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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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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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52 회 작성일 24-01-20 08: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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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그것은 악몽 같았다. 꿈 속에서, 슈발츠는 거대한 짐승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엄청난 격노에 휩싸인 그는 마음껏 손에 잡히는 대로 붙잡아 부수며 날뛰었다. 심불과 플로라가 자신에게 대항하면서 주문을 사용하고, 젤로나가 철 거인을 소환하는 것을 보며 브레스를 뿜고, 철 거인에게 달려들어 압도적인 힘으로 그것을 짓뭉개 버렸다. 여자들이 차례로 차원문 주문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면서, 여전히 격노에 사로잡혀서 날뛰던 그는 곧 기억이 흐릿해졌다.

" ... "

두통과 함께 일어났을 때, 슈발츠는 아스트랄 차원의 보라색(그것은 어떻게 보면 은회색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나니 사물이 보다 더 또렷해졌다. 그리고 비로소,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벌거벗은 채로, 그는 폐허 한가운데 누워 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두르나의 침전이 있던 자리라고 추정되는 기둥의 잔해가 눈에 들어와 겨우 그것이 자신의 검은 숲의 잔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을 뿐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지?

슈발츠는 기억을 더듬어보려 애썼다. 분명 벨샤룬을 패배시킨 미스트라 스폰들의 위업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던 것 까진 기억이 났다. 그리고 늘 그랬던 대로 포도주로 두르나와 대작을 했던 것도.

그리고 고통...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그리고 [꿈]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있는 동안, 홀연히 빛나는 금화의 구름 한 덩이가 나타나서 그의 주변을 맴돌다가 눈부신 빛을 내뿜으며 하나로 뭉치더니, 마침내 온통 금색으로 치장한 귀부인의 형태를 취했다. 나타난 귀부인은 다름아닌 와우킨이었다.

"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와우킨

" 아아... 하지만 무슨일이 벌어진 것인지 모르겠군. "/슈발츠

" 그것이...저도 뭐라 설명드리기가 곤란하군요. "/와우킨

슈발츠는 다시 두통을 느끼면서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

" 내가 벌인 일이겠지. 다른 노예들은 무사한가? "/슈발츠

" 네, 두르나 언니와 알루시아 언니, 칼라드네이 언니와 플로라 언니가 중상이지만 다른 언니동생들은 모두 별탈 없습니다. "/와우킨

목숨만 붙어 있다면 와우킨이 있으니 별로 걱정할 일은 아니다.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일어났다. 그는 어느샌가 실내복을 걸치고 있었는데, 물론 마법을 써서 소환한 것이다.

"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다오. "/슈발츠

" 그것이... 주인님께서는 저도 알 수 없는 무언가 [다른 존재]로 변하셨습니다. "/와우킨

와우킨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도 그런 형상을 본 것은 처음이라 했다. 체고가 십수미터, 전장이 수십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용과 비슷한 형상을 취한(하지만 와우킨이 맹세컨데, [그것]은 용이 아니었다고 했다) 슈발츠의 전신은 흐릿한 그림자의 불타는 듯한 형상으로 뒤덮였고, 그 불타오르는 형상 안에서 그녀가 분간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붉게 작렬하듯이 빛나는 한쌍의 눈 뿐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슈발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은색으로 불타오르는 눈]이다.

" 주인님을 말려 보려던 두르나 언니들이 그만... 죄송합니다. 그분들부터 피신시켰어야 했는데. "

와우킨은 신이지만, 신이라도 한계가 있다. 본능적으로 그[존재]가 슈발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급한 마음에 일단 육체적으로 약한 노예들부터 자신의 차원으로 닥치는대로 전송시켰는데, 그 사이에 슈발츠의 폭주가 시작되었다. 그때 두르나와 알루시아, 그리고 칼라드네이가 슈발츠를 유인하다가 그 꼬리치기에 맞아 크게 다친 것이다. 주문을 써서 그의 움직임을 막아보려던 플로라도 에너지의 브레스의 여파를 뒤집어썼고, 젤로나도 철 거인에게 가해진 공격의 여파를 맞아 늑골이 부러졌다.

