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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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츠가 아는 한 헬베티아는 젤로나 만큼은 아니지만 허투루 대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마법사였다. 심지어 젤로라는 일리시드식의 치료를 받은 직후 폭주하는 그녀의 주문에 맞아 크게 다치기까지 했다. 그리고 아직도 샤이라는 그녀의 종적을 추적 중이었다. 그런 그녀가 거의 벌거벗은 채, 목과 손발이 쇠사슬과 차꼬로 연결된 포로 신세가 되어 차원 도시인 유니온의 비밀 경매장에 등장한 것이다. 실로 의외의 만남이었다.
노예들이 순서대로 경매에 붙여지는 동안, 물론 슈발츠도 경매에 참가했다. 헬베티아는 상당히 경쟁이 치열해서 슈발츠는 20만 두아트를 써야 했다. 나와 있는 다른 모든 매물들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였다.
" 감사합니다. 노예들은 지불이 끝나는 대로 이제까지의 방식대로 양도될 것입니다. "/경매 중개인
" 그 전에 잠깐, 물건을 확인해 봐도 되겠지? "/슈발츠
" 경매가 끝난 매물에 대해서 저희는 일절 손대지 않습니다. 안심하십시오, 확실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매물의 양도가... "/경매 중개인
슈발츠는 경매 중개인을 내려다보았다. 비록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지만 그 모습조차도 박력이 넘치고, 자연스럽게 주변을 압도하는 드래곤적인 능력은 그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과 분위기에 압도된 경매인과 주변인들이 우물쭈물 하는 동안, 슈발츠는 다시 그들을 구슬렸다.
" 이봐, 나는 이십만이나 냈다고. 돈값을 할런지 잠깐 확인해 보겠다는데 지금 정책 운운할 셈인가? 나와 내 아버지의 돈이 그리 쉬워 보이나? "/슈발츠
" 그... 그것이... "/경매 중개인
" 확인해 보시도록 해라. "
마침 나타난 오슬란이 뒤에서 한마디 거들자, 비로소 경매 중개인은 비로소 숨통이 트인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슬란이 거기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 죄송합니다, 이자들에겐 결정권이 없으니 너무 책망하지 마시길. "/오슬란
" 다름아닌 경매장 주인께서 허락해 주셨으니 나도 기분이 좋구려. "/슈발츠
" 그럼 이쪽으로 와 주십시오... "/경매 중개인
슈발츠는 옆으로 지나가면서 오슬란에게 잠깐 시선을 보냈고,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상당한 간덩이를 가진 놈이군.
두명은 똑같은 생각을 했고, 그중 한명은 물론 오해한 것이었다. 슈발츠는 제법 소심(?)했으니까.
개인실에 가둬져 있는 헬베티아를 만난 것은 ㅤㅁㅕㅈ개나 되는 두꺼운 철문을 지난 다음이었다. 그곳까지의 통로는 신드라가 준 기쁨의 궁전의 설계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으로, 아마도 오슬란이 제멋대로 개조한 공간인듯 했다. 그리고 확실히 두꺼운 바위 벽과 결계, 그리고 대부분의 공격을 무시할 정도로 튼튼하기 짝이 없는 강철문은 누군가를 가둬두기에 아주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개인실의 헬베티아는 얌전해 보였다. 그러나 동행한 경매 중개인이 그에게 살짝 귀뜸해 주었다.
" 철창에 가까이 다가가지 마십시오. 그녀는... "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의 순간이동했다 싶을 정도의 속도로 철창에 달라 붙은 샤이라가 이쪽을 향해 무엇인가를 뱉었다. 슈발츠는 그것을 피해 내었지만, 경매 중개인은 그것을 얼굴에 뒤집어써야 했다.
" 으아악!... "
얼굴을 감싸 쥔 경매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헬베티아가 입에서 뱉어 낸 것은 작은 철사 조각이었는데, 원래 무대의 커튼을 고정하고 있던 바늘이었던 그것을 몰래 숨겨와서는 부러뜨려서 입안에 넣고 질겅질겅 씹으면서 납작하고 날카롭게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 쇳조각을 얼굴, 그것도 눈에 맞았으니 무사할 도리가 없었다.
다른 경비들이 달려와 비명을 지르는 경매 중개인을 데리고 나가는 동안, 슈발츠는 헬베티아와 단독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 오랜만이군. "/슈발츠
" 크흐흐흐... 당신, 아직 안죽고 살아있었군. 게다가 그런 거액을 주고 날 사다니, 대단한걸? "/헬베티아
" 어쩌다가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부터 알고 싶은데, 가르쳐줄 수 있나? "/슈발츠
헬베티아는 한번 히스테릭하게 웃어제쳤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충혈된 보라색의 눈동자가 슈발츠 쪽을 향했다.
