위에 떠 있는 것 같으니... 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드라는 머쓱하게 웃어 보엿다. 슈발츠의 자지가 아직 보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슈발츠와 [봉사 계약]을 맺은지 이제 일주일 째, 첫 [봉사]이후 사흘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앓았지만, 이제 그녀는 하루에 한번씩 슈발츠의 저택으로 불려 가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노예로써의 봉사를 해서 빛을 갚기 위함이었다.

" 힘들면 쉬어도 좋다. "

슈발츠는 그렇게 말했지만, [한번]에 만 두아트로 쳐준다 해도 하루 한번씩이면 3년이다(도저히 하루 두번씩 그의 상대를 할 능력은 없었다). 삼년씩이나 그의 노예로 봉사해야 한다는 계산을 하면서 신드라는 한숨을 쉬었다.

요 일주일 동안, 그녀는 슈발츠와 그의 노예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니 대공의 엘리트 병사들조차 겁을 집어먹게 만들 정도의 무용, 끝을 모르는 재력, 자연스럽게 따르게 만드는 압도적인 카리스마, 침실에서의 절륜함, 개개의 노예의 사정을 봐주는 상냥함(?)까지. 그는 노예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주인이었다. 실제로도 그의 노예 모두는 그를 부모와 같이 우러러보며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신드라는 [노예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아무리 좋은 자리라 하더라도 노예는 노예였다.

하지만 자궁을 찔리는 그때 만큼은, 그녀 자신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 처음엔 아팠고, 그 다음엔 무서웠으며, 이제는 그 생각을 하면 허리 아래쪽이 열을 띄며 지잉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녀의 이성보다 몸이 먼저 자궁으로의 쾌감을 기억해버린 것이다. 단 하루 만에 그에게 속속들이 정복당한 그녀는 사실 [봉사]를 하기는 커녕 슈발츠의 마음대로 우는 소리나 내고 있는 처지였다. 물론 압도적인 [주인님]체질인 슈발츠는 그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지만, 그녀 자신이 불안했다.

이런 상태로 삼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 내일이라도 그의 품에서 절정에 취한 채로 노예로 삼아달라고 외치고 말아버릴 것 같은 불안감.

실제로 헬베티아는 사흘도 안되어 항복했다. 그녀의 목에 걸린 것이 제압용 목테에서 다른 노예들이 걸치고 있는 은색의 쵸커로 바뀐 것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녀 역시 아직은 슈발츠를 대할 때 마다 겁을 집어먹지만, 그녀는 신드라와 같은 종류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녀는 더 이상은 압도적인 쾌감으로부터 도망치거나 절정을 맞을 때 정신줄을 붙잡으려 애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신드라는, 차라리 헬베티아가 부러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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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언더다크에서의 슈발츠의 [사업]이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 갈 무렵, 지상은 지상대로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겨나 있었다. [많은 화살]이라는 별명이 그대로 성씨가 되어버린 오크 족장 우볼드가 마침내 그의 신인 그롬쉬의 지상의 대리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실버마치를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노스 전역에 어필해보인 다음의 일이다. 대격변과 혹한의 세월을 살아남은 오크들과 그롬쉬를 모시는 일부 타종족 전사들, 그리고 노스 사회의 악당들이 모두 이 오크 족장에게로 모여들어, 그의 군대가 점점 성장하기 시작했다.

세력이 커지면서 가장 먼저 우볼드가 취한 정책은 근거지를 옮기는 것이었다. 그동안 자리잡고 있던 산지는 방어에는 좋았지만 비좁고 늘어난 인구를 부양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오크 전사들과 노예들의 긴 행렬이 남쪽으로 이어진 끝에 네버무어의 서쪽, 강이 교차하는 비옥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비록 오크들의 경제가 주로 약탈에 의존한다곤 해도, 유사시에 많은 인구를 먹여살리는데 필요한 생산력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농업 뿐이었다.