" 괜찮아. 잘 해 주었다. 아무래도 이건 나의 위브와의 연결의 불안정성 때문인듯 하군... "

다른 원인은 생각할 수 없었다. 그동안은 슈발츠의 초인적인 의지력이 있어서 육체 자체를 안정시켜 왔는데, 이제 그 의지력으로 억누를 수 있는 단계는 지난 모양이었다. 그가 통제할 수 없고 파괴적인 괴물이 된다면, 노예들을 곁에 두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 된다. 슈발츠는 한시바삐 자신과 위브와의 연결을 단절해야겟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애욕 라이프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겠어. "

슈발츠의 농담에 와우킨은 자신도 모르게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주인은 이런 와중에도 농담을 할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
.
.

" 내가 한 짓이라지만... 정말 화려하게도 해치웠군. "/슈발츠

" 그럭저럭요... 그나마 아무도 죽지 않은게 천만다행지요. "/젤로나

한두시간 후, 금새 기운을 차린 젤로나가 돌아와서 고렘들을 지휘해서 궁성의 부서진 잔해들을 수습하는 것을 보며 슈발츠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검은 숲과 궁성은 초토화 상태였다. 수십년간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궁전은 폐허가 되었고, 차원 자체도 거의 반이나 박살나 가루가 되었다(에너지의 브레스 때문이었다). [섬]을 둘러싸고 있던 바다는 사라졌고, 슈발츠 자신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적지 않은 수고를 들여 구축한 차원의 경계와 침입을 막는 결계막은 형편없이 찢어져 그 사이로 아스트랄계의 은보라색 하늘이 훤하게 비쳐 보였다.

다행한 사실은 젤로나의 거처와 보물창고, 노예들의 분신을 보관해 둔 실험실 등은 파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은 파괴를 면할 수 없었다. 특히 슈발츠는 자신의 거처를 손수 날려 보냈는데, 그 거처는 도서관급의 장서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모은 수많은 희귀한 책과 두루말이의 필사본들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셔야 했다. 물론 그 내용은 전부 그의 머릿속에 있지만, 다시 구술해 필사하려면 골치깨나 썩여야 할것이다.

그럭저럭 하는 동안, 브라이트워터에 있는 와우킨의 궁전에 마련된 [긴급 대피소]에서 치료를 마친 두르나들이 다시 건너왔다. 슈발츠는 노예들에게 자신이 언제 다시 [변할]지 모르는 상태라는 것을 설명하고, 당분간 그가 부를 때 까지는 와우킨이 유니온이라는 차원간 교역 도시에 마련한 별장에서 지내도록 했다.

" 그래도 저는 주인님을 따를 거에요! "/두르나

" 냥! "/알루데시아

두르나와 알루데시아는 꽤 고집을 부렸다. 타일러도 듣지 않는 것을 혼을 내려다가, 슈발츠는 사진이 [변신]했을 때는 즉시 도망친다는 맹세를 받은 후에야 그녀들의 동행을(그리고 그 상황을 기대에 가득찬 눈빛으로 지켜보던 다른 노예들도 마찬가지) 허락했다.

그나저나, 빨리 이걸 어떻게 해봐야 할텐데...

보물창고에서 꺼내 온 사루크의 아티팩트를 보면서 슈발츠는 손가락으로 턱을 긁었다. 분명 그것은 완성품이었지만, 완성하고 나서도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듯, 무슨 일이 벌어져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드려도 보고, 밟아도 보고, 분해조립도 해 보고, 심지어 슈발츠는 이 아티팩트를 작동시키는 법을 연구하기 위해 사루크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게 되었을 정도였지만, 어떤 사루크어 단어도 이 아티팩트를 작동시킬수는 없었다. 슈발츠가 팔짱을 끼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절반이 뜯겨 나간 자신의 처소에서 남은 물품들을 건져낸 사피아가 다가왔다.