" 당신이 날 [회복]시켜준 이후로 이곳 저곳... 다녔지. 헌데 태이의 화산재 아래 묻혀 있던걸 잘못 건드린게 안좋았어. "/헬베티아
" 스자스 탐이라도 나타난건가? "/슈발츠
슈발츠는 반쯤 농담처럼 건넨 질문이었지만, 헬베티아는 멀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 같지 않았다.
" 오래된 기어스가 작동했지. 그는 내가 배신한 것을 알고 있더군. 그리고 여기로 보내어졌지. "/헬베티아
" 스자스 탐이 살아있다는건 대단한 뉴스로군. 하지만 왜 너를 이곳의 노예로 판거지? 너 정도면... "/슈발츠
" 당연하지만, 널 끌어들이기 위해서지. 넌 그녀를 반드시 확인하러 올테니까. "/오슬란
돌아보니 오슬란이 입구 쪽에 서 있었다. 그가 벽의 스위치를 조작하자, 지금까지 헬베티아를 가로막고 있던 철창살이 올라갔다. 그리고 전신을 죄어드는 듯한 한기가 엄습했다. 비로소 슈발츠는 자신을 노리던 것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 원래라면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완벽한 함정을 꾸미려고 했는데, 무척 대응이 빠르더군. 그녀(헬베티아)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런 계책은 불가능했을 거야. 게다가...넌 다양하게 원한을 사고 있더군. "
다시 문 건녀편에서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엘프 하나가 통로로 들어와 오슬란의 옆에 섰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슈발츠는 그가 바로 아퀼란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지이잉...
아퀼란의 손에서 흐릿한 그림자 형상의 광선으로 이뤄진 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오슬란이 한걸음 옆으로 비켜 서면서 서서히 그 형상을 잃고 흐물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비홀더 비슷한 것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홀더는 아니었다. 끝에 날카롭고 예리한 갈고리가 달린 길고 강력한 세 촉수와 몸 중앙에 새의 부리와 비슷한 아가리가 달린 1.2m 가량의 지름을 가진 구체가 허공을 둥둥 떠돌고 있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했지만, 슈발츠로써는 처음 보는 종류의 괴생명체였다.
" 그리고... 마지막 손님이 오셨군. "
오슬란이 다시 한마디 더 했을 때, 슈발츠는 자신을 향한 거대한 살기(예전의 시장에서 느꼈던)를 느꼈다.
얼핏 보면 그것은 하나의 검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두운 회색으로 빛나는 한쌍의 눈과, 그 아래 벌려진 흐릿한 음영의 아가리,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짙은 어둠으로 뭉쳐진 듯한 사지가 보였다. 그것은 슈발츠가 들어 아는 존재였다. 블랙 슬라드. 가장 강력한 고룡들과 혐오체들과 비견되는 혼돈계의 강력한 생물이었다.
" 너를 죽여 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처음 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다. 신들조차 두려워하는 존재는 모든 세계에서 오직 나 하나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블랙 슬라드
" ... 그것 참 영광이군. "/슈발츠
" 하지만 너를 직접 대했을 때, 나는 진정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너는 강하다. 그 어떤 도전과도 맞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헛된 영웅심에 물들지도 않았다. 너는 내가 마주한 그 어떤 존재보다 훌륭한, 최고의 사냥감이다. "/블랙 슬라드
" 누가 날 죽여 달라고 하던가? "/슈발츠
" 그것은 피안에서 생각해도 좋을 일이 아닐까, 굳이 알고 싶다면, 날 이겨보아라. 그러면 가르쳐 주마. 물론 네가 이길 확률은 없겠지만. "/블랙 슬라드
" 그렇다면, 최소한 통성명이라도 하고 시작하는게 어떨까? "/슈발츠
블랙 슬라드의 찢어진 입꼬리가 더욱 더 높이 말려 올라가며, 하얀 눈이 가늘어졌다.
"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이런 결례를 저지르다니, 미안하군. 나는 매드윈드(Madwand; 무질서 중간 블랙 슬라드 남성 위저드 20/로어마스터11)라고 한다. "
블랙 슬라드가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취해 온 다음 순간, 전투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대격변 이전의 슈발츠였다면, 이 네명(혹은 마리)의 공격에 굉장히 고생했을 것이다. 특히 블랙 슬라드 쪽은 일대일로 붙어도 상당히 피곤한 전투를 치뤄야 했을 것이 분명한 실력자였다. 블랙 슬라드는 상위 고룡과 맞먹는 육체적인 능력을 갖춘데다, 매드윈드는 젤로나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마법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급습이었다지만 젤로나를 부상시킬 정도의 마법사인 헬베티아와 슈발츠의 능력을 카피할 줄 아는 아퀼란도 만만찮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이들이 슈발츠와 맞섰던 시기가 안좋았다. 대격변과 마법의 신을 다시 세우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후의 슈발츠는 더이상 필멸자의 마법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방에서 시전되는 세개의 마법이 동시에 하얀 섬광과 함께 무효화되는 것과 동시에, 슈발츠는 빛과 어둠의 칼을 뽑아 들고 아퀼란과 맞섰다.