두번째로 취한 정책은 본격적으로 노스의 다른 지역과 실버마치 사이의 교역로를 사보타주 하는 것이었다. 새로이 옮겨온 근거지의 강을 따라 내려가면 쉽게 노스의 교역로를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지리상의 이점까지 더해져서 실버마치와 네버윈터 동맹을 크게 위협하는 일이 되었다. 살아남은 그의 네 아들들이 각자의 병력을 가지고 이 공격을 이끌고 있었다.

이 우볼드의 오크답지 않은 신중한 전략은 덩치가 커진 그의 [부족]을 통합하는 시간을 벎과 동시에, 이즈음 완전히 한몫을 하는 노련한 전사가 된 그의 아들들의 상잔을 막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그의 조언자들과 아들들은 전면적인 전쟁을 원하고 있었지만 두번, 아니 세번이나 크게 실패해 본 경험이 있는 우볼드는 결코 [충분한]병력이 모이기 전에는 전면적인 공세를 취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이제 그롬쉬의 사도가 된 그에게는 시간도 많았다.

이 우볼드의 대두로, 네버윈터와 실버마치는 그동안 상대해오던 그 어떤 적보다 더 골치아프고 위협적인 적을 상대하게 되었다. 이전의 거듭된 실패에서 배운 이 노련한 오크 족장의 전략은 이제 성장한 세력을 일방적으로 쏟아붓기보다는 실버마치에 대한 고립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띄었고 이언 종류의 전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었다.

그 자신도 언더다크에서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던 슈발츠는 이 일이 벌어진 시점에서 장래를 정확히 예상했지만, 대격변 이후 지상에는 세력을 가지지 않은 터라 당분간은 관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즈음 그의 가장 직접적인 적은 물론 멘조베란잔이었지만, 이쪽에서도 공세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힘이 모자랐다. 하지만 그 전력 부족은 다른 국가 지도자들 처럼 돈을 풀어 닥치는대로 용병 군대를 모집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결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에린들린과 샤마스의 국고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전력 만큼의 용병을 단기간내에 고용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

슈발츠는 용병 군대를 다뤄본 경험이 많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옥같은 싸움이 될 멘조베란잔 전쟁에 임할 때 용병에 의존하는 것은 피하고 싶어했다. 그는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군대를, 그것도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정예병들을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그런 병사를 [키우는]일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든다. 슈발츠의 경우 돈도 충분하고 정병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도 확고했다. 남은것은 시간이었다.

브리겐스톤의 요새화가 거의 완료되어갈 무렵, 멘조베란잔은 내분을 일단 멈추고 외적부터 해결하기로 내부 합의를 끝냈다. 이 합의의 배경에는 그동안 트리엘 베인레와 적대하던 멘조베란잔의 대마법사, 그롬프 베인레가 소수의 충성스러운 측근들과 함게 멘조베란잔을 탈출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이 탈출은 [명예로운]방법으로 이루어졌는데, [멘조베란잔의 지상 거점 개척의 책임자]라는 명목으로 그롬프와 그의 측근들이 도시를 나갈 수 있도록 제안했던 것이 바로 트리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맹렬한 공세로 인해 궁지에 몰려 있던 그롬프는 이를 받아들였고, 도시의 비공식적인 내전도 그로써 끝을 맺었다.

내분을 봉합한 후에 트리엘의 시선이 머문 곳은 지상이 아니라 브리겐스톤이었다. 슈발츠측의 전력이 부실한 것을 아는 그녀는 브리겐스톤 따위는 금새 함락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격이 반년이나 미뤄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 원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멘조베란잔의 지도자인 트리엘 자신에게 있었다.

이 시기의 트리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었다. 그녀의 금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호언장담을 한 것과는 달리 금방 공격을 가하지 못한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금고가 소모된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가장 큰 정적이자 경쟁자이던 그롬프를 ㅤㅉㅗㅈ아내는데 너무나 많은 비용을 소모했던 것이 그 이유고, 두번째는 슈발츠의 방해공작이었다.