" 주인님, 이 아티팩트 말인데요... "/사피아

" 음, 뭔가 생각이 있느냐? "/슈발츠

" 네 주인님. 이거 원래 크기에서 줄어든거라고 하셨죠? "/사피아

" 그래. "/슈발츠

사피아는 허락을 구하듯이 슈발츠쪽으로 한걸음 다가왔다. 슈발츠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그녀는 아티팩트의 아래위를 뒤집어서 자세히 살펴 보았다.

" 주인님, 제 생각이지만... 이건 어떤 [장소]에 비치해 두도록 만들어진 것 같아요. 어떤 더 거대한 장치의 일부분... 혹은 [열쇠] 같은 것인듯도 하고요. "

사피아의 말을 듣고 나서 슈발츠는 무릎을 쳤다. 생각해 보면 처음 이 아티팩트 조각을 찾았을 때도 사루크 유적을 빠져나오자 마자 아티팩트가 줄어들었고, 나머지 절반도 다른 보물들과 달리 벽감으로 [변형]된 채로 숨겨져 있었다. 이 물건은 장소를 타는 것이다. 마법장치중에는 그런 류의 물건이 적지 않았다.

" 셰이드들이 뭔가 알지도 모르겠군. "

직접 알아보려면 역시 사루크겠지만, 슈발츠가 아는 유일한 사루크들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다른 사루크들을 찾을 뾰족한 방법도 없고, 남은 단서는 이 아티팩트를 사루크로부터 강탈한 셰이드들에게 묻는것이 그나마 빠른 길일 것이다. 그리고 물론, 아무 셰이드나 다 알고 있을만한 문제가 아니니까 상대를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일전의 페아림 유인전에서 셰이드들은 페아림들을 거의 멸절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그들 자신이 입은 타격도 제법 컸다. 일단 도시의 결계가 대폭 약화되었고, 유인을 위한 미끼라고는 하지만 도시 수비를 위한 전력도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 불에 탄 시가지도 재건하는데 상당한 시일과 자원을 요구할 것이다.

때문에 몹시 당연하지만, 신생 네서릴 제국은 [움츠렸다]. 공세 일변도이던 전략을 완전히 바꾸어 수비로 일관하고, 인력과 자원을 축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흐줄의 젠타림이 까마귀 요새(예전의 젠타림의 서쪽 방어선의 중추, 현재는 셰이드 제국인 신생 네서릴의 동쪽 방어선의 중추다)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역시 요새를 떨어뜨리는 데는 실패했다. 방어는 방어지 후퇴가 아닌 탓이다.

보통이라면 즐겁게 관전할 일이겠지만 이 상태는 슈발츠에게도 곤란했다. 방어가 단단하면 내부에 대한 침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슈발츠가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내부자, 그것도 상당한 고위직의 내부자의 협조가 필요했다. 또한 서면으로 하는 질문 따위에 선선히 답해줄 리가 없으니 [데려와서]조금 양념을 친 후에나 물어야 할것이다. 하지만 경계가 이렇게 단단하면 데려오는 작업 자체가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곤란한 것이다

잠시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하고 턱을 괴고 고민하던 차에, 알루데시아가 입에 뭔가를 물고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그것은 한장의 빈 파피루스 두루말이였는데, 그녀는 부드러운 그것의 표면에 보푸라기가 일만큼 서로 비벼대고 나서 [꾹꾹이]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을 보고 있자니 그의 뇌리에 떠오르는 바가 있었다.