아무리 아퀼란이 그의 능력을 한번 보고 카피한다 해도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직접 전투의 기본이 되는 신체적 능력, 전투 기술, 그리고 경험의 아득한 차이는, [가짜]로 도배한 아퀼란으로써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의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카가가강!... 촤촤촹!...
슈발츠의 양손에 들린 빛과 어둠의 칼이 아퀼란이 휘두르는 그림자의 칼과 맞닿았고, 금속성의, 그러나 분명히 완전한 금속성은 아닌 마치 유리를 깨는 듯한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현란할 정도로 어지러운 빛무리가 한번 어우러진 후, 아퀼란은 두 팔이 잘린 채 슈발츠의 발차기에 맞아 벽까지 날아갔다. ㅤㅁㅕㅈ초 버티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퀼란도 호락호락 누워 있지만은 않았다. 내장이 박살날 정도의 발차기를 맞았으면서도 피를 한번 토했을 뿐, 바닥에 떨어진 그의 두 팔은 다시 허공을 날아 그의 어께에 와서 붙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께가 붙자 마자, 그는 다시 그림자의 칼을 꺼내 들고 슈발츠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슈발츠는 이미 헬베티아의 앞에 서 있었다. 두번째 주문을 시전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보호 결계가 작동하면서 그녀의 전신을 강철의 껍질로 뒤덮었지만, 상대가 맨주먹으로 고렘도 찌그러뜨리는 슈발츠라는 점이 좋지 않았다.
터엉!...
주문을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백 핸드의 일격에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날려가는 헬베티아의 금속 조각상 같은 얼굴에는 슈발츠의 손등 모양이 완연하게 찍혀 있었다.
그리고 다시 등 뒤로부터 달려드는 아퀼란을, 이번에는 두 다리를 잘라버리고 나서 걷어찬 슈발츠는 이제 막 무언가 주문을 끝마친 블랙 슬라드, 매드윈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동시에 그의 두번째 주문 역시도 허공에서 찬란한 섬광과 함게 무효화 되어 버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매드윈드의 새까만 암흑 덩어리 같은 전신에서 유일하게 분간할 수 있는 것은 암회색의 두 눈 뿐이었지만, 지금 그 눈은 아까와는 달리 살기보다는 불신과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두번이나 연달아 그의 주문을 받아서 무효화 시키는 슈발츠의 무시무시한 재주를 보고서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가 두번째로 쓴 주문은 일반의 주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특별히 개발한 초상위 주문(즉 에픽 주문)이었다. 어떤 대마법사도 그런 주문의 연타를 역주문 할 수 없는데, 슈발츠는 태연하게 맞받아서 역주문 했던 것이다. 그것도 아퀼란을 장난감 다루듯이 가지고 놀고 헬베티아를 제압하면서, 이 슬라드 쪽에는 일별도 하지 않은채로.
" 주문이 있다면, 그 주문을 무효화 하는 재주도 있다는 것을 알지 않나, 뭐가 그리 놀라운가? "
슈발츠의 타오르는 수은 덩어리 같은 시선 향하는 곳에는 으레 공포가 따른다. 안그래도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 정도의 능력을 피로한 직후다. 생애 처음으로, 상위 고룡들조차 상대하기 꺼려한다는 강력한 존재인 블랙 슬라드, 매드윈드의 심장에 공포가 깃들었다. 그 블랙 슬라드는 그 공포를 떨쳐 내기 위해 검은 안개를 토해 내고 나서 혀를 뻗어 내어 공격했다. 슬라드들의 유명한 기술인 혓바닥 찌르기였다.
터엉!
슈발츠가 검은 구름을 흩어뜨리느라 바람을 불러일으킨 순간, 거의 광선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속도로 날아간 그것은 슈발츠의 보호 결계를 뚫고 그의 가슴에 명중했다. 금속성의 격돌음과 함게 멈칫 한 후, 시선을 내린 슈발츠의 눈앞에서는 그의 가슴의 비늘이 뜯겨져 나간 채로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것에는 그도 놀랐다. 그의 마법 보호 결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노골적인 물리력 뿐이고, 그나마도 결계를 통과하면서 약해지기 때문에 그의 갑옷같은 비늘을 뜯어낼 정도의 공격은 드물기 때문이다.