사실, 슈발츠의 교역망 사보타지 정도는 직접적인 피해 액수로만 보면 멘조베란잔의 경제 규모로 볼때 [긁힌] 정도에 불과했지만, 하필 긁힌 시기가 좋지 않았다. 그롬프를 ㅤㅉㅗㅈ아내는데만 너무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교역망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교역을 통한 자본의 회전이 느려졌고, 그 결과로 멘조베란잔의 국고로 들어오는 세수가 감소했는데, 앞서의 내전으로 세출이 너무 급격히 늘어 금고를 바닥까지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끝장을 보려고 했던 그롬프와 어정쩡한 상태로 마무리를 한것도 따지고 보면 재정 압박 때문이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드로우 병사는 지상의 병사들보다 무장시키는데 비싸게 먹히고, 첨병 겸 기동타격대로 쓰이는 악마들 역시 계약에는 거액의 돈이 들어간다. 전쟁을 개시하겠다고 천명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공갈포는 아무래도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모양새도 좋지 않다. 공격이 미뤄지는 동안 베인레 가문을 보는 다른 상위 귀족 가문들의 눈이 냉정해지기 시작했지만, 트리엘은 이 분위기 침체를 일시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마침내 멘조베란잔 측이 만족스러운 전력을 갖추었을 무렵엔, 슈발츠도 방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브리겐스톤에 돌아온 딥놈들은 슈발츠가 아무 조건 없이 정착을 허락하고, 자치권까지 내 준 것에 감격해서 자청해서 방어를 도왔다. 이미 기존의 도시 방어 설비를 높이 평가하고 있던 슈발츠에게 있어 딥놈 공병들의 지원은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노움식 기계 함정은 브리겐 스톤 인근의 요충지마다 빈틈없이 깔렸고, 드워프 공병들이 손본 도시의 방벽은 함락당하기 이전보다 훨씬 더 강고한 구조를 자랑하게 되었다. 특히나 수성전이라면, 드로우들은 모르지만 딥놈들이나 드워프들은 도가 튼 분야다. 어디에 함정을 깔고 어디에 벽을 대면 될지, 어디를 지키켜야 할 지 그들은 정확히 알았고, 방어 효율은 극대화되었다.

멘조베란잔의 공격이 개시된 시점에서 브리겐스톤의 슈발츠의 전력은 다음과 같다.

공병대를 포함한 드워프 중보병(다임지휘) 2백.
친위대를 포함한 드로우 보병(슈발츠 지휘) 백 수십(휴가병도 있고 해서 대중없었다)
딥놈 지원병 백 수십(슈발츠 지휘, 역시 자원자들이라 숫자가 들쭉날쭉했다).
대지정령을 포함한 소환전력 약간(정령, 악귀들. 슈발츠&칼리야 지휘)
모험자 팀을 포함한 지상 용병들 2백 가량(세실루아 지휘)

한편 트리엘이 [충분하다]고 표현한 멘조베란잔 측의 전력은 다음과 같다.

악마, 악귀를 포함한 다양한 소환 전력 다수(수백).
멘조베란잔 고위 사제단에서 차출된 성직자 부대 70여명.
드로우 보병 1800.
지상 용병을 포함한 다양한 고용 전력 2천 가량.

다임의 전력이 약한것은 슈발츠가 에린들린의 방어를 아직은 드워프들에게 담당시켜 많은 병사들을 할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슈발츠측은 다 합쳐도 천명도 되지 않는 전력인데, 멘조베란잔은 거기에 대해서 단순 숫자로만 비교해도 네배 가까이 되는 전력을 투입했던 것이다. 게다가 멘조베란잔에 없는 병종이라고는 칼리야가 소환한 고위 대지 정령 정도고, 그 질(훈련도 등)에서도 슈발츠측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었다. 보통이라면 확연히게 열세다. 하지만 지형상의 이점에 기대고 있는 슈발츠는 이 전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절대로 죽을때까지 사수하거나 하지 말라. "

슈발츠가 각 지점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명령한 것은 그뿐이었다.