일전에 붙잡은 하드룬으로부터 얻은 정보, 그 중에는 셰이드들의 방어 계획과 보급선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신생 네서릴과 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는 슈발츠에게는 가치가 적은 정보였지만, 다른 누군가-가령 셰이드 제국과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는 젠타림의 총수인 흐줄 챔브릴-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천금을 주고라도 얻고 싶은 정보일 것이다.

언제나 슈발츠의 전략이 그러하듯이, 직접 표시를 내면서 정보를 건네주는 것은 하수나 취하는 행동이다. 이번에도 은근슬쩍 정보를 건네주기로 하고, 방법은 스톰에게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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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츠가 당면한 다음 문제는 언더다크의 최전방이자 최종적인 목표물 중 하나인 드로우의 대도시 멘조베란잔이었다.

현재 베인레 가문의 대모인 트리엘 베인레(Triel Baenre; 무질서 악 드로우 여성 Lolth의 클 22)는 베인레 가문의 미스릴 홀 침략의 실패 이후 집권하여 지금까지의 롤스의 침묵과 대격변 사태를 겪어 오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었다. 어느 정도는 행운이지만, 언더다크의 드로우 사회에서는 행운만으로 이런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그녀는 몹시 유능한 통치자임을 한번 이상 입증해 보여 온 바가 있었다.

그 유능한 통치(드로우식의 유능함이다) 덕분에 멘조베란잔은 단기간에 대격변 사태의 피해에서 회복하여 다른 생존한 드로우 도시들과 무역망을 재개해오고 있으며, 그 정도가 지나쳐 가까운 지상으로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중이었다. 슈발츠의 [개입]이 없었다면 계속해서 일련의 지상 침략 계획을 실행해 나가서 이제 막 되살아나려 하고 있는 노스의 인간 사회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데 성공하고 어쩌면 지상으로의 재 진출의 봉화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었지만, 그녀와 롤스의 불행은 바로 그 지상 공격 활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노스의 교역망은 느슨하다. 그리고 대격변 이후 혹한기 동안 그나마 있던 교역망도 거의 와해되어, 교류는 거의 끊어지고 말았다. 최근 네버윈터가 중심이 되어 거의 와해되었던 로드 얼라이언스를 재건하고 노스 지역에 광대한 교역망을 다시 재건하려는 일련의 활동을 시작한 참이었는데, 그것은 결국 대격변 이전의 상태로까지 인간 문명의 발전상을 되돌리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무척 당연하지만 교역과 상업의 여신인 와우킨은 물론 이 움직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그녀의 사도들은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소드 코스트 인근에 염주알처럼 펼쳐져 있던 교역도시들에 지어져 있었던 가장 강성했던 사원들 대부분을 대격변으로 잃어버린 와우킨으로써는 노스에 새로운 교역 중심지가 될 네버윈터를 시작으로 교단을 재건하는 일이 시급했던 탓이다. 슈발츠는 자신이 출자하여 네버윈터에 와우킨 사원을 짓고 사원 근처에는 노예들이 머물 수 있는 안전가옥까지 구매했다. 그리고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상인들에게 돈을 저리로 융자하는 등의 활동을 해서 네버윈터의 상업을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그런데 멘조베란잔의 [사보타지]가 바로 이 움직임에 직격을 가했다.