" 놀라운 재주로군. "/슈발츠
" 아직 놀라긴 일러. "/매드윈드
이제야 기선을 잡았다고 생각한 매드윈드는 순간이동으로 슈발츠의 등 뒤로 돌아갔지만, 슈발츠는 그가 예상한 위치에서 이미 벗어나 있었다. 그리고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지하실에 울려퍼졌다.
" 끄아아악!!! "
비명을 지른 것은 오슬란이었다. 형체변환자는 원래 다양한 형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접전에서는 무서운 상대가 된다. 하지만 좁은 지하실이기 때문에 변신 능력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과 슈발츠의 페인트에 말려든 것이 좋지 않았다. 막 세번째 주문을 시전하려는 찰나에 그에게 쇄도한 슈발츠의 돌진 앞에서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해 데려온 졸개 두명은 그대로 피먼지로 변해 사라졌고, 급히 내민 갈고리 달린 촉수들은 코웃음을 친 슈발츠의 손에 그대로 붙잡혀서 원형의 몸통에서 뜯겨져 나왔던 것이다. 심지어 별로 힘을 들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
" 캐엑!!! "
우지직!...
촉수가 떨어져 나간 자리로부터 끈적한 녹색의 피가 솟구치며, 오슬란의 몸통이 크게 요동쳤다. 남은 하나의 촉수는 쓰기도 전에 슈발츠의 발차기가 몸통에 명중해서, 그대로 오슬란의 몸 전체가 땅바닥에 내려 꽂혔다. 곧바로 강철보다 강하다는 베이어터 산의 청옥으로 만든 판석이 부스러지고 푸른 흙먼지가 피어 올랐고, 어느새 슈발츠의 발이 오슬란의 원형 몸통을 짓밟아 그 새 부리 같은 입을 박살내 놓고 있었다. 그러고도 여유가 남은 그는 어디선가에서 투창을 하나 꺼내어 허공을 허우적대던 나머지 촉수에 꽂아서 바닥에 고정시키기까지 했다.
" 이놈이...날 무시하는 거냐?! "/매드윈드
" 어떻게 알았냐? "/슈발츠
다시 매드윈드가 입에서 토해낸 검은 안개는 슈발츠의 몸 주변에서 홀연히 일어난 광풍에 맞아 흩어졌고, 그 다음 광선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속도로 [발사]된 그의 혀는 슈발츠의 손에 잡혔다.
" 으어억!!!... "/매드윈드
" 난 똑같은 공격은 두번 이상 당하지 않아. "/슈발츠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휘둘러진 빛의 칼에 혀가 잘리고, 매드윈드는 아픔과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은 순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이 엄격하게 금해진 차원인 유니온의 결계 안이다. 물리적인 출구는 이미 슈발츠가 장악하고 있었다. 주문이라도 쓰려고 손을 들었지만, 슈발츠의 손에서 [날려진]어둠의 칼이 그의 손을 잘랐을 뿐이다. 그가 다시 입으로 검은 안개를 토해내려 했을 때는, 이미 눈앞에 슈발츠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에서, 다시 다리를 붙이고 달려들던 아퀼란이 산산조각 나서 흩어져 가는 모습이 비쳤다.
" 끄어억!... 크윽... "
잠깐동안 절망적인 [격투]가 진행된 끝에, 사지를 모두 잘리고 두 눈까지 잃은 매드윈드는 결국 슈발츠의 발 아래 깔렸다.
" 그러면 이제 누가 내 암살을 의뢰했는지를 알려 주실까? "
질문을 받은 매드윈드는 웃었다. 그는 혀를 잘렸지만, 아직 남은 여분의 혀로 어눌한 발음이라도 충분히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 와...완패다. 모든 의미에서 졌다... "/매드윈드
" 내가 두번 같은 말을 하게 만들지 말아주지 않으련? "/슈발츠
" 의뢰자는... 여섯 손가락의 남자이다. 청동색 피부의... 그는 정체를 숨겼지만 나는 볼 수가 있었지... 흐흐흐흐... "
청동색 피부에 여섯 손가락이라면 슈발츠는 단 한명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데몬군주 그라즈트. 슈발츠의 농간에 의해 지옥의 왕좌에서 ㅤㅉㅗㅈ겨난 이래 복수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 왔던 것이다.