방어자인 슈발츠에게 육개월이 넘는 시간을 줘버린 트리엘은 다른 실수도 저질렀다. 원래 공성전이란 천천히 하는 법이다. 시간을 들여 방어자측의 약점을 찾고 그곳을 집중공략해야만 시간과 인명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공격자측이 요새에 틀어박힌 적을 공략하기 힘든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4배가 넘는 되는 병력의 차를 너무 과신한 그녀는 공성진지를 차릴것도 없이 곧바로 포위공격을 지시했던 것이다. 물론 육개월이나 공격을 미뤄온 탓에 조바심이 났던 탓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나 경솔한 결정이었다.

언더다크의 환경은 지상과는 달리 공성전을 포함한 모든 전투가 완벽하게 3차원적으로 진행된다. 상하좌우로 이어진 복잡한 동굴망은 지상처럼 완전 포위전을 벌이기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수비자측에게도 방어 위치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브리겐스톤은 원래 딥놈들의 도시였을 적부터 상당히 작은 규모의 도시였고, 꼭 필요한 요소에만 방어 거점을 만들고 나머지는 함정과 천연의 장벽들에 맏기는 편이었다. 지난번에 트리엘이 공략했을 당시에는 이 방어 거점 사이를 끊으며 포위해 각개격파 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었고, 이번에도 공격은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헌데 방어측인 슈발츠는 트리엘의 이런 공략법을 겪어본 적이 없음에도 3차원 블록들을 쌓듯이 차곡차곡 이어진 방어 거점을 배치하고, 그 거점을 향한 길에만 미친듯한 함정도배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를테면 도시로 향하는 3차원적인 공간 전체를 바늘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만든 것이다. 가장 먼저 일종의 특공대 격으로 방어선을 종심 돌파하려던 악마들은 드워프들이 만들어 낸 견고한 돌벽에 헤딩했고, 우회하려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돌벽에서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민첩한] 대지정령들이나, 혹은 요충지를 막고 비오듯이 성스러운 화살을 쏘아제끼는 데바 부대들이었다. 뒤이어 투입된 보병대들 역시 동굴 통로에서 함정과 화살세례에 직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단 한차례의 공격으로 엄청난 인명손실을 입은 트리엘은 쏟아지는 전멸 보고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반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군대를 물려야 했다. 반면에 슈발츠측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의 짤막한 훈시를 말단까지 명심한 덕분에 부상자 ㅤㅁㅕㅈ명 정도로 피해조차 경미하기 그지없었다. 비록 외곽의 거점 ㅤㅁㅕㅈ개를 내주었지만 인명손실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대승이었다.

트리엘 측이 이 엄청난 실패에 교훈을 얻고 다시 군대를 재편해서 정석적인 공략을 가해 왔다면, 압도적인 전력차가 나는 이상 슈발츠측도 차츰 차츰 소모될 수 밖에 없으며, 점점 불리한 위치로 몰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브리겐스톤 방어군 측이 무척이나 곤란해진다. 이미 첫 전투의 선전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그는 붙잡은 포로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여사제를 자신의 지휘군 막사로 데려오게 했다. 그녀는 키라(keera Tlabbar; 무질서 악 드로우 여성 Lolth 의 클9/ 파1)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여사제로, 멘조베란잔에서 두번째로 위세가 센 틀라바 가문의 대표로 종군했다.

막사로 끌려온 키라는 젊고 야망에 넘치는 롤스의 여사제들이 다 그렇듯이 맹렬한 분노와 적대감이 담긴 시선을 슈발츠에게 보내어 왔다. 비록 두 손이 등 뒤로 돌려진 채 사슬로 결박되어 있고, 양쪽의 위병에게 어께를 눌린 채로 꿇어앉혀진 상황이었지만 그녀의 사기는 꺾임이 없었다.

" 날 어쩔 셈이지? "/키라

" 너에겐 무척 운좋은 일이지만, 트리엘에게 ㅤㅁㅕㅈ마디 말을 전하려고. 그러려면 아무래도 그녀에게 직접 말할 자격이 되는 자를 보내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슈발츠

풀어준다는 말에 키라는 속으로는 반색을 했지만, 겉으로는 코웃음을 쳤다.