찢어진 그물의 해(DR 1419)의 겨울동안 가해진 일련의 드로우 집단의 기습 덕분에, 네버윈터와 신생 실버마치(알루스트리엘이 열심히 후원하는)간의 교역로가 두 계절 동안이나 끊겼고,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다. 게다가 멘조베란잔 단독의 힘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트리엘은 보다 더 항구적인 교역로 사보타지를 위해 네더 산맥(Nether Mts.)안에 진을 치고 있던 우볼드 매니 애로우(Obould manny arrow; 혼돈 악 오크 남성 바바리안 8/ 파이터 10)의 오크 부족들과도 접촉했던 것이다. 마침 다른 오크 부족들과 달리 대격변의 피해에서 회복의 기색을 보이고 있던 우볼드의 오크 부족은 드로우와의 제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무척 단기간이었지만, 드로우들의 지원을 받은 우볼드의 군대가 실버 마치 인근의 재건되어 가는 인간 거점들을 차례로 포위 공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이미 와우킨이 뒷방 마님으로 앉아서 지켜볼 수준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전쟁의 신호였다. 게다가 실버마치는 슈발츠의 노예인 미스트라 스폰들 중 맏이인 알루스트리엘이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정성으로 물심양면 돌보는 도시였다. 여신과 전직 미스트라 스폰은 그들 스스로도 상당한 수준의 대비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겼지만(주로 모험가들을 후원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침대 수발 차례가 왔을 때 슈발츠에게 이 문제를 의논했으며, 마침 웬도나이를 박살내야 하는 임무를 떠맏고 있던 그 역시 그녀들의 소망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다른 오크 부족들과 마찬가지로 대격변의 겨울을 거친 우볼드의 부족은 예전에 비하면 형편없는 규모로 쪼그라들어 있었기에, 드로우들의 직접적인 지원이 없이는 대규모 공세는 커녕 재건된 실버리문의 마법적인 방어(물론 이것은 알루스트리엘의 작품이다)에 상처를 내기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때문에 슈발츠는 일단 드로우들을 공격함으로써 멘조베란잔으로부터 오크에게 가는 지원을 끊고자 했다. 그 제일보가 브리겐스톤에의 주둔이었다.

이 군사행동은 직접적으로는 세가지의 효과를 보았는데, 첫째로 멘조베란잔이 재건된 브레겐스톤의 방어를 시험해보기 위해 일련의 정찰병을 보내 오는 과정에서 그들의 주의를 지상이 아니라 언더다크로 되돌리게 만들었다는 점, 두번째는 그 덕분에 숨통이 트인 실버마치가 오크 공세를 격퇴할 여유를 주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이 한 수 덕분에 이제 멘조베란잔이 가시거리에 잡힌 철스신일족이 보다 더 열성적인 [협조]를 하게 만들었다는데 있다.

물론 슈발츠는 당분간은 수비에 전념할 생각이었다. 아직 에린들린에서 조성중인 그의 군대는 완성되지 않았고, 사피아가 통치하는 샤마스도 간신히 자력 방위의 기준을 맞춘 상태일 뿐이었다. 벨샤룬이 쳐놓은 결계를 보강하기 위해 미스트라 스폰 중 하나인 심불을 상주시키고, 브리겐스톤의 옛 딥놈 거주자들이 조성한 방어 장치를 수리하기 위해 다임 휘하의 드워프 공병대를 불러들인 것도 그때문이었다. 그리고 멘조베란잔의 공격적 정찰은 철스신 일족의 도움을 받도록 손을 썼다. 물론 여차직하면 그 자신이 직접 나설 생각이었다.

브리겐스톤의 점령은 또한 하나의 부수적인 효과도 낳았는데, 그것은 멘조베란잔으로 향하는 다른 드로우 도시들의 무역망 중 일부를 자연스럽게 차단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는 점이었다. 상인들은 이익을 ㅤㅉㅗㅈ아 움직이고, 리스크를 피한다. 그들의 시점에서 아직 [평화로운]다른 도시들도 많은데 굳이 전운이 감도는 멘조베란잔과 교역하는 것은 보다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모험이었고, 실제로 젤라노라의 예지술의 도움을 받은 철스신 일족의 전투 정찰조들이 ㅤㅁㅕㅈ개인가의 대상들을 효율적으로 약탈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실제로 멘조베란잔의 무역이 감소했고, 이는 결국 이 도시의 재정을 약화시키기 시작했다.