" 이제야 뭔가 보이는군... 아, 거기 내가 생각중인데 도망가면 안되지 않냐? "
슈발츠는 그대로 빛의 칼을 써서 매드윈드의 남은 몸통을 두동강을 냈고 흐물거리며 기어서 도망가려던 오슬란에게 강력한 냉기를 초래하는 주문을 날렸다. 얼음 조각에 둘러싸인 그 형체변환자는 꼼짝없이 굳어서 얼음 안에 갇히었고, 비로소 슈발츠는 주변을 둘러 볼 여유가 생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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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용량이 어중간해서 중단신공을 썼습니다. 후편에서 이어집니다. -_-)v 음훗~(샤방)
저기, 돌은 좀 내려 두시고... 말로하시죠.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노예들이 순서대로 경매에 붙여지는 동안, 물론 슈발츠도 경매에 참가했다. 헬베티아는 상당히 경쟁이 치열해서 슈발츠는 20만 두아트를 써야 했다. 나와 있는 다른 모든 매물들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였다.
" 감사합니다. 노예들은 지불이 끝나는 대로 이제까지의 방식대로 양도될 것입니다. "/경매 중개인
" 그 전에 잠깐, 물건을 확인해 봐도 되겠지? "/슈발츠
" 경매가 끝난 매물에 대해서 저희는 일절 손대지 않습니다. 안심하십시오, 확실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매물의 양도가... "/경매 중개인
슈발츠는 경매 중개인을 내려다보았다. 비록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지만 그 모습조차도 박력이 넘치고, 자연스럽게 주변을 압도하는 드래곤적인 능력은 그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과 분위기에 압도된 경매인과 주변인들이 우물쭈물 하는 동안, 슈발츠는 다시 그들을 구슬렸다.
" 이봐, 나는 이십만이나 냈다고. 돈값을 할런지 잠깐 확인해 보겠다는데 지금 정책 운운할 셈인가? 나와 내 아버지의 돈이 그리 쉬워 보이나? "/슈발츠
" 그... 그것이... "/경매 중개인
" 확인해 보시도록 해라. "
마침 나타난 오슬란이 뒤에서 한마디 거들자, 비로소 경매 중개인은 비로소 숨통이 트인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슬란이 거기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 죄송합니다, 이자들에겐 결정권이 없으니 너무 책망하지 마시길. "/오슬란
" 다름아닌 경매장 주인께서 허락해 주셨으니 나도 기분이 좋구려. "/슈발츠
" 그럼 이쪽으로 와 주십시오... "/경매 중개인
슈발츠는 옆으로 지나가면서 오슬란에게 잠깐 시선을 보냈고,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상당한 간덩이를 가진 놈이군.
두명은 똑같은 생각을 했고, 그중 한명은 물론 오해한 것이었다. 슈발츠는 제법 소심(?)했으니까.
개인실에 가둬져 있는 헬베티아를 만난 것은 ㅤㅁㅕㅈ개나 되는 두꺼운 철문을 지난 다음이었다. 그곳까지의 통로는 신드라가 준 기쁨의 궁전의 설계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으로, 아마도 오슬란이 제멋대로 개조한 공간인듯 했다. 그리고 확실히 두꺼운 바위 벽과 결계, 그리고 대부분의 공격을 무시할 정도로 튼튼하기 짝이 없는 강철문은 누군가를 가둬두기에 아주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개인실의 헬베티아는 얌전해 보였다. 그러나 동행한 경매 중개인이 그에게 살짝 귀뜸해 주었다.
" 철창에 가까이 다가가지 마십시오. 그녀는... "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의 순간이동했다 싶을 정도의 속도로 철창에 달라 붙은 샤이라가 이쪽을 향해 무엇인가를 뱉었다. 슈발츠는 그것을 피해 내었지만, 경매 중개인은 그것을 얼굴에 뒤집어써야 했다.
" 으아악!... "
얼굴을 감싸 쥔 경매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헬베티아가 입에서 뱉어 낸 것은 작은 철사 조각이었는데, 원래 무대의 커튼을 고정하고 있던 바늘이었던 그것을 몰래 숨겨와서는 부러뜨려서 입안에 넣고 질겅질겅 씹으면서 납작하고 날카롭게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 쇳조각을 얼굴, 그것도 눈에 맞았으니 무사할 도리가 없었다.
다른 경비들이 달려와 비명을 지르는 경매 중개인을 데리고 나가는 동안, 슈발츠는 헬베티아와 단독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 오랜만이군. "/슈발츠
" 크흐흐흐... 당신, 아직 안죽고 살아있었군. 게다가 그런 거액을 주고 날 사다니, 대단한걸? "/헬베티아
" 어쩌다가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부터 알고 싶은데, 가르쳐줄 수 있나? "/슈발츠
헬베티아는 한번 히스테릭하게 웃어제쳤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충혈된 보라색의 눈동자가 슈발츠 쪽을 향했다.
" 당신이 날 [회복]시켜준 이후로 이곳 저곳... 다녔지. 헌데 태이의 화산재 아래 묻혀 있던걸 잘못 건드린게 안좋았어. "/헬베티아
" 스자스 탐이라도 나타난건가? "/슈발츠
슈발츠는 반쯤 농담처럼 건넨 질문이었지만, 헬베티아는 멀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 같지 않았다.