" 확실히, 나는 그녀에게 직접 말할 수 있지. 하지만 네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 아닌 것 같군, 반룔인? "/키라

" 아니아니,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야. 확실히 다른 조건 없이 돌려보내 주지. 하지만 말을 전달할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작은 [동의]를 얻어도 되겟지? "/슈발츠

" 기어스인가, 좋다. 돌려보내 준다면야. "/키라

주문은 알루스트리엘이 걸기로 했다. 그리고 키라가 기어스 주문을 받아들인 후, 슈발츠는 정말로 [ㅤㅁㅕㅈ마디]말을 전하라 했을 뿐, 그녀를 털끝하나 손대지 않고 멘조베란잔 진영으로 되돌려 보냈다.

드로우들에게 있어 신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존심이다. 그리고 그 자존심은 높은 지위와 좋은 가문을 가지고 있는 드로우들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경향이 있다. 트리엘은 오랫동안 멘조베란잔을 통치해 온 최고가문의 대모이다. 게다가 매사에 철두철미했던 선대랑 비교당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참을 수 없어 하는 대모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녀는 키라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저항하지 못했다.

" 선대와는 달리, 그대는 만만한 상대를 기습해서 학살하는 일에는 능하지만, 무장을 갖추고 대비하고 있는 상대와 정면에서 맞서는 일에는 서투른가 보군. "

그 말로 충분했다. 그렇지 않아도 쏟아부은 비용과 손실을 생각하며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던 트리엘은 키라의 입으로 전해진 슈발츠의 조롱을 듣고 [꼭지]가 돌아버렸다. 그녀는 그자리에서 키라를 쳐죽인 후에 전군을 모아 브리겐스톤으로 통하는 가장 널찍한 동굴 통로로 진격시켰다. 그리고 그 가장 널찍한 통로는 사실 슈발츠의 브리겐스톤 방어선 중에 가장 촘촘한 함정 밭에다 상하좌우에서 협공하기 가장 좋은 위치였다.

" 오는군. "/슈발츠

" 정말로 말 한마디로... 대단하세요 주인님 "/두르나

" 뭐 별거 아니지. 그럼 전투 준비를 하도록, 상대는 이미 불리한 위치에, 그대들 손에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슈발츠

" 존명! "/다임

결전이었기에 슈발츠는 검과 갑옷(젤롯 5호기)을 걸치고 지휘소를 나섰다. 그가 결전을 대비하기 위해 좌우에 심불과 알루스트리엘을 거느리고 자리 잡은 곳은 브리겐스톤의 돌로 된 정문 앞이었는데, 다임의 지휘를 받는 드워프 중보병 부대가 그와 함게 하고 있었다. 지원병이던 딥놈 척후병들에게 등 뒤로부터 돌 빗장을 지르도록 하고, 성문 앞을 막아서는 담당인 것이다. 좌우의 동굴 보루로부터 훤히 내려다보이는 위치였기 때문에, 병사들 모두가 총사령관인 그가 직접 전투에 나섰다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천재적인 장군이 되기는 어렵지만, 좋은 장군이 되기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전장에 따라 병사들의 사기를 어떻게 올리고 어떻게 활용하는가만 알면 그는 좋은 지휘관이자 장군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편이 가장 좋다. 특히나, 슈발츠 휘하의 병사들은 종족을 초월해서 그의 휘하에 모인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신념이란 총사령관의 존재 자체라고 해도 좋을 것이었다. 때문에 이 솔선수범이라는 미덕이 한층 더 두드러진다.

세배가 넘는 적을 상대로 하는 전투, 그것도 악마들이 드글대는 선봉대를 맞아 싸워야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의 장군이 앞장서서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걸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와 함께 하는 다임 이하 드워프 보병들의 눈에는 존경의 빛까지 감돌고 있었다.

" 오는군. "/슈발츠

" 주인님, 조심하시길. "/알루스트리엘&심불

" 너희들도 무리하지 말거라. "/슈발츠

젤롯 5호기의 면갑이 자동으로 얼굴을 감싸는 것을 마지막으로, 전투준비 완료였다. 슈발츠는 일부러 양손검인 글램을 짚고 서서 기다렸다. 멘조베란잔측의 선두인 악마 부대의 첨병들이 노룸들이 정성을 당해 설치한 함정들을 절반은 피하고 절반쯤은 몸으로 때우며 달려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슈발츠는 손을 들어 신호했다.

