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수레바퀴 -시작이 반은 아니다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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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부. 시작이 반이 아니다-5
그때까지 우리는 특별히 다른 이성을 만나지 않고 꾸준하게 만나 섹스를 즐겼다.
어느날 주희가 나에게 물었다.
“오빠! 성현이 오빠알지? 친해?”
“알지.. 왜?”
“아니 그냥.. 어떤 사람인가해서?”
“왜 걔좋아하냐?”
한참을 뜸들이던 주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은 얼마전에 성현이오빠가 사귀자고 했어?”
“그래서 넌 뭐라고 했는데?”
“시간을 달라고 했어. 좀 갑작스러워서..”
우리과에서 첫손으로 꼽히는 킹카였다. 그냥 킹카가 아니다. 이놈은 진짜 진국이다.
그리고 성현이는 두루두루 많은 여자를 만났다.
그녀석의 집안이 아주 빵빵했던 것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애인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없었다.
나도 한번 본적있는데 다른 대학여학생이었고 성현이보다 2살어린 여자였다.
맨먼저 드는 생각은 두려움이었다.
이미 한번 쎅스를 한 후였기에 간단하게 캔맥주하나씩 먹고 주희는 집으로 돌아갔다.
난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자기 얼굴이나 몸짓, 말투에서 알아서 읽어주길 바란다.
난 전화를 걸었다.
“주희야.. 난데. 오늘 혹시 저녁에 시간되니?”
“왜 오빠? 혹시 나랑 하고 싶구나?ㅋㅋㅋ”
“꼭그런건 아니고.. 그냥 좀 얘기하고 싶어서..”
“ㅋㅋㅋ 알았어 근데 오늘은 안되고 내일갈께”
“응 알았어”
그날 난 별로 잠에 쉽게 들지 못했다.
만나서면 얘기를 해야 겠다는 마음과는 달리 실제로 주희를 보자 섹욕이 솟구쳤다.
“우리오빠 오늘 너무 좋아하신다..ㅋㅋ”
“그렇게 내보지가 맛있었어? ㅋㅋ”
주희가 날 놀렸다.
난 조금 굳은 얼굴로 주희에게 물어봤다.
“너 혹시 성현이랑 사귈거니? 성현이에게 대답은 했어?
“아니 아직 안했어. 역시 그거구나.. 오빠가 물어볼줄 알았어.”
“사귈거야? 성현이 좋아해?”
“오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웃음기가 가신 얼굴로 날 쳐다보며 주희가 물어봤다.
당황했다. 역공이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오빤 내가 어떻게 했으면 해? 그럼 내가 물어볼께.”
“오빤 날 사랑해? 오빠가 보기엔 내가 오빠를 사랑하는것같애?”
“날 사랑해 아님 내몸을 사랑해?”
“그리고 우리는 이런 대화를 말로 물어봐야 알아?”
“ 난 네가 좋아. 그리고 네가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난 대답했고 지금 생각해도 바보 같은 대답이었다.
주희는 날 물끄럼히 쳐다보더니 옷을 입었다.
“난 오빠도 좋고 성현이오빠도 좋아”
“아직은 나도 누가 더 좋은지 잘 모르겠어. 각기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곧 둘중에 하난 선택을 해야 겠지. 오빠는 그 결과만을 기다리는거고..”
“근데 알아? 오빠는 좀 비겁해.”
그리고는 집을 나갔다. 난 머리를 얻어맞은거 처럼 멍했다.
난 어렸고 멍청했으며 여자를 몰랐다. 자신도 없었고 그저 나 힘든것만 생각했었다.
가끔 그때 다르게 대했다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그래도 그때로 돌아가면 그정도밖에는 못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공존하곤한다.
주희에게 전화가 온건 이틀후였다.
“오빠.. 나 그동안 생각해봤는데.. 그냥 성현이 오빠랑 사귈까해.”
“그리고 오빠한테 모진말해서 미안해. 사실 따지고 보면 나도 오빠랑 좋아서 섹스한건데 너무 오빠한테 모든 책임을 미룬것같아 미안해.”
“어떻게 보면 나도 오빠를 이용한것같아.. 그런 생각이 드니 오빠탓만 할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
“주희야….” 난 말을 잇지 못했다.
“오빠 나 그동안 오빠 사랑했었던거 같아. 고마웠어”
주희가 섹스할 때 말고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난 목이 메였다. “주희야 나도 사랑해.. 미안해”
주희에게 사귀자고 매달려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맘을 먹으니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하지만 인생은 항상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곤 하는 법이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주희와 성현이가 사귄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 주희의 성격상 그런 소문을 낼리 만무했다. 난 성현이에게 전화를 했다.
“성현아..나 기철이 형인데.. 너 소문진짜냐?”
“예.. 형.. 저 주희랑 사귀기로 했어요..”
웃으며 성현이가 말했다. 다른 후배들에게 물어보니 성현이가 동내방내 소문을 내고 다닌 모양이었다.
주희가 허락은 했지만 맘이 흔들려하니까 아예 공표를 해버린거다.
그렇게 하면 주희는 정말 죽일년이 되는거다.
그후의 일은 뻔하다 난 며칠을 알바도 빠지고 술을 많이 마셨고 또 아펐다.
주희는 내 아파트열쇠를 주러 왔다.
“오빠 여기 열쇠..”
“아냐 너 가지고 있어 나랑 섹스는 안해도 나 낮에는 집에 없으니 전처럼 집에 쉬다가..”
“어떻게 그래.. 오빠 얼굴 볼자신없고..”
“뭐 어때 이젠 그냥 선후배사이로 보면 되지..섹스만 안하면 돼잖아...나 못믿어?
“믿어 오빤 믿어.. 날 못믿지.. 내가 오빠보고.. 오빠가 나랑 섹스하고 싶어하면 하게 해주고 싶은 맘이 들거란거 잘알아..”
“난 내가 어떤 여자란걸 잘알아.. 그래서 난 날 못믿겠어.”
난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주희는 나에게 열쇠를 주고 돌아갔다.
그후로 난 가끔 성현이랑 팔짱끼고 다니는 주희를 보게됐다.
주희를 단둘이 보게 된건 6개월후였다.