" 오래된 기어스가 작동했지. 그는 내가 배신한 것을 알고 있더군. 그리고 여기로 보내어졌지. "/헬베티아
" 스자스 탐이 살아있다는건 대단한 뉴스로군. 하지만 왜 너를 이곳의 노예로 판거지? 너 정도면... "/슈발츠
" 당연하지만, 널 끌어들이기 위해서지. 넌 그녀를 반드시 확인하러 올테니까. "/오슬란
돌아보니 오슬란이 입구 쪽에 서 있었다. 그가 벽의 스위치를 조작하자, 지금까지 헬베티아를 가로막고 있던 철창살이 올라갔다. 그리고 전신을 죄어드는 듯한 한기가 엄습했다. 비로소 슈발츠는 자신을 노리던 것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 원래라면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완벽한 함정을 꾸미려고 했는데, 무척 대응이 빠르더군. 그녀(헬베티아)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런 계책은 불가능했을 거야. 게다가...넌 다양하게 원한을 사고 있더군. "
다시 문 건녀편에서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엘프 하나가 통로로 들어와 오슬란의 옆에 섰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슈발츠는 그가 바로 아퀼란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지이잉...
아퀼란의 손에서 흐릿한 그림자 형상의 광선으로 이뤄진 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오슬란이 한걸음 옆으로 비켜 서면서 서서히 그 형상을 잃고 흐물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비홀더 비슷한 것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홀더는 아니었다. 끝에 날카롭고 예리한 갈고리가 달린 길고 강력한 세 촉수와 몸 중앙에 새의 부리와 비슷한 아가리가 달린 1.2m 가량의 지름을 가진 구체가 허공을 둥둥 떠돌고 있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했지만, 슈발츠로써는 처음 보는 종류의 괴생명체였다.
" 그리고... 마지막 손님이 오셨군. "
오슬란이 다시 한마디 더 했을 때, 슈발츠는 자신을 향한 거대한 살기(예전의 시장에서 느꼈던)를 느꼈다.
얼핏 보면 그것은 하나의 검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두운 회색으로 빛나는 한쌍의 눈과, 그 아래 벌려진 흐릿한 음영의 아가리,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짙은 어둠으로 뭉쳐진 듯한 사지가 보였다. 그것은 슈발츠가 들어 아는 존재였다. 블랙 슬라드. 가장 강력한 고룡들과 혐오체들과 비견되는 혼돈계의 강력한 생물이었다.
" 너를 죽여 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처음 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다. 신들조차 두려워하는 존재는 모든 세계에서 오직 나 하나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블랙 슬라드
" ... 그것 참 영광이군. "/슈발츠
" 하지만 너를 직접 대했을 때, 나는 진정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너는 강하다. 그 어떤 도전과도 맞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헛된 영웅심에 물들지도 않았다. 너는 내가 마주한 그 어떤 존재보다 훌륭한, 최고의 사냥감이다. "/블랙 슬라드
" 누가 날 죽여 달라고 하던가? "/슈발츠
" 그것은 피안에서 생각해도 좋을 일이 아닐까, 굳이 알고 싶다면, 날 이겨보아라. 그러면 가르쳐 주마. 물론 네가 이길 확률은 없겠지만. "/블랙 슬라드
" 그렇다면, 최소한 통성명이라도 하고 시작하는게 어떨까? "/슈발츠
블랙 슬라드의 찢어진 입꼬리가 더욱 더 높이 말려 올라가며, 하얀 눈이 가늘어졌다.
"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이런 결례를 저지르다니, 미안하군. 나는 매드윈드(Madwand; 무질서 중간 블랙 슬라드 남성 위저드 20/로어마스터11)라고 한다. "
블랙 슬라드가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취해 온 다음 순간, 전투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대격변 이전의 슈발츠였다면, 이 네명(혹은 마리)의 공격에 굉장히 고생했을 것이다. 특히 블랙 슬라드 쪽은 일대일로 붙어도 상당히 피곤한 전투를 치뤄야 했을 것이 분명한 실력자였다. 블랙 슬라드는 상위 고룡과 맞먹는 육체적인 능력을 갖춘데다, 매드윈드는 젤로나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마법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급습이었다지만 젤로나를 부상시킬 정도의 마법사인 헬베티아와 슈발츠의 능력을 카피할 줄 아는 아퀼란도 만만찮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이들이 슈발츠와 맞섰던 시기가 안좋았다. 대격변과 마법의 신을 다시 세우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후의 슈발츠는 더이상 필멸자의 마법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방에서 시전되는 세개의 마법이 동시에 하얀 섬광과 함께 무효화되는 것과 동시에, 슈발츠는 빛과 어둠의 칼을 뽑아 들고 아퀼란과 맞섰다.