촤촤촤촤ㅤㅊㅘㄱ!... 파바바밧!...

" 키에엑!... "

" 키에에엑!... "

동시에 좌우의 동굴 보루로부터 비오듯이 화살과 볼트가 쏟아지면서, 악마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함정과 화살비를 가까스로 뚫고 맨 처음 도착한 글라브레주의 허리에 칼을 휘둘러 두동강을 내면서, 슈발츠는 적의 선봉을 향해 뛰어들었다.

다임과 그 부관, 그리고 그의 휘하에 드워프 중보병대 오십명은 드워프 중보병들이 한데 뭉쳐 방진을 이루고 있으면 같은 두께의 돌벽보다 더 강인하고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충분히 과시했다. 그들의 주 무장은 창과 도끼, 그리고 갈고리까지 붙어 있는 할버드였는데, 창날을 세워서 첫 돌격을 저지해 낸 후에 몸집이 ㅤㅁㅕㅈ배나 큰 악마들을 갈고리로 붙잡아 땅바닥에 쓰러뜨리고는 도끼와 망치를 써서 마무리 하는 솜씨가 기가 막혔다. 알루스트리엘과 심불이 쓴 마법 덕분에 전투 구역이 한정되고 공격이 한쪽으로 몰린 것도 대단히 도움이 되어서, 악마들은 드워프 보병대의 전열을 뚫지 못했다.

앞은 막히고 좌우의 보루로부터는 화살비가 쏟아졌기 때문에, 자연히 보루를 노리는 공격도 있었다. 하지만 돌덩이를 찰흙처럼 주무른다는 평을 듣는 드워프들이 육개월이나 정성을 다해 쌓아올린 보루의 돌벽들은 방어자의 숫자에 비한다면 경이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끈질기게 버텨 주었다. 그리고 외곽 보루가 함락될성 싶다면 주저없이 후퇴해서 다음 보루로 가면 그만이다. 보루들 사이를 잇는 통로도 간단히 손만 쓰면 무너지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루 공략은 말 그대로 헛힘만 쓰는 격이 되었다. 두르나와 알루데시아가 뒤늦게 참전해 무용을 뽐낼 때 쯤엔 외곽 보루 중 대여섯개가 이미 함락된 상태였지만, 인명피해는 미미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참가 이후로는 더이상 보루의 함락은 없었고, 오히려 안쪽 보루들은 증원을 받은 셈이 되어 공격력이 강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방향의 보루의 인원들도 최전선으로 지원을 왔기 때문에 그 경향은 가속되었다.

이 전투에서 슈발츠는 일부러 마법을 쓰지 않았다. 단지 풀 플레이트로 보이는 젤롯 5호기를 걸치고, 마법이 걸린 양손검인 글램을 들고 순수한 전사처럼 싸웠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면 순수한 전사로 보이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르게 말하자면, 그가 마법을 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말도 된다.

두시간 쯤 지났을 무렵, 적의 기세가 약해졌다. 슈발츠는 악마들 중 지휘관격인 마릴리쓰를 베어 쓰러뜨린 후, 다음에 손에 잡히는 적이 없는 것으로 그것을 눈치챘다. 보루에서 두르나가 보내 오는 신호도 보였다. 막 다임이 부상자들을 뒤로 후송하도록 큰 소리로 명령하면서 슈발츠의 옆으로 와서 섰다. 악마들과 드로우들의 피로 전신을 목욕한듯한 그 드워프 장군의 흉신악살같은 몰골을 보면서, 슈발츠는 자신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고 웃었다.