오크 뼈의 해(DR 1424)에는 그럭저럭 슈발츠의 군대(1차분)도 준비가 끝나고, 브리겐스톤의 방어 시설도 완비되어 요새로써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게 되었다. 그해 봄에는 소식을 들은 (그 도시로부터 지상의 실버 마치로 도망갔던)딥놈들 중 일부가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 슈발츠에게 사절을 보내오기도 했다. 물론 이주자는 대환영이었다. 심지어 슈발츠는 방어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하는 댓가로 도시의 옛터에 정착하려는 노움들에게 자치권을 약속하기까지 했다.

한편 코앞에 적대적인 군대의 거점이 들어섰지만, 멘조베란잔은 정말로 아무 대비도 하지 않은 상태로 수년을 보내었다. 아니 그 수년은 대비라기보다는 지리멸렬한 상태로 보낸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원인은 두가지였다.

첫째는 브리겐스톤에 주둔중인 슈발츠의 [군대]가 무척 소규모였기 때문에 깔보였던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슈발츠는 도시의 방어 대부분을 마법에 의존한 채로 소수의 드워프 공병들과 막 훈련을 마친 드로우 석궁병들, 철스신 일족에서 보내 준 정찰팀 두 조(8명), 그리고 자원한 이주민 백수십 정도만을 도시에 두고 있을 뿐이었다. 당장은 그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데도 정신없이 바빴던데다 도시의 나머지 부분은 아직 벨샤룬이 벌인 네크로맨시적 분탕질의 뒷처리조차 다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실태를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간파하고 있던 멘조베란잔의 수뇌부는 슈발츠 휘하의 주민과 군대를 기존의 브리겐스톤보다 훨씬 더 약체인, 언제든지 쓸머버릴 수 있는 사소한 위협 쯤으로 치부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것이 더 중요한 이유였는데, 베인레 가문 자체의 내분이 격화되었기 때문이다. 드로우 사회 자체의 만성적인 남녀 투쟁이 하필이면 이때 격화된 것이다.

먼저 내전에 불을 붙인 것은 드로우 대모들 쪽이었다. 그중에서도 멘조베란잔의 [수장]인 베인레 가문의 대모, 트리엘 베인레의 인내심이 바닥났던 것이다. 슈발츠가 브리겐스톤을 접수하기 바로 얼마 전부터 그녀는 남자 형제중 가장 연장자인 그롬프 베인레에 대한 위험한 책략의 수위를 점점 올렸다.

대모의 의향이 확고했고, 게다가 이 무렵 다른 계획에 올인하고 있던 롤스의 방조 덕분에, 이번에야말로 그롬프 베인레는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물론 그롬프측도 순순히 맞아 죽어줄 의향은 없었다. 그는 다른 가문의 전사장, 마법사장들을 구슬렸다. [이번에 내가 쓰러지고 나면 다음은 너희들 차례]라는 그의 위협적인 설득이 먹혀들어, 멘조베란잔 내부의 드로우 남성들 사이에서 일종의 [연대]가 성립되었다.

아무리 여성 상위, 아니 여존 남비의 드로우 사회라 해도 남성들의 협조가 없이는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이쯤에서 적당히 타협했다면 문제꺼리도 되지 않을 일이었지만 남성들의 [연대]에 대한 응수로 트리엘 쪽도 지지않고 그롬프 베인레의 존재가 위험함을 다른 대모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에, 곧 그들의 싸움은 멘조베란잔의 남/녀 성대결이 되어버렸다. 거의 노골적일 정도의 내전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자객이 반으로 갈라진 멘조베란잔의 밤거리를 화려하게 피와 마법으로 수놓는 동안, 외부 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리고 이런 [내전]은 슈발츠가 딥놈의 도시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 동안 계속되어 그를 도와준 셈이 되었다.