아무리 아퀼란이 그의 능력을 한번 보고 카피한다 해도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직접 전투의 기본이 되는 신체적 능력, 전투 기술, 그리고 경험의 아득한 차이는, [가짜]로 도배한 아퀼란으로써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의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카가가강!... 촤촤촹!...
슈발츠의 양손에 들린 빛과 어둠의 칼이 아퀼란이 휘두르는 그림자의 칼과 맞닿았고, 금속성의, 그러나 분명히 완전한 금속성은 아닌 마치 유리를 깨는 듯한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현란할 정도로 어지러운 빛무리가 한번 어우러진 후, 아퀼란은 두 팔이 잘린 채 슈발츠의 발차기에 맞아 벽까지 날아갔다. ㅤㅁㅕㅈ초 버티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퀼란도 호락호락 누워 있지만은 않았다. 내장이 박살날 정도의 발차기를 맞았으면서도 피를 한번 토했을 뿐, 바닥에 떨어진 그의 두 팔은 다시 허공을 날아 그의 어께에 와서 붙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께가 붙자 마자, 그는 다시 그림자의 칼을 꺼내 들고 슈발츠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슈발츠는 이미 헬베티아의 앞에 서 있었다. 두번째 주문을 시전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보호 결계가 작동하면서 그녀의 전신을 강철의 껍질로 뒤덮었지만, 상대가 맨주먹으로 고렘도 찌그러뜨리는 슈발츠라는 점이 좋지 않았다.
터엉!...
주문을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백 핸드의 일격에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날려가는 헬베티아의 금속 조각상 같은 얼굴에는 슈발츠의 손등 모양이 완연하게 찍혀 있었다.
그리고 다시 등 뒤로부터 달려드는 아퀼란을, 이번에는 두 다리를 잘라버리고 나서 걷어찬 슈발츠는 이제 막 무언가 주문을 끝마친 블랙 슬라드, 매드윈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동시에 그의 두번째 주문 역시도 허공에서 찬란한 섬광과 함게 무효화 되어 버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매드윈드의 새까만 암흑 덩어리 같은 전신에서 유일하게 분간할 수 있는 것은 암회색의 두 눈 뿐이었지만, 지금 그 눈은 아까와는 달리 살기보다는 불신과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두번이나 연달아 그의 주문을 받아서 무효화 시키는 슈발츠의 무시무시한 재주를 보고서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가 두번째로 쓴 주문은 일반의 주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특별히 개발한 초상위 주문(즉 에픽 주문)이었다. 어떤 대마법사도 그런 주문의 연타를 역주문 할 수 없는데, 슈발츠는 태연하게 맞받아서 역주문 했던 것이다. 그것도 아퀼란을 장난감 다루듯이 가지고 놀고 헬베티아를 제압하면서, 이 슬라드 쪽에는 일별도 하지 않은채로.
" 주문이 있다면, 그 주문을 무효화 하는 재주도 있다는 것을 알지 않나, 뭐가 그리 놀라운가? "
슈발츠의 타오르는 수은 덩어리 같은 시선 향하는 곳에는 으레 공포가 따른다. 안그래도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 정도의 능력을 피로한 직후다. 생애 처음으로, 상위 고룡들조차 상대하기 꺼려한다는 강력한 존재인 블랙 슬라드, 매드윈드의 심장에 공포가 깃들었다. 그 블랙 슬라드는 그 공포를 떨쳐 내기 위해 검은 안개를 토해 내고 나서 혀를 뻗어 내어 공격했다. 슬라드들의 유명한 기술인 혓바닥 찌르기였다.
터엉!
슈발츠가 검은 구름을 흩어뜨리느라 바람을 불러일으킨 순간, 거의 광선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속도로 날아간 그것은 슈발츠의 보호 결계를 뚫고 그의 가슴에 명중했다. 금속성의 격돌음과 함게 멈칫 한 후, 시선을 내린 슈발츠의 눈앞에서는 그의 가슴의 비늘이 뜯겨져 나간 채로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것에는 그도 놀랐다. 그의 마법 보호 결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노골적인 물리력 뿐이고, 그나마도 결계를 통과하면서 약해지기 때문에 그의 갑옷같은 비늘을 뜯어낼 정도의 공격은 드물기 때문이다.
" 놀라운 재주로군. "/슈발츠
" 아직 놀라긴 일러. "/매드윈드
이제야 기선을 잡았다고 생각한 매드윈드는 순간이동으로 슈발츠의 등 뒤로 돌아갔지만, 슈발츠는 그가 예상한 위치에서 이미 벗어나 있었다. 그리고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지하실에 울려퍼졌다.