" 아직 할만 한가? "/슈발츠

" 물론입니다. 이정도는 아침 식전의 운동꺼리 정도지요. "/다임

" 좋군, 좋아... 그러면 이제 우리쪽에서 치고 나가야 될 때인것 같군. "/슈발츠

" 말씀만 하시죠. 병사들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임

" 좋아, 이대로 악마놈들과 멘조베란잔의 떨거지 놈들을 밀어붙인다. 돌격! "/슈발츠

앞장서는 슈발츠의 뒤로 다임을 비롯한 드워프 병사들이 따랐고, 보루에서 싸우던 친위대들도 두르나의 지휘를 받으며 뛰어내려 가담했다. 아직도 적은 두배가 넘는 인원수를 자랑했지만, 세 방향으로부터의 승기를 잡은 슈발츠군의 돌격의 기세에 눌려 뒷걸음질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반나절이 지났을 때, 브리겐스톤의 정문 앞에는 멘조베란잔 역사상 가장 참혹한 패배의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사천이나 되던 트리엘의 군대는 이곳에서 말 그대로 전멸했다. 살아서 브리겐스톤의 정문에 도달한 자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고, 그나마도 성문을 돌파할 힘은 없이 모조리 화살과 돌맹이에 맞아 죽었다. 트리엘과 [장교]로 따라온 롤스의 여사제들 만이 후열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후퇴 명령을 내릴 필요조차 없었던 전선을 등지고 차원문으로 도망쳤다.

슈발츠는 앞장섰는데, 트리엘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 이 차이도 승패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 마치 오마하의 해변 같군. 물론 이번에는 막는쪽이 이겼지만. "

피바다가 된 동굴 통로를 내려다보면서 내뱉은 슈발츠의 한마디에 그의 옆에 서 있던 두르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 그를 향해 눈을 깜박였지만, 그는 그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을 뿐이다.

" 자, 이제 뒷정리를 해봐야지. 추격은 하지 말라, 전장을 치우고 함정을 보수하라. 우리의 적은 멘조베란잔먼이 아니다. 이 기회를 틈탄 다른 적들이 어디에서 나타날 지 모르니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 "

슈발츠는 패주하는 트리엘 일행을 추격하는 대신, 승리에 고무된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네배 가까운 숫자의 정예병들과 악마들을 상대로 하루 내내 악전고투를 치른 것이다, 입으로는 아침 운동꺼리 정도라고 호언장담을 친 다임도 그때쯤에는 갖가지 종류의 피를 뒤진어 쓴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전장을 치운 후, 슈발츠는 브리겐스톤에 머물고 있던 상인들에게 경매 형식을 통해 전리품들을 매각했다. 전리품이라고 해봐야 쓸만한 드로우제 무기들과 갑옷들이 대부분이었고, 그것들은 모두 슈발츠의 군수물자가 되었기 때문에 남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깨알같은 경매액과 슈발츠 자신이 낸 돈을 보태어 병사들 모두에게 일인당 50 두아트씩의 보나스를 지급했다. 용병들을 포함한 전사자의 유족들에게도 같은 액수의 돈을 지불하고 전사자의 유족들에게는 따로 에린들린의 금고에서 돈을 내어 연금을 보장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작전회의에서 다임은 추격을 해서 멘조베란잔을 끝장내고 싶어했지만, 대신 슈발츠는 육개월에 걸친 긴장을 끝내는 의미에서 브리겐스톤에 머무르고 있던 병사들을 교대로 에린들린으로 휴가를 보내 주기로 했다. 물론 지금이라도 추격해 가면 트리엘과 고위사제들을 잡을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트리엘은 살아 있어 주는 편이 슈발츠에게 더 이득이었다.

그리고 브리겐스톤 성문 앞에서의 슈발츠의 인상적인 승리는 그의 무용담과 함게 언더다크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전투가 벌어진 사흘째에 수천킬로는 떨어져 있을 티린뎃(T"lindhet)의 지배 가문들이 이 일로 대책회의를 가졌을 정도다. 여전히 그의 세력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제 그는 언더다크의 드로우 문명 전체에 확실하게 이름을 알리고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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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슈발츠는 거의 언제나 적은 수로 다수의 적을 이기는데, 그것은 주인공 보정입니다. 이 글은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몽매한 인간이 작성한 환타지 소설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미스트라 스폰 자매들은 공성병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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