게다가 이 싸움 덕분에 멘조베란잔 측은 오히려 슈발츠를 돕는 꼴이 되었다. 내전 와중에도 공격을 하긴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슈발츠의 전쟁 준비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아직 용병이 우세했지만, 슈발츠의 [군대]는 결국 대부분 모병으로 만든 [국민군]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용병은 비싸고, 게다가 우세한 상태가 아니라면 제대로 용맹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멘조베란잔에 대한 공세는 절대로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우세한 상황만으로도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용병에 의존할 수 없다. 다임의 군대 역시도 베인이 빌려준 것일 뿐이기 때문에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었다. 내해를 지배하던 시절부터 슈발츠는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집단을 양성해 이용한 경험이 있다.

다만 모병군에는 용병이 갖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누구도 태어날 때 부터 군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든 일정 기간 이상 훈련시키지 않으면 도저히 전력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징집군이란 돈만 주면 어떤 전투에도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용병들과는 달리 목숨을 걸고 전투에 뛰어들 [명분]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언더다크는 내해 시절처럼 자원하는 엘프들로 군대를 꾸릴 수 있는 형편 좋은 곳이 아니었다.

다임의 드워프 병사들은 슈발츠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용병이지만 또한 징집군의 성격이 강했다. 그들은 [롤스파 드로우들에 대한 복수]라는 실질적인 목표가 있었고 그를 위해 기꺼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전장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슈발츠가 정복한 에린들린의 드로우들에게는 그렇게까지 강렬한 동기 부여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브리겐스톤의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에린들린의 드로우 병사들이 산발적인 멘조베란잔의 공세에 맞서면서, 자연스럽게 그 명분을 도시에 퍼트리게 되었던 것이다.

몽니를 부리는 정도의 공격이라도 드로우들의 공격이다. 이쪽도 적게나마 피해는 입었다. 자식이나 형제, 연인, 이웃을 잃은 드로우들은 당연하지만 멘조베란잔에 대한 적대감으로 불타올랐다. 그리고 슈발츠 휘하에 종사하는 드로우 병사들은 아직 새로운 생활상이나 정치체제, 그리고 신앙에 대한 확고한 충성은 없었지만, 슈발츠 개인에 대한 경탄과 그에 따른 충성심은 어느 정도 있었다. 특히 그의 친위대(좌사대와 우사대)가 된 병사들은 그점이 더욱 확고했는데, 그들이 브리겐스톤에 대한 멘조베란잔의 공격을 일상적인 드로우 끼리의 내전이 아닌 슈발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물론 슈발츠가 그런 방향으로 의도한 바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멘조베란잔의 죽도 밥도 안되는 미적지근한 공격이 그 경향을 부채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또한 이런 작은 전투에서 번번히 이긴 브리겐스톤쪽의 경험과 사기도 올랐다.

슈발츠는 천재적인 장군이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좋은 장군 정도는 ㅤㄷㅙㄴ다. 그리고 좋은 장군은 병사들의 사기가 올랐을 때를 적극적으로 이용할줄 안다. 아직 완전히 멘조베란잔을 포위하기엔 이르지만, 슈발츠는 지금이 한방을 날릴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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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기다리지 않으신 분들도 제법 될지 모르지...훗 붕가가 희박한 내 야설 따위 누가 봐주겠어) 중간이 이런저런 일도 있고 이것저것 끼워넣기도 하고 붕가가 안써서 대머리가 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완성했습니다. 추석때 뵙자는 약속은 지킨 셈.

원래는 이것저것 더 더 집어넣고 싶은 요소가 많았는데 표현력의 부족과 (저 자신의)정력 부족으로 그만뒀습니다... 네 저 원래 약간 조루끼가 있음여. 아니 이거슨...커밍아웃? 암튼 이걸로 다시 밥값은했다(음, 무슨 밥?)는 위안을 삼으며, 요 며칠 붕가씬 구상하느라 뜯어버린 머리카락을 수습하러 가겠습니다.

+_+)b 그럼 공황 5부 파트 3. 지금부터 시작합니돠.

P.S 창번방에 지나간 야설을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은, 모금활동에 적극적인 참여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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