" 끄아아악!!! "
비명을 지른 것은 오슬란이었다. 형체변환자는 원래 다양한 형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접전에서는 무서운 상대가 된다. 하지만 좁은 지하실이기 때문에 변신 능력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과 슈발츠의 페인트에 말려든 것이 좋지 않았다. 막 세번째 주문을 시전하려는 찰나에 그에게 쇄도한 슈발츠의 돌진 앞에서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해 데려온 졸개 두명은 그대로 피먼지로 변해 사라졌고, 급히 내민 갈고리 달린 촉수들은 코웃음을 친 슈발츠의 손에 그대로 붙잡혀서 원형의 몸통에서 뜯겨져 나왔던 것이다. 심지어 별로 힘을 들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
" 캐엑!!! "
우지직!...
촉수가 떨어져 나간 자리로부터 끈적한 녹색의 피가 솟구치며, 오슬란의 몸통이 크게 요동쳤다. 남은 하나의 촉수는 쓰기도 전에 슈발츠의 발차기가 몸통에 명중해서, 그대로 오슬란의 몸 전체가 땅바닥에 내려 꽂혔다. 곧바로 강철보다 강하다는 베이어터 산의 청옥으로 만든 판석이 부스러지고 푸른 흙먼지가 피어 올랐고, 어느새 슈발츠의 발이 오슬란의 원형 몸통을 짓밟아 그 새 부리 같은 입을 박살내 놓고 있었다. 그러고도 여유가 남은 그는 어디선가에서 투창을 하나 꺼내어 허공을 허우적대던 나머지 촉수에 꽂아서 바닥에 고정시키기까지 했다.
" 이놈이...날 무시하는 거냐?! "/매드윈드
" 어떻게 알았냐? "/슈발츠
다시 매드윈드가 입에서 토해낸 검은 안개는 슈발츠의 몸 주변에서 홀연히 일어난 광풍에 맞아 흩어졌고, 그 다음 광선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속도로 [발사]된 그의 혀는 슈발츠의 손에 잡혔다.
" 으어억!!!... "/매드윈드
" 난 똑같은 공격은 두번 이상 당하지 않아. "/슈발츠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휘둘러진 빛의 칼에 혀가 잘리고, 매드윈드는 아픔과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은 순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이 엄격하게 금해진 차원인 유니온의 결계 안이다. 물리적인 출구는 이미 슈발츠가 장악하고 있었다. 주문이라도 쓰려고 손을 들었지만, 슈발츠의 손에서 [날려진]어둠의 칼이 그의 손을 잘랐을 뿐이다. 그가 다시 입으로 검은 안개를 토해내려 했을 때는, 이미 눈앞에 슈발츠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에서, 다시 다리를 붙이고 달려들던 아퀼란이 산산조각 나서 흩어져 가는 모습이 비쳤다.
" 끄어억!... 크윽... "
잠깐동안 절망적인 [격투]가 진행된 끝에, 사지를 모두 잘리고 두 눈까지 잃은 매드윈드는 결국 슈발츠의 발 아래 깔렸다.
" 그러면 이제 누가 내 암살을 의뢰했는지를 알려 주실까? "
질문을 받은 매드윈드는 웃었다. 그는 혀를 잘렸지만, 아직 남은 여분의 혀로 어눌한 발음이라도 충분히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 와...완패다. 모든 의미에서 졌다... "/매드윈드
" 내가 두번 같은 말을 하게 만들지 말아주지 않으련? "/슈발츠
" 의뢰자는... 여섯 손가락의 남자이다. 청동색 피부의... 그는 정체를 숨겼지만 나는 볼 수가 있었지... 흐흐흐흐... "
청동색 피부에 여섯 손가락이라면 슈발츠는 단 한명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데몬군주 그라즈트. 슈발츠의 농간에 의해 지옥의 왕좌에서 ㅤㅉㅗㅈ겨난 이래 복수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 왔던 것이다.
" 이제야 뭔가 보이는군... 아, 거기 내가 생각중인데 도망가면 안되지 않냐? "
슈발츠는 그대로 빛의 칼을 써서 매드윈드의 남은 몸통을 두동강을 냈고 흐물거리며 기어서 도망가려던 오슬란에게 강력한 냉기를 초래하는 주문을 날렸다. 얼음 조각에 둘러싸인 그 형체변환자는 꼼짝없이 굳어서 얼음 안에 갇히었고, 비로소 슈발츠는 주변을 둘러 볼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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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용량이 어중간해서 중단신공을 썼습니다. 후편에서 이어집니다. -_-)v 음훗~(샤방)
저기, 돌은 좀 내려 두시고... 말로하시죠.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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